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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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여왕 마리아.

마리아는 붙잡은 신도에게서 서우에 대한 정보를 다 들었다. 마침 그 신도는 본부와도 관련이 있는 사람이어서, 이것저것 서우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마리아의 귀로 들어갔다.

서우는 이따금 도쿄의 바깥, 외벽으로 나가서 좀비들을 사냥하며 몸을 푼다거나, 그것은 주로 아침이라거나... 어차피 힘으로 누를 생각이었고, 바로 죽일 생각이었으니 그냥 그것만 있으면 되었다. 더 이상의 귀찮은 일은 싫었다. 그냥 저 녀석만 죽이고 다시 북미로 돌아가고 싶었다.

북미로 가면, 그들이 있다. 마리아에게 힘을 준 사람들.... 

‘일이 끝나면 다시 이곳으로 오렴, 널 내려준 곳에 그대로 비행기를 착륙시켜 두고 있을 테니까.’

‘녀석을 죽인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많은 돌연변이와 좀비를 배치하면 된단다. 알겠니, 마리아?’

그 사람들의 얼굴도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마리아 취향의 예쁜 방에서 인형을 닦아주거나, 혼자 놀고 있으면 마찬가지로 곱게 장식된 상자에서 음악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에 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거야. 이런 일을 하렴,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멀리까지 오는 심부름..

사실은 마리아도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그 사람들이 나타나서, 힘을 주고 그리고 그 대가로 일본에 있는 최서우를 죽이라고 하였다. 그때부터 마리아의 인생은 시작되었다고 봐도 좋았다. 그 전의 일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기껏해야, 좀비에게 쫒기고 있던 것 정도? 

하지만 손짓 하나에 순한 양이 되는 것들에 왜 쫒겨 다녔는지 지금에 와서는 기억나지 않았다. 

아무튼, 마리아가 익힌 지식에 의하면 신도=신앙심이 깊다=입이 엄청나게 무겁다는 공식이 성립되기 때문에 이제까지 부러 신도들을 고문하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 왜? 입이 무거운데 괜히 귀찮게 무슨 놈의 고문? 

그리 생각해서 이제까지 괜히 고문을 하지 않았던 것을 아쉽다고 생각할 정도로 녀석은 시원하게 모든 것을 토해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보답으로, 안 아프게 좀비로 만들어 주어 지금 올라타 있다. 

죽였지만 여왕님이 타고 다니는 목마가 되었으니, 아이구 감사합니다! 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 마리아는 까르륵 웃으며 손짓했다. 

“빨리 빨리 처리해 버려, 이런 날은 덥단 말야!”

서우를 금방이라도 짓뭉갤듯이 수십 마리의 돌연변이가 진격한다. 마리아는 그 모습에 다시 웃었다가, 챙이 넓은 제 모자를 살짝 끌어 밑으로 내렸다. 햇빛이 겨울인데도 너무나도 뜨거웠다. 마리아는 제 몸 중에 하얀 피부를 특히나 좋아했다. 딱히 특별한 조명이 없어도 우유처럼 흰 피부를.

“빨리 끝내, 햇빛을 정통으로 받는 건 피부 미용의 적이란 말야.”

마리아는 중얼거리며 하품을 했다. 서우를 기다리느라 아침부터 일어나서.... 최소 열두 시간은 자야 하는데, 마리아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타고 있는 좀비의 머리 위에, 구해 놓은 말랑하고 깨끗한 패드를 깔아서 기대기도 좋았다. 

그렇게 마리아가 얼마나 잤을까. 갑자기 돌연변이의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돌연변이는 모두 40, 당연히 서우가 이길 수 없는 숫자라고 생각했다.

“우우움... 끝났나?”

당연히 끝났으리라고 생각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마리아는 기지개를 쭈욱 피면서 길게 하품을 했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건..

“...?!”

마악 마지막 남은 돌연변이의 머리를 따고 있는 서우였다. 어찌나 피에 떡이 되었는지, 아니 대체 어떤 방법으로 그 많은 돌연변이를 썰었는지 서우의 어깨엔 여러 개의 줄이 매달려 있었는데, 탄알띠처럼 보이는 그것은 서우의 어깨에 죽죽 걸려 있었지만... 그것은 탄알띠가 아닌 돌연변이의 뱃속에서 튀어나온 장기들이었다.

