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9화 (129/193)

  대규모 미궁 공략이나 악마와의 전쟁은 늘 주변 영지의 관심을 끌기 마련이다. 인간끼리의 전쟁이 거의 금기시 된 이 세상에서 몇 안 되는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파헬른도 다르지 않았다. 파헬른은 주변 영지에서 몰려온 상인들의 마차와 관계자들도 혼비백산을 이루었다. 지하 미궁이 출현했다는 칼날숲. 미궁은 둘째치고 칼날숲 자체가 고위험 지역이라 필요한 물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필요 없던 물건들의 수요가 급증한다.

  카미에르는 영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평원에 천막을 쳐놓고 병사들을 대기시키고 있었다. 옆에 쌓인 수많은 상자는 타 영지에서 조달받은 지원 물자들이었다.

  "삼 일 후 완납하겠다. 보증 수표가 필요한가?"

  "아니, 됐습니다. 설마 파헬른의 얼음 남작이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허허. 앞으로도 이런 '큰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쇼."

  "믿어줘서 고맙군."

  그는 상인이 내미는 서류에 사인하고 있었다. 저렇게 조달받고 또 물자를 사들이는 걸까. 씀씀이가 남달랐다. 나는 거래가 끝날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상인의 마차가 떠나서야 발을 뗐다.

  "저분이 '얼음 남작'인가요? 전혀 차가워 보이진 않은데…"

  클락은 활기 넘치는 카미에르를 보며 물었다. 얼음 남작이라는 별명과 달리 무척 뜨거워 보였다. 나는 속으로 안심하며 작게 웃었다. 마나를 각성하며 성격이 뒤틀리는 일이 종종 있는데, 카미에르는 다행히도 잘 극복한 듯했다.

  "긴장할 필요 없어. 나한테 따로 빚진 게 있으니까. 그렇다고 방자하게 굴지는 말고."

  "역시, 마녀님…!"

  나는 과하게 긴장하는 클락을 다독이며 움직였다. 그에게 나는 은인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준 은인. 실수로 무례를 범하더라도 웃으며 넘어가 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일부러 무례를 저지를 생각은 없었다.

  "카미에르! 저 왔어요!"

  나는 그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소리쳤다. 카미에르는 물론이고 주변 병사들의 시선까지 몰린다. 자그마한 소년소녀 둘. 막 출정을 준비하고 있는 막사와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었다.

  하지만.

  병사들은 경외감에 찬 눈으로 날 보았다. 그 유명하다는 붉은 마녀의 명성이 여기까지 퍼진 것이다. 당장 그들이 들고 있는, 이른바 '마석폭열탄'도 내가 개량한 무기였다. 본래 있던 무기의 효율을 끌어냈을 뿐이었지만, 전장에서 '더 좋은 효율'은 곧 '더 안전함'을 뜻했다. 불발로 팔다리 날아갈 일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조용!"

  카미에르는 병사들의 웅성거림을 손 한 번 드는 걸로 멈췄다. 못 보던 사이에 카리스마가 늘었다. 그는 우리를 기쁜 얼굴로 환영했다.

  "유진 님, 오셨군요. 편지는 받았습니다. 힘을 보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대가 받고 일하는 건데요 뭐."

  "헌데 옆에 꼬마애는?"

  꼬마애라는 말에 울컥한다.

  나는 큭큭 웃으며 클락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조수예요. 제가 마탑에서 일하고 있는 건 아시죠?"

  "직접 계약까지 맺었는데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무척 어울리십니다."

  "아부는 됐어요. 그보다, 많이 차분해지셨네요."

  카미에르의 주변은 이상하리만큼 서늘했다. 마나를 각성한 부작용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변화를 뽑자면, 얼음 남작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냉정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후후 웃으며 능선 너머를 가리켰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바로 출정입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정말 최전방에 서시겠습니까?"

  "네, 네―?!"

  클락은 입을 벌리며 나를 바라봤다. 마법사가 최전방이라니. 미친 거 아니냐는 눈빛이었다. 나는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문제 없어요."

  "으, 으으… 마녀님?"

  "정 무서우면 마차에서처럼 딱 붙어있어도 돼. 후흐."

