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간다고? 벌써 가냐?" "짜식아~! 벌써라니, 10시가 넘었다. 너도 들어가~! 담에 보자"
같이있던 친구가 도로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멀어져갔다. 혼자 남은 철승은
"그래, 씨발놈들아~! 다 가라. 좆같네...!" 하며 정장 상의를 벗어들고 거리를 걸었다.
"아이~ 개새끼들 결혼했다고 놀아주지도 않네..."
오늘은 황금같은 주말, 토요일이다. 근데 좆같은 날이기도 했다. 고향친구가 결혼했다.
쉬는날 늦잠도 못자고 일찍 일어나 천안에 내려가야했다. 고향가는 버스 안에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고향에 가면 또 친구들 만나면 반갑지만 시달려야했다.
"너는 결혼 안하냐?" "애인 없니?" 등등 안봐도 비디오인데 예상대로 친구들이 물어댔다.
이럴 것 같아서 가급적 친척 결혼식도 근무핑계대고 안가던 철승이었다. 근데 오늘은
빠질수가 없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오래된 친구라 꼭 참석해야했다.
결혼식장에서 최대한 꾸민 신부와 나란히 선 친구를 보는데 왜이리 열이 받는지...
친구가 웨딩카를 타고 떠나는 걸 보고서야 예식장을 나올 수 있었다.
"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한잔 해야지?" 친구들을 둘러보고 물었더니 결혼한 친구들 옆에선
여자들, 아니 아내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뭐래니? 우린 집에 갈거거든~!'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역시나 병신같은 놈들은 "~~~어! 미안 집안일이 있어서 들어가봐야 된다. 잘가라~!"
"철승아~! 반가웠다. 나도 직장상사 딸내미 돌잔치가 있어서 거기도 가야돼." 하며 두 친구가
아내들에 끌려 떠나갔다. '니네 진짜 그런일이 있니? 핑계가 좋다 새끼들아'
이런 생각을 하고 서있는데 다 사라지고 남은 사람은 철승처럼 서울에 올라와 일하는 친구뿐이었다.
"에이 병신들 잡혀사는 꼴이라니~!" 친구가 철승의 마음에 드는 말을 했다.
"철승아, 서울가서 우리 둘이 한잔 하자." 그가 같이가자며 철승을 끌었다.
원래 둘다 차가 있었지만 친구결혼식장이니 술 한잔이 예상되어 차를 두고 버스타고 간것이다.
근데 결혼해서 아내들과 같이 온 녀석들은 술도 안하고 부페음식만 먹고 떠났다.
마치 술마시는 것 감시라도 하듯 옆에 앉아 남편들을 보는 년들이 진짜 짜증났다.
'너네 축의금은 얼마내고 그렇게 쳐먹냐?' 이런 생각을 하며 그 년들을 쳐다보았다.
'못생긴 년들이 집에나 있지. 넌 또 왜이리 살이 쪘니? 친구야! 넌 저런 년이랑 섹스를 하니?'
전혀 여자로써 매력이 없는 것들이 결혼한 친구들의 아내였다. 그런 년들 눈치보느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랑 술한잔도 못하고 끌려간 친구들이 불쌍했다.
차라리 솔로인 내가 행복한 것일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버스 창밖을 보다보니 금방
터미널에 도착했다.
"철승아~! 아까 거기선 배도 부르고 마땅히 갈때도 없어서 오자고 한거야"
"그래 잘했어. 나도 집 가까운 서울이 낫지. 어디 갈래?"
"가까운데 가지 뭐, 강남역 좋지? 택시~!" 친구가 택시를 잡았다.
철승과 친구는 강남역에 내렸다. 아직도 시간이 6시가 안되었다.
"벌써 술먹긴 그렇고 카페나 가자." 둘은 대로에서 한블록 안쪽으로 들어갔다. 차소리가 안나는
조용한 카페를 찾았다. 철승은 습관적으로 카운터에서 가장 먼 곳에 자리잡고 앉았다.
둘은 아메리카노 두 잔을 받아 대화를 시작했다.
"난 너도 갈 줄 알았는데...의외다." "흐흐흐. 나도 오래 못놀지."
