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5화 (135/193)

  "모두 정지! 이곳에 진을 치겠다! 후발대가 도착할 때까지 주변 몬스터를 정리하고 있도록!"

  클락은 말이 멈추자 그제야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고삐를 놓고 앞도 보지 않는 등의 미친짓을 당했는데 안 놀라는 게 더 이상했다. 나는 클락의 머리를 쓰다듬곤 말에서 뛰어내렸다.

  "읏차."

  "도착, 인가요?"

  "도착이야. 칼날 풀에 베이지 않게 조심해. 일단 내리자마자 옷부터 껴입자. 자, 베낭 열어."

  "도, 도와줄 수 있어요?"

  클락은 살벌하게 빛나는 칼날 풀이 무서운지 내려오길 꺼렸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내려오려 했지만, 이내 발을 헛디디려 하자 염동력으로 끌어 내려줬다. 고개를 꾸벅 숙이는 클락. 곧바로 배낭을 열어 옷가지를 입혀준다.

  한겨울처럼 빽빽하게 껴입은 옷은, 클락의 순진한 얼굴과 시너지를 이루어 묘한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뭔가, 음. 바로 손잡고 레스토랑 가야 할 법한 룩이다. 메뉴는 함박스테이크로.

  "후아. 덥네요."

  클락은 뒤뚱뒤뚱 걸으며 다가왔다.

  "카미에르 옆에 있으면 그나마 덜 할 거야. 아니면 내가 찬바람이라도 일으켜줄까?"

  "아녜요. 이 정도면 버틸 만 해요."

  혹여나 맨살이 드러난 곳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칼날 풀을 뽑아 옷에 대어보기도 했는데, 다행히 어느 부위도 뚫지 못했다. 안정성을 검증한 나는 병사들을 지휘하는 카미에르를 보며 말했다.

  "우리도 돕자. 안 그래도 후발대는 짐 끌고 오느라 조금 걸릴 텐데."

  대충 이십 분이면 올 것이다.

  클락은 몬스터를 보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병사들의 모습을 구경하며 말했다.

  "칼날숲의 몬스터는… 조금, 음. 많이 이상하게 생겼네요."

  칼날숲은 그 이름처럼 온통 칼날, 또 칼날뿐이었다.

  몬스터라고 다를 거 없었다. 이곳에 서식하는 몬스터들은 하나의 예외없이 강철같은 턱과 손톱을 자랑한다. 날카로운 풀과 나무를 뜯어 먹어야 하는데 그런 쪽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겠지. 당연히, 피부 또한 억셌다. 그놈들의 갑주는 마법이나 오러가 아니면 잘 깨지지도 않았다. 칼날숲이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가장 큰 이유였다. 앵간한 칼질론 흠집도 안 나니까.

  나는 클락에게 기어오는 개미형 몬스터, 블레이드 앤트를 눈에 담으며 몸을 풀었다. 클락은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다.

  "길을 걸을 땐 수풀만 조심하면 돼. 그리고 여기 사는 놈들은 대부분 온도변화에 취약한 놈들이니 카미에르처럼 얼리거나, 불로 태우면 쉽게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렇, 군요."

  클락 바로 뒤까지 다가온 개미새끼. 하얗고 커다란 턱주가리를 벌려 클락의 발을 노린다. 나는 손에 푸른 마나를 모으며 속삭였다.

  "이렇게, 말이야."

  "…이렇게라뇨?"

  손을 뻗어, 마나를 방출한다.

  ―쩌저적…!

  클락의 발을 절단시키려는 찰나. 개미가 통째로 얼어버렸다. 클락은 무척 차갑고,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에 아래를 내려다보았고, 자신의 발을 감싼 턱주가리를 발견하곤 소스라치게 놀랐다.

  "히이이익―?!!!"

  "괜찮아. 죽은 놈이야."

  "어, 언제. 다가, 왔."

  반사적으로 내게 달려온 클락을 품에 안는다. 나는 후드를 뒤집어쓴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으음… 클락은 이런 데 와본 적 없다고 했지?"

  "하윽, 후. 후으. 네에."

  "그럼 무리하지 마. 이번엔 견학만 하는 거야. 알겠지?"

