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부]
"오라버니? 오라버니? 정신 좀 차려봐요? 오라버니?"
"어? 소영이니~ 그래! 차려야지...차려......"
소영이의 얼굴이 흐미하게 보일 듯 말듯 하다가는 다시 사라져 버린다.
"견딜만 한 가?"
"네! 견딜만 합니다"
"지금이라도 나오고 싶으면 말해라?"
"아닙니다!"
"그래? 좋아. 한번 해보자!"
더럽다고 느꼈던 냄새도 이젠 나지 않는다.
오히려 쏟아지는 비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기 때문이었다.
서서히 몸에도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저 깊은 곳에서 나를 빨아들여 삼켜 버리기라도 하려는지,
점점 강하게 당겨대기 시작한다.
난 빨려 들여가지 않으려 애를 써본다.
하지만 이미 내 몸은 뇌에서 내리는 명령이 전달되지 않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도 알 수 가 없다.
죽음 자체에 대한 두려움 보다, 홀로 죽어야 한다는게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추위와 배고픔 보다 더 무서운건,
홀로 버려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외로움의 시간은 시간 자체의 흐름을 늦춰 버리는 힘이 있었다.
이젠 빗소리도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어둠만이 부드럽게 나를 감싸며, 깊은 잠으로 이끌 뿐이었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만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이 악마의 목소리 일지라도 좋을 것만 같았다.
나의 모든 감각 기관들이 서서히 기능을 정지하고 있었다.
오물과 빗물로 뒤덮어진 이 진흙탕의 지면이 솟아오르며,
서서히 턱을 지나,입가 까지 다다랐지만,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잠에 취한듯 지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다.
"이 봐!"
"어이? 친구?"
"자! 조금만 더 힘내자!"
희미하게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난다.
난 감았던 눈을 뜨며, 고개를 들어 본다.
굵은 빗줄기가 눈을 뜰 틈을 주지 않는다.
"잘 하고 있어! 조금만 더 버텨봐~"
어둠속에서 움직이는 희미한 검은 그림자만 보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 나를 부르고 나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다시한번 이를 악물고 빗줄기 사이로 눈을 떠보려 애써본다.
울컥하며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눈물이 왜 나는지 모르겠다.
살아야 한다거나 살수 있을 거라는 삶에 대한 의지인지?
아니면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의 물줄기 인지?
그것도 아니면 죽음을 앞두고 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절망의 눈물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대답을 하려는데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그 순간 무엇인가가 우박처럼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온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알겠나? 네가 살아야 널 기다리는 동료를 구할 수 있다!"
막연하게 삶과 죽음에 대한 선택만을 생각하고 있던 나는,
삶도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만 그 의미를 갖는 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오물위로 떨어진채 비를 맞고 있는 저것은,목숨과도 같은 건빵이었다.
남아있던 모든 힘을 모아야만 했다.
내 몸에 딱 맞춘 틀 속에 넣어져 있는 듯,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움직여지질 않는다.
"후~~후~~~후~~~~"
크게 호흡을 하곤, 주먹에 힘이 가도록 온 신경을 집중했다.
전기가 흐르듯, 무엇인가가 팔을 타고 흐르는가 싶더니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간다.
움켜쥔 주먹에 더욱 힘을 주며 팔을 들어 뻗어 본다.
묶여 있던 줄이 풀리듯 서서히 지면 밖을 차고 나온 손이,
가까운 곳에 떨어진 건빵을 집자 마자 입으로 가져온다.
"우걱... 우걱..."
뜨거운 눈물이 얼어있던 얼굴을 녹이며,
진정 살아있슴을 확인시켜 준다.
'살아야해! 그래야 동료를 구할 수 있다! 난 살아야만 해!'
순간 입속으로 무엇인가가 흘러 들어온다.
하지만 삼키려 해도 삼켜 지지가 않자, 자연스레 흘러나와 버리고 만다.
"컥!...콜록...콜록..."
잠시후 사래가 멎자 다시 따스한 눈물이 입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먹어야해! 그래! 뱉지말고 삼키자!'
그때였을까...닫혀진 눈꺼풀을 통해 희미하게 나마 불빛이 새어 들어온다.
'살은건가?~~그럼 내가 해 낸 거야?...내가...'
