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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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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드립니다.전방에 헬기, 보고 받은 상황 있습니까?>
"아니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아, 마크가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 받은 게 없다면 연구소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것인가 봅니다."
<그럼 일단 넘어 가겠습니다.>
"네."
삑-
하지만 연구소의 내부 대화와는 달리 그 안에는, 이곳을 대놓고 습격할 사람이 타고 있었다. 한국의 능력자인 최 서우,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춘 서우는 손에 장갑을 끼고, 보호구를 착용했다. 그리고는 길게 숨을 들이마신 다음, 로프를 몸에 걸었다.
서우는 떨어짐과 동시에 폭탄을 떨어뜨릴 생각이었다. 뭐 폭탄의 잔재에 날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자신이 그것 정도로 다칠 리가? 다쳐도 금방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서우는 대충 생각하며, 저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는 사쿠라를 돌아 보았다.
"서..서서.. 서우님."
"예이."
"조, 조심히 다녀오세요, 다치실 것 같으면... 아아, 어쩌면 좋아......"
사쿠라가 저를 막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서우는 그녀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고는 밑을 내려다 보았다. 거대한 연구소...... 저 안에, 에리가 있다. 드디어 에리를 구한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헬기가 연구소와 가까워질 때, 서우는 그대로 헬기에서 뛰어내림과 동시에 폭탄을 던졌다. 강한 충격을 받으면 터지는 종류로 상당히 강력한 종류라고 말했기에 그것이 먼저였다.
그렇게 폭탄 테러를 감행한 서우는 양팔로 몸을 감싸면서 곳곳으로 튀는 잔해를 막고는, 적당한 시점에서 로프를 끊고 그나마 멀쩡한 곳에 어렵사리 착지했다. 하지만 그것도 아슬아슬해서, 와이어를 사용하며 겨우 위치를 잡았다.
삐이이이이- 삐이이이이이이!
"아아아아, 귀 떨어지겠네."
시끄럽게 곳곳에서 경보음이 울린다. 5층의 반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것이어서 건물 자체도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먼지로 자욱한 건물 내부를, 사쿠라가 특수하게 준비해준 고글 덕에 편하게 보면서 서우는 어둠속을 헤쳐나갔다.
거기에 군인들이 들어오자마자 테러범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어둠속에서 쉭쉭 총을 난사할 리도 없고, 어둡긴 하지만 일단은 뚫린 천장에서 그대로 빛이 들어오니 서우는 거리낌 없이 밑으로 내려갔다.
'실험체는 2층이라고 했겠다...'
정확히는 유우리도 알 수 없다고 해서, 일단은 무턱대고 2층을 뒤질 수 밖에 없었다. 서우는 은근슬쩍,4층에 있던 사람들이 도망치는 것에 섞여 밑으로 빠져나갔다. 다들 계단을 이용하는 터라 상당히 뻑뻑했고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서우는 침착하게 밑으로 내려가며 주변을 살폈다. 건물 내에서 지직거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현재, 연구소가 습격 받은 상태입니다! 모두 침착하고 정문 앞으로 대피해 주세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현재 연구소가...]
미쳤다고 이 상황에 침착하겠냐, 일단 외부에서의 폭탄 테러라고 생각했는지 건물 안으로 잠입하는 군인은 없었다. 서우는 이에 쐐기를 박으려, 품에 있던 폭탄에 시간을 조작한 뒤 위에 던져넣고, 수류탄 하나를 반대쪽으로 던졌다.
"꺄하아아아악!!"
"빠, 빨리... 빨리 내려가아아앗!"
"으악, 밀지 마! 밀지 말라구.....!"
우당탕탕, 정신없이 사람들이 내려가며 몇 명은 깔리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서우는 당연히 그 틈 사이로 헤치고 내려오며 재빨리 2층으로 내려갔다. 이내 다시 위에서 폭음이 느껴졌고 커다란 진동이 울림과 동시에 2층의 벽이 흔들렸다. 하지만 과연, 지진에 대비해 지었기 때문인지 연구소는 무척이나 튼튼했고, 그나마 평화로운 2층에서 서우는 재빨리 다른 폭탄 하나를 터뜨렸다.
