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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3화 (3/100)

<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3화 -- >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이런 습관 자체는 술을 처음 배웠을 무렵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최근에는 어떻게든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던 이전과는 달리 마시다가 잠들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내가 취한 끝에 잠들어 버려도, 라이라나 마이아가 있으면 잠든 상태로 털려서 빈털터리가 될 일은 없기 때문이려나. 드래곤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으니까.

「응―……」

하지만 좋은 술을 마실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좋은 술은 숙취가 적다는 게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조악한 술은, 아무리 맛이 없어도 그냥 무작정 마셔서 취하는 걸로 그 맛없음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술을 제대로 즐기는 건 코로 그 향기를 즐기고, 혀로 그 맛을 맛보며, 목으로 그 목넘김을 즐기고, 넘긴 다음의 여운을 즐긴다……라고 했던가. 하긴 그렇게 맛있는 술은, 아까워서라도 그냥 무작정 마셔 버리지는 않겠지.

……등등, 어제의 연회를 다시금 생각하면서 눈을 천천히 뜬다.

「호. 일어났나」

「라이라……무릎 베개해 주고 있었던 거야?」

「대단한 것도 아니니까」

「……아니, 정말 기뻐. 고마워」

아침에 눈을 떠보니 여자에게 무릎 베개를 받고 있는 것도, 남자로서의 로망 중 하나 아닐까?

뭐, 다른 종족이었다면 다리가 저려서 힘들겠지만.

「호. 아침 발기를 여자의 몸으로 가라앉히면서 눈을 뜨는 게 극상……이 아닌 건가?」

「에로에서만 애정을 느끼는 것도 아니니까……응-흐음」

말하면서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라이라의 무릎에서 몸을 일으키자, 어깨에서 망토가 스르륵 떨어졌다. 네이아의 망토다.

네이아는 어디 있지, 라고 고개를 돌려보니, 해 뜨기 전의 푸른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화톳불을 등지고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게 눈에 들어왔다.

뭔가 그윽하다, 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정말 신비로운 풍경.

「……네이아와 에마는?」

「에마 녀석은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러 갔다. 네이아는 땀이 신경 쓰였는지, 목욕하고 싶다고 하더군」

「아―……그래도, 아직 그렇게까지 신경쓰일 정도로 시간이 많이 지난 건 아닌 것 같은데」

「바보 녀석. 다른 자들이 냄새를 맡고 나서는 이미 늦을 테니까. 여자의 마음을 조금도 모르는군」

「……그, 그런 건가?」

지금까지 가혹한 강행군이나 감금 같은 어려운 상황도 여러 번 경험했으니만큼,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신경쓸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했지만.

그걸 한번 경험하면, 이제 냄새 같은 건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남자 특유의 사고방식이겠지.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항상 언제 안겨도 괜찮은 모습이고 싶다니……정말 좋은 경향이 아닌가. 무슨 일만 있으면 나는 용자라느니 임무가 더 중요하다느니라면서 살기를 흩뿌리던 무렵과 비교해보면 말이지」

「뭐, 그건 그렇지 」

「그리고 언젠가는, 암컷 노예로서 사랑받기 위해서, 항상 벌거벗은 채로 그대가 덮쳐주기를 기다릴지도 모르지. 호호호」

「……때와 장소는 잘 구별해 줬으면 좋겠어」

내가 그런 걸 요구하면 기꺼이 응해 준다는 것도 좋지만.

잠시 뒤에,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에마가 돌아 왔다.

「주인님, 벌써 일어나셨군요. 침대를 준비했습니다만」

「살짝 취했을 뿐이야. 낮에도 딱히 지칠 만한 일은 안 하기도 했고, 그렇게 졸렸던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제대로 된 침대에서 편히 쉬시는 게 어떠신지요. 딱히 서두르셔야 하는 용무도 없지 않으십니까?」

「뭐, 확실히 서둘러야 할 일도 없긴 하지만……」

자느라 반나절 정도 늦게 간다 해도, 디아네씨는 화 안내겠지? 아니 애시당초 오늘 간다고 알리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너무 응석부리는 것도 조금 그런데……라고 고민하다가, 옆에 있던 라이라에게 눈빛으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본다.

