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8화 (168/193)

  은근 자존심이 강한 슈리엘이 전대물 히어로처럼 외칠 리는 없겠지만.

  ―딱!

  슈리엘은 곧바로 손가락을 튕겼다.

  ――파지지지지직!!!!!

  "흐끕―――?!!!!!!""

  발끝부터 머리까지 강한 전류가 흐른다. 나는 코피를 터트리며 꼴사납게 뒤로 넘어졌다. 근육이 녹고 내장이 불탄다.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버린 고통은 지독한 침묵을 만들어냈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꿈틀거린다. 시야 한쪽이 보이지 않았다. 왼쪽 안구가 터져버렸다. 

  "끕, 흣…."

  쪼르르… 팬티가 샛노랗게 물든다.

  슈리엘은 통구이가 돼버린 나를 발로 툭툭 치며 말했다.

  "생각보다 효과가 세구나. 이봐, 유진. 들리나?"

  이거, 생각보다 물건이었다. 진짜 죽을 뻔했다. 발끝부터 전류가 흐른 탓에 머리는 그나마 충격이 덜했지만, 그 반대였다면 뇌가 터져 죽어버렸을 것이다.

  슈리엘은 점점 숨이 약해져 가는 나를 향해 말했다.

  "…「빨리 재구축하도록.」"

  고막이 터져버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지만, 주인의 명령은 그 자체가 의지가 되어 몸을 움직였다.

  몸이 저절로 수복되어간다. 끊어진 근육과 엉망이 된 내장이 제 기능을 되찾자, 정신도 같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으, 흣…?"

  정신을 차리면, 바닥에 꼴사납게 누워있었다.

  "깨어났나?"

  "어,우으? 제, 제가. 얼마나 누워있었죠…?"

  "일 분도 안 지났다. 효과는 잘 체감했고?"

  뭔가, 엄청 기분 좋았다는 것만 느껴졌었다. 달아오른 몸은 그 증거였다. 재생성된 옷은 얼마나 지났다고 모유와 애액으로 젖어버렸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허벅지를 비벼댔다.

  "헤윽…."

  일어나려 해도 자꾸만 미끄러진다. 슈리엘은 힘이 빠져 일어나지 못하는 내게 손을 내밀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끙끙댔다. 내가 슈리엘의 도움을 거절한 건 다름이 아니라, 그에게 안겼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내가 자꾸만 삽질하자 억지로 몸을 붙들고 안아버렸다.

  "잔말 말고 안겨라."

  "자, 잠시만――"

  이렇게, 가까이서 냄새를 맡으면―

  "하윽, 힉, 가, 가버려려어―"

  가버, 렸다.

  나는 코끝으로 전해지는 진한 수컷 냄새를 맡으며 절정했다. 슈리엘의 냄새는 유독 진하고, 노예인 내게 강하게 반응해 일종의 발정제로 작용했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도 모자라 꽉 안아버리면, 안 그래도 달아오른 내겐 무리였다.

  "슈리헤엘…"

  슈리엘은, 내가 가버릴 걸 알면서 손을 뻗었다. 혀를 내밀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게 그 증거였다. 허나 거부할 수 없었다. 철저하게 노예로서 길들여진 몸은 반사적으로 혀를 내밀었다.

  "하으웁…"

  나무늘보처럼 매달려 혀를 섞는다. 빈틈없이 맞물린 입술은 끈적이는 소리만을 만들어냈다. 이건, 점령이었다. 거칠게 휘감겨오는 혀는 제 영역을 넓혀가며 안을 침범했다. 유린하고, 탐닉한다. 나는 슈리엘의 맹공에 저항 한 번 못하고 함락당해 나른한 콧소리를 내었다.

  "하우읍… 츄훕…"

  고작 냄새 맡는 걸로 가버리는 조루 보지는 눈앞의 수컷에게 어서 박아달라고 시위하듯 잔뜩 물을 흘렸다. 사방으로 음란한 암컷 냄새가 퍼진다. 마치 페로몬이었다. 

  하지만. 여긴 밖인데.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지. 그러나 답을 알아내는 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것이 곧 불경한 생각임을 깨닫고 생각하길 그만두었기 때문이었다. 난 노예였다. 주인님이 하고 싶다면 광장에서도 다리를 벌려야 함이 옳았다.

