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8화 〉[연방 이능력병단 3] (68/131)



〈 68화 〉[연방 이능력병단 3]

"(으음...)"


피터는 환하게 열린 문들이 내뱉는 섬광에 잠시 눈을 가렸다. 6개의 열린 문에서는 흑갈색의 방탄복을 입은 병사들이 자신만만하게 걸어나왔다. 피터는 그들이 모두 이능력병단의 마인드 능력병이라는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제 뭘하려는겁니까! 이딴게 테스트라고 보이지는 않는데요?"

"피터는 약간 분노하며 안이 보이지 않은 유리창을 보고 소리질렀다. 그러나 스피커에서는 제렌 대령 대신 모르는 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위님, 진정하십시오."

"너는 누구지? 지금부터 무슨 테스트를 시작할 건지, 말하지 않는다면 협조하지 않겠어. 연방의 권한이더라도 너희들이 내게 뭘 원하는지는 나같은 찌끄래기 병사도 알아야하지 않겠냐?"

"...저는 헤르테츠 하사입니다. 제렌 대령님 직속 소대원이지요. 어쨌든, 지금부터는 6명의 능력자들이 여러가지의 테스트를 진행할 것입니다. 소위님께서는 그들의 능력을 체험하고, 그들의 능력이 어땠는지 설명해주십시오."

"결국 나를 이런저런 마인드 능력자들의 모르모트로 써먹겠단 소린가?"

"그건 아닙니다만, 소위님의 마인드 능력을 정확히 알아내기 위한 테스트이니 협조해 주십시오."

"제길..."

피터는 약간 고민했다. 연방이 하는 명령에 거역할 생각은 없었지만, 대뜸 기절시켜서 끌고온 것도 모자라 여러가지 능력을 시험하겠다니. 웬만한 이라면 분통터질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피터는 욕이 튀어나오려는걸  참고 연방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알았어. 진행하자고."


"대령님, 피터 소위가 테스트 진행을 하기로 마음 먹은것 같군요."

"...그럼 먼저 훈부터 시작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피터 소위님, 처음으로 능력을 발휘할 자는 아까도 만났던 훈 상병입니다. 상병, 1분 내로 준비를 마쳐라. 능력을 사용해서 공격해도 좋다."


"(망할, 지금 공격이라고 했어? 잘못하다가 내가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어쩌자는거지?)"

속으로 욕설을 몇천만번 내뱉고 있는 피터를 보며, 훈이 스피커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훈은 피터에게 저벅저벅 걸어가 경례를 했다.


"수호. 저는 제스터 훈입니다. 저는 약간의 염동력과, 물질을 원자 단위로 분해하는 에너지 투사 능력이 존재합니다. 아까처럼,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피터 소위님."

"...원자 단위라고?"

피터는 약간 긴장했지만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훈도 그와 시선을 마주치고 손가락 끝에 야구공만한- 파직거리는 마인드 에너지를 모았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피터에게 천천히 가져다댔다.


"조금 아플수도 있겠습니다. 소위님."

"(미친 자식.. 원자 단위로 분해하는  나한테 들이대지 말란 말이야.)"

"걱정 마십시오. 설령 피터 소위님의 마인드 능력이 통하지 않아 부상을 당하더라도, 상처를 말끔히 되돌려 줄 수 있는 병사들도 테스트실 내부에 존재하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괜찮을 겁니다."

헤르테츠 하사가 마이크에서 입을 떼고는 제렌을 쳐다 보았다. 제렌은 팔짱을 끼며 유리창 너머의 피터가 긴장하는 모습에 쯥 혀를 찼다.


"소위의 능력이 사실이라면, 아주 괜찮겠지."

훈의 에너지 볼이 피터의 가슴팍에 가까이 오자, 푸른 빛이 번뜩였다. 피터는 살짝 두려움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으나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이상함을 느꼈다.


"끝났나?"


피터가 실눈을 뜨고 자신의 가슴팍 가까이까지 왔던 에너지 볼을 보았다. 훈의 손가락 끝에 살랑거리며 달려 있던 에너지 볼은 피터에게 가까이 가며 형체를 잃어가고 있었다. 끝에는 에너지 볼이 피직하는 불꺼지는 듯한 소리를 내고는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 훈과 피터는 동시에 굳었다.