  "…."

  

  마차에서의 일을 모르는 카미에르는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설마 그 붉은 마녀가 젖가슴을 내주며 대딸을 해줬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으리라.

  "조수가 겁이 많아 보이는군요."

  클락의 어깨가 늘어진다. 나와 카미에르는 동시에 웃었다. 클락은 얼굴을 붉히고 애써 괜찮은 척을 해봤지만, 초식동물의 자기 보호일 뿐이었다.

  "아무튼. 출정까지 시간이 남습니다. 유진 님. 괜찮으시다면 여관도 잡을 겸, 파헬른의 거리를 구경해보겠습니까?"

  "카미에르는요?"

  "저는 병사들의 곁을 지켜야 합니다. 군주가 병사들을 떠나다니, 안 될 말이지요. 안 그래도 보급품을 나눠줘야 해서 시간도 없습니다."

  "흠… 너무 많이 쓰시는 건 아닌가요? 이번에 무기 구입에만 금화 팔백 장을 쓰셨다 들었는데."

  "저는 부유한 자가 아껴서 부자가 됐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난한 이는 아껴도 가난한 법. 마땅히 쓸 곳에 돈을 쓰는 게 파헬른의 부를 위한 길입니다."

  광산업은 미래가 짧다. 카미에르는 언젠가 고갈될 자원을 대비해 도시 발전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시기상조인 감이 있지만, 자기가 하겠다는데 어찌 말리리.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등을 돌렸다.

  "그래요. 응원할게요. 클락?"

  "네! 마녀님!"

  "밥부터 먹을까?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으음, 파헬른은 면 요리가 일품이라 하던데…"

  "사줄게. 가자."

  "정말요?!"

  카미에르는 화기애애한 우리의 뒷모습이 약간 부러운지 시선을 떼지 못했다.

  카미에르가 마나를 각성하고 가장 먼저 시행한 정책은 다름 아닌 '몬스터 말살'이었다. 작위를 하사받고 얻은 영지는 허용 범위만 넘어가지 않는다면 개발이 가능했는데, 파헬른 주위가 워낙에 험해서 좁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인재난에 허덕여 현상 유지에 급급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도처에 서성이는 몬스터들을 싸그리 도륙 낼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이 모였다. 영지가 커질수록 본인 부담도 늘어나겠지만, 카미에르는 달게 삼키겠노라 선언했다.

  "마녀님은 안 드세요?"

  "난 안 먹어도 돼."

  "그러지 말구요."

  영지 개발이 이루어지는데 일자리가 그대로일 리는 없겠지.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 사람답다고 말할 수 있었다. 파헬른의 거리는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처음 몬스터 웨이브로 끙끙댔을 땐 침울하기 그지없었던 거리가. 생生의 기운으로 가득 차버렸다.

  "정말이야."

  "전 마녀님이 뭘 먹는 걸 본 적이 없다구요. 그러지 말고 이것 좀 드셔보세요. 맛있어요!"

  붉은 파스타를 둥글게 말아 내게 내민다. 나는 창밖의 거리로부터 고개를 돌려, 클락이 내민 포크를 향해 입을 벌렸다.

  "냠."

  "어때요?"

  "맛있네."

  토마토스파게티다. 맛있다. 하지만 맛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라 이 정도로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 그는 무미건조한 평가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조금 불만인 표정을 지었다.

  포크로 면을 한가득 말고 자기 입에 욱여넣는다. 내가 영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럼 내가 다 먹어 치우겠다는 유치한 의도가 엿보였다. 그런다고 남겨달라는 소리는 안 하는데 말이야.

  "케흑, 큽, 흑."

  클락의 장대한 계획은 목걸림이라는 다소 밍밍한 결말로 끝이 나버렸다. 면을 삼킨 클락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큽큽대기 시작한다.

  "죄송, 큽. 해요. 목에 걸렸어요."

  급하기는.

  나는 근처에 구비된 휴지를 뽑아 손수 클락의 입을 닦아주었다.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

  "제, 제가 닦을게요!"

