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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백탁의 조교.

                                                                                                                                                                              

"우흐, 흐.....흐으으으응!! 아흑!"

        

사쿠라가 가져다 준 약의 효능은 더 훌륭했다. 유우리는 발정난 고양이처럼 여기저기 몸을 문질렀고, 서우가 물건을 빼기라도 하면 바닥에 제 것을 비비면서 그르렁 거리기도 했다. 물론 간간히 식사는 해야 했기에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멈추기도 했지만, 유우리는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아주 가끔은 그 사이에서도 제 정신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유우리는 이 현실이 꿈이기만을 바랐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더더욱, 이따금 정신이 들 때마다 유우리는 이제까지 행복했던 일, 자신이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의 일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모든 것을 털어내려 애썼다. 하지만 그떄마다 서우는 유우리를 무너 뜨리려, 수치스러운 말을 건넸다. 

      

"빨리 부는 게 나을 텐데요, 유우리 씨...? 몸을 위해서 해주는 말이야."

"....하.. 웃기지도 않는군."

"이러다가 임신이라도 되면 어쩌려고?"

서우는 발끝으로 유우리의 안을 꾹꾹 눌러 보았다. 살짝 벌리는 것만으로도 제 정액이 줄줄 새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안에 싸지르는데, 유우리는 임신이 되지 않았다. 

"......"

계속되는 치욕에 유우리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절대로 굴복하지 않아.

누가 이 녀석에게 극비사항을 불어버릴까 보냐.

이런 녀석에게.... 이, 내가!

         

그 생각만이 유우리의  버팀목이었다. 2 능력자, 일본에서 가장 강한 여인.. 아니, 어찌보면 2번째로 강한 사람이라도 해도 좋은 자신이었다. 비록 1 능력자와의 대련에서는 그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 능력을 사용할 틈도 없이 완전히 박살났다고는 하지만 자기의 위치가 있었다. 능력자는 나라의 기둥이었다.

             

일본은 지금 안으로 사이비 종교가 퍼지고, 국민들이 분열하는 둥 반 국가적인 사상이 퍼지고 있었다. 밖은 좀비, 안은 분열하고 있으니 결속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결속력의 근원은 능력자였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여기서 굴복한다면.... 유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이제는 실신하는 것이 자유로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누워 있는 곳은 차가운 바닥이나 침대 위가 아닌, 물 속이었다.

             

'여.... 여긴..?'

            

따뜻한 물에 잠겨 있다. 가슴팍까지 잠겨 있는 것 같은데 기분이 좋기도 하고 몸이 늘어져서 쭈욱 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 아무리 능력자라고 한들 체력적으로는 남자 능력자보다 부족한 게 사실, 유우리가 여기까지 버틴 것은 정신력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제 체력적으로는 거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서 유우리가 점점 더 늘어지며 물에 제 몸을 담그는 순간, 아래에서 아찔한 고통이 밀려왔다.

         

"아흑!"

그 현실적인 고통에 유우리는 그제아 눈을 감기 전의 일이 기억났다. 서우의 위에 올라타서 정신없이 허리를 돌리던..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순간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려, 유우리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지만 뒤로 묶이고 벌려져서 욕조의 옆에 위로 묶여진 제 다리가 있을 따름이었다.

"어머, 정신이 드셨나 보네요."

"..으?"

그 순간 유우리의 어깨에 따뜻한 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손은 하나가 아니었다. 최소 다섯 명의 여자가 제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았다. 유우리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단단히 안대가 제 머리에 씌워져 있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키코, 여기로 그 안에 든 것좀 가지고 올래?"

"...일본인이겠지?"

"예에. 그럼요."

"내가 능력자인 건 알고 있는 건가?"

"네. 

목소리의 주인공은 사쿠라였다. 사쿠라는 여신도들과 함께 서우의 명을 받아 그녀를 씻기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극히 평소와 같은 반응이었지만 그 태연스러운 반응에 유우리는 기가 차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자국의 여자가 자국 능력자를 이렇게 팔아 넘긴다는 말인가? 당장이라도 자기 안대를 뺴주기만 한다면... 하지만 사쿠라는 그런 유우리의 반응을 읽은 것처럼 웃었다.

"서우님이 찍어주신 사진을 봤답니다. 후훗."

"....!"

"자기 촉수로 앞 뒤를 쑤시는 기분은 어떠셨어요? 좋다고 소리 지르시던데....... 그리고 말이지요. 원래 일본이 어땠는지 아세요?"

"뭐...?"

"여자가 강간 당하면 아직 정액도 닦지 못한 여자를 끌고 가서 바로 사진을 찍게 하고, 경찰관이랑 강간 당하는 포즈를 잡게 해서 사진을 찍는 식으로 사건 기록을 남기는, 여자의 인격은 완전히 짓밟는 나라 아니었던가요?"

"......"

"뭐, 좋은 점도 얼마든지 있지만 나쁜점이 자기 가족을 완전히 망쳐 버렸다면 이야기는 틀려지죠."

