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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화 〉46 하투샤의 점토판(1) (46/89)



〈 46화 〉46 하투샤의 점토판(1)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까마귀 길드의 공동 길드장   사람인 트위들덤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 그리고 그녀의 쌍둥이 동생에게는 이렇다  권능이랄 것이 없었지만 약간이나마 시류를 읽는 재주만큼은 있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해야 돈을 벌  있는가. 그 냄새를 맡는 것에는 아주 탁월한 여자였다.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자만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넓은 영지를 다스리는 길드장으로서의 자부심은 있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였다.

트위들 자매는 희미하게 풍겨오는 권력의 냄새를 맡았다.

그녀들에게는 권력을 향한 열망이 있었다. 아무리 돈을 쌓아도 사람들은 자신들을 그저 졸부 취급할 뿐이었다.

트위들덤은 '진짜 권력'을 원했다.

정말로 남들이 우러러 보게 될 그런 힘을 원했다.

그렇기에 그녀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제후 대리에 반기를 든 부점 길드를 쳐부수고 그의 눈에든다. 거기서부터 그녀들의 인생 제2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아무리 레니 테세오와 마치 헤어가 괴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잘 짜인 진형과 우수한 장비가 있다면 충분히 맞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둘만 제압하면 나머지 병력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이쪽의 압승이다.

그뿐이 아니다. 제후 대리에게 값비싼 청동 대포를꽤 받아왔고, '그 여자'도 이번 전투에 투입되었다.

그저 벽이 있기에 도시 취급을 받는 작은 동네에, 이만큼의 힘을 쏟았다.

질 수가 없는 싸움이었다.

"질 수가 없었다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트위들덤은 중얼거렸다.

부점 길드의 영지인 펠리이라. 그곳의 영주 저택 객실에 트위들덤은 허망하게 앉아 있었다.

귀빈을 맞이하기 위한 방이라고는 해도 이것은 그저 길드장인 그녀를 존중했을 뿐, 실질적으로 트위들덤의 입장은 그냥 전쟁 포로였다.

자신이 지금 여기에서 이러고 있다는 게 믿을 수 없었다.

까마귀 길드의 공세는 실패했다. 그것도 완전히 박살이 나고 말았다.

제대로  하기도 전에 느닷없이 하늘에서 화염이 쏟아졌다. 이게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다.

당연히 병사들은 대열을 유지할 수 없었고, 여기저기 흩어진 개인의 힘으로는 레니 테세오라는 괴물을 막을 수가 없었다.

제후 대리를 통해 구했던 대포들도 완전히 먹통이 되고야 말았다. 아무리 튼튼한 청동 대포라 해도 공중에서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불벼락과 바위를 버텨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비밀 병기랍시고 데려온 여자는 마치 헤어에게 한  얻어맞더니 곧장 꽁무니를 내뺐다.

그야말로 세상이 자신에게 악의를 품고 있지 않나 의심될 수준의 재앙이었다.

여기까지 오면 욕설도 쉽게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실의에 빠져있던 도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붉은 머리칼의 소년이 방으로 들어온다.

문 너머에서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그저 시종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순간 트위들덤은 긴장하여 무심코 침을 삼켰다.

그녀는 조금 전 성벽 위에 저 소년이 있었음을 기억해냈다.

무기는 없었고, 애초에 무기를 휘두를 근력이 눈에 띄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성벽 위에 올라가 있었다? 그것도 남자가?

트위들덤은 확신했다. 이 남자가 바로 그 폭격을 행한 장본인이다.

 자가 바로 혼자서 군대를 무너뜨릴 뻔 했던 장본인이었다.

"어디 불편한 데는 없으십니까?"
"어, 없다. 아주 좋은 대우를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야."
"한때 적이었다 해도 싸움이 끝났으니까요."

그녀는 자신의 긴장을 최대한 억누른 채 평정을 가장했다.

이 소년이 자신을 만나러 왔다면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전후 처리와 관련된 일일 것이라 트위들덤은 짐작했다.

"몸값을 협상하러 왔나?"
"몸값? 아하, 그렇게 생각하셨나요?"

