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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화 〉58 당연히 T로 시작하는(2) (58/89)



〈 58화 〉58 당연히 T로 시작하는(2)

자기도 모르게 표정이 굳는다.

마치 헤어는 스스로의 뺨에 손을 올리고서 얼굴을 풀었다.

온통 뒤섞여 있음에도 자신의 감정은 너무나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두려움과 긴장. 그리고 분노.

몇  전에 마치 헤어는 수도에서, 이 궁전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그녀를 몰아넣었던 장본인이 문 너머에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한 번 도망쳤던 곳에 다시 발을 들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발목에 무거운 족쇄가 매달려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마치는 나아가기로 했다.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는 소년의 온기가 전해져왔다.

"콜린, 그러면 갈까요?"
"마치 씨 좋으실대로 해주세요."

소년은 빙긋 웃은 뒤 품에서 검은색의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탁. 그리고 그는 손을 휘둘러 부채를 펼치고  아래의 얼굴을 가렸다.

그저 마치에게 아양떨 뿐인, 다른 사람에게는 얼굴을 감추고자 하는 애첩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문이 열린다. 실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중앙에는 직사각형의 큼지막한 테이블이 있었고, 그 끝에는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살짝 푸른 기운이 도는 검은색의 정장. 그리고 의복과 맞춘 듯한 실크 햇.

사내의 고개가 살짝 돌아가며 모자에 달린금속 조각이 짤랑 소리를 내었다.

"──마치 헤어."

마치의 원수이자 제후 대리, 모자 장수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그 동안 카티는 모자 장수에게로 저벅저벅 걸어가 그 뒤에 자리잡고 섰다.

"이거 참 이상하군요. 요즘 수도에는 상관보다 부하를 먼저 맞이해주는 풍습이 새로 생겼나보죠?"

그런 그에게 마치는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이내 모자 장수의 시선이 체셔에게로 향한다.

"체셔 캣, 부점의 길잡이."
"예에, 그렇습니다."

모자 장수는 혀를 찼다.

아무리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이 마치였다곤 해도 방금 그것은 무례한 행동이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

마치는 부점 길드 소속이었고 그 길드장은 체셔였으니까.

"쯧… 우선 앉아라. 바로 본론에 들어가도록 하지."
"저런, 예의라곤 전혀 없군요. 누가 참칭자 아니랄까봐."
"도발을 할 생각이라면 조금은 머리를 써보는 게 어떨까?"

마치는 자리에 앉으면서도 비아냥거렸다. 쉬지도 않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체셔 역시 자리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당연하지만 콜린의 자리는 없었다. 원래 호출된 건 체셔와 마치 두 사람이기도 했다.

"콜린. 이쪽에 앉으세요."

그러자 마치는 싱긋 웃으며 자기 무릎을 탁탁 두들겼다.

"마치 헤어.  남자 자랑이나 하러 온 거냐?"

처음에는 그래도 되나 싶었던 콜린이었지만, 모자 장수가 거슬려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냉큼 마치의 무릎 위에 앉았다.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라!"
"뭐래요. 찬탈자에 참칭자, 반역자 놈인 주제에."

콜린은 그녀의 목소리에 잔잔하게 깃들어 있는 분노를 느꼈다.

하다못해 트위들덤에게 패드립을 날릴 때도 상대가 빡쳐하니 그걸 재밌어하던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말 진심을 담아 상대를 경멸하고 있다는 게 분명하게 전해져왔다.

"흐아암… 카티 선생님. 저 놈부터 쫓아내고 시작하면  될까요?"
"마치. 그래도 대화는 해봐야지."

하품까지 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내보이는 마치였다.

그런 그녀를 체셔가 타이르며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가려 한다.

"뭐, 그럼 적당히 체셔에게 맡겨둘게요──."

물론 여전히 마치는 불량한 자세였다. 이제는 아예 콜린의 몸을 살짝살짝 더듬으며 히죽이기도 했다.

