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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78화 (79/100)

<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78화 -- >

시장에서 쇼핑을 끝마친 우리들은 인력거를 타고 카를로스 씨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저택에서는 우리들을 위한 호화로운 점심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모처럼 좋은 시기에 와 주었는데, 안타깝게도 나와 카를로스가 너무 바빠서 함께 식사할 수 없는 것이 유감이구나. 그래도 너희들은 우리들의 은인이니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접을 하게 해 다오」

낸시 씨가 그렇게 선언하고는, 우리들이 머무는 별채 앞에 테이블을 배치하고 요리를 산처럼 가득 마련해 준 것이다.

소, 돼지 통구이부터 시작해서, 손이 많이 가는 조림 요리, 이 근처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커다란 물고기 통구이, 바구니를 가득 채운 갓 구운 고소한 빵 등등.

게다가 산처럼 쌓인 과일 더미 옆에는 먹기 좋게 잘라주는 메이드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술도 있다」

「적당히 마셔. 라니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군」

유리잔 안에서, 햇빛을 받아 황홀한 보랏빛으로 빛나는 술에 흥미를 보이는 루나에게, 일단 주의를 준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술을 마시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나다. 주의를 준다 해도 설득력이 별로 없지.

「으음. 맛이 실로 훌륭하군. 페넬, 그대도 어서 마셔보게나」

「요리도 정말 맛있어요, 아이리나 님. 어서 드셔보세요」

곧바로 아무런 사양없이 술부터 들이키는 아이리나.

뭐, 여기라면 안전하니까 만취해도 괜찮을 테고, 힐다 씨도 있으니까 최악의 경우에는 술 깨는 마법을 걸어달라고 하면 될 테니까……나도 아무 생각 없이 마셔도 괜찮겠지?

등등 내가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건 아랑곳하지 않고, 네이아와 베아트리스는 돼지 통구이에 시선을 빼앗겨 있었다.

「야성미가 흘러넘치네요. 역시 세레스타답다고 해야 하려나」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호쾌한 것 같은데……」

「그런가요? 베아트리스는 계곡 밖에서 마물 고기를 구워 먹어본 적이 별로 없나 보네요」

「그, 그런 짓을 해야만 할 정도로 원정을 멀리 나갈 이유가 없잖아. 그렇달까 당신 그런 짓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던 거야?! 한창 먹는 동안에도 마물이 계속 찾아와서 밥이 되어 준 거 아냐, 그거!?」

「냄새를 맡고 모여들 만한 범위에 남은 놈들이 더 있다면, 일일히 찾아다닐 필요도 없으니까 오히려 잘 된 거 아닌가요? 어차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구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진지한 표정으로 할 말은 아니잖아……」

며칠 동안 칼윈 계곡 밖을 여자 혼자 돌아다니면서, 마물 사냥으로 식량을 현지조달하면서 돌아다닌다.

그것만으로도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네이아에게는 고기 구울 때 생기는 연기조차도 사냥용 미끼였다는 건가.

「하지만 그렇다 해도, 구운 마물 고기는 「일단 먹을 수는 있는」 수준이었니까요. 이렇게 식욕을 자극하는 향기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식문화가 풍부한 건 정말 멋지네요」

「뭐……소금 알갱이 하나도 귀중했으니까……」

그자리에서 통구이를 나이프로 잘라내는 네이아. 손바닥 2개 크기 만큼 두껍게 잘라냈는데 정말 괜찮으려나?

……뭐, 괜찮겠지. 네이아니까.

그리고 나는 메이드가 따라 준 술잔을 느긋하게 즐긴다. 산뜻하고도 달콤한 맛과 알코올의 열기가 어우러지면서, 이건 여자도 좋아할 것 같은 술이구나, 라고 생각한다.

「이거도 유명한 칵테일인가요?」

「네, 베이비 베이비라고 불리는 칵테일이랍니다. 술에 익숙하지 않은 여자를 이렇게 저렇게 만드는데 자주 쓰인다고 알려져 있지요」

「……응. 뭐 알 것 같네요」

메이드 씨가 그런 걸 노골적으로 설명해 버리는 건 조금 그렇지 않나요? 보통 여자 쪽에서는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을 텐데 말이지.

「앤디, 고기 가져 왔어」

「이쪽은 과일이랍니다」

안제로스와 오로라가 미리 계획한 것처럼(아니 미리 계획했겠지) 내가 먹을 요리를 들고 다가온다.

「자, 아-앙」

「아, 아-앙……」

어째선지 안제로스가 기쁜듯한 표정으로 먹여 주는 고기를, 거절할 이유도 딱히 없어서 그대로 받아먹는다.

