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 회: 정희의 조교 -->
진경도 그렇고 상희나, 지들 엄마도 밤에 뭐를 먹으면 얼굴부터 퉁퉁 부어서 엉망이 되는 체질이어서 절대로 입에 물조차 안 먹으려 했다.
그러기에 진경이 엄청나게 부러운 얼굴이 되어 자연을 돌아보았다.
“새 엄마, 치맥 시킬 거예요?”
“닭은 한 마리면 되지 않니? 당신도 먹을 거예요?”
“아니, 난 한 조각이면 돼. 그러니 맥주나 더시키던지.”
진경은 그런 소리를 하는 아빠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빠도 젊어서부터....아니, 엄마의 이야기로는 결혼했을 때도 밤에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 항상 그 몸무게를 유지했다고 하던데 고등학교 때는 아빠에게 진지하게 밤에 뭐를 먹어도 살 안찌는 그런 축복받은 유전자를 물려주지 그랬냐며 따졌다가 굴밤만 맞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 진태는 아마 여자는 아빠 같은 체질을 보기는 어려울 거라 그랬는데 여기 떡하니 세명이나 있으니 아빠에게 원망스러운 눈으로 보게 되는 것은 진경만의 심정은 아닐 것이다.
“정말 아빠, 전에 그런 말 하신 것, 거짓말이죠?”
“응? 뭐를?”
“나 전에 고등학교 때 아빠한테 왜 밤에 뭐 먹어도 살찌지 않는 유전자 안 물려 줬냐고 따졌던 거요.”
“응? 음.......아! 맞아 그때 그랬지!”
“뭐야! 잊어먹고 있잖아! 아빠 그때 여자는 이런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 없을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여기 세 명이나 있네, 뭐!”
“어쩔 수 없잖아? 니 엄마가 유전자가 더 쌨나 보지 뭐.”
“.......”
진태의 너무나 간단한 말에 진경은 뭔가 허탈한 표정으로 진태를 보더니 일어나 몽유병 걸린 사람처럼 이층으로 올라갔다.
“언니, 어디가? 맥주나 먹어 그럼.”
“맥주에 치킨 빠지면 무슨 맛으로 먹니? 축복받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너나 많이 먹어. 난 올라가 자련다. 보면 스트레스야. 아~! 이럴 땐 엄마가 정말 밉다.”
그런 진경의 뒷모습을 보던 영주가 진태를 돌아보았다.
“아빠 언니 충격 먹었나 봐.”
“놔 둬라. 저 녀석은 항상 저녁에 뭐를 먹으면 살찌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든? 나중에 저 녀석 내려오게 만드는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진태의 호언장담이 현실로 나타났다.
진태가 영인이에게 닭다리 하나와 배달된 생맥주 한 잔을 들고 가 봐라고 시키자 영인이 진태의 말에 올라갔다가 바로 진경이 영인의 뒤를 몽유병 환자처럼 졸졸 따라 내려왔다.
놀란 표정으로 진태를 보는 자연과 영주를 보며 진태가 어깨를 으쓱했다.
진경은 먹을 것에는 엄청 약한데 아마 진경의 식탐대로 먹었다면 아마 돼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하니까 진경이 유전자 타령을 하며 진태에게 졸랐던 것이다.
진경의 약점은 먹을 것 앞에서 도저히 거부를 못하는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진경의 다이어트는 항상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전에는 진태 한 명만 있었지만 이제는 자연, 가장 강력한 방해자인 영주, 영인이까지 있으니 진경이 살찌는 것은 당연했다.
진태는 아침이 되자 진경을 깨우러 올라갔다.
“진경아! 아침운동가자.”
진경의 얼굴을 의식적으로 안 보려던 진태는 진경을 흔들어 깨웠다.
진경이 눈을 떠 보니 진태가 고개를 돌리고 진경을 흔드는 모습을 보더니 진경이 벌떡 일어나 거울 앞으로 갔다.
그리고 경악하면서 진태를 보니 이미 없어져 있었다.
진경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식당으로 내려가니 진태가 자연과 함께 뒤로 돌아서 있으며 뭔가 하는 듯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진경 앞으로 만들어 놓은 케일주스를 마시며 진경이 아직도 돌아서 있는 자연에게 말했다.
“후우~! 됐어요, 새 엄마. 마음에 준비는 끝났어요.”
“으응, 이제 돌아 봐도.....푸훗!”
진경의 얼굴은 찐빵처럼 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전 자연이 웃지 않으려 했지만 그냥 터져버린 웃음을 어쩔 수 없었다.
“웃을 필요까진 없잖아! 새 엄마!”
진경의 울상어린 말에 자연은 결국 식당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그냥 웃고 말았다.
