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난 귀를 막고 안방을 뛰쳐나왔다.
나도 이제 지쳤다. 엄마가 저 아저씨들 사이에서 아파하는 것을 더는 보고싶지 않았다.
거실에는 이미 엄마랑 체조를 끝낸 두 아저씨가 벌거벗은 몸으로 담배를 피며 앉아있고 난 그들을 지나쳐 내방으로 달려들어갔다.
"정호야~~ 이놈아~ 너도 크면 알게 될거야!! 큭큭큭큭!!!!"
그들이 날보고 웃으며 말한다.
난 내방으로 달려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 크게 엄마가 가르쳐준 노래를 불렀다.
"나의 살던 고향은~꽃 피는 산골~"
노래를 크게 부르자 엄마의 울부짖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꿈이 었으면 좋겠다.
지금 상황을 완전히 이해할수는 없지만 최소한 지금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고 아저씨들이 엄마를 괴롭힌다는것은 알수있었다.
"아빠...앙앙앙...아빠...앙앙"
난 흐르는 눈물을 이불에 닥으면서 목이 쉬어라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한참을 잔것 같았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목이 말랐다.
아까 벽에 부딪혔던 자리에 혹이 생긴듯하다. 만질때마다 욱신 거린다.
그 아저씨들은 이제 집에 갔을까?......주위가 어둑어둑한게 저녁이 된것 같았다.
난 슬그머니 일어나 문에다 귀를 대고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 살펴 보았다.
수근수근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아직 우리집에서 떠나지 않은것이다!
그렇다면 엄마는......엄마는 아직도 저 아저씨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그릇이 부딪히는 소리와 게걸스레 먹는 소리가 들려온다. 무언가 먹고 있는듯 했다.
가끔씩 들리는 그들의 역겨운 목소리외에 엄마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책상위에 시계가 7시30분을 가르키고 있다. 아빠는 요즘 10시가 넘어서 들어오셨으니 저들에겐 아직도 2시간정도의 여유가 있는것일까.... 머리가 욱신거리고 너무 목이 말랐다.
문을 열고 싶었다. 하지만.....하지만 방밖에서 무슨일이 일어났을지 두려워 선뜻 움직이지는 못했다.
또 엄마는 발가벗고 저 아저씨들에게 맞고 있지는 않을지.....난 피하고 싶었다.
더이상 엄마가 아파하는걸 볼 자신이 없었다.
내가 감당하기엔 엄마의 고통은 너무나 큰것이었다.
두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제발...
제발 누구든 우리엄마를 구해줬으면 좋겠다.
난 다시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난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서럽게 울었다.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들은 오후부터 7시까지 쉬지 않고 엄마를 범했다.
그리곤 이 인두겁을 쓴 짐승들은 완전히 탈진한 엄마를 안방침대에 팽개쳐둔채 탕수육과 양장피를 시켜 주방에서 식사를 했다.
자신들이 짓밟은 여인의 집에서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식사마저 해결하는 그들...
음식값까지 엄마지갑에서 꺼내 계산한 그들은 소주와 함께 음식들을 입가에 지저분히 묻혀가며 먹었다.
소주한잔을 들이키며 옆집아저씨가 말한다.
"어때들~ 내 덕에 다늙은 늙다리들이 호강하지? 케케케케"
"난 자네가 진짜로 이런일을 벌일지는 몰랐구먼..허허...나도 저년이 참 곱다~참 곱다~하면서 훔쳐보기는 많이 했어도 이런 횡재수가 있을 줄이야 허허허허"
"보자....거 지갑에 있는 주민등록증좀 꺼내봐봐......우리 애완견으로 확실히 맹글거믄 신상정보도 명확히 알고 있어야지~ 큭큭큭"
"이름 김미애.....캬....이름도 이쁘네...나이가..올해 34이구만..좋을때지 암~ 허허....서울 토박이 인가 보구만....허허"
"키는 한 170 가까이 되는거 같고.....컥....우리보다 크네....큭큭큭...."
