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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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동안의 내기

"후으, 후...... 후우.. 우욱!"

무릎을 땅에 대고 엉금엉금, 하네다는 기어서 교단의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교단의 바닥은 푹신한 재질로 깔려 있었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식은땀도 줄줄 흐르고, 몸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계속해서 팔이 꺾였다.

"힉!"

그리고 그때마다 용서 없이 목줄이 잡아당겨져 위로 올라간다. 하네다가 켁켁거리자 서우는 오히려 더 줄을 세게 잡아 당겼다. 개에게나 쓰는 그것은, 한 때 유우리의 목에도 채워져 있던 것으로 그 후 서우의 서랍에 들어 있던 것이었다.

'이걸 다시 쓰게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쓰게 될 줄이야.'

그것도 무려 여자 능력자에게. 그 하네다에게.. 

서우가 위로 세게 목줄을 잡아당기자 ,근 이완제 때문에 팔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

은 하네다는 그냥 질질 끌려오고 말았다. 이미 그녀의 얼굴은 땀 범벅으로, 가발이 뺨에 죄 달라 붙어 있었고 드레스는 반쯤 뒤집혀져 속옷이 다 보이고 있었지만 하네다는 그것을 내릴 기운도, 머리카락을 뺨에서 뗄 기운도 없었다.

'뭐, 지금은 묶을 힘도 없겠지만.'

원래 야동에서도 배우가 뺨에 달라 붙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 괜히 거슬리지 않던가, 심지어 남편한테 NTR 시키는데도 여보 미안, 이라고 하면서 귀 뒤로 머리 넘기지 말란 말이지. 그럴 거면 애초에 머리를 위로 묶고 해!

서우가 뜬금없는 것을 생각하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었을 때 하네다가 흩어진 머리카락으로 시야가 가려져, 그것을 넘기려 하면 부러 목줄을 잡아 당겼다. 걸을 때 또한 당연히 팔로 기어야 하기에 머리카락이나 옷에 신경 쓰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느리게 걸어서야 쓰나."

"아저씨, 아저씨, 마리코도요 마리코도 해볼래요!"

"그래? 자."

"와아!"

서우는 환하게 웃는 마리코에게 그냥 목줄을 넘겨주었다. 마리코는 반색하며 목줄을 받아들었고, 서우는 마리코가 신나게 잡아 당길 때마다 괴로워 하는 하네다를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았다.

괴로워 하고 있지만 역시 이 정도에 꺾이지 않는다. 그래, 이래야 재미 있지. 서우는 앞장서서 걸으면서 문을 활짝 열었다. 그곳으로 곧장 나가면 교단 사람들이 사쿠라의 지도 하에 기도하고 있는 기도실이 나온다. 

모두 입 막음은 확실히 되어 있는 상위 신도들이니 보여주어도 새어나갈 염려는 없겠지. 뒤에서 즐겁게 까르륵, 웃는 마리코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서우 아저씨, 지금 마리코랑 어디로 가는 거예요?"

"사람들한테 보여주러. 마리코가 꾸민 인형을 구경시켜주러 가는 거야.. 다들 칭찬할 테니 엄청 시끄러울걸."

칭찬을 듣는 게 좋다며 짝짝, 박수까지 치며 즐거워 하는 마리코와 마냥 즐거운 서우. 둘에 비해 하네다는 미칠 지경이었다. 얼마나 맞은지 저도 알 수 없는 근이완제로 인해 힘도 들어가지 않았고,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능력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저 힘들고 눈앞은 놀이기구에라도 탄 것처럼 빙글빙글 돌았으며, 배신의 씁쓸함으로 인해 눈물마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유우리는 완전히 자신을 버렸다. 팔아 넘겼다. 치부마저 전부 이야기 해 버린 것이다.

"흐욱, 후우..... 흐...아....."

미처 다물지 못해 벌려진 입에서 침이 줄줄 흘렀다. 하지만 그보다 끔찍한 것은 머릿속에서, 예전에 그렇게 남자들에게 둘러 쌓였던 일이 떠오른다는 것이었다. 금방이라도 그들이 제 얼굴에 연기를 내뿜으며, 그 두꺼운 손으로 몸을 헤집고 징그러운 혀로 귀와 뺨을 핥아내리며, 멧돼지의 이빨 같은 것으로 제 허벅지 안쪽을 물어뜯을 것 같았다.

'아, 안 돼..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 내가 무너지면.. 정말로...!'

하지만 그런 공포에도 하네다는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면 용서 없이 마리코, 내지는  서우가 목줄을 잡아당겼기 때문에. 그리고 한때 유우리에게도 있었던 것이 하네다의 마음에선 몇 배가 되어 불 타고 있었다. 절대로 꺾이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만이 지금 하네다를 겨우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기회만... 기회만 잡으면......'