"이, 이게  없어지는거지..?"

훈은 당황한 기색을 여기저기 뿌려대며 자신의 손가락을 거두고는 미세하게 몸을 떨었다. 피터는 다행의 한숨을 휴 내뱉으며 유리창을 쳐다 보았다.


"이제 됐습니까? 뭐, 원자 단위로 분해하는 에너지 볼도 없어졌다고요!"


그러나 스피커에서는 차가운 제렌의 음성이 그에게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줄 뿐이었다.

"아니다, 소위. 아직 5명이 더 남지 않았는가?"

"아.. 빌어먹을."


피터는 창밖의 그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조용히 속삭이고는 남은 5명의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그가 병사들을 바라보자, 병사들 중에서 어느 여성이 걸어 나와 경례를 했다.

"수호, 반갑습니다. 소위님. 저는 연방 이능력병단 소속 의무병 메즈 하나입니다. 기억하실련지요?"

"...?"


어딘가 익숙한 병사의 외모는 피터가 분명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잠시 훈련병 시절 겪었던 교육 훈련을 떠올렸다. 훈련 교관인 슐터가 쏜 총탄을 멈추고, 상처를 치유한 병사. 메즈 하나.


"그때 만났을때는 훈련병이셨는데, 1년 가까이 된 지금은 벌써 소위라니... 연방이 소위님을 엄청나게 아끼시는게 틀림 없군요."

"아, 아니야..요."


"후훗, 이젠 당신이 저보다 직급도, 실전 경험도 많은데 왜 존댓말을 하시고 그러시죠?"

"...훈련병 시절이 잠깐 생각이 나서 그랬어."

메즈는 후후 웃고는 피터에게 군용 나이프를 건넸다. 글라디오 보다는 조금 더 작은,  그대로 나이프였다. 피터가 나이프를 건네받자 메즈는 자신의 양손을 꺼내들었다.


"이건 왜 주는거지?"

"그건 내가 설명하지. 소위."

침묵이 이어지던 스피커에서 제렌 대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터는 순간적으로 유리창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

"메즈 하나는 연방 이능력병단에서도 손에 꼽는 치유 능력을 가진 병사네. 즉, 그녀의 치유 능력이 자네에게도 통하는지, 아니면 역시 이능력 무효화라 통하지 않는지 확인해야겠네."


"그래서, 제 손으로  팔뚝을 베어버리라는 겁니까?"

"그렇네."


"...조금 아프겠군요."

피터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자신의 손에 쥐어진 나이프의 검집을 벗겼다.


"으."


새하얀 날이 방에서 빛나는 전등빛에 의해 반짝였다. 피터가 나이프를 들고 잠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메즈의 눈에 들어왔다.


[스으으윽]

칼날은 피터의 맨살을 손쉽게 베고 들어갔다. 피가 송골송골 맺히며 그의 팔뚝 주위를 적셨다. 피터는 칼에 베이는 고통에 쓰읍하며 신음을 참았다. 더럽게 아픈 테스트군, 하며 그는 중얼거렸다.

"제 손을 잡으세요. 소위님."

메즈는 그런 피터에게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와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의 팔뚝이 베인 고통은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었다.

"어떻게 한거지? 재생제도, 모르핀도 없는데."

"제 능력입니다. 고통 경감. 이제 치유 능력도 보여드려야겠군요."


메즈가 그의 팔뚝에 난 상처에 손을 닿지 않으면서, 주위를 살살 문질렀다. 따듯한 입김이  불어지는 느낌이었다. 피터가 자신의 팔뚝을 보자 뚝뚝 떨어지던 피는 곧 멈춰서 흐르지 않고 있었고, 베인 상처는 조금씩 붙어가며 절개된 부분을 붙이고 있었다.

"으음."


"메즈, 고통 경감을 풀어라."

제렌의 명령에 메즈가 피터의 팔을 감싸던 고통 경감 능력을 해제했다. 곧 피터의 팔에는 베인 상처의 격통이 찌르듯 울렸다. 이건 마치 따가운 송곳으로  찌르는 고통과 맞먹었다.

"앗, 따거라!"

피터는 팔을 뒤로 빼지는 않았지만 팔뚝에 힘을 꽈악 주었다. 그가 놀람과 동시에 메즈의 치료는 즉각적으로 재생이 멈추었다. 피터는 메즈의 재생을 막아낸 것이었다.


