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9화 〉49 알에서 나오기 위해(2) (49/89)



〈 49화 〉49 알에서 나오기 위해(2)

날씨는 꽤 좋다고 할  있었다.

콜린은 시장 거리를 나아가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내가 살다살다 이런일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뒤를 따라오고 있는 난쟁이 탓이었다. 초커에는 불그스름한 별이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헬렐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야체가 한가득 담긴 장바구니가 들려있었다.

요컨대 콜린은 장을 보고 집에 돌아가는 중이었다.

"아, 혹시 싫으셨나요?"
"그럴 리가. 백설이 우리한테 시키던 일이야 누구 패고 범하는 정도밖에 없었으니까, 콜린 님은 오히려 새로워서 좋은걸."

헬렐의 말에 약간 찔리는 게 있었던지라 불안해하며 물었으나 다행히도 그녀는 킥킥 웃을 뿐이었다.

최근 난쟁이들에게 집안일의절반 이상을 맡기고 있던 콜린이었다.

'하지만 너무 편한 걸 어째.'

본래의 콜린이야 매일 해오던 일이라곤 해도, 지구에서 문명의 이기를 맛본 정희원으로서는 도통 적응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그나마 멋대로 둥둥 떠다니는 저 책을 이용하긴 했지만, 저걸로 할 수 있는 건 해봐야 작은 물건들을 옮기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런 면에서 사지 멀쩡히 달린 여덟 명의 부하가 생긴 시점에서 노동을 맡기지 않는 건 오히려 가사노동에 있어 모독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뭐라고 변명하든 간에 본심은 그저 귀찮았을 뿐이다.

"콜린!"

그렇게 길을 가던 중 누군가 이름을 불렀다. 레니의 목소리였다.

"레니 씨, 무슨 일이신가요?"
"어? 그게, 아니……."

그러다 콜린이돌아보니 그녀는 오히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옆을 슬쩍 보면 한쪽 손이 콜린의 얼굴 가까이에 있었다.

아무래도 그가 고개를 돌리면 볼이 찔리도록 손가락을 내밀고 있었던 모양이다.

"당해드릴 걸 그랬나요?"
"그, 글쎄…?"

저렇게 멋쩍어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쩐지 장난을 치고 싶어져서 그녀의 손목을 붙잡은 뒤 손가락을 가볍게  물었다.

"아?! 더러울 텐데 함부로 입에 넣으면……."

레니의 손가락을 입에 머금은  콜린은 눈을 위로 살짝 치켜떴다.

깜짝 놀라며 제지하려고 했던 레니였지만 눈읏음을 지으며 손가락을 부드럽게 핥자 어깨를 흠칫거리며 입을 다문다.

"아무리 그래도 길거리에서 애정행각은 자제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아, 시안 씨도 계셨네요."

뒤이어 또다시 누군가가 끼어들고서야 콜린은레니의 손을 놓아주었다.

등까지 내려오는 은발. 시안은 웬일로 삐뚤하게나마 투구를 쓰고 있었다.

"근무시간에 경비병이 부하도 내팽개치고 그러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평소 자기 행실을 돌아보고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만?"

모처럼 정론을 말하는 시안에게 레니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둘이 같이 다니다가 콜린을 본 레니가 달려왔던 모양이다.

레니가 느닷없이 이런 장난을 칠 리가 없으니 아마 누군가에게 당한  곧바로 써먹은 것이겠지.

그리고 이 도시에서 레니에게 그런 짓을 함부로 할  있는 건 일반인과 아득히 다른 상식을 가진 마치나, 상관에 대한 예우를 상실한 시안 정도였다.

"그건 그래요. 시안 씨, 저번에도 근무  저를 집에 데려왔고 말이죠."
"……뭐?"

콜린은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어 아무렇지도 않게 툭 내뱉었다.

그 내용 때문인지 레니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코,콜린?! 전에 분명 선배님이랑 사귄다고……."

물론 가장 경악한 것은 시안이었다. 저번에 두 사람이 사귄다는 얘기를 들었던 그녀였다.