“뭐, 뭐야?! 너.. 어떻게...!”

“뭐긴 뭐냐, 장기 자랑이지. 내 장기는 아니다만. 내가 말한대로 그대로 있었구나.. 고맙다.”

마리아는 기가 막힐 정도였다. 대체 저 녀석은 뭐란 말인가? 어떻게 저런 놈이... 돌연변이 40을 그렇게 빨리...! 

“후우.”

경악하는 마리아와 달리 서우는 차분히 숨을 내쉬며 피에 쩔은 시야를 문질러 닦았다. 하지만 피를 닦는 팔도 피로 범벅이 되어 있어서, 도저히 닦을 수가 없었다. 결국 서우는 속눈썹에서 점점히 떨어지는 피를 보다가 마리아에게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실례.”

“꺅! 꺄아아아!”

서우는 대뜸 마리아의 치마를 걷어 눈앞을 닦았다. 마리아가 비명을 지르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서우가 그것에 신경쓸 위인은 아니었다. 열심히 눈앞을 닦은 서우는 드디어 시야가 맑아지자... 하얀 다리 사이의 그것을 보고 말았다.

“....속치마는 입은 줄 알았는데..? 흠흠.”

“이거 놔! 꺄앗, 무슨 짓이야?!”

은 무슨, 아무 생각 없이 닦았다. 좀비의 위에 올라탄채로 발버둥치던 마리아는 얼른 밑으로 내려와 도망쳤다. 하지만 그것을 서우가 놓칠 리가 없었다. 도망치던 마리아는 타고 있던 좀비이자, 서우의 신도였던 것을 그 앞으로 내밀었다.

“응?”

서우는 제 앞을 불쑥 막는 좀비를 보며 혀를 찼다. 이건 또 무슨 병신이야? 서우가 잠시 멈칫하자, 마리아는 제 계획대로 된줄 알고 까르륵, 웃었다.

        

“너어? 이.. 이 녀석은 너희 신도라구? 벨 거야?! 못 베지?...... 꺅!”

“응, 벨 거야.”

와이어가 번쩍! 돌연변이를 빨리 잡으려고 하도 뿜어내다 보니 씨가 마를 지경이었지만 서우의 사용시간은 어느덧 3시간을 뛰어 넘고 있었다. 처음에 비하면 거의 두 배 이상이 늘었으니 경의적일 정도였다. 이런 파괴력에 지속력까지.. 

서우는 만족하며 깨끗하게 잘려나간 좀비의 목을 발로 가볍게 찼다.

“으하...!”

마리아는 가까스로 뒤로 물러나며 뒷걸음질 쳤다. 이미 그녀의 치마에 피가 촥 뿌려져 마냥 붉었다. 그렇게 새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난 마리아는 제 발 밑에서 데구르르 구르고 있는 좀비의 머리를 보다가 다시 한번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좀비의 머리가 잘려서가 아니라 거기서 흘러나온 피에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구두가 적셔졌기 때문이었다. 마리아는 제 구두를 보며 경악했다.

“으핫, 안 돼..! 내 MJ구두!”

“이제 너만 남았네.”

“......!”

서우는 성큼성큼, 마리아에게로 다가갔다.

더 이상 여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계획은 곱게 접어 하늘 위로 날린지 오래, 서우는 일본에 처음 왔을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소라를 잡던 그때처럼 마리아에게로 다가갔다. 

“사람은 원래 초심을 잊으면 안 되는 법이지.”

방금 전까지 저를 죽이려 돌연변이를 보냈든 어쨌든,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양껏 사랑해 주기 위해서..

“힉!”

그렇게 성큼 다가간 서우가 먼저 잡은 것은 다른 좀비를 타고 도망가려던 마리아의 다리였다. 그때, 그녀는 다시금 꺅 비명을 질렀다. 아끼던 구두가 서우의 피 묻은 손에 첩, 하고 잡혔기 때문에.

“꺅, 내 구두! 안 돼!”

“이런 때 구두를 밝혀? 된장녀네.”

“뭐라구? 무슨 소리야, 그건?!”

