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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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형 능력자들

“가야 되나... 내가?”

“서, 서우님... 그러지 마시고요. 제발 도와주십시오. 츠, 츠부미님과도 친하시다고 들었는데...!”

“...후우...”

“......”

친하긴 친하지.

친밀도를 너무 올렸는데 거기서 잘못해서 얀데레력 같은 것도 잔뜩 올려 버렸다는 게 문제. 게다가 이건 세이브 로드도 안 되고 말이지... 마치 세이브한 부분에서 다시 로드하려고 하면 얀데레가 쫓아와서 감히 꼼수를 부리려고 해? 이제 와서 늦었어! 하고 말하며 세이브 로드 기능을 없애 버리는 뭐 그런- 무엇보다 이건 현실이었고.

‘내가 도와주면, 뭘 줄 건데요? 뭘 줄지 확실히 말을 해줘야 도와주든가 말든가 하지...’

‘해, 해... 해달라고 하시는 거, 다다... 다할게요! 정말 다할게요!’

‘다? 어디까지?’

...그래 현실이었지.

‘나... 나, 남자 능력자분들은, 성욕... 성욕 때문에 많이 고생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나,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일반인의 두 배 가량 돼, 돼서...’

아니 현실이었던가. 현실인 것은 맞는데 현실 같지가 않았지... 서우는 그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경이로움이라니.

‘내가 도와주면, 뭘 줄 건데요? 뭘 줄지 확실히 말을 해줘야 도와주든가 말든가 하지...’

‘해, 해... 해달라고 하시는 거, 다다... 다할게요! 정말 다할게요!’

‘다? 어디까지?’

현실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간 현실이 맞는 것 같긴 한데.

‘크네. 몇 컵이에요?’

‘H, H요...’

‘......’

비현실적은 크기였지. 그건.

...덕분에 거유의 전사와 만나게 해 준 것은 츠부미에게 몹시 감사해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게 진짜 복불복이란 말이지. 수영도 못하는데 그 높이에서 심청이처럼 떨어지고... 운이 좋아 떠오르지 못했으면 그대로 수장 돼서 보글보글 스펀지송이 되었을 일이었지 않은가. 만렙짜리 겨우 키워놨더니 캐삭빵당하는 거 아냐 이거... 

서우는 머리를 꾹꾹 눌렀다. 진짜 츠부미랑은 어떻게 해야... 평소에 해본 적이 없었던 종류의 고민이었다. 애초에 고민을 잘하는 타입도 아니었고. 평생할 고민을 지금 다 몰아서 하는 것 같았다.

“으, 으으으...”

서우를 바라보는 서포터들이 울상을 지었으나, 울고 싶은 건 서우도 마찬가지였다. 하긴, 이런 위급 상황이니 하네다도 나오긴 해야 하겠으니. 뭐, 하네다 하나 정도라면 워밍업도 안 되겠지만 츠부미. 츠부미. 츠부미. 부르다가 살해당할 그 이름아.

...츠부미 이 요물. 서우는 주름이 지기 시작한 미간을 꾹꾹 눌렀다. 그에 애가 타는 것은 서포터들이었는데, 끙, 끄응. 연달아 앓는 소리를 내던 서우는 눈을 번쩍 떴다.

“그래...!”

“......!”

“아, 맞다. 맞다. 그러네, 그래.”

“...서우님?”

“그래, 하하. 맞아! 그렇잖아?!”

쓸데없이 얀데레로 각성한 츠부미는 다른 여자가 자기 옆에 오는 것을 싫어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널 토막 내고 장기자랑하게 만들고 요리해서 먹거나 감금하거나 묶어두는 건 괜찮아! 하지만 딴 년이 그러는 건 안 돼, 빼애애액! 그년 죽일 거야! 죽일 거야!’

...이러는 것이 얀데레의 습성이 아니던가. 지는 더 심한 짓하면서 다른 년놈이 무슨 짓이라도 할라치면 미친개처럼 경기를 일으키는! 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에 가서도 절대 무슨 일이 있을 수가 없겠군. 츠부미가... 문제긴 하지만.