"근대..어떻게 저거 따먹을 생각을 했는가? 젊은년이라 쉽지 않았을텐디~"
"저년이 한 1년전쯤 이사왔지 아마~~~~.................이사오는 첫날 딱 마주치는대 심장이 멎는것 같더라고......결혼 안했음 바로 덮칠라고 했는디..그 남편놈도 있고 조막만한 어린애도 달고 있더만....기회 잡느라 지금까지 못먹었던거여~ 아주 1년을 복도에서,엘레베이터에서 잠깐잠깐 만나는것 외에는 접촉이 없었는디 젊은년이 어찌나 사근사근하고 조신한게 애간장을 녹이는지..허허허...어떨때는 이것저것 생각안고 확 껴안고 싶더라니까 허허허허"
"나도 처음 우리 가게에서 만났는대 난 무슨 텔런트인줄 알았당께...케케...다행히 박씨랑 친분이 있어서 오늘일에 끼게 되었구만......"
연거푸 소주잔을 들이키며 그들은 엄마를 마치 물건인것처럼 취급하며 말을 이었다.
"저년 말이여...이대로 끝내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감?"
"아..당연한 소리를 하고 그러나...이번으로 끝낼거여? 두고두고 묵혀가며 먹어야제~킬킬"
슈퍼아저씨가 대꾸한다.
"이봐...필봉이 무슨 좋은 수라도 있겠는가?"
"크크크크.....내가 누군가? 저런년들은 열명넘게 후려본 놈 아닌가? 크크크...자네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내가 아주 둘째 마누라로 만들어 줄테니까..크크크"
비디오가게아저씨가 입맛을 다시며 엄마가 누워있는 안방을 바로본다.
"쩝....고년.....세번이나 탔는대도 아직 여운이 남네....정말 물건은 물건일세..허허허.."
"깔판으로만 쓰기엔 아까운 년이야...난 살다살다 저렇게 고운년은 첨봤으니까...크크...뭔가..아
주 확실히 눌러줄 방책이 있어야해"
"그것 참...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니까!! 다 생각해 둔것이 있어!"
"우리가 저런 많이 배운 똑똑한 년이랑 떡을 칠줄 누가 알았겠나 케케케...그나저나 자네는 참 재주도 좋으이~ 어디서 저런것을 찾아 내가꼬..케케"
"그나저나 저년 남편이 알면 어떻게 하지?"
"그건 걱정마...저렇게 얌전빼고 정조찾는 년들은 다 입막음하는 수가 있지~저년 바깥서방 올시간 다되
가는군"
"몇시쯤 들어오나?"
"요즘 쭉 지켜보니까 한10시쯤 이더군...빨리 먹고 저년 입막음 하러 가지"
"응..응 그래야지.."
그들은 엄마와 나의 식탁에 맘대로 둘러앉아 술잔을 들이키며 음식들을 먹어 치웠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절대금연구역인 우리집에서 거리낌없이 담배를 피워 물고는 아빠의 서재를 뒤져댔다.
"여기있군~허허..사용할줄 아는감?"
디지탈카메라........
그들은 아빠의 디지탈카메라를 꺼내 들고는 몇번 작동을 시켜보았다.
"자~자 됐네~들어가지...크크크"
그들이 음흉하게 웃으며 안방문을 열기 시작한다.
어두워진 방....
그안엔 발가벗은 엄마가 아무렇게 널부러져 있었다.
아름답게 굴곡진 하얀 몸뚱아리엔 여기저기 손톱에 긁힌자국과 이빨에 씹힌 자국으로 얼룩져있고 대리석같이 매끈하고 고운 허벅지도 아저씨들의 선명한 손자국으로 더렵혀져 있었다. 탐스러운 가슴한쪽 젖꼭지는 아저씨들이 물어 뜯은듯 피가 굳어 있고 찰랑이는 머리카락들은 아저씨들이 쏟은 우유가 딱딱히 굳어 얼기설기 엉켜있다.
엄마의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입가에 굳어있는 우유자국들..........처절하게 망가진 엄마의 모습....인간이 할수있는 최대의 만행.....그러나 저들은 죄책감 따위는 느끼지도 못하는듯 실신해 있는 엄마의 엉덩이를 철썩 때리며 다시 악마같은 행동을 개시한다.
