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23
병원에서 퇴원한 시간은 거의 저녁 7시였다.
의사로부터 점심때 퇴원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런저런 서류들과 늦게 받은 처방전 때문에 6시가 넘은 시간에 마지막 준비를 끝낼 수 있었고 7시가 다 돼서야 마이클의 차로 병원건물의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병원에서 나와 먼저 향한 곳은 우리 집이었지만 도착지는 성주학생의 집이었다.
이 와중에 웃긴 상황이 벌어질 준 전혀 예상도 못 했는데..
퇴원을 하는 시간에도 옷을 준비하지 못한 아내는 결국 간호사 복을 빌려 마이클의 차로 옷이 있는 성주학생의 집으로 향했다.
조수석에 짐을 놔두고 뒷좌석에 아내와 내가 마이클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어제도 잠을 설친 아내는 차에 올라 내 상태를 살피곤 이내 내 어깨에 기대고 세근거리며 다시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였기에 곧 아내의 머리에 머리를 기대며 눈을 감는데.. 이상한 인기척에 잠시 눈을 떴을 때 룸미러를 고쳐 잡는 마이클의 어색한 움직임이 내 시선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룸미러가 반사하는 곳이 완전히 잠에 취한 아내의 몸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는데.. 간호사복에 대한 판타지라도 있는 건지 마이클은 운전을 하면서도 연신 룸미러로 아내의 작게 벌어진 가랑이사이를 훔쳐보기에 바빠 보였다. 당연히 화를 내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두 눈을 감고 아내의 체취를 맡으며 다시 잠을 청하는 내 자신이 웃기게 느껴졌다.
‘이젠 이런 일은 아무렇지도.. 않구나..’
OO동 고급 아파트인 성주의 집은 아내에게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고급스럽고 넓은 집이었다.
방이 4개에 화장실이 3개.. 거실이 거의 우리 집 2/3은 되어 보이는 드라마에서나 봤을 법한 집안의 풍경에 집으로 들어서던 내 발걸음을 멈칫거리게 했었다.
손님용 방에서 아내가 지냈었고 서재에서 마이클이 그동안 신세를 졌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는데.. 원래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던 난 마이클이 아직 한 가지 일이 남았다는 말에 며칠간만 더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성주학생의 집에서 기거하자는 말에 동의를 하게 되었다.
불편한 몸에도 난 아내가 지냈던 손님용 방이 아닌 마이클의 노트북과 서류들이 책상위에 어지러이 놓인 서재에 서 있다. 성주의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식사를 준비한다는 아내와 화장실부터 찾은 마이클의 모습을 뒤로하고 집 구경도 하지 않은 채 서재로 걸어가 이동하며 생각한 목적대로 먼저 책상위에 놓인 서류부터 확인하고 있었다.
수십 장의 서류들은 거의 구의원에 관해 조사한 것 들이었기에 대충 훑어보며 넘겼고, 내가 원하는 경찰간부라는 단어를 찾기 시작했는데.. 호치캐스가 박혀 있는 네 장의 신원조사서라 작게 쓰여 있는 서류를 발견한 난 손에 들고 있던 다른 종이들을 내려놓고 그 서류들에만 집중한다.
강간식
OO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과 과장. 나이....
‘잠깐만.. 생활질서과면.. 성매매나 그런 것도 단속하는 곳 아니야? 경찰서가 아니고 경찰청?? 어! 이..사진은..“
서류를 넘기다 인쇄된 사진들을 발견 한 난 빠르게 움직이던 시선을 멈추게 된다.
너무나 낯익은 남자의 모습은 얼굴이 아닌 남자의 풍채였다.
그건 몇 번이나 반복해서 확인했던 아내의 영상속의 한 인물을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리며 내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 사진속의 주인공이 단번에 아내를 개처럼 학대했던.. 그 남자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아니..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구의원의 과거 행적들은..
지금까지 했던 구의원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행동들에도 단 한 번도 이슈나 뉴스가 되지 않은 이유를 왜 난 짐작조차 하지 않았을까? 아무리 구의원이 돈이 많은 동네유지라고 해도 어떻게 이런 엄청난 짓들을 벌이며 수많은 여학생들을 건드리고도 지금까지 아무 탈 없고 걱정도 없이 뻔뻔하게 호의호식하며 지낼 수 있었을까? 라는 아주 간단한 의심조차 하지 않은 내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아내를 강제로 엎드리게 만들고 엉덩이를 후려갈기며 개처럼 짖게까지 했던 알몸의 정체불명의 남자가 이 남자라면.. 영상에서 느꼈던 대로 아내뿐만이 아닌 다른 여자아이들까지 이 남자에게 성상납 하듯 구의원이 받쳤으며 지금까지도 그 관계가 유지가 된다면.. 구의원이라는 어찌 보면 작을지 모를 권력으로도 지금까지 무사히 지낼 수 있는 이유가 모두 설명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시에 머릿속에 떠오른 한 장면이 내 두 눈을 감게 만들었다.
아내와 함께 찾았던 경찰서에서 날 냉랭하게 대했던 형사의 태도와 함께.. 그 순간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기막힌 타이밍에 구의원이라는 인간을 처음으로 마주쳤던 그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들고 있던 서류를 꽉 움켜쥐며 찍힌 사진들을 더 뚫어져라 노려보게 된다.
“오빠 여기서 뭐해?”
“..”
“헛! 무..뭘 보는 거야?”
“이 새끼가..그 새끼 맞지?”
아내는 황급히 내 손에 들려있던 서류를 낚아채려 했지만 내가 쥐고 있는 손이 더 빨랐기에 아내의 손은 허공만 가르며 허우적거렸다. 사실 이 경찰간부의 일보다 아침부터 성주 놈과 어제 어디까지 갔냐는 질문을 할까 말까 생각하며 왜 성주학생에 대한 얘기는 끝까지 내게 비밀로 하고 있는지를 물어볼까를 망설이고 고민하기에 바빴는데..
경찰간부라는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되자 아내의 계획이라는 것에 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 남자.. 당신 동영상에서 나왔던 놈 맞지?”
“.......”
아내가 선뜻 대답하지 못 한다.
만약 아내도 내가 봤던 동영상들을 전부 확인했다면.. 내가 봤던 영상 중에 가장 끔찍하다 할 수 있는 자신의 과거가 이 남자에게 당했던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건 아내의 행동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 남자를... 찾은 거야?”
어제 성주가 했던 말대로 이 남자한테도 복수하게? 라는 말이 입천장까지 올라왔지만 어제의 상황을 모른 척 하고 있는 나였기에 말을 돌려 얘길 한다.
“.....응.”
“이 남자.. 그 새끼 맞지? 스타킹 신고...”
“........응.”
“그래서? 이 남자한테 어떻게 하게?”
“원래는 이 남자가 자주 가는 주점에 몰래 잠입하기로 했어.”
“잠입? 무슨 영화 찍냐? 그러다가 잘못되면?! 아니면 구의원처럼 한 번.....”
“아..아니야!”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며 아내를 닦달하게 된다.
다시는 언급하지 말자고 다짐했고 떠올리지 말자고 각오했던 아내의 과거와 강간에 대한 얘기였는데.. 아까처럼 목젖까지 차오르는 걸 억지로 억누르며 말을 흐려보지만.. 이미 내가 하려는 말을 알아듣고는 아내가 황급히 손까지 내젓는다.
“그럼 이건 뭐야? 뭘 어떻게 하게!? 또 나한테 비밀로 하고 혼자 위험한 짓은 다 하려고?”