  "…네."

  그를 짐덩이라고 욕하지 말아라. 이는 내가 매고 갈 짐이니, 돌을 던질 수 있는 자는 오직 나 뿐이다. 나는 클락의 손을 잡고 후발대고 오기를 기다렸다.

  "전원 집합――!!!!"

  클락에게 칼날숲의 생태를 알려주며 몬스터를 족치고 있자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카미에르의 외침이 들렸다. 그 외에도 말발굽 소리가 나는 걸 보니 후발대가 도착한 듯했다. 나는 클락에게 눈짓해 장소를 옮겼다.

  "천막을 치는 대로 잠시 휴식하겠다!"

  집결지엔 이미 천막이 세워지는 중이었다. 일 처리가 빠르다.

  "우리도 잠시 쉴까?"

  "우으, 그럼 이거 벗어도 되나요?"

  "일단은. 넣지 말고 벗어두기만 해. 얼마 못 쉴 거 같으니까."

  "네에-."

  카미에르와 눈인사를 하고 완성된 간이 천막으로 들어간다. 군부대 특유의 초록색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소박한 나무 테이블과 작은 의자가 서너 개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염동력을 이용해 의자를 앞으로 끌고 오며 말했다.

  "클락, 대략적인 미궁 위치는 알고있지?"

  클락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내 옆에 앉았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드디어 깨달은 모양이었다.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클락 옆에 바짝 붙었다.

  "으음, 숲 최심부라는 것만은 알고있어요."

  "미궁 공략 안전 수칙은?"

  "불 피우지 말고, 입가리개는 꼭 쓰고, 지도는 여러 개 작성해 나눠 가지고, 대화는 수신호로 하고, 수상하게 돌출된 부위는 다가가지 않는다."

  "좋아. 이 정도면 확실한 것 같고…"

  미궁은 변수가 많기에 늘 조심하고 조심해야 했다. 던전 마스터의 변덕은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야 악마였으니까. 악마의 순수한 악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기 마련이다.

  소리에 반응하는 미궁도 있다고 들었다. 일정 크기 이상의 비명을 지르면 굴이 무너지는 트릭이었나… 하여튼 악랄한 놈들이다.

  나는 안전 수칙을 잘 기억해낸 클락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하도 쓰다듬어서 그런지 손을 내밀면 눈을 감고 머리부터 내민다.

  "후으…."

  "마녀님?"

  "…왜?"

  "숨이 거칠어요."

  "후흐. 아무것도 아니야. 이리 와. 안아줄게."

  그리고, 이렇게 갑작스레 끌어안아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부드러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고양이처럼 그르릉댄다. 클락은 나를 거부하지 않았다. 망설이지도 않았다. 이미 내 색으로 물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컷의 본능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유두 끝에서 새어나오는 향긋한 우유 향과 안면을 자극하는 풍만한 살덩이의 감촉은 클락의 바지춤을 한계까지 부풀게 했다. 입고 있는 치마가 살짝 들릴 정도로 크게 부푼다. 나는 눈을 살살 굴려 밖을 바라보았다.

  '…밖은 아무도 없고.'

  천막 문은 활짝 열려있었지만, 이곳에 내가 휴식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는지 그 누구도 다가오지 않았다.

  "힘들진 않아?"

  "네! 마녀님이 있어서 힘들진 않아요. 그, 놀라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후후. 대견하네."

  "저, 전! 아이가, 아, 아니…!"

  노골적인 아이 취급에 클락이 발끈한다.

  "…으응?"

  "저는, 아이, 가……"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쪼그라드는 목소리. 나는 클락의 허리끈을 풀어버리고 산처럼 솟은 하반신 위를 더듬기 시작했다. 클락의 물건은 쉴 새 없이 움찔거리며 마치 사정할 것같이 꿈틀댔다. 가슴에 머리칼을 비비던 클락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붉어진 얼굴로 불처럼 뜨거운 숨만 내쉬었다.

  "둘만 있을 땐, 뭐라고?"

  "…."

  "으응? 대답해야지?"

  "…마, 마녀. 님. 아이, 가… 된다, 고."