눈물 때문인지 앞이 보이진 않지만, 분명 불빛이었다.
"...님? 이......이...세요?"
소리도 퍼져 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누군가가 내 옆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소영이니?...소영이구나...우리...소영...'
비록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혼자가 아님은 분명했다.
"...? ...?"
웅얼거리는 소리에 마음이 편해지며,
비로서 잠에 빠져 든다.
"휴~~우"
커다란 호흡과 함께, 눈이 한 번에 떠진다.
악몽에서 깨어나듯 몸은 다소 뻐근했지만,
머리는 한결 가벼워 짐을 느낀다.
이마엔 수건이 올려져 있고, 뻐석거리는 새 이불이 덮혀 있다.
'소영이!'
몸을 일으키려는데, 머리가 핑 하고 돌며,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침대에 두 팔을 짚은채로 주저앉아,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나마 스탠드의 불빛이 방안을 환 하게 비추고 있었다.
몇차례 크게 호흡을 하곤, 이불을 벗어나 침대 밑으로 내려 오려는데,
손에는 수건을 든 채로, 물이 가득한 대야 옆에서 잔뜩 쪼그린채 소영이가 누워있다.
'이런...훗...'
그녀를 피해 조심스레 내려가선, 침대로 올리려고 안으려는 순간,
내가 사랑하는 소영이가 아니었다!
그녀는 다름아닌 서이사의 아내 유소영이었다.
"어?...어떻게?"
난 안으려고 뻗었던 팔을 걷어 들이지도 못한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인기척을 느꼈는지 머리를 쓸어 넘기며 그녀가 일어나다 말고,
멍하니 서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친다.
"어머! 깜빡 졸았나봐...이제 정신이 좀 드세요?"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얼굴은 허옇게 뜬 모습이었다.
지난밤의 피곤함이 어떠했는지 나는 짐작 할 수 있었다.
"아니...어떻게?"
"아? 부장님이 아침부터 연락이 안된다면서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해서,
애 아빠랑 김과장이랑 함께 왔었어요!"
"아? 그랬군요..."
"안와 봤으면 큰일 날 뻔 하셨어요! 식은땀에...열은 또 얼마나 나던지..."
"아유...죄송합니다...정말 큰 신세를 졌네요..."
"신세는요? 이제 괜찮으신거예요? 어떠세요?"
그녀는 침대에 걸터 앉은 나에게 다가와선 이마를 짚어본다.
오히려 그녀의 손이 지나칠 만큼 따뜻하다고 느껴진다.
"열은 다 떨어졌네요...다행이다!"
"많이 힘드셨을텐데...죄송합니다"
"죄송은요? 훗...그래서 혼자 사실땐 건강하셔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요...이거 너무 폐를 끼쳤네요..."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후후"
"그럼 제가 얼마나 이러고 있었나요?"
"음...우리가 온게 오후 4시쯤이거든요. 지금이...새벽 4시니까?
거의 스무시간쯤 되신거 같은데요? 아침부터 따지면..."
"그럼 집에는...?"
"애 아빠가 퇴근하고 다시 들렀다가...아마 10시까지는 여기 있다 갔어요.
저 보고 깨어 나실때까지 있으라고 해서..."
서이사 성격으로 봐서는 그러고도 남을 사람 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홀애비 병간호를 아내에게 맡긴건 좀 오버가 아닌가 싶었다.
"아이고 이런...지금 전화 하기도 그렇고...어쩌죠?"
"신경쓰지 마세요! 제가 아침에 전화하면 되니까..."
"그럼 이제 사모님도 좀 주무시죠?"
"아니에요~ 조금 더 쉬세요?"
"저는 너무 오래 자서 그런지 잠이 안 올거 같거든요.
이렇게 아파본 적이 없어서..."
"그럼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드릴까요?"
"예~ 그럼...커피로 주실래요?"
"커피는 안 좋은데?"
"아뇨...전 커피외엔 잘 안 마셔서..."
그녀는 알겠다며 거실로 나갔다.
병 간호를 하라고 아내까지 맡겨두고 간 서이사를 생각하니,
그녀와 몸을 섞은게 더더욱 미안한 생각이 들게 된다.
커피 두 잔을 가져온 그녀가 커피를 건네고는,
의자를 가져와 앉으며 속삭이듯 묻는다.