능청스러운 웃음을 짓는 소년의 모습에 트위들덤은 식은땀을 흘렸다.

'서, 설마…?'

그리고 공포에 질렸다.

방금  콜린의 반응을 보아선 몸값에 대한 건 전혀 신경 쓰지도 않는 기색이었다.

 말은  포로인 자신을 해방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살려서 돌려보낼 생각이 없다?

"하, 함부로 내게 해코지를 한다면 각오해야 할 거다! 비록 내가 이리 붙잡히긴 했지만  동생이 복수를 해올 테지!"

거기까지 생각하고서 트위들덤은 삿대질을 하며 마구 열변을 토했다.

포로, 그것도 길드장인 자신을 죽인다는 건 까마귀 길드에 대한 전면전 선언이었다.

비록 이번에는 이쪽이 패배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유리한 건 돈이 많은 쪽이다.

더 나아가 불필요하게 잔혹한 처사를 한 부점 길드에게 많은 길드가 등을 돌릴 것이다.

트위들덤을 죽이는 건 서로에게 좋지 못한 일이었다.

만약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거라면 그녀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걸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었다.

"안심하세요. 길드장님을 죽일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겠다는  콜린은 큭큭 웃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몸값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소년은 영문을 모를 소리를 이어나갔다.

"그게… 대체 무슨 의미지?"
"몸값을 지불해야 할 상대가 없으니까요."
"…뭐?"

뒤이어 콜린은 양팔을 좌우로 벌리더니 자랑하듯 말하는 것이었다.

"오늘부로 까마귀 길드는 저희 부점의 산하에 들어옵니다."

그러므로 몸값을 지불할 필요 따위는 없다.

하지만 역시 트위들덤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의 목숨을 인질로 까마귀 길드를 해산하라는 협박을 할 셈인가?

하지만 트위들덤은 그녀의 동생을 아주  알고 있었다.

만약 그런 협박을 해온다면 그녀는 기꺼이 자신을 죽게 내버려둘 것이다. 그리고 언니의 복수를 명분으로 다음 정벌을 준비하겠지.

'상황이 반대였다면 나도 그랬을 테니까.'

트위들 자매는 가능한 범위에선 서로를 돕는 여자들이었지만, 거기에  비용이 든다면 가차 없이 잘라낼 수도 있는 냉혹함 역시 갖추고 있었다.

그것이 상인의 덕목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계시네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 듯하니 힌트라도 드려야겠습니다."

하지만 콜린은 여전히 여유로운 말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지금껏 저희 영주님을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어?"

그리고 뒤따른 말에 트위들덤의 사고가 정지했다.

체셔 캣. 펠레이라의 영주, 그리고 부점 길드의 길드장.

하지만 그의 가장  칭호라 함은 곧 '도망자들의 길잡이'일 것이다.

그래, 그는 길잡이의 권능을 지닌 존재였다.

그 힘이라면 결코 적지 않은 수의 권능을 꿰뚫어  수 있다.

'어째서 전장에 나오지 않았지…?'

트위들덤은 생각에 잠겼다.

상대의 권능을 파악할 수 있다면 전투에서 큰 이점이 될 것이다.

권능이라는 건 보통 내보이기 전까지는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 트위들덤은 체셔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영주가 나서기에는 위험한 장소라서?

그렇지 않다. 체셔는 다른 차원에 몸을 감추는 권능 역시 갖고 있었다.

일단 초반에만상대를 분석한 뒤 휙 하고 숨어버리면 전혀 문제 될  없었다.

"……그럴 리가."

그리고 어느 순간 떠오른 추측에 트위들덤은 무심코 중얼거렸다.

말도 안 된다. 제정신으로할 수 있는 짓이 아니다.

"아마 생각하고 계신  맞을 겁니다."
"정말로 정신이 나간 건가…?"
"당신의 동생 분이 계신 도시를 점령했다고, 막 보고가 들어온 참입니다."

미소를 짓는 콜린의 모습에 트위들덤은 광기를 느꼈다.