  "하으, 햐앙…"

  바지춤 사이로 튀어나온 기둥에 둔부를 비빈다. 내 몸보다 한 사이즈 작은 팬티는 아주 작은 마찰에도 쉽게 끊어져 버렸다. 일부러 끊어지기 쉽게 빡빡한 크기의 속옷을 입었다. 재질도 무른 것으로 만들었고.

  투둑. 속옷이 떨어지고 애액으로 흥건해진 비부가 드러난다. 보지는 삼 일간 팔뚝만 한 자지로 질리도록 찔렸지만, 여전히 처녀처럼 꾹 일자로 다물려 있었다. 앙증맞은 클리토리스만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슈리엘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더 깊숙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대로 돌아가면 애액을 질질 흘리면서 걸어갈 게 뻔했다.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길가 사람들에게 들키든 뒷골목 부랑민에게 들키든 별 차이가 없었다.

  ―스르륵.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슈리엘은 곧바로 바지를 벗고 흉악한 극대 자지를 꺼내 들었다. 엉덩이골 사이로 선명하게 느껴지는 막대기.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교태를 부렸다.

  "…「신음을 내지 말도록.」"

  양손으로 엉덩이를 꽉 붙잡고 살짝 치켜들게끔 만든다. 슈리엘은 신음을 내지 말라는 명령과 함께 삽입을 준비했다.

  "으읍…."

  말을 하지 못해 가슴이 답답해졌지만, 쾌락을 봉인 당한 것보단 나았다.

  "…넣겠다."

  "흡…."

  균열 사이로 귀두 끝이 들어온다. 나는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크게 숨을 들이켰다. 냄새, 슈리엘의 냄새. 머리가 멍해진다. 내가 진한 냄새에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자지는 끝없이 흐르는 애액으로 잘 코팅되어 손쉽게 균열을 비집고 들어왔다.

  ―쯔븝…!

  처음엔 절반도 들어가지 않았던 자지는 이제 뿌리 끝까지 들어갔다. 기름칠이라도 한 듯 매끄럽게 자지가 들어간다. 수차례의 걸친 개조 덕분이었다. 보지는 자지 길이에 맞춰 길이가 늘어나고, 사정 후 자지를 빼면 알아서 입구를 닫아 정액이 흐르는 걸 막아주었다. 당연히, 펠라치오를 위해 목젖도 없앴다.

  "흐, 흡…"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신음을 내지 못해 피가 쏠렸다. 자지가 자궁구를 두드리며 암컷의 본능 마구 자극하는데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숨이 넘어갈 것 같은 표정으로 침을 흘릴 뿐이었다.

  ―쿵, 쿵!

  자지를 내빼고, 다시 처박을 때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다. 배꼽 위로 귀두의 형상이 보일 정도로 깊숙이 처박힌 자지는 상상 이상의 고통과 쾌락을 가져다주었다.

  "끕, 흡…"

  대면좌위 상태에서 뒤로 허리를 젖히고, 몸통을 양손으로 붙잡혀 마구 찔리는, 일명 오나홀 자세. 압도적인 덩치 차이 덕에 가능한 체위였다.

  슈리엘은 허리를 흔들지 않았다. 개미처럼 가느다란 내 허리를 붙잡고 앞뒤로 움직였다. 정말로, 오나홀이었다. 슈리엘이 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머리칼과 흔들거린다.

  "싸겠, 다."

  오나홀 체위의 장점은 빠른 사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허리가 아닌 손을 이용하는 만큼 페이스 조절이 자유로운 덕이다. 물론, 사용당하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좋은 얘기였다.

  나는 사정을 알리는 슈리엘의 말에 대답도 하지 못하고 위태로운 숨소리만 냈다.

  ―뷰르릇……!!!

  "흐읍, 끕…"

  자궁을 가득 채우는 정액.

  배가 볼록하게 부푼다. 최근에 내 모유를 마셔서 그런지 점점 사정량이 늘고 있다. 돼지도 슈리엘처럼 많이 싸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완전히 토마토가 된 얼굴로 픽 고개를 떨궜다.

  "후에으…"

  머리가 뜨겁다. 몸은 비명을 지르며 가버리는데, 입에선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통째로 삶아진 기분이다.

  ―쯔브븝…

  자지를 빼내고, 돌아갈 준비를 한다. 나는 몽롱한 얼굴로 속옷을 생성했다. 분명 성욕은 해소가 됐지만, 머리는 아직 뜨거운 채였다.

