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화 〉48 알에서 나오기 위해(1)
옷깃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툭. 벗은 옷이 바닥에 떨어졌다.
콜린과 한나 두 사람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어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혀를 섞어가며 조금씩 움직여 풀썩 침대 위에 쓰러진다.
"츄읍… 콜린……."
한나는 손을 아래로 뻗어 콜린의 페니스를 쥐었다.
한 지붕 아래 살다보니 일주일에 최소한 서너 번은 몸을 겹쳐온 두 사람이었다. 이제는 거의 생각하는 것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콜린 역시도 한팔을 그녀의 허리에 휘감은 채 엉덩이를 주물렀다.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한나의 풍만한 가슴을 들어올리듯 부드럽게 만지작거렸다.
입술을 떼고 숨을 가볍게 들이킨 뒤 한나는 콜린 위에 올라탔다.
콜린 쪽에서 일방적으로 덮치는 게 아닌 경우는 거의 대부분 이 체위로 시작하곤 했다.
이건 두 사람 사이의 암묵적 합의에 가까웠다.
이쪽 세계의 여자인 한나의 가치관 탓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항상 먼저 나가떨어지는 게 그녀 쪽이었기 때문이었다.
시작할 때가 아니면 한나가 지쳐버리는 탓에 도통 기승위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넣을게."
"응."
그리고 한나는 천천히 허리를 들어올렸다. 흘러나온 애액이 한 줄기 허벅지를 타고내려왔다.
찌걱.
"으읏……."
그녀의 비부가 귀두를 집어삼켰다. 질척이는 주름이 페니스를 휘감아오며 쾌감을 전해왔다.
"하아… 아……."
한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허리를 내렸다.
그의 양물을 끝까지 받아들이고서 한나는 숨을 길게 빼었다.
이 아릿한 쾌감은 아무리 해도 적응이 되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반복할수록 몸이그에게 맞춰저 더욱 큰 열락을 가져오는 것만 같았다.
"움직인다…?"
잠시 마음을 다잡고서 한나는 다시 콜린에게말했다.
그는 살짝 쾌락에 젖은 얼굴로 눈웃음을 지었다. 어디 해보라는 듯한 도발적인 미소였다.
"흐읏, 아…♥ 콜린… 어때?"
"응… 엄청 좋아, 누나."
한나는 몸의 중심을 잡고는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즈부붑 하고 귀두가 걸칠 듯이 빠져나왔던 페니스를 다시 엉덩이를 내려찍으며 집어삼킨다.
단순히 상하로 왕복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말을 타듯 허리를 돌린다. 행위에 익숙지 않은 남자라면 곧바로 사정해버리고 말 정도로 숙련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콜린은 이따금 작게 신음을 흘리면서도 싱긋 웃으며 한나의 가슴을 주물러대었다. 그의 손가락이 유두를 스치며 간질였다.
그 여유로운 태도는 여자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굴욕적인 것이었다.
"후읏♥ 아… 콜린, 사랑해…♥"
그러나 한나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지금 그녀가 콜린을 깔아뭉개고 허리를 흔들 수 있는 건단지 그의 양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오늘도 시간이 지나면 절륜한 그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남자애처럼 앙앙 울어댈 게 뻔했다.
이 상황은 그저 플레이의 다양성을 위한 콜린의 유흥이었고, 그에 대한 한나의 봉사에 가까웠다.
"하으응…♥"
솔직히 말해 한나는 이것이 싫지 않았다.
지칠 때까지 서로의 몸을 탐한 다음 기분 좋은 탈력감 속에 드러누워 여운을 즐긴다. 한나는 그것이 너무나도 좋았다.
다만 콜린과의 관계에 있어 유일한 불만이 있다면정도를 모른다는 부분이었다.
탈진 내지는 탈수로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가 매번 엄습할 정도니 말이다. 그지경까지 가도 쾌감은 쾌감대로 뇌를 적셔오는 게 더 고역이었다.
오히려 콜린 쪽이 쌩쌩한 게 이상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그녀에게 사정한 양만 전부 합치면 목욕을 즐기고도 남으리라.
"흐아아앗♥ 읏♥"
이내 콜린이 유두를 비틀며 잡아당긴 탓에 그런 생각에 깊이 빠질 틈도 없었다.
팡팡팡… 쯔걱쯔걱…….
"후읏♥ 아♥ 아앗♥"
그녀는 오로지 질척해진 보지를 헤집는 페니스를 즐기며 마구 허리를 움직일 뿐이었다.
"흣♥ 츄읍… 우움……."
그리고 다시 몸을 숙여 사랑스러운 동생과 입을 맞추었다. 서로의 타액을 질척질척 섞으며 상대를 탐미한다.
"하아, 누나… 이제……."
