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언제나 벌려지는 다리. 내장을 밀어 올릴 듯 끝까지 치고 들어오는 타인의 성기. 그 뜨겁고 단단한 열기들에 숨이 막힌다.
보통 때도 이 녀석은 가차없이 다뤘지만 오늘은 더욱 유난했다. 항상 받는 자극조차도 아프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가해진다.
심지어는 뭔가 연고 같은 것을 유두와 애널에 조금 문질러 바르는 통에 나는 정신이 까마득해졌다.
“...하윽..............”
처음에는 단순한 윤활유 같은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연고가 발라진 곳에서는 견딜 수 없이 열기가 치솟는다. 피부를 뚫고
나오는 듯한 고통이 교묘하게 쾌감으로 변질되었다.
약이다...
...견딜 수 없이 안기게 하는 그런 약.
내 마지막 남은 정신을 파괴하려는 녀석의 짐승같은 악랄함.
“........허헉.............-!!!!!!!”
나는 입 밖으로 자꾸 솟아지려는 당혹감을 막고자 손을 들어 간신히 입술을 틀어막는다. 그러나 나를 엎드리게 한 채 손가락과
입술로 여기 저기 물어뜯듯 입 맞추던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게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렸다.
“.................-!!!!!!!!!!”
숨을 쉴 수 없을만큼의 비참함과 수치가 몰려왔다. 그러나 녀석은 내 허벅지 사이로 손을 밀어 넣어 있는대로 벌리게 만들고는
불처럼 타오르는 애널에 이내 머리를 박는다.
그 관찰과 시선, 그리고 직접 교합 장소에 와 닿는 숨결을 피하고자 아무리 허리를 흔들어도 소용없었다. 그것은 오히려
녀석을 재촉하는 것처럼 더 없이 음란하게 보여질 뿐이다.
나는 절망감에 휩싸였다. 지금까지 녀석이 항상 나를 안았지만, 이렇게까지 센 자극을 가한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일어서.”
그는 마침내 내가 약기운과 자신의 뛰어난 애무로 지칠 때 쯤에 말했다. 이미 내 것은 익숙해진 이 관계를 상징하듯 잔뜩
달아올라 복부에 닿을 듯 단단해져 있다.
그러나 녀석과의 관계에서 내 것은 아무런 소용없는 장식품일 뿐이다. 언제나 뒤 쪽으로만 느끼도록 녀석이 한달 넘게
길들여왔기 때문에, 당연히 내 성기는 우유빛 정액을 조금 내비치며 안달하고 있을 뿐이다. 거기다가 녀석이 악랄하게 약을
바른 유두는 마치 여자처럼 잔뜩 부풀어 올라 흔들린다. 나는 정말 미쳐버릴 정도로 굴욕감에 젖어 들었다. 내 의지와 냉철한
이성을 철저히 무시하는 내 몸- 그것이 바로 파괴의 기본이라는 걸 강서준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자존심이 높은 녀석이고, 이런 몸으로 잔뜩 길들여져 상대의 화장실이 되어 버린다는 것에 참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간이 이제 한달이 조금 넘어 버린 것이다.
도망갈 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는 동안, 녀석은 오늘 따라 더 악랄하게 굴기로 작심한 것 같았다. 이미 약을 바른 몸
때문에 애널은 움찔거리며 확장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지독하게 일어설 것을 강요한 것이다.
그리고 겨우 간신히 일어선 채, 허리도 채 다 피지 못하는 나를 향해 녀석은 침대에 앉아 느긋하게 명령했다.
“보여 봐요.”
확-하고 정신이 돌아버릴 정도로 너무나 처절한 명령.
즉, 내가 사내 앞에서 이미 속까지 젖어서 애원할 정도로 달아올라 있고, 그 증거로 자신의 눈을 보며 자위하라는 명령.
견딜 수 없는 바람에 내가 쉰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앞을 가린다. 언제나 보여지는 이 곳이 이렇게 수치스러운지
몰랐다. 정말 돈으로 팔렸고, 협박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이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키는 녀석을 증오했다. 이미 충분히
싫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녀석이 짐승으로 보였다.