“미안해. 하지만.... 이젠 오빠한테도 얘기 하려고 했어.”
내가 혹시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이상하리만큼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 촉발제처럼 들린 ‘이젠’ 이라는 아내의 말이.. 아무 의미 없이 사용했을 단어인데 이 계획이란 것도 누구보다 가장 늦게 들을 수밖에 없게 된 나란 존재가 과연 아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했던 인물이 맞는지.. 어제 성주와 했던 일들과 과거에 대한 얘기를 아직까지도 하지 않는 아내의 행동이 날 더 짜증나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끼이이~’
“무슨.. 일 있습니까? 남편분 목소리가 큽..”
“은희랑 얘기 좀 할게요.”
“목소리 너무 커서 나 놀랐... 알았습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서재로 들어오며 말을 하던 마이클이 내 손에 들린 서류를 눈치 채곤 뒷걸음질 치듯 서재에서 걸어 나갔다.
“그래도.. 폭력은 안 됩니다.”
끝까지 밉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마이클의 말을 무시하며 들고 있는 서류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진통제 효과가 거의 가셨는지 욱신거리는 아랫배를 잡고 의자에 앉게 된다.
“괜..찮아?”
“이게 복수냐? 너 혹시 즐기는 거 아니야?”
“....뭐? 즐기다니?”
“.....”
“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즐기다니?”
“.......”
“지금 설마...”
“너무 하잖아...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난 이해가 안 가! 과거야 그렇다고 쳐. 아니! 과거는 아무 상관없어. 자기가 그 선생한테 무슨 짓을 당했던 날 만나기 전이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거 다 이해한다고.. 그런데 왜? 왜 마지막까지 그 선생한테 혼자 가서 그런 짓을 당하냐고!”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아니..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얘기였는데..
그 이유조차 뻔히 아는 사실을 난 억지를 부리며 오기로 막 말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말을 하면서도 ‘아차..’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내 흥분된 감정을 다잡기란 불가능했다.
아내가 날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어차피 한 번은 벌어져야 할 상황일거란 생각에 담아뒀던 얘기까지 다 쏟아내게 된다.
“아직도 그 선생이었던 구의원한테 미련이 남은건지.. 아니면 몸이.... 기억하는 건지.. 그래서 복수라는 핑계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오빠!!”
“......”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니? 내가 무슨 심정으로..”
“그렇지.. 당신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난 짐작도 못 하겠지..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 다 붙잡고 물어봐라.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 그런데 뭐!? 또 옛날에 섹스 했던 놈하고 다시 만나겠다고? 그게 말이 되냐!?”
“........”
“넌 너만 생각 하냐? 그럼 난 뭔데? 내가 남편이긴 하냐!?”
“그럼 오빠가 남이야!? 아니니까.. 말을 못 했잖아. 아니.. 말을 하고 싶어도...”
“끝까지 너만 잘났네.. 그래 내가 다 잘못했네. 이게 다 나 때문이구나.”
“오빠!!”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더 하자.. 그럼 성주학생이랑은..”
‘덜컹..’
“누나??”
이젠 고함처럼 내 목소리가 커졌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성주가 들어온다.
“성주야.. 잠깐 나가줄래. 오빠랑 대화중이야.”
“괜..찮으세요?”
“.....응.”
어처구니없게 문을 열고 들어온 성주는 아내를 걱정하는 눈빛을 거두고 날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 년 놈들이 진짜 눈이라도 맞았나!? 라는 생각까지 하며 아예 삼자대면이라도 하자는 생각에 멈췄던 말을 이어가려 하는데..
“누나.. 금자란 분한테 전화 왔는데요.”
“...금자?”
“네.”
“알았어..”
아내가 성주가 들고 있는 핸드폰을 받아 들고 서재에서 나간다.
붙잡고 얘기를 계속하려던 난 방문을 막고 서 있는 성주 때문에 미처 아내의 팔을 잡지 못 한 채 멈추게 된다.
“넌 뭐야?”
“아저씨.. 지금 누나 힘들잖아요.”
“...뭐?”
“누나 남편이 아저씨 아니에요? 이렇게 힘들 때.. 옆에서 지켜주고 이해해 줄 사람이 아저씨 밖에 없는데 왜 싸워요?”
“이 새끼가..”
“나라면 이렇게 행동 안 해요. 만약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무리한 요구를 해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해도 무조건 믿고 따른다고요. 그게 사랑이란 거 아니에요?”
“사랑 같은 소리 하네.. 그럼 넌 니 애인이 다른 놈을 유혹한다는데 그걸 이해한다고?”
“네! 마음을 준다는 게 아니잖아요. 어쩔 수 없이.. 누나도 정말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하는 건데.. 그럼 응원은 못 해줘도 최소한 지켜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런 미... 하~.. 그래 너 잘났다. 그런 새끼가 남의 마누라랑..”
“네! 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제 목숨까지 다 받쳐서 지킬 거고.. 뺏을 겁니다!”
“......뭐!?”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끊고 대답하는 성주놈의 행동에 솔직히 놀라게 된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성주는 항상 머뭇거렸고 우유부단 한 아이처럼 자신의 행동을 칭찬받기 위해 오버하는 철없는 청소년이라 생각했는데... 날 가로막고 서 있는 성주의 지금 표정은 분명 남자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밀쳐내는 내 손을 꿈쩍하지 않고 버티는 몸도.. 키만 큰 마른 체형의 청소년이 아닌 탄탄한 가슴이 숨겨져 있는 남자의 몸이라는 걸 감촉으로 깨닫게 된다.
“누나가 사랑하는 게 아저씨니까.. 가만히 있는 거예요. 누나 울리지 마세요. 그럼 저 못 참아요.”
“못 참으면? 니가 못 참으면 어떻게 할 건데!?”
“그건 두고 봐야죠. 제가 무슨 짓을 할지..”
“이 새끼가 미쳤나.”
‘퍽!!’
주먹을 날린 건 나였는데..
뒤로 날아간 성주보다 내 옆구리가 더 아프다는 느낌을 받으며 문고리를 잡게 된다.
“서..성주야!!”
문 밖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을 때 넘어진 성주를 부축하며 끌어안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게 무슨 짓이야!?”
“저 새끼가 지금 뭐라고 했는지 알아!? 널 울.. 아!”
“아무리 그래도 철없는 애한테 주먹질이니!? 나한테 화가 났으면 나한테 풀어! 왜 애꿎은 얘한테 화풀이야!?”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졌다. 아니.. 냉랭함을 넘어 삭막해졌고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생각했다.
“넌 이 와중에 성주만 편 드냐!? 저 새끼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내 잘못이라고?”
“그럼 지금 오빠가 잘 한 거야? 왜 주먹질이냐고! 내가 잘 못했으면 차라리 날 때리라고..”
“은희야!”
“일어나.. 피부터 닦자..”
아내는 내 말은 끝까지 듣지도 않고 성주를 부축해 일으켜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돌리며 벌린 입을 다물지 못 하는 나였지만.. 지금 저 방으로 쫓아가 더 큰 소리를 지른다면 완전히 아내와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움찔거리는 다리를 겨우 참게 된다.
“남편이 잘 못했습니다..”
“...뭐!?”
“깜..짝이야. 소리 지르지 않습니다. 소리부터 지르고 주먹질하는 건 원숭입니다. 아무리 말을 잘 못 해도 폭력은 아닙니다. 말은 말로 풀어야..”
“진짜 이 새끼가 ..”
‘후다닥다~~~ 쿵!’