  그는 빛의 속도로 휴지를 빼앗아 입을 닦았다. 순식간에 말끔해지는 입가. 테이블에 묻은 소스까지 전부 닦아낸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스파게티를 입에 넣었다. 맛있게도 먹는다. 하긴 달려오면서 먹은 거라곤 내 모유밖에 없으니 이해는 갔다.

  "마실 거 줄까?"

  "…."

  "응?"

  그 순간. 클락의 시선이 내 가슴으로 이동했다. 찰나의 시간이나 똑똑히 목격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필요 없다고 모른 체 했지만, 이미 내게 들킨 후다. 나는 조금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셔츠 끈을 당기는 시늉을 했다.

  "컥, 큽. 마녀님?!"

  "목마르지 않아?"

  "바, 밖이에요!"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

  "음흉하기는."

  요즘 너무 밋밋하게 살았더니 자극이 부족했다. 거진 한 달을 무자극으로 살았는데 미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러울 정도다. 그래서일까. 클락을 놀리는 게 점점 재밌어졌다.

  아쉬운 게 있다면, 일반적인 섹드립이 안 통한다는 것 정도일까. 너무 순수한 것도 탈이었다. 언어유희나 손가락 장난을 보여줘도 고개만 갸웃거리니 내 쪽이 더 답답했다.

  그런데도.

  한 번 맛 들인 '장난'은 시작과 동시에 브레이크가 박살이 나버렸다. 멈출 수 없다. 미안해. 슈리엘을 다시 만날 때까지만 내 장난감이 되어줄래. 말하고 싶지만 이 또한 참는다. 이 무료함을 조미료 삼아서. 클락을 어떻게 요리해야 진미珍味로 만들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요리사였다.

  "…마녀님?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아니야. 다 먹었으면 일어나. 여관 잡아야지."

  그릇을 두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허둥지둥 배낭을 챙기며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후우. 배부르네요."

  "맛있게 먹었어?"

  "고마워요! 다음엔 제가 살게요."

  고작 밥 사주는 거 몇 푼 한다고. 나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 말했다. 그는 배낭을 열어 돈주머니를 찾기 시작했다. 밥을 먹었으면 돈을 내야지.

  돈 관리는 보통 클락에게 맡기는 편이었다. 내가 뭘 걸치고 다니는 편은 아니라, 항상 배낭을 제 몸처럼 걸치고 다니는 클락이 관리하기 용이했다. 내가 가지고 있어봤자 어디 두고 오거나 일부러 처맞고 빼앗기기밖에 더 하겠나. 실제로 그렇게 모은 돈을 날린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그런데.

  "어, 어…"

  클락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배낭 안은 텅 비어있었다.

  한 도시의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불순물도 같이 유입되기 마련이다. 도시가 성장해가면서 겪는 당연한 수순이지만, 그게 내게 일어나면 좀 좆같아진다. 젠장. 이 좀벌레 같은 새끼들….

  "언제 잃어버렸어?"

  "죄, 죄송해요. 분명 들어오기 전까진 멀쩡했는데…"

  들어오면서 잃어버린 거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 겁 없는 새끼가 내 돈을 가져갔을까.'

  성격이 변질된 건 슈리엘만이 아니었다. 나 또한 그와 다니며, 그에게 변질됐다. 내 것이 빼앗겼다는 소리에 어떻게 하면 잘 보복할 수 있을까가 먼저 생각났다. 물론, 즐기는 방향으로, 이왕이면 유혈이 낭자하는 쪽으로 말이다.

  당장 카미에르에게 말하면 수배서를 뿌리는 등, 세상 끝까지 쫓아가 돈주머니를 찾아줄 게 분명했지만, 그러면 좀 재미없을 것 같았다.

  '삼십 분 이내 기억으로.'

  기억을 되짚는다. 의도적으로 잊어버린 쓸데없는 정보까지 모두 강제로 되살려 머리에 새긴다. 나는 흘러가는 인파 중 부자연스러운 몸짓으로 클락 주변을 서성이는 남자 하나를 기억해낼 수 있었다.

  문제는, 어디 갔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파헬른 전체를 스캔하면…'

  그러면 머리가 터질 듯 아프지만… 호구처럼 돈을 바치는 것보단 낫겠지. 거기엔 내 돈 말고도 클락 돈도 있었으니까.