"후우… 아무튼 저희끼리라도 이야기를 해봐야  것 같군요."

체셔는 이마를 짚으며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모자 장수에게로 흘끗 시선을 돌렸다.

당연하지만 이것도 전략의 일환이었다.

배드 캅 굿 캅. 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

요컨대 한쪽이 어그로를 끌어서 비교적 협조적인 다른 쪽이 선녀로 보이게 만드는 단순한 기술이었다.

단순하지만, 그렇기에 효과가 있다.

"제후 대리님 게서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지금 상황이 이어지면 서로 피해를 보기만 할 뿐이지 않습니까?"
"뭐, 그 부분은 동감이다. 베누스 녀석이 끼어들게 둘 수는 없는 법이니."

체셔가 운을 띄우자 모자 장수는 고개를끄덕이며 받아들였다.

'오케이.  녀석이 범인이었구만.'

그리고 콜린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그와 반대로 모자 장수 뒤쪽에 서있던 카티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고개를 떨군다.

이 협상이 시작된 이유는제3세력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서로가 외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하지만 그 외세가 누구인지를 상대도 알고 있다고는 단언할 수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모자 장수는 이번에 개입한 제후가 베누스라는 걸 밝혀버리고 만 것이었다.

하다못해넌지시 떠보는 말에 넘어가버린 것도 아니고, 그냥 멋대로 혼자 떠들다가 말이다.

물론 의도적으로그런 건 아니겠지만 정보의 우위를 시궁창에 내다버리는 언동이었다.

[원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넘어가요. 괜히 지적해서 집중하게 만들지 말고요.]

콜린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전에 백설의 게임에서도 그녀가 보여줬던 거지만, 지금 콜린이 가진 권능으로는 마음속으로 난쟁이들과 대화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마치와 체셔의 귀에는 아주 작게 만들어진 거울이 들어있었다.

당연히 평범한 거울이 아니고 통신 기능이 있는 백설의 아이템이다.

난쟁이가 그걸 통해 그들에게 콜린의 생각을 전해주는 방식이었다.

콜린은 자신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지시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굳이 이렇게 다른 사람 뒤에숨는 이유는 물론 자기가 전략 담당이라는  내보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카드는 당장 쓸 게 아니라면 최대한 숨기고 있을수록 좋은 법이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당신께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번의 결전으로 모든 걸 끝내는  최선의 상황이라고 말입니다."
"솔직히 마음에 들진 않으나…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겠지."

사실 여기까진 굳이 확인해볼 필요가 없었다.

모자 장수가 부점 길드를 이곳에 초대하고, 그들이  제안을 받아들인 시점에서 서로가 그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는 건 분명했으니 말이다.

문제가 되는 건 지금부터다.

"그러면 묻겠는데, 부점 길드에서는 거기에 대해 좋은 제안이라도 있나?"
"글쎄요. 아직은 없습니다만."

모든 것을 건 결투,  한 번의 게임으로 일을 끝마치기로 한다면… 과연 어떤 게임을 해야 하는가?

당연하지만 서로는 최대한 자기에게유리하도록 규칙을 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올  있는 결과는 두 가지였다.

하나, 상대를 속여서 자기에게 유리한 게임으로 결정한다.

둘, 치킨 게임을 반복한 끝에 먼저 조급해진 쪽이 양보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없다면 이건 어떻지?"

잠시 침묵이 감돌다가 모자 장수가 입을 떼었다.

그는 자기 품에 손을 집어넣더니 안주머니에서 카드 여섯 장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게임을 정하기 위한 게임을 하는 거다."

오로지 흰 배경에 검은 잉크로 휘갈겨놓은 글씨.

지금은 번역 아이템인 험프티 덤프티를 갖고 있지 않은 콜린이었지만, 그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영어였다.

"언제, 어디서, 누가… 육하원칙이군요."