부엌에서 나온 마이클이 정말 얄밉게 할 말을 다 하곤 주먹을 꽉 쥐는 내 모습을 확인하곤 줄행랑을 치듯 거실로 도망쳐선 문을 잠가버렸다.
홀로 거실에 남은 난 고구마만 한 박스를 목구멍에 들이부운 놈처럼 답답한 가슴을 쥔 주먹으로 몇 번 쳐대다 결국 냉장고가 있는 부엌으로 걸어가게 된다.
“씨발.. 냉장고가 어디 있는..”
부엌으로 들어선 난 정작 보이지 않는 냉장고를 찾아 두리번거리길 반복하다 부엌에 은은하게 가득 찬 오뎅무국의 냄새에 그 자리에 멈춰 서게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국의 냄새에 괜한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두리번거리는데..
이제야 시야에 들어온 성주학생에 집안의 풍경이 방금 전 분위기처럼 삭막할 정도로 간략하고 이질적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집이 워낙 넓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이 없다는.. 전체적인 인테리어나 비싼 가구들과 가전제품들은 분명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봤던 부유층의 집안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풍경이었지만.. 뭔가가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생각을 하며 거실로 다시 걸어 나와 찬찬히 집안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영어로 된 상장이나 아버지의 것으로 보이는 트로피. 그리고 비싼 가전제품들과 함께 그림들이 벽에 걸린 집안을 살피던 난 유독 사진이 없다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물론 성주학생이 자라온 환경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사진이라고는 소형차 한 대 값은 족히 되어 보이는 커다란 벽걸이 TV 옆에 붙어 있는 성주가 아버지와 함께 사진이 전부라는 것에 발걸음을 옮겨 조심스럽게 성주학생의 방문을 열어본다.
잘 정리된 책상과 한 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으로 모범생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성주학생의 방까지도 내게 묘한 위압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이 나이 때면.. 최소한 여자연예인 사진이라도 붙여놔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아무리 정리를 잘 해도 그렇지 혼자 사는 고등학생이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정돈을 해놓고 살 수 있나?”
혹시나 이 집이 성주학생이 살고 있는 곳이 맞나 확인하기 위해 방을 더 살펴본 난 사람의 온기가 남아있는 침대와 자주 사용하는 듯 보이는 노트북과 가방, 옷들에 고개를 더 갸웃거리게 된다.
“자기 집이 맞는 거 같긴 한데.. 근데 뭔 학생 방이 우리 집 거실보다 크냐.. 참나... 이 새끼한테 생활비라도 받을 걸 그랬나.....”
“뭐하세요?”
“..어..엉? 화장실인 줄..”
“죄송해요..”
“....뭐?”
“아저씨한테.. 그런 말 하면 안 되는데.. 누나가 자꾸 이상한 걸 한다고 우겨서 제가 흥분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
방을 훔쳐보다 들킨 놀란 가슴을 내색하지 않으려 표정을 숨기는데 코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인 채 한쪽 구멍을 휴지로 틀어막고 있는 성주가 먼저 사과를 하는 모습에 괜한 무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성주가 뱉은 말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굳은 표정을 풀지 않고 말을 대받쳤다.
“너 내가 모를 줄 알지.. 내가 너 하는 짓을 다..”
“그런데 아저씨.. 네토라는 거..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거라던데.. 혹시 누나가 강간을 당할 때도 그런 거예요?”
“뭐!? 내가 미쳤냐!”
“그렇죠.. 아저씨가 그럴 리가 없죠.”
“근데 이 새끼가..”
“밥 먹어..”
다시 등장한 아내가 또 내 말을 끊는다..
아내의 말을 듣고는 성주가 고개를 돌려 대답하곤 내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거실로 나가버렸고 또 어이가 없어서 그런 성주를 쳐다보게 되는데.. 아내가 걸어와 퉁명스럽게 말을 한다.
“오빠도.. 밥 먹어..”
“....”
“성주가.. 말을 잘 못 했지만.. 그래도 폭력은 너무 했어..”
“너무해?”
“쟤가 아직 철이 없잖아.. 나... 좋아한다고 오빠 앞에서 대놓고 말하는 앤데..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해도 오빠까지 애랑 똑같이 흥분하면 어떻게 해..”
“흥분? 그럼 저 놈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데 내가 가만히 있어야겠냐?”
“알아.. 성주가 다 얘기했고.. 그래서 오빠한테 사과하라고 했어. 그래도 말로 타일렀으면..”
“....말을 말자. 끝까지 저 놈 편을 드네.. 참나..”
“친동생 같아..”
“....뭐?!”
“성주 말이야. 꼭 남 같지 않고.. 나이 차 많이 나는 동생 같아서 가만히 둘 수가 없어서 그래..”
“아무리 그래도..”
“오빠한테 할 말도 있고.. 마지막까지 정리되면.. 다 얘기할게.. 그때까지만 기다려주면 안 돼?”
“.....”
“부탁..해.. 조금만 더..”
“....알았어.”
“밥 먹자.”
‘그래서 보지까지 대 줬냐!’ 라는 말을 하려다 꾹~ 참는다.
어제 들었던 마지막 신음소리의 정체를 아직 확인하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괜한 불씨만 더 키우지 말자는 생각에 꾹 참고는 아내의 뒤를 따라 부엌으로 나간다.
“정말 괜찮겠습니까? 마이클 걱정 됩니다. 남편분 또 흥분하면 안 됩니다.”
“알았다고.. 근데.. 녹취만 하면 끝나는 거 맞지? 저 새끼가 이상한 짓.. 하는 거 나 못 참는다.”
“은희씨도 이번엔 끝까지 안 간다고 했습니다. 저번처럼 강간당할 거 같으면 무조건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은희는 남편 걱정이 더 큽니다.”
“....”
“이번엔 그 선생 놈처럼 발 날리면 절대 안 됩니다! 상대가 아무리 개떡 같은 후레자슥이라고 해도 경찰입니다. 잘 못 하면 남편이 더 좆 됩니다.”
“알았다고... 그런데 저 놈은 누구야?”
“아.. 저 사람이 우리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이거 하느라 나 돈 많이 썼습니다.”
마이클과 난 지금 ‘이브’라는 오래된 단란주점의 가장 구석진 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사소한 다툼이 있었던 성주의 집에 들어갔던 날부터 3일이 지난날이었다. 그 전부터 이미 모든 준비를 해 뒀는지 들어간 룸에는 설치해 둔 카메라로 내부를 구석까지 마이클의 노트북으로 다 훔쳐볼 수 있었다.
영화 같은 이 순간이 믿기지가 않았지만 소파에 벤 매캐한 담배냄새와 6개가 연결 된 TV에서 연신 비춰지고 있는 때 지난 뮤직비디오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임을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이 어처구니없는 계획에 수없이 고민을 했으며 절대 반대를 하려던 난 성주의 집에서 지내는 아내가 내 걱정과는 달리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을 보이며 내 눈치를 보는 듯 성주와의 거리를 일부러 더 두는 모습에 ‘차라리 바로 옆에서 아내를 지키자!’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게 정말 최선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마이클이 세팅해 놓은 노트북 화면 안에 비춰지는 경찰간부란 놈과 맞은편에 앉아 있는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 그리고 방금 전 마이클에게 물어본 서 있는 정장차림의 남자를 훔쳐보며 마른 침을 삼키게 된다.
“저 새끼도 어린애만 좋아하는 거 아닌가?.. 취향 때문에 은희를 빠꾸 놓는 거 아니야? 그럼 이 계획이고 뭐고 다 끝장이잖아.”
