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
말로는 벌써 쓰리섬을 넘어 갱뱅까지 섭렵한 아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떨 땐 나보다 더 대범하고 화끈했는데, 왜 진전이 없을까.. 주말을 맞아 예전에 찍었던 야노 사진을 키디사이트에 올리자 반응은 후끈거릴 정도로 폭발적이었고 댓글들과 이젠 익숙해질 정도로 많은 쪽지들이 날아왔는데.. 정작 아내는 딱 거기까지라는 듯 선을 긋고 오히려 애가 타는 내 모습을 즐기는 듯 느껴질 정도였다.
지금처럼만 반응을 해 준다면 분명 언젠가는 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게 분명했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게 끝이 없다더니 일정한 한계를 정해 놓고 그 범위 안에서 너무나 잘 호응해 주는 아내의 모습에 조바심만 더 애태우게 된다. 특히 박충식이라는 남자에게 보기 좋게 카운터를 날리던 아내의 모습은, 전혀 상상 못 했던 음식점에서의 야노는 그런 내 성욕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고 점점 더 이전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아내의 모습 속에서도 색스러운 망상을 더해 몇 번이고 탐하게 되는데.. 이래서 사람의 상상력이 무섭다고 하는가 보다.
“그러고 나가게?”
“응? 왜? 이상해?”
“아니.. 이상한 건 아닌데..”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아니.. 이전에도 즐겨 입는 몸에 딱 달라붙는 타이즈는 팬티라인이 훤히 보이긴 했지만 예전이라면 항상 상의로 커다란 티셔츠나 남방을 겹쳐 입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아내의 몸매가 좋은 만큼 남들에게 혐오감만 안 준다면야..라는 생각에 굳이 트집을 잡은 적 없었는데.. 볼록이 솟은 엉덩이에 선명히 드러나는 팬티의 라인이 오늘따라 유난히 더 도드라진다는 생각을 하며 다른 남자가 아내의 저 엉덩이를 보고 무슨 느낌이 들까..라는 생각을 하며 아내의 엉덩살과 함께 아주 살짝 파고든 도끼자국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아내에게 딱 걸리게 된다.
“뭘 그렇게 음흉한 시선으로 쳐다봐!?”
“으.응? 내가 언제..”
“설마.. 또 이상한 헛짓거리 하려고..”
“아니야! 사람을 뭐로 보고..”
“뭐로 보긴.. 무책임한 왕변태 아저씨로 보지!”
“..참나~. 그나저나 아무리 동네 마트에 간다고 해도 좀 그렇지 않나?”
“..뭐가?”
“아니.. 팬티자국도 다 보이고.. 도끼자국도..”
“헐! 평소엔 아무 말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왜이러신데..”
“그게 아니고.. 노출증 환자도 아니고.. 꼭 남들한테 도끼자국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 난 변녀 같잖아.”
“그건 댁이구요! 진짜 요즘 점점 이상해지는 거 아세요!?”
“내가 뭐...”
“시끄럽고요!! 딸딸이나 끌고 나오세요!”
“딸딸이? 아~.. 카트..”
아내의 말대로 대형마트에서 아내의 복장을 신경 쓰는 건 정말 나 혼자인 듯 느껴졌다. 간간히 아내의 각선미에 감탄하듯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을 느끼긴 했지만.. 그건 잘 보이지도 않는 팬티라인이나 도끼자국에서 드러나는 시선이 아닌 수영으로 다져져 잘 빠진 아내의 각선미에 감탄을 하는 듯 보였고 괜히 망상을 더하는 내가 민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지금 아내가 타이즈 위에 입은 커다란 체크무늬 남방만으로도 아내의 허벅지 바로 위까지 가려졌기에 팬티라인이나 도끼자국 같은 건 남들에게 보이지도 않을 텐데 나 혼자 에로틱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느껴지는 갈증에 목까지 시원하게 적셔 줄 맥주가 생각났고 아내에게 돌아가는 길목의 동네 호프집에서 맥주나 마시자고 말을 했고 아내도 흔쾌히 동의를 하며 입맛까지 다셨다. 술이 쎄지도 않고 즐기지도 않으면서 그 짜릿함만은 좋다는 아내의 주당 같은 말에 웃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보던 장을 서둘러 마무리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진짜로 갈 거야?”
“어딜?”
“월요일에 성주학생 만나러 간다며.”
“아~~. 왜? 그렇게 싫어?”
“꼭 그런 건 아닌데..”
“아니긴.. 오빠 얼굴에 다 티 난다.”
“그게 아니고.. 아직 자라기도 바쁜 새싹한테 혹시라도 당신이라는 여자가 얼마나 가증스러운지 알게 되면 상처라도 받을까봐 그러지..”