철썩!!! 철썩!!!!!
엄마가 깨어날때 까지 저들은 엄마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이년아~ 달릴 시간이다~ 일어나~ 허허허허"
철썩!!! 철썩!!!!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그들은 완전히 개방된 엄마의 엉덩이를 연신 갈겨댔다.
"으으응......으흠........"
엄마가 정신이 돌아 오는듯 저들에게 짓밟힐대로 짓밟힌 알몸을 일으켜 세우려 노력한다.
폭격을 맞은듯이 부셔져버린 몸이 살아나면서 다시금 아름다운 곡선을 그린다.
엄마가 다시 정신을 차리자 슈퍼아저씨가 덥썩 엄마를 안아든다.
슈퍼아저씨는 굉장히 땅딸막한 체구를 가지고 있어서 엄마보다도 머리하나는 더작을듯했다.
엄마는 자신보다도 작은 남자의 팔뚝에 들려올려졌다.
축 늘어진 엄마의 육신....
"으으응......으으......"
엄마는 힘없이 팔다리를 늘어뜨렸고 잘록한 허리곡선은 마치 활대처럼 뒤로 젖혀졌다.
"웃샤~"
엄마를 안아든 그들은 욕실로 향했다.
"확실하게 하자고 확실하게~"
엄마의 젖가슴들이 힘없이 요동친다.
엄마와 아저씨들이 욕실로 사라졌다.
물흐르는 소리와 엄마를 씻기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시 정신이 들었다. 창밖을 보니 한밤중이 된것 같았다.
9시40분....
2시간정도 더 잠이 들었던 것이구나...조금뒤면 아빠가 온다. 이제는 저들도 우리집에서 사라졌겠지...난 다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방문에 귀를 가져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모두 끝난것같다.
폭풍처럼 몰아쳤던 하루가 드디어 끝난것 같았다.
난 용기내어 문을 열었다.
거실과 주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문밖으로 나섰다.
엄마는....
엄마는 어디있는거지....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난 엄마를 찾았다.
그리고....거실 쇼파에 엄마가 조용히 앉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 초점없이 흐릿한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고있는 엄마...
아저씨들에게 맞은 자국을 감추려는듯 엄마는 긴치마와 긴팔옷을 입고 물기가 마르지않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긴채 조용히..아주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더럽혀 질대로 더럽혀진 자신이 싫은지 엄마는 굵은 눈물은 흘려내린다.
"엄마........."
난 조심스레 엄마를 불렀다.
살짝 놀란듯 엄마를 나를 쳐다보았다. 나를 본 엄마는 언제 그랬냐는듯 눈물을 감추고 슬프게 미소 짓는다.
나를 향해 두팔을 벌리는 엄마..
난 엄마에게 뛰어가 엄마의 따뜻한 가슴에 앉기었다.
너무 포근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
엄마는 날 포근히 감싸고 한참을 그대로 멈추어 서있었다.
엄마에게 무슨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목이 메여서 말이 나오질 않는다.
엄마도 목이 메인듯 나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한참뒤에야 엄마는 억지로 만든듯한 밝은 목소리로 내게 말한다.
"정호야..오늘 낮에 집에서 있었던 일 절대로 아빠한태 말하면 안됀다. 다 어른들 일이니까 넌 절대로 아빠한태
말하면 안돼 알았지?"
엄마가 자상하게 웃으며 날보고 말한다.
"아저씨들이 엄마 때린거 말하면 안돼?"
난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
"응..아무한태도 말하면 안돼..특히 아빠한태는 절대로..정호가 만약에 오늘 엄마랑 아저씨들이랑 한거 다른 사람한태 말하면 그 아저씨들이 또 엄마하고 정호 아야하러 올거야. 그러니까 절대 말해선 안돼."
"응..절대로 말안할께. 그럼 아저씨들 안오지?"
"그래..우리 정호는 누구 닮아서 이렇게 착할까..호호..아빠 오실 시간됐네...자~ 마지막으로 약속~ 오늘일은 엄마하고 정호하고 꼭 지켜야할 비밀이야~"
난 엄마와 새끼손가락을 걸고 굳게 약속했다. 내가 오늘일을 누군가에게 말하면 엄마가 또 그 아저씨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난 절대 비밀을 지킬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빠가 왔다.
