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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따먹음-49화 (49/242)

< 49화 > 없다시피 하지만, '이모'의 말랑말랑한 젖가슴이 닿았다

내게 뒤통수를 얻어 처맞은 '이모'는 눈이 튀어 나올 정도로 놀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꼴을 멍하니 바라만 보는 '엄마'의  표정에도 놀람이 가득하고.

나 또한 갑작스럽게 다시 나타난 시스템에 놀랐다.

[■ □영 / 2□살]

[□ 녀]

"…최지영?"

"흐끆!"

필터링되어 보이지 않는 아마도 '이모'의 원래 이름을 중얼거렸는데, 또 놀라서 딸꾹질을 한다.

그리고 그렁그렁하던 눈물은 아주 쏙-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 아, 아들! 너, 지금… 이, 이모한테…."

'엄마'가 두어 박자 늦게 내 앞을 가로막았다.

"…엄마, 얘 너무 싸가지 없지 않아요?"

"너, 너어! 저리 안 비킬래?"

'엄마'가 몸으로 나를 뒤로 밀어내며, '이모'를 감싸고 돌았다.

이에 뭔가 조금 서운하다고나 할까… 왠지 모를 감정에 휩싸였다.

"아무리 그래도 애 머리를 때리면 어떡하니! 말로 해도 되잖아!"

확실히 이쁨을 받고 자란 티가 난다.

막둥이도 저런 막둥이가 없었을 테니, '엄마' 말처럼 아주 오냐오냐 하고만 자랐을 것이다.

그래서 내게 얻어 처맞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른 이모한테 사과 안 해?"

그리고 '엄마'의 표정도 난감함이 가득했고.

내 앞에서 막무가내로 '이모'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한 번만 넘어가 달라며 내게 눈짓을 보내고 있었다.

"아, 사과? 해야지."

그래도 한 대 후려갈겼다고 마음이 조금은 풀린다.

빠악?!! 하고 울리던 손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확-!

"꺄, 꺄아아앙!"

내가 다시 한번 손을 치켜 올리자, '이모'는 또 고함을 치며 손으로 뒤통수 막았다.

물론 또 때릴 생각은 아니었다.

"아, 아들!"

"어휴, 내가 또 때리겠어? 사과 하려고 손 좀 내민 건데."

마치 악수를 건네는 것처럼 손을 내밀고 흔들었다.

그리고 얼른 손을 잡으라는 눈치를 줬지만, '이모'는 묵묵부답으로 내 사과를 무시했다.

"싫어요? 싫으면 말고."

내가 아쉬운 것? 전혀 없었다.

다 '엄마'를 생각해서 '이모'에게 사과를 건넸을 뿐이고, 안 받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내가 뭐가 아쉬워서 안 받겠다는 사과를 억지로 받아 달라 애원할 필요는 전혀 없었으니까.

"난 방에서 쉴게. 이모는 식사 맛있게 하세요."

나는 아직도 머리를 감싸고 있는 '이모'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고는 몸을 돌렸다.

싸가지가 바가진 건 차치하고, 어차피 당분간이라도 함께 지내야 한다.

그래도 '엄마' 동생이라니까, 최소한의 예의만큼은 지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는 그랬다.

"야, 야아아아악!!!"

뒤에서 커다란 외침이 울렸다.

분명 '이모' 목소리였다.

"어, 어! 지, 지영아!!"

그리고 이어지는 '엄마'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는데, 내게 몸을 던지는 '이모'와 눈이 마주쳤다.

"어, 아!"

마치 세상이 슬로우 모션 같았다.

그렇게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흘러갔고.

이내 '이모'의 몸과 내 몸이 포개어진다.

그 몸은 작고 부드러우면서도 연한 피부 아래로 딱딱한 뼈가 드러날 정도로 빼빼 말라서 가벼웠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이모'를 안아 들었는데, 콰득- 하는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아, 아아악!!"

마치 귀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아니면 커다란 주삿바늘이 귀를 뚫고 들어오는 듯했다.

물론, 실제로는 '이모'가 내 귀를 있는 힘껏 깨물었다.

"야! 야아!!"