“빠꾸가 뭡니까?”
“그러니까.. 캔슬.. 아니.. 리턴?”
“아~.. 걱정 없습니다.”
“....뭐?”
“저 남자 아직도 은희씨 못 잊고 있습니다.”
“...못 잊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사실 이 계획은 은희씨가 아니라 금자가 하기로 했었습니다. 십 수 년 전에 저 간부 상대가 금자였습니다. 금자를 개처럼 취급하고 시도 때도 없이 덮쳤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심할 땐 똥까지 먹였다고 합니다.”
“...똥을 먹여?”
“그러다가 은희씨 한 번 맛보고 나서......”
“....”
“마이클 아직 한국어 어색합니다. 미안합니다.”
“알았으니까... 하던 얘기나 계속해 봐.”
“은희씨랑 섹스하고 나서 계속 찾았다고 합니다. 그 선생 놈이 은희씨 숨겨놔서 더 이상 못 건드렸지만.. 미련? 그거 많이 남았다고,, 금자한테 대놓고 은희 좀 데리고 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금자가 그래서 더 기분 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금자씨가 한남..한남 거렸군..”
“한남 나쁜 거 아닌데, 금자는 한국남자 징그럽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로리타입이라며. 솔직히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은희가 30대인데..”
“걱정 없습니다. 저 경찰 놈이 여기 오는 이유도 은희씨랑 동족이인? 예명? 별명? 하여튼 저 간부가 여기 오는 이유도 은희라고 불리는 20대 초반의 여자 때문이라고 사장이 그랬습니다. 와서 꼭 은희만 찾는다고 했습니다.”
“뭐?... 은희만 찾는다고?”
“네 그렇습니다. 확인해보니까 은희씨 젊었을 때랑 얼굴도 비슷하고 몸매도 비슷했습니다.”
“그래도 그때하고 지금은...”
“그건 은희씨가 알아서 한다고 했습니다. 어! 은희씨 들어갑니다.”
화면 속에 두 명의 여자가 주점직원의 안내들 받으며 들어왔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에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늘씬한 여자와 함께 들어온 아내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게 된다.
V넥 같은 검은색 브래지어가 훤히 보이는 흰색 시스룩 긴팔 티에 배꼽을 가리는 높고 타이트한 검은색 치마는 밑단은 너무 짧아 검은색 스타킹으로 감싸진 허벅지가 거의 다 드러난 채 앉으면 팬티가 훤히 보일정도였다.
“저...거 뭐야? 원래 원피스를 입기로 한 거 아니야!?”
“어.. 저 옷이 아닌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허리까지 흔들며 가볍고 밝게 인사하는 긴 생머리의 여자와는 달리 긴장한 듯 아내는 쭈삣거리며 작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오~. 둘 다 못 보던 아이들이네.. 신삥인가? 어.. 그런데 과장님은 항상 찾으시던 애를 불러야 되는 거 아닌가? 김실장?]
[오늘 하필 달거리를 한다고 쉬어서요. 이 애는 온지 한 달 된 아인데, 저쪽 키스에서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던 아이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온지 삼일 된 진짜 오리지널 병아리입니다. 이쪽 애가 아니지만 수영으로 다져진 몸매로 아주 새끈한 년입니다 부장님! 들어온 진 삼일 됐지만 과장님이 오신다는 얘기 듣고 특별히 교육도 안 시키고 대기시켜 놨었습니다.]
[에이.. 그래도 우리 과장님 취향이 다른데..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구먼.. 20대 중반 아니야? 김실장 이거 왜 이러시나.. 아무리 와꾸가 좋아도 울 과장님은 십대 아니면~]
[어흠.. 좀 조용히 합시다... 니 이름은 뭐니?]
[.....]
[너 말이야. 들어온 지 삼일 됐다는 너..]
[.....은..희에요.]
[에이~~ 이건 진짜 아니지! 아무리 울 과장님이 은희를 아끼신다고 해도 그렇지.. 예명까지 짝퉁으로 베껴서 대기를 시키냐!? 이거 김실장한테 실망하..]
[김부장 좀 조용히 좀 하세요. 오늘따라 왜 이리 수다가 많습니까..]
[네..네?.. 어..어흠..]
[그래서.. 몇 살이라고?]
[...]
[솔직히 말해라. 울 과장님이 천리안이시다! 거짓부렁은 딱 보면 다 아신다고~~!]
[서른 하... 며칠 후면 서른둘이에요.]
[무..뭐!? 하하하하..하~ 야! 김실장아.. 너 정신줄 놨냐?! 어디서 이런 늙다리 아줌마를..]
[당신 좀 조용히 하라고!]
[네..네?.....]
과장이라 불리는 경찰간부가 아내를 빤히 쳐다보더니 허리를 숙여 테이블에 팔을 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얘길 한다. 바로 옆에서 시끄럽게 얘기를 하던 부장이라는 놈이 과장의 한 마디에 입을 다물고는 그를 쳐다봤다.
“그런데.. 과장보다 부장이 더 높은 거 아닌가? 왜 저렇게 쩔쩔매지?”
“아무리 경찰서 부장이라고 해도 청 과장하고는 째바리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내가 알기론 저 과장이란 남자가 경찰서로 가면 서장보다 높다고 했습니다.”
“그런가..”
[벗어 봐..]
그리고 이어진 과장의 한 마디에 부장이라 불린 남자가 놀란 눈으로 과장과 내 아내를 번갈아 쳐다보기 시작했다.
[벗어보라고..]
[허.. 과장님 그세 취향이 바뀌신..]
또 다시 입을 놀리는 부장에게 과장이 정말 귀찮다는 듯 냉랭한 시선을 보내자 입술을 말아 넣으며 시선을 피한다. 시끄러운 화면 속과는 달리 정작 난 귀를 의심하게 된다. 믿기진 않았지만 무게 잡고 점잔만 떨며 고상한 척 하기 바빴던 과장이란 남자가 아내를 똑바로 쳐다보며 한 말은 분명 벗으라는 명령이었다.
아내가 머뭇거리며 눈치를 볼 때 먼저 옷을 벗기 시작한 건 같이 들어온 긴 생머리의 여자였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검은색 원피스를 티셔츠처럼 머리위로 벗어버린 여잔 속옷차림에도 부끄러움 하나 없는 지 포즈까지 취하며 자신의 슬림한 몸매를 뽐내기에 바빴는데.. 두 눈을 한 번 질끈 감은 아내가 천천히 하얀색 시스룩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커다란 아내의 가슴이 브래지어로 단 한 번 크게 출렁거리곤 곧 모양 좋게 자리를 잡았다. 아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과장이라는 남자의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아내는 두 손을 올려 가슴을 가리려다 이내 치마의 상단을 잡고 천천히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상의를 벗어도 브래지어에 펄이 들어간 듯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었고 민무늬 검은색 밴드 스타킹보다 먼저 모습을 드러나기 시작한 팬티는.. 골반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친 끈과도 같은 옆 라인에 작은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단조로운 디자인에 브래지어와 한 세트인 은은히 빛을 반사하는 검정색의 팬티가 정말 아찔하게 아내의 사타구니를 작게 가리고 있었다.
[돌..아 봐.]
[어머.. 오빠 너무 밝힌다. 우선 자리부터 앉아서 술 한 잔 나누..]
[넌 조용히 하고.. 너!.. 그 자리에서 돌아보라고.]