내 시선을 받은 라이라가 어깨를 움츠렸다.

「뭐 좋을대로 하도록. 앞으로 2~3일 정도, 연회를 계속 즐기는 것도 좋다. 겨우 그 정도로 힘겨워 할 만큼 궁핍한 팰리스도 아닐 테니」

「아니, 그렇게까지 오래 머물 생각은 조금도 없는데?」

「이쪽은 오래 머물려 주실수록 기쁠 것 같습니다만……」

「확실히 술도 요리도 정말 훌륭했지만, 질려버릴 때까지 계속 즐기는 건 내 성격이 아니라서 말이야. 나중에 그리워지면 또 찾아오면 되겠지」

「네」

변명하면서도 마음이 괴롭다. 지금까지는 딱히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았던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하지만 에마는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침대는 정말 고마운데……잠깐 누워볼까」

기다랗고도 딱딱한 의자에 누워있어서 그런지, 몸이 조금 아프다. 행군 중이었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 감수해야겠지만, 지금 여기는 그 누구나 내게 너그러운 드래곤 팰리스. 제대로 된 침대에서 쉴 수 있다는 유혹에는, 도저히 저항할 수가 없었다.

「이쪽입니다」

에마는가 기쁜듯이 앞장선다.

「라이라는 어떻게 할래?」

「호. 이대로 넘겨주도록 하지. 과연 밤시중을 방해하는 것도 미안하니까」

「그, 그래」

……표현이 뭔가 이상하구만, 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좋은 침대에서 쉴 수 있다는 유혹에는 이기지 못하고, 조금 휘청거리면서 에마를 따라간다. 술기운은 완전히 다 빠져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아직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

에마가 나를 돌로 지은 어느 집으로 안내하고는, 그 안쪽의 방에 있는 커대한 침대를 보여준다.

「좋은 용수철을 사용한 침대입니다. 마을에는 거의 없는 것이지요……」

「어째서?」

그렇달까, 용수철이 들어간 침대는 왕도에서도 부자나 쓸 수 있는 것이었다.

대부분 딱딱한 받침 위에 매트를 얹거나, 나무틀에다 그물을 친 침대를 쓰고 있다.

이런 좋은 침대를 일부러 쓰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용은 원래 잠을 거의 자지 않습니다. 잠을 잔다고 해도, 큰 부상을 입거나 무거운 질병에 걸리지 않은 이상 특별한 침대를 쓸 필요도 없으니까요. 선 채로나, 아니면 하늘을 나는 채로도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응―……그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게 준비되어 있는 건데?」

「……사람이 이 팰리스를 찾아오는 경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이성끼리 계약을 맺으면, 이러한 침대가 필요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헤―. 그런 거였구……잠깐, 그런 여기는 섹스할 때 쓰는 방이란 말이야?

「……혹시 여기, 라이너도 쓴 적 있어?」

그걸 조금 의식하자, 뭐랄까 거북하다.

아니, 내겐 사치겠지만.

하지만, 에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가 아는 한으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샤리오들과 라이너가 팰리스 안에서 몸을 겹치는 건, 그 누구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하니까요」

「……밖에서 한 거려나」

뭐, 라이너의 기분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상상을 초월하는 청각을 자랑하는 드래곤들이 바글바글거리는 팰리스에서, 그 모두가 듣고 있는데 섹스같은 건 하기 어렵겠지.

……그리고, 지금 와서야 눈치챘다. 방금 전에 라이라가 사양한 이유도.

여기가 청각이 대단히 좋은 용들이 모여 사는 드래곤 팰리스라는 것도 어느 정도 헤아리고 있었다는 걸까나.

즉, 에마는……내가 또 자 버리는 걸 바라지 않아서.

