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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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형 능력자들

츠부미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네다는 자리를 피해 버렸고, 서우는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하네다가 뭐라고 말하기라도 했다면... 후. 하네다로 만든 소시지나 스테이크 같은 건 먹고 싶지 않다 이거지.

“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그래. 뭐...”

“요, 용서해 주시는 거예요?”

용서고 자시고...

차라리 츠부미가 배신을 하며 제 뒤통수를 후려친 것이었으면 한결 나았으리라. 그런데 그것도 아니고... 저 좋다고, 미쳐 날뛰며 저를 덮치려 하는 것인데 뭐 이런, 일단 제 정신으로 돌아 온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이게 진심일지 어쩔지는 모르는 것이다. 

자고로 얀데레와 정상인의 차이는 눈에 동공의 존재 유무와 하얀색으로 하이라이트 표현을 했느냐 안 했느냐로 갈리는 것이 아니던가.

“저, 츠부미 님 이제...”

“잠시만요. 잠깐만, 오빠랑 이야기 좀...”

“아, 예에... 알겠습니다.”

네가 도시락 안 싸줘서 딴 년이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는 말만해도 오니쨔앙? 이 오니쨔아아아아아아아앙! 으로 변해 버릴 텐데. 서우는 부러 말을 아꼈다. 무엇보다 하네다와 있었던 이런저런 어른의 행동을 모르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손만 잡아도 닿은 곳을 전부 잘라 버리겠다고 하는 얀데레인데 이런 짓, 저런 짓, 오늘은 그곳에서 비가 내리는지 다른 것이 내리는지 하는 온갖 기상예보까지 한 것을 안다면- 하네다의 몸은 물론 내장까지 남아나지 않으리라. 잘라내다가 온몸이 다 조각날걸...?

“오빠, 저어... 저 진짜-”

어쨌든 츠부미는 대답해 주지 않으면 여기서 붙잡고 늘어질 기세기도 하고, 어쨌든 끝은 내고 싶었으나 입안에 감도는 떨떠름함에 서우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더니 츠부미가 환하게 웃으며 서우에게 다가왔다.

“서우 오빠...! 저, 저 너무 걱정했어요. 혹시 오빠가 잘못 되셨으면... 어쩔까 해서... 그렇게, 떨어지실 줄은 정말 몰라서- 한참 찾아 다녔었는데...!”

뭐 덕분에 SM 좋아하는 여왕님과 거유의 여의사까지 만나게 되었으니... 지금 이렇게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어쩌면, 그것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서우는 생각했다.

“무사하셔서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오빠...”

“......”

서우가 잠깐 딴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츠부미는 울먹이며 고여 있던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그 모습이 퍽, 처음 보았을 때의 츠부미와 비슷하게... 

어리고 순수해 보였지만 저러다가 눈 뒤집히고 동공 사라져서 죽여 버리겠다고 덤비는 건 아닐까 싶어 서우는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차라리 죽이겠다고 덤비면 좀 낫지, 덮치겠다고 대뜸 올라타기라도 하면... 아아, 끔찍하군. 서우가 뒤로 물러서는 그때였다. 

“서우님, 츠부미님! 지금 다시 양산형 능력자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빨리 출동해 주십시오!”

때마침 서포터들이 소리를 치며 뛰어오는 것이 서우는 도리어 감사했다. 그냥 빨리 썰어 버리고 이 자리를 빨리 피해야겠어. 그 생각에 와이어를 빼들며 밖으로 나간 서운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설마 저기 다 까만 게.”

“예, 야... 양산형 능력자들입니다.”

저 분들 최소 이름값 하시는 분... 서우는 눈앞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 화염방사기로 시원하게 쏴 버릴 수도 없고 저것들을... 하나씩 꺾어 버려야 할 텐데 저걸 어느 새에. 

“뭐, 능력받이 놈들이 있으니 괜찮으려나.”

서포터들이 의아해하는 것을 보며 픽 웃음을 터뜨린 서우는 다른 인원들과 함께 신속하게 빌딩 밑으로 내려갔다.

“서우님, 여기 무전기를...!”

서포터가 건넨 것을 얌전히 귀 밑에 붙인 서우는 주변을 슬슬 둘러보았다. 츠부미는 저를 연신 돌아보다가 한 부대의 사람들과 어디론가 사라졌고, 서우의 뒤에도 다른 인원들이 붙었다. 여차하면 뒤로 숨으면 되겠군. 호타루처럼 연체동물이 되는 것은 사양하고 싶었기에 적당히 자리를 잡은 서우는 앞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하나 능력받이고 고기방패고 뭐고, 일단 싸우게 되면 거기에 정신이 팔리겠지. 스릴에 중독된 것은 마약에 중독된 것보다도 더 위험한 것이었고, 서우는 자기 자신이 생각해도 이미 말기 환자의 수준을 넘어 서고 있었다.

“저, 저희가 안내하겠습니다. 서우님께서는 2구역을 맡... 아니, 2구역을 부탁 드립니다...!”