"소영이가 누구예요? 첨에는 저를 부르시는 줄 알고 깜짝 놀랐거든요!
근데 자꾸 듣다 보니까...아무래도 저는 아닌것 같고...누군지 얘기해 주실 수 있어요?"
"네?"
난 커피를 입에 가져 가다가 그 소리를 듣곤, 하마터면 커피잔을 놓칠 뻔 했다.
"무슨?"
"밤새 잠꼬대 하듯 부르시더라구요! 소영아? 소영아? 하시면서..."
"흠...아이고 참나...제가 그랬나요?"
"네! 말씀해 주세요? 제가 아닌건 알고 있으니까..."
"이거야 원..."
잠꼬대로 그녀를 그렇게 찾았다면,
소영이에게 의지하고픈 마음이 꽤나 컸었나 보다.
난 대략적으로만 소영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사실 소영이 얘기를 제대로 하려면 아내 얘기 부터 시작해야 하기에,
출장 때 만난 여인인데 꽤 괜찮은 여인 이었다고만 얘기를 한 것이었다.
"와우~~ 부장님 대단 하신데요? 중년의 로맨스라? 오~~"
"아니 뭐...그 정도는 아니구요...이거야 원...쑥스러워서..."
"그럼? 소영이란 이름의 여자 두 명과 다 주무신거네요?"
"풉~!"
결국 커피를 뿜어대고 말았다.
뿜어낸 커피를 닦으면서도 뭐가 재밌는지, 싱글벙글 하면서 말을 잇는다.
"솔직히 말해서 누가 더 매력적이었어요? 아니 섹시했어요?"
"그걸 어떻게...제 입으로 얘기해요?"
그녀는 의자를 끌어 침대 가까이로 옮겨서는 엉덩이만 겨우 걸치듯 앉으며,
좀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냥...솔직하게...왜 있잖아요? 남자들...누가 더 맛있다 뭐...이러면서 말하는거?"
"예? 아이고 무슨 그런 말을...저는 그런말 안 써요?"
"피~~ 제가 별로란 얘기네요? 뭐...그쵸?"
참 난감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서이사 아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농담인줄은 알지만, 막상 이런 질문을 받고 나니까 사랑하는 사이란걸 얘기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든다.
"뭐...그건 아니고...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다는 거죠! 두 사람 다 너무 섹시해서..."
"저도 섹시해요? 살면서 한번도 못 들어봐서..."
"서이사가 말을 안하는 거겠죠! 자기 마누라한테 섹시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저도 못 봤으니까..."
"그런가? 그래도 해주지! 잉..."
"사모님...많이 섹시해요!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되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덕담이려니 생각하고 치켜 세워 주었다.
그런데 엊그제 문이사 아내와의 대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여자들이 적극적이라 그런건지? 아님 표현들이 자유로워져 그런건지는 몰라도,
대답하고 있는 내가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우~~나 어떻게?..."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곤, 정말로 부끄럽다는 듯이 어쩔 줄 몰라 한다.
혼자 웃는 건지 어쩌는 건지, 잠시후 손을 뗐는데도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걸 애써 감추게 된다.
몸이 이젠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배가 몹시 고프다.
"식사는 하셨어요?"
"아! 배 고프시죠? 제가 금방 차려 올께요!"
"아니...사모님은?"
"저도 배 고프거든요...훗...아깐 워낙 경황이 없어서 밥 먹을 생각도 못했거든요"
새벽 5시에서야 우린 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그녀는,
섹시하단 말 때문인지? 아니면 나와 있는것이 익숙해져서인지는 몰라도 피곤도 있은체,수다를 늘어놓았고,
수다를 듣다 보니 출근 시간이 임박해 진 것이었다.
"사모님도 얘기 하는거 좋아 하시나봐요?"
"너무 수다 스러웠나요?"
"아뇨 그렇게 즐겁게 얘기하는 사람이 왜 그런 병을 앓았나 싶어서요?"
"휴~ 사실 얘기할 상대가 없었으니까요."
"아니 왜요? 친구나 뭐...동창...아니 동창은 됐고...하하하"
출근 준비를 마치고, 태워다 주겠다고 했더니, 한사코 사양을 한다.
"저는 알아서 갈께요! 걱정 안하셔도 되구요! 부장님?"
"네?"