"그렇지, 너도 유부남인데 별 수 있겠냐?" "그래도 내 와이프는 이렇게 여유를 주잖니."
"그래, 고맙다고 전해라." "근데 넌 결혼 안하냐?"
"아이~ 씨발~! 그 결혼 얘기, 그만 좀 할래? 나 아까도 무지 시달렸거든.
병신들 꽉 잡혀서 친구들이랑 놀지도 못하면서 뭐 좋다고 결혼하라 지랄인지. 모르겠다."
"하하하, 그래 맞다. 니말이 맞네...너 혼자 행복한 것 같아서 샘나서 그러지. 하하하!"
"친구도 같이 불행해지라고 아주 지랄들해요~!" 이후 커피를 몇모금 삼키곤 잠시 말이 없었다.
"철승아~! 진짜 여자 생각이 없는건 아닐거 아냐?"
"하하하~! 내가 고자도 아니고 여자 생각이 왜 없겠니. 나도 여자 좋아해."
"근데 왜 안사겨" "야이 새끼야. 나도 사귀고 싶지, 여자들이 퇴짜 놓는데 어쩌라고?"
"쓰~으읍~! 이상하네. 너 정도면 키도 크고 직업도 좋고 그런데 왜 그럴까?"
"직업이 뭐가 좋냐? 내가 사짜 전문직도 아니고..."
"왜~ 사짜 맞지? 순사~! 순사잖아 크크큭." "아이~! 새끼가 순사? 지금이 일제시대냐?"
"아니 요즘 인기인 공무원인데 왜그런데?"
"그러게 여자들은 경찰공무원 아닌 그냥 공무원만 좋아하나보지 뭐~"
"넌 결혼생활 재밌냐?" "뭐~ 처음에만 좋았지...흐흐흐 신혼일때. 지금은 그저그래."
철승은 쓴 웃음을 짓고 친구를 쳐다보았다. 커피 몇모금 삼키고 잔을 내려 놓았다.
"넌 그럼 섹스하고 싶으면 어떻하냐?" "아~이! 새끼가 별걸 다 물어보네..."
"아니 궁금하잖아. 설마 딸치냐?" "하하하. 그럴 때도 있고 좋은데도 가끔 가지..."
"뭐? 좋은데라면 업소?" "그렇지 뭐, 어쩌겠냐~!"
"야~! 넌 경찰인데 그런데 다녀도 돼?" "야~ 임마~! 경찰은 남자 아니냐, 그리고
얼굴에 경찰이라고 써진 것도 아닌데 뭐 어때. 안 걸리면 되는 거지."
"아~ 그렇구나...난 또 못다닌다고...안 걸리게 조심해라"
"당연히 조심해야지.. 새꺄 내가 얼마나 철저한데 그런데 갈때는 흐흐흐"
"근데 철승아 너 소개팅 받을래? 내가 와이프 친구중에 괜찮은 애로 소개시켜줄께"
친구는 이렇게 말하곤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찾아 철승앞에 내밀었다.
"거기, 왼쪽에 앉아있는 여자 봐봐 괜찮지 않니?" 철승은 친구의 폰을 들어 사진을 봤다.
"칫~! 안해~" "왜~애~? 이 정도면 예쁘지 않냐?" 철승이 내민 폰을 친구가 받아가며 말했다.
"얘 실제로 보면 더 괜찮아~" "됐네요~! 난 당분간 혼자 지내야 될 것 같애."
"뭔소리야~?" 친구가 폰을 양복상의 주머니에 넣으며 물었다.
"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어, 그 여자에 비하면 걔는 오크야."
"짜식이~! 오바하네..그런 여자가 어딨냐?"
"아~이~! 불쌍한 새끼. 넌 진짜 예쁜 여자를 못봐서 그래, 이 형님이 은혜를 베풀겠다."
철승은 자기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곤 사진을 찾아 폰을 친구에게 건냈다.
"우~와~! 이 여자야? 누구냐? 연예인인가? 아닌데... TV에선 못 봤는데..."
"그치 아까 걔랑은 게임이 안되지...흐흐흐." "근데 복장이 웨딩드레스인데 뭐냐?"