“뭐? 가증!?”
“그렇잖아. 나한테도 순진한 척은 다 하더만.. 이젠 아예 대놓고 자지고 보지고.. 욕하는 거야 그 학생도 바로 앞에서 봤으니까 그렇다 치고.. 좋다고 가슴 드러내놓고 찍은 사진을 막 다른 놈한테 보내는 여자라는 거 알면.. 그 순진하고 여린 친구가 얼마나 상처 받겠냐?”
“점점..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가만.. 혹시 그 학생이....”
“그 학생이 뭐?”
“자기 보지 맛에 확 간 거 아닐까?”
“무..뭐?”
“그때.. 짱구란 새끼가 그 학생한테 자기 보지 빨라고 시켰었잖아.”
“미..미쳤어.. 동네에서 별 얘길 다 하냐..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여기 울 동네거든!”
“그게 문제냐.. 물론 그 놈도 야동이란 걸 봤고 딸딸이도 정상적인 놈이라면 칠 게 뻔한데.. 실물을 봤으니 얼마나 설레고 흥분했겠어.”
“하~ 오빠야.. 이 세상 모든 남자를 오빠화 시키지 마. 다 오빠처럼 변태인 줄 알아?”
“이 사람이.. 이 세상에 야동을 단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라는 말 몰라?”
“참나..”
“그 친구도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닌데.. 나도 그때가 가장 혈기왕성했었고 어떻게든 여자 가슴 한 번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헐.. 그게 지금 마누라 앞에 두고 할 소리냐? 그리고 성주학생이 아무리 남자라고 해도...”
“그러니까! 성주학생이 자길 상상하면서 얼마나 딸을 잡았겠냐고.”
“오빠야 하고는 더 이상 말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
“아닐 거 같지!? 이 사람아 그 나이 땐 아침마다 혼자 발기하는 자지 때문에 동해물과를 수십 번 속으로 외우는 게 일상이야. 그런데 아무리 강압적이었다고 해도 그것도 그냥 본 것만이 아닌, 직접 빨아 봤..”
“진짜 그러고 싶냐? 대놓고 다른 놈이 내 마누라 보지 빨았다고 광고를 하고 다니지 그러냐?”
“그럴까?”
“이 인간이 증말..”
“크큭큭.. 솔직히 닳는 것도 아니잖아.”
“말하는 뽐새 좀 보소.. 오빠야.. 그러다가 진짜 병원에 가보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겠다. 변태인줄은 진즉 알았는데.. 이건 변태를 넘어서.. 그 모냐.. 섹스중독? 혹시 그런 거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된다.”
“나중에는 지도 좋다고 흔들 거면서..”
“흔들긴 뭘 흔들어.. 진짜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참나.. 나 같으면 다른 여자가 오빠 자지 빨았다는 걸 알면 가위로 당장 잘라버린다고 난리부터 쳤을 텐데..”
“그건 걱정을 마라. 이상하게 다른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고.. 누구 말대로 내 마누라가 너무 예뻐서 그런지 다른 여자는 딸 감도 못 되더라고.”
“참나... 말은 또 잘해요.”
“크큭큭~. 그리고 솔직히..”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옛날에 2년이나 사귄 남자친구 있었다며.. 그 친구랑 다 해봤을 거 아니야.”
“와... 이제 과거까지 들추는 거?”
“누가 뭐라고 했냐? 발끈하긴.. 물론 질투야 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과거가지고 죽이네 살리네 하는 것도 아니잖아. 오히려 옛남친이랑 어디까지 갔나..라는 상상을 하면 흥분되는데 뭐.”
“쯧쯧.. 진짜 중증이다. 오빠 나랑 같이 병원에 한 번 가볼래?”
“병원은.. 말 나온 김에 좀 물어보자. 그 친구 이름이 뭐라고 했지? 너보다 한 살 많다고 했나?”
“이름은 생각도 안나내요. 나이는 뭐.. 한 살 많았고.”
“안 나긴.. 박민호? 박호민? 김호민이었나?? 이거 비슷한 이름이었는데....”
“그게 왜 갑자기 궁금한데? 딱 거기까지만 해라! 화내기 전에.”
“아니.. 우리 상황극도 했잖아. 현실성 없는 영화배우보다는 차라리 그 남자가 훨씬 더 몰입감 쩔지 않을까?”
“몰입감은 무슨.. 분명히 말했지.. 그 인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아.. 맞다.. 그 사람이 너랑 사귀면서도 몇 번이나 바람을 피웠다고 했었지....”
“....”
“그럼 바보처럼 그 남자만 바라보다 채인 거야?”
“채이긴 누가 채여! 내가 찼다니까!”
“...”
“진짜야!”