말을끝맺지 못했지만 '그런 말을 함부로 하면 큰일 난다.'라는 의미가 담겨있음은  시선에서  수 있었다.

"저번에 길을 가다가 꼴린다고 하기에, 어디 한 번 섹스해보겠냐 하니까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더라고요."

다만 콜린은 시안의 의사표현을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던가…?'

그제야 그녀는 콜린이 이런 말실수를  리가 없다는  깨달았다.

레니가 그녀에게 분노를품게 하기 위해 콜린이 의도적으로 그 발언을 했음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시안으로서는 전혀 짐작이 가는 게 없었다.

"…시안?"
"예, 옙. 선배님!"

뒤이어 나지막이 들려온 레니의 호명에 시안은 다급히 허리를 쭉 펴며 대답했다. 식은땀이 절로 배어나왔다.

농담이 아니라 사람정도는 가볍게 공처럼 구겨버릴  있는 게 바로 레니였다. 그녀가 진심으로 분노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방금 그 말, 사실이야?"
"그,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마음 같아서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콜린 쪽에서저렇게 말해온 이상 레니를 속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사실대로 말하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아, 그래도 레니 씨와 사귀기 전이긴 했지만요."
"그래. 그렇구나…?"

조금 의외였던 것은 그녀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콜린이 이제 와서 조금 거들어줬다는 점. 그리고 의외로 레니가 꽤 담담한 듯 보였던 점이었다.

"레니 씨."
"……?"

그리고 콜린은 레니를 부르더니 다가가서 무언가 귓속말을 건네었다.

"…시, 시안.나는 이만 돌아가볼게."
"어…? 아, 네. 알겠습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던 것인지 시안은  수 없었다.

레니는 살짝 놀란 듯 콜린을 바라보더니 이내 별 말없이 자리를 떠났기에 시안은 더욱 의문에 빠졌다.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야?"
"시안 씨랑은 사귀기 전에만 섹스했으니, 오늘 오랜만에 하러 갈 거라고요."
"뭐?!"

 말에 시안은 기겁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설마 선배는 연장이라도 챙기러 돌아간 건가?!'

그야말로 시안을 아예 파묻기 위해…….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하다가 무언가 레니의 발언에 위화감이 있었음을 떠올릴 수 있었다.

"어라? 응…? 근데 방금 반응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시안을 보며 콜린은 킥킥 웃었다. 언제나와 같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었다.

"…저, 콜린. 무슨 상황인지 좀 설명해줄래?"
"말했잖아요? 시안 씨랑 해도 된다고 허락받은 거라고."
"그러니까 그게 이해가 잘……."

이내 시안은 생각에 잠겼다. 대체 뭐가 좋다고 레니가 그런 걸 내버려둔단 말인가.

"…뭐가 좋아서?"
"히히."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콜린은 시안이 내린 추측을 짐작했는지 배시시 웃는다.

"설마 선배 취향이……."
"정답이에요."
"맙소사."

시안은 콜린의 답변을 듣고서 이마를 짚었다.

'아니, 진짜?'

그런 인종이 존재한다는 걸 상식으로는 알고 있던 시안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실제로 보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와… 진짜, 이건 뭐라고 해야 하지……."

심지어 그게 거의 몇 년을 함께 해온 직속상사라면 더더욱 말이다.

"어쩐지 네가 누구한테 잡혀살 사람이 아닌데, 느닷없이 연애를 한다고 하더니만……."
"아, 맞다. 저 안젤리나 씨랑도 사귀기로 했어요."
"…마차 끌던  여자?"
"네."

이내 그의 말에 시안은 미간을 찌푸렸다.

물론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다. 콜린이 어지간히도 절조 없는 남자라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저 이런 뱀에게 코가 꿰인 자신의 처지에 한탄할 뿐이다. 콜린이 어떤 인간인지 알면서도 차마 떠날 수 없는 그녀였다.

