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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여자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네다 정도면 사냥감으로는 차고 넘치지. 서우는 저도 모르게 제 입가가 실룩이는 것을 느끼며 밖으로 나갔다. 나가겠다고 말 한 마디 하면 사쿠라가 운전기사에 차까지 준비해 주었겠지만 서우는 지하에 따로 주차되어 있는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갔다.
다른 교단의 교주가 몰고 있던 것이었지만 가서 즈려 밟는 김에 겸사겸사 가져온 차로써 워낙 도로에 다니는 차량이 없는 만큼 서우가 가끔 몰고 다니는 것이었는데, 차고에 잔뜩 쌓여 있는 그 많고 많은 차량중에 왜 하필 이 포르쉐였던가, 차에 대해 잘 몰라서 대충 아무거나 찝어온 것이었는데.. 포르노나 포르쉐나, 그게 그거 같은 발음이네. 서우는 웃음을 삼키며 핸들을 과격하게 꺾었다.
그러다 보니 순식간에 차량은 마리코가 있는 곳으로 도착했는데, 서우는 거기에 마리코 외에도 하네다와 호타루가 있음을 눈치챘다. 기왕이면 츠부미나 보고 갈까 했더니, 서우는 조금 아쉬움을 느끼며 그냥 대놓고 문앞에 차를 주차해 놓았다.
그러자마자 공중에서 뭔가 묵직한 것이 날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분명 이것은 마리코 특유의 능력, 자신 주변의 공간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일 터였다. 그래서 마치 바위라도 날아오는 것 같은 압력이.. 서우는 그대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마리코가 사용하는 능력이니 그에 눌릴 일은 없기에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들었던 것인데, 서우는 속으로 흠칫했다.
"아저씨이이이잉!"
"..!"
마리코의 분명 말랑말랑할 하얀 허벅지 사이의..
'...레이스에 하얀색이라니. 엄청나군?'
무심코 고개를 들었던 서우는 정면으로 보게 되어버린 것에 큼큼, 헛기침을 했다. 빨리 봉인이나 풀려라 마리코.
"서우 아저씨, 아저씨이....... 히히히."
"그래, 그래."
서우는 제 가슴에 얼굴을 부비는 마리코를 보며 픽 웃었다. 이 얼굴로 열일곱이라니. 내년이면 일본 기준 성인이라니......
뭐, 어디까지나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본 것이지만 일본 여자 아이는 고등학교에 들어갈 즈음에는 툭하면 자베트의 짐승을 읽고, 신기하게도 양호 선생님이 없는 양호실에 남자친구와 자주 들어가거나, 그 외에도 집에 데려다 주기 전에 조용히 눈이 마주쳐 우리집에서 라멘 먹고 갈래, 라던가. 같이 놀러갔는데 막차가 끊겨서 근처의 낡은 여관으로 가......
[하, 하필이면... 방이 하나 밖에 없다고 하네. 어, 어떡하지.]
[어쩔 수 없잖아...]
아니면 남자친구나 본인의 부모님이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해외 장기 출장등으로 집을 비우시고 그때쯤.. 뭐 그런 것 아니겠는가. 나름대로 일리 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하며 서우는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마리코를 번쩍 들어 올렸다.
"꺄앗?"
평소에는 잘 안 해주던 것이기에 마리코가 까르륵 웃으며 서우의 목에 매달리자, 서우는 보란듯이 마리코를 끌어안고 하네다가 있을 곳을 올려다 보았다.
'저기 쯤인가..'
물론 서우의 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20층 정도 되는 높이에 있을 것이라 에상되는 하네다가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우는 분명 하네다가 망원경이든 무엇이든, 저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예상되는 부분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 서우의 예상대로, 정확하게 서우를 살펴보고 있던 하네다는 제 망원경 안에 들어온, 아니 정확히 저와 눈을 마주하고 있는 서우를 보며 흠칫 몸을 떨었다. 분명 저와 눈을 마주치고 있을 리 없는데. 하네다는 떨어진 망원경을 주우려던 제 손이 덜덜 떨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
꼴사납게도 최서우를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러 그의 심기를 건드린 것도 제 허세라는 것을 알아서 하네다는 더 참담한 기분이 되었다.
