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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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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29화
“호오? 경기장인가?”
“으응. 저기야. 선수대기실은 저쪽일거야.”
“너! 꼭 이겨야해! 설마 일부러 지거나 그러는건 아니겠지?”
현준이와 준후가 각자 그렇게 말했다. 설마 내가 둘을 포기하기라도 할거라 생각하는걸까? 하여간 생각하는 것 하고는... 재미를 위해서라면 포기해버리는것도 좋겠지만... 그러면 둘을 조교하지 못할테니 꼭 이겨나가기로 했다. 상품으론 둘과 마음에 드는 여학생들이 있다면 그 여학생까지 고를 작정이었다.
“그..그럼 파이팅!”
“이겨!!”
혹시라도 질까봐 그러는건지 현준이와 준후가 다시한번 내 용기를 북돋아주는 앙증맞은 모습을 취했다.
“근데 왜 우리가 이런꼴이야!!”
“왜? 꾀나 예쁜 모습이잖아? 거기 꼬리랑 귀도 귀여운걸?”
“우윽... 그러니까 왜 이런꼴이냐구!!”
“큭큭. 응원을 확실히 해 달라는거지~ 게다가 상대가 방심해줄지도 모르고...”
뭐 그런 속셈보다는 그저 현준이와 준후를 괴롭힐 목적이었다. 일단 현준이는 바니걸 복장이었다. 다만 원피스 형태의 복장이 아니라 그저 젖가슴에 털뭉치 하나와 계곡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가린 털뭉치. 그리고 포인트인 엉덩이 구멍에 토끼꼬리가 끼워진 앙증맞은 모습이었다. 물론 글래머라서 유독 눈에 띄긴 했지만... 그리고 준후는... 네코미미 모습. 작고 어린 모습이라서 네코미미로 합의를 보았다. 물론 현준이와 마찬가지로 음란한 모습이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보기만 좋고 맛만 있으면 좋지 않을까?
“흐흐~ 정말 귀여워 둘다.”
“우으... 이런꼴로 모두의 앞에서 응원을... 큭~ 굴욕이야.”
굴욕적이라는 듯 이를 악무는 현준이었다. 준후는 이제 제법 적응을 한 듯 그나마 얼굴이 붉어지는걸로 끝인 듯 했다. 물론 틱틱거리는건 여전했지만... 의상이 야해서 불편하지는 않는 듯 했다.
“그럼 모두 있다가 봐.”
그렇게 둘을 내버려둔채 선수 대기실로 향했다. 선수 대기실에는 다양한 능력자들이 모여 있었다. 근처에만 가도 냉기가 흐르는 녀석도 있었고 몸이 번쩍거리는 남자도 있었다. 미묘한 스파크를 튀기는 녀석... 그리고 예전에 한번 골로 보낸 화속성 계열 능력자도 있었다.
“뭐 다들 만만치 않아보이네? 과연 내 태극음양로의 힘이 통할려나?”
현아를 생각해보자면 제법 통할 것 같긴 했다. 일단 음양로의 상위 업그레이드 버전이지 않던가? 게다가 태극음양로의 에너지를 풀로 채우기까지 했다. 분명 모두를 재치고 이겨서 상품으로 현준이와 준후를 합법적인 노예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작인가...?”
웅성거림이 멎고 진행자의 말이 이어졌다. 각자의 소개가 끝나고 대전상대가 정해진 듯 했다. 시합 방식은 토너먼트식 배틀로얄. 승자가 계속해서 경기를 펼쳐나가는 방식이었다. 최대한 뒤쪽에 위치할수록 좀 더 손쉽게 이겨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으음. 뭐 중간쯤인가? 어차피 상관없지. 설마 날 이길 상대가 있겠어?”
그랬다. 은근히 진동하는 태극음양로를 생각하자면 분명 이기는건 쉬울 듯 했다. 그걸 위해서 현준과 준후를 괴롭혀 에너지를 가득 채우지 않았던가?!
“좋아. 드디어 내 차례인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상대를 하던 선수들. 결국 내차례까지 오고야 말았다. 조금 떨리는 기분으로 대회장으로 걸어나갔다.
“호오? 네가 내 상대? 이번판은 쉽겠는데?”
“뭐라고? 하하. 네가 뭘 모르나 본데. 여기서 나보다 쌘 놈들은 없거든? 이제 갓 들어온 신입생이 날 이기겠다는건가? 큭큭.”
현아에게 양기를 쪽 빨렸던 치사한 화속성 능력자가 대련상대였다. 근데 설마 이녀석보다 쌘 녀석이 없다는건가? 치사하기만 하지 그렇게 쌔진 않았던 것 같은데...
“뭐. 그거야 상대해보면 알지.”
“이녀석이~!!”