뭐 언젠가는 마주쳐야 할 테니.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서우는 서포터들의 울먹이는 눈을 보며 못 이긴 척 헬기에 올라탔다. 그곳에는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 호타루도 있었는데, 상태가 좋지는 않은지 연신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며 울어 서우를 괴롭게 만들었다.

“울 거면 좀 듣기 좋게 울게 하면 안 되냐? 후... 하긴, 사내 새끼한테 뭘 바라겠어.”

“지랄하고 있... 네! 아파 뒤지겠구만!”

“왜 그런 거 있잖아. 이왕 아픈 거면 아파, 아파... 아픈데도 기분 좋아 라든가.” 

호타루는 물론이거니와 근처에 있는 서포터들도, 헬기를 조종하고 있던 사람도 사색이 되어가는데 서우는 태연하게 말을 었다.

“가버렷! 이라든가... 네 경우에는 저승으로 가버렷 같은...”

“씹새끼, 내가 죽으면 우리 누나를 위해서라도 너 꼭 데리고 가겠... 아아악! 살살 좀 해요! 살살 좀!”

“조, 조금만 참으세요. 호타루님.”

“한 번만 더 참으라는 소리하면, 너, 너 머리부터 다 뽑아 버리... 그아아악!”

보니까 몸의 뼈가 부서지면서 양손에 철근이 관통했는지, 그걸 빼낼 때마다 비명을 질렀고, 팔을 고정할 때는 그것의 두 배만큼 소리를 질러댔다. 귀가 좋으니 이게 문제군, 서우는 귀를 틀어막고는 밖으로 시선을 두었다. 곳곳에서 들리는 폭음, 밑을 내려다보니 건물 같은 게 내려앉기도 하고 폭발하기도 하는데, 저곳에서도 격전이 한창인 듯했다. 

“양산형 능력자라...”

*

30분 뒤, 서우는 예정된 지역에 호타루와 함께 도착했다. 하지만 싸우지 못하게 된 호타루는 뒤로 빠졌으니, 지원으로 온 능력자는 서우 혼자라 할 수 있었다.

[지직- 발전소입니다. 지원 부탁드립니다. 양산형 능력자들이 다시 몰려오고 있습니다! 지원 부탁 드립-]

무전기에서 폭음이 들리고, 그대로 말이 끊겼다. 죽었군... 서우는 기지개를 쭉 폈다. 막 도착한 다른 군인들도 집결해 있었는데, 기껏해야 총알받이... 아니 능력받이라고 해야 하나. 

“......”

어쨌든 그것 밖에 되지 않겠군. 닳아 버린 군화를 새 것으로 갈아신고 바닥에 툭, 툭 몇 번 두드리던 서우는 헬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마 츠부미와 하네다는 싸움이 일어나 있는 곳에 있지 않을-

"서, 서우 오빠...?! 서우 오빠...!"

"...!"

"하하."

이게 웬 일인가. 좌 츠부미, 우 하네다. 정말 죽기 딱 좋은 구성이로고... 서우는 저를 맹렬히 노려보는 하네다를 바라 보았다. 그렇지만 하네다의 머리가 그렇게까지 나쁘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어졌던 조교, 유우리를 미끼로 건 내기에 하네다는 졌다. 그리고 서우에게 당한 일이 있어 쉬이 덤벼들거나 뭐라 말하지는 못했다. 또 능력도 서우에 비할 바가 안 되며 상황도- 즉 무엇을 하든 무의미한 짓이었다. 

'머리가 좋아서 다행이군. 하네다.'

상황이 이런데 또 그 짓을 할 수는 없잖아? 원래 전쟁이 일어 났을 때 사람이 가장 많이 아이를 낳는다고는 하지만- 게다가 어찌 되었건 진 건 너니까. 그리고 츠부미는.

"오, 오빠..."

"어. 응."

"죄. 죄송해요."

"......"

"저... 저는, 그러니까. 그게..."

============================ 작품 후기 ============================

두 시에 학교 수업이라서 갑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늘따라 특별히 더 못생겨서 괴롭습니다. 진짜 왜 이렇게 못생겼지? 아아아아아아아아 얼굴이 띵띵 부었네요. 띵띵이. 머리도 엉망이고요. 짧게 잘라 버리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못생김이 더해질 것 같아서 참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자정에 뵐게요. 감사합니다 갸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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