체셔는 카드를 살펴보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우리 쪽 여섯이 이걸 나눠갖도록 하지. 내일 일출부터 일몰까지 너희들은 그 녀석들이 제안하는 게임을 통해 카드를빼앗을 수 있고."
"최종적으로 가지고 있는 카드에 따라 메인 게임의 규칙을 정할 자격을 얻는 겁니까."
"바로 그거야. 이해가 빨라서 좋군."

그렇기에 게임을 정하기 위한 게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콜린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혀를 찼다.

"이미 그쪽에게 너무 유리한 거 아닌가요?"

마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모자 장수에게 불평했다.

"카드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도 당신들. 카드 쟁탈을 위한 게임을정하는것도당신들."
"그쪽이 도전자 입장이니 조금은 불리한 게 당연한데… 불만인가?"
"그야 당연하죠!"

모자 장수는 비웃듯이 턱짓을 했고 마치는 짜증이 난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들겼다.

"그렇다면 협상이 많이 길어지겠어."

그러나 여전히 모자 장수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 동안 마틸다가 건강히 잘 있을지 모르겠군."
"……! 이 빌어먹을 자식이?!"

뒤이은 말에 마치는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쳤다.

만약 무릎 위에 콜린이 올라간 상태가 아니었고, 그가 진정하라는 전언을 남기지 않았더라면 당장이라도 뛰쳐나갔으리라.

'어쩐지 한 발 물러나는 것처럼 보인다 했는데.'

콜린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인질극. 카티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다만이번에는 방향이 반대였다. 하얀 여왕이 아니라 마치의 여동생을 놓고 협박해온 것이다.

만약 자기가 게임을 마음대로 결정하겠다며 이런 협박을 했다면 통하지 않았으리라.

애초에 마치는 제후 대리에게 반기를 든 이상 마틸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정도는 각오했을 테니까.

그렇기에 모자 장수는 한 발 물러서서 게임  자체가 아니라 '게임을 위한 게임'에서의 유리함만을 취하려 했던 것이다.

"……."

마치의 손이 테이블 아래에서 움찔거렸다.

모자 장수에게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그녀 위에 앉아있던 콜린으로서는 그것이 똑똑히 보였다.

그 떨림에서 그녀의 고민이 전해져왔다.

자기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과, 이 정도 양보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충돌하고 있겠지.

"좋습니다. 그 의견을 받아들이죠."
"체셔?!"

그러나 이러한 마치의 고민을 완전히 무시하듯 체셔는 냉큼 대답해버렸다.

오히려 마치 쪽이 당황하며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적어도 수도까지 따라온 녀석들은 네 복수를 돕기로 마음먹은 녀석들이야. 이제 와서 피해를 주기 싫다느니 말하기엔 늦었다고."

체셔는 마치와 콜린에게만 들릴 정도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물론 입을 달싹이는 모습은 보였겠지만 애초에 인간과 구강구조가 다르므로 입술을 읽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영주님 말이 맞아요. 그리고 저희가 언제는 유리한 게임만 해왔던가요?]

콜린 역시 체셔에게 동의하며 마치의 눈동자를 마주보았다.

잠시 시선을 교환하다가 마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요. 어디 당신 좋을 대로 해보세요."

뒤이어 마치는 평소와 같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말했다.

다정하고 자애롭게도느껴지는 표정이었지만, 그 아래 깃든 게 조소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 사람은 이곳에 없었다.

"대신 조건을 좀 걸어도 되겠습니까?"
"조건?"

그리고 체셔가 그녀의 말을 받듯이 말을 이었다.

"적어도 누가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게임을 할 건지에 대한 정보는 받고 싶습니다."
"좋아.  정도로는 큰 차이도 나지 않겠지.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쪽에서도  가지 제안을 할까."

이어진 모자 장수의 이번 제안은 충분히 상식적인 범위였다.