그러나 강서준. 그 피도 눈물도 없는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입술 끝을 올려 웃었다. 내가 온 몸이 분노와 수치로 붉게
물들고, 눈꼬리에 물기마저 배일 정도로 길길이 뛰는 것을 분명 즐기고 있다.
“어서 해.
하지만 끝까지 가진 마요.
적셔질 정도로 충분히 정액이 나오면,
그 대로 뒤로 돌아서 스스로 입구를 벌려.
항상 내가 약을 발라줄 때 그랬던 것처럼 말야.“
그것도 심한 요구였다. 약을 발라줄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나 자신도 내 몸의 변화를 알 정도로 내부가 들썩이고 있다.
허벅지 사이가 너무나 무거워서 나는 허리를 꼿꼿이 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마치 영화를 감상하는 태도처럼 녀석은 느긋하게 앉아 흐느끼는 듯한 내 고통과 절망에 미소지었다.
“윤은협에게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낼 수도 있어.
선배는 모르지만..
이 방 곳곳에 비디오가 설치되어 있거든.“
“.......-!!!!!!!!!!!”
“은협이 선배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친구 유기연.
그런 선배가 사실은 이렇게까지 엉망인 사람이고..
거기다가 그런 모습으로 자신을 원한다고 생각하면 윤은협도 참 좋아하겠군..
그렇지 않아?“
“......-!!!!!!!!!!!!!!!!!!”
이렇게 악랄하게 구는 이유가 뭘까.
나는 계속해서 몸을 파고들 듯 전해지는 약기운과 그 약에 지배당한 채 음란하게 움찔거리는 입구, 그리고 화끈거리며 어쩔 줄
모르는 가슴에 절망했다.
정말 도망갈 수 없다.
더군다나 나를 제일의 비서, 또한 제일의 친구, 가족같이 여기는 은협에게 이 모습을 보낸다는 것에 한번 더 체념 당했다.
나는 마침내 열과 수치로 온 몸이 젖을 듯한 땀에 물들어서 손을 앞으로 내민다. 손가락 끝까지 벌벌 떨리는 기분에 겨우
발기한 내 것을 잡고 앞 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것도 녀석의 눈 앞에 똑바로 서서 마치 추잡한 몸을 증명하듯 점점 더
달아오른다.
녀석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기계적으로 어서 반응하길 소원하며 손을 움직인다. 꽉 닫은 눈꺼풀 사이로
뜨거운 기운이 몰려왔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악연들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처음으로 완전히 나를 포기했다.
“좋아.
정말 윤은협에게 선배의 이런 모습 보여주고 싶을 정도야.“
흡족한 것처럼 웃는 목소리가 들린다.
손가락 사이로 조금씩 사정액이 세었다. 그대로 쾌감에 가서는 안된다는 명령이 다시 내 귀를 뒤덮는다. 더군다나 약을 바른
곳은 아직도 화끈거리며 이미 잔뜩 뭔가를 죄일 듯 초조하게 열이 오른 것이다.
몸 안까지 뜨거워지는 약 때문에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나친 수치감과 굴욕감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나는 ‘좋아’라는 말을 듣자마자, 손가락에 묻은 내 정액을 뒤로 묻힌다. 그것도 녀석이 시키는 것처럼 겨우 겨우 떨리는
몸을 뒤로 돌려, 반쯤 엉덩이를 녀석의 눈 앞에 들이댄 자세로 말이다.
선 채로 입구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그것은 더욱 잔인하고 더욱 나를 짓이겨 놓았다. 정말 음란한 창부처럼 나는 숨을
할딱이며 흐느낀 것이다. 이 굴욕감은 결국 쾌감을 원하는 약의 기운에 지배 당한다.
“더 똑똑히 보여야죠, 선배.
나는 선배의 거기가 얼만큼 벌어지는지 다 알고 있거든.“
자신의 사정액이 묻은 손가락으로 양쪽 엉덩이를 벌린다. 그리고 포획자의 눈 앞에 드러나 치부에 잔뜩 그 점액을 묻히고
가늘게 할딱였다. 어서..라는 기분이 처음으로 들었다. 턱까지 치고 올라오는 열기와 모든 혼란스러운 감정이 뒤범벅된 나는
마침내 자포 자기 한 것이다.
