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6화
“짧아... 그리고 답답해...”
준호의 취향인 교복을 입게된 결과였다. 몸매가 끝내주게 드러난 여학생용 교복이었다. 다른 여학생들을 바라보자면... 너무 짧았다. 이거 날 골탕먹이려는 준호의 속셈 아닐까?
“여어~ 잘 어울리는걸?”
“으득... 너 이자식 나한테 무슨 억한심정이라도 있는거야?! 이..이게 뭐야. 다른 여학생들이랑 다르잖아!!”
버럭 하고 소리를 지르며 준호의 멱살을 다시 잡아버렸다. 물론 손아귀엔 힘이 없었다. 그저 옷에 손을 가져다 댄 수준. 준호가 내 손을 툭 하고 쳐내자 톡 하고 떨어져나가는 힘없는 손.
“수근수근. 속닥속닥~”
웅성웅성.
그리고 찾아온 쪽팔림. 너무 버럭 소리를 질러버렸나보다. 주위 학생들이 나와 준호를 보며 속닥이는게 들렸다. 남자가 여자를 화나게 했다던지... 밤일이 만족스럽지 않아 저런다든지..(누구얏?!) 아무튼 상당히 쪽팔렸다. 타이트한 교복 때문에 더욱더...
“그렇게 난리치면 속옷이 보일텐데...?”
“히익?! 보..보였어? 아니 내가 왜 이딴걸 신경써야 하는건데?!!”
순간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이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겨우 속옷한번 보인걸로 이런 모습이라니...
“욕구불만인가? 하긴 그럴 용도로 만든 의체니까 말야.”
“엣? 무슨소리야 그건?!”
뭔가 듣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그런 용도? 비서겸 메이드 그리고 경호 용도 아니었나?
“아아. 별거 아냐. 너도 요즘 시판되는 섹스로이드 알지? 그걸 겨냥해서 만들었거든. 네 전신의체. 후훗~”
“히엑?! 그게 대체 뭐얏!! 너 설마?!”
엄습해 오는 불안감. 설마 설마 했던게 사실로 들어났다. 아니 모른척했던게 이제와서 터진거라 하겠다. 준호의 손이 이상야릇한곳을 더듬긴 했지만... 그래도 설마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놓고 섹스용 이라니!! 그게 무슨 얼토당토 않는 일인가!! 내가 그런 용도라니?!!
“그야 당연하잖아? 다용도 다재 다능한 전신의체 개발이 관건이었다고? 개발 비용이 있는데 겨우 하나 혹은 두가지 용도로 개발했겠어? 뭐든지 포용 가능하도록 만드는게 개발비 충당에 좋잖아?”
“윽..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비용을 낮추고 일반적인 용도로 하면...”
“그럴게 할 리가 없잖아? 널 마음껏 가지고 놀 작정으로 그리 만들어 준건데. 큭큭.”
이녀석!! 성격이 더 나빠진 것 같다. 전엔 이러지 않았었는데... 왜 이렇게 된걸까? 설마 내가 바라보던 눈빛 때문이었나? 쓰레기를 보는듯한 눈빛? 그것 때문에...?
“너..넌 남자랑 그짓을 하고 싶은거냣?!”
“어딜 봐서 남잔데? 이런 가슴을 달고? 거기에 야한 즙을 흘리면서?”
“히엑?! 하..학교잖아! 어..어딜 만지는건데? 남들이 보면...”
준후가 그렇게 말하며 기습적으로 내 젖가슴과 허벅지 사이의 은밀한 부분을 쓸어내듯 만졌다. 그러자 찔끔하고 무언가 흘려버리고 말았다. 그 무언가는 말하지 않아도 알거라 생각된다. 이 전신의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야한몸인 것 같다. 하긴 용도가 그러한데... 야하지 않을리 없겠지...
“보면 어때서? 저기 보라구. 저쪽도 한창인걸? 요즘 대세 잖아. 섹스로이드가.”
준후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참 멋진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어떤 부잣집 도련님 같이 생긴 녀석이 메이드복을 입은 여자를 한참 희롱하고 있는게 보였다. 젖가슴을 주무른다던지 계곡사이에 손을 넣어 뒤적(?)거린다던지... 메이드복의 여자는 그런 도련님의 손길에도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애초부터 그런 의도로 만들어 졌다는 듯이...
“그..그치만 난 사람이라구!! 저..저런 섹스로이드가 아냣!!”
“그래서 더 꼴리는 거 아니겠어?”
이녀석 역시 미쳤다. 아무리 그래도 친구를... 이런식으로 희롱해야 하는걸까?
“그..그만해. 더..더는.. 으읏?!”
더하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무언가 싸버리고 말 것 같았다. 아니 벌써 뭔가 찔끔찔끔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래서야 천박하고 음탕한 여자아이가 아닌가! 그런 여자아이의 몸이 되버리다니... 너무 분하고 억울했다. 그리고 준호에 대한 분노가 일었다.
“수백억이야. 수백억. 그만하게 만들려면 그걸 갚아야겠지?”
“큭...”
갚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는가? 그런 돈을 어떻게 마련하겠는가? 여동생인 지연이의 치료비 조차 마련 못해 이런 꼴이 되버렸는데 말이다. 어쩔 수 없이 맘대로 하라는 듯 몸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얌채같이 손을 때는 준후. 재미가 없어졌나보다.
“으음..하아..하아..”
“반항하지 않으면 재미없지~ 킥킥. 좀 더 앙탈을 부려달라고?”
으득.. 앙탈. 그래 부려주마!! 비록 내 몸이 준후의 장난감일지언정 정신은 이렇게 살아있다. 언제든지 약점만 이겨내면 복수를 하고 말리라. 언제든지... 물론 그날이 오늘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자자 다 쉬었으면 교실로 들어가자. 현아야.”
“현. 이다 현!! 현아가 아냣!”
헛된 몸부림이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곧게 펴며 당당히 가슴을 내밀며 준후의 뒤를 따랐다. 근데 너무 내밀어서 그런지 안그래도 타이트한 상의가 더 팽팽하게 당겨진 듯 했다. 가슴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기도 했고... 이러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추한 꼴을 보이지 않을까 내심 조마조마했다.
“그렇게 가슴에 자부심이 넘쳐?”
“이익! 아냣!!”
역시 준후 녀석을 언젠가는 때려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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