“아니.. 바람을 피워도 몇 번이나 용서 했다며. 차려면 첫 바람 때 찼어야지.. 몇 번이나 바람피우는 걸 지켜만 봤다는 게 이해가 안 가잖아.”
“자꾸.. 이렇게 내 화를 돋우다 이거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조용히 하지!”
“사실이 궁금해서 그런 거지 뭘 화까지 돋우냐.. 무서워서 말도 못 하겠네..”
“후회할 텐데..”
“후회는 무슨..”
“좋아.. 다 얘기 해 줄 테니까.. 난중에 속았다느니 이 결혼 무효라느니.. 라는 헛소리하기 없기다.”
“하~ 이것보세요 짱구놈 한테 당하는 것도 참고 봤던 나네요.”
“후~~. 내가 바보처럼 당하고만 살았겠어?”
“그럼?”
“선배로서 하는 말이니까 잘 들어. 오빠!”
“선배라니?”
“쓰리섬 별 거 없더라. 오빠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럽고 추잡해..”
“.....뭐?”
“후루룩~ 캬~.”
갑작스러운 아내의 말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 하는데.. 아내는 거 보라는 식으로 콧방귀를 끼더니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당연히 오기에서 시작 된 아내의 뻥이라는 생각이 금세 들었지만.. 요즘 아내의 변한, 아니 숨겼을지 모를 색다른 모습에 연신 놀라기 바빴던 나였기에 혹여나.. 혹시나 라는 생각을 하며 동시에 표정 관리를 위해 힘쓰며 입을 열었다.
“퍽이나.. 아줌마 요즘 야동 좀 보셨쪄요?”
“야동이야 다 연출 된 거고.. 아! 그때 봤던 초대남이란 리얼한 야동.. 그건 좀 현실감 있더라. 그러고 보니 그땐 초대남이나 쓰리섬 같은 단어도 모르고 했었네..”
“누구랑?”
“꼭 듣고 싶어?”
“뭐 어때? 다 지난 일인데.”
“옛남친.. 그러니까 나랑 사귀던 그 남자친구가 진짜 바람둥이었다고 했잖아. 만날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 하면서 대놓고 같은 클럽에 다니는 다른 수영강사까지 손을 댔더라고. 그것도 나보다 한참 모자란.. 많이 뚱뚱해져서 강사도 못 할 정도로 살이 찐 여자였는데.. 그런 거 다 떠나서 아무리 그래도 내 동료잖아. 어떻게 애인이 시퍼렇게 눈뜨고 다니는 회사 동료한테 손을 대냐고.. 그래서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 술 먹고 홧김에 너도 내 친구랑 놀았지! 그럼 나도 니 친구랑.. 이왕이면 친구들이랑 놀 거다! 라고 막 놀았지.”
“그래서??”
“술 먹고 흐트러진 모습 좀 보여줬더니 그 인간 친구들이 이게 웬 떡이냐! 라고 하면서 좋다고 달려들더라고.”
“하~.. 그 새끼들 뭐냐.. 우정이고 뭐고 안 봐도 비디오네..”
“내 말이...”
“그럼.. 그 친구란 놈들한테 당한 거야?”
“당하긴.. 내가 먹은 거지!”
“.....”
“왜? 막상 들으니까 후회돼? 거봐. 내가 후회 할 테니까 듣지 말라고 했지!”
“후회는 무슨! 더 자세히 좀 말 해봐.. 두 남자가 어떻게 했는데.. 야동처럼 막 번갈아가면서 했어? 아니면.. 앞뒤로??”
“......”
“왜? 그럼 설마.. 샌드위치로?? 넌 어땠어? 막 좋았어?”
“참나....”
“크크크~ 뻥을 치실라면 좀 제대로 치세요. 초대남이 뭔지도 몰랐으면서.. 저번에 야동 보면서 남자 둘이 뭐하는 짓이냐고 놀란 거 기억 안나? 어디서 남편을 속여 먹을라고!!”
“진짜거든!!”
“네.눼이~ 그렇다고 치자고.. 그래서? 정말 좋았어? 두 남자가 번갈아가면서 박아주니까.. 막 느끼고 그랬어?”
“아니.. 별 거 없더라.”
“하하하하..그랬겠지.”
“전 남친이 워낙 테크닉이 좋았어야지..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그 인간보다 큰 물건을 한 번도 못 봤거든. 걔네들은 그 인간에 비하면 애들 고추더라고..”
“애기..고추...”
“하긴.. 그 죽일 놈의 인간이 아무리 속을 썩였어도 그거 하나는 끝내줬는데..”
