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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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크에에에, 켁! 쿠아아아아아!"

<뒤로 물러나세요! 빨리요!>

큭, 크흡. 괴상한 소리를 내던 돌연변이는 기침하듯 컥컥 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는 팔로 제 몸을 지탱하고는, 갑자기 얌전해졌다. 마치 폭풍전야 같은 고요함- 그 순간 돌연변이의 몸에서 고름과 함께 주황색 물이 질질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끔찍한 것도 끔찍함이지만 냄새가 심각했다. 그 역겨운 냄새에 서우는 넘어져서 무릎을 바닥에 대다가, 겨우 일어나서 뒤로 물러섰다.

"이런 미친...!"

 머리가 얼얼할 정도로 뿜어져 나오는 끔찍한 썩은내에 머리가 어질해진다. 좀비에게서 나는 시체 썩은내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서우는 저도 모르게 사방으로 뻗었던 와이어를 거두고 벽을 손으로 집었다.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지만 겨우 뒤로 물러나, 그나마 눈을 뜨고 녀석을 보니 녀석의 주변이 온통 주황빛이었다. 

그 색도 냄새만큼이나 끔찍해서 서우는 절로 눈을 돌렸다. 징그럽다기 보다는 눈을 아프게 하는 종류의 색이었다. 다른 능력자들도 서우의 비슷한지 무전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자세히 귀를 기울여 보니 토하고 있는 쪽도 있는 것 같고. 신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오감이 예민하니까 쓸데없이 이렇게 되는군....'

너무 좋으니까 이런 문제가... 서우는 후욱, 거칠게 숨을 내쉬고 그 사이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돌연변이를 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니, 녀석은 웅크리고 있었지만 그 몸의 표면이 물집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 서우는 그 사이에서 뭐가 시뻘겋게 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미 머리는 날아갔다. 그렇다면 녀석의 다른 급소는 어디인가..? 서우는 저 멀리로 날아가, 서포터들이 화염방사기로 바베큐를 만들고 있는 머리를 보다가 팔을 통통 두드리고는, 다시 망원경에 시선을 두었다. 급소는 분명 있을 것이다. 정말 찰흙인 것도 아니고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이상  그 주축은 있을 것이다.

그 주축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단 한 곳, 심장 밖에 없다. 주기적인 전기적 자극으로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펌프. 매분 72회씩 뛰는 그 심장이 잠시라도 멈추면... 그냥 뭐, 좆 되는 거지. 작은 심장을 건드리면 아주 좆 되는 거야. 서우는 녀석을 가만히 훑어 보았다. 있을만한 위치는 당연히 가슴이지만, 녀석은 건물 하나 크기였다. 

거기에 일반 돌연변이처럼 그 자체가 변형하며 불어난 것이 아니라, 좀비를 흡수하며 커진 것이다. 그러니 본체가 있고, 심장도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은데....  서우는 찬찬히 돌연변이를 훑어 보았다. 거목 같은 두꼐의 다리, 그리고..... 아니 저건!

".....!"

아니, 뭐 저런.... 흑형 같은.. 크게 덜렁거리면서, 돌연변이가 움직일 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보며 서우는 기겁했다.

"와 씨발, 개 크네.... 아니, 아니지. 이럴 때가...."

무심코 욕을 중얼거리던 서우는 시선을 올렸다. 아직도 변이 중인듯 꿈틀거리는 돌연변이의 몸이, 자세히 보니 하나로 뭉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시뻘건 몸뚱이 하나가 마치 심장이라도 된다는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건 정말 사람의 몸이었다. 제대로 된 형체마저 찾을 수 없지만 말 그대로 몸. 유독 이질감이 느껴지는 그곳을 주축으로 살덩이가 몰려들고, 움직이고 있었다.

저기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가설을 증명하듯이 그것은 심장처럼 펌프질하는 모양새로 뛰기 시작했다. 저것을 제거하면 뭔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우는 무전기를 입에다 대려다가 말았다. 다른 능력자들에게 말해, 자기가 앞에 나설 테니 다른 조직들이 제 몸 위로 붙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말을 하려고 했었지만... 막상 그 말을 하려 하니 성미에 맞지 않았다. 누군가가 저를 서포트 해준다는 게 재밌기는 하지만, 그래도 함께 싸워서 거대한 적을 물리치는 소년만화 같은 짓을 하려 이곳으로 온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성희와의 약속.