"그러게...졸라 아깝다. 결혼했어!" "아~! 그렇구나...근데 넌 아직도 좋아하는구나?"
"짜식이 친구라고 내 마음을 아네." 한동안 말이 없다가 철승이 말했다.
"결혼해서 잊으려고 노력중이야. 아예 전근 신청할까봐~!"
"전근은 또 뭔 소리야?" "그 여자 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였어, 우리 경찰서 같은 부서
형사랑 결혼했거든. 그때 결혼식에 가서 찍은 사진이야. 안봐야 잊혀질텐데 동료 와이프니
가끔 보게되잖아. 그래서 아예 볼일 없게 딴 경찰서로 갈까 고민중이야."
"우~와~! 이렇게 예쁜 여자가 경찰이란 말이야. 놀라운데..."
"됐다. 나가자, 이제 7시도 넘었으니 술마시자." 철승이 친구를 데리고 카페를 나섰다.
둘은 잠시 어디갈지 고민하며 걷다가 해물탕집으로 들어갔다. 룸이 있는 곳이라 대화하기
편했다. 기본반찬들이 테이블에 깔렸다. "일단 소주 두 병 주세요." 곧 직원이 술을 주고
나갔다. 친구가 술을 따서 잔에 따라주며
"철승아~! 그 여자한테 대시는 해봤니?" "아~이~짜식이 또 그 얘기네..."
"궁금하잖아. 그렇게 예쁜데 어떻게 했어?" "대시했었지...근데 퇴짜 맞았어."
"한번 퇴짜 맞았다고 포기했어?" "하하하~! 아니 두번째 도전도 했지. 근데 안되더라고."
친구와 말없이 잔을 부딪치고 소주를 원샷했다.
"야~! 철승아~! 진짜 안타깝다. 어쩌겠니. 잊어야지." "그러게 잊어야지...흐흐흐"
이후 둘은 더이상 이미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냥 가벼운 옛날얘기들
TV드라마 얘기, 사건사고 얘기로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술이 알딸딸해졌다.
"야~! 2차 가자!" 친구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철승 형사는 오래간만에 취했다.
괜히 실수할까봐 한동안 술을 마시지 않은 이형사였다. 이미정 형사가 결혼하고 경찰서를
옮기면서 떠나갔다. 그러나 전에 같은 부서에 일하면서 연락처를 알았기에 취하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그러면 이미정씨는 전화를 받아 타이르면서 끊도록 했었다. 몇차례 전화가
더오자 그녀는 아예 폰번호를 바꾸었는지 차단을 했는지 받지 않았다. 이철승은 술이 깨고
정신이 돌아온 후에 연락한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오싹해짐을 느꼈다. 이미정의 남편 유홍선은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중이다. 그가 자기 아내에게 연락한 사실을 알면 어떻게 나올까?
이후 철승은 이미정에게 취해서 연락하지 않았다. 폰번호도 지워버렸다. 그렇게 잊으려 노력중
인데 오늘 친구와 이야기하며 다시 이미정 생각이 났다. 2차로 호프집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마셨다. 간만에 잔뜩 취하고 싶은데 친구가 떠난 것이다. '오늘 진창 마시고 취하고 싶었는데...'
철승은 한동안 강남역 주변을 걸었다. 그러다 마음이 동해 룸싸롱을 찾았다.
성욕이 몰려왔다. 친구새끼가 얘기를 하게 만든 이미정 생각을 하니 그녀를 안고 싶었다.
근데 그럴수는 없고...어쩐다...발정난 수캐가 되어 여자 나오는 술집을 찾았다.
저기 마땅한 곳을 찾았다. 간판이 마음에 든다 "어~ 저깄네 '환희'라니 이름도 좋다~!"
"(딸랑~딸랑~!) 예~! 어서오십쇼~!" 지배인이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철승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 카운터와 가게를 훑어보았다. 약간 붉어진 얼굴에 짧은 편인 머리,
반쯤 풀어버린 넥타이에다 정장차림. 지배인도 이철승 형사를 위아래로 살폈다.
"예, 손님~! 혼자 오셨어요?" ".....예..에 혼잡니다. 괜찮죠?"
