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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1화 (1/174)



〈 1화 〉1화

1화




내생에 최악의 선택은 날 차디찬 감옥으로 인도했다. 하지만 후회할수 없었다. 아니 후회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여~ 신수가 훤해 보이는데 콩밥이 맛있었나봐?”

그자식의 면회다. 내가 감옥에 갇혀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 자식. 그렇다. 난 이 자식을 위해 대신 죄를 뒤집어 쓴 것이다.

“후우~. 왜 왔냐? 혹시 내가 너에 대해 나불댈까봐서 감시하러 온거냐? 걱정 마. 나도 한입으로 두말하는 성격은 아니니까.”

“아아. 당연히 걱정하지 않지. 후훗. 인질이 있는데 설마 네가 나불대겠어?”

그렇다. 인질 아닌 인질이 잡혀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이렇게 감옥에 있는 것이었다. 혈액암에 걸린 여동생... 그래 여동생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피를 투석해주지 않으면 이내 죽음에 이르는 상태에 처한 여동생을 못내 저버리지 못했다. 결국 이 녀석의 뜻대로 자기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대신 여동생의 병원비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해주긴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믿을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와서 말하지만... 네가 정말 짜증났거든. 주먹 좀 쓴다고 유세나 떨고, 그리고 날 쳐다보는 그 눈빛!! 더러운걸 쳐다보는듯한 그 눈빛이 가장 싫었어. 그래서 네가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함정을 준비한거지. 네 여동생의 치료비 말야. 결국 넌 선택한거고. 흐흐.”

“으득... 그랬나? 그래서 기분이 좋은거냐? 찌질한 녀석. 겨우 그딴 일로 사람까지 죽이고...”

그렇다. 대신 뒤집어쓴 죄는 살인죄였다.

“아아. 그녀석 말야?  다음으로 짜증나는 녀석이라서 그냥 죽여버렸지 뭐야? 난 이게 문제라니까. 홧김에 죽여버리다니... 좀  괴롭힐 수 있었는데 말야. 뭐 어쩌겠어? 그렇게 쉽게 죽을줄 누가 알았나?”

결국 이런 녀석이었다. 하지만 난 이런 녀석을 위해 주먹을 휘둘렀단 거다. 결국 나 또한 마찬가지인 녀석일 뿐이었다.

“미친놈. 겨우 그따위 이유로 사람을 죽이다니...”

“흐흐. 그래.  미쳤지. 그래서 너를 위한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는데... 받을거지?”

주먹에 힘이 들어가며 히죽거리는 녀석의 면상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가로막힌 벽으로 인해 그럴 수도 없었다.

“궁금하지 않아?”

“너 설마!!”

순간 떠오르는 생각. 여동생을 어찌한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녀석의 표정을 보자면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나도 약속은 지킨다구? 큭큭. 그것보다  어메이징~ 한 선물인데... 아아. 그렇게 노려보지 마라구? 무섭잖아? 킥킥. 그래 알려줄게.  위한 특별한 선물이야. 널 위해 정말 여러모로 힘을 썼다니깐?”

한편으론 여동생이 무사함에 대한 안도감과 저 미친놈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른건지에 대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여기서 더 나빠질거라도 있는거냐?”

“너. 일주일 후에 사형이야.”

“뭐...뭐라고?! 내..내가 왜?!! 어째서!!!”

살인... 물론 잘못이라는걸 알고 있다. 죄를 뒤집어 쓴 만큼  년 살거라고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사형이라니... 그럴 수도 있는건가? 물론 사형제도가 없어지지 않았다는 건 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큭큭. 놀랬어? 내가 힘  썼지. 아아~ 정말 돈 엄청 들었다니깐~ 내가 지은 죄가 좀 많거든. 크흐흐. 누군갈 죽인게  한번 뿐인것도 아니고, 강간도 몇  있었나? 뭐 개네들도 좋았을거야. 아무튼 이런저런 죄들 죄다 너에게 미뤄줬지. 고마워 하라고? 첫 범죄에 사형까지 당하는건 네가 처음일거야. 아마.”