단 한번도 이런 적이 없는데..
정말 넣어주길 원했다. 어떻게든 이 잔인한 열기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마치 열병같은 윤은협에서도 탈출하고 싶듯이, 잔뜩
젖은 녀석의 것이 들어와 주길 원했다.
부들 부들 떨며 다리를 더 빼며 스스로의 손가락을 찔러 넣는다. 그러자, 녀석은 아무런 표정없이 내 몸을 돌려세워 자신의
하반신을 가리켰다.
“엎드린 채로 핥아요.”
한번도 해 본 적없는 펠라. 그것도 사내 녀석의 것. 나는 한번 망설였지만, 녀석이 짓궂게 음모 안으로 손을 밀어 넣자
펄쩍 뛰어 오를 것처럼 놀라고 말았다.
지금으로써는 손만 대도 갈 것처럼 뜨겁다. 여전한 치욕감- 내 몸의 통제력을 잃은 것에 대한 그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며
나는 말없이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그리고 드러나 녀석의 거근을 입에 담아 숨가쁘게 빨아드린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확인한 적이 없는데..이렇게 큰 것이 몸에
들어간다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바짝 긴장했다.
“음.................”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잡아당기며 녀석이 만족스러운 소리를 낸다. 입안의 점막이 착 달라붙듯, 녀석의 것을 자극해대는
것이다. 가끔 녀석 쪽에서는 이런 일을 해줬기 때문에 알고 있다.
정신없이 내 자신의 타락을 벌하듯 녀석을 빨아들인다. 말그대로 나는 나 스스로를 체벌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순간에 이성을
잃은 채 끝내 굴복하고만 나 자신에 대해 벌한다.
덜컥-
그러나 바로 그 때, 갑자기 문이 열렸다.
“............-!!!!!!!!!!!”
순간적으로 너무 놀란 까닭에 얼굴을 들려고 했지만, 거친 손이 머리를 꽉 누른다. 나는 기절할만큼 충격을 받았다.
“부르셨습니까.”
그리고 이 짐승같은 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내 등뒤에서 말하는 목소리. 바로 강원우 실장이다. 언제나 조용하고 침착한
음성에는 일말의 변화도 없다.
내 쪽에서는 뛸 듯이 놀랬지만, 나는 다리를 움츠리고 허리를 내리려는 시도를 저지당했다. 자신의 것을 그대로 내 입안에
담아두도록 시키며, 강서준이 발을 뻗어 허벅지를 걷어찬 것이다.
엉덩이를 다시 강원우에게 내밀고, 같은 사내의 것을 입에 담은 채 헐떡이는 비참함에 정말 눈물이 났다. 나는 그때야 말로
정말 참혹할 정도로 눈가에 물기가 배였다. 자존심이 강하고 늘 이성적인 내 자신을 존중했던 나는 이 순간 완전히 부서져
내렸다.
“자, 일어나.”
그리고 자신도 참지 못할 정도로 발기하자, 그 때서야 녀석은 나를 일으켜 세운다. 차마 등 뒤로 돌아보지 못했지만 분명히
강원우가 보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타인의 시선-
그것에 관찰당해지는 상태로 나는 올라타도록 종용당했다. 이 상태로 앉아 있는 녀석의 몸 위에서 삽입당하면 그야말로
강실장에게 제대로 보인다. 남자의 몸을 알고 그것을 음란하게 질끈 조이는 내 한 부분-그 짐승같은 행위를.
모멸감으로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지만, 녀석은 용서없이 손목을 잡아끈다. 그리고 낮고 분명하게 덧붙였다.
“도망갈 방법을 물었다구요?”
“..........-!!!!!!!!”
녀석이 악랄해진 이유였다.
“..그것도 당신에게 적당히 반한 강원우 실장을 이용해서?”
“..........-!!!!!!!!!”
그것이 이 체벌의 이유였다.