아니, 어쩌면 그런 인간이기에 끌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속이시커먼 남자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데도 그에게 이것저것 바치고 싶어지는 걸 생각해보면, 시안 역시 레니에게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왜곡되어 있는 인물이었다.

'아니, 그래도 꽃뱀에 걸린 아니니까…….'

콜린은 딱히 그녀에게서 무언가를 뜯어내려고 접근한 건 아니었다. 무척이나 악동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시안에 대한 호감은 분명히 갖고 있었다.

"아무튼, 그럼 저희 집으로 갈까요?"
"…어?"

콜린은 킥킥 웃으며 시안의 허리에 살포시 팔을 휘감았다. 그리곤 눈꼬리를늘어뜨리며 미소를 지어온다.

그 모습은 골목에서 여자를 유혹하는 창부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은 그에게 홀려 자동으로 지갑을 여는 얼간이일 테지. 시안은 생각했다.

"집에 누나 없거든요."
"사실 있어도 상관없었으면서."
"하핫, 뭐, 그래요."

얼마 전에 눈앞에서 한나를 범하던 모습을 보여준 콜린이었다.

설령 다른 여자를 함께 끼고서도 얼마든지 아랫도리를 부풀릴 수 있으리라.

"저기, 콜린 님. 나도 껴도 괜찮을까?"
"저는 괜찮은데… 시안 씨는요?"

그리고 그 사실은 옆에서 끼어든 난쟁이에 의해 금세 사실로 밝혀졌다.

"…콜린 네가 괜찮으면 나는 상관없어."

시안이 어떻게 대답할지 이미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묻는 그였다. 악동도 이런 악동이 따로 없다.

"오히려 묻겠는데 그쪽은…?"
"일곱 명까지도 같이 해봤으니까 전혀 문제없지."

하지만 그렇다 해도 느닷없이 3P를 제안해오는  보통 발상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에 되물으니 상식을 몇 걸음 정도는 벗어난 대답이 돌아왔다.

난쟁이의수를 감안해봤을 때 일곱이라는 건 남자를 제외한 수일 것이다.

시안은 속으로 그 상대 남자를 잠시 애도했다.

그가 콜린 정도의 괴수가 아닌 이상 최소 성불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

콜린이 집으로 돌아와 헬렐과 함께 장을 봐온 것들을 정리하던 사이, 시안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생각도 없이 잠깐 그러고 있었더니 콜린이 쪼르르 다가와선 곁에 앉는다.

"다 했어?"
"대충은요."

그러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거의 끌어안듯 달라붙는다. 그 모습에 시안의 심장이 쿵쿵 요동치기 시작했다.

"시안 씨, 할까요?"

시안은 침을 삼키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무엇을, 이라는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깨를 살짝 밀치는 콜린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뒤로 드러누웠다.

콜린은 올라타듯 몸을 겹치더니 짧게 입을 맞추었다.

"으음, 생각해보니 조금 아쉽네요."
"뭐가?"
"통신 아이템을 받아올 걸 그랬어요. 레니 씨랑 통화하면서 하면 좋았을 텐데."

악동 같은 웃음. 그 매혹적인 미소를 시안은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얼굴에는 비록 왜곡되어 있을지언정 레니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나오고 있었다.

바깥에서 바라보는 인간은 결코 이해할  없겠지만, 두 사람에게 있어 그건 껴안고 어루만지는  이상의 애정행각이었다.

반면에 자신은 어떠한가. 시안은 무심코 그런 생각을 했다.

"질투는 안 하세요?"
"…글쎄."

그녀는 콜린의 목에 팔을 휘감은  다시 한  키스하여 대답했다.

의외로 그를 독점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 자유로이 날아다니며 달콤한 향기를 흩뿌리는 나비였으니까. 아니, 어쩌면 독을 흩뿌리는 나방일지도 모른다.

그 독의 희생양으로서 시안은 그가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바칠 의향이 있었다.

콜린이 다른 여자와 자길 원한다 한들 그녀가 뭐라고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분명 망가져있다. 그것은 시안 스스로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시안 씨."