아내가 말을 하며 턱을 괴고는 정말 전남친의 자지를 회상이라도 하듯 지그시 눈을 감고는 옅은 미소까지 짓기 시작했다. 날 골려주기 위한 작전이라면 제대로 먹혔다. 오기로 말 한 현실성 없는 쓰리섬이 내게 웃음을 자아냈다면 전 남친의 자지 얘기를 꺼내 든 아내의 행동엔 보기 좋게 카운터로 날 한 방 먹인 꼴이었다.
“왜? 질투나?”
“아니~~. 질투는.. 그런데 그 친구가 그렇게 대단했어?”
“대단했지.. 오빠도 평균이상은 되지만.. 그 인간 자지는.. 솔직히 흉기에 가까웠다고 할까.. 그 인간이 처음이 아니었는데도 진짜 그게 처음에 들어왔을 땐.. 경험도 별로 없던 때라 진짜 눈물이 찔끔 나더라.”
“눈물이 나?”
“응. 길이도 길어서 뿌리까지 쑤셔 넣을 땐 뭔가 배를 막 쑤시는 기분이라서 처음엔 별로 안 좋았어.”
“.....”
“유난히 뒤로 하는 걸 좋아해서 내가 짐승 같아서 싫다고 해도 자꾸 끝에는 뒤치기로 했는데.. 엎드린 자세로 하면 훨씬 더 깊숙이 들어오잖아.. 처음엔 아프고 짜증나고 그랬는데.. 익숙해지니까.. 자연스럽게 마지막쯤엔 엎드리게 되더라고..”
“그..리고?”
“오빠 화났지?”
“아..니.. 아니야.. 내가 다 지난 과거 때문에 왜 화를 내냐.”
아내가 하는 말이 거짓인지 사실인지 알 순 없었지만 분명 지금 순간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감정은 질투심이 확실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서 느끼는 질투와.. 나보다 훨씬 대물이었다는 그 옛남친이란 놈의 능력에 대한 또 다른 의미의 질투.. 같은 단어였지만 다른 감정으로 날 괴롭히기 시작했는데.. 머릿속에 아내가 대물 남친에 의해 자지러지는 신음소리를 내며 몸서리치는 상상을 하게 되자 느껴지는 감정과는 상관없이.. 감정을 넘은 야릿한 목마름을 느끼며 갑자기 자지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래~~?”
“그럼! 하긴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여자들이랑 바람을 피울 수 있었겠네.. 그건 좀 부럽다.”
“뭐? 그게 부러워? 그럼 지금 오빠도 나 말고 다른 년이랑 바람피우고 싶다는 거야?”
“그게 아니고, 내 자지가 엄청난 대물이었어 봐.. 자기가 방금 말 한 것처럼 나한테도 아무 말 안 해도 알아서 엉덩이부터 내밀었을 거 아니야. 나야 비려한 이 작은 고추로 그런 모습을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겠냐고..”
“진짜 말을 해도... 에휴.. 내가 졌다.. 오빠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하냐.”
“자기는 나한테 지고, 난 이렇게 자기의 옛 남친한테 지는 건가..”
“진짜 화낸다!”
“크크큭큭~~. 어.. 어디가?”
“너무 마셨나 봐..”
어이가 없다는 듯 날 째려본 아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질문에 대답을 하곤 총총거리며 호프집 아줌마에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곤 정말 급한지 더 빠른 종종걸음으로 나가버렸다. 그런 아내의 뒷모습을 쳐다보다 닫힌 문을 통해 상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만약 저 문을 열고 아내의 옛남친이 등장한다면..
그 정도 대물이라면 키도 나보다 클게 맞을 테지? 덩치도 한 덩치 할 테고.. 아니야.. 의외로 작은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일지도 모르겠다. 원래 마른 사람들이 물건이 크다는 말도 있잖아.. 만약에 지금 이 순간에 그 옛남친이 등장한다면 아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상상을 하며 보이지도 않는 아내의 옛남친 얼굴까지 머릿속에 그려본다.
‘전 남친이란 놈이 아내한테 옛날처럼 하룻밤만 질퍽하게 놀아보자고 하면.. 과연 아내가 거부를 할까?’ 물론 내가 바로 옆에 있으면 당연히 거절 할 테지만.. 만약 내가 없으면.. 정말로 아내가 한 말처럼 엉덩이를 스스로 흔들면서 더 박아달라고 애원할까? 아니지.. 어릴 때야 뭣 모르고 만났겠지만.. 지금 아내는 제대로 느낄 줄도 아는데.. 옛날처럼 그냥 좋아하고만 있을 리가 없잖아... 아마.. 그 놈을 눕혀놓고 그 커다란 자지 위에서 알아서 허리랑 엉덩이를 흔들어 대지 않을까?‘
상상이 깊어지자 망상처럼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에선 이미 아내가 걸레처럼 그 얼굴 모를 전남친의 자지에 보짓물을 질질 흘려대며.. 아니.. 뿜어대면서 몸서리치는 모습이 그려졌고 땀에 온 몸을 적시며 특유의 분홍빛 육신으로 변해 연신 오르가즘에 흐느끼는 모습으로 울고 있는 건지 웃고 있는 건지 모를 표정과 소리를 지르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그리고 있었다.