"으윽! 웁!"

품에 안긴 '이모'를 집어 던지려다가, 본능적으로 몸을 멈칫했다.

이 와중에 정말 귀라도 뜯겨져 나가면 어떡하냐는 걱정이 앞선다.

"어, 엄마. 이 미친년 좀 어떻게 해봐!"

"으으읍! 웁! 으윽!"

'이모'는 내 귀를 아주 악을 쓰면서 깨물었다.

'엄마'는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만 하고 어쩔 줄 몰라했다.

"너, 뒤진다! 빨리 안 놔?"

"으으윽!!"

"아, 진짜… 씹…."

"지, 지영아!"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그 통증도 점점 둔해진다.

그리고 익숙해지며 이내 참을 만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모'를 품에 안은 채로 자리를 옮겼다.

거실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고.

그리고 소파 위에 올려 놓았다.

"…내가 놓으라고 했지?"

"으, 으읍! 흑! 흐윽!"

나는 '이모'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꼬집었다.

살집도 얼마 없어서 집히는 양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으으윽!"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꼬집히는 게 참을만 한지 내 귀를 깨물은 채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도리어 뒤로 벌러벙 등을 기대는 바람에 내 몸이 덩달아 따라간다.

그리고 팔에는 역시나 없다시피 하지만, '이모'의 말랑말랑한 젖가슴이 닿았다.

"흐! 흐읍!"

제법 노골적인 스킨십이었음에도 '이모'는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은근 문질러봐도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혹시, 너무 절벽이라 느낌이 없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도 들었다.

"…이제 안 놓으면 진짜 후회합니다…."

귀는 욱신욱신하고 침으로 질척질척하다.

그리고 계속 참기만 하기에는 이미 인내심이 한계에 가까웠다.

"흐! 흐읏!"

어디 해 볼 테면, 해 보라는 듯 콧김만 잔뜩 뿜어내며 버티고 있다.

"어휴! 진짜 지영이 너는 왜 자꾸 이러는 거야!"

찰싹! 찰싹!

"으, 으으응!"

'이모'를 어디부터 조져버릴까, 내가 그렇게 고민하던 때에 '엄마'의 손이 '이모'에게 날아들었다.

"너, 빨리 안 놓으면… 집으로 데려가 버린다!"

그렇게 개기고 개기던 '이모'가 '엄마'의 저 말에 화들짝 놀라며 몸을 떨었다.

그리고 절대 벌리지 않을 것 같았던 입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아, 안 돼… 집에는 안 갈래. 응? 나, 안 데리고 가면 안 돼? 진짜 잠만 잘게요. 언니, 응?"

피해자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이모'는 '엄마'에게 매달리며 애교를 부린다.

"아들, 괜찮아? 으이구, 진짜… 누굴 닮아서…."

'엄마'가 휴지를 몇 장 뽑아서 내 귀를 닦아준다.

"아, 아아…."

"어쩌니… 지금 멍이 들어서…."

"아… 멍까지 들었다고?"

"으, 응… 피는 안 나는데, 조금 시퍼렇게 변했어…."

손으로 귀를 매만졌다.

피가 안 난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었지만, 귓볼부터 아주 잇자국이 깊게 패인 상태였다.

"최지영! 아무리 네 조카라도 너보다 한 살이 많잖아. 아들, 아들도 그래도 네 이모잖니… 그러니까 서로 존중하면서, 친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얼굴 붉힐 일은 안 만드는 게 좋지 않겠니?"

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모'는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어, 언니도 근데 봤잖아… 쟤가 먼저 내 머리 때렸단 말이야아…."

"그래서 사과했잖아요. 근데, 이모가 안 받았으면서."

"야아! 그게 사과였어?"

"네, 사과였는데요."

"…하, 얘들이 또…."

내게 또 달려들려는 '이모'를 '엄마'가 붙잡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난리를 피우면 집으로 데려간다는 말에 '이모'의 입이 댓발 튀어나왔다.

"아, 알았어… 얌전히 있으면 되잖아…."

"그럼 서로 악수 하면서 화해해."

"…쟤랑 나랑 악수를 하라고?"

