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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여자는 누가 다 먹었을까.
대체 이 계집애는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왜?
그 생각을 하다가 종착된 곳은 결국 서우였다. 아니, 최서우 밖에는 없었다. 그 빌어먹을 자식, 이 계집애는 분명 녀석의 사주를 받아 움직이는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게 아니고서는 이 백치가 자율적으로 음직일 리 없으니까.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하려는 거지...... 속이 매캐하고, 무척이나 역겹다. 담배연기, 이 빌어먹을 담배연기.... 하네다는 까무룩, 정신을 잃고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서 예전의 일들이 재생되고 있었다. 예전, 좀비사태가 벌어졌을 때..... 능력자가 아니었던 때, 완전히 점령당한 오카야마에서 도쿄로 오던 때를.
아직 학생이었던 하네다는 혼자서 도쿄를 향해서 오고 있었다. 애초부터 고아였기 때문에 가족도 없이 여자 혼자 피난길에 올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피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사정이 꽤 괜찮아 도쿄까지 대피시켜 주겠다면서 군인들이 왔지만 그것은 당초 예정인 도쿄가 아닌 교토까지였다.
교토에 다짜고짜 오카야마에서 올라오던 피난민들을 떨어뜨리고, 잠시만 이 대피소에서 기다리라고 말한 뒤에 군인들은 오지 않았다. 나중에야 올라가던 그 군인들이 돌연변이에게 습격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때는 아니었다.
[젠장, 군인들은 언제 오는 거야..? 식량도 이제 다 떨어졌는데!]
[이대로 가다간 죽어, 다 죽는다고...!]
[뭐 이 새끼야? 그딴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마, 뒤질 거면 너나 뒤지라구!]
50명 수용 예정의 낡고 조잡한 수용소. 그곳에 100여명이 들어 있으니 당연히 좁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관리자들도 하나 없으니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제대로 된 통제가 없는 수용소라는 세상은 몹시도 끔찍하고 더러웠다.
[여기서부터는 우리 구역이야! 발도 들이밀지 마!! 절대로!]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니 딱 일주일이 지난 이후로부터 갈리기 시작했고, 그 파에 끼지 못한 사람들은 밖으로 강제로 쫒겨나, 좀비의 먹이가 되거나 얼마 없는 음식을 얻지 못해서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니, 죽이는 것이었다.
[치카코 씨가 병에 걸렸습니다. 약도 없는데.... 식량이나 축내겠죠, 해서 밖으로 내보내자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말도 안 되는 그 시작, 처음에는 그게 말이 됩니까? 라고 말했던 사람도 있었다.
있었던 것 같다.
점점 줄어드는 식량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고, 그렇게 사람들은 한 명씩 자체적으로 사형시키기 시작했다. 모두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한 명이 나서면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 손을 들어서.
그런 방식으로 겨우 사람이 100명, 아니 하나 둘 쫒겨나거나 병들어 죽고 80명에 가까워졌을 때 그곳에서는 어느샌가 계급이 갈리기 시작했다. 무리의 지도자, 대개는 힘이 센 남자. 그 다음엔 힘이 센 남자에게 빌 붙은 여자, 남은 남자, 그 다음은 여자.
하네다는 당연히 가장 밑의 여자였다. 무리에 어떻게 발을 들이밀긴 들이밀어서 30명정도가 있는 무리에 끼기는 했지만,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다른 여자들은 어떻게든 남자에게 달라 붙는 방식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하네다는 그런 게 싫었다.
도쿄나 와세다 대학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의 성적을 가진 엘리트여서, 사람들이 수근거리는대로 엘리트 의식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빌붙는 것이 싫었다. 무리로 덤비는 좀비를 이길 힘도 없고, 대피소를 지배하고 있는 남자보다 훨씬 힘이 약하니 식량을 많이 얻는 것도 무리였다. 그러니 결국 그런 상황에서 여자들이 살려면 싫어도 남자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데, 하네다는 도저히 그것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하네다는 예뻤기 때문에 수 많은 남자들이 달라 붙었다. 하지만 하네다는 늘 그것을 피하며 적은 식량으로도 꿋꿋하게 버텨내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에 달랑 빵 두 조각을 먹고, 근처에서 흘러들어오는 강물로 배를 채우는 하네다를 다른 여자들은 가엾게 여겼는데, 그러던 중 친하게 지내고 있던 여자 '하나비'가 하네다에게 조심스럽게 권유했다.
[뭐어..? 그게 무슨 소리야, 하나비..]
[잘생각해봐, 너한테 나쁜 게 아니야. 그냥....조금 비위만 맞춰주면 되는 걸.]
