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감염 군주 사살 작전 3]
"쏴라!"
달려오는 동화된 자들을 햗해 케일이 칼을 겨눴다. 그에 맞춰 결사대원들의 탄환이 초음속의 속도로 날아가며 두 동화된 자들의 살갗에 파고들었다. 놈들의 살갗이 타들어가며 치익하는 소리가 났고, 곧이어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크으으..."
이 동화된 자들은 감염 군주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최대한 빠른 속도로 배양해낸 자들이라 '고작' 보병들의 소총으로도 위협적인 타격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동화된 자들은 결사대원들의 총탄을 맞으면서 조금씩, 또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그들의 뒤편으로 거대한 크기의 애벌레가 꿈틀꿈틀대며 깊숙한 곳으로 도망가려하는 모습이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감염 군주. 놈이 안간힘을 쓰며 도망가려고 하고 있었다.
"팔런! 유탄!"
"네!"
케일이 팔런을 돌아보며 크게 외쳤다. 팔런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등에 매고 있던 유탄발사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능숙한 솜씨로 유탄 2발을 장전하고 하단부의 펌프를 당겼다. 유탄이 장전되며 짤깍짤깍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좋아! 전 대원 사격 중지! 팔런! 저 놈들을 조져버려!"
"예!"
대원들의 사격이 중단되자, 총탄에 상처를 입은 동화된 자들이 비틀비틀 일어섰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상처를 재생해 나가고 있었으나 곧 날아올 유탄을 피할 수는 없어보였다.
"쳐먹어라!"
팔런이 들고 있는 유탄발사기에서 유탄 두어발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유탄 두발이 두명의 동화된 자들에게 닿기 전, 케일은 선두에 있던 놈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 콰앙 -! ]
유탄이 폭발하며 검은 연기가 불쑥 피어올랐다. 대원들은 바이져에 묻은 흙먼지와 살점 조각들을 닦아내며 제각기 한마디씩 뱉었다.
"죽었겠지!"
"휴.."
"몇명이서 쏴재끼는데도 뚜벅뚜벅 걸어오다니. 위험했다."
"제기랄. 막 태어난 놈들이라 다행이었어."
"그럼, 전진하자!"
팔런이 유탄발사기를 등에 매며 손을 앞으로 겨눴다. 그가 발걸음을 뗄려는 그 순간, 케일이 그의 가슴팍을 팔로 막으며 저지했다.
"???"
"...가지마라. 살아있다."
"네?"
"한 놈이 아직 살아있어."
"말도 안됩니다. 확실히 죽었을 거라구요. 유탄이 저렇게 직격한다면 스웜가드조차 죽고 말 겁니다."
코리가 불쑥 끼어들며 케일에게 반박했다. 그러나 케일은 답해주지 않고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곧 유탄으로 인해 피어오른 검은 연기들이 젖혀지며, 검은 연기가 가리고 있던 동화된 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돼."
"씨발."
"..."
검은 연기가 드러나며 밝혀진 것은 케일의 말이 옳았다는 것이었다. 동화된 자 한 명이 자신을 희생해 날아오는 유탄을 근거리에서 베어버린 것이었다. 물론 유탄을 베어버린 동화자는 온몸의 세포가 불타거나 폭발에 사그라들어 재생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유탄을 베어낸 동화자는 거멓게 불탄 몸을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그의 뒤에는 상처를 거의 다 회복한 동화자가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고작해야 괴물들 주제에... 인간을 따라하려고 하는군."
케일은 손을 높이 쳐들었다. 그러고는 손을 내리며 아직 살아있는 동화자를 가리켰다.
"쏴라! 갈기갈기 찢어버려라!"
대원들의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총탄들은 고속회전하며 초음속의 속도로 놈에게 날아들었다. 하지만 동화된 자는 그들을 비웃듯 순식간에 자신이 앉아있던 곳에서 사라져 버렸다.
"뭐야!?"
"제길."
"!!!"
"크아아악!"
감염 군주와 먼저 맞섰던 이름 모를 병사 하나가 생체검에 가로로 베이며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되었다. 그의 상반신은 공중으로 흩뿌려졌고, 짝을 잃은 하반신은 몇걸음 걷다가 털퍽 엎어져버렸다. 살아남은 다른 대원들도 반응하기 위해 이리저리 살폈지만, 총 한번 쏴보지 못하고 동화된 자에게 급소를 공격당하고 고통에 무릎을 꿇었다. 이상하게도 동화된 자는 검으로 그들을 베어버린게 아닌, 명치나 복부 등 공격당하면 움직일 수 없는 곳을 차근차근 공격해 움직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제기랄..! 움직일 수 있는 녀석들은 산개해!!"