그렇게 덤벼드는 녀석. 역시나 전에 전투스타일은 여전했다. 불꽃을 일으켜 내게 날려보내는 식의 원거리 전투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내게 그런 불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겨우 시야를 가리는 수준.
“그럼 첫 기동 테스트를 해볼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태극음양로를 기동시켰다. 그러자 순식간에 에너지가 퍼져나가며 전신에 활력이 넘쳐흘렀다. 이대로라면 절대 질 리가 없다고 생각됐다. 현아때처럼 당할 일이 없어보였다.
“크흐흐 좋은걸? 좋아 이 힘이라면... 저딴 불꽃따위 맞아도 괜찮을 것 같아.”
“헛?! 그런!!”
순식간에 달려들어 불꽃에 몸을 부딛쳐갔다. 그러자 팍~ 하는 소리와 함께 꺼져버리는 불꽃. 역시나였다. 아무래도 녀석의 화력이 내 기운에 미치지 못하는 듯 했다. 그 이후는 정말 순식간이었다. 근접 격투능력이 부족한 듯 몇 대 맞더니 떡실신당해 실려나가 버렸던 것이었다.
“정말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순식간에 불꽃을 무위로 돌리는 그 스피드!! 결국 불꽃을 쏘던 선수를 격투술로 제압해 버렸군요!”
딱히 어렵지는 않았지만... 보는사람입장에선 대단해 보였나보다. 그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다음 상대를 기다렸다. 다음상대 또한 원거리 능력자인 듯 했다. 이번엔 전기. 아마도 각 속성별로 한두명씩은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녀석또한 이 앞에 불꽃을 쓰던 녀석과 마찬가지로 이겨낼 수 있었다.
“흐음. 식상한걸? 근접 능력자는 없는건가? 게다가 불꽃녀석보다 더 약하잖아? 정말 그녀석이 제일 쌘 녀석이었나?”
어쩐지 불꽃남의 말대로 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런 대결따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이럴 시간에 차라리 현준이와 준후를 좀 더 조교했어야 했는데... 뭐 둘을 노예로 예속시킬 수 있으니 딱히 손해는 아닐지도...
“와아~ 또 이겼어. 역시 태극음양로야!!”
“하아~ 다행이다. 졌으면... 으읏~ 생각하기도 싫어~”
현준이와 준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관람석 앞쪽에서 응원하고 있는게 보였다. 준후는 자기가 만든 태극음양로의 힘에 뿌듯한지 연신 우쭐거리고 있었다. 근데 둘은 내 승리후 자신들의 처지를 잘 알고 있긴 할까? 뭐 어차피 지금이나 이긴 후나 마찬가지이긴 할테지만...
“별 상관 없나? 아무튼 다음 상대는 좀 더 오래 끌어줬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런 내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아무래도 정말 그 불꽃남이 최강이었나보다. 점점 재미없어지는 경기. 그렇게 모든 경기가 끝나고 마침내 승리하고야 말았다.
“와아~ 이겨버렸어!!”
“응? 읏차~ 그렇게 기쁜거야? 내 품에 안기고 싶을정도로?”
“후엣? 이..이건... 우으 기..기쁜마음에 무심코... 저..절대 너가 좋아서 그런거 아냐!! 오해하지맛!!”
딱히 오해는 하지 않는데... 역시 틱틱대는 준후였다. 뭐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이런 미소녀가 내게 안겨오지 않았던가? 조금 우쭐한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어깨가 들썩이는 것 같았다.
“흐응~ 현준이 너는 뭐 없어?”
“윽~ 나..난 준후녀석처럼 값싸지 않아..!”
“우우~ 그럼 난 싸보인단 말야? 그러는 너가 더 싸보여!! 그런 천박한 옷이나 입고있으면서!! 게다가 엉덩이에 꼬리는 왜 그리 내려가 있는건데? 토끼 꼬리는 좀 더 위에 있어야 하는거 아냐? 이렇게!!”
“히익?! 빼..빼면... 아읏~ ”
“흐응~ 너도 넣고 있었던거구나. 음란해~”
그러는 준후도 마찬가지 아닐까? 뭐 둘이 노는 모습도 제법 볼만하니 상관 없을지도... 딱히 현준이를 옹호해줄 일도 아니었다.
“자 그럼 우승자인 이현군 올라와 주십시오. 상품 수여식이 있겠습니다.”
“아아. 올라가야겠는걸? 상품은 너희들이겠지? 너희도 따라와. 그만싸우고..”
“읏~ 하아.. 으응. 준후 너... 나중에 두고보자.”
“흥~ 하나도 안 무섭다. 뭐~”
정말 준후는 제법 앙칼지게 귀여워진 듯 했다. 점점 정신연령이 어려진다고 해야할까? 예전보다 더 어려진듯한 모습이었다. 뭐가 좀 멍청해진 것 같기도 했다. 두뇌칩에 바이러스라도 침투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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