그 여자가 지킬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커다란 자존심에 기스는 내줄 수 있을 것이다. 그 공고한 긍지를 찢어 버릴 수 있다면...... 그리고 그에 따라서, 제가 믿고 있던 것이 무너지고, 경멸하던 녀석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에 덜덜 떨고,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재미 있는 일이 될 테고, 한국에서의 나름 좋은 추억? 같은 것이 되겠지.

"그럼 가 볼까.."

서우는 제 이빨로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흥분감에 누군가 속에서 가슴을 때리는 것마냥 쿵쾅거리고, 입안에서 침이 고인다. 서우는 그제야 자신이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기는 하지만 후각은 원래 같은 냄새를 계속 맡다 보면 마비되는 것, 너무 끔찍해 머리가 띵- 하고 울리기는 하나, 이 정도면 참을 수 있다. 서우는 와이어를 쭈욱, 길게 뻗었다. 각 손가락에서 나온 와이어가 태양빛을 받아 좀 더 강해졌다. 폐건물 위에 올라가 있던 서우는 돌연변이를 도발할 생각으로 왼손으로 잡고 있던 레이저 총을 미친듯이 발사했다.

연달아 사용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꼭 5초 간격으로 사용해 주세요, 안 그러면 망가지게 됩니다. 라는 말을 서포터가 했지만 그는 이미 밤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러니 그 원수를 갚기 위해서.. 하나에 차 한 대 값이라지만, 제가 낼 돈은 아니었다.

내 총에는 자비가 없지, 서우가 낄낄거리며 미친듯이 레이져 총을 발사하기 시작하자 무전기에서 다른 능력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짓을 하려고? 왜 그래! 등등, 서우는 무전기를 하늘 위로 던져 마지막 레이져로 맞춰 버리고는 저를 향해 달려오는 돌연변이를 보았다. 케에엑, 크어어어어- 머리가 날아가자 몸에 달린 입들이 비명을 지른다. 변신 중에 건드려서 상당히 분노한 듯 했지만....

변신 중인 마법소녀는 개도 안 건드린다지만 넌 돌연변이니까. 레이져건이 직빵이었는지, 아니면 변신중이라 회복 능력이 약해졌는지 스펀지처럼 여기저기 구멍이 난상태로 달려오는 돌연변이를 향해 서우는 와이어를 길게 뻗은 채로 뛰어 들었다. 이걸 위해서 하렘까지 팽개치고 여기까지 온 것 아니던가!

"하, 미친..... 놈.."

진은 서우를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제대로 된 작전도 짜지 않고, 어떤식으로 공격할지도 모르는 돌연변이에게 저런식으로 덤벼들다니.. 이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보다도 더했다.

아무리 공격력이 높고, 마지막으로 잰 수치가 1위 능력자인 주원과 비슷하다고 해도 저건 도를 넘었다. 능력자라면 능력자이이게 몸을 사려야 할 때도 있다. 능력자는 구원자다. 좀비에게 물려도 좀비가 되지 않고, 돌연변이들 보다도 더 강한 힘을 가진 존재.

그 비밀을 알아내면 인류는 좀비에게서 벗어난다. 그 희귀성 만큼 능력자는 중요했다. 그런데 저 녀석은...

"...정말로, 짐승 같습니다."

"........"

옆에 있던 주원이 중얼거렸다. 진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수긍했다. 저것은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었다. 흉악하기 짝이 없는 말 그대로 짐승. 돌연변이의 등쪽으로 파고들어, 저를 휘감고 막는 촉수는 모조리 끊어 버리면서 말 그대로 좀비의 몸을 해체하고 있었다. 갈기갈기 찢어져 공중으로 재처럼 살점이 나부끼고, 질척한 피와 고름이 마구 튀어오른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도...... 진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왠지 모르게 목이 따끔따끔하고 몹시도 아프다. 옆에 있던 주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우리도 앞으로 나가죠? 저야 아무 생각 없지만 다른 분들은 아닐 테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주원은 손에 수 많은 가시를 만들어 내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제야 멀뚱히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진은 무전기를 들었다. 몸이 덜덜 떨렸다. 그리고 그것이 패배감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몸이 더 뻣뻣하게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렇기에 앞으로 나가야 했다. 

