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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끄아아악! 사, 살려... 살려 주세...!]
[아악!]
죽었군.
[와타나베 료입니다. 7구역에서 대량의 사상자 발생. 현재 츠부미님이 계신 16구역으로 향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지지직-]
[현재 지원 가고 있습니다. 30분 내에 1구역에 도착 예정.]
[유우리님께서 호타루님과 함께 이쪽으로 오고 계십니다.]
[8구역에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 으아, 악!]
또 죽었네. 말할 시간에 도망이나 치지... 태평하게 생각하던 서우는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하고는 몸을 숙였다. 호타루와 같은 고속 이동계의 능력자였으나, 공격은 별 것이 없어서대단한 것은 없었다.
[본부 근처에 집결해 있던 서포터들과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연락 바랍니다.]
[여, 여기는 3구역의 회색 건물 5층입니다. 다수의 공격을 받고 현재 흩어져 있습니-]
...다 죽네, 아주 다 죽어. 무전을 들으며 서우는 이번 일로 올 피해를 가늠해 보다가 고개를 흔들고, 제게 짐승처럼 긴 손톱을 세우던 능력자의 목을 뒤틀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껍질이 한 꺼풀 벗겨진 것 같았던 몸도 이제는 좀 재생이 돼서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앞서 나가는 녀석들의 뒤를 나름대로 조심스레 따라가고 있던 서우는. 일행이 누군가와 딱 마주친 것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어, 하네다 아냐?”
몸이 약해진 탓인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니... 서우는 하네다를 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으나, 하네다는 그와 정반대였다.
‘왜 여기서, 또 이 놈과...! 젠장!’
지금 하네다에게 있어 서우의 서글서글한 얼굴은 여어, 하네다쿤! 오랜만이라능! 잘 지냈냐능? 나는 겡키했다능. 하고 다가오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친한 척하면서 다가오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오타쿠는 아니라고 부득불 우기면서 가슴 한 구석에는 피규어를 고이 안고 있을 평범한 오타쿠 클래스 메이트를 보는 것과 별 다를 바가 없는 마음이었다.
"아, 하... 하네다님!"
그런 상황도 모르고 서우쪽에 있던 서포터는 반색하며 하네다에게 다가갔다가-
“하네다님! 그쪽 상황은 어떻습니-”
“몸은 좀 어때?”
서우에게 밀쳐져 구석으로 찌그러지게 되었다. 여기에 올 때는 조금 긴장한 것도 있었지만 죽다 살아나서 그런가, 하네다를 보니 괜히 반가운 마음까지 들었다.
"윽..."
뭐, 예전에야 유우리와 하네다에게 이런 짓 저런 짓을 당해. 죽기 직전까지 갔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담배 연기.. 싫어했죠?’
‘...에..?! 히익!’
하네다와 호각으로 싸우다가 예전에 보았던 하네다의 모습을 떠올려, 그녀가 담배 연기를 맡지 못한다는 것을 눈치 채고서 가지고 있던 담배에 불을 붙인 뒤에 전세가 기울자마자......
‘욱, 우욱! 쿨럭, 쿨럭!!... 헉!’
...개패 듯이 팼지. 처음엔 배. 그 다음엔 사정없이 얼굴얼굴얼굴얼굴... 능력자다 보니 봐줬다간 이쪽 목이 날아가는 일. 봐주지도 않고 그냥 하나의 딱따구리가 되어 하네다의 얼굴을 후려쳤었다.
‘꺄하!’
‘안타깝네... 좋은 빙수 장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생긴 건 아깝지만 안녕이다!’
게다가 애초에 그냥 죽일 생각이어서 정말 미련없이 팼는... 데...... 생각해 보니 나름대로 쌓인 것이 있다면 유우리 쪽이었지 하네다가 아니었다. 게다가 유우리도, 부모의 원수라도 용서할 수 있을 만큼 온갖 DNA 파티로 괴롭혀 주지 않았던가. 물론 저를 먼저 공격한 것은 하네다이긴 하지만...... 서우는 왠지 머쓱해져서 간지럽던 뒷머리를 긁었다. 그런데-
“힉...!”
“...?”
그냥 제 머리를 긁을 생각이었는데 하네다는 서우가 손을 들자마자 몸을 움츠렸다. 오호라...... 아예 겁을 먹었구만. 저 정도면 뒤통수 맞을 건 조심 안 해도 되려나. 서우가 가만히 하네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하네다는 자기가 몸을 움츠렸다는 것에 놀랐는지 이를 악물었고, 서우는 그게 또 즐거워져서 웃음을 흘렸다.