하나비는 그리 말하며 하네다의 손에 제가 받은 낡은 생선 통조림 하나를 쥐어주었다. 하네다는 알고 있었다. 하나비가 제 몫에 하네다 몫까지 받기 위해 지난 밤 그 남자의 방에서 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그 앓는 소리가 밤새 그 근처였던 제 벽장에도 들렸다는 것을.
하나비는 다시금 하네다를 설득했다. 그 무리에서 가장 힘이 센 남자가 널 마음에 들어한다고.... 그녀는 당연히 그것을 거절했다. 성격이 왠지 사악하고 불쾌한 것은 둘째치고 힘으로 무리를 만든 뒤, 제 멋대로 여자들을 건드리는 그가 무척이나 싫었기 때문이었다.
텐오 야스히로. 제가 지나갈 때마다 시간하듯 위 아래로 훑어보며 침을 질질 흘리던 그를 생각하니 오소소 소름이 돋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아마 지난 밤 하나비를 그렇게 괴롭힌 것도, 야스히로는 부러 하네다가 들으라고 그렇게 한 것일 터였다.
하네다가 고등학생이라는 말 하나로 그는 그렇게 그녀를 노리고 있었다.
[난 별로야, 하나비..... 미안하지만 그런 말은 다신 하지 말아줘. 지금 너희들을 비난하는 건 아니야 그냥.. 내가 그런 게 싫어서 그래.]
[하지만 그렇게 먹어서 대체 어떻게 버티려구 그래. 야스히로님 눈에 잘 보이면 그래도 이것저것 먹을 수 있어. 너 지금 자는 방도 무리 중에서 제일 무시 당하는 사람들만 박혀 있는.. 방이라고도 할 수 없는 벽장인 거 알잖아!]
[상관없어, 어차피 군인들이 오면...]
[군인들이 안 오니까 그렇잖아!]
[......]
[이러다간 우린 전부 죽어, 죽을 거라구.....]
울먹이는 하나비를 달래는 하네다도 무서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언제올지 모르는 군인들, 괜히 다른 무리에 책을 잡히기 싫어 강제라는 형태는 띄우지 않지만, 그것도 언제 달라질지 모른다.
만약 군대가 안 올지도 모른다- 가 오지 않는다가 되면 그때는 정말 이곳은 무질서가 될 것이다. 군대가 온다는 것은 일종의 정부와도 같은 개념이라고 하네다는 생각하고 있었다.
군인들이 오면 잘못한 사람들을 즉결심판으로 버릴지도 몰라. 처벌할지도 몰라. 그것 때문에 이렇게 아슬아슬한 경계를 지키고 있는 것일 뿐 만약 그렇게 되었다가는.....
정말 그때는 짐승처럼 변할 것이다. 이 좁은 공간에서 얼마 안 되는 먹이를 취하기 위해서 이를 세우고, 발톱을 갈고 서로의 목을 뜯으려 하는... 그런 공간에서 여자인 자신이, 그리고 하나비가 살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걸까.
[..난 괜찮아, 그리고 군대도 올 거야. 울지 마, 울지 마. 하나비.]
그리 말하던 하네다의 눈앞이 어두워졌다. 눈앞에 뭔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담뱃재였다. 어느 순간 화면이 뒤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코끝으로 아찔할정도로 진한 담배연기가.... 하네다는 그 순간 눈을 부릅떴다. 무시무시한 악몽, 하지만 헉- 하는 숨 소리도 제대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
"...!"
"일어나셨어요, 언니. 후후, 마리코가 예쁜 리본으로 머리 묶어 드릴게요. 이건 마리코가 특별히 아끼는 머리끈인데, 언니 빌려 드릴게요."
마리코의 아이 같은 보드랍고, 그리고 조금은 통통한 손이 하네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때마다 하네다는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는 것을 느꼈지만 몸을 떨 수도 없었다. 그런 반응마저 막혀 있던 것이다.
하네다의 몸은 완전히 마리코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제야 떠올랐다. 조종하는 대상에 의식이 없어지면 마리코가 더 조종하기 쉬워진다는 것을... 등골이 서늘해졌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간식거리를 가지고 온 레이코가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젠장.. 좀 알아차려주면 좋을 텐데...!'
"하네다님, 마리코님. 드실 것을 가져왔습니다."
"우와, 와. 레이코 씨. 이거 마리코가 좋아하는 과자네요?"
"예, 마리코님이 좋아하는 과자가 오늘 잔뜩 들어와서요. 그리고 저번에 맛있다고 하신 머루차도 들어왔어요."
"머루차요? 으왕, 신나라. 하네다 언니도 좋아하실 거예요. 제가 따라 드릴게요 이리 주세요."
"네, 마리코님."