여기서 즉각 탈출해서, 마리코를 위험 인물로 간주하고 제거하는 한이 있더라도 서우와 싸워야 한다고 정부에 알릴 것이다. 좀비와 싸우고 있던 군인들을, 혹은 경계선을 지키고 있는 군인들을 전부 불러서라도.. 서우를 이대로 커지게 해서는 안 된다. 이대로 가다간, 외국인인 그가 일본을 정말로 집어 삼키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하던 하네다가 팔을 앞으로 뻗는 순간, 어느 새 다시 목줄을 잡고 있던 서우가 문을 열고, 눈부신 빛이 하네다의 눈을 찔렀다. 그 빛 사이를 차마 완전히 눈 뜨고 걸어갈 수 없어 질질 끌려 얼마나 갔을까? 

"어... 서우님? 여기는 어, 어쩐 일로?"

"세상에, 교주님.. 교주님이야!"

"그런데 옆에 있는 건.. 뭐야? 목줄에 묶여 있는데?"

"에이 설마....."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귀가 뜯어질 정도로 커다란 환호성이 들려, 하네다는 확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 목소리들은 다 제가 능력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걸 보라고, 저기 저건 분명 여자 능력자인 하네다라고- 하네다는 자기 귀를 막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지만 정신이 든 것과는 다르게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서, 서우님.. 아니 교주님! 대단하세요! 어떻게....."

"다 우리 마리코 덕분이죠, 고맙다 마리코."

"헤헷,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보다 사람들이 다, 다, 마리코 칭찬해 주는 거예요?"

"물론."

서우는 저를 올려다 보는 사쿠라와 환호하는 신도들에게 부러 하네다를 보여주듯 더 끌고왔다. 인형 같은 드레스, 거기에 금발의 가발.. 그것을 쓰고 완전히 식은땀에 젖어 헐떡이는 하네다는 그 자체로도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도 모잘라, 오는 길에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한 드레스 덕에 보이는 살결, 물론 본인은 제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지만 서우는 그렇기에 하네다를 더 잡아 당겨 사람들 앞에 보여주었다. 그녀가 반항하며 몸을 움직이지 않자, 가차없이 목줄을 잡아 당기면서.

"히익, 이이.... 웃!"

"이렇게 큰 걸 잡아 왔는데."

하네다가 강제로 앞으로 끌려나가자, 기도중이던 수백 명의 신도들이 눈에 담긴다. 공중에 떠다니는 수백 개의 눈에 하네다는 정신이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예전에 있던 강간미수를 그대로 떠올리게 했고.. 그들은 말 그대로 자신을 시간하고 있었다. 눈으로 저를 범하면서 입맛을 다시는 모습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여자 능력자라더니... 그 유우리인가 하는 여자 때도 좋았는데... 교주님이 보여주신 영상 말이야."

"이 여자는 무슨 능력을 가졌으려나? 재밌겠는데.. 어서 교주님이 보여주셨으면 좋겠어."

"후후, 히히히. 흐후후후..."

둥둥 떠다니는 눈들, 껄떡거리는 것 같은 혀....거기까지 느낀 하네다는 그대로 정신을 놓아버렸다. 이후,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하네다는 온몸을 죄이는 압박감에 눈을 떴다. 어찌나 세게 밧줄이 제 몸을 잡아 당기고 있던지 아파서 절로 신음소리가 날 정도였다.

"큭...!"

"아, 깼어? 좀 아팠나 보네?"

서우는 이제는 무척 익숙해진 말로 천천히 반말을 했다. 말을 높이는 게 조교에는 더 효과적이겠지만, 지금은 부러 반발심을 자극할 예정이니까.. 서우는 슬슬, 하네다의 턱 밑을 쓰다듬었다. 당연히 하네다는 턱을 홱 돌렸고, 서우는 그것에 만족했다. 원하던 반응이었다.

"여긴..."

고개를 돌린 하네다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 보았다. 모르는 여자들 셋, 그리고 사쿠라라고 불리던 여자 하나... 마리코는 없었다. 그리고 언뜻 보이는 창가에서 새어나오는 빛으로 봐서 벌써 아침인 것 같았다. 대체 뭘 어떻게 하려는 거지? 하네다가 말없이 서우를 노려보자 서우가 그 앞에 쭈그려 앉아, 그녀에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마리코가 돌아가면, 아마 내가 시킨대로 대답하겠지? 여기 네가 있다고는 말하지 않을 거야."

그리 말하며 서우는 하네다가 입은 셔츠 위에 꽉 죄인 밧줄을 건드렸다. 하네다는 그새 인형옷이 아닌 셔츠 하나를 달랑 입고 있었지만 여전히 금색 가발을 쓰고 있었다. 서우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넌 금발쪽이 훨씬 어울린다고.. 물론 그 말이 하네다에게 칭찬일 리 없었다.

"유우리를 완벽하게 조교하는데 거의 한 달 정도 걸렸던가...."

"......."

"넌 2주."

"뭐..?"