  바지를 뚫을 기세로 부푼 바지. 허나 끈이 풀리자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밑으로 내려갔다. 나는 마나를 흩뿌려 인기척을 확인하곤 클락의 속옷을 내려버렸다.

  나를 따라 의자에서 일어난 클락은 나와 몸을 겹치고 커다란 자지를 밀착시켰다.

  치마 밑을 침범한 극대 자지는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 욕망을 분출할 준비를 끝마쳤다. 나는 허벅지살을 비틀며 클락의 자지를 자극했다. 꽉 조이는 오버 니삭스 덕에 두툼하게 튀어나온 허벅지살은 보지 못지않은 자극을 주었다.

  야외에서 하는 플레이는 나도 조금 긴장됐지만, 적어도 이 모습을 보인 순간 바로 들키진 않을 것이다. 뒤에서 보면 내가 클락을 끌어안는 모습만 보일 테니까. 거기에 자지를 끼운 다리 사이는 로브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나는 클락의 자지를 끝없이 자극하며 속삭였다.

  "여긴, 힘들어 보이는데."

  "하우…."

  "허벅지, 보지처럼 써도 돼. 마음껏 비비고 싸버려도 되니까, 괜찮아. 하읏, 안 들킬. 거야."

  "마녀, 누나아…"

  클락은 열정적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두툼한 허벅지 사이, 그리고 조금 더 위. 애액으로 젖은 속옷까지 도달해 자지를 비빈다. 나는 클락이 젖을 빨 수 있도록 옷 앞섬을 풀고 오른 가슴을 꺼내 들었다.

  "츄읍, 하우웁…"

  "하으응…"

  허벅지 사이로 쿠퍼액과 애액이 흐른다. 속옷은 계속된 마찰에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꾹 닫힌 균열 사이를 파고들 정도였다. 나는 음부 안으로 파고든 천조각의 자극에 미미한 쾌감을 느꼈다.

  "하윽, 흐으… 쮸읍… 하읍. 마녀, 누나."

  "클, 락."

  "쌀 것, 같아요."

  "잠, 깐만."

  "…하읏?"

  "좋은 생각이 났는데. 들어. 볼래?"

  슈리엘이 내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을 때만큼 불안했던 적이 없었는데, 이걸 내가 하게 될 줄이야.

  "네헤…?"

  "그냥 싸버리면, 아깝잖아."

  아직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극한까지 부푼 자지를 붙잡아 마찰을 멈췄다. 클락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몸을 비틀었다. 조금만 더 하면 쌀 수 있었는데. 그런 억울한 표정이었다.

  자지를 붙잡은 채 천천히 위로 옮긴다. 애액과 마찰로 말려들어간 속옷 사이로, 그리고 기다란 고깃덩이를 삼킬 준비를 끝마친 좁은 균열 사이로. 클락의 눈이 떨린다. 정말 괜찮냐는 눈빛이었다. 나는 클락을 밀어붙이며 의자에 강제로 앉혔다.

  "하읏, 흐으…!"

  의자에 앉은 클락의 자지 위로.

   "하응, 흑. 흐긋…"

  ―찌걱.

  망설임 없이 엉덩이를 찧는다.

  "하윽, 저, 저. 싸버릴――"

  "내가, 전부. 받아줄게."

  ―부르륵…!!!

  이미 잔뜩 예열된 자지는 빡빡한 질내를 버티지 못했고, 삽입과 동시에 백탁액을 분출했다.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흥분한 기둥 끝에서 사납게 정액이 튀어나온다. 뜨겁다. 뜨겁고, 녹아버릴 것 같았다. 나는 정액이 바닥으로 흐르지 않게 보지를 더 강하게 조였다.

  "하윽, 힉?!"

  "기분, 좋아?"

  '쥐어 짜내다'라는 표현은.

  지금 내게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었다.

  재구축을 이용한 테크닉. 삽입한 채로 재구축을 사용하면 자지를 더 강하게 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아냈다. 보지는 삽입되기 전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이미 질내를 꽉 채운 자지 때문에 손상과 재구축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된다. 클락에게 젖을 물리며 자위하다 발견했는데… 강도를 조절하지 못해 손가락이 부러질 뻔했었지.