"저도 그냥 소영이라고 이름 불러 주시면 안될까요? 남편 신경쓰시지 마시고?"
"아...그건...아무리 그래도...어떻게 이름을 불러요?"
"둘이 있을 때만요! 사람들 있을땐 말고...안될까요?"
"아...이걸 어쩐다? 그럼 소영씨라고 부를께요! 이러면 되겠죠?"
"좋아요 그럼...일단은 뭐...그 정도만 해도...네! 그렇게 해주세요!"
삼십대 중반의 남의 마누라 한테, 이름을 부른다거나, 귀엽다느니 섹시 하다느니 한다는 것은,
분명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켜왔던,
어떤 도덕적인 예의와는 상당히 상충되는 행위임엔 분명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지켜져야 하는 것은 끝까지 지켜져야 한다고 믿고 있던 나였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을 다른 사람도 아닌 나 스스로가 하나씩 깨뜨려 가고 있는 것이다.
난 잠시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어쨌든 너무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아주 좋아졌어요..."
"말로만요?"
"에? 아니...그럼..."
"이 정도로 표현은 해 주셔야죠!"
그녀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팔을 벌려서 다가오더니,
내 목을 감고는 부드럽게 입술을 덮쳐온다.
"아니...읍..."
그녀의 키스는 자연스러우면서 달콤했고,
더구나 그녀의 입술은 마스멜로우 만큼이나 부드러웠다.
"다음부턴 이렇게 하셔야 해요...아셨죠?"
순간 아내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하지만 내 희망사항 이었을 뿐, 아내는 단 한번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었다.
난 들고있던 가방을 떨어 뜨렸는지도 몰랐다.
그저 멍하니 그녀의 미소띤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이고 이거 너무 걱정을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무슨 말씀을요? 그래 이제 괜찮으세요?"
출근과 동시에 서이사를 찾았고,
그는 나를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나오며 반가이 맞아주었다.
"덕분에 다 나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뇨 아뇨...별 말씀을...그래도 좀 더 쉬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충분합니다. 정 안되겠으면 알아서 쉬겠습니다!"
"하여간 다행입니다. 몸에 신경 좀 쓰세요?
더구나 혼자 계신데...정말 큰일 납니다!"
"하하...네네...아! 그리고 어제 사모님이 너무 고생하셔서...참.."
난 고마움과 함께 그의 아내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머리를 긁적이고만 있었는데,
그는 신경쓰지 말라면서,
오히려 다음 부턴 가끔씩 보내서 반찬이라도 해 놓고 오라고 시키겠다며,
한 술 더 뜨는 것이었다.
"아뇨 아뇨...아닙니다. 무슨? 에이?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구요!"
"아닙니다 부장님? 제 아내가 그래도 반찬 솜씨가 꽤 있어요!
아마 드셔보시면 깜짝 놀라실걸요?"
이미 그녀가 만들어준 식사를 경험한 나였다.
미한함을 넘어 죄스러움에 눈을 마주치기가 쉽지 않다.
"아니...그런 말씀이 아니고, 하여간 됐습니다.
어제 일로도 감사하고 죄송하고 한데...무슨 그런 말씀까지!"
"어쨌든 좋아 지신거 같아 다행입니다! 하하"
"고맙습니다! 이사님! 하하"
점심을 먹기 위해 로비를 지나다가 문득 떠오르는게 있었다.
"어~ 여기? 이팀장 어디갔나?"
"안녕하십니까! 이 안에 계시는데요"
"이 팀장?"
"누구야? 아이고 부장님! 안녕하십니까?"
"어 그래 그래"
"근데 무슨 일로...?"
"이것좀 봐줘봐!"
"네?"
로비 좌측 구석에 위치한 건물 보안실이었다.
이 곳이라면 모든 출입자에 대한 정보가 있을 것이었고,
누구에게 알릴것도 없이 보안이 유지될 거라 판단했다.
아침에 서이사를 찾은건 인사도 있었지만,
관리부서에서 직원 차량 조회를 맡길까 했던건데,
아무래도 말이 새어 나갈 듯 싶어 그냥 나왔었던 것이다.
"이건...차량 번호네요?"
"어! 이게 누구 차인지 좀 봐 줄 수 있지?"
"어? 아~~ 알아 볼 필요도 없네요 뭐..."