"...대령님. 소위가 메즈의 치유를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고통 경감을 풀기 직전까지는 잘 재생이 되고 있었는데..."

"헤르테츠. 내가 보기엔 소위의 이능력 무효화는 자신이 즉각적으로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또는 거부하는 것 같군."

"대충 알 것도 같은데, 오묘하군요."

"소위의 팔을 봐. 분명히 고통 경감과 치유는 소위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느끼듯 '이로운' 영향의 능력이다. 하지만.. 고통 경감을 풀자 소위의 이성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지. 소위의 몸은 고통 경감이 막아주던 원래의 고통과 재생을 연관있다고 착각한거야."

"그렇다는 것은?"


"곧바로 고통 경감 해제의 원인이 치유 능력이라고 가정한 뒤 치유 능력을 막아버린거지."

"만약 소위가 고통 경감을 해제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재생이 중단되는 일은 없었겠군요."


"그렇지. '몸이 반응하기도 전에 뇌가 이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될테니."

"매커니즘이 복잡하군요. 어쨌든, 메즈는 이제 그만하고 다른 대원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알겠네."

헛기침을 한 헤르테츠는 마이크에 입을 가져대대고는 스피커를 통해 다음 대원의 이름을 불렀다.


"칼스, 소위님께 능력을 행사해도 좋아."


스피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어느 병사가 유리창을 돌아보고는 고개를 끄덕했다. 그가 앞으로 걸어나오자, 피터의 팔을 완전히 치료한 메즈가 살짝 뒤로 물러났다.


"수호, 저는 연방 이능력병단 칼스 쿠헨 일병입니다. 소위님, 저는 *파이로 매니악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준비는 되셨습니까?"
(*파이로 매니악: 불길, 화염을 다루는 능력)

"뭔진 모르겠지만... 할거면 빨리해."

피터는 완전히 치료된 상처 부위에 묻어있는 피를  닦아내고는 그를 보았다. 칼스는 손가락을 튕기고는 손을 쫙 펼쳤다. 그 위에서는 조그마한 불꽃이 화르륵 타오르고 있었다.


"(불을 쓴다는 소리였어? 씨팔, 지들만 아는 말로 나랑 대화하지 말라고.)"


칼스는 자신의 오른손바닥 위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 왼손을 가져가 조그마한 불덩이를 손가락으로 집어냈다. 그는 전혀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보였다. 그가  자신의 불에 고통을 느꼈다면, 저렇게 느긋하게 있지는 못할테니까.


손톱만한 불덩이를 손가락으로 집은 칼스가 피터의 위아래를 살펴보더니  하고 튕겼다. 불덩이는 총알 같은 속도로 피터에게 날아들었다.

하지만 역시는 역시나. 조그만 불덩이는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피터에게 닿지도 못하고 중간에 소멸해버렸다. 칼스는 잠시 흠하며 턱을 만지고는  강하게 불을 쬐여도 괜찮겠냐고 피터에게 물었다.


"소위님, 저는 앞으로 3초간 불을 '방사'할 겁니다. 괜찮겠습니까? 싫으시다면, 그만두겠습니다."


"이미 원자 단위로 분해하는 에너지 볼도 던진 녀석이 있는데, 불 정도야."


"...그렇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칼스는 주위의 다른 이들을 물러나라는 의미로 손바닥을 흔들었다. 병사들은 그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멀찍이 뒤로 물러났다. 모두가 안전 거리에 도달한 것을 본 그는, 테스트실 안의 모두가 들을 수 있을정도로 크게 박수를 쳤다.


그는 마주잡은 손바닥 사이에서 무언가를 똘똘 뭉치더니 이윽고 양손바닥을 피터에게로 향했다. 그 순간 4000도가 넘는 화염이 화염방사기에서 뿜어지듯 피터에게로 방사되었다.

1초, 2초, 3초가 흐르고 칼스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은 언제 생겨났었냐는 듯이 손쉽게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피터가 머리카락 끝이 약간 그을린 채  있었다.


"끝났나?"


"..."


칼스는 잠시 자존심이 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뒤로 스륵 물러났다. 제렌은 그것을 보고 박수를 쳤다. 제렌의 박수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테스트실 내부로 흘러들어왔다.