아내는 룸에 들어와서 인사를 제외하곤 단 한마디도 하지 못 한 채 과장의 명령에 옷을 벗고는 천천히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아내의 몸은 이전에 봤을 때보다도 더 말라 잘록한 허리위로 갈비뼈가 약간 더 도드라지게 보였고 풍만했던 가슴도 작아진 듯 느껴졌지만.. 오히려 봉긋 솟은 가슴과 볼록 튀어나온 엉덩이 라인에서 내려오는 근육이 빠진 맨들 한 허벅지와 더 잘록해진 종아리의 탄력이 도드라지는.. 정말 육감적이고 섹시한 몸매로 변해 있었다.
그건 거의 뒷 디자인이 거의 끈으로 이루어진 브래지어와 팬티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일지도 몰랐다.
한 바퀴 돌아 다시 정면을 보고 서 있는 아내가 소심하게 두 팔을 모아 자신의 사타구니를 자연스럽게 가려보지만.. 역시나 긴장한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허.. 정말 30대 맞아? 와.. 야! 넌 운동 좀 하지 그러냐. 삐쩍 꼴아서 그게 뭐야?]
[치~. 오빠는.. 난 젊은 게 무기잖우~~]
[무기 같은 소리하네.. 누가 30대고 누가 20대인지 모르겠구만..]
[이름이.. 은희라고?]
[......네.]
[서른하나? 이제 둘이라고?]
[....네.]
[여기 오기 전에 뭘 했나?]
[...........]
[오빠! 호구조사 해? 그냥 우리 재밌게 놀자~ 응!!]
[애기야 분위기 파악 좀 하고 입 좀 다물어라. 울 과장님이 쟤한테 물어보시잖아.]
[수..영강사했어요.]
[수영.. 결혼은? 결혼은 안 했나? 왜 이런 곳에 다니지?]
[.......]
[하긴.. 사연 없는 여자 없는 법이지.. 오늘이 처음이 확실한 가?]
[네! 제가 누구 앞이라고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우리 은희가 오늘 머리 올리는 날이 확실합니다.]
[그래요?.. 그럼 여기서 제일 비싼 걸로 한 병 가져오세요.]
[네? 아!! 네.. 하하하~ 야들아 오늘 저 두 분 확실히 모셔라! 만약에 마음에 안 든다는 소리만 나와 봐 아주 그냥..]
서 있던 김실장이 신이 난 듯 아내와 생머리여자에게 기분 좋은 협박조로 얘길 하며 나가려하자 아내가 다시 옷을 주워 입으려 한다.
[아.. 그리고 김실장님..]
[...네?]
[은희가 입던 싸구려 같은 거 말고.. 근처에서 보니까 체크무늬 들어간 거 있던데.. 그걸로 좀 부탁하지..]
[체크.. 아!.. 그런데 갑자기 그런 부탁을 하시면..]
곤란한 표정을 김실장이란 남자가 짓자 과장이 양복 상의에서 지갑을 꺼내 수표 한 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을 한다.
[부탁 좀 합시다.]
[아..하하하.. 당연하죠. 그럼... 너희 여기서 고~대로 기다려라. 괜히 설레발치다가 두 분 심기 건드리지 말고!]
당부하듯 얘길 하고 황급히 문을 열고 화면 속에서 사라지는 김실장의 모습은 내 안중에 없었다.
오로지 아내만을 쳐다보는 과장이란 남자의 두 눈빛이.. 과장의 눈빛은 꼭 열심히 찾았던 보물을 발견한 애처로움까지 담고 있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킬 정도로 아내만을 바라보며 아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핥아대고 있었고 그 시선에 아내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몸을 아주 자게 떨고 있었다. 아니.. 떨리는 게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내겐 그렇게 보여졌다.
멀뚱히 서 있는 두 여자를 쳐다보며 두 남자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기 시작한다.
대화를 나누면서도 시선은 오로지 아내의 거의 알몸과도 같은 육체를 감사하듯 훑어보고 있는 과장의 모습이 길어질수록 아내의 몸은 반대로 작아지는 듯 보였다. 처음에 자신 있게 걱정 말라는 말을 내게 했던 아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듯 보였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과 여전히 서 있기만 하는 아내를 보고 있던 난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마이클에게 괜한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더 크게 할 순 없나? 저 새끼들 목소리가 안 들리잖아.”
“은희씨가 가까이 가야 됩니다. 은희씨 귀걸이에 증폭형 저전압 마이크가 달려 있는데 반경이 2m밖에 안 됩니다.. 가까이 가야 됩니다.”
“아.. 그런 건 의자에도 좀 숨겨 놓지..”
“저거 엄청 비쌉니다. 어디 앉을 줄 알고.. 어.. 김실장 왔습니다.”
서둘러 돌아온 모습이 역력한 김실장이 숨을 헐떡거리며 각기 다른 쇼핑백을 아내와 긴 생머리 여자에게 건넸고 두 여자는 쇼핑백의 내용물을 확인하며 정반대의 반응을 보여줬다.
‘피식~’하고 웃으며 변태새끼! 라는 시선을 순간 보인 긴 생머리의 여자와는 달리 아내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과장이란 놈을 쇼핑백 속에 있는 물건과 번갈아가며 쳐다보기 시작했다.
[치~ 역시 오빠들도 남자구나. 왜 이런 거에 환장하는지 모르겠다니까~~]
아무렇지 않다는 듯 긴 생머리의 여자가 먼저 쇼핑백에서 꺼낸 옷을 몸에 걸치기 시작했다.
쇼핑백에서 나온 건 여학생들이 입는 교복이었다. 긴 생머리의 여자가 입은 교복은 서양영화에서 봤던 섹시교복이었지만 아내가 꺼내 입기 시작한 검밤색의 교복은 나도 옆 동네에서 몇 번 봤던 체크무늬가 포인트인 쓰리피스 치마교복이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원래 그렇게 나오는 건지 의심스러운 짧고 타이트한 체크스커트와 허리라인까지 내려오는 짧은 체크무늬 재킷까지..
[실장오빠. 왜 이 언니랑 나랑 옷이 달라? 이거 뭐야!?]
[씁.. 이거 하나도 진짜 어렵게 구한거야. 그냥 주는 대로 입어 이년아!]
[아씨.. 나 여기 에이스 아니야!?]
[알았으니까.. 오늘만 좀 봐주라. 넌 슬림더라서 이것보다 그게 훨 잘 어울려!]
긴 생머리의 여자가 실장과 옥신각신하며 다툼을 이어갈 때 교복을 다 입은 아내를 보며 과장이 자기 옆으로 앉으라는 제스처를 했고 아내가 그 손짓에 조심스럽게 걸어가 과장의 옆에 앉는데.. 앉자마자 과장의 손이 아내의 허벅지 위부터 허락 없이 침범하기 시작했다.
“왜 소리가 안 들려!?”
“아! 3..3번..이 이거던가..”
[은희라고?]
[....네.]
[혹시.. OO고등학교 나왔나?]
[네...네?]
[역시..]
[.......]
[하하하..하~.. 살다가 이런 행운이 다 있군. 진작 포기했었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긴.. 처음부터 얼굴을 가렸었으니.. 자네가 날 알 리가 없지.. 참~.. 그리웠어..]
[네?]
[혼잣말이야.. 그건 그렇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지?]