  "으읏?!"

  발끝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마나가 퍼져나간다. 마나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던 클락은 경악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파헬른 전체에 파도처럼 퍼지는 마나의 격류. 뒷골목, 상권, 거주지. 심지어 성벽 근처까지. 이곳에 있는 모든 정보가 머리에 들어온다.

  "으윽…."

  "마녀님! 괜찮으세요?!"

  나는 무릎을 꿇고 정보를 걸러나갔다.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 전에 정보의 양을 줄여야 했다. 주르륵 흐르는 코피에 클락이 발을 동동 구른다. 허나, 아크 메이지의 정보처리 속도는 뇌가 터지기 전 무사히 하나의 정보를 걸러내는 데 성공했다.

  "찾았, 다."

  이 발칙한 놈 같으니라고.

  "마녀님! 일어서실 수 있으세요?"

  "괜찮아."

  나는 옷에 달린 장식 중 비싸 보이는 걸 뜯어 클락에게 건네주었다. 그러곤 주인장에게 가라고 말했다.

  "안 돌아오면 그거 그대로 가지라고 말해. 밥값보다는 많이 나가겠지."

  "네? 그보다, 방금 그. 마나는 대체…"

  "찾았거든."

  "…."

  "도둑놈들."

  코피를 옷자락으로 쓱 닦고, 클락을 지나쳐 거리로 나선다. 그놈은 뒷골목에 거주하는 하이에나인지, 돈주머니를 챙기자마자 뒷골목 깊숙이 들어가 버렸다. 나는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좌표를 머리에 새기고 발을 놀렸다.

  "마녀니이임―!! 잠시만요오―!!"

  주인장에게 브로치를 건넨 클락이 뒤를 졸졸 따라온다.

  나는 정면을 주시한 채 말했다.

  "따라와봤자 좋은 꼴 못 볼 거야."

  "하윽, 잠시. 잠시만. 잠시, 만요. 저 버리지, 마세, 마세요. 후윽."

  마나로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나와 달리, 신체 수련은커녕 달리기조차 힘겨워하는 약골인 클락이었다. 그는 개처럼 헥헥대며 달려왔다.

  내가 멈추라 해도 듣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았기에, 클락의 말대로 잠시 발을 멈춘다. 내 곁에 도착한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저, 전. 여기 길도 모른단 말예요."

  "…기다리면 됐잖아. 얼마 안 걸릴 텐데."

  "그치마안…"

  "하아. 이리 와."

  나는 클락을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작 몇 미터 뛰었다고 지칠 대로 지친 그는 별다른 저항도 못 하고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좌표 갱신이 멈췄어. 아지트에 들어간 건가?'

  혹은 잠시 쉬는 도중이라거나. 어찌 됐건 도둑놈이 이동하길 멈췄다. 그럼 급하게 갈 필요는 없겠지. 빠르게 거리를 벌린다면 우리도 빠르게 이동하면 될 뿐이다.

  "진정됐어?"

  "후으, 네흐. 네."

  "그럼 가자. 돈 찾으러 가야지?"

  가슴에서 얼굴을 뗀 그는 살짝 엉거주춤한 자세로 이동했다. 발기를 감추려 한 것 같은데, 음… 나중에 풀어줘야겠다.

  * * *

  "으스스, 하네요."

  "뒷골목 놈들이랑 눈 마주치지 마."

  파헬른의 뒷골목도 다를 건 없었다. 마약에 찌든 낙오자들이 골목에 널브러져 있었고, 온갖 수상한 거래가 판을 치고 있었다. 사회의 암 덩어리 놈들. 싹 다 불태워버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놈들의 암묵적 규칙이 버러지의 범람을 막아주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였다.

  뭐… 나처럼 뒷골목에 자진해서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말이다. '암묵적 규칙'은 칼 들고 험악해 보이는 놈들끼리만 적용되는 규칙. 나와 클락처럼 여리여리한 소년소녀는 먹잇감에 불과했다.

  나와 그는 뒷골목에 입성하자마자 성대한 환영 인사를 받았다.

  "클락! 고개 숙여!"

  "으힉?!"

  ―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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