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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
서우는 저도 모르게 문을 쾅! 닫았다가 후에야 깨달았다. 내가 왜 닫았지? 감사합니다 하고 먹어치워도 모자랄 판에. 하지만 에리의 그 커다랗고 동그란 눈망울이 왕방울만해진 것을 보니 무심결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지금이라도 열어서 자빠뜨려 버릴까.'
그리 생각하며 서우가 문고리를 잡은 순간이었다. 욕실 안에서 에리의 목소리가 들려 서우는 무심결에 문고리를 놓고 말았다.
"저어, 서우님... 저, 저는 괜찮아요. 모, 몸도 돌리고 있었고...."
어딜 봐! 어딜 보냐고! 를 잠시 생각했던 서우에게는 약간 의외였다. 하지만 돌리고 있었긴 개뿔, 찰나였지만 서우는 에리의 몸을 빠르게 스캔해서 눈에 담았다. 생각했던 그것 보다 훨씬 더 예뻤던 그 작고 아담한 몸을.
가슴은 생각보다 조금 더 컸고, 유두는 틴트라도 바른 것마냥 마냥 붉었다. 어깨는 동그란 모양으로 마냥 고왔고 성숙한 몸의 라인에 비해 팔은 가늘가늘해 묘하게 가냘퍼 보였다. 촉촉히 젖어서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때문인지 묘하게 흐르는 색기도 장난이 아니었다.
만약 지금 좀비 사태 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못해도 그라비아나 일본 공장 생산형 아이돌의 멤버로 들어가고도 남을 것 같은 외모와 몸이었다. 좀 잘못 나갔다면 심심치 않게 한국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엘프녀]귀여운데다 환상 몸매 DDR-250 ☆★☆★ 으로 볼 수 있었을 지도..
"서우님?"
"아, 아 네... 죄, 죄송합니다."
얼떨결에 서우는 그리 말하고는 옆에 있던 욕실로 들어가 훌렁훌렁 옷을 벗고 저도 욕실로 들어갔다. 남녀 욕실의 사이는 벽으로 나뉘어져 있었지만 윗 부분에, 아주 작게. 손 하나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틈이 나 있어, 옆에서 에리가 목욕하는 소리가 그대로 들려왔다.
"........"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소라와 할 수 있고, 그게 싫으면 모모에게 한번 가보아도 좋고 질펀하게 뒹굴고 싶다면 유리에게 가도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 여기서 이렇게 쭈그려서 이런 소리에나 흥분하고 있는가 말이다.
하지만 찰박찰박, 씻는 소리에 이것저것 다 상상이 되었다. 그 예쁜 몸이 뜨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을 것이나 완전히 젖었을 살이나... 분명 자신과 하게 된다면, 서우님- 서우님- 하면서 앙앙거리겠지. 그 조곤조곤한 목소리가 높게 올라가서..
'으응, 우우웅....! 서우님.... 하으, 흐.... 시, 싫어요.. 거기는.....하아아앗!'
'서우님, 아... 안쪽에..흐읏, 흥...! 좋아...아앗, 계.. 계속 거기만 그렇게..하면.... 아, 안 돼애엣...! 히이이잇!'
영상도 모잘라서 사운드까지 제공하는 뇌의 훌륭함에 서우는 미간 사이를 꾹꾹 눌렀다. 그러다가 자신의 아들이 서서히 곧게 일어서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었다. 1) 여기서 에리를 범한다. 2)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
후자의 경우에는 아랫도리가 날뛸 것이고, 전자의 경우에는 여러 문제가 있었다. 분명, 그 다음의 섹스가 힘들 것이다. 에리는 분명 자신을 피할 것이고.. 그때는 힘으로 누르면 그만이고 능력자라는 자신의 위치를 각인시켜 주면 그만이지만 그러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힘으로 끝내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에리는 한 번 먹고 끝내기에는 무척이나 아쉬웠다. 치즈 크러스트 피자의 끝만 먹고 남겨두는 모양새 같이 몇 번씩은 더 하고 싶은 몸이었다. 물론 그 다음에도 강제로 그 다음에도 강제로라는 초이스가 있었고, 약과 정력으로 만족시켜 다음을 받아낼 수도 있겠지만....