조금이라도 이 패배감을 덜기 위해서, 저기... 혼자서 돌연변이를 파헤치고 있는,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녀석에게 드는 패배감을 떨쳐내기 위해서!

"지금 나갑니다. 다른 분들도 상황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앞으로 뛰쳐나가면서 진은 생각햇다. 다윗과 골리앗이 아니라 그 반대 같다고. 대등하게 싸우는 것 같지만 서우는 밀리고 있다. 그럼에도 골리앗은 서우인 것만 같았다.

서우의 몸으로 계속해서 촉수가 엉겨 붙는다. 발 한쪽은 이미 쑥 빠져 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우는 열심히 파헤치고, 또 파헤쳤다. 지원이랍시고 다른 능력자들이 들러 붙자 조금 더 수월해졌다. 

어딨지, 어딨는 거냐! 당장 나와! 낄낄거리면서 삽으로 파내듯, 돌연변이의 살을 파냈을 때 마침내 그 뻘건색 덩어리가 보였다. 정말 말 그대로 새빨간. 갓 뿜어진 피처럼 새빨간 덩어리는 신기하게도 사람의 모양이었다. 그때, 그것의 눈과 서우의 눈이 마주쳤다.

"....."

왜인지 모를 무시무시한 기시감에 서우는 잠시 멈칫했다가 그것을 그대로 미친듯이 찍어 내렸다. 그와 동시에 주원의 가시도 벌려진 사이로 들어가 무참하게 돌연변이를 찍어 내렸고, 피해를 감수하며 매달린 성희와 주희 또한 팔을 완전히 뜯어 버렸다.

하지만 서우가 중심에 있던 것을 찍어내리고 밖으로 끄집어냄과 동시에 뛰어 오르자마자 빠르게 돌연변이의 육체는 허물어지며 서우의 와이어에 매달린 것을 따라가려고 했다. 

"주원 씨, 주희 씨! 빨리 막아주세요!!!"

그러나 눈치를 챈 것은 서우 뿐만이 아니었다. 서우가 그것을 끌어 내었을 때 육체가 일순 형편없이 허물어진 것을 보고 눈치챈 다른 능력자들이 필사적으로 조직들이 따라가는 것을 막았고, 서우는 머리를 잘라냈을 때처럼 그것을 멀리로 던져 버렸다.

"....끝났어......?"

성희는 헉헉, 거친 숨을 내쉬면서 몸에 달라 붙은 조직들을 떨쳐냈다. 방금 전까지 살을 뜯어 먹으려는 듯 조직이 달라 붙어 온몸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었는데..... 금세 흐물해져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다가, 성희는 멍하니 서우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에야 이 일을 승리로 이끈 게 서우라는 것을 깨닫고 전율했다. 

"어째서......."

============================ 작품 후기 ============================

본문 열 줄 써놓고 후기부터 쓰는 미덕.

으으................................ 오늘 후기에 쓸 게 없네요.

왜냐하면 한 일이 없어요;ㅂ;.

한 시에 알람 맞춰놨는데, 너무 꿈을 많이 꿔서 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다시 침대에 누웠더니 다섯 시, 아니 뭐라고요? 

아무튼 아버지랑 저녁에 이마트를 가서, 저는 돈까스를 먹고, 아부지는 짜장면+탕수육 세트를 드셨습니다. 그리고 가서 시카고 피자를 사려고 했는데 이 녀석이 너무 작고 15000원이었는데 살려고 했지만, 좀 그래서 그냥 큰 걸 사왔는데, 피자가 조금 뜨겁고 무거웠는데, 중간 쯤에선 아빠가 들어주겠지! 했는데 집에 올 때까지 끝까지 제가 들게 하시더군요! 아버지 피자가 무지 큽니다. 짐도 없으신데 좀 들어주시죠!!!!!! 

역시 우리 아버지! 밤새 일하고도 엄마 가게가서 엄마를 도와주고 오후에야 오는 분이지만, 딸에게는 가차 없으신 분이죠! 하핫! 자식은 강하게 키워야 한당께.

그나저나 최근 들어 후기가 일기장으로 변하고 있네요^=^ 좋은 현상이다.

자 그럼, 오후 9시 53분인 지금부터 소설을 써볼까요.............. 12시에 올리고 싶어. 오늘은 연참두 할게요. 꼮꼬꼮꼬꼬꼮꼬꼮꼮꼮꼮 씹어 먹어야 몸이 건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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