“내가 다시 밤에 치맥을 먹으면 새엄마 성(姓)인 최씨로 바꾼다.”
진경의 말에 진태가 진경의 머리에 굴밤을 먹였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두고 운동이나 하러 나가자. 당신도 갈 거지?”
“응, 잠깐 애들 먹을 주스는 갈아 놓고.”
“영인이나 영주는?”
“걔들은 아침운동하면 살 빠진다고 안 해. 특히 영주는 살이 자꾸 빠져서 걱정이레.”
“아악~! 기집애 부럽다!”
“아, 참! 당신이나 영주, 영인이. 특히 너! 진경이 너도 같이 가서 받아.”
“뭐를요?”
“종합검진. 요기 밑에 종합병원 있는데 거기서 내일 같이 가서 종합검진 받는다.”
“싫어! 거기 가면 남자들 앞에서 내 몸무게.....”
“쓸데없는 소리 말고 가서 받아. 작은 돈으로 큰 병 되는 것 막는 데는 종합검진 만한 것이 없어. 그리고 당신은 산부인과에서 거기...그거....불순 있잖아? 그거 어쩌나 집중적으로 받아 보고....당신이나 나나 아이들 봐서라도 오래 살아야 하는데 병 있으면 곤란하잖아?”
“알았어요. 어서 가요. 준비 다 됐어요.”
진태와 자연, 진경이 운동 다녀온 후에 진태는 출근을 했다.
이날은 전처인 정희에게 가지 않았다.
다음날엔 진태는 아이들과 같이 아침부터 병원에서 종합검진 사전 면담을 받았다.
피검사 하고 다음날 종합검진을 받기 위해 저녁엔 금식하라는 말만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진태는 출근했다.
정희의 집으로 간 진태를 본 정희는 진태의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이틀 전에 진태와의 섹스는 정희를 혼란에 빠트렸다.
진태와의 섹스는 극도의 오르가즘으로 몸이 괴로울 지경이었다.
너무 느껴 나중엔 배까지 아팠었는데도 말을 할 수 없으니 오로지 진태가 멈추기만 기도 할 뿐이었다.
그리고 바로 잠이 들어 오늘 새벽까지 죽은 듯이 잠들어 있었다.
정희는 그것을 남편인 진태의 복수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남편이 느꼈을 배신감과 남편이 말하는 그 죽일 놈에게 생으로 삽입까지 하게 했던 자신의 부도덕함에 대한 처벌이라고 여겼기에 정희는 남편을 원망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희는 남편이 자신이 하지말라는 행동만 했는데도 자신이 느끼던 흥분 때문에 혼란스러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는데 남편을 보니 놀랐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또 보는 남편을 보자 겁부터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남편이 그때 그 빨간 밧줄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남편이 밧줄을 들고 정희를 바라보자 정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한 듯이 남편이 정희를 밧줄로 묶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정희에게 내미는 약!
“여보, 그건.....”
“니가 차갑게 있으려면 언제든지 몸을 차갑게 하는 여자인 걸 잘 알아. 그따위 변명은 통하지 않으니 어서 먹어!”
정희는 원하지 않으면 음부에서 어떤 애액도 나오지 않았다.
전혀 흥분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정희의 마음속에 있는 터부는 뿌리가 깊었다.
그것은 진태가 정희에게 항상 저자세로 갈 수 밖에 없는 원인이 되었다.
더구나 정희의 차가운 시선은 진태를 위축되게 했다.
사실 정희는 남자가 좋아할 타입의 여자는 아니었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 자신이 가리는 터부도 심했다.
그것을 감추기 위해 문학을 좋아해서 항상 여유 돈만 있으면 책을 사 와서 침실에서 읽는 따위의 행동을 하면서 책을 읽을 동안엔 진태의 요구도 거부하기도 했었다.
진태는 그것을 엄청나게 싫어했지만 아내의 행동을 막을 수 없었다.
사실 그동안 진태와 딸을 둘을 낳은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다.
정희도 보험을 하면서 자신이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영업을 하는데 상당한 장애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동수의 집 안까지 찾아가 영업한 것도 그런 자신의 성격을 알게 되었기에 겨우 얻은 영업 건을 놓치기 싫어서 무리하게 영업을 한 결과인 것이다.
남편이 자신에게 맞추어 주어서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 남들과 부대끼며 살다보니 자신의 모난 성격의 결함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정희는 남편이 자신에게 맞추어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되어 살다보니 부업하나 얻는 것도 자신의 성격으로는 말도 붙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었다.
“먹지 않는다면 가겠어. 난, 차라리 정상적인 돈을 주고서라도 젊은 여자를 사면 샀지, 너처럼 목석같은 여자를 원하는 게 아니야.”
