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42)

인과응보-중 

16통.. 

밤새 구의원으로부터 내 핸드폰에 걸려온 부재중 전화 수였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사진. 구의원 놈이 잉어인지 붕어인지 모를 커다란 물고기를 두 손으로 잡고 자신의 자지에 꽂고 있는 사진은 아무리 봐도 예술적이었고, 마침 짓고 있는 일그러진 표정까지 정말 구의원 얼굴에 담긴 활홀함까지 잘 표현 된 사진처럼 보였기에 나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찍은 사진은.... 

“아.. 이건 좀 너무했나.. 그냥 참을 걸... 크큭큭~.” 

의자에 앉은 채 가랑이를 크게 벌리고 사타구니사이에 있는 붕어대가리를 잡고 있는 구의원 놈의 똥구멍에 꽂혀있는 커다란 딱풀을 다시 확인하며 인상을 찌푸리게 되지만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꽉 막혔던 가슴속만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기절해 있는 구의원을 자세를 잡고 사진을 찍는데 이 새끼가 기분이 정말 좋아보였기에 나도 모르게 분을 참지 못하고 한 행동이었는데.. 특대형 딱풀을 이 새끼의 똥구멍에 집어넣었을 때 지었던 신음소리는 아직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아으으응~~으응~’ 

놀랍게 너무 쉽게 들어가는 딱풀에 놀랐고 신음소리를 흥얼거리며 입을 벌리는 구의원의 행동에 역겨웠지만 말이다. 

“에이..씨발.. 눈만 버렸네..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한다냐.. 들고 오긴 했는데...” 

핸드폰을 내려놓고 침대 밑에 숨겨 놨던 쇼핑백을 꺼내 안에 들어있는 돈을 확인하다. 

사진을 다 찍고 구의원을 그대로 놔둔 채 그냥 나오려던 난 괜한 보상심리가 작동해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돈다발을 쇼핑백에 담아 왔늗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찌질 한 행동만큼 구차한 게 없을 거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내의 과거에 대한 보상으로 돈을 받은 기둥서방이 된 듯 한 찝찝한 기분과 막상 저지르고 난 후 후회를 하는 비루한 기분이 겹쳐 날 더 인상 쓰게 만들었는데.. 

‘아 몰라.. 그 새끼도 합의금이라고 했으니까. 별 문제 없겠지..’ 

“일어났어?” 

“..응? 응. 지금 몇 시야?” 

“11시. 어제 집에 있는 다고 하더니.. 어딜 다녀온 거야?” 

“일이지 뭐..” 

“디게 피곤했나봐. 초저녁부터 세상모르고 자던데..” 

“배고프다. 밥 있어?” 

“응. 나와 밥 차릴게.” 

아내가 다시 거실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사진이 잘 저장되어있는 질 확인한다. 

아무리 봐도 역시 예술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찍힐 수 있는 건지.. 손의 각도부터 세어진 물고기의 모습까지.. 내가 날린 주먹에 아주 약간 부은 구의원의 왼쪽 볼만 제외한다면 정말 완벽한 사진이었다. 

‘하.. 너무 세게 때렸나.. 이것만 아니면 진짜 확실한 자위사진인데.. 내 주먹이 이렇게 셌나.. 그럼 성주 놈은 어떻게 맞았기에 그렇게 얼굴이 터지고 부은 거야. 아주 오른쪽 얼굴이 박살이 났던데... 오른쪽? 잠깐만.. 분명히 성주가 맞은쪽이.. 왼쪽이었나? 아닌가.. 짱구 새끼가 왼손잡이였나.. 그때 노래방에서.. 오른손잡이가 맞는 거 같은데....’ 

“뭐해!?” 

“으.응?” 

“밥 먹어!” 

“아!.. 응.” 

“어! 오빠 전화 온 거 아니야?” 

구수한 무국냄새에 막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을 때 아내가 손가락으로 번쩍거리는 내 핸드폰을 가리키며 눈을 껌뻑거렸다. 무음으로 해 놓은 핸드폰이 소리 없이 불빛만 반짝거리고 있었다. 

볼 것도 없이 구의원이었다. 

“쓸데없는 스팸이야.” 

“소리로 해 놔.” 

“귀찮아. 일요일인데 중요한 전화도 안 올 텐데.” 

“그래도 소리로 해 놔. 혹시 모르잖아.” 