아내의 치마가 조금씩 말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앉은 자세로 조금 더 올라간 아내의 스커트는 이미 허벅지의 상당부위를 노출시켰는데, 그 위에 얹은 과장의 손이 쓰다듬길 반복하자 점점 더 올라가기 시작한 스커트였다. 검은색 스타킹의 맨들거리는 감촉을 만끽하듯 무릎 위부터 천천히 사타구니 바로 아래까지 손을 쓰다듬는 과장이란 놈의 행동은 아내의 질끈 씹은 입술처럼 징그럽고 역겹게까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정도면 된 거 아니야? 이제 그만 말려도 되잖아.”
“안..됩니다. 저 과장이 아직 아무것도 얘기 안 했습니다. 은희씨가 벌써 유도신문을 했어야 하는데.. 이상합니다. 꼭 쫄은 거 같습니다..”
“쫄아?”
“너무 긴장한 거 같다는 말입니다.. 나랑 계획 짜면서 몇 번이나 입을 맞췄.. 그 입이 아니라..”
“...”
그러고 보니 조금씩 긴장을 풀던 아내의 모습은 교복을 입은 그 순간부터 확연히 다르게 경직된 듯 보였고 느껴졌다.
[절 아세요?]
[응? 하하.. 자넬 안다고 해야 되나.. 아니면 자네 물건을 안다고 해야 하나..]
[물.,.건이..헉!]
질문을 시작도 하기 전에 과장의 손이 아내의 스커트 속 깊숙이 들어갔다.
아내의 가랑이사이를 파고든 과장의 손은 스타킹의 질감처럼 미끄러지듯 너무나 쉽게 스커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이동했고 아내가 본능적으로 허벅지를 조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허~.. 정말 이런 일이 처음인가? 은희 년도 처음부터 다리 벌리면서 애교를 부렸는데.. 역시 오리지널이 좋긴 좋군.. 크흐흐흐~ 그래.. 이 맛이지. 계집이란 게 너무 밝히면서 엉덩이부터 흔드는 건 영~~ 정이 안 가더란 말이야. 네가 니 년 몸뚱이가 얼마나 그리웠던지..]
[자..잠깐만요.. 절.. 어떻게 아시는..]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일어나서 똑바로 서 봐.]
[...네?]
자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몸만 빼기에 급급해 보이는 아내의 행동이 답답했는지 과장이 직접 아내의 엉덩이를 잡고 일으켜 세운다. 자신의 앞에 세워 테이블에 엉덩이를 반쯤 걸치도록 앉힌 과장은 술잔에 방금 나온 양주를 따라 강제적으로 아내에게 권한다.
[마셔.]
[...]
[분위기 자꾸 깨지 말고 마시라고.]
붉은 빛이 감도는 독해보이는 술잔을 받은 아내가 잠시 망설이다 입에 대고 한 모금 넘기는데, 과장은 그런 아내의 모습을 똑바로 쳐다보며 다 마시라 다시 한 번 명령조로 얘길 하곤 자신도 술잔에 술을 따라 단번에 비워버렸다.
어울리지 않는 잔잔한 음악만이 작게 흘러나오는 룸 안에서 아내가 받아먹은 술의 독함을 보여주듯 이내 켁켁거리며 손등으로 입을 닦기 시작하자 그 모습을 만족한 듯 과장이 흡족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를 아내에게 쥐어준다.
듀퐁 라이터를 손에 쥐고 정작 사용할 줄 몰라 뚜껑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아내의 모습에 피식 웃은 과장이 라이터를 쥔 아내의 손을 통째로 잡고는 담배에 불을 붙이곤 다시 한 잔을 술로 채워 아내에게 말없이 마시라 손을 뻗었다.
[아..아응~.아아앙~.오빠.. 아응~.. 너..너무 좋아~~ 아앙~]
아내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렸을 때, 그제야 내 시선도 아내가 향한 테이블 반대편을 향해 옮기게 된다.
섹시교복을 입고 있는 긴 생머리의 여자는 이미 소파에 앉아 있는 부장이라 불린 남자의 위에 올라타 열심히 허리를 흔들며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치마는 이미 벗어버린 긴 생머리의 여자가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여대며 부장의 자지를 집어삼키고 있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본 아내의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크큭..큭.. 아으~ 역시... 에이스가 다르긴 달라.. 섹스테크닉이 이 정도는 돼야 돈값을 하지.. 크큭큭~ 과장님.. 과장님도 후딱 해치우시고 위로 올라가시죠.]
여유로워 보이는 부장과는 달리 위에 올라탄 긴 생머리의 여자는 정말 흥분한 듯 더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부장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정말 쾌감에 빠져들기 시작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걸레처럼.. 에이스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여자는 이미 발정 난 계집처럼 쾌감에 몸서리치고 있었고 그 모습이 내겐 이상하게 보일정도였다.
“아무리 돈이 좋다고.. 이정도 주점 에이스면 좀 도도하거나 콧대가 높아야.. 되는 거 아닌가?”
“저도 좀 이상합니다. 앉고 나서 처음엔 밀당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저 여자 갑자기 발정 나서 스스로 치마하고 팬티까지 벗었습니다.”
“갑자기??”
난 4등분으로 나눠진 모니터 화면 중 아내의 얼굴이 가장 크게 잡힌 몰카를 서둘러 확대해 본다.
아내의 얼굴부터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은 난 화면을 뒤로 돌려 양주가 처음 나온 장면으로 옮기는데.. 양주의 뚜껑을 따는 김실장의 손이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뚜껑을 열고 뭔가를 집어넣는 듯한..
[쯧쯧... 또 쓸데없는 짓을...]
[아으.. 이..이년아 보지 좀 그만 조여.. 크큭큭~.. 과장님도 좋아하시잖습니까. 이 걸 먹인 년하고 안 먹인 년하고 차이가.. 아윽~..]
[수..술에 뭘...]
[넌 알거 없고..]
과장이 아내의 체크무늬 교복스커트를 허리까지 끌어올리곤 단번에 팬티를 벗겨버렸다.
저항할 틈도 없이 그대로 아내의 보지 둔턱이 드러났다.
[헉..자..잠깐만요.]
[역시.. 아직도 그대로군...]
[....]
요란한 에이스라는 여자의 신음소리가 울리는 룸에서 과장은 아내의 허벅지 안쪽으로 두 손을 밀어 넣어 크게 벌렸고 아내의 작게 갈라진 보지구멍이 드러났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 이렇게 작고 귀여운 보지에서 어떻게 그런 소리가 났는지.. 아직도 감도는 그대론가? 교육을 너무 잘 받아서 손가락만 대도 움찔거렸었지..]
[흐윽..흑...]
아내가 입술을 꽉 깨문다.
술기운만이라고 하기엔 너무 민감해진 육체처럼 과장이 엄지손가락을 세워 클리토리스가 숨은 둔턱부터 지그시 누르며 내려가기 시작하자 아내가 고개를 돌리며 입술을 깨물고는 새어나오는 신음소리를 집어 삼켰다.
[역시.. 민감해.. 기억하나? 개처럼 내 자지에 박히면서도 이 보지에서 물이 쏟아졌던 기억 말이야.]
[하아.. 어..언제를 말 하시는 거예요. 누..누구세요.]
[크큭큭~. 내가 기억나게 해 줄까? 몸으로 기억나게 해 주지..]
자리에서 일어난 과장은 아내의 재킷을 힘으로 내려 아내의 팔뚝에 반쯤 걸치도록 만든 후 교복 와이셔츠를 잡고 거칠게 양쪽으로 잡아당겨 벌리자 단추가 거의 다 떨어져나가며 아내의 브래지어가 다시 드러났다.