되묻기는 했지만 하네다도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서우는 고작 2주 안에 저를 길들이겠다고, 유우리처럼 만들겠다고 선전포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네다는 기가 차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지만 입꼬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

"웃기지 마. 네 마음대로 한다고 그렇게 내가 쉽게 따라줄 것 같아?"

아무리 억누르려 해도 본능적인 두려움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내기할까?"

이건 무슨 소리지? 시선을 돌리고 있던 하네다가 서우를 쳐다보았다.

"너만 당하면 그러니까, 재밌게 내기하자는 소리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걸까, 하네다는 불쾌한 기분을 겨우겨우 억누르며 서우와 시선을 마주했다. 마치 하네다를 자극하듯, 그녀를 더 두럽게 하려는 듯 서우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픽 웃으며 운을 떼었다. 그리고 그 말은, 하네다 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사쿠라나 유우리의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2주 동안 네가 유우리처럼 변하지 않으면 난 일본에서 떠나지."

"뭐라고?!"

서우의 귀에 하네다의 목소리 말고도, 놀라서 힉- 하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서우는 자신이 있었다. 하네다를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에 가까운 자신감이. 그래서 서우는 저를 말리고 싶어 안달하는 사쿠라의 행동을 얼핏 보면서도 마저 말을 이었다.

"그냥 나랑 같이 가고 싶다는 여자들이랑만 함께 한국으로 갈 거야. 일본에서 적어도 나는 싹 철수해 주지. 교단은 사쿠라가 세운 것이니까 내가 어쩔 수는 없으니 내버려두고. 적어도 나는 완전히 떠나겠다는 소리야. 아, 물론 유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두고 갈게."

2주간 넘어가지 않으면 떠나겠다니? 하네다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 자신에게 이것 외에 선택지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차피 나한테 선택지는 없잖아?"

"그렇지, 그냥 나한테 조교 당할래, 아니면 내기할래, 이거니까."

개자식, 하네다가 그리 중얼거리자 서우는 말없이 밧줄을 세게 잡아 당겼다. 온몸을 꽉 조이는 그 밧줄은 가슴 사이와 위 아래, 그리고 다리 사이를 빈틈없이 조이고 있어 하네다는 악- 하는 듣기 좋지 않은 소리를 내었다.

"...!"

"나쁜 거랑 그나마 괜찮은 것중에 고르라고 선택지 주는 거야. 어떻게 할 거냐?"

....하네다는 입술을 세게 깨물다가 서우를 올려다보았다. 마주하게 되는 그의 얼굴이 악마 같다고 생각했다.

"....후자 쪽을 선택하겠어."

"후자?..... 그렇게 말하지 말고."

"뭐?"

"네 입으로 직접 말해."

뭘 말하라는 거지? 하네다가 눈썹을 찌푸리는 것과는 대조되게 서우는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2주 동안 나한테 조교 당하겠다고. 그렇게 말하라고, 네 입으로. 부디 저를 2주 동안 조교해 주세요, 하고."

*

============================ 작품 후기 ============================

대체 아버지는 노트북을 어디에 맡기신 걸까요.

미쳐 버리겠습니다. 수리비 20만원이 나온 건, 뭐 msi에서도 그리 말했으니 상관 없는데 대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건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거실에서 글 쓰기 너무 화나네여 ㅂ롬ㄴ;ㅐㄹ;미라ㅜ ;ㅣ피시방 가긴 머리 아프고, 담배냄새도 냄새지만, 아무리 피방에서 알바를 해도 단련되지 않는 그 퀘퀘한 냄새, 그리고 롤 하는 중고딩들의 괴성 ㅠㅠㅠㅠㅠㅠㅠ이 새끼들아 입 다물고 게임하면 덧나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웅 진짜, 애들이 게임하다가 갑자기 단체로 나갈 때가 있는데, 그건 십중팔구 담배 피러 나가는 겁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전 알바생이었으니까요! 복도에 담배꽁초 떨어뜨리고 뭐라고 하면 죄송합니다, 하고 들어가다가 다음 주말에 와서 또 담배 꽁초를 투척하지, 이 요망한 것들! 진짜 사진이라도 찍어서 너희 학교로 보내줄까4%%@$#@[email protected]!

더 빡치는 건 걔네들이 10시에 퇴장할 때, 이기고 나갔다는 겁니다.

아오 빡쳐, 졌으면 좋았을 텐데 이겼다는 표시 뜨니까 더 화남. 롤도 겁나 못하는 것들이ㅉㅉ 어디서 자기들보다 더 못하는 애들을 만나서 이겨서 더 화남ㅉㅉ. 내가 나서면 너흰 다 발렸어 ㅉㅉㅉ. 마우스 질부터 그른 놈들이 목청만 크니까 더 화나네요. 롤 하지 말고 성악이나 해 보는 건 어때, 어휴. 서로서로 정겹게 부모님 안부나 묻고 말이죠. 아이구 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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