“응.” 

[따르릉~~따르르릉~] 

아직 소리로 전환하지도 않았는데 핸드폰 벨소리가 집안에서 울렸다. 

아내의 핸드폰이었다. 

“누구지.....” 

부엌으로 걸어가던 아내가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두 눈을 크게 뜬다. 

17통으로 바뀐 내 핸드폰 속 마지막 부재중 전화 수가 화면에 띄우자마자 구의원 놈이 아내에게 전화를 한 게 확실했다. 

“누구야?” 

“...” 

“누군데?” 

“응!?.. 그..금자...” 

“금자? 그 동창?” 

“....응.” 

“일요일에 뭔 전화질이야. 받지 마.” 

“그러게.. 어제도 봤으면서.. 왜 전화를..” 

“밥이나 먹자. 나 배고파.” 

“응... 아니다. 무슨 일인지 확인해 봐야지.. 어제 만났는데 남..자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거 같더라고.” 

“남자?” 

“...응. 아직 결혼을 안 했거든.” 

“아직도? 그런 애랑은 어울리지 마라. 괜히 그런 애랑 어울리다가 이상한 바람 들어.” 

“응?..이상한 바람이라니?” 

“괜히 여자가 어떻고 결혼이... 하여튼 요즘 나이 들어서 독신으로 남은 여자들이 얼마나 자유분방한데.. 그러니까 괜히 물들지 말라고.” 

어제 내가 아내를 미행했던 건 비밀이었기에 하던 말의 뒤끝을 흐리게 된다. 

“그런게 어딨어.. 먼저 먹어 난 통화 좀 하고 먹을게.” 

“......” 

“금방 끊을 게.” 

“알았어.” 

방금 전과 반대로 거실로 걸어 나간 나와 달리 아내가 안방으로 핸드폰을 들고 들어갔다. 

아내가 생전 닫지 않던 문을 닫는다. 난 주저 없이 밥그릇만을 들고 입에 우겨넣으며 안방 문에 귀를 바짝 대고 아내의 목소리를 훔쳐듣기 시작했다. 

작게 들리긴 했지만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아내의 목소리를 엿들을 순 있었다. 

“네.. 네.... 제가 왜?... 네!? 그게 무..슨... 자. 잠깐만요..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오..제 남편이 뭘..했다고요? 그럴.. 그래서 저한테.. 네?? 시..싫어요. 갑자기 그게.......” 

한참동안 아내의 목소리가 멈췄다. 

들을 순 없었지만 분명 구의원놈이 아내를 협박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서 아내는 대답조차 할 수 없었고 조용히 듣고만 있는 게 확실했다. 

“알..았어요. 하지만 오늘은 안 돼요.. 오빠도 지금 집에 있... 알았..어요.” 

전화를 끊는 소리에 후다닥 식탁으로 돌아와 우겨넣던 밥을 제대로 먹는 시늉을 한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머릿속을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 이젠 내 행적을 아내에게 밝힐 때가 됐음을 생각하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실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다. 아내도 날 속였으니 내가 아내를 속인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게 다 널 위해서 벌인 일이라고? 그것보다 자신의 과거를 전부 알고 있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던 날 어떤 시선으로 쳐다볼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니.. 만약 구의원이 이 모든 걸 내가 알고 있었다고 얘길 했다면 아내가 저렇게 숨죽여 전화를 받는 반응을 보였을까? 

“더 먹을래?” 

“응?..아니.. 무슨 전화를 이렇게 오래 해?” 

전화를 끊고도 많은 고민을 했는지 한참 후에 나온 아내가 이미 비어버린 내 밥그릇을 보곤 밥을 다시 푸려다 내 말에 그릇을 들다 만다. 

“뭐래?” 

“...뭐가?” 

“아니.. 금자씬가 뭔가.. 어제 만났는데 왜 전화를 했냐고.” 

“아~.. 그냥.. 남자친구가 외국인인데.. 결혼을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라고.....” 

“그게 다야?” 

“응.. 걔가 좀 남성편력이 있어서.. 나랑 고등학교 때 안 좋은.. 예전부터 좀 깐깐했어,.” 

“깐깐해?” 

“....응,” 

“...” 

“오빠..” 

“..?” 

“조금 있다가 금자 좀 만나고 와도 될까?” 

“또?” 

“..응, 많이 고민되나 봐..” 