  나는 정액으로 볼록해진 배 그대로 속옷을 입었다. 선명한 호선을 그리며 늘어난 셔츠와 치마는 어딜 봐도 임신 초기의 배였다. 임산부가 맞긴 한데, 그래도. 이 모습에 배가 부르니 굉장히 범죄적이었다.

  슈리엘은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나도 슈리엘도, 한 달 뒤에 애를 봐야 할 부모였다. 어차피 들킬 거, 우리 둘의 관계가 알려지든 말든 무상관인 것이었다. 소문은 필연적이었다.

  그는 목걸이를 보며 말했다.

  "…돌아가지. 목걸이 말고 더 원하는 게 있나? 반지나, 드레스 같은 것 말이다."

  "하우, 으… 괜찮, 아요."

  "정말로? 반지라면 몰라도, 옷 정도는 필요하지 않겠나."

  "음…."

  …드레스?

  내가?

  나는 일평생 꾸민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쪽에 흥미가 없던 것도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컸다. 심히 재수없어 보일 수 있으나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는 잘난체가 아닌 이 세상만의 지고불변한 법칙이었다.

  가로되 만물을 관장하는 신의 축복. 어느 방식으로든 마나가 많은 이들은 미형으로 살아간다. 운이 나빠 추하게 태어났더라도, 체내 마나량을 늘리면 부분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못생긴 마법사'는 그 말 자체로 모순이었다. 마나는 생명체를 모든 면에서 우월하게 만들어주었다. 하물며 악마 놈들도 예쁘고 잘생기게 태어나는 세상이다.

  마나는 다른 종족에 비해 잘난 것 하나 없는 인간에게 반격의 첫걸음 내딛게 해주었으며, 마법이라는 기적 아래 문명을 급속도로 발달시켰다.

  그러니 당연했다. 내가 예쁜 건 당연했다. 세상의 모든 마나를 원천 삼아 휘두르는 내가 억 소리 나도록 아름다운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엘프도 감히 명함을 못 내미는 천상 미소녀. 얼굴뿐만 아니라 육체미 또한 완벽하다. 잘록한 허리, 손으로 쥐기 딱 좋은 골반, 부드럽고 커다란 가슴. 피부에선 향긋한 냄새까지 난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을 모두 상쇄해버리는 극악한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 그런 거 없어도 돼요. 정말이에요."

  생기 없는 썩은 눈동자.

  "귀족 될 여인이 옷 한 벌 없어서야 되겠느냐. 마음껏 골라봐라. 돈은 썩어 넘치니."

  "으…."

  내, 내가 드레스 입어봤자. 별로 안 어울릴 텐데.

  슈리엘의 '정말로? 라는 말에 확답하지 못한 나는 그대로 잡혀 옷 가게에 끌려왔다. 드레스를 입은 나를 상상하자 치솟은 혐오감에 잠시 침묵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를 망설임으로 착각해버린 탓이었다.

  나는 저 멀리 보이는 드레스 진열대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빅토리아? 로코코? 리젠시? 디자인만 봐선 로코코에 가까웠다.

  진열대엔 딱 봐도 고급스럽고 화려한 드레스가 촤르륵 나열됐다. 시대를 종잡을 수 없었다. 각기 다른 시대가 적절히 혼합된 옷들. 어쩌면, 이곳이 평행세계의 지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세상과 지구를 비교하는 짓은 하등 의미 없는 걸 알지만…

  ―딸랑!

  …원래 마음이 급해지면 잡생각이 많이 드는 법이었다.

  "어서 오세요 손님!"

  결국 속절없이 끌려왔다.

  "무슨 옷을… 어머! 도련님?!"

  살짝 젊어 보이는 주인장은 화들짝 놀라며 허리를 세웠다. 루셸리니의 아들, 슈리엘 루셸리니가 가게에 찾아온 것이었다. 서부는 제 영지의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거렁뱅이 투성이었지만― 동부, 그것도 금화 단위로 돈놀이를 하는 값비싼 옷 가게의 주인이 슈리엘을 못 알아볼 리 없었다.

  "귀하신 분께서 여, 여긴 무슨 일로…?"

  "옷 사러 왔으니 안내나 하도록."

  "예, 옙!"

  헌데 주인장은 슈리엘의 눈치만 보며 안내하길 주저했다. 그야 여긴 여성용 가게였다. 슈리엘은 입술을 삐죽이며 뒤를 가리켰다. 아직도 문 앞에서 걸음을 떼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나를 향해서 말이다.

