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보는 성주의 시선이 달라졌다.
성주가 직접 차린 황태국은 생각보다 괜찮았고 아내도 속을 달래기에 적당했는지 밥은 거의 먹지 않고 국만 홀짝거리며 감탄을 연발했다. 성주를 칭찬하며 나보고 좀 배우라는 말까지 하는 아내의 모습에 ‘이 국이 네가 어제 대준 화대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 어젯밤의 일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는 성주를 기특하다는 시선으로 쳐다봤기에 내 답답한 속은 더 해갔다.
나는 왜 어제 그렇게 훔쳐보기만 했을까?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하기엔 말이 안 됐다.
아내의 충격적인 과거를 이미 알고 있기에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다?
구의원이라는 놈에게 강간을 당하면서 극렬히 저항을 했던 아내였지만 혹시 예전의 쾌감을 아직도 몸이 기억하고 있었고 그래서 각오를 변명삼아 다시 한 번 옛날의 흥분을 느끼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것도 아니면 약에 취해 내 위에서 몸서리치는 아내의 진정한 섹녀로서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던 나는 아닐까?
답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난 성주가 술에 취한 아내를 범하는 모습을 훔쳐만 봤고 지금도 침묵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성주아래에서 몸서리치며 흐느꼈던 아내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만약 아내가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맨 정신으로도 성주의 자지에 그런 몸짓으로 반응을 할 수 있을까?
“무슨 생각해?”
“응?..아니.. 생각보다 성주가 국을 잘 끓였네..”
“그치!? 이런 건 언제 배웠데.. 황태국은 시원하게 끓이는 게 관건인데! 진짜 시원하다. 다시 봤다 얘!”
“원래 저 요리 잘 하는데요.”
“그래? 그런데 왜 우리 집에선 안 했냐? 만날 차려주는 것만 먹고..”
“누나 음식이 훨씬 더 맛있으니까요.”
“....피~.”
성주의 칭찬에 아내가 피식하고 웃으며 다시 국을 홀짝이지만 분명 기분이 좋은 건 확실했다.
그 모습까지도 어제 만족스러운 섹스로 인 해 기분이 좋은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 오빠 우리 오늘 갈 거야?”
“어딜?”
“...집에 가야지.”
“아직....”
“...?”
“그 경찰간부라는 놈이 아직 아무렇지 않게 활동하는데.. 집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그 놈이 조사하면 우리 집 같은 건 금방 알아낼 텐데..”
“그런가? 그래도 더 이상 성주한테 신세지는 것도 좀 그런데...”
“전 괜찮아요. 어차피 집도 텅텅 비는데...”
“그런데.... 네 아버지는 언제 오시냐? 출장이 너무 기신 거 아니야?”
“한 번 가시면 보통 한두 달이에요. 이번엔 베트남 쪽으로 가셔서 더 늦으실 걸요.”
“....그래?”
“네.. 어차피 주말마다 청소부 아줌마가 오셔서 청소하고 빨래 다 해주시고.. 용돈도 두둑이 주시고.. 저한테는 신경도 잘 안 쓰세요.”
“그래도 이 큰집에 혼자 있으려면 좀 힘들지 않냐?”
“익숙해서 괜찮아요.”
“휴~.. 배부르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다 먹었지?”
“제가 할게요.”
“됐네요. 얻어먹고 설거지까지 시키냐.. 염치없게. 내가 할 테니까.. 아! 커피 있니? 커피는 내가 끓여줄게.”
“제가 할게요. 원두라서..”
“나도 할 줄 알거든!”
아내가 식탁에서 일어나 커피를 끓이며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나와 성주는 먼저 커피를 받아들고 거실로 나갔고 아내는 설거지를 하며 식탁에 올려놓은 커피를 나눠 마시기 시작했다.
“이정도 집이면 얼마나 하냐?”
“...네?”
“그냥 궁금해서... 넌 모르나?”
“10억이 좀 안 된다고 하던데요.”
“....그렇지? 근데 아버지는 뭐하시냐?”
“작은 회사를 운영하세요.”
“.....”
“갑자기 왜요?”
“아니.. 내 생각하고 너무 달라서.”
“다르다뇨?”
“그냥.. 짱구 놈한테 삥 뜯기고 다니는 거 보고 못사는 건 아니겠지만 이 정도는 아닐 줄 알았거든.. 이 정도면.. 오히려 짱구놈 정도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았나?”
“.....”