“...알았어. 저녁은 알아서 먹을게.” 

“응.. 미안.그렇게 늦지는 않을거야.” 

“미안하긴.. 근데 당신 괜찮아?” 

“...뭐가?” 

“안색이 안 좋은데.. 당신은 밥 안 먹어?” 

“응?.. 요즘 소화가 좀 안 되네..” 

“그러고 보니까.. 당신 살도 많이 빠진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어제 점심에도 금자라는 동창과 달리 아내는 돌판 스테이크를 거의 먹지 않고 거의 다 남겼었다. 금자란 여자의 얘길 계속 듣고 있다간 정말 병에 걸릴 거 같아 서둘러 먹고 나오느라 무심코 넘겼는데, 내 기억이 맞는다면 아내는 거의 한 두 점을 먹은 게 다였다. 그리고 성주학생과 저녁을 먹었을 때도 아내는 입맛이 없다며 몇 숟가락 뜨질 않았다는 걸 기억에 떠올리게 된다. 

그저께 성주가 말했고 느낄 정도로 아내의 살이 빠졌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 난 이제야 아내의 모습을 찬찬히 훑어보게 된다. 아무리 수영강사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해도 근래에 아내 몸매는 확실히 많이 변해 있었다. 잘록해진 허리와 아주 조금 작아진 가슴, 그리고 여전히 탄탄하지만 분명 얇아진 허벅지와 종아리는 내가 좋아했던 육덕스러운 아내의 몸매가 아니었다. 

“몸이 안 좋아?” 

“응? 아..아니야. 그냥 이래저래 신경 쓸 게 많아서 그렇지.. 요즘 입맛이 좀 없어서 그래.. 거의 쉬다가 오랜만에 일하려니까 몸이 힘든가 봐.” 

“신경도 무딘 사람이..” 

“크크~..그러게.. 나 같은 둔탱이도 생각이란 게 있긴 있나보다.” 

“.....” 

“걱정 마세요! 그래도 똥은 잘만 나오니까!” 

“참나.. 그래도 모르니까 병원에 한 번 가보지..” 

“병원은.. 됐어.. 진짜 더 안 먹을래?” 

“응. 어제 무리 좀 했더니 오늘은 그냥 쉴라고.” 

“그래.” 

무심한 듯 소파에 앉아 TV를 켠다. 

머릿속은 온갖 복잡한 잡생각들로 가득했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애를 쓰며 식탁을 정리하기 시작한 아내를 훔쳐봤다. 유난히 어깨가 무거워 보이는 아내의 등이 왠지 애처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 아내의 등을 볼수록 더 이상의 고민은 필요 없다 느끼기 시작했다. 

만약 구의원이 어제의 일로 날 직접 칠 생각이었다면 굳이  따로 전화를 걸 이유가 없을 거란 생각을 하며 그렇다면 구의원은 자신의 입맛이 아니라고 했던 내 아내를 다른 용도로 이용하려는 게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아내에게 모든 걸 말을 할까? 라는 고민도 해보지만.. 차라리 쐐기를 박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미안한 감정이 먼저 들었지만 어제 벌려놓은 일이 너무 커 섣불리 나설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내보다 먼저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어디가? 쉰다며?” 

“당신도 없는데.. 경찰서나 다녀오게.” 

“경찰서는 왜?” 

“짱구 새끼.. 당신 말대로 취소는 했지만 그래도 형사건이 걸려 있다고 했잖아. 한 번 알아보려고..” 

“굳이 갈 필요가 있어? 그냥...” 

“당신도 없는데 집에 있어서 뭐해.. 다녀올게.” 

“.......응.” 

옷을 챙겨 입고 집으로 나간 후 먼저 차를 큰 도로가로 이동시켰다. 

아내의 뒤를 쫓기 수월하게 일부러 큰 도로가에 차를 세워두고 다시 한 번 핸드폰을 확인했다.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던.. 구의원에게 사용할 줄 알았던 위치추적이 되는 ‘스마트폰 연동 GPS수신기’를 아내의 가방 속에 넣고 나온 난 잘 작동이 되는 지 확인을 했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핸드폰을 계속 켜둔다. 

  

생각보다 늦은 1시간정도가 지났을 때 아내의 모습을 도로가로 나오는 골목에서 볼 수 있었다. 