'그래, 아무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에리는 처녀일 것 같았다. 아니, 이제까지의 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저 성은 한 번도 함락당하지 않은 성입니다. 거기에 아무리 저가 절륜하다고는 하나 처녀라면 처음은 틀림없이 아프겠지.
아니, 이것은 변명이었다. 능력자가 된 후, 수 많은 원조를 받게 되었을 때 놀았던 여자들, 그 중에는 분명 처녀들 또한 있었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실컷 만족시켜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에리에게는 왠지 그럴 수가 없었다. 무시무시한 색녀인 유리나, 은근히 유리 못지않은 모모나 소라에 비해 에리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단아하고 보수적일 것 같았고 성격도 꽤 소심했다. 하지만 단호한 면이 있어 답답하지는...........
안 돼, 더 이상 못 참아.
빳빳하게 기립한 그것, 빨리 동굴에 자신을 끼워달라고 엉엉 울고있는 아들을 보니 아버지 된 마음으로써 서우는 아들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전까지 모모와 하다가 파토가 나서 잔뜩 성이난 상태지 않은가.
생각을 접고 서우는 마음을 잡았다. 그리고는 혼자 중얼거렸다.
"아스..아니, 서우, 갑니다."
모 로봇만화의 대사를 중얼거리며 서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그때, 딱 때를 노린 것처럼 들려오는 에리의 목소리에 서우는 움찔하며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예...?"
"아니요, 저어.. 이것저것 너무 감사해서요. 츠부미 일도 많이 도와주시고, 저번에 그렇게 챙겨주시고."
"아니, 뭐 별 것도 아닌데..."
"에? 별 거 아니라니요.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뭔가 수줍은 듯 조용히 끊어 말하는 목소리는 서우가 한때 무시무시하게 열광했던 미연시의 얌전하고 조용한 장녀 같은 느낌이었다. 뭔가 고아하고 순수해서 건드릴 수 없는....
'..아, 안 돼. 더 이상 말하지 마.... 안 돼. 난 못 들었어. 못 들었다.'
'이러지 마, 제발 안 돼. 난 못 참는다고. 안 돼. 안 돼. 안 돼....'
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문 앞으로 다가갔다. 이런 적은 난생 처음이었다. 나사가 하나 풀린 것처럼 살아가던 서우의 삶에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더욱이 능력자가 되어 모든 일에 거침이 없어진 후에는 여자도 마음껏 범했다. 다른 여자들이 그러했고 소라 또한 그러했다.
그런데, 왜 지금, 소라와 만나기 전처럼 급한데도 불구하고, 왜 머뭇거리게 되는 것인지. 그것도 모자라서 더 듣다가는...
'머, 머리가 이상해져 버렷!!!!!!!!'
마악 남자 욕실에서 나간 서우가, 여자 욕실의 문에 손을 댄 찰나였다. 안에서 에리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제대로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서우님.."
"............별 말씀을..."
말하고 나서 멍하니 서우는 욕실 밖으로 나갔다. 왜인지도 모르고 그냥 밖으로 나가서 방으로 돌아가, 의아해 하는 소라도 지나치며 구석에서 몸을 웅크렸다.
*
"유리님, 이게 저희가 진정할 일입니까?! 그 한국인 능력자는 대체 어디 있습니까?!!"
"아, 내 말 좀 들어봐. 진정하고."
"좀비 사태에 열심히 맞서 싸워야 할 군인들이 전부 저 모양입니다! 게다가 다카키의 손은 완전히 망가지기까지 했는데......."
