〈 37화 〉37 사진 세 장(3)
안젤리나의 머리는 상황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녀 앞에는 콜린이 눈을 가린 채 누워있었다.
그것과 대조적으로 하반신은 아무런 가림막 없이 드러난 상태였다.
당연하지만 꼿꼿이 솟아있는 페니스가 보였다.
"하아……."
그냥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안젤리나는 그 양물을 손에 쥐고 있었다.
천천히 문지를 때마다 소년의입에서 달뜬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도모르게 가슴이뛰고 숨이 가빠졌다.
"콜린… 기분 좋아?"
"네에, 레니 씨……."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비일상적인 상황이었는데 거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 레니 테세오의 존재였다.
그녀는 침대 아래에 무릎을 꿇고 앉아 콜린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면서도 한손을 아래로 내려 아랫도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저 여자가 바로 이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술에 취한 콜린을 침대에 눕히고 돌아가려는 안젤리나는 때마침 들어온 레니와마주쳤다.
자신은 콜린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며 변명하던 것도 잠시, 레니가 그녀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해온 것이었다.
콜린을 범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연하지만 안젤리나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캐물었다.
그러자 레니는 자신의 주저하면서도 자신의 성벽을 이야기해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콜린의 동의가 있어야지 않겠느냐 질문하자 그녀는 안젤리나의 손을 붙잡고 설득했다.
콜린도 이 성벽을 알고 있으며, 다른 여자랑 자고 일부러 그 얘기를 꺼내 레니를 흥분시켜주곤 한다.
섹스를 좋아하는 남자고 안젤리나에게도 호감이 있는 듯 하니 분명 오히려 좋아할 거다.
명백한 궤변이었다. 그게 지금 레니의 제안을 정당화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취기가 돌기 시작한 안젤리나의 머리로는그녀의 말에 납득하고야 말았다.
어쩌면 마음 한구석에선 그를 덮치고 싶다는 욕망이 잠들어 있기에 그랬는지도 몰랐다.
어떤 이유에서건 결과적으로 안젤리나는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였고, 그것이 지금에 이른다.
자지 끝에서 쿠퍼액이 송골송골 맺히다가 또르르 흘러내린다.
"흐윽……."
그것을 손끝으로 쓸어올리고는 윤활유 삼아 귀두를 살짝 문질러본다.
소년이 움찔거리면서 신음을 흘렸다.
"……."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달아오를 뿐이었다.
안젤리나는 조용히 옷을 벗어던지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더니 레니 역시 최대한 조심스럽게 옷을 벗어 옆에다 개어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침대 아래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사람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안젤리나는 무심코 웃었다.
왜 그랬는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비웃음이었을 것이다.
최근 일들로 안젤리나가 콜린에게 지적인 경외를 품었다면, 레니에게는 한 사람의 무인으로서의 동경을 품었다.
괴력을 뽐내는 그녀의 권능, 그러면서도 숙녀적이고 차분한 모습.
그야말로 롤모델이 되기에 부족함 없는 여성이었다.
그런데 그런그녀가 지금 자신의연인을 바치고 있는 것이다.
우습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굴욕적이고꼴사나운 그 광경에 안젤리나는 하복부에 찌릿찌릿한 무언가가 파고드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배덕감이라는 감각일 테다.
그 레니 테세오가 눈앞에서 연인이 범해지는 모습을 보며 흥분하고 있었다.
안젤리나는 레니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입꼬리를 올린 채 그녀는 자세를 바꾸어 콜린 위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레니에게 시선을 보낸 채 턱짓했다.
그녀의 의도를 알아챈 것인지 레니는 조심스럽게 콜린의 손을 잡았다.
"…레니 씨."
그러자 콜린은 배시시 웃으며 맞잡은 손에 깍지를 꼈다.
그는 지금 이곳에 레니만이 있다고 착각한 상태였다. 분명 그녀와 사랑의 행위를 나눌 것만을 기대하고 있으리라.
그 무지하고 순박한 미소에 레니는 숨을 들이켰다.
하지만 죄책감보다 배덕감이 몇 배는 더 컸다.
결국 레니는눈을 질끈 감은 채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안젤리나는 지금의 배덕적이고 왜곡된 상황만으로 레니가 절정에 이르고 말았음을 알아차리곤 웃었다.
그리고는 이내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찌걱.
촉촉하게 젖은 꽃잎을 헤치고 콜린이 점점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둔탁한 통증과 저릿한 쾌감이 뒤섞인다.
안젤리나는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 새어나오는 신음을 막았다.
"하아……."