케일이 병사들에게 왼팔을 뻗으며 외쳤다. 그 순간, 그의 왼팔이 잘려나가며 하늘로 솟구쳤다.
"...!!"
케일이 자신의 잘려나간 팔을 쳐다보았다. 현장의 모든 대원들도 중위의 팔을 보며 경악해 굳어버렸다. 그의 팔이 잘려나간 것을 순식간에 목격하고 반응하며 고통을 참은채 달려나간 자들은 마리와 에리 둘 뿐이었다.
"크으으으--!!"
케일은 팔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신음을 참으며 자신의 팔을 감싸 안고 한 쪽 무릎을 꿇었다. 피가 계속해서 솟구치며 뿜어져 나왔다. 차폐복이 재생제를 투여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딸깍. 치익. 딸깍. 치이이익.]
고통을 견디기 위한 모르핀과 재생제가 투여되자, 케일은 또렷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이를 악물며 일어서려고 했지만 무언가가 그의 등을 한 발로 밟고 짓누르고 있었다.
"이.. 개자식."
케일이 흘긋 뒤를 돌아보니 아까 유탄 직격에서 살아남았던 동화된 자가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눈이 없었지만, 케일을 노려보고 있음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동화된 자는 자신의 네 팔중 두 팔로 케일의 머리를 붙잡고는 나머지 팔로 자신의 생체검을 높게 들어올렸다. 그의 목을 참수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에리와 마리가 주먹과 글라디오를 내지르며 달려들었지만 동화된 자는 케일의 머리를 잡고 있던 손으로 에리의 주먹을 잡아버리고, 마리의 글라디오를 손바닥으로 막아버렸다. 놈의 뚫린 손바닥에서 자주색 체액들이 뚝뚝 떨어졌다.
"이익-! 이익...!"
마리가 글라디오의 손잡이를 손바닥으로 눌러대며 깊숙이 꽂아버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나 동화된 자는 가소롭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툭 쳐 밀쳐버리고는 자신의 손을 뭉개버리고 있는 에리를 쳐다보았다.
"중위님을... 놔..줘!"
에리는 로쉐 장갑을 막은 동화된 자의 팔뚝을 다른 손으로 때리며 뭉개버리고 있었다. 동화된 자의 팔에 구멍이 뚫리자, 그는 분노하며 에리를 다른 손으로 후려쳐 날려버렸다. 그녀의 차폐복 가슴팍이 약간 찌그러지며, 에리는 몇 m를 날아가 하늘로 치솟았다.
"크르르.."
에리를 날려버린 동화된 자는 다시 검을 높게 들어 케일의 머리에 내려칠 자세를 취했다. 그는 조금 웃고 있었다. 인간의 DNA로 만든 괴물이라도 어느정도는 인간의 생각이 존재했던 것이었다. 자신의 동료를 죽인 복수다. 라고 생각하며 그는 생체검을 움직였다.
"...!"
생체검을 내려찍으려던 동화된 자는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마 그가 눈이 있었다면 눈이 큼지막하게 떠졌을 것이었다.
피터가 서 있었다. 기절한 에리를 자신의 품에 들고서. 에리가 하늘로 날아올라 떨어질 때, 그가 받아낸 것이었다. 그의 뒤에는 비틀거리며 자신의 가슴팍에 직접 재생제를 투여하는 코리가 일어서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조용한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특히 피터의 눈은 원래 색깔이었던 하늘색과는 다르게 한쪽 눈이 초록빛을 띠며 빛났다.
피터는 기절한 에리를 조심스럽게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에리가 땅바닥에 눕혀지며 약간 눈을 떴다. 그는 에리와 주위에 숨을 헐떡이며 널부러진 자신의 동료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동화된 자에게 시선을 옮겼다.
"... 네놈의 죄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야, 피터... 놈은 내가 요리한다."
입에서 피 한 줄기를 흘리던 코리가 완전히 자세를 잡고 말했다. 그의 양손에는 로쉐 장갑이 껴져 있었다.