하지만 이것은 터지는 것이 아니라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었고, 서우는 특수제작된 고글로 그 안을 쉽게 살필 수 있었다. 서우는 재빨리 몸을 움직이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연구소는 실험체들을 마치 동물 병원의 애완 동물 우리처럼 만들어 놓는다고 했다. 작게 나뉘어진 수십 개의 방을 마구 와이어로 뜯었다.
쾅- 콰앙!
너덜거리는 문을 몇 개나 잡아 뜯어 안을 확인한 것일까, 최대한 빨리, 최대한 빨리 에리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어딜 보아도 에리는 찾을 수 없었다. 거의 10분 내내, 모든 방을 다 뜯어 보았지만...
'젠장, 에리..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씩, 씨익- 짐승처럼 거친 숨을 내쉬며 서우는 주변을 무섭게 돌아보았다. 그렇게 마지막 방이 남았을 때, 서우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 안을 열어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 웅크리고 있는 것은 작은 여자 아이, 아무리 보아도 에리는 아니었다.
"큭...!"
속이 바싹바싹 탈 지경이다. 대체 2층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1층에는 군이 대기하고 있다고 했고... 3층에는 동물실험, 4층에는 장비가 있고 5층이 휴게실이라고 하기에 그렇게 작전을 세운 것인데...
"어디에 있는 거야..!"
서우가 저도 모르게 낮게 욕설을 중얼거린 순간이었다. 들려오는 여자 아이의 목소리에 서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 살려주세요... 하, 하지 말아요....."
"어...?"
건물이 무너지는 시끄러운 소리에 제대로 가려져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건 분명 츠부미의 목소리였다. 서우는 바로 다가가 츠부미의 어깨를 세게 잡았다.
"꺄, 꺄아아아아아...! 하지 마세요.. 하, 하지 마아아!"
"츠부미!"
"싫어.. 싫단 말이에요..!"
츠부미는 덜덜 떨면서 서우를 마구 밀치려 했다. 서우는 다시 한 번 츠부미를 세게 끌어 당기고, 보호구를 조금 벗어 얼굴을 보여주었다.
"나야, 츠부미! 서우라고!"
"..예... 예에...?! 서, 서우 오빠..."
"구하러 왔어, 에리.. 에리는 어디 있어?"
서우는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츠부미를 몇 번 흔들었다. 츠부미는 그제야 조금 정신이 든 듯이 풀린 눈으로 멍하게 서우를 올려다 보았다.
"에리.. 언니는 없어요......."
"뭐?!"
"언니는.. 사, 삼촌이..... 데려 갔어요. 여기.. 없어요..... 며칠 전에.. 삼촌이 와서.."
"제길!"
서우는 저도 모르게 츠부미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가, 츠부미가 아파하는 것을 보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정신 차리자, 이대로 가다간 아무것도 안 돼. 츠부미라도 데리고 나가자는 생각으로 서우는 츠부미를 끌어 안았다.
"히잇..!"
"잘 잡고 있어, 알겠지?"
"네.. 넷........!"
서우는 츠부미를 한 손에 끌어안은 채, 바로 연구소 안에 시간을 조작한 뒤에 폭탄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난 빠르게 밖으로 내려가서 창문을 뚫고 곧바로 나옴과 동시에 제 품에 있던 수류탄들을 모조리 꺼내 던졌다. 그와 동시에 조작 되어 있던 2층 연구소의 폭탄이 그대로 터졌고, 연구소는 그제야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우는 철조망을 뚫고 정신없이 거리를 달리다가, 건물의 뒷편으로 숨어 들어서는 더욱 더 빨리 달렸다. 쉬지 않고, 츠부미까지 안고 달리느라 숨이 턱에 찼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체력이 더 좋아짐을 느꼈다. 그렇게 달리고 달리던 서우는, 뒤를 돌아보았다. 수십 수백 개의 빛무리가 일렁이고 있었는데, 아마 저들이 오늘 도쿄를 가득 채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돌아가야 하는데...'