안쪽으로 들어갈 때마다 소년의 호흡이 달아올랐다. 질내 여기저기에 페니스의 감촉이 느껴졌다.
"…후우."
그의 페니스를 전부 집어삼키고서 안젤리나는 겨우 숨을 내쉬었다. 그마저도최대한 작게 억누른 숨결이었다.
질내를 가득 채운 페니스는 그녀의 제일 안쪽을 꾸욱 압박했다.
그저 넣기만 하고 잠시 숨을 고르느라 가만히 있었는데 질내가 휘감아오며 자지를 쪼옥 빨아댄다.
그럴 때마다 통증에 익숙해지고 쾌락이 부풀어오르는 탓에 안젤리나는 한참 어깨를 흠칫거렸다.
처음 경험해본 섹스의 쾌감은 전해들었던 것처럼 탁탁 튀어오르고 터지는 듯한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훨씬 잔잔했지만, 훨씬 묵직했다.
하지만 안젤리나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마는 것이다.
이 묵직한 감각을 쌓아나가다가 결국 둑이 무너지는 순간은, 그야말로 엄청난 쾌락으로 찾아올 것이다.
찌걱…
그리고 안젤리나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뻣뻣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움직임에도 익숙해져갔다.
그때쯤 되니 단순히 끝에 찾아올 짜릿한 절정을 기대하는 것뿐 아니라 천천히 쌓여가는 쾌감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흐……."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점점 신음을 참기 힘들어졌다는 정도였다.
하지만그마저도 콜린의 헐떡임에 비하면 충분히 숨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레니 씨… 평소보다… 윽, 엄청 기분 좋아요……."
콜린의 말은 흥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그 말을 내뱉은 순간 레니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안젤리나의 눈은 놓치지 않았다.
"하아, 콜린… 콜린…!"
레니의 자위는 점점 격해져만 갔다.
꽤나 민감한 것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절정에 달해 움찔거리다가도, 안젤리나에게 깔린 콜린의 모습에 금세 또다시 비부를 문질러대었다.
그녀가 앉은 바닥은 거의 웅덩이가 생길 지경이었다.
질질 새어나오는 애액에 손가락의 격한 움직임까지 더해지자 음란한 물소리가 잔뜩 울렸다.
저러다가 콜린이 알아차리는 게 아닌가 안젤리나 쪽에서 걱정이 될 정도였다.
"흐으, 레니 씨… 이제 쌀 거 같아요……."
"응, 싸줘……."
팡팡팡!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멈출 생각 따위는 없었다.
안젤리나는 세차게 허리를 내치며 쾌락을 탐했다,
몸 안쪽에서부터 쌓이던 쾌감이 조금씩 절정을 향해 다가갔다.
"아, 레니 씨… 으읍?!"
"……!"
그리고 다음 순간 안젤리나는 몸을 숙여 콜린과 입을 맞추었다.
이 이상 신음을 참는 게 무리라고 생각했던 탓이 절반이었고, 얼굴을 반쯤 가린 이불 아래 살짝 벌어진 입술을 견딜 수 없었던 게 절반이었다.
쥬르르르릇!
질척이다 못해 추잡한 키스였다.
그것은 애무라는 표현보다도 굳이 따지자면 섭취에 가까운 행위였다.
"흐윽… 아……."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니는 신음을 억누른 채 질내에 손가락을쑤셔넣고 휘저었다.
콜린과 맞잡은 다른 한손에서 그의 손이 꼼지락거리며 그가 얼마나 쾌락에 빠져있는지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철퍽 하는 끈적한물소리가 났다.
안젤리나가 강하게 허리를 내리자 결합부에서 새어나온 서로의 액체가 음탕한 소리를 낸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엉덩이를 들어올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몇 차례 움찔거렸다.
'아아…….'
그것을 바라보며 레니는 본능적으로 두 사람이 동시에 절정에 달했음을 깨달았다.
콜린의 불알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는 안젤리나의 질내에 사정하고 있었다.
충격과후회, 배덕감. 그것들이 뒤섞이며 또다시 레니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그녀의 허리가 튀어오르며 투명한 액체를 쪼르르 흘려냈다. 레니는 소리 없이 절정을 맞이했다.
"푸하아……."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두 사람의 입술은 떨어졌다. 서로의 타액이 끈적한 실을 만들었다.
"레니 씨… 오늘은 진짜 최고였어요……."
콜린의 말은 끝까지 레니의 가슴을 콕콕 찔러대었다.
하지만 동시에 자궁까지 마구 찔러왔다. 레니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찌걱.
이어서 안젤리나는 천천히 허리를 들어올렸다.