서우가 도와주지 않을까봐 말하는 게 평소보다 더 깍듯하다. 하긴, 이런 상황에서 서우는 외국인 능력자. 일본을 도와 줄 이유가 하등 없었다. 이래서 외국인이 어딜 가나 편하다니까... 

서우는 어깨를 들썩이며 앞장 선 이를 따라, 군인들과 함께 이동했다. 사이렌 소리가 길게 울렸다. 가까이에 츠부미가 있는 듯했는데, 연달아 위에서 폭발음이 들려, 땅이 심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거기엔 츠부미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양산형 능력자들이-

"끄악! 큭!"

타타탕! 총을 난사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밑에서 떨어진 양산형 능력자는 총에 턱부분이 날아갔으면서도 총을 꺾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를 시작으로 양산형 능력자가 말 그대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쪽에서 기척을 느낀 것인지, 마구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제 완전히 물량 공세로 바꾸기로 작정했나...?!"

처음 서우를 습격했던 능력자들은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했고, 어느 정도 튼튼했지만 이건 대체 뭔가. 그냥 일단 적들에게 다가온 다음 공격을 하는데 그게 상당히 바보 같은 수준이었다. 폭탄을 만들어내거나 가시를 만들어내는 녀석들은 자기 몸을 터뜨리거나 찌르기까지 하니... 거의 자폭 수준이었다. 

"수는 많지만 그것뿐인 것 같은데... 불량품인가."

불량품의 불량품이라니, 아이러니 한 상황이었으나 서우는 잡히는 녀석의 목을 뽑아 다른쪽에 던지고, 와이어로 한 놈을 묶은 채 몸을 한 바퀴 빙 돌렸다. 콰, 쾅! 볼링하듯 곳곳에서 무너지는 양산형 능력자들이 벽에 박히는데, 일단은 길을 뚫고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폭격 성공! 양산형 능력자들이 타고 오던 헬기와 보트를 파괴했습니다!]

[8시 방향, 헬기 다섯 대가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지원 부탁 드립니다! 지-]

그래도 문제는 이것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애초에 오는 길에 폭격을 가하면 제 아무리 능력자라고 해도, 바다나 하늘 한 가운데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없을 텐데? 서우가 이에 대해 물어보자, 뒤에서 달달 떨고 있던 서포터는 마구 고개를 저었다.

"아, 그게... 아직 이쪽에서도 밝혀내지를 못했습니다. 필사적으로 양산형 능력자들이 들어 오는 루트를 찾고 있기는 한데-"

"아직도 못 찾았다고요? 뭐 있을 거 아닙니까. 바다 쪽에서 계속 오는 거라면서!"

"그게... 아직... 꺄악!"

여자 서포터의 뒤에서 덮쳐오는 양산형을 깨끗하게 두동강 낸 서우가 말을 계속 이으라고 재촉하니, 밝혀내지 못했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처, 처음 배만 왔을 때는 어딘가에... 자, 잠수함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바다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럼 저것들은 대체 어디서- 아오, 미친놈들아 말 좀 하자. 말 좀!"

가만히 내버려두지를 않는군. 그대로 허리를 활처럼 꺾어 버리고는 서우는 앞으로 튀어나갔고, 그런 서우에게 수십 명의 양산형 능력자들이 개미떼처럼 달라 붙었다.

============================ 작품 후기 ============================

새싹채소 싹이 내일 터야 정상인데... 틀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정말 락스물이었던 건가...? 락스물............. 애들은 이미 죽었던 건가..........ㅠ_ㅠ 애들아 죽지 마. 

자취하니까 너무 풀을 안 먹는 것 같아서 길러서 먹어 보려고 했는데 자라지 않을까봐 두렵네요. 아아아아.

그래서 오늘은 앞머리를 잘랐습니다. 이제까지 앞머리를 계속 기르고 있었는데 계속 기르다 보니 되게 막... 이상하고 촌스러워져서 그냥 앞머리를 잘라 버렸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열심히 인내하며 길렀었는데, 오늘 주방 가위로 잘라 버렸습니다. 돈이 없었어요 빼애액 ㅠㅠ

아무튼 미용가위 말고 그냥 가위로 앞머리 자르는 스킬이 있는데, 앞머리를 다 모은 다음 엄지손가락의 손톱 부분을 눈앞에 오게 해서 머리카락을 쥔 다음에 대충 얼만큼 자를 건지 눈대중으로 잡고서, 가위로 엄지손가락 라인을 따라 잘라주면 일자이긴 한데 어떻게 잘라지긴 하더라구요. 고딩 때나 하던 방법인데 2천원이 없어서 대학생 때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만 잘랐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쭈꾸미.

앞머리 자르고 단발머리가 산발이 되니까 머리 형태가 쭈꾸미가 됐습니다. 내가 쭈꾸미라니... 얼굴은 호빵맹 머리스타일은 쭈꾸미 빼애애애액! 빽!

그럼 내일 아침 수업이 있으므로 쭈꾸미는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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