  하여튼 그 과정에서 클락은 숨이 넘어갈 정도의 쾌락을 받게 된다. 단순 근육을 이용해 조이는 것과 차원이 다른 조임. 소문난 진공 오나홀을 써도 이 정도의 쾌락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야말로 서큐버스. 아니, 어쩌면 서큐버스랑 대결해서 이겨버릴지도 몰랐다. 나는 침을 질질 흘리고 정신을 못 차리는 클락의 입 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하우읍…"

  "하윽, 흐윽."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재구축으로 조이면, 내게 오는 쾌락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렇지만… 쾌락에 허덕이는 클락을 보는 게 더 흥분됐다.

  "아, 으…"

  클락의 눈이 흐리멍텅해진다. 정신줄을 놓아버린 걸까. 휴식 시간이 끝날 때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곤란할지도 몰랐다.

  ―주륵…

  별개로, 이 정도로 많은 정액을 싼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는 에일린이 걱정될 정도로 많은 정액량에 혀를 내두르며 자지를 빼냈다. 정신을 못 차리는 클락을 대신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으으…"

  쯔브븝… 음란한 물소리가 귓가를 찌른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일으켜 자지를 빼내자, 슬라임처럼 끈적이는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니삭스를 더럽혔다. 나는 더 많은 정액이 흘러내리기 전에 말려들어간 속옷을 내려 정액을 틀어막았다.

  골반에 딱 달라붙는 속옷이라 더 이상의 정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결국 마개 따위도 없이 팬티로 막은 것에 불과했다. 아마 격하게 움직이면 속옷 사이로 흘러나올 테지.

  그렇지만.

  '…이것도 나름 흥분되니까.'

  카미에르 앞에서 클락의 정액을 담고, 흐르지 않게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내가 너무나 기대돼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완전… 변태잖아.'

  언제부터일까. 이딴 것에 저열한 쾌감을 느낀 게.

  '늦어버린, 건가.'

  내가 그토록 경계하던 피학성애의 변질이 기어코 일어나고 말았다.

  지금은 희미해진 과거. 이렇게 성벽을 뒤틀다 보면 언젠가 '절 강간해주세요'라는 푯말을 들고 거리에 나서는 게 아닐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그런 날이 올 것 같아 두려워졌다.

  그래도, 아직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었다. 아니, 이게 더 막장이려나. 하아. 악마한테 산 채로 먹히는 걸 즐기는 내게 막장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클락? 일어날 수 있어?"

  "하으, 으."

  자기혐오뿐인 자아 성찰은 여기까지.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클락의 옷을 입혀주고 휴식의 끝을 준비했다.

  타이밍이 무섭게.

  클락을 일으키자마자 병사가 들어와 휴식의 끝을 고했다.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로브를 단단히 조여맸다. 정액으로 축축한 속옷에서 냄새라도 나는 게 아닐까 눈치를 보았지만, 병사는 몬스터 사냥과 천막 설치로 땀을 흠뻑 쏟은지라 코가 마비된 상태였다.

  "금방, 나갈게. 힉. …요"

  "괜찮으십니까?"

  "…괜찮, 아요."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자궁 가득 찬 정액이 꿀렁인다. 병사는 갑자기 입술을 깨무는 내게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나는 그가 진실을 유추해내기 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클락의 손을 잡아 밖으로 나섰다.

  병사들이 집결해있는 공터로 향한다. 카미에르는 과하게 두꺼운 로브를 두른 채 병사들을 인솔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끝자락이 땅에 끌리는 건 신경도 안 쓰고 돌아다닌다. 다른 병사들도 똑같은 옷을 입고있는 걸 보면 칼날풀에 베이지 않기 위한 대비책 같았다.

  "공략조는 열다섯이다! 나머지는 이곳을 지키고 있도록!"

  카미에르와 시선이 교차한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칼날숲의 입구를 가리켰다. 공략의 시작이다. 나는 클락을 이끌고 공략조로 선별된 병사 근처를 서성거렸다. 내가 정규편성 병력도 아니고, 딱 각맞춰 서있는 데 가서 낄 수도 없는 노릇. 그냥 출발하면 따라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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