"누구차야?"
"현재 2차 테스트까지는 모두 통과한 상태이고요, 지금까지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럼 이게 테스트 결과 데이터고?"
"그렇습니다"
원래는 어제 오기로 했었는데,
하루 쉬는 바람에 예정보다 하루 늦게 방문하게 된 것이었다.
이 곳은 한부장이 오던해에 심혈을 기울여 설립한 R&D센터였다.
마침 국방연구소가 대전으로 이전함에 따라, 공장과 센터 부지를 함께 확보해서,
그곳에 착공을 하게 된 것이었다.
공장과 센터가 함께 있다보니 시너지를 내기도 좋았고,
전문 연구 기관들이 모여있다 보니 자문을 구하거나,
인력을 충원하기에도 아주 적당한 곳이었다.
모든 상품의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고,
제품에 대한 테스트 역시도 외부에 맡기지 않고도 진행 가능한,
국방연구소 버금가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한부장은 특수플라스틱 파트의 수석 연구원 이면서 생산의 총괄 책임자였고,
R&D 센터장은 MIT로 불리는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석학 출신으로,
카이스트 교수를 지낸 고영철 박사였다.
센터 설립과 동시에 센터장으로 모셔왔고,
현재 까지도 나이를 무색케 할만큼, 열정을 보이고 계신 분이었다.
공교롭게도 박사님은 학회 참석으로 인해 자리에 없으셨고,
나는 한부장으로 부터 신제품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무게도 많이 줄었는데?"
"예! 그렇습니다!
보시다 시피 특수 플라스틱으로만 되어 있던것에,
신소재를 이용해서 만든 와이어 매쉬를 씌워,
강도는 더 높이면서도 관통력은 현저히 감소하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관통 테스트는?"
"실제 테스트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았습니다! 한번 보시죠!"
동영상에는 실내와 실외에서 각기 다른 환경과 상황에서의,
다양한 테스트 장면이 담겨 있었다.
"짝!짝!짝! 좋은데? 수고 많았군!"
"별 말씀을요!"
"통신기기 운용과 관련된 테스트도 잘 마치길 바라네...
그리고 사소한 것에 항상 주의하도록 해!
보면 별것도 아닌것에 발목 잡히는 경우가 많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공장으로 가시겠습니까?"
"그러지!"
한 동안 나도 너무 무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센터도 공장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가끔 들르긴 했었지만, 그만큼 관심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형님이 신경을 꽤나 썼구먼...혼자서...미련한 사람 같으니...'
서울로 올라오는 차안에서 다시금 생각 속에 빠져 들게 되었다.
'그럼...대략 그림이 그려지긴 하는데...'
"누구차야?"
"임실장님요!"
"뭐?"
"비서실 임실장님 차라구요"
"그래?"
"그럼요! 사장님이나 뭐 이사님들, 부장님 등등의 차는 제가 다 외우고 있거든요"
"음..."
"근데 왜 그러신데요?"
"왜긴 왜야? 어제 주차장에서 내 앞으로 쐥~하고 지나가길래, 어떤 놈 차인가 했지?"
"아...하하하...부장님이 놀라셨었군요?
사장님 차는 천천히 잘 모시던데, 본인차는 거칠게 모시는 거 같더라구요...하하"
"이거나 버려줘!"
대수롭지 않은 일인양 번호가 적힌 명함을 버리라고 하곤 던져주듯 하고 나왔었다.
이 팀장 역시 의심의 여지 없이, 명함을 받아서는 곧바로 휴지통으로 버려 버린다.
'문이사와 임실장이라?
이거야 원! 지 마누라 하고 만큼이나 안 어울리는 한 쌍일세...'
출발이 늦어서인지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간단하게 맥주나 한 잔 하고 잘까나?'
동네 슈퍼에서 맥주캔 두 개와 안주거리를 사가지고 막 문을 나서는데,
왠 녀석들이 쏜살같이 내 앞을 스치듯 지나간다.
"어~~어?...에이 이런...하여간..."
차로 움직일 땐 잘 몰랐는데, 슈퍼 쪽으로 돌아서 집으로 가려니까,
무너질거 같은 오래된 높은 축대만 늘어져 있고, 썰렁하기 그지없다.
항상 다니던 길만 다니다 보니, 집 앞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임에도,
한번도 다닌 적이 없었던 길이었다.