졌던 것, 비록 그렇게 한 번 당했다고는 하지만 그건 이제 옛날 일이라면 옛날 일이었고, 제 쪽이 더 강해졌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 담배연기만 없었다면.. 하네다는 입술을 짓씹었다. 아니, 단순히 졌다는 것에 대한 공포가 아니었다. 그때, 완전히 그에게 제압 당했을 때 올려다 보았던 그 얼굴이..
유우리에게 이빨도, 발톱도 완전히 뽑힌 상태에서도 그 눈을 불타고 있었다.
[......둘 다, 찢어 죽여줄 테니까.. 기다려.]
그 얼굴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녀석은 그 상태에서도 살았다. 팔다리가 완전히 찢기고, 목이 꿰뚫려 절대로 소생이 불가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태에서도.. 서우의 피가 바닥을 가득 메웠었던 것을 생각하니 하네다는 절로 몸이 떨렸다. 서우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 거의 병 수준이었다.
그렇게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놈이, 제 동경의 대상인 유우리를 잡아 먹었다. 힘 없이 질질, 그것도 왠지 모르게 기뻐하듯이 서우에게 걸어가던 유우리를 생각하면.. 하네다가 무심결에 덜덜 떨리는 제 몸을 꽉 끌어 안은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삐삐삐- 삐.
"........."
단조로운 그 음은 문자가 왔을 때나 울리는 소리였다. 잠시 망설이던 하네다는 핸드폰을 열었다. 마리코의 번호... 지금은 서우랑 있을 텐데? 그리 생각하며 그 밑을 내리던 하네다는 유우리의 사진에 몸을 떨었다.
입을 한껏 벌리고 거기서 침까지 질질 흘린 상태로 눈을 뒤집고 있는, 말할 수 없이 추하고 외설스러운 유우리의 사진.
[유우리日 하네다, 보고 싶어♡ 빨리 여기까지 와주지 않을래? 기다리고 있을게♥]
"미.... 미친 새끼!! 미친놈!!!!!"
하네다는 제 핸드폰을 벽에 던져 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기분이 가라앉는 것은 아니었다. 하네다는 끔찍한 기분으로 얼굴을 가리며 자리에서 무너졌다. 반면, 하네다의 증오 대상이자 '미친 새끼' +'미친놈'인 서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마리코를 제 차에 태우고, 오늘의 데이트 장소인 강으로 향했다.
"레젼드 사진인데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NTR의 여신이 강림하지 않는한, 딱히 제 것을 남과 공유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서우였고 그게 같은 여자라 해도 마찬가지였지만.. 그게 하네다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분명 하네다는 사진을 보자마자 멍청하게 굳을 테고, 그 다음 현실을 직시했을 때는 끔찍해 하리라.
참을 수 없이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아저씨이, 무슨 재밌는 일 있어요? 마리코두. 마리코두 가르쳐 주세요."
"응?"
뒷좌석에서 아이스크림을 할짝거리고 있던 마리코는 서우를 슬쩍 쳐다 보았다. 서우는 핸드폰을 넣으며 키득키득 웃었다. 보고 싶었다는 듯 두더지마냥 고개를 내밀고 있던 마리코는 입술을 뾰루퉁하게 내밀며 볼을 복어마냥 부풀렸다. 서우는 한 손을 들어 마리코의 볼을 푹 찔렀다.
"푸우우우."
"마리코는 아직 어려서 보면 안 되는 거야."
"에.... 그게 뭐예요? 시시해."
"안 시시한 거야, 재밌으니까 마리코가 크면 아저씨가 잘 가르쳐 줄게."
처음엔 마리코에게 오빠라고 부르라 거듭 말하던 서우는 이제 지쳐서 그냥 스스로를 아저씨라고 지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튼, 이 사진을 보며 엉망이 될 마리코의 표정이 볼만할 것이라 생각하며 서우는 픽 웃었다.
"하지만, 그 뭐지. 그랬는데요. 레이코 씨가."
"레이코 씨? 아, 그 보모..."
"레이코 씨가. 이제 마리코도 열 여덟 살이니까 어른이라고 했는데..."