"아~! 물론입니다. 손님. 이쪽으로 모실께요." 지배인이 카운터에서 나와 가장 작은 방으로
철승을 안내했다. "잠시 앉아계시면 마담 들여보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지배인은 나오며 생각했다. '뭐 혼자오는 손님도 가끔 있는데, 저사람은 분위기가 쎄~하다'
지배인은 직감적으로 철승이 일반인이 아니라고 느꼈다. 하도 단속에 당하고 조심하다보니
생긴 촉이었다. '조심해야겠어, 저방 손님은 2차 못나간다~'이렇게 다짐하며 아가씨들 대기실
문을 열었다. 마담이 아가씨들과 있다가 지배인과 눈이 마주치자 바로 일어나 나왔다
"왜~? 손님왔어?" "어~! 왔는데 혼자야. 근데 분위기가 안좋은 놈이야!"
"왜, 어떤데...경찰같애?" "응~! 조심해야겠어. 2차는 안된다고 그래 무조건 안된다고 해!"
"알았어, 내가 들어가볼께!" 마담이 철승이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어머 멋쟁이가 오셨네...호호호" 마담은 인사하며 철승과 맞은편 쇼파에 앉았다.
과연 살펴보니 눈빛이 매섭고 몸에 군살이 없는게 지배인 말대로 경찰이나 운동께나 한 사람같았다.
"오늘도 출근하셨나요? 정장차림이세요~?" "....아! 이거요? 결혼식 갔다오느라..."
"~아~! 그러시구나~! 토요일 밤에 정장입으셔서.... 호호호. 잘어울려요."
"그래요? 평소엔 입을 일이 없어서 이거 산지 5년도 넘었는데..."
"그러시구나. 아가씨,어떤 스타일로 넣어드릴까요? 초이스 하실래요? 아님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알아서?"
"저는 키크고 다리가 예쁜 아가씨면 됩니다." "아~!알겠습니다. 참, 한명이면 되죠?"
"하하하~!그럼 저 혼잔데, 하나면 되죠~!" "아니요, 혼자오셔도 둘, 셋 원하는 분도 계셔서 물어봤어요."
"전 한명이면 충분합니다." "네~!알겠습니다. 술은 뭘로?" "잭다니엘~!"
"알겠습니다.잠시만 기다리세요. 아가씨 넣을께요." 마담이 일어서서 룸을 나왔다.
지배인이 앉아있는 카운터로 가서 주문한 술을 말했다.
"마담이 보기엔 어떤것 같애?" "평소엔 정장 안입는다니까 진짜 경찰이나 군인같애. 몸 좋던데..."
"그치~! 아무래도 2차는 안내보내는게 좋겠어." "근데 주말에도 단속 나오나? 안 나오지 않아?"
"그건 그런데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
"아냐~! 그냥 여자끼고 술 마시러 온걸수도 있잖아.2차 못나간단 얘기는 안했어."
"뭐, 그럴수도 있겠지...2차야 지가 나와서 얘기하는거니까. 그때 생각하자고..."
"알았어, 난 아가씨 준비시킬께." 마담이 카운터에서 대기실로 향했다.
지배인은 매상장부에 잭다니엘을 적고 '에이~설마 단속이겠어~!'하곤 볼펜을 돌렸다.
마담은 대기실로 들어가 공용옷장을 열었다. '키크고 다리예쁜 애라고 했지~'를 되뇌며 옷을 골랐다.
대기실에는 초이스에서 물먹은 아가씨 둘이랑 내가 있었다. "그래 이거 좋네~!" 마담이 옷을 들고 돌아섰다.
"희수~! 이걸로 갈아입어~!" 셋이서 마담을 쳐다보다 나만 일어나서 옷을 받아 들었다.
"희수만 들어갈거니까 니들은 쉬어~!" 마담의 말에 아가씨 둘이 다시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난 오늘 첫 손님 룸에 들어갔다가 나온지 한시간 정도만에 또 나가게 됐다. 언밸런스 컷의 원피스였다.
"이~야! 역시 희수는 뭘입혀도 이쁘다니까~! 그치 얘들아~!" 마담이 다른 아가씨들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