'이 쪽 길이 이렇구나? 완전히 다른 동네 같으네...'
이 쪽은 철거가 예정되어 있는 곳인지,
높은 축대 위쪽이나 축대가 끝난 지점부터도 오래된 집들이 있긴 한데,
불빛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어이구야...이거야 원 밤에는 여자들이나 얘들은 무서워 다니지도 못하겠구만...'
나는 지나온 슈퍼쪽을 한 번 돌아보곤,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내 앞이고 뒤고 간에 어설픈 가로등만 두 어개 보일 뿐,
한겨울 늦은 시간인지라 지나는 사람 커녕은, 개미새끼 한마리도 없다.
축대로 막혀있는 도로 라서인지 겨울 바람이 회오치 치듯 불어 오다 보니,
담배에 불을 붙일 수가 없다.
결국 멈춰서선 자켓을 열어 그 안으로 고개를 넣어 불을 붙이려는데,
희미하긴 하지만 누가 뭐라 뭐라 하는 소리가 들린다.
라이터를 켜다 말고는 고개를 빼서 다시 한번 둘러 보았다.
'뭐야? 사람이라곤 코 빼기도 않보이는데, 어디서 나는 소리야?'
다시 불을 붙이려고 고개를 숙이려는데, 아까보단 조금 크게 소리가 들린다.
난 버적거리는 소리를 내는 봉투를 바닥 한 켠에 내려 놓고는,
천천히 빈 집의 대문에 귀를 갖다 대어 보았다.
'아이 진짜! 요즘 내가 왜 이러냐? 이젠 환청까지 들리네...허...참나'
그리곤 봉투를 집어 들려고 허리를 숙이는 순간이었다.
"제발요...흐...흐'
바람소리와 섞여 정확지는 않지만 분명 여자 목소리였고, 울먹이며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순간 슈퍼 앞을 지나쳐 갔던 녀석들이 떠올랐다.
대문 손잡이를 잡고 살며시 당겨 보는데, 안에서 잠궜는지 열리지 않는다.
집을 둘러 보는데, 비스듬하게 이어진 언덕에 지어진 집이었다.
아무래도 수평에 맞춰야 했기에 모양은 다 똑같은데,
기울기 만큼의 높이가 차이가 나도록 지어져 있었다.
모두가 개량형 한옥식 단층집들이었고,
도로쪽에서는 대문이 아닌한 들어갈 방법이 없는 구조의 집이었다.
일단 지나쳐온 축대쪽으로 다시 내려와서 작은 목소리로 경찰에 신고 부터 하고는,
바로 옆집의 대문을 당겨보니 다행히 열려있다.
30년 전쯤 지어진 집들이라 분명 구조가 똑같을 것이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양 옆으로 방이 있고, 좀 더 들어가면,
중앙에 수돗가가 있으면서 하늘이 보이는,개량형 한옥의 형태 그대로였다.
어릴적 미아리에 살던 고모님 댁과 구조가 동일했다.
옆집과 옆집은 벽으로 막혀 들어갈 수 없는 구조이고,
들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붕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난 외투와 봉투를 중앙 수돗가에 내려놓고,
버려진 책상 하나를 가져다 놓고는 그 위를 밟고 올라섰다.
책상을 밟고서야 겨우 처마끝에 팔꿈치가 걸릴 정도로 생각보다는 지붕이 높이 설치되어 있었다.
제발 부서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곧바로 기와지붕으로 뛰어올랐다.
역시 운동 부족이다.
이 정도는 뱃힘을 이용해 가뿐히 올라갔어야 했지만, 운동을 안한지 너무 오래된 것이었다.
팔꿈치로 지탱한체 앞 뒤로 흔들다가 한 쪽 다리가 겨우 처마에 올려졌다.
"드드득"
다리에 힘을 주는 순간 처마끝에서 지붕을 받친 나무의 파열임에 순간 멈짓 했지만,
발끝의 힘을 빼고 지탱하듯 하고는 팔의 힘을 이용해 겨우 지붕위로 오를 수 있었다.
"후아...하...하...하..."
감깐 사이였음에도 이마엔 땀이 맺히고, 별것도 아닌것에 숨부터 차온다.
"에이 씨불...하아...하...운동을 좀 하던가...하아...하아..."