그 크기 탓에 콜린의 페니스가 그녀에게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퐁 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나온 페니스는 주변으로 끈적한 액체를 튀겼다.
"…으?!"
"레니 씨? 무슨 일 있어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레니가 이제 끝났나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난 안젤리나는 그녀의 팔을 홱 잡아당겼다.
"자,이쪽으로."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면 안젤리나가 싱긋 웃으며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녀가 이끄는 대로 레니는 조심스레 침대에 걸터앉았다.
바로 앞에 여전히 우직하게 서있는 사내의 양물이 있었다.
"콜린… 한 번 더해도 괜찮지?"
"네, 와주세요……."
그 다음은 그저 본능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흥분감. 그리고 눈앞에서 다른 여자가 그를 안게 만들었던 것에 대한 후회감.
오로지 감정에 휩쓸리듯 레니는 콜린 위에 올라탔다.
허리를 들어올리고서 귀두 끝을 비부에 맞춘다.
아랫도리는 이미 한참 전에 홍수가 난 지 오래였다.
"흐윽……."
그리고 레니 테세오는 허리를 내리며 콜린을 받아들였다.
짜르르한 쾌감이 신체에 내달렸다.
하지만 레니는 콜린을 기분 좋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피스톤질을 하기 시작했다.
"하아, 콜린……."
"…아. 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움직여도 콜린은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조금 전까지 안젤리나와 몸을 겹치던 모습을 보았기에 더욱 비교되었다.
"레니 씨… 혹시 두 번째라서 좀 지치셨나요?"
"…기분 안 좋아?"
"아뇨! 그게 아니라… 방금 전하고 조금 다른 것 같아서……."
말을 어물거리는 콜린이었다.
"……."
그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안젤리나는 이마를 짚었다.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이럴 생각까진 없었는데.'
그녀는 그저 레니의 부탁을 받아들여 그런 플레이에 협력을 해줄 생각이었다.
그야말로 서로 하룻밤의 일탈을 즐기려고 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간간히 이런 관계를 이어나갈 생각 정도라면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미안. 자세가 좀 안 좋아서 그랬나봐."
천천히 일어나며 콜린의 페니스를 떼놓는 레니를 보며 안젤리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아직 술기운에 머리가 멍하긴 했지만 적어도 자신 때문에 콜린이 더 이상 레니로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는 걸 바라진 않았다.
육체관계가 연애의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파탄낼 생각까지는 추호도 없었는데… 대체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참고로 레니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사실을 말해두자면 물론 그녀의 착각에 불과했다.
레니에게 저런 반응을 보였던 것도 그저 콜린의 연기였다.
까놓고 말해서 하체가 탄탄하게 단련된 신체, 그것도 끈적한 꿀로 질척질척하게 적셔진 구멍이 기분 좋지 않을 리가 없었다.
당연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안젤리나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당황스러울 따름이었지만 말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콜린에게서 멀어지려는 레니의 손목을 다급히 붙잡았다.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하나 생각까지 했다.
그리고 안젤리나는 고개를 돌린 레니와 눈이 마주쳤다.
"……?!"
그 순간 아주 잠깐이지만 뇌가 멈춘 것 같았다.
예상대로 레니의 얼굴은 약간의 절망과 후회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하아, 아……."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쾌락과 흥분에 질척하게 녹아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달뜬 숨을 천천히 내쉬고 있는 그녀의 뺨은 발그레하게 물들었고, 허벅지를 배배 꼬며 서로 문질러댔다.
그 야릇한 모습은 같은 여자임에도 안젤리나가 무심코 그녀를 덮쳐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버릴 정도였다.
레니 테세오는 이 뒤틀린 상황에 더할 나위 없는 충족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뒤이어 안젤리나는 콜린이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한 뒤 그걸 자신에게 알려줬다는 레니의 말을 떠올렸다.
그럴 만도 했다. 그때마다 이런 표정을 지었더라면 그녀였어도 레니의 취향을 맞춰주려고 노력했으리라.
'진짜 엄청난 취향이구나…….'
그야말로 당장이라도 관계가 파탄날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배덕적인 흥분을 느끼는 변태였다.
레니 테세오는그녀가 정말로 콜린을 빼앗을 작정으로 덮치고 자신에게 굴욕을안겨주길 바라고 있었다.
거기까지 알게 되니 이제 더 이상 죄책감은느껴지지 않았다. 남아있는 것은 오로지 더욱 쾌락을 탐하고 싶다는 욕구뿐.
"레니 언니, 다시 가서 꿇어있으세요."
"으, 응……."
그리고 안젤리나는 레니의 귓가에 고개를 들이밀고는 속삭였다.