"안 그래도 열세인 상황에서… 병력을 또 나누었다고?"
"엄밀히는 영주님 정도를 제외하곤 아라크네 길드 여러분이 수고해주셨지만 말이죠."

공성에 있어서 체셔 캣은 누구보다도 두려운 존재였다.

거리 계산만 제대로 된다면 그 어떤 장애물이라 해도 무시하고 넘어다닐  있는 것이다.

괜히 매번 게임을 할 때마다 그의 권능에 제약을 걸어두는 게 아니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안일하게 대처하는 순간 곧장 안쪽에서부터 성문을 열어버리는 게 가능한 악몽과도 같은 고양이. 그것이 바로 체셔였다.

군대를 근처에 배치해두고 문을 열어젖힌다면? 상상만 해도 참혹한 결과가 기다릴 것이다.

"맙소사……."

하지만 그렇다 한들 무모한 짓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럴 여유가 있었다면 차라리 아라크네 길드를 여기로 불러 수비를 굳히는 게 상식적인 발상이다.

무엇보다 까마귀 길드가 지배하는 도시는 한둘이 아니다.

설령 도시를 습격해 동생 트위들디를 붙잡더라도, 까마귀 길드는 다른 도시를 기반으로 재기를 노려볼 수 있었다.

그것을 피하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하나, 양쪽에서 동시에 트위들 자매를 생포하는 것뿐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위험한 다리를 건넜다고 냉큼 말해버리는 그의 모습에 트위들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자, 그러면 상황도 대충 이해하신 모양이니 본론에 들어갈까요."

콜린은 방구석에 있는 의자를 끌고 와서 그녀 근처에 앉으며 화제를 돌렸다.

"…부점의 산하로 들어오라고 했지."
"그럴 의향이 있으시다면의 이야기니까 너무 부담 가지지 마세요."

전혀 믿기지 않는 말을 해대는 콜린이었다.

만약 여기서 트위들덤이 제안을 거부한다면 그녀를 죽여버린  동생을 이용해 길드를 잠식해나갈 게 뻔했다.

"좋아. 받아들이지."
"잘 생각하셨어요. 나중에 영주님과 조정해서 계약해주세요."

어차피 이번에 실패를  이상, 제후 대리는 두 번 다시 그녀들에게 믿음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빠르게 손절하고 다음 라인으로 갈아타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위정자보다는 상인에 가까운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였기에 결단이 매우 빠른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 한 가지만 묻고 싶은데… 그 검은 머리 여자는 역시 제후 대리가 직접 보낸 건가요?"
"…말할 수 없다."

트위들덤의 대답에 콜린은 미간을 찌푸렸다.

"협력하겠다하지 않으셨나요?"
"그래도, 말해줄 수 없다."
"……그렇군요."

콜린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으로 발설이 금지된 상태라는 걸 알아준 모양이었다.

뒤이어 그는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끼익, 쿵. 문이 닫힌다.

트위들덤이 지내고 있는 방을 나온 콜린은 한숨을 쉬었다.

한 여성이 복도 벽에 기대어 멍하니 있었다. 다만 외견상의 나이에 비하면 작은 체구의 여자였다.

"레브 씨."
"네, 넵!"

콜린이 그 난쟁이의 이름을 부르자 깜짝 놀라며 이쪽을 바라본다.


난쟁이들끼리 성격이 모두 다르긴 해도 그 소심한 모습은 쉽게 적응되질 않았다. 고혹적인 미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들이었기에 더더욱.

조금 전 콜린은 그녀에게 복도의 경비를 부탁해두었다.

딱히 무슨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나 세상일은 혹시 모르는 법이니 말이다.

"그거, 괜찮으신가요?"

그러다가 문득 그녀의 손을 보고서 콜린은 입을 열었다.

레브의손은 화상을 입었는지 살짝 짓물러있었다.

끓는 기름으로 가득  항아리를 들고 몇 번이고 자유낙하를 반복했으니 당연한일인지도 몰랐다.

"괜찮아요… 나중에  번 죽으면 되니까……."
"…그런 건가요?"