2일 정도가 지났을 때, 저들이 남겨둔 군인들이 완전히 걸레짝이 된 것을 보고 군들은 상당히 분노하고 있는 듯했다. 서우에게 사정을 들은 유리가 [나중에 자기의 방에 찾아올 것을 명령하며] 그들이 한 짓을 설명하며 덧붙이자 저들도 할 말이 없었는지 돌아갔지만 여전히 불만스러운 듯했다.
하지만 서우는 그것에 그닥 관심이 없었고, 어제의 심란했던 마음을 회상하며 옥상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젓고 가볍게 몸이라도 풀 요량으로 좀비 사냥... 은 무슨, 떡이나 신나게 칠 생각으로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쿠웩, 우.... 우웨....에에에엑...!!!"
"나카무라!!! 제, 젠장. 대체 어디서 감염된 거야?!"
"웁, 우욱.... 살려줘....살려........."
서우는 인상을 확 찌푸렸다. 인간에서 좀비로 추하게 변하는 놈이 있는데 저 놈이 딱 그랬다. 엄청난 고열에 이기지 못하고 먹었던 것을 전부 다 게워내며 몸을 뒤트는 모양새.. 그런 것을 보면서도 어영부영, 죽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며 서우는 손을 쫙 뻗었다.
'저렇게 된 이상 지체할 필요는 없겠군. 뭐, 어디서 감염되고는 살해당할까봐 숨겼던 모양이네, 흔히 있는 스토리지.'
이윽고 좀비로 변한 나카무라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주변의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 어차피 주변엔 다 일본군인들 뿐, 당연히 서두를 것 하나 없어 슬슬 내려오던 서우는 마악 옆방에서 나오던 나나를 발견했다. 아차, 하던 찰나 좀비는 나나에게 달려들었고 그대로 나나에게 파고들었다!
"꺄아아악!!!"
칵, 하고 이가 맞 다물리는 소리가 났다. 지능이 없기에 무턱대고 입부터 들이대는 성질이 있는 좀비였기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다행이 나나는 간발의 차이로 몸을 뒤로 뺐다. 그와 동시에 서우는 폴짝, 뛰어내려 정확히 나카무라의 머리 위를 눌렀다.
우드득, 하는 괴상한 소리와 함께 목이 꺾이고 동시에 척추가 무너져 즉사한 나카무라는 바닥으로고꾸라졌고, 나나는 넘어진 상태 그대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괜찮아요?"
"네... 네, 고... 고맙습니다."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나나를 보면서 서우는 생각했다.
나나의 가슴이 만약 온전한 A였다면 방금 전에 바로 물렸을 것이라고... 나나를 일으켜준 서우는 다시 자리를 뜨려다가 어제 풀지 못한 아쉬운 욕구와 1층으로 내려왔던 이유를 떠올렸다.
그날 이후 모모는 부끄러웠는지 잘 보이지 않았고 소라는 이것저것 일을 돕느라 분주한데다가 에리는 어제와 같은 이유로 왠지 모르게 도저히 건드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눈을 번뜩이는 유리에게 갔다가는 즐길 여유도 없이 폭풍 같이 해버릴 것만 같고...
해서, 자신의 손가락에 가슴을 문지르며 은근히 느끼던 나나를 다음 타겟으로 선정한 것이었다. 주머니에 두둑하게 넣어놓은 약을 톡톡 두드리며 서우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나 씨, 저기.... 귀 좀."
"네, 네??"
죽어가는 좀비를 보며 경악하는 군과 사람들은 생각도 하지않고 서우는 몸을 숙여 나나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혹시, 아까 좀비에게 조금..."
"아, 아니예요! 아무런 일도 없었다구요!"
무심코 크게 목소리를 냈던 나나는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다가 자기를 보며 슬슬 물러나는 사람들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서우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나나의 어깨를 잡았다.
"잠깐 저랑 저 방으로 올라가시죠.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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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에서 작가는 살아돌아왔습니다.
하하하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돌아오자마자 소설 쓴당께요? 어쨌거나 다음편은 오늘 12시 즈음에 올릴 수 있을 것인가 말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