  "내 뒤에 있지 않느냐. 유진. 어서 와서 골라봐라. 돈은 생각하지 말고."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명령을 거스를 순 없었다. 나는 의기소침해진 얼굴로 주인장에게 걸어갔다.

  "…어머머!!"

  그때, 겁 먹어 말을 더듬던 주인장이 눈동자를 번뜩였다. 차마 슈리엘이 보는 데서 날뛰진 못해 자제하는 모양이었지만, 나는 그 안에 담긴 욕망을 읽을 수 있었다. 입혀보고 싶다. 그런 욕망이 느껴졌다.

  "호호… 손님,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얼굴이 참 고우시네. 잘 오셨어요."

  인위적인 웃음. 

  그녀는 진열용 드레스를 보여주며 말했다. 

  "어떤 종류를 원하시나요? 사교용, 댄스용, 다과회용, 시간별 상복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답니다."

 그렇게 설명해봤자 모른다. 나는 손을 쭈뼛거리며 드레스를 고르기 주저했다. 하나같이 눈에 익지 않은 옷들이었다. 그나마 웨딩드레스가 익숙한데… 윽.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아무튼.

  부끄럽지만, 온통 음란한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내가 항상 드레스를 입고 다닐 리는 없을 테고, 끽해봤자 슈리엘 앞에서만 입을 텐데. 그러면, 그러면. 당연히 그런 생각이 꿰찰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차피 찢겨 알몸으로 개처럼 박힐 게 분명했다.

  "…벗기 쉬운 건 없나요?"

  지극히 '그렇고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 질문이었다. 

  "어머…."

  나는 내가 무슨 질문을 했는지 말하고 나서 5초 후에 깨달았다.

  주인장의 시선이 아랫배로 향한다. 배는 눈에 띌 정도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시선을 절로 사로잡았다. 급하게 뒷골목을 나오느라 정액을 빼지 못한 것이었지만, 주인장이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실수를 후회했다.

  "…잠시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아, 도련님은 거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의도를 잘못 이해한, 아니. 어찌 보면 정확하게 이해한 주인장은 내게 변명할 시간도 안 주고 팔을 붙잡았다.

  ―촤르륵!

  매장 깊숙한 곳, 딱 봐도 은밀한 곳에 쳐진 거대한 커튼을 걷자 부끄럽고 은밀한 낙원이 펼쳐졌다. 

  반투명한 프릴 레이스가 달린 브래지어부터 치부에 구멍을 뚫어놓은 팬티, 안이 훤히 보이는 시스루 드레스까지. 이곳에 나열된 옷들은 반투명하고, 뚫려있고, 극히 짧다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특히 유두와 보지 부분이 뚫려있는 속옷 세트는 노골적인 섹스용 의상이었다.

  "관광하러 온 어린 영애들이 많이 묻거든요. 뭘 입어야 남자를 유혹할 수 있냐구."

  "저, 전――"

  "하지만 손 한 번 못 잡아본 풋내기 영애들이 절 찾진 않아요. 그녀들이 원하는 건 확실한 승부에요. 거의 다 넘어왔을 때, 결코 떠나지 못하게 쐐기를 박아놓는 것. 제가 무슨 말 하는지 아실 거예요."

  내 말을 끊은 그녀는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옷들의 수위가 점점 세지기 시작한다. 저것들은 속옷이라 부를 수 없었다. 국부를 파고드는 얇은 천가닥 하나만 있는 걸 어찌 속옷이라 부르냔 말인가. 그냥, 알몸에 작은 천쪼가리 몇 개 올려놓은 수준이었다.

  그녀는 부끄러워하는 나를 보며 후후 웃었다.

  "저희 솔직해지자고요. 그 배, 도련님 아이죠?"

  "그, 마, 맞긴 한데."

  "그럴 줄 알았어요! 소문의 주인공이 아가씨였구나. 음음…! 과연, 그럴 만 하네요!"

  …벌써 소문났다고? 음, 별로 이상하진 않으려나. 하긴 며칠이고 같이 밖을 돌아다녔는데. 알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치만 봤다. 주인장은 얼굴이 시뻘게진 나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더니,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아니면 평범한 것들도 있어요. 그쪽으로 안내해드릴까요?"

  그, 그래도.

  "…."

  …밖에 있는 영문 모를 드레스보단 이게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