‘하.. 아무리 여자들이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을 한다지만.. 이미 대물 맛에 길들여졌다면 내 건 자지 같지도 않게 느껴진 거 아닌가.. 나도 평균보다 좀 큰 편인데.. 얼마나 컸기에 지금까지 본 자지 중에서 제일 컸다는 얘길 할까.. 설마 말자지 만한 건...’
“크큭큭..”
또 망상에 몰두해 아내가 돌아오는 줄도 몰랐다. 자리로 돌아온 아내가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연신 킥킥거리며 웃고 있었고 그 모습에 맥주로 마른 목을 적시며 물어보게 된다.
“뭐가 그렇게 재밌냐?”
“여기 화장실이 남녀공용이더라.”
“그런데?”
“문 열고 들어갔는데 커다란 게 구석에서 움츠리고 있더라고.. 깜짝 놀라서 저게 뭔가 했는데.. 저기 구석에서 술 마시던 남자들 중에 한 명인 거 같더라고.”
아내가 가리키는 입구 쪽 테이블로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만취해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는 한 남자를 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들어올 때부터 술이 좀 취한 듯 보이는 두 남자가 얘길 하고 있는 모습을 본 거 같았다.
“이 사람이 겁도 없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래서? 혹시 무슨 일이라도 당한 건 아니지?”
“허.. 오빠 표정은 무슨 일 좀 당했으면 하는 표정인데!”
“말이라고... 그런데 뭐가 그렇게 웃겼는데?”
“아.. 무섭긴 했는데 그래도 흔들어서 깨웠지.. 근데 뭐라고 횡설수설 하면서 더 드러눕더라고.”
“에휴.. 초저녁부터 술에 취해서.. 남자 망신은 다 시키네.. 그게 웃기냐?”
“크크크.. 근데 그 아저씨가 소변을 보고 있었나 봐. 바지가 반쯤 벗겨졌는데..”
“뭐? 지금 딴 놈 고추보고.. 근데 그게 뭐가 웃겨? 설마.. 번데기..”
“아냐~~! 이거 봐봐!”
갑자기 아내가 손에 쥔 핸드폰에서 사진 한 장을 화면에 띠우더니 내게 내밀었다.
더러운 화장실 벽 모서리 쪽에 상반신을 반쯤 기대고 누워있는 남자의 전신사진을 보던 난 내 눈을 의심하며 손가락으로 화면 중앙을 확대하게 된다. 반쯤 벗겨진 바지위로 드러난 남자의 자지는.. 난생 처음으로 야동이 아닌 사진에서 해바라기로 보이는 수술을 받은 자지를 보게 되었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 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국내산 야동 중에 유명했던 해바라기맨이란 제목의 야동을 아내에게 보여주면서도 ‘저런 수술도 있구나.’라는 생각과 ‘저거 아프지 않을까? 영상처럼 여자가 좋아할라나? 이 사람도 저런 게 들어오면 저렇게 소리부터 지를까?’라는 생각만을 했었는데..
발기하지 않은 해바라기 자지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분명 발기를 하지 않아 작은 자지인데도 부자연스럽게 귀두만이 엄청 큰 크기로 축 늘어져 있는... 꼭 몸집에 어울리지 않은 삿갓을 쓴 축 늘어진 작은 버섯기둥을 보는 듯 느껴졌는데.. 이 여편네가 겁도 없이 사진까지 찍어 왔네...
“웃기지! 무슨 병 걸린 건 줄 알았는데.. 오빠가 저번에 보여준 야동 있잖아. 그거 같더라고.”
“그런데.. 이게 뭐가 웃겨. 그리고 넌..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 해도 어떤 놈인 줄 알고 겁도 없이 사진까지 찍어 왔냐.. 이 사람...어..”
사진을 지우려고 손가락을 올리는 순간 다음 사진으로 화면이 넘어가는데.. 방금 전의 축 늘어져있던 자지가 뭔가에 반응이라도 했는지 생생하게 벌떡거리듯 크게 발기한 장면의 사진이 아내의 핸드폰 안에 담겨 있었다.
“이건 뭐냐? 이 새끼 왜 꼴렸어?”
“앗!! 자..잠깐만.. 그거 지웠는데..”
“지워?.. 야.. 너 솔직히 말 해봐.. 뭔 짓을 한 거야?”
“치.. 내가 하긴 뭘 해..”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지 혼자 꼴렸다고?”