“하하하하하.. 그런 거 있잖아.. 학폭 때문에 돈 주고 고용하는 보디가드 같은 것도 있다던데..”
“아버지한테 말하기 싫어서 저 혼자 해결하려고 했다가.. 맞는 것도 익숙해지니까 참을 만 했어요.”
“그랬구나... .”
“아저씨는.. 회사 안 나가세요?”
“응?.. 가야..지...”
까맣게 잊고 있던 회사라는 단어를 상기시켜주는 성주의 의도가 눈에 뻔히 보였지만.. 땅 판다고 돈이 나오는 게 아니었기에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이대로 마냥 성주에게 신세를 질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집에 돌아갈 때를 대비해 이젠 현실을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가장 먼저 부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쉰 내게 병가라는 편법을 써준 고마운 부장을 생각해도 최대한 빨리 복귀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 앞에 있는 성주가 신경이 쓰였기에 망설이게 된다.
“당분간 누나는 쉬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수영장에 곧바로 다시 출근하긴 힘들지 않을까요?”
“그렇겠지.. 뭐 회사야 다시 나가면 되는 거니까...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본다.”
“......네.”
“근데 왜 어머님 사진은 한 장도 없냐?”
“네??.. 그..냥요.”
커피를 마시며 무심한 듯 돌직구를 날린다.
거실에 앉아 삭막한 인테리어를 구경하듯 고개를 돌려 구경하듯 연기를 하던 난 무심코 뱉어낸 말처럼 몰래 성주의 표정을 관찰했고 내가 날린 질문에 성주가 동공을 흔들며 나처럼 거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아버지 사진은 있던데. 어머님 사진은 못 봐서.. 일찍 돌아가셨다고 했지?”
“...네.”
“어떻게 돌아가셨어?”
“.....”
“미안.. 민감한 질문이었네...”
“암으로요.”
“아~. 그럼 사진이 없는 게 더 이상하잖아.. 엄청 고생하셨을 텐데...”
“너무 고생하셔서.. 저도 아팠고요. 그래서 일부러 아버지가 다 치우셨어요.”
“.....그랬구나. 그래도..”
“아저씨 전화 온 거 아니에요?”
“...응?”
성주의 말에 윙윙거리며 진동을 하고 있는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회사였다. 더 몰아붙이면 뭔가가 나올 거 같은 기분이었지만 때마침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우선 받게 된다.
부장에게 걸려온 전화는 내가 사직서를 내기 전에 하던 일이 잘 진행이 되질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내 주도로 하던 프로젝트라서 무리하게 인수인계한 것도 문제가 됐지만 결정적으로 발주했던 샘플들이 제대로 나오질 않아 본 물품에 차질이 생겼다는 내용이었고 미안하지만 내일부터라도 당장 나올 수 없냐는 부장의 씁쓸한 내용의 통화였다.
“왜요?”
“회산데.. 내일부터 나오라네..”
“그래요?”
“회사야? 오빠 짤린 거 아니었어?”
“내가 왜 짤리냐! 잠시 휴직계만 낸 거지.. 이놈의 회사는 내가 없으면 돌아가질 않아요.”
“휴~~. 다행이다. 난 오빠가...”
“참나.. 내가 회사에서 짤릴 놈으로 보이냐?”
“그건 아닌데.... 미안.”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그냥... 아! 그럼 오늘 당장 집으로 돌아가자. 빨래도 밀렸을 텐데.. 당장 내일 입을 양복도...”
“됐어. 양복 안 입었다고 하늘이 무너지냐. 그것보다... 자긴 어떻게 할래?”
“응? 뭘?”
“당분간 수영장은 좀 쉬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아니야. 괜히 쉬면 잡생각만 늘어.. 그냥 나도 내일부터 나가야지.”
“...그럴래?”
“누나 그래도 좀 더 쉬는 게 낫지 않겠어요?”
“아니야..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지.. 언제까지...”
“....”
“그래. 현실로 돌아가야지.. 그래도 오늘은 여기서 쉬고.. 내일 가자. 회사는 내일모레부터 나가면 되니까..”
“아 몰랑~.. 난 더 잘래.. 아직도 속이,,, 후~.. 마이클은 잘 가고 있나 모르겠네..”
“아침에 택시까지 태워서 보냈으니까. 지금쯤이면 비행기 안에서 코골면서 뻗었을 걸..”
“크큭~. 하여튼 파란만장했네.. 에휴...”
웃고 있는 아내였지만 표정만은 한없이 쓸쓸해보였다.
