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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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서우님 위험합니다!”

그럼 저게 안 위험하겠냐. 찰나에 서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 제발 매너 좀...!”

매너를 따질 인간은 애초부터 아니었으나, 저 커다란 게 하늘로 솟구칠 줄은 몰랐다. 저것은 마치 나로호...... 막 앞으로 뛰어내리고 있던 서우가 공중에서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저거 맞으면 그대로 죽을 것 같은데, 서우가 저도 모르게 주마등을 보는 순간 다리에서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이건-

“서우님!”

“유우리?!”

나이스, 유우리. 이렇게 유우리가 반가운 적이 또 없었던 것 같다. 유우리에 의해 빠르게 낚아채여진 서우는 땅으로 안전하게 낙하했고, 괴물은 빌딩에 아마도 머리로 추정되는 부분을 박고 멈춰섰...

“피해, 유우리!”

“...!”

얼굴인 줄 알았더니 가슴이었나 보다. 시뻘건 동굴 같은 입을 쩍, 벌리더니 유우리를 향해 희끄무레한 액을 토해냈다. 하지만 유우리는 일본에서는 2위의 능력자, 최근에 계속 이런 모습 저런 모습 그런 모습만 보아 왔기 때문인지 서우는 유우리가 피하고 나서 촉수로 자신을 방어하며 나가는 모습이 몹시 새로웠다. 

“호오...”

보이지는 않지만 무엇인가 빠르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괴물의 몸에 믹서기로 갈리듯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끄에, 헤에- 그에에에에엑!”

입에서 연신 물을 뿜으며 발악하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실로 보기 흉악한 것이었고, 유우리도 예상치 못한 시각테러에 힘겨워 하고 있었으나 필사적으로 괴물과 싸우고 있었다. 얼른 몸을 일으키려던 서우는 앞으로 몸을 굽히다가 억, 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자리에 눕고 

말았다. 

“후, 씨발...”

갈비뼈가 나간 것인지 숨을 쉴 때마다 엄청난 고통이 몸을 엄습하는데, 어떻게 회복이 될 것 같으면서도 회복이 되지 않아 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으니 때를 놓치지 않고 서우를 향해 양산형 능력자들이 덤비기 시작했다. 군인들이 이쪽을 향해서 총을 발사하기는 하는데, 그게 도움이 될 리가. 

“총 쏘지 마, 미친 새끼들아! 누굴 벌집피자 만들 일 있나! 아, 쏘지 마! 쏘지 말라고!”

오히려 조금 움직이기라도 하면 꼼짝없이 총을 맞을 판이었으니, 서우는 움직이지 않는 상체 대신 발을 버둥 거리며 제 몸 위로 올라타려고 하는 양산형 능력자들을 걷어냈다. 하지만 그것도 총이 신경쓰여서 할 수가 없는 것이었으니, 서우는 차라리 군인들을 먼저 베어 버릴까 하다가 몸을 굴려서 옆으로 빠져나왔다.

“헉, 허억...”

이 정도로 격렬한 고통은 느껴본 적이 없었어... 는 뻥이고, 느낀 적이야 많지만...... 서우는 겨우 몸을 일으키고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저쪽에선 아직도 유우리의 촉수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괴물은 이제 아예 유우리를 향해 뛰어들고 있었다. 

“저게 살이 아니었던 건가...?”

갈리고는 있는데 빠르게 재생이 되는 것은 물론, 자세히 보니 갉히는 것은 표면뿐 어느 정도 이상 촉수가 박히지 못하고 있는 터였다. 그래서 유우리도 잔 상처를 남기는 정도였는데... 저렇게 뛰어들기까지 하면!

“큭!”

유우리가 뒤로 물러났지만 촉수가 있는 부분이 아지랑이처럼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이미 넘은 듯, 유우리가 이를 악물며 몸을 웅크렸다. 저랬다가 압사 당하겠다 싶어, 유우리를 구하기 위해 서우가 앞으로 나서는 순간이었다. 괴물 몸 위에서 뭔가 연달아 터졌다.

“츠부미?!”

서우가 재빨리 뛰어들어 유우리를 와이어로 낚아챘다. 서우의 와이어는 완벽히 공격에 치중 되어 있다 보니 유우리가 그렇듯 부드럽게 낚아채진 못했지만 빠져 나온 유우리가 숨을 헐떡이며 몸을 기댔다.

“유우리 씨 괜찮아요?”

“예, 예에... 괜찮아요. 서우님...!”

서우는 고개를 들었다. 츠부미 쪽이 이쪽으로 왔는지, 저 위에 희미하게 츠부미의 인영이 보였다.

“......”

저거 일부러 그런 거지?

아무리 유우리를 구하려고 했다고는 해도 유우리가 저렇게 가까이 있는데 폭탄을 바로 위에서 터뜨리고 말이지...... 상황이 급박한 만큼 서우는 일단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츠부미는 원거리 공격을 맡기로 했는지, 제 쪽으로 날아오르려 하는 괴물은 이리저리 피하며 연달아 공격을 날리고 있었다. 하지만 빨리 승부를 내지 않으면 피해만 더 커질 것 같은데...

게다가 저 괴물은 생긴 건 금방이라도 쭈그러들어 죽을 것 같이 생긴 주제에 어찌나 튼튼한지, 또 유우리에게 당한 것이 재생이 되어 있었다.

‘능력자를 뱉어내는 만큼 저놈도 재생이 되는 건가...?’

서우는 예전에 한국에서 잡았던 돌연변이를 떠올렸다. 그 여자 능력자...... 이름이 뭐였더라, 후...... 다시 만나고 싶...... 아니 이게 아니라, 저에게 엄청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와의 내기. 그때 필사적으로 잡았던 돌연변이도 뭔가 저런 느낌이었던 같은데... 

“무조건 파헤치는 수밖에 없나....... 유우리 씨!”

“네!”

“예전에 저런 걸 한국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대충 심장처럼 원동력이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저 놈도 어쩔지는 몰라도 그런 부분이 있긴 할 것 같으니까... 그래, 저기. 지금 까맣게 탄 부분.”

서우는 츠부미의 공격을 견뎌내고 있는 괴물의 배 부분을 가리켰다. 머리를 공격하는 게 효과적일 것 같긴 하지만 뭔가를 연신 토해내는 입부분을 가까이에서 노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알겠습니다.”

더 길게 말하지 않아도 유우리는 한 번에 서우의 말 뜻을 알아 들었다.

“헉, 허억... 흐으...!”

[츠부미님! 피하십시오!]

연달아 공격하며 피하고 있던 츠부미는 겨우 헬기가 내려 주는 와이어를 잡으며 몸을 피했으나, 괴물은 그 커다란 몸집으로 떠오르고 있었고, 츠부미는 빠른 시간에 연달아 했던 공격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방금 전까지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가 이어져 있었기에, 와이어를 붙잡고 가는 것만으로도 아직 체력이 부족한 츠부미에게는 큰 무리였다. 

“그웨에엣!”

나는 것만으로 이어지지 않고 산 같은 걸 내뿜을 때마다 악취가 엄청 나서 그것마저도 엄청난 데미지였다. 츠부미는 헉, 헉,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손으로 만들어낸 구를 연신 던졌다. 서우가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 작품 후기 ============================

졸업작품 컨펌 중이어서 연재가 오락가락 하네요ㅠㅠ

이번 컨펌만 끝나면 짐승 같은 연참을 하러 오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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