"응♥ 흐읏♥ 콜린… 하앗♥ 같이 가자…♥"
콜린의 말을 듣고서 한나는 더욱 격하게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살끼리 부딪혀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세차게 내려찍는다.
질내에서 꿈틀거리는 페니스의 감촉이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찌릿찌릿한 전류가 아랫배에서부터 천천히 머리로올라왔다. 콜린과 섹스를 하고 있다는 충족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흐앙♥ 아♥ 온닷♥ 하으… 으으으윽♥"
뚝 하고 무언가 끊어지는 감각이 머리를 스쳐지남과 동시에 짜르르한쾌감이 하복부를 푸욱찔렀다.
체중을 실어 자궁에 파고들 기세로 페니스를 안쪽에 꾸욱꾸욱 눌러대며 한나는 추잡한 교성을 내지른다.
그녀는 결국 절정의 쾌락을 견디지 못하고 허리를 활처럼 휘며 조수를 뿜어내고 말았다. 벌어진 입가로 침이 살짝 새어나왔다.
그리고 콜린 역시 그녀의 안쪽에 세차게 정액을 털어놓았다. 절정의 여운에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질내가 요도에 남은 정액까지 쭈욱 뽑아낼 듯이 자극해왔다.
"후으… 하으으…♥"
의식이 단숨에 위로 팍 치솟았다가 천천히 떨어졌다. 그것과 함께 파들파들 떨릴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던 전신의 근육이 풀려 추욱 늘어진다.
"누나, 지쳤어?"
"응, 조금……."
한나가 그의 몸 위에 풀썩 쓰러지자 콜린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러나 물론 쉬게 해주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으리라. 아직 뽑지 않은 페니스는 여전히 그 강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분명 순수한 신체 능력은 이쪽이 훨씬 뛰어날 터이건만, 어째서 이 귀여운 남동생은 섹스만 했다 하면 비상식적은 체력을 뽐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삽입을 유지한 채 몸을 돌려 침대에 누웠다. 서로를 마주보는 형태가 되도록 옆으로 드러누운 자세였다.
한나는 그의 몸을 살포시 끌어안았다. 아직도 껄떡이며 질내를 살살 긁어대는 페니스만 아니었더라면 마치 다정한 연인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만지작거리면 좋아?"
"응, 꽤 재밌기도 하고."
하지만 허리를 움직이지 않고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는 콜린의 모습에 한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평소였다면 이제 자세를 역전해서 마구 박아댈 타이밍이었는데, 어째선지 오늘은 조금 다정하게 해줄 생각인가보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한나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후응…♥"
한참 겨드랑이 쪽에서부터 끌어올리듯 주무르다가 갑자기 살짝 강하게 힘을 주자 저릿한 쾌감과 함께 멋대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일단 성감대이기도 하므로 자위할 때 만지작거린 적도 많긴 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가슴은 이상하리만치 감도가 높아져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콜린이 그녀의 가슴을 개발해온 탓이었다.
몹시 여성적인 기관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남자 중에서도 가슴을 좋아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한나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정도로 집요하게 가슴을 괴롭힌다는 건 꽤 특이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흐읏… 그쪽 남자들은 다 이런 걸 좋아해?"
"아마도?"
그렇다면 참으로 이상한 세상일 것이라고 한나는 짐작했다.
"하으으… 이거 진짜, 기분이 이상해……."
이내 그의 손길이 다시금 유두로 뻗자 간질간질한 쾌감이 더욱 강해졌다.보지로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감각이었다.
"츄으읍……."
"아흣, 잠깐만, 빨지 마앗…♥"
그리고 이내 아기라도 되는 양 가슴에 달라붙어 쪽쪽 빨아댄다. 저절로 콧소리 섞인 신음이 흘러나왔다.
"후응♥ 진짜 그런 게 좋단 말야…?"
실제로 이전에도 이렇게 당해본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그냥 한나를 살짝 괴롭혀주기 위한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의 이 소년이 정말로 흥분하여 이렇게 가슴에 달라붙어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혀가 유두를 스치고 지날 때마다 한나는 어깨를 흠칫거렸다. 솔직히 진득하게 애무하면 이것만으로도 절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콜린… 움직여줘."
그러나 이런 간지러운 쾌감만이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했더니 견디기 힘들었다. 자궁이 징징 울리며 황홀한 쾌감을 요구하고 있었다.
"흐윽♥"
그녀의 말을 듣고 콜린은 눈웃음을 짓더니 한나의 유두를 가볍게 깨물었다.
통증에 뒤섞여 욱신거리는 쾌감의 파도가 몰아쳐온 탓에 한나는 짧게 교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콜린은 그녀를 더욱 몰아세우려는 듯 페니스를 안쪽에 푸욱 찔러넣었다.