           

사쿠라의 목소리는 여전히 조곤조곤하고 상냥했다. 그러던 도중 그녀는 천천히 유우리의 몸을 씻기며 느긋하게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넓은 욕실에서 유우리의 귀에만 들리고 있었다.

                 

"동생이 하나 있었죠. 이름은 하나비. 예쁜 아이였는데 그 애를 따라다니는 부잣집 아들 녀석이 하나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새끼가 제 동생을 끌고 가서... 뭐, 그런 이야기예요. 많이 들으셨겠죠? 강간."

"....!"

"그리고 그때, 경찰은 그 애를 끌고 가서 손으로 그곳을 가리키라고 했어요. 그런 식으로 사진을 찍고 몇 시간 동안 취조했죠. 결국 그 애는 계속된 수치심에 참지 못해 그대로 건물에서 떨어져 자살했어요. 우리는 그래서 그 강간의 증거를 잡아서.. 그 녀석을 처벌하려고, 부검을 요청했는데 그때 하필이면 연쇄 살인 사건이 터졌었죠. 신주쿠 연쇄살인이라고 하면 기억하시겠죠?"

         

신주쿠 연쇄살인?

        

"기억 못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유우리는 그때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당시에 큰 사건이 터졌기에 대부분 거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자신 또한 그러했다. 수 많은 유능한 부검의들 사이에 끼어, 마치 시험이라도 보듯 자료를 찾으러 시체를 뒤지고 또 뒤졌다.

'아아, 유우리군! 드디어 찾았네...!'

'...아,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그래, 그래. 잘 지냈지?.....어.. 맞다, 맞아...유우리 군! 이번에 그... 자살한 여성의 부검을 맡았다고 들었는데.'

'예, 어제..'

'..그런데 말이야. 자네도 바쁘지 않은가?'

'예? 바쁘긴 하지만....'

'자네도 이번에 실적을 쌓아야지... 으음, 자네의 능력은 다들 높이 사고 있어. 자네가 그래서 밑에서 고생하는 걸 다들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다구.'

'......'

'이번 일은 대충 넘기게. 어차피 그다지 중요한 일도 아니야. 증인들이 그러는데, 그냥 건물에서 스스로 떨어졌다고 하더군. 자살인데 괜히 가족들이 그러는 거야. 그냥 사망 사인만 보고해서 올리면 되네, 내 말 알겠지?'

'하지만 한 번 살펴는 보는 게...'

'에잇, 그럴 필요 없대두. 자네는 그저 이번에 내려온 큰 사건에서 한 건 올릴 생각만 해!'

           

상대의 말은 무엇 하나 틀린 것이 없었다. 몸에는 방어흔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증언들을 보면 하나 같이 여자가 스스로 뛰어내렸다. CCTV에도 찍혀 있었다. 딱히 시체를 자세히 살펴볼 이유는 없는 것 같았다.

                 

어차피 자살인데, 가뜩이나 피곤하고 할 일이 많은데 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에게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가? 그것도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유우리는 상대의 말대로 그 일을 간단하게 넘겨 버렸다. 무슨 항의가 들어온다 어쩐다 하는 말도 들었는데, 자신과는 이제 별개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 여성의 이름이.......

"...!"

"아아, 다행이도 기억하시나 보네요. 에이, 겁 먹지 마세요. 뭐 이게 유우리 씨 잘못인가요?"

다리쪽에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사쿠라가 그것을 물에 슬슬 풀었다. 조금 뜨거운 물이 유우리의 몸으로 흘러내렸다. 아니, 물이라기엔 조금 질척해, 유우리는 무심코 숨을 들이켰다. 뭔가 이상했다. 굉장히 질척하고.. 끈적거리는 것처럼.

"여동생이 죽은 건 유우리 씨 잘못이 아니예요.......... 범인을 놓친 건 유우리 씨 잘못이지만."

귀에 속삭이듯 말하고 있던 사쿠라, 그 순간 사쿠라의 혀가 유우리의 귀를 길게 핥았다. 동시에, 넓은 욕조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무, 무슨 짓이얏!"

"이 영상은 찍어서 당신이 일하던 곳으로 보내겠습니다. 엘리트 유우리님이 여자랑 즐기는 장면을 찍을 생각이거든요."

귓가에 들리는 사쿠라의 웃음소리는 더할나위없이 잔혹했다. 그 순간, 욕조 안에 들어온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귀에 울리기 시작했다. 

*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볼거리에 걸린 자베트 입니다.

그래서 볼거리를 네이버에 쳤더니 볼거리 연관 검색어로 고환염과 고자가 떠서 너무 무섭네요. 오늘은 분량이 고자라도 용서해주세요. 

그러고 보니 저번에 NTR 싫어하시던데, 여자 NTR도 싫어하시나요? 그러면 안 쓰겠음. 저번에 유리랑 모모가 반응이 꽤 괜찮았던 것 같아서.....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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