정희는 남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요즘 남편이 하는 말 중에 충격을 받지 않는 말은 없었다.
창녀라고 하지를 않나.....그러고 보니 금방 한, ‘정상적인’이라는 말도 그랬다.
정상적인.....그럼 난, 정상적이지 않은 가격이란 말인가?
정희는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을 창녀라는 전제하에 하는 말 아닌가?
“너 나이가 48살이야! 50살 다 돼서 어디 가서 그 가격에 몸을 팔수나 있겠어?”
“당신! 정말!.....”
정희는 남편을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되지도 않는 주제에 어디서 문학소녀 흉내를 내는지 남편으로서 아내의 몸을 원해도 그따위 팔리지도 않는 시집이나 끼고 읽고 있으면서 고고한 척은.....뜻이나 알고 읽었던 거야?”
“난, 취미도 못해?”
아직 정희는 자신의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그 취미가 아무도 사지 않는 문학이라는 것이 문제지. 너나 살까 금방 절판 되어 가판대에 없어져 버리는 안 팔리는 문학! 요즘 그걸 자기도취에 빠진 문학이라고 그러는 거야! 자기도취에 빠져서 남편에 대한 아내의 의무를 저버린 체 말이야!”
정희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집어 치워! 그따위 불쌍한 척 하면 내가 전처럼 안아주고 다독거려 줄지 알았어? 그러는 년이 그 새끼와 그 짓을 했어? 창녀처럼 남편에게는 생으로 못하고 하고 약까지 처먹고 몸부림치면서 딴 놈에게는 정액까지 싸게 만드는 창녀보다 더 더러운 년. 창녀는 그나마 돈이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순수해. 그러는 너는 그따위 문학이라는 것으로 남편을 거부하고 딴 놈의 자지를 그리워하면서 정욕에 몸부림치는 단순히 더러운 년이야!”
정희는 남편의 말에 아연한 것을 느끼고 멍하게 그대로 있었다.
정희가 진태의 말에 대꾸하지 못한 것은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남편에게 발각되어 간통고소를 당하기 전에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태가 갑자기 정희의 몸을 밀어 눕히더니 무언가 연고 같은 것을 정희의 음부에 발랐다.
그리고 몸을 때서 한쪽의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한 30분 넘게 그러는 대치는 계속 되었다.
대화도 없고 섹스도 없는 기묘한 대치가....
그동안 정희는 점점 더워지는 몸 때문에 당혹스러워 했다.
그리고 음부에서 전해오는 가려움과 열기에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팔 전체가 묶여서 움직이지 못하니 몸만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진태는 그러는 정희의 몸을 차가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정희는 마침내 다리를 꼬며 몸에서 피어나는 정욕의 움직임을 감추지 못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 몸의 열기는 어떻게 할 방법도 수단도 없었다.
단 하나의 방법은 진태의 물건으로 오로지 정희의 음부를 달래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만큼 정희는 딴 것은 생각나지 않았고 오로지 지금 있는 남편의 물건만 생각났다.
음부에서 올라오던 열기는 이내 가슴까지 점령해서 정희의 몸이 남자의 자지만을 원하고 있었다.
진태는 그런 정희의 움직임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여, 여보.....”
하지만 진태는 냉정한 눈으로 바라 볼 뿐이었다.
“여보......제발......”
진태의 시선은 그런 정희를 더러운 것이나 보는 것처럼 변해 있었다.
정희는 그런 남편의 표정에서 아까 이야기 한 것이 생각났다.
너는 그따위 문학이라는 것으로 남편을 거부하고 딴 놈의 자지를 그리워하면서 정욕에 몸부림치는 단순히 더러운 년이라는 말.......
그래! 나는 더러운 년이야. 그건 뭐라고 변명할 말도 할 수 없이 명백한 사실이고 난 더러운 년이야.
정희가 그것을 깨닫게 되자 정희의 평소의 도도함은 어디론가 가 버렸다.
그것은 자기가 남편을 배반하고 딴 남자의 몸을 그리워하며 장동수의 집을 찾았을 때 이미 남편에게 자신의 자존심을 내세울 권리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정희는 자괴감에 몸을 떨었다.
진태가 몸을 일으키자 정희는 아! 이제 날 안아주려나 보다.라고 기대를 했다.
평소의 정희와는 전혀 다른 행동이었고 생각이었다.
그만큼 남편이 바른 연고 같은 것의 효과가 뛰어났다.
장동수가 먹였던 최음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지속력도 길어서 도도했던 정희를 단숨에 정욕에 몸부림치게 만들 정도였다.
“여보.....어서......”
“정확히 뭐를 원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