"후읏♥ 아앗♥ 잠깐만… 그거 너무… 흐야앗♥"
옆으로 돌아누운 자세인데도 콜린은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허리를 앞뒤로 흔들 때마다 자궁구에 페니스가 푹푹 박혀왔다.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젖꼭지를 입 안에서 희롱해대니 한나는 결국 그 쾌감을 참아내지 못하고 허리를 둥글게 만 채 콜린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자연스럽게 더욱 그의 머리를 가슴에 파묻는 형태가 된다.
"푸하… 누나. 어때?"
"흐응♥ 몰라앗…♥"
콜린이 얼굴을 떼었을 때 그녀의 가슴은 더욱 음란한 형태가 되어 있었다. 빳빳하게 선 유두가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그 자태를 뽐내었다.
"으응… 츄읍…♥"
그리고 그는 이내 고개를 들어올려 다시금 입술을 맞추었다. 한나 역시 그에게 호응하여 게걸스럽게 혀를 섞으며 추잡한 물소리를 낸다.
그런와중에도 콜린은 달아오른 그녀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굴리며 희롱했다. 욱신거리는 감각이 찬 공기에 조금 식어가던 중이었던지라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나였다.
"후응… 앗, 콜린……."
"누나……."
서로를 갈구하며 꼬옥 끌어안은 채 애무를 이어나간다. 한나도 조잡하게나마 콜린의 등을 살살 쓸어올리며 간질였다.
숨이 점점 가빠오고 전신에 둥실둥실 떠오르는 감각이 몰려온다. 곧 찾아올 절정에 대비하여 팔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하윽, 흑♥ 아♥"
또다시 한계가 다가온다.어깨부터 가볍게 움찔거리며 그 전조를 알려왔다.
"아아아아…♥"
그리고 힘빠진 한숨과 함께 한나는절정에 이르렀다. 그와 동시에 콜린 역시 페니스를 깊게 찔러넣은 채 참고 있던 사정을 맞이했다.
서로를 껴안은 팔에 꼬옥 힘이 들어간다. 절대 떼어놓을 의사가 없다는 듯이 끌어안고서 두 사람은 함께 절정의 여운을 즐겼다.
"후으… 아……♥"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한나는 겨우 달아오른 숨을 내뱉었다. 경직되어 있던 사지에 힘이 빠져 축 늘어진다.
쯔걱. 콜린이 페니스를 뽑아내자 고여있던 정액이 살짝 흘러나왔다.
"…콜린?"
그리고는 배시시 웃으며 그녀를 끌어안는 콜린의 모습에 한나는 조금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였으면 이 정도로 그만둬줄 리가 없는데. 그런 의문을 품고 있으니 콜린이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왜? 더 해줄까?"
"아, 아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그 말에 깜짝 놀라서 한나는 손사래를 쳤다. 그럴 줄 알았다며 콜린은 피식 웃는다.
"뭐, 조금 피곤하기도 해서. 정신적인 피로지만."
"그래? 너무 무리하지 마."
뒤이어 한나는 그의 머리를 가슴에 살짝 파묻히도록 끌어안은 채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매일 이만큼만 해주면 안 될까?"
"음… 생각은 해볼게."
서로의 몸을 겹친 후에 찾아오는 기분 좋은 나른함. 한나가 바라던 게 바로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콜린은 키득키득 웃을 뿐 대답을 미루었다.
자비를 베푸는 건 이번뿐일 것이라 짐작하고서 한나는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매번 혼자서 상대해서는 제 명에 못죽겠는데…….'
그러나 오늘만큼은 이 여운을 즐기도록 하자. 한나는 여전히 사랑스런 동생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한나 누나."
가슴에 파묻혀 콜린은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되뇌었다.
피로가 쌓였다는 것 자체는 거짓이 아니었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리 심한 것도 아니었다.
'무의식적으로 불안해하고 있었던 건가…….'
콜린은 스스로를 돌이켜보았다.
전생이든 뭐든 간에 서로를 인지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왔던 이상, 그에게는 두 사람의 인격이 뒤섞인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그 탓에어느 하나의 인격이 붕괴하거나 하지 않았음은 콜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존재를 타인이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까놓고 말해서 정희원이라는 귀신이 콜린의 몸을 빼앗았다고 여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은 그렇게 거부당하는 게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아마 '콜린' 쪽의 자아가 영향을 미쳤을 터다.
아무리 싫으니뭐니 말해도 한나는 유일한 가족이었다. 그녀에게 미움받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 자중했던 것도 그래서였을 것이라 콜린은 생각했다.
"사랑해."
"…나도, 콜린."
콜린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리고 한나의 온기를 즐기며 미소 지은 채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