그러나 장난기 어린 그의 미소를 마주한 순간 두근거리고 마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몸과 마음 모두에 콜린이 새겨지고 말았다. 헤어나올  없는 늪에 이미 반쯤 잠겨있는 그녀였다.

그런 시안을 내려다보더니 콜린은 싱긋 웃고는 그녀의 옷고름을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그 요염한 미소는 소악마라는 표현으로 부족했다. 악남(惡男)의 모습이라고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흐응……."

그러던  드러난 시안의 목덜미를 가볍게 깨무는 콜린이었다.  욱신거리면서도 달콤한 감각에 무심코 신음을 흘렸다.

시안은 달아오른 흥분에 의식이 살짝 몽롱해지는 것을 느끼며 손을 뻗어 콜린의 옷을 벗겼다.

서로의 옷을 동시에 벗겨나가는 협조를 해준들 편한 일이 아니었다. 경직된 자세로 한참이 걸려서야 두 사람은 알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조차도 시안은 두근거리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콜린……."

이내 다시금 눈이 마주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술을 겹쳤다.

질척하게 혀를 섞으며 가까이 있는 서로의 숨결을 느낀다.

입술이 떨어지려는 순간 아쉬워져 시안은 그의 목을 끌어안고 또다시 키스했다.

잠깐 놀란 듯한 표정을 지은 콜린이었지만 이내 그런 그녀가 귀엽다는 듯 눈웃음을 지었다.

"하아… 흐읏……."

한참이 지나서야 시안은 얼굴을 콜린에게서 떼었다.

그러자 콜린은 이번엔 그녀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이어서 조금 전 살짝 깨물어 붉게 달아오른 목덜미를 낼름 핥았다.

촉촉하게 젖은 시안의 한숨이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 모습을 보고서 콜린은 피식 웃었다.

"어때요?"
"하아… 천사님의 본성이 이렇다고 다른 녀석들도 알아야 하는데."

시안 역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달뜬 목소리로 농담을 던져왔다. 그녀의 말에 콜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천사요?"
"경비대 애들이 붙여준 별명이야."

평소에 살갑게 대해주던 것과 이번 전투에서 활약한  겹쳐 최근 그렇게 되었다는 모양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악마에 가까운 행동을 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우리 쪽에서 한 명도 죽지 않고, 승리까지 하게 해줬으면 그게 천사지."

오히려 남신님이라고 부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야 할 것이라며 시안은 키득대었다.

"솔직히 조금 부끄러운 별명인데요."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요?"

시안의 칭찬에 그는 배시시 웃으며 다시금 입을 맞추었다. 그러면서도 손을 아래로 뻗어 천천히 그녀의 비부를 애무한다.

애액으로 젖어오는 질내에 손가락을 살짝 집어넣고 부드러운 벽을 살살 간지럽혀도 보았다.

"하응… 콜린… 넣어줘……."
"뭐를요?"

하지만 그 말에도 콜린은 여전히 애태우듯 손가락을 찌걱일 뿐이었다.

"천사님의 자지?"
"…그거 부끄러우니까 금지에요."

별 생각 없이 장난삼아 말해본 것이었으나 콜린은 조금 부담스러운지얼굴을 붉혔다.

그런 의외의 일면에 시안은 무언가 두근거림을 느꼈다.

"아무튼… 넣을게요."

콜린은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양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선 그리 말했다. 부풀어오른 그의 페니스가 비부에 닿았다.

"흐읏…♥"

질척한 고깃덩이를 헤치고 그의 물건이 들어온다. 그 감촉에 시안은 어깨를 움츠리며 교성을 흘렸다.

자궁을 두드리듯 깊게 찌른 뒤 다시 페니스를 뒤로 뽑는다. 마치 아쉽다는 듯이 질내가 페니스를 휘감아왔다.

"흣♥ 아앗♥ 콜린…♥"

거의 한계까지 뽑아냈다가 다시금 찔러넣는다.