"아빠~~"
난 현관문을 열고 환하게 웃는 아빠에게 달려갔다.
"여보~~~~~~나 왔어~~~~ 어이구~ 우리정호~~ 뽀뽀~"
아빠가 나에게 뽀뽀를 하고는 뒤에 서있는 엄마를 꽉 껴안았다.
"우리 여보 잘있었어? 하하하......잉? 여름에 왠 긴팔옷이야...어디아퍼?"
아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엄마의 안부를 묻는다. 엄마는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아빠를 보고 웃으며 말한다.
"감기기운인가봐...으슬으슬 추워서..호호...힘들었지 자기?"
엄마도 아빠를 힘차게 껴안았다. 다시 예전처럼 평온해진 집안........
다시는 그 누구도 우리 가족들을 아프게 하진 않을것 같았다.
다시는......
다시는........
다음날 아침....
난 아빠를 믿고 편안한 밤을 보냈지만..엄마는 아닌듯 했다.
엄마는 아빠와 나의 아침상을 준비하면서 연신 예쁜 얼굴을 찡그리고 아랫배를 부여 잡았다.
난 그런 엄마의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웠다.
그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어린 나에게서 분노라는 감정이 솟구쳐올랐다.
엄마는 아랫배를 잡고 아파하다가도 아빠가 볼때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생글 웃었다.
하지만 난 엄마의 가느다란 발목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계속 지켜봐야했다.
아빠는 아침을 먹는듯 마는듯 하고는 현관에서 구두를 신으며 엄마에게 소리쳤다.
"여보~어제 깜빡하고 말못했는대 나 일주일정도 지방출장가.."
"뭐!! 그런걸 왜 이제 얘기해!!"
엄마가 소스라치게 놀라 아빠에게 되물었다.
"미안 미안..출장이 하도 잦으니 깜빡했다..하하..나 지각이야 빨리 가야해...있다 전화할께 사랑해 여보~하하"
아빠는 엄마 속도 모르고 서둘러 집을 나갔다.
"여보!!! 정호아빠!!"
엄마가 급하게 아빠를 불렀다.
하지만 문밖으로 아빠를 따라나가던 엄마는 그자리에서 굳어 버리고 말았다.
"안녕하세요..하하..출근하시나봐요"
옆집아저씨...
어제의 주범이던 옆집아저씨가 복도에 서있었던 것이다.
아빠는 속좋게 아저씨를 보고 인사를 건낸다.
"허허..정호아빠 일찍 출근하네~"
아저씨도 아빠를 보고 인사를 건내고는 이내 아빠뒤에 얼어붙은듯 서있는 엄마에게 눈길을 돌린다. 먹이를 노리는 야수 같은 눈빛이 엄마의 몸을 위아래로 쑥 훝어 내리고 엄마는 분노와 경멸에 찬 시선을 아저씨에게 보낸다.
"어...엘레베이터 왔네요..타시죠..하하"
아빠가 아저씨에게 말한다.
"정호아빠 먼저 타세요..허허허허"
아빠와 아저씨가 엘레베이터에 타고 엄마는 여전히 그자리에 돌탑처럼 서서 아빠와 아저씨를 번갈아 쳐다본다.
"여보~ 있다가 전화할께~"
아빠 엄마를 보고 찡긋 눈웃음을 친다.
그런 아빠옆에서 아저씨는 음흉히 웃으며 엄마를 바라볼뿐이다.
엘레베이터가 내려가고 엄마는 화난듯이 현관문을 쿵 닫으며 집안으로 들어온다.
"정호야..너 오늘 학교 끝나면 놀다오지말고 바로 집으로와 알았지? 오늘은 학원도 가지
마.."
"응..알았어 바로올께..엄마도 문 꼭 잠그고 나올때까지 기다려"
엄마가 날 꼭 껴안는다.
아빠는 또 출장을 간다고 한다.
그것도 일주일씩이나.....
