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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오와 나미
끼익-
"아키오 씨, 다녀왔어요. 오늘은 배급품이 꽤 많이 왔네요."
배급품을 느리게 바닥에 내려 놓으며, 서우는 끙끙거리고 있는 아키오를 내려다 보았다. 아키오가 입은 스웨터와 치마 위로는 무언가가 튀어나와 굴곡이 져 있었는데, 그것은 서우가 우연찮게 마을 보건소에서 발견한 가정용 휴대 물리치료기였다.
"히익, 으......흐우으으, 서... 서우님... 하윽, 응..!"
아키오는 앓는 소리를 내며 바닥을 긁었다. 원래대로라면 그것에 피부를 닿는 것 정도에 쾌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부착된 부분은 아키오의 다리 사이의 흠뻑 젖은 가장 예민한 곳이었고, 눌러주는 것만으로도 아키오가 자지러질 듯 느끼는 유두였다.
"으하.....히에, 히이잇.."
거기에 서우는 우연찮게 제 가방을 뒤지다가 예전에 사용했던 약을 찾았고 그것을 아주 조금, 몰래 아키오의 물에 타 먹인 것이다. 하지만 그 약을 먹이고는 해주지도 않고서 딱 그 기계만을 버둥거리는 아키오의 몸에 달아주고, 뗄 수 없도록 아키오의 손을 앞으로 묶고서 밖으로 나가 버린 것이다.
"흐악, 으....응... 제발, 이거.. 이것 좀 떼주세요, 네에?"
"글쎄, 어쩔까."
만족할 만큼 느껴지는 쾌감도 아니고, 최약으로 맞춰놓았기 때문에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것이어서 아키오는 그 감질맛 나는 쾌감에 계속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서우는 잠시 아키오를 빤히 보다가 제 주머니에 넣어두었건 리모콘을 슬쩍 위로 올렸다. 물론 가장 높은 부분으로. 그것을 본 아키오는 순간 깜짝 놀라 몸을 버둥이다가, 화악- 하고 느껴지는 쾌감에 몸을 바닥에 비볐다.
"크하, 으으....하으으으윽, 으.... 히익, 히이이이이잇!"
"좋아하고 있는데 떼달라고 하다니, 아키오 씨는 여전히 거짓말쟁이네요."
아키오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서우를 향해 꿈틀거렸다. 그 모습을 보던 서우는 결국 얼마가지 않아 아키오를 뒤에서 잡아 물리치료기를 떼고 자리를 잡았다.
"흠뻑 젖었네, 설마 이 정도로도 가버린 거예요?"
"흐그, 흐....."
"몇 번이나?"
"세.. 세 번이요. 세 버언.. 아흑!"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몽롱하게 중얼거리던 아키오는 서우가 제 안을 강하게 쑤시는 것과 동시에 무너져 버렸다. 아키오는 원체 쾌감에 약했고, 결국 한 번 함락된 몸은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거기에 다른 인격인 '그녀'의 공 또한 컸다.
"흐악, 아.. 안쪽까지 들어왔어어엇.. 그, 그렇게....히익! 응! 기, 깊은 곳, 하악..하흐으으으윽! 이상해져요... 가, 간지러워. 더 안쪽이.. 더, 후으으응....."
"끝까지... 후우,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안 돼죠, 아키오 씨!"
"하으악! 아, 안쪽까지 쑤셔주세요, 제... 제발...!"
그날 이후 그대로 도망쳤던 아키오는 어느 샌가 그녀의 인격으로 바뀌어 돌아왔고, 그녀는 서우와 하는 도중에 다시 아키오에게 자리를 내줌으로써 아키오를 완전히 함락시켰다. 아직 삐걱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키오는 이제...
'안녕이다, 요시자와.'
"후으, 으하아앙!"
"윽.."
뒤에서 개처럼 하면서, 아키오는 눈앞에 있던 유리창에 제 추태가 다 보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으로 아키오는 거의 함락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것은 서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키오는 여전히 서우를 보면 부끄러워하면서도 더 이상은 피하지 못했고, 서우는 그런 아키오가 몹기도 마음에 들었다. 예쁜데다가 성격도 좋고.... 나름대로 돌아가면 누가 자기를 기다려 준다는 것도 괜찮다고 할까?
"아, 오셨어요. 서우님... 아, 맞다. -씨 라고 불러도 된다고 하셨지... 서우 씨, 저녁은 뭐 드실래요? 오늘 배급품으로 이것저것 많이 들어왔던데."
거기에 낮에는 정숙한 아내가 튀어나오고, 이따금 밤에는.... 그녀라고 부르는 아키오가 튀어나와 서우의 위에서 씨익, 웃었다. 평소의 아키오에게는 생각도 할 수 없는 대담한 포즈로 위에 올라타서.
"다 제 덕이죠? 그렇죠?"
"그럼요, 그럼요."
"그런데 저랑은 잘 해주시지도 않고...어차피 똑같은 사람인데.. 히힛."
저녁에도 그대로 얌전하고 조심스럽게 안겨드는 아키오가 있는가 하면 창녀 같이 질퍽질퍽하게 덤벼드는 쪽이 있었다. 게다가 얼굴과 성격은 옵션으로 부착되어 있으니 완벽하지 않을 수가!
'그나저나 내가 이러고 있으니까 참 낯선데..?'