처음에는 가늠하는 듯이 차분한 움직임이었지만 금세 피스톤질의 속도를 높여갔다. 서로의 살갗이 부딪히며 퍽퍽 소리를 낼 정도였다.

"흐으응♥"

이전에 그와 몸을 겹쳤을 때도 잔뜩 당했는데, 더욱 기교가 성장한 것만 같았다.

전후로 움직임을 반복하다가 이따금씩 안쪽을 꾸욱 누른 채로 빙글빙글 돌려대기도 했다.

반대로 시안 자신은 페니스가 쑤셔댈 때마다 여과 없이 앙앙 신음을 흘려대는 꼴이 오히려 더욱 퇴보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하으으으윽♥"

그리고 결국 시안은 삽입하고서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허리를 움찔거리며 절정에 이르고 말았다.

하지만 콜린은 여전히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절정의 여운에 조였다 풀어졌다를 반복하는 구멍이 더욱 흥분에 박차를 가했다.

"으흑♥ 잠까안…♥ 방금 갔… 아흑♥"

콜린이 그녀를 배려하여 속도를 늦추는 일은 업었다. 아니, 오히려 양손으로 시안의 허리를 꽉 붙잡고 더욱격한 피스톤질을 반복할 뿐이었다.

"흐그읏♥ 콜리인…♥"

팡팡팡!

호흡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시안의 교성을 무시한 채 페니스로 질내를 휘저었다. 질질 새어나온 애액에 끈적하게 거품이  정도였다.

절정 직후의 민감해진 신체는 그녀를 다시금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뭐야, 콜린 님. 벌써 시작했어?"

또  사람이 난입한 것은 그 무렵의 일이었다. 난쟁이 헬렐이 주방 정리를 마치고 막 돌아온 것이었다.

자기도 나름 준비를 마친 것인지 이미 알몸이었다.

그녀는 쾌락에 발버둥치는 시안의 모습을 보더니 킥킥 웃었다. 그 조소에 시안은 이미 붉은얼굴을 더욱 붉혔다.

"──가리면 안 돼."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리려고도 했지만 무슨 생각인지 난쟁이는 시안의 팔을 붙잡아선 만세를 외치듯 머리 위로 휙 젖혀버렸다.

"흐읏…♥ 우읍?!"

그러더니 곧장 시안과 입을 맞춰오는 것이었다. 갑작스런 동성의 키스에 시안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쾌감에 어쩔 줄 모르고 벌어져 있던 입에 헬렐의 부드러운 혀가 파고든다.

나른하게 풀어진 육체는 구강을 침범해오는 헬렐을 밀어낼 수가 없었다.

"우읍♥ 흣♥ 츄르릅…♥"

여자끼리의 애정행각. 분명 기분이 나빠야 정상일 텐데 아래쪽에서 찔러오는 콜린의 페니스까지 더해져 몽롱해진 정신은 무심결에 그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아… 시안 씨, 쌀게요…!"

이윽고 콜린은 페니스를 자궁에 닿을 정도로 푸욱 찔러넣은 뒤 정액을 싸질렀다.

질내에서 전해져오는 사정의 감촉. 거기에 더해 타이밍 맞춰 헬렐은 시안의 혀를 격하게 빨았다. 쥬르릇 하는 추잡한 물소리가 울려퍼졌다.

"후으으읏♥"

또다시 찾아오는 절정. 시안은 다리를 콜린의 허리에 휘감아 걸어잠근 채 몸을 파들파들 떨었다.

"푸하… 잘 먹었어."
"흐아아…♥"

그리고 그녀의 얕은 경련이 끝날 즈음에야 헬렐은 시안을 풀어주었다. 뇌가 부족한 산소를 요구하여 거칠게 호흡을 들이켰다.

"하아… 미친… 무슨 여자끼리……."

시안은 경악하며 달뜬 목소리로 헬렐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싱글싱글 웃을 뿐이었다.

그 미소를 보며 난쟁이들끼리의 관계에 대해 다시 파악해볼 필요를 실감하는 콜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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