어처구니 없었다. 결국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를 나에게  넘겼다는게 아닌가! 미친놈일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저렇게 미친놈일줄은 몰랐다. 맥이 탁~ 하고 풀려버렸다.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따위 벽만 아니라면 쳐 죽여버리고 싶었다.

“크윽! 네녀석.. 으득..”

이가 갈렸다. 그에 히죽거리는 놈.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결국 그 누명아닌 누명을 밝힐수도 없지 않는가. 여동생인 지연이... 지연이를 위해서라도...

“그러다  부러지겠다. 야~ 킥킥. 흐흐 여동생은 걱정 말라고. 내가  고쳐서 따먹어줄테니까. 킥킥킥.”

“크윽! 너!! 지연이 몸에 손가락 하나만 대봐!! 어떻게든 죽여버릴테다!!!”

쾅~!!

지연이를 어찌 해버리겠다는 녀석의 말에 분노하며 움켜쥔 주먹을 휘둘러 벽 너머의 그 녀석을 향했다. 뿌득 거리며 뼈가 나갈것만 같았지만 그 아픔조차도 차오르는 분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흐응~ 장난이야. 나도 그런 약해 빠진 년따위 좋아하지 않는다구? 하다가 죽어버리면 어쩌겠어? 아아 그리고 널 위해 또 하나의 선물을 마련해 놨는데... 받기 싫은가봐?”

“후우~... 또 뭔데?”

놈의 장난이란 말에 분노를 가라앉히고 심호흡을 하며 물었다. 그에 장난끼 어린 표정과 목소리로 답해주는 놈.

“전신의체. 널 위해 준비했지. 큭큭. 사형이라고 해서 놀랬어? 내가 아무리 널 싫어 했다고 해도 날 대신해 감옥에 있는 녀석을 설마 버릴까봐?”

움찔.

전신의체라니... 아직 개발 단계라고 알고 있는데... 그게 벌써 나왔다는걸까? 아직 부분 의체정도까지 밖에 상용화 되지 않은걸로 알고 있는데 그 몇일 사이에 벌써 거기까지 기술이 발전했다는건가? 설마 그럴 리가...

“의문이야? 하긴... 아직 개발 단계이긴 하지. 우리 회사에서 야심차게 준비중이라서 그 실험체가 필요했거든. 하지만 기밀이라서 실험체를 공수해오기 힘들다고 하더라고... 이때다 싶어서 널 추천했지. 날 대신해 죄를 뒤집어 써주고 고아에다가 인질까지 있잖아? 딱 좋은 실험체 던걸? 이왕 이렇게 사형까지 당하는거니까. 어때? 심험체가 되볼래?”

“큭... 어쩔 수 없잖아... 심험체가  주지...”

정말... 이게 병주고 약주고 라는걸까? 미친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래서야 질질 끌려가기만 할뿐 상황을 주도하지 못한다. 놈은 이걸로 쾌감을 얻고 있겠지. 날  멋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복수해주마! 웃는것도 오늘로 끝이다. 널 파멸시키고 말테다.

“그럼 여기 싸인해.  시체를 그 즉시 옮겨야 하거든.”

“알았다.”

녀석이 내미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야 말았다. 이로써 내 몸은 녀석에게 귀속되버리고 말았다. 정말 맘에 안들지만... 사형을 비켜갈 능력은 나에겐 없었다. 게다가 여동생인 지연이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이정도 쯤이야. 내가 돌봐줘야 하는 지연이... 우리 지연이를 위해서라면...

“그럼 바이바이~ 다음에 눈뜨면 새로운 세상이 널 반길거야. 큭큭~”

손을 흔들며 녀석이 면회실을 나섰다. 분하고 억울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나로써는 참아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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