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막간 - 오! 나의 주인님!
"그, 그러니까…."
그녀는 다음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한마디만 더했다간 부끄러움에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어쩌다 이런 말을 해서!
미노타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열심히 갈고닦은 바느질 실력을 자랑하겠다는, 다소 귀여운 계획은 저 멀리 사라진 뒤였다.
가올리스는 바느질 도구를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머뭇거렸다.
"주인."
묵직한 목소리에 고개를 든다.
가올리스는 침을 꿀꺽 삼켰다. 미노타우로스의 성기는 천을 찢고 나올까 걱정이 될 정도로 우뚝 솟아있었다.
그녀는 몰랐으나, 지금 본인의 모습은 수컷의 음심을 한계까지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커다란 가슴 위로 희미하게 비친 분홍색 꼭지와 잘록한 허리 그리고 풍만한 골반을 본다면 누구라도 혹할 것이다.
이는 미노타도 예외는 아니었고, 가올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암컷이란, 자신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수컷에게 끌리는 법.
커다란 덩치, 강인한 체력, 무슨 부탁이라도 무리 없이 해내는 성실함,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지켜주는 믿음직스러운 모습과 더불어 끝없는 충성심은 가올리스의 마음을 동하게 하기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는 미노타의 자지.
보는 것만으로도 아랫배가 뜨겁게 달구어지는 기분이다.
"하아…."
가올리스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끝없는 망상에 빠져들었다.
저게 내 다리 사이로 들어간다고? 정말로? 하, 하지만 붉은 머리 인간은 무리 없이 받아들였잖아. 나도 괜찮지 않을까? 나도 그 인간처럼, 장난감처럼, 배가 부풀 정도로 가득 찬 사정을―…
"으으?"
정신이 번쩍 든다. 솔직히 말해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고민하는 이유는 오직 미노타를 위함이리라.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미노타가 만족한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이렇게라도 보답할 수 있는 게 어딘가.
나름의 결심을 한 그녀는, 문득 미노타의 얼굴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널 이렇게 아끼는데, 놓치고 싶지 않은데, 늘 곁에 있고 싶은데, 너는 날 어떻게 생각하니.
두 배 이상의 키 차이.
미노타의 얼굴을 보려면 목이 빠지라고 고개를 들어야 했다.
"어…?"
그러나, 흥분과 긴장감으로 가득 찬 가올리스와 다르게 미노타의 얼굴은 지극히 무덤덤했다. 철없는 아이를 보는 듯한 눈동자엔 안타까움마저 깃들어 있었다.
"밥. 준비한다. 늦지 않게 와라 주인."
그러곤 그대로 지나쳐 본인의 굴로 돌아가버렸다.
"…."
온몸에 힘이 빠진다. 손에 들린 바느질 세트는 어느새 떨어져 흙먼지로 뒤덮였다. 가올리스는 후들거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곤 이를 악물었다.
멋대로 흥분하고, 고민한 나만 바보 같잖아. 처음인데, 그래서 고민한 건데, 왜 너는 아무 반응 없는 거야. 차라리 단호하게 거절이라도 했으면 속이라도 편했을 텐데.
`…설마, 그 붉은 머리 인간 때문에?`
만약, 내가 그 인간보다 매력이 없어서 그런 거라면. 여자로서 매력이 충분치 못한 거라면…
가올리스는 충격에 무어라 말도 못하고 눈물만 질끔 흘렸다.
`어떻게 해야 하지?`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미노타우로스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
몬스터는 본디 지배와 파괴에서 쾌락을 얻는 존재. 미노타가 자신을 파괴할 리 없으니 `지배`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미노타가 내게 정복감과 지배욕구를 느끼게 만들면 된다. 그러니까… 내가 노예가 되고… 역으로 미노타우로스가 주인이 된다면…
-꿀꺽.
`그, 그래도. 명색이 주인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든 가올리스는 머리를 흔들고 자기합리화를 시작했다.