'이모'가 정말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야, 아니… 이모. 저도 싫거든요?"

누구는 좋아서 사과를 먼저 건넸던 게 아니다.

"뭐!?"

"얘들이 화해를 하라니까, 왜 또 싸우려고 그래. 아들도 그만하고, 이제 그만 화해하자, 응?"

그리고 다시 '엄마'의 중재에 '이모'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게 악수를 건넨다.

"…빨리 해. 언니가 시키니까, 그래서 억지로 하는 거야."

"하… 지영아."

"아, 알았어. 그, 그냥 하는 말이 그렇다는 거지… 깨, 깨물어서… 미, 미, 미안…."

얼마나 내게 사과를 하기 싫었으면 말까지 더듬는다.

그리고 아랫 입술을 꼬옥- 깨물면서, 싫은 티를 숨길 생각도 없는지 아주 풀풀 풍기고 있었다.

"네. 저도 존나 싫은데, 엄마 생각해서 화해하는 겁니다."

"아들!"

어쨌든 우리는 손을 마주 잡았다.

손은 또 왜 이렇게 작은지 한 손에 모두 들어올 정도였다.

"아, 아아! 세게 잡지 마!"

그리고 손에 힘을 조금 줬더니, 엄살도 아주 수준급이었다.

몸을 막 비틀면서, '엄마'에게 죽을 것 같은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엄마, 이거 엄살이에요. 엄살."

"어, 엄살은 무슨 엄살! 이, 이제 빨리 놔!"

'엄마'는 그런 우리를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마치 그 시선이 나와 '여동생'을 볼 때와 비슷했는데, 새삼 '여동생'이 '이모'와 동갑이라는 사실이 신기했다.

"…근데, 스무 살은 맞아요? 아닌 거 같은데."

"뭐, 뭐?! 그럼 너도 내가 뭐 애같다는 소리야!?"

약간 '이모'의 발작 스위치 같았다.

내 말에 눈을 부릅뜨며 무섭지도 않은 얼굴로 무서운 척을 하고 있었다.

"네. 애 같은데요."

"이, 이, 이이익!!"

그리고 내 대답에 분함을 참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하지만, 내가 꽉- 잡은 손도 풀지 못해서 낑낑대고 있었다.

"아들… 이모 너무 괴롭히지는 마, 응?"

그리고 '엄마'가 내 뒤에서 등을 두드려 주며, 부탁 아닌 부탁을 하고 있어서, 잡았던 손을 풀어 주었다.

"…너, 너 진짜 두고 봐."

"하! 두고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던데."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야?"

"그럼 여기 이모 말고 누구한테 하는 말이겠어요?"

나는 과장된 몸짓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당연하지만, 거실에는 나와 '엄마', '이모'가 전부였다.

그리고 한껏 분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그런 '이모'를 마주 바라보고.

아주 마음껏 비웃어주고 있을 때였다.

띠- 띠- 띠- 띠-

도어락에 비밀번호가 울리고 있었다.

띠리링- 철컥-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문이 열리고, 이내 '여동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 서현아아아아!!"

근데, '이모'가 '여동생'을 부르며 다다다다- 현관으로 달려간다.

"어, 어! 야, 네가 왜 여깄어."

"서현아아아아!!"

평균보다 조금 더 큰 키를 가진 '여동생'이지만, 그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아 보이는 '이모'가 서로를 마주 껴안았다.

그런데, 그것보다 '여동생'이 '이모'를 편하게 부른다는 사실이 더 의아했다.

"쟤, 쟤가 나, 막, 때렸어! 그리고 또, 막, 꼬집고, 그래서 너무 짜증나아!"

"하… 오빠랑 싸우기라도 했어?"

"…오빠? 쟤가 왜 오빠야! 그리고 서현이 너도 오빠라고 안 불렀잖아!"

"야, 야… 조용히 좀 해."

눈치를 살피는 '여동생'과 눈이 마주쳤다.

"너도 그랬잖아! 저 새끼 짜증난다고!"

"내, 내가 언제 새끼라고 했어…."

아무래도 저 둘은 평소에도 내 험담을 즐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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