“난.. 날씨도 추워지는데 이렇게 자고 있으면 안 될 거 같아서 몇 번 흔들어서 깨운 게 다다 뭐..”
“아~ 어깨를 잡고 흔들었는데 자지가 꼴려?”
“내 말이..”
“어깨만 흔들었다고?”
“어깨를 잡고 흔들다가.. 그냥 좀 겁도 나고.. 그래서 발로 툭툭 건드렸지..”
“...”
“건드리다가.. 뭐.. 고추에도 좀 닿았나보지..”
“참나.. 겁이 없는 건지.. 호기심이 왕성한 건지..”
“근데 오빠.. 이거 봤지! 디게 무겁나 봐.. 이게 커졌는데도 오빠처럼 12시가 아니더라고.”
“12시?”
“앙. 오빠건 발딱 섰을 때 위로 향하잖아. 그러니까 12시방향인데.. 이 아저씨는 한 7시? 큭큭큭~”
“7시.... 참나...”
술을 적당히 마셨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아내가 취했나보다. 자신이 찍었으면서도 몇 번이나 확인하며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낄낄거리며 웃고 있는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내 머릿속엔 또 엉뚱한 망상이 시작된다. 과연 아내가 발끝으로만 이 남자의 자지를 건드린 건지.. 혹시...
“또 무슨 생각하냐!?”
“..응? 내가 뭘?”
“오빤 얼굴에 생각하는 게 다 드러난다고 했지! 또 야한 생각하는 게 뻔히 보인다고!”
“무슨.. 네가 이상한거지.. 어떻게 여자가 겁도 없이.. 그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생각 없이 막 행동 하냐고!”
“내가 생각이 없긴 왜 없냐! 몇 번 흔들어보고.. 인사불성이니까..”
“인사불성이라서 사진까지 찍었다고? 이거 몰카야! 참나... 여자 몰카는 봤어도 남자 몰카는 난생 처음이네.. 그것도 내 마누라라는 여자가 이러고 다닐 줄은.. 내가 문제가 아니고 네가 문제였네. 너 진짜 변태냐!?”
“......”
“내가 틀린 말 했어? 왜 그렇게 노려보냐?”
“하긴~~.. 내가 좀 자지를 좋아했었지.. 누구 만나서 그 재미를 잠시 잊었었네!!”
“뭐??”
“흥이다! 누굴 변태로 몰아.. 진짜 국물도 없는 줄 알아!”
아내가 정말 삐친 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호프집에서 걸어 나갔다.
얼떨결에 아내를 놓친 난 멍하니 아내가 나가는 모습을 쳐다보기만 했고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뒤쫓아 나가는데.. 직원이 계산도 안하고 어디 가냐며 붙잡았기에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계산을 하고 나서야 호프집에서 나설 수 있었는데.. 이미 아내는 사라지고 없었다.
전화를 걸어 봐도 받지도 않는 아내의 행동에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지만.. 번호키를 몇 번이나 눌러봐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자물쇠가 열리는 기계음과 함께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어봤지만 보조체인이 걸려 문이 한 뼘 정도의 공간을 남기고 더 이상 열리지가 않았다.
“여..여보.. 자기야...”
급기야 목소리 높여 아내를 불러보지만.. 안방 문까지 닫은 듯 아내의 인기척조차 느낄 수 없었기에 결국엔 모두 체념하듯 다시 문을 닫고는 깊은 한 숨을 내쉬게 된다.
“아씨.. pc방이라도 가야 되나....”
“여보세요.”
[나야 오빠.]
“왜? 경찰서는 다녀왔어?”
지난 밤 다시 한 번 잘못을 빌고서야 겨우 문을 열어준 아내였지만 끝내 몸에 손가락 하나 허락하지 않고 잠만 잔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며 퉁명스럽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절대로 성주학생을 굳이 만나러 경찰서까지 동행 한 아내의 행동에 질투가 나서 좀생이처럼 구는 게 아니다.
[응.. 근데 오빠.]
“왜?”
[며칠만 성주학생 우리 집에서 지내게 해 주면 안 될까?]
“.....뭐? 갑자기 무슨 말이야?”
[오늘 경찰서에서 보니까.. 그 짱구란 놈이 진짜 보통 놈이 아니더라고. 주말동안 대문 앞에서 그 놈이 지키고 서 있어서 집에도 못 들어갔데.. 거의 삼일동안 피시방에서 먹고 자고 했다는데..]
“그 새끼 집엔 부모가 없데!? 왜 남의 집에서..”
[엄마는 돌아가셨고.. 아빠는 출장중이시라잖아. 너무 매몰차게 내치지 말고..]