`미노타가 없었으면 난 이미 죽거나 트롤들의 장난감이 되고도 남았어. 이런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잖아. 미노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날 먹여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이런 고민조차 미노타가 있기에 할 수 있다는 걸 왜 모르는 거야?`
무릇 남녀의 관계란, 망설임을 깨부수는 것부터 시작하는 법. 망설이기만 한다면 무엇도 이룰 수 없다. 가올리스는 사치스런 고민은 잠시 내려두기로 했다.
"미노타."
몬스터는 동정 따위의 감정을 품지 않는다.
자신보다 약하면 짓밟고 정복한다.
그게 자연의 섭리다.
허나, 미노타는 힘을 잃은 주인을 섬김으로써 섭리를 거스르고 있다.
가올리스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그러니, 이제는 보답하려 한다.
미노타는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주인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주인…?"
가올리스는 미노타가 고개를 돌리자 곧바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숙인다.
두 손은 가지런히 모아 바닥을 짚고 머리를 내린다.
마지막으로, 엉덩이를 살짝 치켜들어 복종의 자세를 취한다.
유진이 미노타에게 범해지기 직전 행했던, 굴욕적인 가축의 모습을 똑같이 따라한다.
이 천박한 자태에 부디 미노타가 만족했기를 바라며 낮게 읊조린다.
"지, 지금까지… 돌봐주셔서…."
나는… 백색 재앙이라 불리는 혹한의 악마이자 미노타우로스의 주인.
"감사,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마리의 암컷.
"…주, 주인님."
뚜둑.
끊어진 것은 미노타의 이성일까, 가올리스가 넘어버린 선일까.
알 수 없었다.
혹은 둘 다일 수도 있고.
"쿠오오…."
가올리스의 계획은 잘 먹히다 못해 미노타의 본능을 한계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수십 년을 변함없이 섬긴 주인이 머리를 박고 조아린다니? 이 배덕적인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 미노타는 하의를 가린 천을 거칠게 찢어버리곤 우람한 자태의 남성기를 꺼내 들었다.
―쿠오오오오!!!!!!
천장에서 돌조각이 떨어질 정도로 크게 울려 퍼지는 외침.
"히끅…."
드디어 나를 봐줬어.
이제야 보답할 수 있어.
마침내 이어질 수 있어.
자신을 주인이 아닌 암컷으로 보는 시선에, 가올리스는 깊게 피어오르는 환희를 느꼈다.
미노타는 개처럼 엎드린 가올리스의 머리 위에 자지를 올려놓고 한참을 서 있었다. 마치 선전포고. 이 정도 크기의 물건을 집어넣을 테니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함까지 느껴졌다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남성기의 감각은 아랫배까지 이어졌고, 가올리스는 그 짜릿한 쾌감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추잡한 물을 흘렸다.
미노타는 자지를 들어 올리고 크게 소리쳤다.
―빨아라!!!
미노타, 아니 `주인님`의 명령에 고개를 든 가올리스는 자신의 팔뚝보다도 큰 남성기를 황홀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네, 네헤…."
무릎을 꿇고 자지 앞에 다가간다. 수음 이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정액이 들러붙어 무척이나 더러웠지만 거부권은 없었다.
`주인님`의 명령은 절대적.
가올리스는 가녀린 손으로 주인님의 자지를 감쌌다. 양손으로 겨우 감쌀 정도로 큰 자지는 화상이 걱정될 정도로 뜨거웠다.
"으붑…."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너무 컸다.
이만한 크기를 입에 집어넣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가올리스는 빨기보다는 핥기를 택했다.
"하으읍…."
맛있는 막대 사탕을 핥듯 정성껏 애무한다. 뿌리에서 기둥까지, 자신의 주먹만한 불알까지 모두 핥았다. 누렇고 끈적한 정액들이 입으로 마구 들어왔지만 멈추지 않았다. 비릿하고, 씁쓸한 맛이었다.
정성 어린 애무에 미노타의 자지는 정액 한 방울 없이 깨끗해졌으나, 가올리스는 아니었다.
정갈한 푸른머리는 정액이 묻어 이리저리 꼬여버렸고, 바지는 애액으로 흥건해 투명한 얼룩을 내비친다.