동화된 자는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고는 케일을 발로 차 밀어버렸다. 케일이 흙바닥을 구르며 털퍽 엎어졌다. 재생제 덕분인지 그의 팔에서는 더이상 피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를 아까 밀쳐진 마리가 다가와 보살폈다.
"더이상 피가 흐르지 않아.. 이러면 됐어!"
피터가 발로 걷어차인 케일과 마리를 쳐다보자 마리가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피터도 그 모습에 다시 동화된 자에게 집중했다. 동화된 자는 그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생체검을 한 번 빠르게 휘둘러 묻어있던 피들을 떼어냈다.
동화된 자가 달려나갈 자세를 잡고 발도술의 자세를 취했다. 4개의 팔이 꿈틀거리며 그의 생체검 손잡이를 감쌌다. 동화된 자는 달려나가며 피터와 코리를 단박에 베어버릴 생각인 것 같았다. 코리는 놈의 자세를 보고 피터에게 조그맣게 말했다.
"피터, 부탁한다?"
"...어. 그런데 한번밖에 안 통할거다."
피터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동화된 자를 노려보며 아니, 정확힌 생체검을 노려보며 자신의 글라디오를 스윽 뽑아들었다. 이윽고 동화된 자가 엄청난 속도로 그들에게 접근 해왔다. 차폐복의 신체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능력이 있었어도 눈으로 따라가기 힘든 속도였다. 그러나 피터는 모든 시신경을 집중시켜 놈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했다. 정확히는 놈의 다음 공격이 날아올 곳을 완전히 예측하고 있었다.
"이때다."
피터는 눈을 부릅뜨며 글라디오를 올려쳤다. 그의 글라디오가 챙그랑 소리와 함께 반쪽이나 부서져버렸다. 하지만 동화된 자의 생체검은 그들을 베지 못했다. 생체검은 글라디오가 반으로 갈라질 정도의 충격을 받고는 높이 올려졌다. 피터는 글라디오를 부서뜨리면서도 놈의 공격을 비껴 올려친 것이었다.
"!!!!"
동화된 자의 맨들맨들한 복부가 훤히 드러났다. 동화된 자의 복부는 울긋불긋한 복근이 새겨져 있었으나 그것은 공격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코리의 주먹이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놈의 복부로 날아들었다.
"REVOIR REVOIR REVOIR REVOIR REVOIR REVOIR REVOIR REVOIR-!!!"
주먹은 동화된 자의 복부를 분쇄하고 있었다. 곧 동화된 자의 복부가 주먹에 찢겨져 나가며 자주색 체액들이 솟구쳤다. 동화된 자의 내장이 찢어지며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고 있었다.
"AU REVOIR!-."
(아흐부아: '잘가' 의 프랑스어.)
코리가 내지른 마지막 주먹 한 방에 동화된 자의 복부가 완전히 뭉개지며 터져버렸다. 동화된 자는 몇번 뒷걸음 치다가 뒤로 털퍽 넘어지더니 숨이 완전히 끊어진 듯 피를 토했다.
"... 그 유치한 기합은 언제까지 내뱉을 거야."
"하나도 안 유치하거든?"
피터가 어이없어하며 반쪽으로 부숴진 글라디오를 거두었다. 코리는 자신의 로쉐 장갑에 묻은 체액들을 닦아내며 땅바닥에 흩뿌렸다. 그들은 급소를 맞아 빌빌거리는 동료들을 하나둘 일으키고는, 마리가 보살피고 있는 케일에게로 다가갔다.
"중위님은? 괜찮아?"
"괜찮긴 하지만... 이대로는 작전 진행에 문제가 있을거야."
마리가 케일을 부축시켜 일으켰다. 케일은 동화된 자를 쓰러트린 피터와 코리를 보며 얕게 미소지었다. 케일은 잠시 마리에게 자신을 놓아달라고 말했다.
"마리. 잠시만."
케일은 앞으로 비틀비틀 걸어가 피터의 칼집에 꽂혀있는 글라디오를 빼냈다. 반쪽이 잘려나간 글라디오가 반짝 빛났다.
"역시.. 부서지는 소리가 났었지."
"중위님. 왜 그러십니까."
"...이걸 써라."
케일은 자신의 글라디오를 뽑아 피터의 손에 들려주었다. 그의 글라디오는 영광적인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부터 이건 네 거야. 잘 사용할 수 있을거라고 믿겠다."