이 협상은 사태를 빨리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번 게임이 규모가 커지거나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하면 본말전도다.

따라서 일부 육하원칙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언제'는 오늘을 기준으로 일주일 이내의 범위, '누가'는 각 진영에서 다섯 명 이내로. 또한 마치 헤어와 모자 장수는 반드시 포함할 것.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가장 중요한 걸 결정해보도록 할까."

품에 다시 카드를집어넣으며 모자 장수는 말했다.

"무엇을 걸 것인가? 바로 그 부분에 대해서 말이지."
"저희야 뭐, 별 다를  있겠습니까."

체셔는 미소를 짓는 모자 장수를 보며 마주 웃었다.

"제후님에게 있었던 일의 모든 진실을 공표하고 모든 권력을 포기한 뒤 내려오는 것."

체셔는 이빨까지 드러내며 위협적으로 활짝 웃었다.

'…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구나.'

본인이 지시해놓고도 맹수와도 같은 그의 모습에 조금 놀라는 콜린이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럼 이쪽도 비슷하게… 이번 반란 진압에 전력으로 협조한 뒤 전원 자결할 것."

하지만 모자 장수는 전혀 밀리는 기색 없이 사악한 웃음을 띠고 체셔를 노려본다.

이어서 전원의 눈앞에 파란색의 계약서가 나타났다.

조금 전의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는 것을 확인하고서 그들은 계약을 받아들였다.

계약서가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진다.

그 모습을 보더니 모자 장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눈앞에서 모자 장수의 모습이 사라졌다.

거기에 반응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마치 한 사람뿐이었다.

그마저도 이미 뒤에 서있는 모자 장수의 존재를 뒤늦게 알아차리고 고개를 홱 돌린 것이었지만 말이다.

"모처럼 수도에 왔으니 오늘은 도시를 즐기도록. 필요하다면 금전적 지원도 해주지."

모자 장수는 문 바로 옆의 벽에 등을 기댄  모자를 벗어 손에 들었다. 그의 부드러운 금발이 눈에 드러난다.

그러나 반대쪽 손에 들려있던 물건에 무심코 콜린은 침을 삼켰다.

그는 권총을 이쪽에 겨누고 있었다. 물론 현대식의 피스톨이니 리볼버니 하는 건 아니고 르네상스 즈음을 떠올리게 하는 고풍스러운 물건이었다.

"최후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게 좋을 거야."

이내 그는 킥킥 웃더니 모자에 다시 총을 집어넣는다.

그리곤 손가락에 건 모자를 빙글빙글 돌리며 방을 떠났다.

방 안에 있던 모두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바, 방금 게 시간 정지인 건가…?"

체셔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혀 따라갈 수 없었다. 기척조차느껴지질 않았다.

마치가 뒤를 돌아보지 않았더라면 그는 모자 장수가 어디 있는지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이 권능으로 자신을 죽이려 했다면? 체셔는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뒤늦게 전신에 소름이 끼쳤다─고양이적 표현을 쓰자면 털이 양껏 부풀었다.

"…콜린. 어때요?"

이미 그의 권능을 목격한 적이있던 마치는 비교적 침착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품에 안고 있던 콜린에게 조심스레 질문했다.

"반응이 없어요."
"음… 솔직히 저는 그게 왜 중요한 건지 아직도 모르겠단 말이죠."

마치의 말에 대답하며 콜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다만 마치는 답을 듣고서도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펠레이라를 떠나기 전 콜린은 체셔에게 풍선과 양초를 몇 개씩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부탁할 때 같은 방에 있던 마치는 그야말로 아이들이나 할 법한 부탁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콜린이라면 무슨 생각이 있겠지 싶었지만… 솔직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게 이번 싸움에서 제일 중요한 카드가 될 거예요."

콜린은 무엇이 그리도 기쁜지 히죽거릴뿐이었다.

알다가도 모를 소년이라고, 마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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