".........확실히..."
이제 신년이 고작 2주 남지 않았던가? 그렇다는 건 마리코의 봉인해제이자.......
"그래, 그렇구나 마리코.."
"그럼요! 이제 마리코도, 엣헴. 어른이에요."
하지만 정신연령이 낮다는 게 함정이지.
그렇지만 저의 계획에 마리코를 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마음에 들었다. 신년이 되었다고 봉인해제 축하해, 결계가 사라졌으니 잘 먹겠습니다! 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제 계획에 참여시키는 것 정도는.. 서우는 고개를 끄덕끄덕이다가 앞 차를 박을 뻔한 것을 슬쩍 옆으로 돌려 피했다.
"그럼 마리코도 도와줄 수 있겠네."
"도와줘요? 뭘요? 아저씨를?"
"그래 날 도와주는 거야. 재밌는 일을 같이 하는 거지. 마리코한테 재미 있는 걸 가르쳐줄게. 진짜 재밌는 거야."
"우와아아아, 뭔데요..?"
"기다리면 알아. 그때 말해줄 테니까 내가 말하는대로 해 주면 돼. 알겠지?"
"네에. 우히힛, 신난당."
까르륵 웃던 마리코는 아직 제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다시 먹으려다가 먼지가 조금 묻어 있는 것을 보며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것을 언뜻 본 서우가 왜? 라고 묻자 마리코는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아이스크림에 먼지가 묻었어요..."
"그럼 버려."
"네, 쓰레기통은 어디 있어요?"
그냥 밖에 던지지 뭘...... 하지만 마리코는 정신상태가 어린애라 그런지, 횡단보도에서도 차량이 없어도 손을 건너고 들고 하고 싶어 했으니.. 서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귀찮음에 대충 대답했다.
"그냥 차 구석에 버려."
"엇, 그런 건 안 돼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으면......."
"그럼 이제부터 이 차의 구석은 쓰레기통이야, 거기에 버려."
"......네에."
포르쉐를 아끼고 사랑하던 다른 종교의 교주가 알면 통곡할 일이 었으나, 서우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는 10분 정도 운전을 더 한 뒤에 차를 세웠다. 마리코가 가고 싶어한 곳은 근처에 있던 커다란 강, 그곳에서 배를 타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 어서 오십시오..!"
"미리 전화했다고 하던데, 들으셨겠죠?"
"예에, 옙. 물론입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능력자 두 명이 온 것 때문에 관리인은 덜덜 떤 것도 있었지만 날씨가 굉장히 추운 탓도 있었다.
"와와, 배 탄다. 배."
겨울인지라 눈도 내렸고, 다른 사람이라면 달달 떨 정도의 맹추위인 날씨였지만 서우와 마리코에게는 별개의 이야기였다. 능력자의 뛰어난 신체능력 덕에 자동적으로 체온은 일정 온도 이하 내려가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여름 같이 푹푹 찌는 날이 아니면 대체적으로 능력자들에겐 겨울도 시원하거나 선선한 편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서우와 마리코는 배에 올라탔는데, 서우는 다소 마리코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 능력으로 날파리처럼 날라다니는 게 재밌을 텐데 왜 굳이 이런 배를 타자고 하는지...
어리든 성숙하든 늙었든, 여자는 이해하기 힘들다. 서우는 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마리코를 보며 천천히 계획을 세웠다. 머릿속에 유우리처럼 변한 하네다의 모습이 선했다. 하지만 유우리처럼 단숨에 그렇게 완벽하게 길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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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절 왜 동정하십니까 누가 동정하래!!! 불쌍하게 여기라고 허락하지 않아따!!!!!!!!! 모두 날 비웃어!!!!!! ;ㅂ; 노트북 옆에서 물 마신 절 ㅣ비웃ㅇ,란 말입니다 우러으허우허응어흑 날 비웃엉 어서유ㅠㅠㅠ 모질이라고 비웃으라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 비웃으라구 우허렇헣ㅠㅠㅠㅠㅠㅠㅠㅠ 아우 젠장 아이그ㅠㅠ 느허응어읗으헝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