진회색 코트 아래로 검은색 스타킹과 하이힐.. 머리를 뒤로 묶은 아내는 특별히 화장을 하거나 꾸민 모습은 아니었지만 치마를 입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고개를 조아리게 만들었다. 

  

내 예상이 맞는다면 아내는 오늘 구의원과 경찰서 이후로 처음 만나는 게 분명했다. 

도로가로 나온 아내는 버스가 아닌 택시를 잡아탔고 난 차를 돌려 그 뒤를 쫓기 시작했다. 저번처럼 택시를 타고 대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오늘 만나는 인물이 구의원인 만큼 기동성을 따져야 했기에 자가용으로 아내를 뒤쫓기 시작했다. 어차피 위치추적기라는 보험이 있었기에 급할 게 없었지만.. 초조함만큼은 평소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어.. 여긴..” 

아내가 택시에서 내린 곳은 엉뚱하게도.. 아니 아내를 부른 구의원에겐 어쩌면 가장 당연할지도 모를 장소인 구의원 사무실 앞이었다. 난 100m정도 앞에 차를 세워놓고 택시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가는 아내의 모습을 확인하며 수많은 생각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기 시작했다. 

‘날 협박하기 위해 아내를 부른 것일까? 아니면 아내를 예전처럼 노예로 삼아 내게 복수를 하기 위해?’ 

시간이 지날수록 내 가슴은 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밖에서 만날 줄 알았던 두 사람이 이런 밀폐된 사무실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내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쳐들어가야 할 판에 정작 난 온갖 추측을 하며 생각에 잠겨 차에 앉아 있게 되는데.. 머릿속에 뒤늦게 떠올린 CCTV의 존재를 확인하곤 서둘러 핸드폰 어플을 작동시켰고 다행히도 화면이 커졌고 금고 앞 의자에 앉아 있는 구의원이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이어폰...” 

이어폰의 잭을 황급히 핸드폰에 꽂고 반대편 헤드를 귀에 꽂으려는데 하필 꼬인 선을 푸는 손이 떨렸다. 

[이게 얼마만이야~ 하하하. 예전하고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 

[크~ 그 쌀쌀맞은 눈빛도 참 오랜만이야.] 

[이제 와서 왜 연락을 하신 거죠?] 

[응? 이제 와서라니?] 

[그대.. 경찰서에서 만나고.. 왜 이제야 연락을 했냐고요.] 

아내의 목소리가 확실했다. 

[하하하.. 왜? 내 연락이라도 기다렸나?] 

[....] 

[그렇게 쳐다보지만 말고.. 안지 그러나.] 

[됐어요. 용건만 말하세요.] 

[크~ 역시.. 다른 건 모르겠는데 자네 그 표정은 그립더군.. 내가 여러 년들을 조교했지만 끝에 그런 표정을 짓던 여자는 자네가 유일했었으니까...] 

[...] 

[다른 년들은 지조란 게 없더라고.. 비록 내가 교육시키다가 질리면 다른 놈한테 돌렸지만 희한하게 자네만큼 끝까지 수동적이고.. 음~.. 뭐라고 할까.. 아! 반항적인 년은 없었다고 할까? 죄다 자기중심적으로 지 이득만 챙기려고 몸 버리는 년들은 많은데.. 가장 절박했던 자네는 끝에서 날 실망시켰으니까..] 

[실망이라고요?] 

[아니었어? 자네한테 내가 공들인 시간이 몇 개월인 줄 아나? 다른 년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짧은 기간에 알아서 엉덩이를 흔들고 미친년처럼 달려들었다고.] 

[......] 

[하긴.. 처음엔 자네도 멋모르고 내 말은 잘 들었는데 말이지..크크크크~] 

[그래서요? 지금 과거 얘기 하자고 절 부르신 건가요? 오빠.. 제 남편한테 그 얘길 다 한다고.. 협박하려고요?] 

[하하하하하하하~. 협박이라니.. 다른 사람이 들으면 오해하겠네..] 

[..] 

[그런데 정말 자네 남편이 아무 말도 안 했나보군.] 

[..말이라뇨?] 

[크크크~ 전화통화하면서 설마 했는데.. 흠~.. 그 친구 생각보다 음흉하군. 큭큭~] 

[선생.. 아니.. 아저씨. 제가 여기 온건..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직접 말씀드리러 온 거예요.] 

[...뭐?] 

[당신이 과거로 협박을 한다면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아요?] 