[역시.. 가슴도 학생 때 그대로였어.. 아흐.. 후흡..훕~~쯔웁..후룩~]
[아...아~~..]
브래지어까지 잡아 내린 과장이 아내의 가슴을 우악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남자의 힘에 기울던 몸을 팔로 지탱하며 기댄 아내의 가슴을 과장은 정말 맛깔스럽게 침으로 떡칠을 하며 빨아대길 반복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팔이 부들거리며 연신 꺾이길 반복했다.
과장이 입맛을 다시며 입술을 떼어냈을 때 아내의 젖꼭지는 침으로 범벅이 되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의 유두가 발기한 듯 더 솟아 크게 부풀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이..제 된거 아니야?”
“....아직 입니다. 남편한테 마이클 죄..송합니다.”
“하하하.. 저 새끼 죽여도 되냐? 저거.. 약 먹인 거잖아. 이것도 계획에 있었어?”
“....”
[크크~.. 역시 특이체질이야. 흥분하면 몸까지 벌겋게 달아오르는 년은 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하~.. 절.. 어떻게 아세요. 혹시...]
[크크크크크~ 내 자지를 보면 알라나? 자.. 맞춰봐라. 내가 누구게~?]
과장이 바지를 풀고 이미 크게 발기한 자지를 손으로 잡아 빼낸다.
[아니면.. 맛을 봐야 알라나?]
[...누..구신데요. 그..만 애태우고.. 누구신지 말씀해주세요...아.. 저 진짜 궁금해서 미칠 거 같아요.]
[궁금해서? 몸이 달아올라서 미칠 거 같은 게 아니고?]
[아..그..그래요.. 몸이.. 너무 뜨거워요.]
아내가 손을 내린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이어졌을 때 나도, 그리고 마이클도 입을 다물게 된다. 아내는 천천히 손을 내리며 동시에 가랑이를 더 크게 벌려 자신의 보지를 다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린 손으로 천천히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한 아내의 모습은.. 중요부위를 다 노출하긴 했지만 아직도 체크무늬 여학생의 교복을 입은 채 아내는 과장이란 놈 바로 앞에서 스스로 자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꿀꺼~..여..역시.. 네 년은.. 천성적으로 걸레같이 남자를 밝히는 년이었어. 본능적으로 거부하면서도 남자를 안달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연신 꼴깍거리며 아내의 모습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과장이 발딱 세운 자지를 흔들며 점점 더 아내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아직도 그대로인가? 고삐리 때처럼 자지가 들어가면 안에서 막 조이고.. 물어대면서 정신없이 남자를 환장하게 만들어? 발정 난 암캐처럼 왈왈거리면서..]
[그..그만.... 아.. 아저씨.. 아저씨 맞죠..]
[그래.. 내가 바로 그 아저씨다. 기억 나냐!? 네년 보지에 진하게 정액을 싸질렀던 그 아저씨.. 너도 못 잊었지?! 내 자지에 그렇게 허리를 흔들어대면서 괴성까지.. 개처럼 짖어댔던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었겠지.. 너.. 결혼했니? 아니.. 아직 결혼을 못 했으니 이런 곳에 나왔겠지.. 널 찾으려고 몇 번이나 생각했는데.. 이놈의 지위라는 게.. 됐고.. 오늘부터 넌 내 세컨이다. 필요한 거 다 말해. 아파트? 차? 우선..]
[쉿~~.. 아저씨.. 저 보고 싶었어요?]
[그..그럼.. 진짜 보고 싶었지.. 금자 년한테 집요하게 물어봤는데.. 그 년이.. 구의원 그 새끼도 무슨 보물단지처럼 끝까지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말을 안 해줘서 내가 얼마나 애간장을 태웠는데.. 이번에 그 새끼는 천벌을 받은 거야. 지 주제도 모르고 나댈 때부터 거리를 뒀는데 마지막까지 사람을 귀찮게 만들고..]
[아~.. 아저씨.. 나.. 걸레라고 했잖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럼.. 괜찮..지..]
미친놈처럼 헐떡거리며 자지를 흔들기 시작한 과장이 계속해서 아내에게 다가가길 반복하는데.. 뒤늦게 과장도 아내가 마신 술을 부장이라는 놈이 약을 탔는지 모르고 마셨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내가 그런 과장을 발로 밀어내며 보지에 집어넣은 손가락을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은희야.. 아~.. 아깝게 손가락으로 하지 말고 내 자지..어..]
[아~..이..래도 제가 좋..아요?]
[허윽..으...은희야..]
내 눈을 의심하게 된다.
아내가 손가락을 빼내곤 가장 비싸다는 양주를 들어 천천히 자신의 상체부터 골반까지 붓고는 손을 옮겨 술병의 주둥이를 보지 입구에 맞추기 시작했다.
[아~..아.. 아빠.. 나.. 미칠 거 같아.. 아~~..아아~]
[꼴..깍!!.. 으흐.. 으..은희야.]
[아~~~~]
아예 테이블 위로 올린 다리를 M자로 만든 아내는 더 적나라하게 자신의 보지를 과장에게 드러내며 보지 속으로 술병의 주둥이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음~..아~~..아아... 이..이래도.. 좋아요?]
[조..좋지.. 우리 은희..가 이렇게 섹시해서 내가 미칠 거 같아요. 하..하자. 우리 하..]
[아~.아아.흑..흑~~]
[으,,은희야. 그런데 지금 날 아빠라고 부른 거 맞니? 지금 날..]
[아~~..아..아빠... 나.. 어떡해.. 아흑~..]
테이블이 흔들릴 정도로 엉덩이까지 흔들며 아내가 손에 든 술병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미 다 젖은 교복으로 볼록하게 솟은 가슴이 젖은 와이셔츠 아래로 유두를 비춰 더 음란하게 보이는 아내의 모습에 나만이 아닌 모든 남자들의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긴 생머리여자를 아예 소파에 엎드리게 만들고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던 부장이란 남자도 시선은 아내를 향해 있었고 나와 같이 노트북으로 아내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던 마이클조차 어처구니없게도 나 몰래 자신의 사타구니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흑~..아..아앙.. 나.. 미칠 거 같아.. 아빠.. 나 바..박아줘.. 더 이상 못..참겠어.. 아흑~]
[그..그래.. 그래야지.. 나도 울 애기 때문에 미칠 거 같다. 아윽..]
“저..저 새끼가..”
‘끼익~! 쿵쿵쿵~~후다다닥~’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거란 예감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테이블 위를 박차고 올라 룸의 문을 향해 달려가는데.. 갑자기 마이클이 급하게 날 부른다.
“나.남편!! 남편놈아!!”
[와장창창!!!! 쨍그랑!!]
무작정 아내가 있는 룸으로 달려간 내 눈앞엔 생각지도 못 한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당장이라도 박힐 줄 아내가 숨을 헐떡거리며 와이셔츠의 옷깃을 쥔 채 서 있었고, 반대로 과장이란 남자는 소파 아래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아내의 내린 손에는 깨진 양주병이 들려 있었다.
“흑..흑..흑.. 개..새끼.. 그..렇게 좋니?”
“으으윽.. 으,,은희야..”
“다... 녹음 했어. 너도.. 그 선생새끼하고 똑..같이 될 거야.. 오..오빠 나 좀..”
“무..뭐!? 저..저년이.. 야! 이 개 같은.. 아구윽..”
“과..과장님!! 괜찮으세요.”
“비켜.. 악..”
우선 아내를 부축해 우리가 있던 구석진 룸으로 도망치듯 숨는다.