“매몰차긴 뭐가 매몰차냐. 너 제정신이야? 다 큰 남자를 어디 집에 들일 생각을 하냐고..”
[언제는 애라면서.. 집에도 못 들어가는데 불쌍하지도 않아?]
“하~~.. 그래 불쌍하다고 치자고.. 그래도 이건 아니지.. 차라리 경찰에 신고를 하라고! 경찰 뒀다가 언제 써먹을래!? 이럴 때 보호해달라고 부르는 게 경찰이잖아. 그러니까 경찰에 신고해.”
[성주학생이 벌써 신고했었데.. 근데 친구 만나러 왔다고 뻐딩기니까.. 경찰도 어쩌지 못 하고 돌아갔다고 하더라. 물어보니까 접근금지 가처분인지 뭔지 그거 신청하면 된다니까.. 결과 나올 며칠 만 좀 봐주라. 응~~?]
“...안 돼!”
[에이~~ 그르지 말고!! 응!?]
“자기야.. 지금 성주학생이 꼭 친동생 같아서.. 엄마도 돌아가셨다는 말 듣고 혹한 거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우선 밖에서 데리고 있으면 내가 퇴근하고 그리로 갈..”
[아 몰라! 진짜 사람이 왜 이렇게 냉정하냐! 데리고 집에 갈 거야!]
“야!! 너 진짜 그러다가 큰이..일...”
[뚜~~뚜~~~뚜~~~]
“이 아줌마가 진짜 겁대가리 상실했나.. 요즘 세상이 어떤데.. 아후....”
황급히 퇴근준비부터 하곤 부장에게 욕을 먹으며 정말 개인적인 급한 사정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며 1시간 일찍 사무실에서 나온다. 통화를 하는 동안 잡음 없는 소리에 이미 집에 데리고 왔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기에 더 행동을 재촉을 하며 운전을 했고 금세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 앞까지 단숨에 계단을 뛰어가선 숨을 고르며 심호흡을 한 난 최대한 자연스럽게 번호키를 누르고 천천히 문을 연다.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만반의 준비를 한 채 여차하면 손에 들고 있는 가방을 집어던질 준비까지 하고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거실에 앉아 마치 자기 집인냥 TV를 시청하고 있는 성주학생의 모습에 기가 차 헛웃음을 지게 되는데.. 이 새끼가 내 허락도 없이 내 파란색 수면 칠부바지에 내가 아끼는 한정판 태권V 반팔 티셔츠까지 입고 앉아 있다.
“안..안녕하세요.”
벌떡 일어나 황급히 허리를 90도로 숙여서 인사를 하는 성주학생의 모습에도 건성으로 인사를 받고는 아내부터 찾기 시작했다. 부엌에서 뭔가를 만들던 아내가 평소와 다르게 활짝 웃으며 다가와 팔짱까지 끼며 살갑게 말을 걸었다.
“오빠 왔어~ 디게 빨리 왔네.”
“너.. 잠깐 나 좀 보자.”
“응? 잠깐만 지금 오빠가 좋아하는 돼지고기김치찌개 만들고 있거든. 고기만 넣고..”
“고기는 무슨.. 얘기 좀 해.”
아내의 팔을 잡고 반강제로 안방으로 끌고 들어가선 문을 소리 나게 닫아버렸다.
“애 놀라게 왜 이래?”
“왜 이래?! 너 정신이 있냐? 아니.. 쟤를 집에 들이면 어떡해!?”
“목소리 좀 낮춰!.. 사정이 딱한데 어떻게 모른 체 하냐?”
“아무리 사정이 딱해도 그렇지.. 아예 사거리에 있는 노숙자도 같이 데리고 들어오지 그랬냐?”
“참나.. 비교를 해도.. 오빠 그게 말이 되냐?”
“그러니까 내말이!! 학교도 못 간다며! 그럼 나 출근해 있는 동안 단 둘이 집에 있다는 건데.. 그게 말이 돼?”
“참나.. 무슨 상상을 하는데? 하여튼.. 머릿속에 똥만 가득해서.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런 상상을. 쯧쯧~~.”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봐라! 이 상황이 이해 되냐고!”
“오빠 쟤 고1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왜? 저번엔 마사지에 초대도 구하고 싶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그거랑 이거랑 같냐? 그리고.. 여긴 우리 집이잖아. 모텔도 아니고.. 아! 차라리 쟤를 모텔에..”
“저..저기 누나..”
갑자기 문 밖에서 성주학생의 쥐구멍 들어가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내가 그것보라는 듯 눈을 흘기고는 문을 열었고 쭈삣거리며 문 앞에 서 있는 성주학생이 내 눈치를 살피며 다시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저 그냥.. 갈게요.”
“가긴 어딜 가? 그 놈들이 밤에 찾아와서 문 열라고 막 소리치고 두드린다며..”
