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7 / 0198 ----------------------------------------------
2주동안의 내기
“...세, 세상에...!”
피도 제대로 튀기지 않았다. 깔끔한 모습으로 그 사이에서 나타난 서우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와들와들 떨고 있던 여자의 앞으로 걸어갔다. 옷을 다시 고쳐 입었기는 했지만 이미 한 번 뜯은지라 그 불륨감이 숨겨질 수가 없었다.
"이것 참."
풍만한 가슴을 양 팔로 누르고 있는 여자를 보다가 서우는 후, 짧게 숨을 내쉬었다. 살이 다 그쪽으로만 갔나. 주변의 모든 남자를 진압해 버렸던 그 가슴을 떠올리며 서우는 주저앉아 시선을 맞추었다.
“방금 뭐라고 했죠?”
“예...? 바, 방금요?”
“재생.”
“...!”
그 말이 아까 했던 말을 고스란히 읊으라는 것임을 알고 여자는 얼굴을 붉히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해, 해달라고 하는 거 전부 하겠다고요...”
“그리고 또?”
“시키시는대로 다, 다 하겠다고... 열심히 하겠... 다고...”
“맞습니다. 그랬죠.”
좋아, 훌륭해. 아주 좋은 마음가짐이다. 흡족해 하던 서우는 슬슬 밖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서우의 능력을 본 탓인지 살아남은 몇 명은 죽어라 도망치기 시작하는데, 굳이 잡아다가 어떻게 할 생각은 없었다. 귀찮은데 미쳤다고 쫓아가겠는가... 게다가 그 중에는-
“대체 왜 능력자가, 왜 그런 놈을 잡아온 거냐고!”
“그, 그게, 강가 근처에서 떠다니길래... 죽은 놈인 줄 알고...!”
“빨리 시동 걸어! 시동 걸라고!”
서우의 SM에 관한 지식을 레벨 업 시켜준 여인도 하나 껴 있었다. 그래, 살 부딪친 정이 있는데 얌전히 보내 드려야지. 손까지 흔들며 서우가 배웅을 하자 여자는 크게 욕을 했고, 그러다 움찔해서는 차 속으로 쏙 사라져 버렸다.
“그럼 보낼 사람은 다 보냈고...”
서우가 뒤를 돌아 보니 또 눈을 감는다. 아무래도 버릇인가 보다.
*
“아...”
서우가 향한 곳은 SM을 즐기던 장기 밀매단 여자의 방이었다.
벽 하나만 넘어도 시체가 넘쳐나는 상황에 이게 뭐하는 짓이냐 싶기도 했지만, 원래 상식적이지 않은 곳에서의 관계가 더 스릴 넘치는 게 아닌가. 질릴 틈도 없었지만 언제나 가장 좋은 건 새로운 것. 처음 만난 여자가 제일 예뻐 보이는 법이지. 그녀가 입고 있던 치마의 지퍼를 슬슬 내리면서, 어울리지 않게 이것저것 물어 보았다. 새빨개져서는 더듬거리며 말하는 것이 재밌었기 때문이었다.
“아, 원래는 도쿄 중앙에 있는 병원에 있었다고요?”
“네, 네에... 그런데, 그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퇴근하는 길에 갑자기 잠이 들어서.”
“들어서?”
“저, 저저... 정신을, 차, 차려보니까. 여... 기이... 흐익!”
“아하, 그랬군?”
치마를 확 잡아당겼더니 깜짝 놀라 위로 도망가는데, 서우는 그 밑의 스타킹까지 잡았다. 이러고 있으니까 소라랑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오르는군... 그때는 이렇게까지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이걸 벗길까 찢을까 잠시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으니 고스란히 자기 치부를 보여지게 된- 이제 이름을 알게 된 사오리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몸을 웅크렸다. 후회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 내가 왜 그런 말을 해서...!’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구해 주지 않을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가버릴 것 같아서... 사오리는 살아야 했다. 살아서 돌아가야만 했다. 가족들도 가족들이지만 병원은 늘 인력이 부족했고 그런 곳에서 자기마저 빠져 버린다면! 또 이제까지 힘겹게 살아왔던 삶이 안타까워서라도 죽을 수 없었다. 고생하며 의사 자격증을 따고 이제야 조금 편해질 수 있나 싶었던 참이었는데.
‘사오리, 너는... 위험하면 옷을 벗어.’
‘뭐, 뭐어어?! 무슨 소리야 그게. 옷을 벗으라니?! 그게 친오빠가 할 말이야?’
‘주변에 남자가 있으면 옷을 벗어. 그럼 다 될 거야.’
‘...바보 같이!’
문득 그렇게 말했던 오빠의 말이 떠올랐다. 나날이 커지는 가슴을 어떻게든 가리기 위해서 압박이 되는 옷을 사오는 동생을 보며 오빠는 그렇게 진지한 조언을 했다. 가슴이 커서 크로스백도 못 매겠는데 대체 이게 무슨 소리람.