응. 정말 훌륭하다. 달콤한 지방도 부드러운 고기도, 웬만한 포장마차에서 파는 꼬치구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까지 고기는 그냥 고기일 뿐이지 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의 비좁은 식견이 부끄러울 정도로 맛있다.

「이거 네이아들이 먹고 있던 고기?」

「아니, 따로 구워지던 거. 마법도 써서 스테이크용으로 정성껏 사육한 들소 고기라던데」

「그런 것도 있었구나……」

「나도, 친가에 있었을 때에도 이런 건 들은 적이 없어. 세레스타의 마법 문화는 정말 굉장하네」

다크 엘프 문화권에는 마법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인구가 대단히 많다. 그 말은, 오리지날 주문을 장사에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각 분야마다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재능을 식품 가공 쪽으로 살리면, 단순한 고기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맛있는 고급 고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오렌지도, 육성 및 관리에 마법을 도입해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해요」

「과연……우와, 이거 꼭 과자 같은데?」

한입 먹고 깜짝 놀란다. 달콤함도 향기도, 내가 알던 그 오렌지가 아니다.

신맛과 아린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고, 과즙 안의 알싸한 맛도 거의 없었으며, 낱알 하나하나도 탱탱하고 등등……입 안에는 실로 훌륭한 맛만이 남을 뿐.

「세레스타의 요리는 호쾌함이야말로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했었는데……너무 얕봤구나」

차마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극상의 맛 앞에서, 나는 그저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전에도 맛있는 음식이 나오긴 했었지만, 이번에는 점심이니만큼 간단히 조리된 것이 많아서, 재료의 훌륭함이 최대한 표현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감동하는 모습을 본 노르 씨와 힐다 씨는 만족스러운 표정.

「모두에게 대접하는 요리에 쓰기에는 너무 비싸서 못 쓰는 고급 식재료도 나왔으니까―. 낸시 언니가 너무 고맙네」

「세레스타의 요리법 자체로는 맛을 완전히 끌어내지 못한다는 인식도 크게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해☆ 트롯에서 손이 많이 가는 요리와는 방향성 자체가 다를 뿐이니까아」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요리법을 연구하는 것이 트롯의 방식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재료 자체의 맛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세레스타의 방식이라는 걸까.

그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식재료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건 엄청난 부자뿐이니만큼, 서민 레벨에서는 그런 문화를 거의 느끼기 어렵겠지만.

그리고 이렇게 호화로운 점심 식사를 본 미라 양들 3자매는, 왠지 불타오르고 있었다.

「감히 우리 앞에 이런 요리를 내오다니, 지금 우릴 도발하는 거야……? 우리라면 이것보다 더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데!」

「후후훗, 뭐, 이거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맛보여줘야 되겠네」

「그러고 보니. 시마, 정말로 그 재료로 괜찮겠어……? 시장에서 재료를 다시 구해와야 되지 않으려나?」

「아니, 재료는 그걸로 충분해. 재료뿐만이 아닌 조리법으로 최고의 맛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요리인으로서의 긍지라고!」

3자매가 그렇게 떠들면서 저녁 식사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거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맛보여 준다는데, 기대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나저나.

「에마, 라이라들은 어디 갔어?」

문득 신경 쓰인 건, 이렇게나 좋은 술이 있는데 라이라나 마이아가 자리에 없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술에 달려들 것 같은 게 그녀석들이었으니까.

공손한 자세로 생선구이와 술을 즐기던 에마가, 「말씀드리지 않고 갔나 보네요」라고 살짝 당황했다.

「둘 다, 헬리콘쪽에 출몰하는 샌드웜을 잡아먹으러 갔습니다」

「……아, 아―,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오면 그걸 처리한다고 했었구나」

샌드웜, 모래 안을 기어다니는 거대한 지렁이.

그 거대한 마물을 꾀어내서 수월하게 잡아먹을 수 있는 건 아마 드래곤뿐일 것이다.

드래곤이 모래 위에서 발을 굴리면, 그 소리에 반응한 샌드웜들이 모여든다.

다른 종족이 샌드웜에게 깨물리면 팔다리 정도는 순식간에 잘려나가지만, 딱딱한 비늘로 뒤덮인 거대한 드래곤 앞에서는 제아무리 샌드웜이라도 그저 하찮은 지렁이에 불과하다.

가끔씩 샌드웜에게 마을을 습격당한다는 헬리콘 입장에서는, 드래곤에게야 그저 심심풀이 같은 그런 행동이 매우 고마울 것이다.