[허~.. 무섭게 왜 이러시나.. 그럼? 가만히 안 있으면 어쩔라고? 왜? 신고라도 하시게? 증거 있어? 대한민국 법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알아? 한낱 수영강사 말을 듣겠나? 아니면 구의원인 내 말을 들을까? 그리고 말이야.. 자네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거 같은데.. 자네가 남자들이랑 놀아난 증거라면 나한테 차고 넘친다는 거 모르나? 내 취미를 생각해보라고..크크~] 

[.......] 

[하~ 잘하면 눈에서 레이저라도 쏘겠군.. 그렇게 노려보지 말고 앉으라고.] 

[당신 말대로.. 법원에서는 한낱 수영강사인 내 말은 듣지 않겠지... 하지만 구의원.. 국회의원을 준비하는 유지라는 사람이 과거에 입에도 담을 수 없는 파렴치한 행동을 했다고 그 당사자가 내가 직접 언론에 퍼트린다면.. 아무리 당신이라도 무사할 수 있을까?] 

[...까??] 

[그래! 아무리 돈 많고.. 전임 장이었다고 해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겠냐고!] 

[허~.. 말이 짧네..] 

[그래 이 미친놈아! 왜! 지금도 내가 순진한 고딩처럼 보이냐! 확 그..] 

[툭~] 

[인터뷰라.. 인터뷰도 좋고 언론도 좋지.. 그런데 말이야. 이런 사진들이나 찍어서 변태사이트에 올리는 년의 말을 누가 믿을까?] 

[...] 

테이블 위에 몇 장의 사진들을 던져놓은 구의원은 여전히 희미한 미소만을 지은 채 처음부터 승리를 인지한 돼지처럼 의자에 깊숙이 등을 기대며 앉았다. 

[이..이걸 어..떻게..] 

[하~ 내 년을 교육시킨 건 난데 말이야.. 재미는 엉뚱한 놈이 봤더란 말이야. 내가 웬만하면 스물 넘은 계집한테는 흥미조차 느끼지 못하는데.. 이 사진들을 보니까 아랫도리가 묵지해지더라고. 여럿 계집들을 교육시켰지만 역시 자네가 최고긴 했어..]  

[.......] 

[그런데 말이야.. 자네의 과거까지 다 까발려지고 이런 변태적인 사진들까지 다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하면.. 자네야 뭐 천애고아나 다름없으니 상관없겠지만 자네 남편이라는 작자는 참.. 부모 앞에서 어떤 얼굴로 고개를 숙일지 생각해 봤나? 조사해보니까. 자네가 시부모한테 그렇게 끔찍하게 대했다고 하던데.. 참~~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어.. 아! 아직 애가 없다고 했지? 그래.. 이런 과거를 갖고 어떻게 애를 낳겠어.. 애라도 낳았어봐. 내 엄마가 창녀보다 더 한 걸레였다는 걸 애가 커서 알게 되면.. 으~.. 생각만 해도 진짜 끔찍하군.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그런 꼬리표를 달..] 

[그만!!] 

[허.. 아직도 소리를 질러?] 

[도. 대체.. 원하는 게 뭐..에요? 왜.. 왜 이제 와서.. 마지막에 당신이 얘기 했잖아. 다시는..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으면 다시는 볼일 없을 거라고.. 아무도 모르고.. 없었던 일..이라고.. 분명히 나한테 그렇게 얘기했잖아.. 왜 .. 왜 이제 와서..] 

[하~.. 진짜 나쁜 년이네..] 

[...뭐?] 

[니 남편은? 네 남편은 무슨 죄냐고? 와~ 지금까지 감쪽같이 모르고 살았다는 건데.. 어떻게 연기를 그렇게 감쪽같이 할 수 있었냐고.] 

[더러운 입으로 오빠 이름 함부로 말하지 마! 누구.. 때문에 내가 아직도 애를 못 갖는데.. 내가 어떤 마음으로 아직도 고민을 하고..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가시방석에서.... 오빠가 하자는 이상한 짓도 어떻게 참고...있었는데..] 

[하~.. 딱 피해망상 아닌가? 네 몸뚱이가 원하는데 괜히 내 탓을 하면서.. 넌 남편 앞에서 순진한척 고상한척은 다하면서 뒤로 호박씨 까는 타입이잖아. 아~ 혹시 이 사진들도 니 남편한테 아닌척하면서 유도해서 찍은 거 아니야?] 