「……그럼, 에마」

「네……」

「나와 에마는, 지금부터 진짜 의미로 계약을 맺겠지만 말이야. ……성별이 다른 너와 내가 이런 침대에서 뭘 해야 되는지, 전부 설명해줘야 될 필요는 없겠지?」

「……」

에마가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다.

신선하다.

나는 졸음도 취기도 완전히 깨서……아니, 왠지 미묘하게 새디스틱해져 있으니, 엄밀히 따지자면 취기는 완전히 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에마에게 계속 새디스틱하게 말한다.

「과연 자기가 뭘 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겠지?」

「……무, 물론……입니다」

「뭘 할 지 기대하면서, 나를 여기로 데려오다니, 에로한 녀석이구만」

「…………」

「설마, 내가 이 팰리스에 왔을 때로부터, 내게 야한 걸 당하는 걸 상상한 거 아냐?」

「그것, 은……」

「아냐? 설마 나를 따른다던 어제의 그 맹세는 거짓말이었어?」

「……우, 우우……저기, 그게……」

「…………」

「……상상, 했, 습니다」

「음란하네」

「흐으읏……!」

말을 뿌리치듯이 내뱉자, 에마가 울상을 짓는다.

아, 이거 조금 위험한데. 이 아이, 너무 성실하다보니까 말로 괴롭히면서 왠지 모를 쾌감이 느껴져버린다.

내게 (말로) 괴롭혀지면서 순식간에 끈적끈적하게 젖어 버리는 암컷 노예들도 그건 그것대로 사랑스럽지만, 아직 에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에마는, 내가 진심으로 자기를 경멸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내가 암컷 노예들과 매일 끈적끈적한 섹스를 한다는 걸 듣고는, 자기도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범해지고 싶어서……나를 여기로 안내한 거야? 그런 훌륭한 옷 따위는 빨리 벗어버리고, 본성을 보이라고」

「우, 읏……아, 주, 주인님……」

「그 침대에 누워서, 가랑이를 벌리고……이렇게 말해. 「저는 빨리 섹스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으니까, 빨리 제 보지를 주인님의 자지로 막아 주세요」라고 말이야」

「히으으으……」

「말 못하겠어? 뭐, 그래도 상관없어. 나가서 볼일 보도록 해. 나는 혼자 자면 되니까」

「싫……마, 말할게요, 말할 테니까……!」

에마가 수치심으로 뺨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로, 입고 있던 옷을 스르르륵 벗은 다음, 침대에 누워서……아직 미성숙해서 그런지 가느다란 몸을 굳힌 채로, 천천히, 천천히 다리를 벌리는……데.

「가랑이를 벌리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하면 어쩌자는 거야. 하하하하핫」

「으읏!」

다리를 M자로 벌리는 게 아니라, 그대로 쭉 편 채로 활짝 벌려버린다.

뭐, 섹스를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 저렇게 해도 어쩔 수 없으려나.

하지만, 에마는 내 웃음소리에 더욱 큰 수치심을 느꼈는지, 이젠 울어 버릴 듯한 목소리로 짜내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저……저는, 빨리 섹스하고 싶……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참을 수 없, 없으니까아……」

「아냐, 틀렸어. 다시 말해봐」

「흐, 흐읏……ㄴ, 네……」

에마가 온몸을 굳힌 채로, 부들부들 떨면서, 다시 입을 연다.

「저는……빨리, 섹……스, 하고 싶어서, 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아……」

숨을 가쁘게 내쉬면서, 말을 이으려는 에마에게, 나는 갑자기 달려들어서 그녀의 위를 덮쳤다.

「!?」

「……귀찮아졌으니까 이대로 박아주지. 이 정도도 제대로 못하다니 실망이구만」

「히, 이잉……시, 싫어어……주 주인님……!」

에마는 결국 울어버렸다.

「시, 싫어요오……주인님, 싫어요……! 싫어요, 앗……!」

이건 너무 심했으려나. 드래곤이니까 조금 더 괴롭혀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육체는 터프해도 정신까지 터프한 건 아니었다.