「마이아가 있는데 굳이 에마에게 호위를 맡기는 것도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지만, 그런 이유였구나」

「저, 저는 주인님이 아닌 그 청룡에게까지 지시를 받을 생각은 없습니다만」

「아니아니, 딱히 별다른 볼일도 없는데 내 경호를 다른 자에게 맡기다니, 그녀석들 답지 않아서 말이야. 항상 내게 붙어 있으려고만 했으니까」

라이라를 도와주러 함께 갔다는 건, 마이아도 헬리콘이 마음에 든 걸까.

「……아, 그러고 보니 바우즈들은 지금 어때?」

엄청난 환대 덕분에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들도 확실히 대접받는 쪽이니까.

그 질문은 옆에서 술을 따라주던 메이드가 대답해 주었다.

「그분들에 대한 건 간밤에 알려져서, 이 오닉스 상사에 일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 분들은, 곧바로 연수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벡카 님은 현재 트라이던트 본가에서 교섭 중이시라고 하더군요. 트라이던트의 어르신과의 교섭은 조금 오래 걸리기에, 오늘은 저녁 때까지 돌아오시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라이던트?」

「트리콘 오거 조합의 중심입니다. 벡카 님의 사모님 친가지요」

「아, 거기였구나―」

이미 알고 있다는 걸 전제로 하는 말을 들으면 조금 곤란하지만, 탈크에서는 그만큼 유명할 테니까.

「바우즈는?」

「바우즈 님은 유파 님과 함께 그 방에 계속 머무르시고 계십니다. 주변이 온통 다크 엘프뿐이다보니 유파 님도 주눅 드셨겠죠」

「그것도 확실히 그러네」

유파 양은 평범한 엘프다. 다크 엘프들이 많은 탈크에서 거리낌 없이 관광을 다니기는 어렵겠지.

드래곤 라이더면서 왜 그렇게 소심하냐, 라고 조금 이상하게 생각될 지도 모르지만, 드래곤 라이더들은 나처럼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쪽이 소수라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뭐 충분히 이해는 된다.

「그렇다는 건……오늘은 더 이상 움직이지는 못하겠네―」

움직인다는 것은 탈크를 떠나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라는 의미. 뭐, 지금은 그렇게까지 서두를 생각도 없지만.

라이라도 마이아도 없고, 벡카 특무백인장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멀리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럼 오후에는 방에서 쉬어야되려나……?」

맛있는 음식을 한 입 가득 즐기면서 중얼거리자, 뒤에서 누군가 짝 손뼉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운 곳이 괜찮다면 저희 가게는 어떠세요?」

돌아보니 코스모스 양이 활짝 미소짓고 있었다.

「저희 창관, 정말 가깝답니다. 여기서 나팔을 불면 들릴 정도로 가까워요」

「아, 아니, 갑자기 그런 말을 들어도」

그리고, 암컷 노예들이 토라지니까, 노골적으로 창관에 가자는 말은 그만둬 주셨으면 합니다만.

그리고, 분위기가 나빠진……다고 생각했는데, 기분이 안좋은 듯한 표정을 지은 건 루나뿐이었다.

「……창관이 뭐야?」

「……그게, 그러니까, 남성에게 이렇게……성교하는 것을 대가로 돈을 받는 여성이 있는 장소라고 할까요」

「에, 그거 여자쪽이 돈을 받는 일이었어……?」

베아트리스는 창관이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던 것 같고, 네이아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 중.

그리고 안제로스와 오로라는.

「우리도 따라가도 되지? 이전에 힐다 씨에게 들은 것도 있고, 프로의 작법 같은 게 있다면 조금 보고 싶어」

「확실히, 암컷 노예로서 남자분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요」

에, 잠깐. 내가 갈 곳은 벌써 정해져 버린 거야? 내 의견은?

그리고 아이리나와 페넬……은, 아이리나가 이미 매우 취해 있었다. 페넬은 가벼운 손짓으로 「저는 이 분을 돌봐드리겠습니다」라고 전해 왔다. 베이비 베이비, 역시 독하군.

힐다 씨와 노르 씨는 「뭐, 어제랑 오늘은 우리들 차례였으니까―」라면서 쓴웃음. 섹스를 먼저 즐길 수 있었으니만큼 양보해주는 것 같다.

3자매는 요리를 준비하러 가 버렸고, 남은 건 글로리아 씨 뿐인데…….

「당연히 가야지? 본고장의 진짜 다크 엘프 창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인데!?」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아, 물론 다크 엘프만 있는 건 아니고―. 오거나 인간이나 여우 수인 여자도 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아니 잠깐, 다 같이 견학하러 가서 어쩌려고. 설마 다른 사람들이 한창 즐기고 있는 방을 엿보려는 건 아니지?

물론, 나도 흥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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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만에 올리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올려야지 올려야지 생각만 하고 자꾸 잊어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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