그땐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흘려들었던 것이었는데... 그것을 이제 와서 들으니.
‘...허...’
‘맙소사...’
‘......’
저를 보고 넋을 잃었던 남자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더욱 얼굴이 달아올랐다. 속옷을 입고 있기는 했지만 그 엄청난 볼륨감. 브래지어에 채 담지 못하여 불룩하게 위로 솟아오른 라인을 보며 모두가 침을 흘렸고, 그 시선 속에서 그제야 친오빠가 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걸 보면 저 여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거야. 안 들 수가 없-’
‘이게? 여동생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
‘하지만 엄마. 그건 사실... 윽, 억!’
“저, 저어... 집으로, 돌아가는 거... 도, 도와 주실 수는 없을까요?”
“뭐, 어려울 것도 없지만. 저쪽 방에 있는 남자는 좀 곤란할지도.”
“아...”
“남자친구?”
“아뇨, 대학 동기. 대학 동기예요...”
...NTR이 아니잖아... 남의 떡이 제일 맛있는 법이라는데 의외의 부분에서 무척 실망한 표정을 짓는 서우를 보며 사오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 밖에 나갔을 때 차라도 있다면 뒷좌석에는 태워 줄 수도 있겠지요.”
“저, 정말이신가요...?”
“하는 거 봐서.”
“앗...!”
“잘 하면.”
서우는 스타킹을 주욱 뜯었다. 솔직히 뭐 잘하고 말 것도 없었다. 자기가 알아서 지지고 볶을 생각이니. 제 마음대로 이리저리 스타킹을 뜯던 서우는 마음에 들었다 싶어 잠시 감상하다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두었다. 옷이 반쯤 풀려 있는 탓에 밖으로 튀어나온 커다란 가슴이었다. 하, 이것 참...
“크네. 몇 컵이에요?”
“H, H요...”
“......”
그 정도로 클 줄은 몰랐는데. H한 H컵이구나. 서우는 손에 잡히는 묵직한 느낌에 놀랐다. 이 정도로 큰 사람은 아마 교단 내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서우가 손으로 움켜쥘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 귀여워서 바로 속옷을 풀어, 가슴에 걸려 있던 봉인을 해제시켜 주었더니 하... 다다익선이라고.
‘...큰 가슴이 건강에 그렇게 좋다더니.’
서우는 내심 감탄하며 속옷을 치우고, 엄지손가락에 부딪치는 부드러운 유두를 꾹꾹 눌렀다.
“흐으, 응...”
느끼는 것도 쉽게 느끼는지, 서우는 제 손에 잡히지도 않는 가슴을 가볍게 흔들었다. 바이즈리 같은 건 받아 봤지만 이걸로 받게 된다면... 제 아무리 자신의 것이 훌륭해도 파묻혀서 보이지 않지도 않을까? 서우는 대충 가늠을 해 보았다. 음, 정말 완벽하게 파묻힐 것 같군.
“아, 후...”
부끄러워서 눈도 못 뜨면서 순종하며 서우가 시키는 대로 몸을 뒤로 눕혔다. 일을 벌이기에 썩 좋은 장소는 아니었으나, 약속한 것도 있고 서우가 아니면 여기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무척 순종적이었다.
게다가 능력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영웅 내지는 구원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으므로- 사오리에게도 그런 생각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간 것 같았다. 왜, 나미의 경우에도...
능력자가 사실 이렇고, 음양의 기운이 어떻고 하면서 되도 않는 거짓말을 하니 넘어가지 않았던가. 능력자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이다 보니... 아무튼 편리하다니까? 서우는 사오리가 입고 있던 옷은 가운과 스타킹, 그리고 팬티만 남겨두고 또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이런 건 언제나 옳은 법이지.
간호사, 스튜디어스, 여의사... 70점 자리 여자를 단숨에 100점으로 올려 버리는 코스튬! 물론 사오리의 경우에는 가슴으로만 100점을 간단히 돌파하겠지만. 서우는 다시 한번 세게 가슴을 움켜 쥐었다. 이미 이런저런 애무로 잔뜩 몸이 달아올라서일까, 사오리는 그것에 깜짝 놀라 신음을 흘렸다.
‘...아, 악취미야...’
애무하다가 또 감상하다가, 애무하고 또 감상하기를 반복하는데 그때마다 사오리의 부끄러움은 더 커져만 갔다. 차라리 빨리 해 버렸으면... 사오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다리 한쪽이 들렸다. 뭐, 뭘 하려고?!
============================ 작품 후기 ============================
...
치킨 먹고 싶네요.
치킨.... 크리스피는 싫어합니다. 치킨은 역시 옛날 치킨 맛이 좋은 것 같아요. 크리스피 그거 씹고 있으면 딱딱하고 아프고 왠지 입안에 상처낼 것 같고 말이죠. 저는 그래서 눅눅한 양념치킨이 좋습니다. 먹고 싶다. 여러분이 도와 주시면 먹을 수 있습니다으아아 빼애애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