[아니라고! 미..친놈.. 넌.. 진짜 미친놈이 맞아. 내가 왜 여길...] 

[하긴.. 니 남편도 모든 걸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거 보면.. 끼리끼리 만난다고 한 속담이 맞긴 해? 그렇지?] 

[..무..뭐? 그..그게 무슨...] 

[진짜 몰랐나?]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구의원이 책상으로 걸어가 뭔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카메라였다. 동영상이 촬영되는 고화질 카메라를 꺼내든 구의원은 거치대에 카메라를 설치하며 얘기를 계속 이어갔다. 

[오늘 자네가 여기 온 것도, 나와의 과거도 자네 남편은 모두 알고 있다는 말일세.] 

[말..도 안 돼.. 그게 무슨 말도 안..] 

[아! 자네 남편이 내 밑에서 일하는 것도 모르지?] 

[.....] 

[크크~ 그 친구가 나보다 더 변태일지 모르겠더라고.. 보통 사람이라면 맨 정신으로 과거에 지 와이프랑 뒹굴었던 남자 밑에선 때려죽어도 일은 못 할 텐데.. 아니지. 일이 뭐야.. 한 공간에 있는 것도 구역질이 날 텐데.. 그러고 보면 그 사이트에 가입한 게 제대로 취향에 맞는 행동인가 봐. 그 사이트가 원래 지 마누라 다른 놈한테 먹히는 것에 환장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며.] 

[지..지금 오빠가 다 알고 있다..고? 하하하..하.. 미친..놈..] 

[크크~ 웃어? 밖에 보면 자네 남편 책상도 있으니까 확인해보라고. 그리고..] 

카메라를 다 설치한 구의원이 갑자기 책상위에 있는 모니터를 돌려 화면을 아내에게 보여줬다.    

[자네 남편을 믿긴 하지만 나도 좀 기분이 꺼림칙해서 그제.. 금요일 저녁에 저기 보이는 CCTV를 자네 남편이 퇴근하고 달았지.. 마침 어제 돈 받아가는 자네 남편 모습이 생생히 찍혀 있으니까 확인해보라고.] 

[마..말도 안...] 

아내가 천천히 책상 쪽으로 걸어오다 이내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가슴에 주먹 쥔 손을 올려 심장을 감쌌다. 

[역시 비싼 게 좋아. 나도 이렇게 화질이 좋을 줄은 생각도 못 했지. 어때? 자네 남편이 그래도 카메라 빨은 잘 받는 거 같은데..] 

생각지도 못 한 반전에 눈앞이 새하얘졌다. 

내가 찍은 영상이 모두 헛짓거리였다는 것도 그렇고.. 이렇게 날 이용하는 구의원의 치밀함에 소름까지 돋기 시작했다. 이런 증거들로 구의원은 애초부터 복수란 단어는 안중에도 없었을 거란 생각이 날 더 치를 떨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왜 그 많은 부재중전화로 내게 잠시 동안 승리감이란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을까? 

테이블에 놓인 돈에 놀란 내 표정을 끝으로 영상을 멈춘 구의원이 아내를 지나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멈춰진 화면 속 내 모습을 놀란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는 아내의 모습은... 가슴에 얹은 손까지 떨리고 있는 듯 보였다. 

[왜..이런 짓을..조..조작이죠..이 거...] 

[사실 자네한테까지 연락 할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야.. 자네 남편이 굳이 자네를 예전으로 돌려 놨으면 하는 눈치더라고..] 

[..네? 그..그게 무슨 말..이에요? 오..빠가.. 어쨌다고요?] 

아내가 어느새 존댓말을 하기 시작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내 취향이 나이든 여자한테는 꼴리지도 않잖은가.. 그래서 자네도 놔 준거고.. 그런데 자네 남편은 그게 아닌가보더군. 옛날에 자넬 교육시킬 때 찍었던 동영상을 줬더니 아주 환장하고 감상했었나보더군.] 

[.....] 

[그렇지 않고서야 자네 핸드폰 번호를 내가 어떻게 알았겠나.. 그리고 이렇게 불러낼 필요가 있었겠냐고.. 어차피 짱구 그 놈의 새끼 일도 다 처리됐고.. 안 그래?] 