레니는 그녀의 목소리에 흠칫하더니 흥분감에 파르르 떨었다.
그런 레니를 뒤로 하고서 안젤리나는 다시 침대 위에 올랐다.
즈부붑!
콜린의 자지를 잡아 각도를 맞춘 뒤 이번에는 주저없이 삽입했다. 음탕한 물소리가 울려퍼졌다.
"아……."
삽입과 거의 동시에 콜린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자신 때와는 명백히 다른 그 모습에 레니는 애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손을붙잡으면 콜린의 온기가 전해져왔다.
"하아, 앗, 레니 씨… 이거 좋아요……."
찌걱찌걱.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으나, 사랑의 말을 건네고 있는 것은 안젤리나였다.
그리고 이내 연신 허리를 흔들고 있던 안젤리나와 눈이 마주쳤다.
안젤리나는 씨익 웃으며 레니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나쁜 생각을 떠올렸다는듯한 그 시선에서 레니는 무언가 불길함을 느꼈다.
"어…?"
다음 순간 안젤리나는 콜린의 눈을 가리고 있던 이불을 낚아채선 치워버렸다.
당황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콜린이 낸 소리였는지, 아니면 자신이 무심코 그랬는지 레니는 알지 못했다.
안젤리나는 색욕에 젖은 표정으로 콜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아, 레니 씨… 이건, 그게 아니라… 흐윽?!"
팡팡팡!
아무렴 그 콜린이다. 잠시 멍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약간의 단편적인 단서들만으로도 모든 상황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그러나 무언가 변명을 하기도 전에 안젤리나의 허리놀림이 더욱 격해진탓에 신음과 뒤섞어버리고 만다.
"하윽, 아… 콜린, 이게 좋다고 했지?"
"아, 아니에요. 저는……."
"응? 싫어? 아닌 거 같은데…♥"
일단 그녀의 말을 부정하려는 콜린이었다.
하지만 안젤리나는 마치 말을 타듯이 부드럽게 허리를 돌리며 그를 몰아세웠다.
"아… 흐윽……."
"레니 언니랑 비교하면 어때?"
"윽, 말 못해요……."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 답은 나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콜린과 맞잡은 레니의 손에 무심코 힘이 들어갔다.
그런 와중에도 음부를 문질러대는 반대손은 멈추지 않았다.
안젤리나는 레니의 그런 모습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 레니 테세오가 저렇게 굴욕적인 자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어째선지 짜릿한 쾌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원래대로 되돌려 콜린을 마주했을 때, 콜린의 눈동자도 마찬가지로 레니를 살피다 막 돌아오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안젤리나는 피식 웃었다.
그도 마찬가지로 레니를 흥분시키기 위한 플레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더 좋은 지 말해봐."
"하으… 그… 그게……."
어쩌면 콜린은 훨씬 전부터 안젤리나의 존재를 알아차렸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아, 안젤리나 씨가 훨씬……."
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안젤리나가 입술로 콜린의 입을 막았던 탓이다.
게걸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과시하듯 서로의 혀와 타액을 섞었다.
팡팡팡팡!
안젤리나는 전신으로 그를 끌어안아 고정시킨 채 허리만을 움직여 속도를 점점 높여갔다.
"아……."
콜린은 잡고 있던 레니의 손을 놓은 채 팔을 안젤리나의 목덜미에 휘감았다.
절망과 희열이 뒤섞인 레니의 탄식이 귀를 간지럽히고 더욱 흥분을 불러왔다.
"흐윽… 아… 콜린……."
욕정에 가득 찬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귀로는 레니의 애달픈 신음소리를 들었다.
물론 레니가 싫어서, 레니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서 괴롭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콜린은 물론이고 안젤리나조차 레니 테세오의 야릇한 매력에 빠져버렸다.
서로를 꽉 끌어안은 채 섹스를 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둘이 힘을 합쳐 레니를 애무하고 있는 것에 가까웠다.
"하아… 미안해요, 레니 씨."
왈칵.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콜린은 안젤리나의 절정과 함께 정액을 토해내었다.
반응을 보아선 레니 역시도 타이밍을 맞춰 절정에 다다른 모양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힐끔 바라보고서 콜린과 안젤리나는 서로에게 눈웃음을 지었다.
유감스럽게도 좋아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걸 즐기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하아…♥ 레니 언니, 저 조금만 더 해도 괜찮죠?"
"……으응."
그리고 참으로 공교롭게도, 아마도 레니는 가장 유감스러운 취향의 소유자였다.
흥분으로 얼굴을 물들인 그녀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조심스레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