이제 엄마는 내가 지켜야 한다. 아빠가 올때까지 내가 반드시 엄마를 지켜낼것이다.
학교수업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난 수업끝나는 종이 울리자마자 집으로 향해 부리나케 뛰기 시작했다.
엄마는 내가 어제일을 다른사람에게 말하지 않으면 다시는 엄마가 아플일은 없을거라고 했지만 난 걱정부터 앞섰다.
조급했다...
더빨리 뛸수도 있을것같은대...속이 타서 죽을 지경이다...멀리 우리집이 보인다.
드디어 아파트1층에 도착...난 엘레베이터 버튼이 부서져라 누르며 조바심을 냈다.
"빨리~~ 빨리~~~ 빨리~~~ 빨리~~~"
제발 아무일도 없기를...제발 아무일도 없기를........
12층..13층...14층....띵~~
문이 스르륵 열린다.
그리고 복도에는........
어제 그들이 서있었다. 티비만화에 나오는 악당들처럼 그들은 나를 내려다보며 징그럽게 웃는다.
꿈이기를....꿈이기를 바랬다.
제발...꿈이기를..........
순간 비디오가게 아저씨가 내 얼굴에 하얀손수건을 들이댔다....
코를 찌르는듯한 약품냄새.......하늘이 노랗다.....
천장이 팽글팽글 도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난 정신을 잃어갔다.
"야 이년아~ 문 계속 안열거지??? 크크크크...인터폰으로 밖에 누구왔는지 한번 구경해봐라....크크크크"
잠시뒤 집안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비명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린다.
철컥!!!!!!!
"고년 참~누가 잡아 먹는대? 그냥 얘기나 하자고 얘기만~"
"정호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저씨들에게 들려서 헤롱거리는 나를 엄마가 다급히 받아 들었다.
"다.....당신들!!!!!! 아이에게 해꼬지하면...절대 용서 못해!!!!!!!!"
엄마각 나를 부여잡고 그들을 향해 소리 지른다.
"이게 니년 매력이야~ 다른 년들은 그렇게 눌러주면 얌전해 지거든...넌 그런대 누르면 누를수록 독오른 암고양이처럼 덤벼든단 말이야~ 가방끈 길고 예쁜 년들은 확실히 다르다니까 허허허허...."
"입 닥치고 하는 말만 들어 이년아.....어제 우리가 찍은 사진...이 동네는 물론이고 인터넷이고 어디고 닥치는대로 뿌리는 수가있어...물론 니 남편한태도 보내야 겠지...인생 그만 살고 싶으면 한번 또 대들어봐....케케케케...아침에 가만히 들으니 니 남편 일주일정도 출장이라고? 좋다!!!! 딱 일주일만 우리랑 배 붙자....그럼 너한태 사진도 전부 넘기고 다시는 여기 얼씬도 안하마!!!"
"당신들 말 믿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나가!!!!!! 오늘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아!!! 당장 나가!!!!"
엄마가 울부짖으며 그들에게 대든다.
하늘이 핑핑 돌고...엄마의 목소리도 메아리처럼 울리기만 한다. 도데체 무슨약에 취한건지 모르겠다.
엄마를 지켜야 하는대...힘이 없다.
온몸이 내것이 아닌것처럼 움직이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
"이래도 자꾸 발악할껴?"
슈퍼아저씨가 나에게 무언가 번쩍이는것을 들이댔다. 칼인가..........
엄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엔 승리자의 미소가 번진다.
"일단 들어가서 차 하잔 하믄서 얘기나 좀 하자고~ 이봐 문닫어~"
슈퍼아저씨가 나를 안아올리고 아저씨들은 거실로 성큼성큼 향한다.
"흑흑흑흑흑........."
엄마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힘없이 엄마가 그들의 뒤를 따른다.
정신 차리고 저들을 물리쳐 버려야 하지만 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의식이 희미해져가는것을 느꼈다.
"일주일이야...딱 일주일....일주일만 잘놀아보자고~~~허허허허허허허~~~~~~~~~~~"
옆집아저씨의 웃음소리를 끝으로 난 완전히 잠이 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