바로 비밀통로를 통해 들어가자니 왠지 위험할 것 같은 느낌이다. 사쿠라가 탄 헬기는 혹시 모를 추격을 피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우회했다가 헬기를 몰래 숨기고 돌아온다고 했기 때문에, 도움을 받기도 힘들었고... 그래서 비밀통로로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멀리서 망원경으로 상황을 훔쳐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군인들이 주변을 통제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위험해.'
서우는 품에 안겨 있는 츠부미를 다시 제대로 잡고서 주변을 살펴 보았다. 이 근처에 숨어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빨리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던 서우는, 문득 눈앞에 익숙한 집이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 저건?"
익숙한 유리의 집이었다.. 왠지 이 부근이 눈에 익고, 저도 모르게 골목길로 빠져 들었다고 생각했더니..! 서우는 무심코 반색하면서 그대로 그 집을 향해 달렸다. 지금 꼴도 말이 아니고 몸 곳곳에서 먼지 냄새와 탄 냄새에, 애 까지 딸렸[?]지만 - 에라 모르겠다.
"츠부미 꽉 잡아!"
서우는 와이어를 쓰지 않고 유리의 집 담 위로 올라가서, 2층 창문을 깨끗하게 와이어로 베어 넘겨 버림과 동시에 그 집 안으로 슬라이드 해 들어와 버렸다. 그 덕에 마침 그때까지 광란의 술 파티를 열고 있던 유리와 모모, 그리고 졸지에 그 집에서 가정부 같은 개념으로 일하게 된 나나... 세 여자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쨍그랑!! 채앵!
"꺄, 꺄아? 이게 무슨 소리예요!"
"서... 설마 강도?"
"어떤 미친놈이 새벽에...... 모모, 내 총 가져와."
"여.. 여기요!"
유리는 뛰어난 사격 솜씨를 가진 [그리고 일부 부모님 빽으로] 전직 국가대표 출신의 사격선수였다. 모모에게 바로 총을 받은 유리는 취해서 슬슬 비틀 거리면서도 호신용으로 쓰라며 받은 총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계단을 향해 총을 겨누는데, 거기에서 등장한 것은.... 마악 문을 깨고 안으로 들어온 서우였다.
"안녕하세요, 유리, 모모, 나나 씨.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응?"
"그간 격조하였습니다."
"..뭐, 뭐야. 너... 너였어?"
뭔가 심히 예의 바른 말투를 구사하며 안으로 들어온 서우는 계단을 내려왔고, 유리는 일단 총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서우를 보고.. 서우의 품에 안겨 있는 여자 아이를 쳐다 보았다. 유리는 술에 잔뜩 취해서도 그 아이가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보았다.
"츠부미잖아....? 애 옷이 왜 이래? 너 그러면 안 돼.... 애가 나이가 몇인데..!"
"어린 애는 안 건드려요. 아무튼 죄송하지만 좀 도와주세요. 나중에 유리는 보상해 드릴게요."
"이, 이이이... 일단 소파에 내러 놓으세요. 어떻게 된 일이에여?"
모모가 꼬이는 발음을 애써 피면서 서우에게 그리 물었다. 서우는 일단 고개를 저으며,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보호구를 내려 놓았다.
"천천히 설명하겠습니다. 일단 저희 좀 숨겨주세요."
"그래, 몸으로 갚으렴."
"....아, 얼마든지요."
오래간만에 세 여자와 재회하니 나쁘지 않았다. 덕분에 이렇게 도움 받게 되었기도 했고, 하지만.....
"후우..."
서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츠부미를 쇼파에 내려 놓았다. 츠부미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처음부터 에리를 구할 생각으로 갔던 것이기에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후지야마, 그 새끼.... 에리를 대체 어디로 데려간 거야? 젠장, 그 새끼가 어디에 있지는 유우리도 모를 것 같은데...!'
서우는 분노를 애써 억누르며 츠부미를 내려다 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통통하게 살이 올라 보기 좋았던 츠부미의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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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이번 편 소제목이 왜 하네다였지...?
실수했습니다.
으헝.
연참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점심 식사하러 가므로 3연참은 무... 무리 ㅠㅠㅠㅠㅠㅠ.
어머니한테 참치회는 못 사드릴망정 참치회 사달라고 하고 싶은 저으 무능함. 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