나는 당황한 채로 에마 위에서 물러나려고 했지만, 에마가 내게 필사적으로 달라붙으면서 껴안아온다.

「싫어요……저, 노력할 테니까……노력해서, 기대에, 응할 테니까……버리지 말아, 주세요……!」

「……에, 에마, 잠깐……그게 아냐, 내가 너무 심했어, 미안해, 잠깐, 진정하라고!」

「후에에에에에에에엥……흐으으으으으으으응……」

에마가 쇼크 때문인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잠시 뒤에 에마도 겨우 진정했는지,

「그, 그게……꼴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합니……」

「아니, 내가 너무 지나쳤던 거야……아아 정말이지, 술만 들어가면 꼭 이런다니까. 에마도 조심하도록 해. 나, 술만 먹으면 제정신을 잃기 쉬워서 말이야」

「아뇨……마, 말씀하신 대로 하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을 명하신 것도 아닌데……이래서는 주인님을 만족시켜드릴 수가 없습니다」

「아니, 진짜 미안해. 말로 괴롭히다보니 왠지 모르게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버려서 말이야……」

「……제, 제가 사랑스럽다……고요?」

「미안해. 암컷 노예들 중에서는, 이렇게 말로 괴롭히면서 하는 섹스를 좋아하는 녀석들이, 여럿 있어서 말이지. 그런 녀석들에게 맞춰 주다보니, 나도 그런 것에 물들어 버렸는지 이따금 폭주해 버리는 경우가 있어」

「……아, 알겠습니다……저도, 살짝 놀랐을 뿐이에요」

살짝 놀란 것치고는 엉엉 울면서 달라붙었잖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알몸으로 나를 껴안으면서 진지하게 바라보는 에마에게서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그게……저, 전, 그렇게까지, 다른 이들에게 폄하되거나 비난 받은 적이 없어서……왠지 모르게, 저 스스로도 놀라 버릴 정도로 쇼크를 받았나 봐요……정말 죄송합니다, 조금 진정되면 다시 해 드릴게요……저, 정말 꼴불견이군요」

「……아냐. 나야말로 미안해」

이 아이도, 오빠에게 응석을 참 많이 부렸나보구나.

「아, 앞으로는 당신의 것이니까……그런 것도 반드시 극복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잘못했어. 가벼운 것부터, 조금씩 가르쳐 줄개」

「……주인님」

나는 에마를 껴안아서 키스해주고는, 그대로 피부를 서로 맞댄 채로 그녀를 쓰다듬으면 잠에 빠져들었다.

오늘은 이걸로도 괜찮다. 실전은 나중에 기회가 또 있겠지.

그리고, 낮이 되서 깨어나자, 팰리스의 모두가 나를 보는 시선이 조금 바뀐 것 같기도 하고, 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저기. ……스마이슨씨. 다 들렸습니다만. 제게도요」

「……그, 그래?」

네이아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잘도, 그런 강렬한 걸 갑자기 하려고 하시다니……」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아뇨,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에마가 당황하면서 나를 편들어 줬지만, 이미 모두 들었으니까 그런 말을 해도 소용없을 거라고 생각해.

「호호. 뭐, 그것도 용을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다」

라이라야 이런 미묘한 분위기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용을 정말 잘 따르게 하는군요. 이것 또한, 위대한 라이더의 조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로는 시선을 돌린 채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 당신, 당연해보이는 말을 하고 있지만, 실은 딱히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나오는 대로 말하고 있는 거지……?

장로를 보다보니 문득 폴카의 하리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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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나니까 날씨가 정말 미친듯이 덥네요......

그렇다고 에어콘을 켜자니 누진세가 무섭고......

샤워한 다음 선풍기 돌리는 걸로 버티고는 있는데 환장할 정도로 덥습니다.

8월 되면 더 더워질 텐데 어떻게 넘겨야 할지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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