내가 스스로 자신을 올라타 삽입 당하고, 그 결합된 모습과 소리까지 상대방인 강원우에게 관찰 시키는 것-
마침내 허리를 움직여 흐느끼던 내 몸이 녀석의 것을 품었다. 아까부터 잔뜩 열이 오른 애널은 있는 힘껏 확장하여 녀석의
거대한 것을 감싸 안는다. 내부에서 그 뜨거운 기둥이 정신없이 움직이자, 나는 보통 때와는 다른 굉장한 압박감과 꽉 밀착된
마찰력에 정신이 나갈 정도였다.
“...아.....안....돼...
...................제발....
....보지마...”
녀석이 허리를 잡고 흔들 때마다 낯 뜨거운 신음이 연신 터진다.
마침내 느껴버린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협박에 의한 종속감으로 길들여져 왔지만, 오늘은 나조차도 너무나 괴로울 정도로
높게 느껴버렸다.
그 순간, 나는 정말 동물이 되었다.
굴욕감이 머리 속을 완전히 장악하여, 내 스스로를 부셔버린 것처럼..
그것은 강렬한 엑스터시(ecstasy).
쾌감이라는 숨가쁘고 검은 짐승에 완전히 사로 잡혔다.
헐떡이며 붉을 혀를 낼름거리는 그 황홀함이 내 몸을 핥았고, 욱씬한 이빨이 핏기를 모두 빨아들이듯 목덜미에 박힌다.
등줄기가 싸해지고, 머리 속이 하얗게 변질되는 쾌감-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진다.
신음하며 매달릴 정도의 미친 쾌감이 나를 지배했다.
“아웃..........그만...
아앗...앗! 앗!................“
보지마, 제발..이라고 마음은 애원하고 있었지만, 몸은 결합된 채 수치스럽게 흔들린다.
“......히잇-!!!!!!...........”
마치 구멍난 허파의 휘파람처럼 가늘고 날카로운 비음이 내게서 솟구쳤다. 문득, 몸 안에서 이리 저리 휘저으며 뜨거운 마찰을
가던 것이, 한 정점을 건드리는 순간 튀어나온 비명같은 소리였다.
갑자기 그 순간에 차르륵- 척추를 타고 엄청난 전기가 흘러간다. 나는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부들 부들 떨며, 방금 전에
맛본 그 지독한 쾌감에 오열할 정도였다.
마침내 듣게 된 그 절정의 소리에 만족한 듯, 녀석은 더욱 심하게 내 허리를 흔든다. 저절로 목을 뚫고 튀어나온 새파란
교성. 그것이 몸 안에서 움찔거리는 화염에 맞춰 수치심도 잊은 채 애원하듯 자꾸 터져 나왔다.
“..으응...아응..............”
도저히 내 것이라 믿기지 않는 달콤한 신음이었다. 혀를 깨물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것은 살아 있는 내가 절대로 낼 수 없는 가장 부끄러운 소리였던 것이다. 마치 단단한 사내에게 안겨 애원하는 듯, 난잡한
여자처럼 잔뜩 다리를 벌리고 흐느끼고 만다.
나는 눈조차 뜰 수 없었다. 감은 망막 사이로 하얗게 터지는 마약같은 쾌락- 열락에 가득찬 몸이 갈구하며 빨아들이는 사내의
상징. 목이 저절로 꺾이고 애원하듯 녀석에게 매달리며 허리를 휘는 그 강렬한 도취를 갈구했다.
“.........아읏...............”
관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완전히 잊혀졌다. 녀석이 삽입된 곳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듯, 내 엉덩이를 양 쪽으로 잡고
벌렸지만, 나는 기절할 것 같은 기분에 스스로 녀석의 목에 손을 감았다.
그렇지 않으면 뒤로 쓰러질 것 같았던 것이다.
사람의 이성을 완전히 박살내는 쾌감.
완전히 광기에 점령당한 몸은 난잡하게 반응할 뿐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는 주르륵- 눈꼬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결국 내 안에 단단히 얼어있던 심장을 깨뜨리고 야수가 기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