마음 같아선 쓰러져 있는 저 놈의 면상을 구의원처럼 발로 후려갈기고 싶었지만.. 아내의 부탁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꾹 참고 룸으로 몸을 피하게 되는데..
“은희씨 괜찮습니까? 아까 부장이라는 놈이 술을 먹....”
“아.. 오빠.. 나.. 나 좀..”
“자기야. 괜찮... 어!!”
“.....훕~”
부축한 아내를 소파에 앉혀 상태를 살피려던 그 순간 아내가 갑자기 내게 기습 키스를 하며 혀부터 밀어 넣었다. 당황할 틈도 주지 않고 아내는 손을 내려 내 자지를 옷 위로 잡고는 주무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허리띠를 급하게 풀고는 내 자지를 끄집어내곤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아..오..오빠.. 박아줘.. 나.. 더 이상 모..못 참겠어..”
“잠깐만.. 우선 밖의 분위기 좀 살피..”
“아~..”
아내가 스커트를 올려 자신의 입으로 깨물고는 그대로 내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마이클이 바로 뒤에 있는데도 아내는 추켜올려진 스커트 아래로 엉덩이를 다 드러낸 채 내 자지를 손에 잡고 자신의 보지에 맞추더니 그대로 엉덩이를 내려 내 위에 온 체중을 싣는다.
“으윽!....자기야.”
“헉..흥.하아~..아..오빠.. 아~~..조..좋아.. 너무 좋아.. 하아~~.아아아~아~”
여전히 스커트를 이빨로 문 채 아내가 연신 신음소리와 탄성을 내지르며 엉덩이를 빠르게 움직인다.
정말 거짓말처럼 커진 자지가 뽑혀나갈 것 같은 조임을 느끼며 미간을 잔뜩 찡그리게 된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쾌감은.. 고통처럼 내 자지를 연신 집어삼키는 아내의 보지 속을 음미할 틈도 주지 않고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어대는데..
아내의 입이라도 틀어막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 손은 아내의 가슴과 엉덩이만을 움켜쥔 채 급격히 밀려오는 사정의 기운을 참기에도 버겁게 느껴졌고 그건 내 눈 바로 앞에서 다 젖은 와이셔츠 아래로 젖꼭지의 윤곽이 다 보이며 더 크게 출렁거리는 아내의 가슴과 내 자지를 정말 뽑아버릴 것처럼 요란하게 엉덩이를 움직일수록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으윽..자..잠깐만.. 처..천천히.. 자기야.. 조금만 천..으윽..”
“하아~..학학..하윽..흑..오..오빠.. 싸..싸지마.. 싸면 죽여..버릴 거야. 아흑~..학학~~..더.. 조..조금만 더 아아~~.”
“헉헉..헉.. 어..어떻게 참..냐.. 아윽..”
“아아~..조..조금만 더.. 아아..아~.. 씨발.. 싸지..마.. 사정..하지 말라고.. 학아~..하흑..헉..헉헉~~아.. 오빠.. 좋아.. 진짜 좋아.. 아~~아.. 나.. 나 어떡해.. 나 진짜 미..미쳤나 봐.. 아윽아아아~..아앙”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아내가 요분질을 더 격렬하게 치기 시작했을 때 난 필사적으로 사정을 참으며 머릿속에 모든 잡생각들로 채우려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애국가도 불러보고 아내의 강간을 당했을 때 느꼈던 분노도 생각해 보고.. 아내의 슬픔도 공유해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그런 노력 중에 문득 마이클의 뒷모습이 내 시선에 들어왔다.
요란하게 허리를 흔드는 아내의 낯 뜨거운 모습을 애써 외면하듯 가려진 작은 문틈사이로 밖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마이클의 노고(?)에 감사하듯 쳐다보며 차라리 정신을 밖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 저 친구도 이 와중에 밖을 감시하는데.. 차라리 아내를 만족시켜서 조용하게 만들자. 마이클한테 더 이상 미안할 짓은 하지 말... 어!... 저 씨발새끼가.. 이 와중에 딸딸이를 쳐!!?’
밖을 감시하고 있는 마이클의 어깨가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에 욕이 바로 목젖아래까지 올라오는데.. 정작 입에서는 흥분에 찌든 신음소리만 새어나온다.
“아으윽..자..자기야.. 그..그만.. 나.. 나 쌀거 같..”
“하악..학학..하아~..아..아직...안..안 돼!.. 바람 필..거야. 지금 싸면 나 진짜 바..바람 필거야.. 아흑~..아아아..아~..오..오빠.. 아~”
소란스럽던 밖이 점차 조용해졌을 때.. 오히려 아내는 더 크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결국 난 손을 뻗어 아내의 입을 틀어막아보지만.. 이미 아내는 이성을 잃은 여자처럼 오로지 자신의 흥분을 채우기 위해 허리와 엉덩이를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는.. 본능에 육신이 침범 된 괴물로 변해 있었다.
‘끼익~~’
“어.. 성주학생이 여긴 어떻게 왔습니까?”
갑자기 문이 열리고 룸으로 들어온 건 성주학생이었다.
왜 저 놈이 이곳에 등장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누나!!”
“하아~..학학..아아~..오..오빠.. 아아~~아...앙..아..싸.싸..줘.. 아아아아아아아~~”
“으윽...윽!!!”
“아!!!”
왈칵거리며.. 울컥거린다는 표현대로 난 참았던 정액들을 아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쏟기 시작했고 그 엄청난 양에 나조차도 놀라게 된다. 그동안 정말 많이 참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 아내의 보지 속을 정액으로 가득 채웠고 그 양에 아내의 보지 속에서 그대로 흘러내려 내 자지와 불알까지 다 적시며 흘러내리기 시작했는데.. 아내는 사정을 하는 동안에도 천천히 엉덩이를 앞뒤로 움직이며 내 자지를 보지로 꽉꽉 물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사정이 끝이 아니라는 불안한 직감을 현실로 곧 느끼게 된다.
사정을 했는데도 줄어들지 않는 내 자지를 확인이라도 한 듯.. 아내가 천천히 움직이던 엉덩이에 다시 힘을 주기 시작했다..
“누나.. 시..실망이에요.. 어..떻게...”
“성주학생.. 우리 나갑니다.. 지금 은희씨 맨 정신 아닙니다.”
“차라리..”
“어허.. 남편분이 해결합니다. 우린... 나가야 됩니다.”
“아저씨 비켜봐요!”
“어허~~!!”
“염병하고 있네... 저 새끼는 지금 뭐래.. 아윽!.. 자..기야.. 처. 천천히.. 나 진짜 아파..”
“아~~.. 오빠... 아흑.. 나.. 미쳤나..봐.. 모..몸이 너무 뜨거워.. 보..보지가.. 아~~..아빠....보지가 타들어갈 거 같아.. 아.. 더!.. 세게.. 세게 박아줘.. 아!! 너무 좋아...아~~. 나...이뻐? 나 사랑해? 아아~..말..말 해줘.. 나 사랑하지?”
“으윽.. 그..그만.. 천천히 하자.. 으응!? 으윽!”
“아아~..아아아.. 제발 말 해줘.. 아아~.. 나 사랑하지? 흐응~..하아아아~”
달려들려는 성주를 잡고 마이클이 문을 잠그며 나가자 문 앞에서 휘파람을 불며 훔쳐보던 김실장이란 남자가 마이클에게 뭔가 말을 한다.
성주학생이 주먹 쥔 손을 부들거리며 창문 틈으로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틈이 내겐 없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