레이코가 제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려는 행동이 가증스럽다. 하지만 그보다도 하네다는 막상 당한 그 능력에 끔찍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손끝 하나, 아니 숨을 쉬는 것 하나 완전히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거칠게 숨을 쉬는 것도 허락지 않고 이렇게 조용히 숨을 죽이듯 숨을 쉰다는 건 정말 경악을 넘어 끔찍할 지경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하네다의 능력은 두 손을 맞대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데, 마리코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하네다의 두 손은 거의 바닥에 붙어 있었다.
게다가 제 입꼬리는 제가 생각해도 부드러울 것 같이 올라가 있으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하네다는 속으로 피눈물을 삼키며 제 앞에 차를 내려놓는 레이코를 쳐다 보려 애썼지만, 거기까지 눈이 돌아가지 않았고 레이코는 이쪽을 보지도 않았다.
"레이코 씨, 그럼 레이코 씨도 이만 가서 주무세요. 글쎄 하네다 언니가 오늘은 마리코랑 주무시고 가시겠대요."
"예, 예? 하네다님이요?"
"네에, 그쵸 하네다 언니?"
아, 드디어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네다가 어떻게든 신호를 보내려 하는 찰나 고개가 부드럽게 끄덕여졌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살짝 내린채 고정되어 하네다는 아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귓가에서 조용히 마리코가 속삭였다.
"예쁘게, 아주 예쁘게 꾸며드릴게요, 언니."
그 목소리가 그렇게 섬뜩할 수가 없었다. 하네다는 문득, 예전의 악몽에 몸을 떨었고 그것을 알 리 없는 마리코는 하네다를 예쁘게 꾸며주겠다며 옷을 갈아 입히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입고 있던 제복 같은 것이 벗겨져 땅으로 떨어졌지만 하네다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우리 루로니아 옷이 언니에게 맞을 거예요, 음.... 와, 딱 맞네."
정말로 인형을 보듯이 여기저기 살펴보던 마리코가 짤깍짤깍 박수를 치자, 파란색 드레스의 지퍼가 내려가더니 이내 바로 저에게 옷이 입혀졌다. 이내 인형의 구두도 하네다의 발에 들어갔고, 인형의 다른 장식들도 하네다에게 입혀졌다.
"와아, 전부 다 어울려요 언니!"
"......"
"예뻐, 예뻐..... 아아, 레이코 씨에게 화장해달라고 하면 좋을 텐데, 마리코가 이렇게 한 걸 알면 레이코 씨, 분명히 놀랄 테니까... 그리구 그 반지를 누르겠지요? 사람들 부르려구. 마리코 다 알고 있어요."
살짝 맞지 않는 구두 때문에 하네다는 고통을 호소했으나, 마리코는 아랑곳 않고 웃음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빙글, 한 바퀴 돌았다.
하네다는 난생 처음 몸의 모든 의지를 빼앗기며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끔찍할 정도로 실감했다. 이내 마리코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인형을 다 케이스 같은 것에 넣고, 제가 입고 있던 제복을, 루로니아라고 불리는 인형에게 척척 입혔다.
"자아, 루로니아~ 오늘은 네네랑 같이 마리코인 척하고 자는 거야, 알겠지?"
침대에 얼핏 하네다와 비슷한 느낌인 인형과 마리코와 무척 닮은 인형이 드러누웠다. 하네다가 그것에 경악하자, 마리코는 하네다를 두둥실, 띄워서 케이스 안에 집어 넣었다.
"자, 이제 서우 아저씨를 만나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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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님들이 이것을 보실 때 저는 집에서 자고 있겠죠.
아니면 뭐라도 좀 한다거나.
;ㅂ;
노트북 고장나니 참말루 좋구먼유? 공부도 하고 잠도 많이 자고 아주 제 생활이 윤택..................................해졌.........크....ㅠㅠ.................................................................아무튼.
피시방에서 그렇고 그런 걸 쓸 수는 없잖아요. 절묘하게 짤랐다.
그러고 보니, 제가 예전에 피방 알바를 했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관리자컴에서는 손님이 무슨 프로그램을 하는지 한줄로 그 프로그램 명이 나오거든요.
근데 거기에 NHDTX-275 인가?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암튼 뭔가 비범한 형태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이게 뭔지 궁금해서 인터넷에 쳐봤는데....... 아키라 에리 은퇴작.......... 품번이더군요. 넴. 저는 GTA 같은 게임인줄 알았는데.. 흠............
AV배우가 은퇴해서 슬픈 건 알겠는데, 그 슬픔은 집에서 만끽하시지 왜 피시방에서.... 이후 저는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엄청 옛날 일이라.. 사장님을 불렀던가 쪽지를 날렸던가. 가서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했던가.
그런 일이 종종 있어서요. 호호0_0. 호호호.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호호. 포돌이, 포돌이를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