손까지 이용해 네발로 조심스럽게, 그러나 빠르게 지붕을 타고 옆집으로 이동했다.
옆집 앞마당 처마끝에 도착하니 대문 반대쪽 부엌 옆의 안방으로 보이는 곳에 불빛이 흐미하게 보인다.
난 몸을 반대로 해서 올라갈 때의 모습으로 해서는,
발소리가 안나게끔 발가락에 힘을 준 채 사뿐히 내려왔다.
마루쪽을 향해 귀를 기울이니, 이젠 소리가 제법 들리기 시작한다.
"음...음...제발요...그러지 마세요..."
"조용히 안해? 이 씨발년이 안 죽인다고 했잖아? 알았어?"
"흑...흑...이러지들 마세요..."
위협을 받고 있어서인지 여자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었다.
난 대문으로 다가가 문을 살며시 열고는, 사이렌 소리가 나나 귀를 기울였다.
'미친것들 신고 한지가 언젠데...에이...'
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루위로 오르자 마자 불이 켜있는 방의 문을 열어 제꼈다.
"아유...깜짝야? 이런 씨발...너...너 뭐야 새꺄?"
한 놈은 여자 머리를 자신의 다리위에 올려놓은 채로 칼을 들이민 채 앉아서는,
여자의 가슴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고,
다른 놈은 아랫도리를 다 드러낸채로, 여자의 남은 하의를 벗겨내고 있었다.
여자의 웃옷과 브래지어는 가슴위로 올려만 놓은채 였고,
하의는 치마는 올려져 있고, 레깅스와 팬티는 벗겨진 채였다.
지들만 있어야 하는 공간에 별안간 내가 나타나다 보니,
여자 보다 두 녀석이 더 놀라 버린 것이었다.
"뭐냐구 새캬? 너 이거 안보여?"
칼은 하나 밖에 없는지, 벗고 있던 녀석이 일어서며 칼을 건네 받고는 나를 겨누고 있다.
"얘들아~ 여기까지만 해라! 지금 경찰 오고 있거든?"
난 조용히 타이르듯 얘기했고,
두 놈 모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그래서? 그게 뭐 씨발놈아? 어? 다 죽이고 나도 죽을거야? 알았어?"
칼을 든 녀석이 어쩡쩡한 자세로 서서는 흰자위를 드러낸채,
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니까...어쨌든...여기까지 하자! 어?...지금이라도 니들 둘 다 빨리 튀어? 어?"
난 지금이라도 녀석들이 도망을 가면 그냥 놔둘 생각이었다.
그래야 일이 커져서 귀찮은 일도 없을테고, 여자만 구하면 된 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여자는 어느새 일어나 웃옷과 치마를 내리고는 벽에 기대 앉은체 떨고 있고,
한 녀석은 겁에 질려 그저 눈치만 보고 있었다.
칼을 든 녀석만이 여전히 나를 향한채로,위협하듯 허공에 칼질을 하고 있었다.
"이녀석들아? 나나 저 여자 죽이면 뭐할건데? 앞으로 니들 살아갈 날이 창창한데...안그래?
지금이라도 얼른 나가라! 난 그냥 이대로 있을 테니까? 어때?"
나는 이야기를 하며 방문쪽에서 좀 더 안쪽으로 옮겨 서 있었다.
"경찰 온다는거 뻥이지 이 씨발 꼰대야? 어? 이게 누굴 호구로 아나?"
난 녀석의 말에 오히려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어려서 쓰던 말인데, 저 녀석이 어떻게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쳐간 것이다.
"아 그 자식 참! 떼놈 빤쓰를 입었나? 사람 말을 못 믿냐? 그럼 그냥 찔러 보던가? "
"이런 씨발! 누가 찌르라면 못 찌를 줄 알아?"
가급적 자극하지 않게 하려 했지만, 녀석의 뒤집어진 눈을 보니 타일러서 될 일이 아님을 직감했다.
난 녀석의 실수를 유도하도록 그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본능적으로 나는 칼을 든 손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비록 내가 나이가 들긴 했어도, 프로가 아니라면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녀석의 자세와 손의 움직임을 보니, 초짜임에 틀림 없었다.
"와서 찔러 그럼! 어? 찌를 수 있다며? 와봐? 짜식 찌르지도 못할걸 까불긴?"