“그래도.. 전 그냥 친구 집에 가면 되요.”
“PC방에서 씻지도 못하고 삼일동안 있었다며?”
“정말 괜찮아요.. 그냥 제 옷 주세요....”
“옷? 니 옷 팬티까지 다 빨았는데.. 진짜 오빠도 나 걱정돼서 그런 거지.. 괜찮으니까 내 집이다!라고 생각하면서 편히 지내라니까. 정말 괜찮아.”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내 눈치만 살피는 성주학생을 보고 있자니.. 나도 아내처럼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피해자인 성주학생을 혼자만의 음란한 시선으로 누명까지 씌우며 몰아세우는 입장처럼 아내에게 비춰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알았어.. 대신.. 학교는 가라. 내가 아침에 차로 데리고 가 줄 테니까. 올 때도 시간 맞춰서 학교로 갈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학생이 학교를 빠지면 안 돼지. 여차하면 내가 담임이라도 한 번 만나서 얘기 해볼까?”
“아..아니에요.. 걔네들이랑 반도 달라서.. 학교 안에선 괜찮아요.”
“...그래.”
“역시!! 울 오빠가 최고다!! 하하하하하하.. 내가 이래서 울 서방님을 모시고 산다는 거 아니냐. 그치 여봉~”
“됐거든.. 에휴..”
결국엔 아내의 뜻대로 성주학생을 며칠 동안 내 집에서 지낼 거란 생각에 벌써부터 불편하다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연신 혼자 투덜거리며 안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와 리모컨을 들고 잘 보지도 않는 스포츠 채널로 돌려버렸다. 배구가 하는 채널이었다.
“왜? 배구 안 좋아해? 난 배구 좋아해서.”
“아니에요. 저도 배구 좋아해요?”
“....그래? 근데 오늘은 배구가 왜 이렇게 재미가 없냐.. 바둑이나 볼까....”
“오빠~~. 거기 서랍에서 물티슈 좀 꺼내 줘.”
“....”
“오빠!?”
“..”
“치~~..”
내가 대답조차 안 하자 평소라면 주걱이라도 집어 던질 아내가 투덜거리지도 않고는 직접 걸어와 TV서랍장에서 물티슈를 꺼내 입을 한 번 삐죽거리곤 부엌으로 가버렸다. 그런데.. 서랍장에서 물티슈를 꺼내느라 아내가 허리를 숙인 그 찰나에 성주학생의 시선이 순간 아내의 엉덩이를 훔쳐봤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커다란 티셔츠를 입고 있던 아내였지만 허리를 숙이는 그 순간에 드러난 엉덩이와 허벅지의 굴곡이 훤히 드러나는 스포츠 타이즈를 성주학생이 훔쳐 본 게 확실했다. 그리고 날 피하듯 소파가 아닌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아 있던 성주학생이 내 눈치를 살피며 자세를 고쳐 잡는데.. 생각지도 못 한 볼록한 커다란 무덤이 내 칠부바지에 음형을 그리며 드러나기 시작했다.
‘뭐..뭐야? 저게 설마 자지야? 리얼로 저게 자지라고? 이.. 새끼 삐쩍꼬라가지고 뭐가 저렇게 커.......’
갑자기 머릿속에 아내의 옛남친이란 보지도 못 한 얼굴이 성주학생과 겹쳐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주학생이 꼼지락거리며 옷 속으로 숨기는 자지를 보며 호프집 공용화장실에서 아내가 직접 찍었던 해바라기를 무의식중에 떠올리게 된다.
“오빠~.찌개에 고춧가루 넣을까? 고추장 넣을까?”
“...”
“오빠~!? 뭐 넣을까?”
“해..해바라기..”
“..뭐?”
“응? 뭐?! 내가 뭐라고 했지?”
“누나한테 김치찌개에 해바라기를 넣으라고 하셨는데요.”
“.........”
--계속--
오늘은 오전에 들어온 장비의뢰 때문에 늦었습니다.
해커님의 댓글을 읽고 나니 옛날 생각이 갑자기 나더라고요. 출판 제의가 계속 들어왔을 때 몇 번이나 그때마다 고민을 했었는데.. 그래도 역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에서 부담 없이 글을 쓰는 게 좋아서 거절을 했지만.. (결코 본격적으로 출판을 해도 필력이 달리는 저로선 글쟁이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 라는 현실감에 포기한 건 아닙니다.ㅋㅋ. 그리고.. 생각해놓은 줄거리에 즉흥적으로 댓글들에 영감(?)을 얻어 이어나가는 스타일이라...ㅋ ) 역시나 그 선택을 한 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최대한 빨리 중독-6편(부재 : 동거)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