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화 〉13화 (13/174)



〈 13화 〉13화

하교시간이 되자 민망함도 점점 사그러 들었다. 이제곧 집에 갈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 듯 했다. 다만 아직도 간혹 쳐다보는 따가운 시선들. 그게 문제이긴 했지만... 그래도 책상과 책들로 인해 몸을 어느정도 가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하아. 이제 끝났네. 돌아가면 얼른 갈아입어야지.”

언제까지 수영복 차림으로 있을 수야 없을테니 말이다.

“뭘~ 어울리는데 그냥 그대로 쭈욱~ 사는건 어때?”

“그럴까보냣!! 넌 대체 머릿속이 어떻게 되있는건데? 여..여자아이를 이렇게 창피하게..윽. 남자지만 아무튼!!”

내 스스로 여자아이라고 선언해 버리고 말았다. 그에 얼버무리듯 버럭 화를 내며 준후탓을 해버렸다. 물론 그런 내 모습에 그럴줄 알았어. 라고 하는듯한 준후의 미소. 정말 언제 한번 날잡고 때려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이제  적응됬나봐? 킥킥. 여자아이라... 하긴 맞는 말이지. 누가 설마 네가 남자였다는걸  수 있겠어?흐흐.”

재수 없는 웃음. 정말 뭐 저런 녀석이 다 있나 싶었다. 몸만 제대로 동작하면... 저딴 녀석 한 주먹도 안될텐데... 이런 내가 정말 싫었다.

“으으..! 나쁜 자식.”

“우리 현아가  이리 뿔이 났을까? 자자 속상한일 있더라도 날 보고 화 풀어~ 응?”

유라였다. 유일하게 준후를 무시하는 여자아이. 준후도 딱히 유라에게는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준후의 타입은 나처럼 가슴이 큰 여자아이 인  했다. 하긴 남자라면 대부분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긴 하지. 나 또한 마찬가지고 말이다.

“언제 봤다고 벌써 친한척일까? 아아. 하긴 서로 그런 짓 까지 하는 사이였으니 그럴 수도 있겠네~”

“이익! 너 무..무슨 소릴 하는거야!! 유..유라와는 아무 사이도...”

“우우~ 현아가 날 피했어..흑흑 내가 싫어진거야? 역시 나같은 가슴 작은 여자아이는... 싫은걸까?”

애는 또 왜이런담? 딱히 유라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준후 때문이라도 일정 거리를 두고 싶었다.  때문에 유라에게 무슨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어쩔  없었다. 그런 내 마음도 알아주지 않는 저런 모습이라니.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수만도 없는 상황. 결국 유라를 달랠 수밖에 없었다.

“자자. 뚜욱~ 누가 유라가 싫대. 난 그저... 오늘 처음 만난사이잖아... 그래서...”

말이 점점 궁색해졌다. 여자아이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모르니 어쩔  없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놔두면 점점  심하게 울  같은 모습의 유라였다.

“헤헷~ 속았지~ 현아는 참 순진하다니깐? 화장실에서두 그렇게 부끄러워 하더니. 어땠어 내연기?”

“익!! 너어~! 난  진짜 우는 줄 알았잖아!”

정말 여자란... 모를 생물이었다. 어쩜 저리 뻔뻔할 수 있는가! 게다가 화장실에서의 부끄러운 행위까지 언급하다니!! 애써 머릿속에서 지운 참이었는데 그걸 다시 꺼내들다니!! 남자로써의 자존심 문제였다. 결국 삐치듯 고개를 팩 돌려버렸다.

“우웅~ 그렇다고 그렇게 모른척하면... 이렇게 괴롭혀준다~!!”

“히에엣?! 가..가슴은~! 아앙~ 시..싫어~~! 뭐..뭐하는 짓이야!”

밀착해와 내 젖가슴을 유린하는 유라였다. 정말 남들따윈 신경도 안쓰는 모습이라니. 뻔뻔함도 정도가 있고 파렴치함도 정도가 있는건데... 여자아이치곤 너무 괄괄한 성격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너무 능수능란한 손가락장난. 설마 다른 누군가를 희생해 이렇게 잘 주무를수 있었던게 아닐까?

“에에~ 이렇게 주무르는 맛(?)이 있는 가슴은 오랜(?)만인걸~ 좀더 주무르게 해줘~ 아잉~”

“하핫 너희들 너무 친밀해진거 아냐? 현아는 뭐 잘 개발(?) 되고 있는 것 같네?”

개발이라니!! 설마 만져지면 만져질수록 미묘하게 좀 더 원하게 되는 이유가 저딴 것이란 걸까? 이런 몸따위 준다고 해도 받지 않았어야 했는데... 너무 뒤늦은 후회가 아닐 수 없었다.

“하악..학~ 그..그만~!! 아흑~ 제발 좀~ 여자아이라 때릴수도 없고. 으읏~!”

“헤헤~ 알았어 현아야. 다음 기회(?)도 많으니까. 오늘은 이만 할게~”

큭.. 다음에도 만지겠다는 건가?! 정말 끈질긴 여자아이인 유라였다. 이대로라면 정말 정조(?)까지 위협을 받을 듯 싶었다. 그렇게 되면 정말로 남자로써의 위엄이 사라질거라 생각된다. 준호에게도 아직 빼앗기지 않은 처음을 유라에게 빼앗길 위기감이 조성됬다. 아니... 뭐 준후에게 보다는 더 나은걸지도...? 왠지 좀 혹하기도 했다.

“자 그럼 갈까? 어서 오라구?”

“이익! 목줄은 언제까지 매고 있어야 하는건데?! 넌 부끄러움도 없는거야. 정말?”

자존심 팍 상하게도 준후는 여전했다. 목줄또한 여전히 매어져 있고... 이대로 남들 다보는대서 애완용 강아지같은 꼴을 해야 하는걸까? 이 목줄은 왜 이리 질긴건지... 수업시간동안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풀리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설마 이런 목줄따위에 조차 최첨단 과학의 소산을 적용시킨게 아닐까 싶었다.

“하아. 왠지 요즘 들어 한숨만 느네. 정말 준후  때문에... 으으~!”

“발악은 그걸로 끝이야? 아아~ 네가 발악할수록 점점 더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니깐. 현아 네가 없었다면 정말~ 난 우울해서 죽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 킥킥.”

크윽! 저걸 죽여 살려? 물론 죽인다는 선택지는 삭제 되어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복수는 필히 해야 할 것 같았다. 맘 같아서는 준후도 내꼴로 만들어서 나와 같은 굴욕감과 치욕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무리겠지. 이런  신세가 정말 처량했다. 그런 처량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정말 슬플 뿐이다.

“이꼴로 밖엘 나가라구? 난 못해!”

“흐응~ 그럼 여기서 뭔가 더 당하고 싶어?”

순간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는 신호였다. 분명 준후녀석이라면 뭔가 말로 표현하기도 싫은 그런 일을 행할 것 같았다. 결국 준후의 이끌림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수밖에 없었다. 유라는 그런  맘도 몰라주고 그저 헤실거리며 내 팔에 팔짱을 껴고 기대서 걸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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