이제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남아 있을 때. 그때가 제일 즐거운 법이지. 서우는 움츠리고 있던 하네다에게 다가갔다. 당연히 하네다는 서우를 보며 사납게 눈을 치떴는데, 그것마저도 서우의 즐거움이었으니...... 고양이처럼 날을 세우는 하네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몸을 붙이고는
“이 일이 끝나면 또 따로 볼까?”
“......”
“괜히 또 납치당하기 싫겠지? 편하게 가자고. 그리고 너도, 유우리를 마음대로 하고 싶잖아?”
뒤에서 죽어나는 건 다른 사람들의 몫이었다. 서우와 하네다는 사이가 좋지 않다.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하네다의 실종 사건... 그 배후가 서우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유우리처럼 되지는 않고 돌아 왔기에 다행이다 싶었더니... 뭐지, 지금도 실시간으로 군인들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가장 중요한 전력인 능력자가 둘이 싸우기라도 한다면- 실로 암담하였으나 이미 인간이 아닌 병기에 가까운 둘을 말리는 것은, 아무리 각종 위험 상황에 노출 된 서포터들이나 군인들이라 해도 불가능한 것이었다.
“개...”
하네다가 또 욕을 하려는 순간 서우는 하네다를 세게 끌어안고 욕을 내뱉으려던 입술에 그대로 입을 맞췄다. 또 반항한다 이거지? 어디 한 번 망신이나 당해봐라, 서우는 속으로 하네다를 비웃으며 입술을 집어삼켰다.
“후웁?!”
게다가 하네다가 버둥거릴 수도 없게, 어찌나 강하게 짓눌렀는지 하네다가 꼼짝도 하지 못하고 몸을 비틀었으나, 서우의 한쪽 손은 하네다의 허리를, 다른 손은 머리를 강하게 붙잡고 있었다.
"흐으... 우... 웃!"
반항하길 바라지만, 반항하면 짓누르고 싶은 마음. 이중적인 마음이 서우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다. 아예 제쪽으로 완전히 몸을 돌리게 만든 서우는 하네다의 몸 이곳저곳을 세게 붙잡으며 입을 맞췄다.
"읍...!"
그동안 서우로 인해 잔뜩 예민해지게 된 몸은 그런 작은 행동만으로도 곳곳에서 쾌감을 호소했다. 남자 능력자와 여자 능력자는 속궁합이 좋다더라- 언젠가 우스갯소리처럼 들은 소리가 자신에게 이렇게 해당이 될 줄은 몰랐다.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이 풀어지고 있던 하네다는 정신을 차리고 서우의 입술을 콱 물어뜯었다.
"미... 친, 이거 놔!"
놓긴 뭘 놔. 하네다는 무의식 중에 자기가 서우를 붙잡고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 듯했다. 누가 보면 사랑 싸움이라도 했나 생각하기 딱 좋은 상황. 서우는 입술에서 피가 나든 말든, 이미 몸에 껍질이 한 번 심하게 까진 상황이어서, 어련히 재생 되겠거니 하고 다시 하네다의 얼굴을 붙잡았다. 결국 먼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것은 하네다였다.
"봐, 넌 나한테 안 된다니까."
"개자식, 이 개자식아아아!"
평생 들을 욕을 하네다에게 전부 다 듣고 있는 것 같은 이 기분. 이러다가 중독 되면 어쩌지, 서우는 어깨를 들썩이며 하네다를 뒤로 두고 걸어나갔다.
============================ 작품 후기 ============================
ㅠㅠㅠㅠ핡 죄송합니다.
3천자를 날리고서 무기력해져서 놓고 있었습니... 크흐규ㅠㅠ 날리니까 의혹도 같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럼 그걸 다시 잡아야 되는데 그대로 놓아 버리고 정줄도 놓아 버려서 죄송합니다. 끄흐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찾았으니 오늘은 자정 전에 한 편을 더 쓰는 걸 목표로... 어떻게 어떻게...! 지금부터 쓰러갈게요 ㅇ>ㅡ<
ㅇ>ㅡ< ㅇ<ㅡ<
그리고 중간에 오타쿠 묘사를 해놓고 나니까 후기에도 외치고 갑니다. 카오루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 Q오루 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