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9화 〉119화 (119/174)



〈 119화 〉119화

현준이와의 섹스는 정말 좋았다. 얼마나 해버렸는지 현준이 옆에 어느새 잠들어버리고 말아버린 듯 했다. 어쩐지 아랫배가 뻐근한 느낌이었다. 뭔가 뿌듯한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현준의 정액도 좋았고... 맛이며 질 또한 발군이었다.

“흐읏~ 하으으~ 좋은 아침이야. 하아~”

알몸으로 남자옆에서 일어나는게 처음도 아니었는데...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이 내 남자 라고 생각해서 일까? 그와 동시에 준후처럼 이상해져버리는건 아닐지 내심 불안했다. 그만큼 내가 현준이를 의식하고 기대버린 것 같다.

“하아... 현준이는...  배신하지 않겠지? 배신하면... 죽여버릴지도...”

살벌한 말이었지만... 정말 그래버릴것만 같았다. 현준이와 섹스이후 무언가 바뀐듯한 기분이랄까? 이건... 설마 집착이려나? 아니... 정말 집착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집착이면 어떤가? 내가 사랑하는데...

“으으~ 부끄러워... 남자였는데... 남자를 사랑한다니... 하아~ 뭐 현준이 정도라면 누구라도 반할거야. 돈도 많고 잘생겼고 정력도~ 에헷~”

뻐근한 아랫배의 느낌이 더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슬슬 배를 문질러  느낌을 조금 즐겼다. 이러다 아기가 생기는게 아닐까 싶긴 했지만... 아직 생리도 하지 않는고로 생길 리가 없었다. 근데 왜 이리 생리가 늦는걸까? 준후의 말 대로라면 분명 하게 될텐데... 역시 완벽한 여자아이의 신체는 아니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음양로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음기와 양기를 죄다 잡아가둬 흡수해버리는 음양로 때문에... 생리가 늦은걸지도...

“하아~ 그러면 안되는데... 나도 이젠 여자아이라서 그런게 신경쓰이는걸까? 우으~ 조금 창피한걸?”

현준이와 나의 아기라니... 부끄러울지도... 하지만 생긴다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무척사랑하는 현준이라면... 분명 기뻐해줄거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지연이는... 어떻게 대해야할까? 가짜라고 듣긴했지만... 어차피 죽어버렸으니... 이제 상관없으려나?... 게다가 가짜라는걸 알어버렸으니 이렇게 매번 당할필요도... 없겠지?”

정말 조금 화가났다. 가짜인 주제에... 지연이도 아니면서 날 그렇게 대했다니... 게다가 현준이를 독점하려 하기까지~ 날 얼마나 바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 그런 생각조차 못했겠지. 어차피 자기가 가짜인것도 모르는 섹스로이드였으니까.

“그치만 당해왔던게 있어서 조금... 위축되는데... 그래! 당당해지는거야. 어차피 가짜잖아? 지연이는... 죽어버렸는걸?... 하아~ 내탓으로...”

조금 울적해지는 기분이었다. 내탓으로 지연이가 죽어버렸다. 고작 있는거라고 지연이의 기억을 조금 가진 가짜. 섹스로이드였다. 그런 장난감을 지연이라고 생각했었다니... 어쩐지 저승에서 지연이가 날 타박하는 것 같은기분이었다. 가짜에게 그렇게 당하는게 좋냐고. 바보같은 언니라고... 날 비난하는것만 같았다.

“당당히... 당당히 나가는거야. 이제 현준이는 내꺼니까. 지연이에게 쫄 필요는 없잖아?”

당당히 방문을 열고 나갔다. 물론 알몸으로... 어차피 집에 있는건 시리아 언니나 가짜뿐이었다. 몸을 조금 보인다고 더 부끄러울 것도 없었다. 그리고 현준이와 섹스한것도 어필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여기저기 몸에 뭍은 정액들로...

“조금 부끄럽네. 으으 씻긴 해야할 것 같아. 우선 가짜를 만나보고...”

“읏?! 저..정액?! 서..설마 현준 오빠랑 또 섹스한거야?!”

“흥~! 그래서 뭐? 부러운거야? 호홋~ 하지만 어쩌지~ 이제 현준이는 내껀데~ 나랑만 섹스해주기로 했어!!”

물론 거짓말이지만... 현준이가 그런 약속을 해주지는 않았다. 다만  사랑하니까 그렇게 해줄거라 생각한다. 내 말에 가짜가 화가나는지 다가와서  팔을 붙잡았다.

“윽~! 어..어딜 잡는거야! 이 가짜가!!”

“읏?! 무..무슨 소리야!! 되려 화내기나 하구!! 화내야  사람은 바로 나라고!! 현준 오빠랑 섹스하지 않기로 했잖아? 약속했으면서... 또 약속 어기는거야? 현아 언니?”

“이 가짜 섹스로이드 주제에 어디서 언니라고 부르는거야?!”

“갑자기 무..무슨 소리야? 가짜라니...? 혹시 머리가 이상해지기라도 한거야? 현준 오빠랑섹스하면서 뭔가 머릿속이 맛가버린걸까? 나야 나. 지연이잖아? 현아 언니 동생. 설마 기억상실?”

“뭐..뭐라는거야! 이 가짜가! 내가 왜 가짜라고 하는지 알려줘야할까? 풋~ 알려주면 가짜라고 인정할거야? 지연이라니... 이 가짜주제에...!”