"주, 중위님..."
잠시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코리가 헛기침을 했다.
"크흠! 크흠! 이제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저 뒤편을 보시죠?"
코리가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감염 군주가 낑낑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감염 군주는 겁을 먹었는지 최대한 그들에게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다. 거대한 애벌레. 딱 그게 감염 군주의 모습이었다.
"저 새끼는 내가 처리하겠어. 루이를 위해서."
떨리는 손으로 산탄총을 쥐어든 하겐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러나 케일은 그를 말리며 모두가 놈에게 죽음을 집행해야한다고 타일렀다.
"그만 둬라. 하겐. 우리 모두가 놈에게 증오를 갖고 있잖냐. 모두가 갚아야 하지 않겠어?"
"...알겠습니다."
"다들 수류탄 하나씩은 남았나?"
"네."
"당연하죠."
"예."
코리를 제외한 대원들이 수류탄을 한 개씩 꺼내들었다. 코리는 당황하며 수류탄을 찾아 몸을 더듬었다.
"나, 나는 없는데!"
"...코리. 아까 네가 2개나 썼잖냐."
팔런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코리는 기억났다는 듯 아 하며 탄식을 내질렀다.
"그럼 나는 원수를 못 갚는거야?!"
"진정해. 코리. 그럼 네가 대표로 감염 군주의 살갗을 글라디오로 그어라. 나머지는 그 상처 속으로 수류탄을 작동시키고 집어 넣는다. 실시해."
"예!"
대원들이 무방비로 노출된 감염 군주를 향해 달려갔다. 감염 군주는 적들이 가까이 오자 끼에엑하는 비명을 질러댔다. 분명히 두려워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리, 너는 왜 안 가지?"
떠나지 않고 자신을 부축하고 있던 마리를 본 케일이 수류탄을 하나 꺼내 그녀의 앞에서 흔들었다. 마리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젓곤, 그를 계속해서 부축했다.
"누군가는 부축을 하고 있어야지요."
"...고맙군."
대원들은 감염 군주의 옆으로 돌아가 놈의 빵빵한 배를 걷어차거나 총으로 후려치는 등 분풀이를 했다. 이후, 코리가 글라디오를 뽑아 달려가며 놈의 배를 일자로 그어버렸다. 보라색 피들이 배어나오며 그의 글라디오를 더럽혔지만 코리는 개의치 않았다.
"자! 끝내버리자고!!"
피터가 크게 외치자 동료들이 와 하며 함성을 내질렀다. 그들은 일제히 수류탄의 핀을 뽑고 감염 군주의 상처 사이로 던져넣었다. 감염 군주는 어떻게든 도망가기 위해서 몸을 움직였으나 느리기 그지없었다. 대원들이 멀리 떨어지자, 한 마리의 거대한 애벌레는 몸을 꿈틀대다 마지막 비명을 내질렀다.
[ 콰아아앙 ! ]
수류탄들이 폭발하며 감염 군주를 반으로 잘라버렸다. 사방으로 감염 군주의 살점이 튀어나갔다. 드디어 그들은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해낸 것이었다.
"이겼다!"
"꼴좋다, 개새끼!"
"와아아!!!"
"이제 차량으로 돌아가자! 전선으로 돌아가 맘껏 먹고 마시고 취하자고!!!"
"그래! 그러자고!!"
"중위님. 가시죠. 모든게.. 모든게 끝났네요."
"....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겠지만.. 잠시는 평화롭겠지."
마리의 부축을 받는 케일과 그의 결사대원들은 탑을 빠르게 내려왔다. 수송차량에서 대기하던 병사들과 운전병들이 손을 흔들며 그들을 환영했다.
"성공할 줄 알았어!"
운전병은 그들의 귀환을 보며 자신 옆에 있던 병사의 헬멧을 후려쳤다. 맞은 병사도 하하하 웃으며 운전병의 헬멧을 때렸지만, 운전병은 굳어버린 채 그와 웃지 않았다.
"야, 왜 그래? 갑자기 정색을 하고는."
"저, 저, 저저저저!!!"
운전병은 떨리는 손으로 귀환하는 결사대원들의 뒤를 가리켰다. 맨 후미에 있던 케일과 그를 부축하는 마리 뒤에서 피를 흘리며 칼날을 높이 들어올리는 동화된 자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