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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화 〉31화 (31/174)



〈 31화 〉31화

뒷정리를 하고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니 준후와 유라가 보였다.둘이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자니 배신감이 다시 치솟아 올랐다. 왜 전에는 저 모습을 보지 못했을까? 아니... 보고도 못본척 한걸까? 유라의 연기와 매력 때문에 그런  같았다.

“하아... 참자. 이정도는 예상했던 거잖아? 곧 복수할 수 있을테니까. 참는거야...”

“어머~ 현아 왔구나. 근데 옷이 엉망이네. 하긴 그렇게 더럽혀 졌으니 어쩔  없나?”

“후후 그러게. 현아나 앙탈을 어찌나 부리던지~”

“으으.. 노..놀리지 마!”

둘이 작정하고  놀리려나 보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런걸 언급하다니...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정말 한번 제대로 당하고 난 이후라서 인지 선뜩 둘 앞에서면 초라해 지는  같았다. 당당하게 맞서려고 해봤지만... 무리였다.

“이..이러면 안되는데... 왜그러는걸까.. 으으.”

준후와 유라가 다가올수록 몸이 오들오들 떨렸다. 역시 둘 모두에게 당했던게 충격이긴 했나보다. 이런 한심한 모습이라니... 당하고  바로 직 후에는 몰랐었지만... 이제는 체감할 수 있었다. 이 둘에겐 무리라는 걸...

“흐흐~ 왜 이리 오들오들 떨고 있는걸까~ 우리 당당한 현아양은~”

“히익?! 오..오지마...!”

“준후도 참~ 그렇게 심하게 쑤셔대놓고, 모른 척 하기야? 물론 난 좋았지만... 현아에겐 아직 무리였나봐.”

유라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준후는 피식 웃어보이며 더 가까이 다가오진 않았다. 대신 유라가 다가와 내 몸을 감싸 않았다. 살짝 놀랐지만... 그 따스한 유라의 품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으으.. 시..싫어해야 하는데...”

“아이 참~ 정말 그럴거니? 난 언제나 현아가 좋았는데... 정말 나... 싫어해?”

유라가 서글프다는  나에게 속삭였다. 그런 유라의 목소리를 듣자 어쩐지 배신했지만... 그래도 유라라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하게 되었다. 그리고 도달한 결론...

“으응.. 나..나도 유라는... 역시 다 준후때문이니까...”

“정말? 아아~ 안심이야. 현아가 날 싫어하지 않다니~”

“너네도 참~... 잘들 놀고 있구나?”

결국 유라는 용서하기로 했다. 사실 그렇지 않는가? 유라가 나에게 잘못한건... 별로 없기도 하고... 다만 준후는 절대 용서하지 않기로 했다. 저딴 녀석!! 혹시 유라도 나처럼 약점이 잡힌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문득 들었다.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준후라면 분명 그럴 것 같았다.

“유라야. 우리 힘내자. 그래서 준후녀석에게 한방 먹여주는거야!”

“응? 으응. 그..그러지 뭐. 준후 너 긴장해야 하겠는걸? 쿡쿡.”

“하아? 너까지 그러기야? 뭐 맘대로 해보든지~”

유라의 표정이 사뭇 요상했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이게 다 준후 탓 아니던가! 날 치욕스럽게 한 것도 준후. 그리고 내 처음(물건논외)을 가져간 것도 준후였다. 고로 준후를 타도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수업이 모두 끝나 버렸다.

“그럼 갈까?”

“나... 저기 가..가볼 곳이 있는데...?”

살짝 망설이며 준후의 반응을 살폈다. 일단은 준후의 메이드겸 비서인 만큼 곁을 벗어나기 힘든 상태였다. 결국 허락을 맡을 수 밖에 없는 법! 다행이도 어디 갈것인진 묻지 않고 허락해 주는 준후였다.

“뭐~ 날 만족시켜준 것도 있으니까. 좋아.”

다행이었다. 다만 그 만족시켜준 보답이라고 하는게 거슬렸다. 딱히 만족시켜주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약간의 굴욕... 하지만 참아낼만 했다. 그렇게 준후가 잡을새라 후다닥 교실을 빠져나와 현준의 반으로 향했다.

“으으.. 어쩌지... 막상 오고 나니까 고민되네. 그냥 갈까? 아냐. 그래도 준후녀석에게 한방 먹일려면...”

고민했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결국 교실문을 열어재낀후 당당히 가슴을 펴고 현준에게로 갔다. 현준은 여전히 섹스로이드와 즐거운 놀이를 하고 있었다. 정말 부러운 녀석이 아닐  없었다.

“으으.. 난 그렇게 고생했는데... 이따위녀석은 이렇게 즐기고... 후우~ 패고싶지만... 참자.”

물론 팰수도 없고... 지금은 부탁이 우선이지만...

“응? 왔구나~ 후후... 나에게 당할 준비는 하고 온거겠지?”

“윽.. 그런 목적이 아냐!”

목적은 달랐다. 하지만 현준은 내 몸이 목적인 듯 싶었다. 꾸준히 한결같은 녀석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굴복할  없는 법! 현준의 앞에서 당당히 말문을 열었다.

“그... 부탁이 있는데... 혹시 들어줄 수 있어?”

“응? 부탁? 흐응~ 뭐 일단 들어는 줄게. 어디 한번 말해봐.”

흥미롭다는 듯 날 관찰하는 현준이었다. 다행이도 내가 부탁하는게 호기심을 자극한 듯 했다. 자신에게 그런 소리를 할 줄 몰랐다는 모습이 참... 어처구니 없기까지 했다. 뭐 이딴 녀석이 다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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