거기에 흥분에 절여진 몸은 음란한 기세를 마구 뿜어냈다. 한계까지 솟아오른 유두, 안절부절못하고 배배 꼬는 허벅지 등 지금의 가올리스는 누가 봐도 발정이 난 상태였다.
"다, 다… 할타서요… 주인님…."
과도할 정도의 전희前戱를 끝낸 미노타우로스는 자신의 노예에게 명령했다.
―벗어라!!!
유진과의 정사가 플래시백 된다.
그때와 같았다.
옷을 벗기고, 난폭하게 범한다.
장난감처럼 다뤄질 운명을 직감한 가올리스는 명령대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히읏…."
바지를 내리자 투명한 실선이 쭈욱 하고 늘어진다. 가올리스의 속옷은 물에 빠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푹 젖어있었다.
이어 제 기능을 잃은 천 쪼가리를 내리고, 애액으로 반들거리는 음부를 공개한다. 꽉 다문 일자 보지와 앙증맞은 클리토리스는 가올리스가 처녀임을 증명해주었다.
상의까지 벗고 완전한 알몸이 된 그녀는 미노타의 앞에 엎드리고 머리를 조아렸다.
"주, 주인님… 다 버서써요…."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흐른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투명추잡한 물은 절제도 없이 바닥을 더럽혔다.
―…….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미노타의 자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혹여 망설이는 게 아닐까 싶어 고개를 들어 확인했지만, 자신을 벌레 보는 듯한 얼굴은 그대로였다.
무엇이 문제일까.
"아…."
미노타의 무심한 눈동자를 바라보자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미노타는 고작 하룻밤의 복종이 아닌, 영원한 굴복을 원하고 있는 거구나.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애정을 갈구하기 위해 머리를 비비고 달콤한 목소리로 아양을 떨어야 한다. 미노타가 원할 때 다리를 벌려야 하며 온갖 난폭한 체위를 감당해야 한다. 그저 길러질 뿐인 애완동물 내지는 성처리 도구.
이건 미노타의 배려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선택해라.」
자신의 애완동물이 될 것이냐.
평소처럼 주인과 권속의 관계로 돌아갈 것이냐.
가올리스는 자지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래….`
자신의 운명을 둔 일생일대의 고민이었으나… 생각보다 오래가지는 않았다. 쾌락에 젖어 성급하게 판단한 것도 아니고, 한순간의 만족을 위한 멍청한 결단도 아니었다.
이는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한 달간 보여준 미노타의 충성심이,
상냥함이,
믿음이.
가올리스의 결정을 견고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주인님이면, 괜찮지 않을까….`
마음을 굳힌 그녀는 '주인 가올리스'로서의 마지막 맹세를 시작했다.
"츄읍…."
까치발을 들고 미노타의 귀두에 입을 맞춘다.
"저, 저… 가올리스는…"
귀두에 이어 기둥.
"미노타우로스 님의…"
그리고 고환까지.
"영원한, 종이… 되겠, 습니다…"
빠짐없이 키스를 한다.
미노타우로스는 그녀의 암캐 선언을 듣고 나서야 몸을 움직였다. 자신은 기회를 주었고, 가올리스는 알면서도 걷어찼다.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차오르는 정복감을 조미료 삼아 힘차게 소리친다.
―쿠오오오!!!!
"꺄흑?!"
자그마한 몸을 깔아뭉개고 다리를 벌린다. 그녀의 앙다문 일자 보지는 처녀임에도 불구하고 수컷의 씨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일말의 지체 없이 음부에 자지를 갖다 댄 미노타는 보지를 벌리고 자신의 것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꾸우욱!!
"꺄으으흑, 흐윽?!"
쯔즈즙, 남자 경험이라곤 한 번도 없는 순결한 처녀보지에 흉기나 다름없는 자지가 들어간다. 거대한 몽둥이는 분홍색 속살을 밀어내며 무자비하게 처녀막을 뚫었다. 가올리스는 파과의 고통에 몸을 비틀며 헥헥 거렸지만…
"헤으윽…?"
이상했다.