가짜주제에 지연이인척 하는 꼬락서니라니... 어쩐지 혐오스러워졌다. 지연이의 기억도 얼마 없는 주제에... 어쩌면 저리 뻔뻔할  있을까? 역시  만든 섹스로이드 다웠다.

“아니라구!! 내..내가 왜 가짜인건데?!”

“그야 이 머릿속에 지연이의 뇌 대신 칩이 들어있으니까!! 어때? 알겠어? 지연이는... 지연이는 죽어버렸단 말야!! 너 따위를 남겨두고!!  찌꺼기 같은게!! 흑... 너때문이야!!! 너같은거때문이라구!!”

“헉! 그..그럴 리가 없잖아?! 나..나라구! 지..지연이라구 현아 언니 동생... 지연이. 아니지? 두뇌칩이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아핫. 장난하는거지? 으응~ 장난이구나~ 난 또~ 놀랐잖아. 역시 그동안 너무 괴롭힌걸까? 자..잘해줄게. 이제 잘해줄테니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마!!!”

뭔가 망가져버린 것 같은 반응이었다. 역시 가짜인걸까? 솔직히 긴가민가했지만... 이런 반을을 보니 정말로 가짜인 듯 했다. 나사가 빠져버린듯한 모습이라니... 물론 나또한 조금 그런 모습을 보였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난 진짜 현아니까... 이런 가짜와는 다른 진짜. 진짜 현아였다.

“으득! 너..너따위는 내 동생 지연이가 아냐!! 가짜일뿐이라고 이 발정난 섹스로이드야!! 매번 현준이와 섹스. 섹스!! 섹스만 생각하잖아?  지연이가 그럴 리가 없다구! 착하고 순수했던 지연인데... 넌... 아니잖아?”

“그..그럴 리가... 없단말야!!! 내..내가... 두뇌에... 칩이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단순한 섹스로이드일뿐이라니? 그럼 이 감정은? 이 느낌은 뭐냐구?! 아니지...? 아닌거지?! 아니라고 말해줘 현아 언니~!!  언니잖아? 이 기억은 뭐냐구 그럼?! 그..그래. 언니도 마찬가지 아냐? 분명 그때 죽었다고 했어. 그런데 이렇게 정상적일리 없잖아? 아니다. 호호호. 언니도 정상은 아니지. 언니도 발정난 암캐일뿐이잖아? 나랑 다른점이 뭐야? 뭐냐구?!!!”

“무..무슨소리야?! 나..난 진짜 현아 맞아!! 너..너같은 두뇌가 칩으로  가짜랑은 틀려!! 이 장난감이 어디서?! 그동안 당해줬다고 내가 만만해 보이는거야?”

붙잡혔던 팔을 때어낸후 밀쳐 쓰러뜨려 버렸다. 그러자 울먹이며 날 쳐다보는 지연이... 아니 가짜였다. 저런 눈빛이라니... 가짜 주제에...  그런 눈빛을... 이러면... 이러면 미워하지도 못하겠잖아?

“흑...흑흑.. 너..너무해. 나..난 현아 언니가 좋은데... 가..가짜라고 매도하기나 하구.. 그리고 가짜가 뭐 어때서?! 나..난 이렇게 기억하는걸? 날 사랑했던 현아언니를... 현아 언니는... 기억하지 못하는거야? 날 위해서 였잖아? 전신의체가 된것도... 그랬으면서 이제와서... 가짜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으읏.. 그.. 몰라!! 모르겠다구!! 저리갓!! 이 섹스에 미친 가짜야!!”

마구 매도해 버렸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릴것만 같아서였다. 하지만 마음속 한켠에는 조금 다정히 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물론 고개를 도리질쳐 금새 떨쳐내버렸지만... 이젠 가짜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 였다.

“가짜가 아니라는 증거라도 대 보시던지?”

“읏! 그..그런게 있을 리가 없잖아? 어..어떻게 하면 되는데? 내..내가 가짜가 아니라는 증거..뭘 어떻게 하면 되는거냐구!! 알려줘!! 아..알려주면 그대로 할테니까.. 우흑.”

“흐응~ 가짜 주제에 가능하겠어? 알려준대로 한다니... 정말이지? 호호호~ 뭐 상관없으려나? 이런 장난감이라도... 있는게 마음.. 아니야!! 으으.. 그래 알겠어. 너가 가짜가 아니라는 증거를 대면... 다시 여동생으로 대해줄게... 우선... 날 그렇게나 괴롭혔으니 너도... 괴롭힘 당하는게 맞겠지? 호호홋~”

어쩐지 가학심이 샘솟았다. 준후에게 당했던 만큼 그리고 지연이... 아니 가짜가 날 가지고 놀았던 만큼 나 또한 가짜를 가지고 놀고 싶었다. 어쩐지 그런 마음이 뭉클뭉클솟아버리고 말았다.

“읏~ 하아.. 왜..왜이럴까? 뭐... 상관없나? 너도 즐겼으니까... 나도... 조금쯤 즐기는건...”

“으으.. 마..맘대로 해! 나..난 분명 가짜가 아닐테니까... 어떤걸 시켜도 죄다 클리어 할 수 있어!!”

지연이... 아니 가짜의 마음에 불길이 치솟는 듯 했다. 그만큼 의지가 샘솟는 것 같았다. 자신이 가짜가 아니라는걸 증명해보이고 싶은 듯... 그렇게 내게 말하는 지연이... 아니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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