여자한테 쓰면 안 되는 말이지 뭐긴 뭐야, 마지막은 한국말로 했더니 마리아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서우는 입을 실룩 거리며 구두를 그대로 벗겨 버렸다. 

“도, 돌려 줘, 내 구두!”

오호라, 그렇군. 구두가 약점인가? 서우는 구두를 피 웅덩이에 빠뜨리려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마리아는 다시 비명을 지르며 얼른 좀비에서 내려와 서우의 손에 잡힌 구두를 잡으려 통통 튀었다. 두 손을 위로 뻗고 제자리에서 통통 뛰는데, 당연히 서우가 번쩍 든 손에는 닿지 않았다.

‘...음 이거 귀여운데?’

살짝 벌려진 입술, 크게 치뜬 눈. 거기에 조화롭게 어울린 붉은 양갈래 머리에 프릴달린 유아용 드레스, 하지만 몸매는 그렇지 않으니.... 이 얼마나 훌륭한 조화란 말인가? 거기에 어린 얼굴에 몸매만 잘 빠졌으니, 그 도발스러움이 북한 뺨치는 수준이다. 이런 북한 같은 계집애..

“너어어어어? 씨이이이!”

그런 언발란스함에 서우가 새로운 취향에 눈을 뜨려 하는 순간, 서우의 배로 마리아의 주먹이 푹! 하고 들어왔다.

“억!”

“돌려달라고 했잖아!”

주먹이 작아서, 여자애여서 약할 것이라고 생각했더니 주먹 힘이 돌연변이 급이다. 이런 것마저 언발란스라니! 서우가 무심코 쿨럭 소리를 내며 몸을 굽히자 얼른 마리아가 구두를 잡았다. 그리고는 다시 도망.. 하지만 서우는 금세 회복해 마리아를 뒤에서 잡았다. 

“으캬아..?! 놔. 놓으라니까?! 어딜 만져! 어딜 만지냐구?!”

“만지긴 뭘 만져? 이 요망한 계집애야.... 아, 내 갈비뼈.....”

하느님은 여자를 남자의 갈비뼈로 만드셨기에, 지금 이렇게 제 갈비뼈에 시련을 주시는가. 서우는 거친 숨을 쌕쌕 내쉬다가 버둥거리는 마리아를 붙잡고 마리아를 완벽하게 와이어로 제압했다. 와이어는 동급의 힘이 아니면 끊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마리아의 힘은 돌연변이급... 서우는 어떻게 이 여자를 묶어야 잘 묶었다고 소문이 날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

따, 딱히 해 보고 싶었던 건 아니니까. 서우는 버둥이는 마리아를 요리조리 잘 묶었다. 이내, 훌륭한 귀갑묶기가 완성되었다. 망가를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알 것 같은 그런.. 거. 마리아는 결국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고, 서우는 마리아를 옆구리에 끼었다.

“어디 한번 천천히 이야기 해 보자고,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 그런 거..... 모, 몰라, 못 말한다구!”

“예전에도 그렇게 말한 여자가 있었지.”

“뭐어?”

서우는 열심히 버둥이는 마리아를 보며 유우리를 떠올렸다. 이쪽은 왠지 훨씬 더 쉬울 것 같지만.....

그나저나 이렇게 또 추가되고 말았다니. 그래도 나름 일에 관련된 일이니까.. 서우는 그리 생각하며, 어느새 그 거대한 빌딩의 최상층들을 가득 채운 여자들을 떠올렸다. 

세상 일, 정말 무엇 하나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재밌는 것이라지만, 정말 하나 알 수가 없다.

============================ 작품 후기 ============================

님들도 장옥정 사랑에 살다 보세요.

아, 태희 언니.. dddddddddddddddddddd 누가 감히 연기력을 논하는가. 더 이상의 연기논란, 더 이상은 네이버 으훠엏우헝후어어헣허헣ㅎ 진짜 연기 너무 잘해요, 너무 예뻐요, 너무 재밌어 헉허어헉헉.

제가 월화연재를 못하면 그건 다 장옥정 보느라고 입니다...... 흡, 견딜 수 없어.

그러면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 요즘 하도 안 잤더니 피부에 뭐가 막 나더라구요. 어휴 진짜 이놈들..................

그럼 안녕히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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