아프지, 않았다.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예상했던 가올리스는 예상외로 잘 들어오는 미노타에 자지에 당황했다. 아프긴 했으나, 숨이 끊어질 정도로 아프진 않았다. 악마의 몸은 생각보다 튼튼해서 잔병치레가 있을지언정 물리적인 피해로는 잘 다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헤흐, 흣…"
한 때 대악마였던 가올리스는 미노타우로스 밑에서 오줌을 지리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
`이래서야… 성노예로 태어난 종족 같잖아….`
가올리스의 질은 미노타의 자지 크기만큼 늘어났다. 마치 처음부터 이렇게 설계된 종족이라는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지를 받아들인다. 처녀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탄력있는 보지는 미노타의 자지에 딱 달라붙어 정액을 쥐어짜냈다.
-꿈틀.
자지가 꿈틀거린다.
"아…."
이건, 사정이다.
가올리스는 미노타우로스가 어떻게 여자를 범하는지 알고 있었다. 선 사정으로 배를 가득 채운 뒤 피스톤질을 하는 이질적인 교미방식. 유진과의 정사 영상을 반복해서 봤던지라 모를 수가 없었다.
―받아라!!!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헤윽, 흐아아…."
-부르르릇!!!
정액은 자궁구를 때리며 임신시킬 기세로 쏟아졌다. 한계 이상의 양에 자궁이 늘어나고 배가 부풀기 시작한다. 끝날 기미가 안 보이던 미노타의 사정은, 가올리스의 배를 임산부처럼 팽창시키고 나서야 끝이 났다.
-쯔브브븝…
자지를 빼냄과 동시에 절정한 가올리스는 허리를 활처럼 휘며 애액을 뿜어냈다. 그녀의 엉덩살 밑에는 미처 들어가지 못한 정액들과 흘러내린 애액이 고여 웅덩이를 이루었다.
`이거, 분명 임신해, 임신할 거야….`
음란하게 헐떡이며 부푼 배를 바라본다. 가올리스는 재구축은 물론이고 피임마법도 쓸 줄 몰랐기에, 아이를 배는 건 거진 확정이었다.
"헤헤… 주, 주인님의… 아이…."
하지만 기뻤다. 적어도 버림받을 일은 없다는 뜻이었으니까. 영혼까지 종속되어버린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비틀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가올리스는 아직도 뻣뻣하게 서 있는 자지를 껴안았다.
그리고 핥았다.
"츄릅… 처, 청소할게요…."
풍만한 가슴과 부푼 배는 그녀가 혀를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리며 자지를 자극했다. 전신을 이용한 애무에 미노타는 또 한 번 흥분했고, 딱히 참을 생각도 들지 않아 불알에 남아있던 정액들을 모조리 토해냈다.
"아읏…!"
기껏 청소한 자지는 연이은 사정으로 다시 더렵혀졌고, 가올리스는 갑작스레 나온 정액들로 범벅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앙탈에 가깝게 투덜거렸다.
"또 더러워졌잖아요…."
입에 머금은 정액들을 모조리 삼켜 넘기고,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미노타의 자지를 반복해서 핥는다. 양이 어찌나 많은지 먹는 것만으로 배가 부를 정도였다.
"다, 다대써여…."
―잘했다!!
"하, 하읏?"
미노타는 그녀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말 잘 듣는 강아지를 쓰다듬는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다.
미노타의 쓰다듬은 딱 그 정도였다.
그럼에도 가올리스는 날아갈 것만 같은 행복감을 느꼈다. 드디어 도움이 됐구나. 나도 무언갈 해줄 수 있구나. 그녀는 칭찬 한마디에 실금까지 할 정도로 강한 쾌감을 느꼈다.
"하읍, 츄읍…."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미노타의 손가락을 빨아댔다.
미노타는 자신의 손가락을 산해진미처럼 빨아대는 가슴 큰 악마를 바라보았고, 그 음란하고 저속하고 추잡한 모습에 다시 한 번 자지를 세웠다.
―…….
평소의 미노타우로스였다면 곧바로 넘어뜨려 자지를 욱여넣었을 테지만… 이번만은 참기로 했다.
그는 '옛'주인과의 생활에서 인내를 배웠다.
그러니 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
시간은 많았고, 그녀는 이미 자신의 것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