잠시 고민한 서우하던 최근 들어 상당히 다양한 것을 느끼게 됨을 문득 깨달았다. 소라를 만나서 나름대로 정을 알았고, 츠부미를 만나서 로린이를 소중히 여기자[?]를 깨달았으며, 에리를 통해서 망설임이라거나 뭔가 복잡한 감정.. 유리와 모모, 나나를 통해서는.... 뭐 이런식.
다른 여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지금이 제일 좋았다.
'아..... 정말인지...........'
왠지 이제부터 다시 만난 에리와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고 또 누군가들이랑 이런 일 저런 일도 해야 할 것 같고 그 외 등등 하렘을 차려 갑질을 시작해서, 작가의 조아라 노블레스 칠무해 및 쿠폰왕의 꿈을 이루어 주어야 할 것 같지만 왠지 그냥 이대로 있을 수만 있다면 그런 것 같은 건 아무래도 좋을 것 같은......그런.... 으응?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서우님?"
"어, 미안해요. 방금 엄청나게 이상한 생각이..... 뭐지."
".....?"
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요리 중인 아키오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최근에는 안 하고 자는 날도 꽤나 늘었는데, 그때마다 이렇게 뒤에서 아키오를 안고 자면, 원체도 근심 걱정이 없는 타입이지만 모든 것을 곱게 찢어 하늘 위로 날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냥 이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태평한 소원을 빌며 다시 평화로운 하루가 지났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 평화였을 뿐 계속해서 그때 죽였던 군인들이 했던 말도 마음에 걸리고, 그들이 마을에 잠복해 있었던 것도 마음에 걸렸다. 분명 저를 추격하려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올 것이 뻔했다...
서우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품에 안겨 자고 있던 아키오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손을 멈췄다.
'...고민이군.'
군인들을 피해 어쩌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아키오를 데려갈 수도 없고, 아니 그 전에 같이 가자고 하면 가줄지도 의문이었다. 어찌어찌 겨우 이렇게 되기는 했지만 아키오는 아직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시간이 좀 더 있다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데려갈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아주 오래간만의 진지한 고민. 하지만 어찌 되었건 여기서 머물 수 있는 날은 그닥 많이 남지 않은 것만 같았다.
"뭐라고요?"
"그러게 말야, 이게 무슨 소린가 모르겠소.... 그 애도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구."
그리고 얼마 뒤에 그 생각은 사실이 되었다. 마을 사람 중 하나가 가족 중에 군이 있는데 군이 이 마을에 2일 뒤에 오기로 해, 혹시 마을에 무슨 일이 있냐고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런 일도 없다고 말하자 그쪽에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가 말하기를 중대사 같았다고 말을 했고.. 그가 정예군 소속이라는 말을 들으니 서우는 마을을 떠나야 할 때가 왔음을 짐작했다.
제가 여기 있는 것을 알고 설득하러 사람들을 보내는 것도 아닌 군을 보낸다면 이야기는 빤했다.
"하아."
서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제 신상을 너무 많이 노출시켜 버렸다. 짜증섞인 한숨을 다시금 쉬면서 서우는 아키오의 집으로 돌아와, 몇 번을 망설이다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아키오는 깜짝 놀란 듯이 그게 무슨 소리냐고 서우에게 되물었지만, 사실은 서우가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왜 자기를 그렇게 가만히 내버려두질 않는가...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절 잡으러 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왜요? 서우님도 능력자고.. 우리 마을도 도와주셨는데......."
"아마 그쪽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주지 않아서일 것 같아요. 게다가 한국 능력자니까 혹시..."
"예?"
"한국 몰래 잡아서 뭔가 하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얼떨결에 입 밖으로 낸 서우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들었다. 하네다는 이미 서우를 생포할 것을 예상하고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둔 상태였다, 대 능력자용 인체실험 기관을.
"아..."
아쉬운 듯 울먹이는 아키오를 끌어안으며 마음속으로 이를 바득, 갈았다.
'하네다... 그리고 유우리인지 뭔지 하는 년들.......... 두고 보자.'
평화로운 일상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던 찰나, 그것을 이렇게 깨버리다니. 마음 같아서는 군과 함께 박살내고 싶었지만, 능력자 두 명과 군을 상대로 그랬다가는 말 그대로 개죽음일 것이라는 생각에 서우는 애써 그것을 참고 후사를 도모하기로 생각했다. 기회를 노리는 편이 낫다. 그렇게 스스로를 몇 번이고 다잡고는 어렵사리 아키오를 품에서 밀어냈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서우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있었다. 뭔가 강한 것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는 것을.
============================ 작품 후기 ============================
자베트 : 서.. 설마 날개접힌새.....!
자베트 : 당신... 아까 먹은 밥에 독을..
날개접힌새 : 훗, 독?
자베트 : 크윽, 어떻게 당신이 나한테..
날개접힌새 : 고작 독일거라 생각하는건가
자베트 : 으어어어어어어 못된 계집..
날개접힌새 : 그렇다면 너의 목숨, 내가 가져가지 후후후후
자베트 : 내 유산을 노리고.. 내 딱지 70장을 노린 범행인가..!
날개접힌새 : 그리고 숨겨놓은 쿠폰도 후후
날개접힌새 : 너의 비자금 내역은 내가 모두 파악하고 있지. 네가 죽으면 그 돈은..!
날개접힌새 : 하하하하!!
빨리 업뎃은 해야 하고 후기엔 쓸 게 없어서 채팅내용 복붙했어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