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50)

기호는 아빠서재의자에 앉아 계속 생각만 했다. 이미 컴퓨터는 화면보호기가 작동중이었다.

야동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빠한테 그 누나를 왜 거기 보냈는지 물을 수는 없었다. 말해줄리도

없고 내가 룸에 간 게 들키니 더욱 물으면 안된다....그럼 잠복중인거 들키면 안된다는건데...

거기 지배인이 초짜라고 했단 말이야...이미정 형사는 그 무서운 지배인한테 꼼짝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럼 됐네. 내가 이미정 형사가 잠복근무 중인 비밀을 알고 있으니 내가

그걸 지배인에게 알린다고 협박하면 그 누나가 나한테 꼼짝 못하겠네....하하하

감을 잡은 기호는 너무 좋아서 책상을 쾅! 한번 내리쳤다.

벌써 정오가 넘어 있었다. 

기호는 본인의 핸드폰으로 이미정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가 가고

"여보세요?" 의아함이 가득한 첫 음성이 들렸다.

"이미정 형사님 맞으시죠?"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기호는 너무 좋아서 소리칠 뻔 했으나 침착하게 말했다.

목소리도 본인 목소리로 말했다.

"룸싸롱 '환희'에서 잠복하고 있는 이미정 형사, 나한테 들켰어!"

남자의 말에 난 깜짝놀라 아무말도 못했다.

"당신 들키면 곤란하지? 비밀 지키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대로 해."

난 어쩔 수가 없었다. 도대체 누군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미니스커트에 검정색 팬티스타킹 입고 XX고등학교 정문으로 1시까지 와!

안오면 당신 잠복근무한다는거 다 까발릴거야"

내가 대답이 없자. 그가 말했다.

"이미정 형사님 내말 듣고 있어요? 왜 대답이 없나?"

"위에는 어떻게 입을까요? 색깔은요?"

"하하 그건 형사님이 알아서 예쁘게 입으세요. 미니스커트에 검정팬티스타킹만

지키시면 됩니다. 어떻하실래요?"

"네 갈께요."

난 마담과 식사를 마치고 같이 토요일 TV프로를 보다 전화를 받은 거였다.

"무슨 전화야? 혹시 데이트? 옷 뭐입으라 하던것 같은데...호호호."

사정을 모르는 마담이 너스레를 떨었다. 시계를 보니 40분 정도 남아있었다.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빨리 가서 어떤 놈인지 봐야겠다.

"언니~! 맞아요, 데이트. 저 옷 좀 빌릴께요. 빌려주실거죠?"

"어머. 그래~! 그럴께 역시 이쁜 것들은 다 임자가 있다니까!"

마담은 쇼파에서 일어나 나를 자기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남자친구가 어떻게 입으래?" 마담이 옷장 문을 열고 물었다.

"저 미니스커트에 검정색 팬티스타킹 신으라고 했어요."

"어! 그래~! 취향 확실하고 좋아요." 마담은 신이 난듯 치마들을 침대로 내렸다.

"자~ 어떤게 좋을라나!"

난 곧 마담에 의해 옷이 입혀졌다. 

"햇살이 따가우니 이건 포인트" 하며 모자까지 언혀졌다.

"와~! 희수야! 이쁘다, 이렇게 나가면 너 길거리 캐스팅도 당하겠다"

마담이 또 비행기를 태웠다. 내가 보기에도 마음에 드는 차림이었다.

"언니 고마워요" 하고 나는 마담의 오피스텔을 나왔다.

마담은 데이트를 하더라도 출근시간을 꼭 지키라고 주의를 줬다.

난 차를 운전해 XX고등학교로 향했다. 도대체 누굴까? 고민하며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한 7분 정도 남아 있었다. 차를 학교앞에 세우고는

내려서 편의점에 가서 물 500ml를 샀다. 목이 타서 반쯤 마시고는 차 근처에서

시계를 보며 서성이고 있었다. 지나가는 남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래 봐라. 니들 보기에도 이쁘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편, 기호는 집에서 옷을 벗고 자지와 항문을 비누칠해서 깨끗이 씻었다.

어제 그 누나가 자지 빤 느낌을 간직하려고 씻지 않고 잔 기호였다.

라운드 티에 면바지를 입고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너무 기분이 설레였다.

그 누나가 어찌 나올까? 예쁘겠지? 만나서 어떻게 할까? 이런게 연애하는 기분일까?

여러 생각을 하며 뛰듯이 걸어 학교에 갔다. 곧 학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라 서게

되었다. 정문 쪽을 보니 웬 미녀가 차 옆에 서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너무 예뻐서 기호는 이게 꿈인가 싶었다. 왜이리 신호는 안 바뀌는지.

신호가 바뀌자 기호는 반은 뛰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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