다시 자리에서 일어난 구의원이 치를 떨고 서 있는 아내의 등 뒤로 돌아가 아내의 코트 어깨에 손을 올렸고 순간 아내가 움찔거리며 놀랐다. 

[크~ 자네 향기는 여전하군.. 은은하게 몸에 뵌 소독약 냄새도 그렇고.. 그때 생각나지 않나?] 

말을 이어가며 손을 앞으로 돌려 아내의 코트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위에서 하나씩.. 5개가 전부인 단추는 금세 다 풀어졌고 구의원이 손이 움직일 때마다 아내의 몸은 조금씩 움츠려들며 작아지는 듯 보였다. 

단추가 다 풀어지자 구의원은 이내 아내의 코트를 벗겼고 회색 블라우스와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스커트가 드러났다. 부드러운 블라우스 어깨에 다시 손을 얹은 구의원은 입맛을 다시듯 혀를 날름거리곤 천천히 얹은 손으로 아내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역시.. 경찰서에서도 그렇고 사진을 봤을 때 느꼈지만 자네 몸뚱이는 아직도 10대 같단 말이야.] 

[하..지..] 

[씁~!.. 네 남편이 원하는 일이잖아. 그리고.. 네 몸뚱이는 아직도 내 손을 기억하고 있는 거 같은데.. 아니야?] 

[하지..마.. 그만....] 

아내의 어깨를 주무르던 구의원의 손이 천천히 내려가 블라우스의 벌어진 틈을 헤집고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구의원이 손이 브래지어채로 가슴을 움켜쥐자 아내는 고개를 돌리며 입술을 꽉 깨물었고 쥔 주먹을 부들거리며 떨기 시작하는데.. 오히려 옛 기억에 사로잡힌 구의원인 듯 그런 아내의 모습에 사타구니를 더 바짝 아내의 스커트에 밀착시키며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흐음~.. 수영장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역시 이 냄새만은 잊을 수가 없어요.. 하아~~. 은희야 기억나니? 처음에 내 자지를 받아들였을 때.. 네가 얼마나 황홀감에 사로잡혔는지..후릅~] 

아내의 머리카락에 코를 바짝 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던 구의원이 입을 벌려 아내의 귓불을 깨물며 침을 묻히기 시작하자 아내가 목을 비틀며 미간을 잔뜩 찡그렸다. 그러나 아내의 손은 여전히 굳어진 채 구의원을 밀어낼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듯 보였고.. 그것이 예전의 기억에 이한 세뇌 때문인지.. 아니면 내 행동에 대한 배신감 때문인지 나조차 망설이게 만들었다. 

[하~.. 역시.. 은희 네 년만큼 날 흥분시켰던 계집은 없었어.. 다른 년들 영상은 다 폐기했는데.. 유독 네 동영상은 태워버릴 수가 없더라고.. 흠.. 크크~.. 자네도 기억하는군.. 이렇게 젖꼭지를 발딱 세우는 걸 보니까..] 

[아..니야. 그만....] 

[흐읍~..후~~.. 자네 가슴이 커진 게 아쉽지만... 나름 잡는 감촉은 훌륭하군.. 그럼.. 보지는?] 

[윽! 그..그만!!] 

옷 위로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예고 없이 내린 구의원은 그대로 아내의 스커트를 잡아 올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아내가 소리를 지르며 걸음을 옮겨 구의원을 밀어내더니 등을 돌려 엉덩이를 책상에 기댄 채 구의원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반동으로 인 해 블라우스의 단추가 날아가 브래지어와 가슴골을 훤히 드러낸 채 아내가 커터 칼을 두 손으로 들고 구의원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 우리 은희가 또 반항을 하네.. 이 아빠가 그러면 안 된다고 그렇게 교육을 시켰는데..] 

[하..하지 말라고! 죽..여 버릴 거야! 가까이 오지 마!] 

[딱!!!]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아내가 어깨를 움찔거리듯 움츠리곤 지금과는 다른 겁먹은 표정으로 손을 떨기 시작했다. 

[우리 은희.. 엉덩이를 오랜만에 맞아야겠네..] 

지휘봉? 

사랑의 매?.. 이름 모를 막대기로 의자를 두드리며 천천히 걸어가는 구의원의 모습에 아내가 칼을 든 뻗은 손을 점점 몸 쪽으로 좁히며 움츠렸다. 