"완벽해. 머리카락 끝이 조금 그을리긴 했지만.. 그래도 파이로 매니악을 견뎌내다니."

"마냥 좋아할 것은 아닌  같습니다. 이능력 무효화가 아니라... 무효화에 가까운 능력이란게 밝혀졌잖습니까?"


"...훈련을 거치면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너무 그렇게 생각하진 마. 무효화에 가까운 능력이니... 이거 어디서든지 탐을  능력인데."

헤르테츠는 눈을 반짝이는 제렌을 보고 잠시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다시 마이크에 대고 다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좋아. 칼스. 수고했어. 다음엔 메리나 차례인가?"


헤르테츠의 지시에 메리나라고 불리는 병사가 피터에게 걸어왔다. 그녀도 피터에게 예를 갖추어 경례를 건넸다.


"수호. 피터 소위님. 저는 메리나 헤크렌 병장입니다. 제 능력은 *사이코키네티칸입니다. 염동력을 사용한다는 뜻이지요."

"염동력은 싫은데."


"테스트 시작하겠습니다. 소위님."

"(말을 들은 체도 안하네.)"


메리나는 피터에게 손을 향하고는 손바닥을 활짝 펼쳤다. 펼쳐진 손바닥에서 웅웅거리는 보랏빛의 에너지가 모이더니, 공기 중으로 산산이 퍼져나갔다.

산산이 퍼져나간 에너지들은 피터의 몸을 살짝 감싸고는 쥐어짜듯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물론 힘을 가한 것은 메리나 자신만의 생각이었고, 피터는 누군가가 자신을 살짝 잡고 있다고 느낄 뿐 별다른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으읏."

메리나는 계속해서 손에 힘을 주며 그를 쥐어버리려고 했으나 손이 돌멩이를 쥐고 있는 것처럼 쥐어지지 않았다. 거대한 힘에 가로막힌 듯한 느낌이었다. 메리나는 계속해서  전체에 힘을 줬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온 몸의 핏줄이 곤두서도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었다.


"..하아..하아.."

메리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염동력을 해제했다. 그녀가 비틀거리자 옆에 있던 칼스와 메즈가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피터는 그녀가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피터로서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 병사가 알아서 쓰러진 꼴이었으니.


"완벽해. 대단하군!"

제렌은 호탕한 웃음 소리와 함께 만족했다. 그는 피터를 추켜세우며 대단한 녀석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바람을 이용한 능력, 몸의 원하는 부분을 무겁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병사들도 있었으나 피터에게는 털오라기 하나도 건들기 버거워했다. 피터의 몸은 무엇에서인지, 적대적인 마인드 에너지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었다.

"대령님. 테스트가 전부 끝났습니다. 오늘은 병사들과 소위를 휴식시키죠."

"난 저 병사가 가진 가능성을 다른 연구원들과 조사해봐야겠네. 이후 처리는 자네 맘대로 진행해."

"알겠습니다."

대령이 관찰실 밖으로 나가고, 헤르테츠는 마이크에 대고 테스트의 종료를 알렸다. 병사들은 유리창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자신들의 방으로 되돌아갔다. 피터는 잠시 홀로 테스트실에 남아있으면서 아까 그을린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있었다.


"이번 테스트는 어땠습니까?"


"?"

헤르테츠 하사가 테스트실에 남아 있는 피터에게 말을 걸었다. 피터는 손가락을 뿌득 거리며 풀고 기지개를 한 뒤에, 그리 어렵진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리 어렵진 않았어."

"...하지만 조금 당황하신 모습도 봤는데요."


"자네 같으면 원자 단위로 분해한다는 걸 가슴팍에 들이대는데, 당황하지 않을 수 있나?"

"뭐. 알겠습니다. 오늘은  휴식하셔도 좋습니다. 내일은 미래 예지 테스트를 해 볼 겁니다. 소위님의 예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혹은 언제 발동되는 지를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내일이 될 겁니다. 그럼."


테스트실에 연결된 스피커가 투욱하는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조용해졌다. 그와 함께 테스트실 내부는 어두컴컴해져, 피터의 눈엔 출입구등이 빛나는 것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마인드 능력자라니. 대체 어떻게 발현한걸까."


피터는 고민이 담긴 혼잣말을 짧게 내뱉고는 출입구를 통해 테스트실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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