난 손바닥을 펴서 위로 하곤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녀석을 더욱 자극하고 있었다.
"에잇 이런 씨발놈이!"
초보들은 보통 무방비 상태의 상대를 공격할 때, 배를 찌르려고 달려 드는게 보통이다.
녀석 역시도 거리를 좁히나 싶더니,
왼팔을 뻗어 내 어깨를 잡으려는 듯 하며, 배를 향해 오른손을 뻗어내고 있었다.
난 녀석의 칼 쥔손에 힘이 실려 출발하는 것을 확인하자 마자,
녀석의 오른쪽으로 몸을 홱 틀어 허공에 있는 녀석의 칼든 손목 위쪽을 잡아채서는,
시계방향으로 비튼다음, 왼 손으로 칼을 거두어 내고는, 바로 손을 잡아 위로 꺾어버렸다.
순간적으로 녀석은 상체가 바닥을 향해 고꾸라 지듯 내려갔고,
난 왼발로 녀석의 오른쪽 정강이 뒤를 걷어차 무릎을 꿇게 하자 마자 밀어 엎드려 뜨렸다.
이 동작은 사실 포박을 하기 위해 하는 기본 동작에 불과한 것이었다.
녀석은 팔이 꺾인채 엎드려서는 꼼짝도 못하고 있었고,
다른 녀석은 눈이 휘둥레 져서는 도망도 가지 못한채,멍하니 바닥에 주저 앉아 있었다.
"친구 잘 사귀어 마! 인생 종치는 수가 있어! 알았어?"
난 앉아있는 녀석을 쳐다보며 타이르듯 큰 소리로 얘기했다.
"네...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녀석은 무릎을 꿇더니 머리를 바닥에 대고는 울먹이고 있었고,
나에게 잡힌 놈은 여전히 꿈틀대며, 나와 지 친구를 향해 욕을 쏟아내고 있었다.
"참는데도 한도가 있거든? 이 싸가지 없는 놈아! 한 마디만 더하면 정당방위로 처리해 주마!"
귓가에 대고 조용히 그러나 싸늘한 목소리로 얘기를 했더니,
무슨 뜻인지 알아 들은 건지, 단 한마디 말도 없이 거친 숨소리만 내고 있는 녀석이다.
난 넥타이를 풀어 손과 발을 함께 포박하고는,
여자에게 속옷을 건네 주었다.
"정말 고맙습니다...고마워요...흑...흑"
긴장이 풀리는지 무릎을 세워 잡고는 자신의 무릎에 기대 울기 시작한다.
시간으로 따지면 15분이 훨씬 지났을 것이었다.
그제서야 싸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경찰차 한 대와 기동대 차량 한 대가 함께 도착한 것이었다.
더구나 함께 와야할 앰블런스는 아예 오지도 않았다.
'한심하긴...'
조서때문에 함께 가자는 형사를 보자마자 입이 먼저 열려 버렸다.
"다 죽고 나서 오지 왜? 112에 신고한지가 언젠데? 어? 차 막힐 시간도 아니고 이런...씨..."
저 아래 지구대에서 뛰어 오기만 했어도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형사는 미안하다는 듯 머리를 조아리곤,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작은방 보드위에 붙여 놓았던 사진을 모조리 떼어냈다.
그리고는 쇼파에 앉은채로 고개를 여러 차례 흔들고 나서, 다시 호흡을 크게 하고는,
사진 한 장, 한 장을 천천히 살펴 보며.
사진을 분리해 내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골라낸 사진 서 너장을 유심히 살펴 보기 시작했다.
"휴~~우...역시...이런...나도 바보지..."
들고있던 사진을 던지듯 내려놓고는,
손바닥을 이용해 뻑뻑해진 눈을 여러 차례 비비고 나서,
쇼파에 깊숙히 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후~~~우~~~"
긴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그리고는 곧바로 문자를 쓰기 시작했다.
"내일 간만에 술 한 잔 합시다! 퍼즐 1단계 맞춘 기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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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류향입니다.
일이 하도 안 풀려서 요즘 고전중인데...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그나마 버티고 있네요.
경기가 좀 풀려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모두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내일 간만에 술 한 잔 합시다! 퍼즐 1단계 맞춘 기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