[역시... 몸은 기억하고 있었군.. 네가 잘못했을 때마다 피멍이 들 정도로 맞았던 이 소리가 그립지 않았나? 이걸로 쑤셔 줄때도 좋다고 엉덩이를 흔들었던 기억은?] 

[오..오지 마.. 제..제발 그만..] 

[크크크~.. 그거 안 내려놔!!!} 

[악!] 

그렇게 대쪽 같고 쾌활했던.. 무모할 정도로 대범하다고 느꼈던 내 아내는 더 이상 화면 속에 없었다. 

아마도 처음 여기까지 서슴없이 온 아내는 자신이 달라졌고 변했다고 생각한 게 분명했다. 아니.. 구의원이란 과거의 인물쯤이야 이젠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대범하게도 혼자 찾아왔을 게 확실했는데.. 택시에 내려 망설임 없이 건물로 걸어가던 아내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툭..] 

[이 년이..] 

[그..그만... 헉!] 

아내가 칼을 떨어트리자 구의원이 떨어진 칼을 발로 걷어내곤 아내의 목을 한 손으로 잡고 그대로 책상을 향해 몸을 돌려 상체를 기대게 만들었다. 책상 모서리에 골반을 걸친 채로 아내는 ㄱ억 자로 엎드리게 되는데.. 아내는 반항조차 하지 못 한 채 두 눈만을 질끈 감고 있었다. 

[크크~.. 역시 니 년 엉덩이는 진짜...] 

구의원이 막대기를 허리띠에 끼워 넣은 손으로 봉긋하게 솟은 아내의 엉덩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천천히 과거를 회상하듯 음미하기 시작한 구의원은 지그시 눈까지 감으며 아내의 허벅지로 손을 내려 천천히.. 부드럽게 아래에서 위로 스커트를 끌어올리며 쓰다듬기 시작했고.. 아내는 더 얼굴을 찡그리며 입술을 깨물기 시작했다. 

[으음~.. 부드럽군.. 아직도 수영을 한다고 하더니 역시 허벅지도 여전하고.. 그래도.. 벌은 받아야지...] 

천천히 올리던 손에 힘을 준 구의원은 스커트를 엉덩이 위까지 단번에 끌어올려 아내의 검은색스타킹 속에 담긴 팬티를 적나라하게 노출시켰고 허리띠에 끼워 넣었던 막대기를 다시 손에 쥐었다. 

[찰싹!!] 

[악!!!] 

[으~..역시 이 소리야.. 다른 년 엉덩이에선 왜 이소리가 안 나는 거야..] 

[찰싹!] 

[악!..] 

[크크크~..큭큭.. 아파? 그때만큼 아프니?] 

[흑..죄. 죄송해요. 잘..잘못.. 악!!] 

[휴~... 내가 누구라고?] 

[..흑흑... 악! 그..그만!] 

[내가 누구라고!!?] 

[아...아빠.. 자..잘못했어..요.. 제..제발 그만...] 

[크크~~..] 

[아윽...] 

‘이.. 씨발 새끼...’ 

아내의 엉덩이를 매섭게 내려치기 시작한 구의원의 회초리질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차에서 뛰쳐나오게 된다. 핸드폰을 응시하며 황급히 건물로 달려가는데.. 

막대기를 집어던진 구의원이 다시 천천히 아내의 엉덩이를 쓰다듬기 시작했고 구의원이 손바닥이 닿을 때마다 아내가 울먹거리며 허리를 움찔거리고 있었는데.. 볼록 솟은 엉덩이를 어루만지며 혀를 날름거리는 구의원의 바지가 터질 듯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우리 은희 보지가 여전한가? 하긴 남편이란 놈 좆을 보니까 번데기가 사촌하자고 할 정도던데.. 어디 옛날처럼 내 자지에 환장하고 조이는지 확인 한 번 해보자. 은희야 너도 기대돼지? 내 자지가 그리웠지?!] 

[하..하지 마..세요.. 제발... 그만..] 

[그만은... 니 걸레같은 몸뚱이가 어디 가겠어? 벌써부터 팬티까지 적시고 있으면서 어디서 저항질이야. 네 몸은 내가 더 잘 알아 이년아.] 

[흑...그만..] 

[크크크~..어디...] 

아내의 뒤늦은 반항은 이미 힘을 잃은 듯 보였다. 

[지지..찌익!!~~~]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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