다만 그 소심한 모습으로 죽니 마니 말하는 걸 보면 몹시 괴리감이 느껴졌다. 낫는 걸 기다리는 것보다 한 번 죽고 부활하는 게 빠르다는 모양이다.

심지어 지금 그녀가 여기 남아있는 것도 죽고 부활하는  꺼려져서 그런 게 아니라 전원이 부활 대기 중이면 콜린을 지켜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는 듯하다.

"그쪽은, 어땠나요…?"

그런 레브는 협상이 어떻게 풀렸는지 호기심이 생겼는지 머뭇머뭇 하면서도 질문을 해왔다.

"잘 풀렸어요."

콜린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주곤 안쪽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가볍게 설명해주었다.

"레브 씨가생각하기에는 어때요?"
"…어떠냐니요?"

뒤이어 콜린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알 수가 없었기에 레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여자에 대한 걸 말할  없다고 했던 부분 말이에요."
"거짓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레브는 조심스럽게자신의 의견을 말해주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오가는 지금 상황에서 비밀 유지 계약을 맺는 정도는 그리 이상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콜린은 그저 미간을 찌푸릴 뿐이었다.

"분명히 제3세력이 있어요."

제후 대리의 지지파와 반대파. 단순히 그  이외에 다른 세력이 있음을 콜린은 확신했다.

"제후 대리 쪽은 물론 적이에요.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그러니 굳이 까마귀 길드에 협력해준다는 걸 숨길 필요가 없죠."

반대로 말하자면 여기에는 자신의 개입을 숨겨야 하는 또 다른 세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아마 그들은 반 제후 대리 연합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하고서, 나중에 '우리가 반란군 진압을 도왔다'라는 식으로 나올 게 분명했다.

'아마 동학농민운동  이런 식으로 외세가 들어왔었지.'

그들은 사태가 끝나고서도 군을 주둔시키든 뭘 하든 계속 정치적 영향을 끼치려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개입을 숨기려고 하는 건 이쪽 군사력이 당시 조선 정도는 아니라는 점 때문일 테고.'

반대로 그와 비교했을 때 더 좋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조선은 그런 상황이 되자 농민군과 급하게 화약을 맺고, 결과적으로 무시당했을지언정 청과 일본에게 군사를 물리길 요구했다.

그러나 이쪽이 바라는  제후 대리의 몰락인 이상 협상 가능성은 한없이 0에 수렴한다.

즉, 어느 쪽이 승리하든 외부 세력이 제대로 개입하기 전에 속전속결로 끝낼 필요가 있었다.

'아니, 잠깐만. 정말로 그런가?'

콜린은 생각에 잠겼다.

잘 생각해보면 그는 딱히 정치적 개혁 같은  바라는 아니었다.

콜린과 마치의 목적은 오로지 제후 대리를 박살내는 것뿐.

그렇다면 오히려 이쪽이 외세와 손을 잡아도 되지 않나?

물론 나머지 동맹들에게는 약간의 반발이 있을지도 모른다.

연합 가운데는 정말  나라를 바꿔보겠다고 들고 일어선 케이스가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일부 세력의 이탈을 감안하더라도 외세와 손을 잡을 가치가 있지 않을까.

"뭐랄까, 엄청 매국노가 된 기분인데요……."

콜린이 그 이야기를 꺼내자 레브는 주저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검토라면 충분히 해볼 만한 사안이라고도 덧붙였다.

'당장 나라를 팔아먹지는 않더라도 가능성은 열어두는 게 좋겠지.'

그녀의 반응에 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남아있죠."
"방금 말하신 그것보다 더 큰 거요…?"

이내 레브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콜린은 말을 이었다.

"우리는 나머지 열하나 제후국 중에 누가  나라를 잠식하려는지 모른다는 거."
"……아."

그래. 그게 제일 커다란 난관이었다.

일단 지금 이쪽을 노리는  누구인지 알아야 나라를 팔아먹든 뭘 하든 할 것 아닌가.

콜린은 한숨을 쉬었다.

참으로 멀고도  매국노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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