날 흘깃 쳐다보는 시선에 미안하다는 감정이 담겨 있다는 걸 분명 느낄 수 있었기에 아내의 씁쓸한 미소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 넘기며 다시 커피를 홀짝거린다.
아침 겸 점심을 먹은 우리는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늘어지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한 충전을 하듯 난 거실에서 커다란 TV를 소파에 누워 오후까지 시청했었고 아내는 숙취가 심한지 침대에서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성주는.. 공부를 한다며 도서실로 나갔다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그렇게 오후를 꼬박 빈둥거리며 지냈고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돌아온 성주의 손에는 한 아름의 봉지가 들려 있었다.
“그건 뭐야?”
“누나가 파스타를 좋아한다고 해서요. 이 동네에 유명한 파스타 집이 있거든요.”
“파스타? 스파게티?”
“네.”
“후아암~~.. 이거.. 무슨 냄새야? 냄새 쥑이네! 와~.. 배고프다.”
“성주가 스파게티 사 왔어.”
“스파게티!? 진짜? 웬!?”
“너 좋아한다고...”
“파스타만 좋아하신다고 알아서.. 종류별로 다 사왔어요.”
“학생이 돈이 어디 있어서..”
“여기서 지금 돈이 젤 많은 건 저일걸요.”
“하.하하하.. 그런가? 음~.. 냄새 진짜 좋다.”
“와인도 사왔어요.”
“와인?”
“학생이 술도 사오냐?”
“드세요. 전 먹고 왔어요.”
식탁에 세팅을 하기 시작한 성주는 내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와인을 따더니 찻장에서 꺼낸 와인 잔에 소믈리에처럼 멋들어지게 와인을 따라 세팅을 마무리하고는 무심한 듯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저 놈이...”
“성주야! 그래도 같이 먹자.”
“아니에요. 전 독서실 친구랑 떡볶이 먹고 왔어요.”
“이 맛 나는 걸 사오면서 떡볶이는 뭐야..”
“저 파스타 별로 안 좋아해요. 전 괜찮으니까 두 분이서 분위기 잡고 드세요.”
점퍼를 벗고 나온 성주는 정말 분위기라도 제대로 잡으라는 듯 은으로 된 촛대를 식탁 중앙에 놓더니 불까지 붙이곤 은은한 불빛으로 조도를 낮춰 낭만적인 풍격을 연출하고는 다시 무심한 듯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와.. 성주가 은근히 로맨티스트네...”
“로맨..은.. 공부는 안 하고 영화만 봐서 저래..”
“하여튼 무드 없게.. 아.. 이럴 땐 드레스라도 입어야 되는 거 아닌가 몰라.”
“생각이 없는 거지.. 속도 거북한데 무슨 스파게티냐. 참나..”
“하여튼.. 오빠는 그러니까 안 되는 거야!”
투덜거리며 괜한 짜증을 부리는 나와 달리 아내는 이젠 거북한 속이 다 가시고 정말 배가고픈 지 식탁에 앉자마자 세팅해 놓은 스파게티들을 보며 감탄의 시선을 담아 성주가 들어간 방을 쳐다본다.
5가지가 넘는 맛의 파스타를 한 입씩 맛보기 시작한 아내는 퉁명스럽게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게 손짓하며 빨리 먹어보라 재촉을 한다. 속도 없이 와인까지 홀짝거리며 다시 파스타를 먹는 아내의 모습에 정말 마음 편한 여편네구나.. 라는 생각까지 하며 어쩔 수 없이 포크를 들고 파스타를 한 입 맛보는데.. 진한 해산물의 내음과 치즈의 걸쭉함이 입에서 녹는 감촉에 나도 모르게 다시 포크를 움직이게 된다.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정말 맛은 있었다.
그런 내 모습에 배시시 웃는 아내가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는 내게 와인까지 권한다.
“이거.. 비싼 건가 봐. 디게 맛있고 달다.”
“참나..”
“피.. 먹다 죽은 귀신이 때깔이라도 곱다잖아.”
“아이고~ 그러셔요~~.”
“치~.”
입을 삐쭉거리는 아내를 보며 마신 와인도.. 내가 지금껏 맛봤던 모든 와인이 싸구려처럼 느껴질 정도로 맛있었다.
와인에 대해서 문외한인 나였지만 이 와인이 엄청 비쌀 거란 짐작이 들 정도로 입속에서 수십 가지의 풍미가 느껴지는 와인에 영화에서 봤던 장면처럼 입술을 모아 홀짝거리며 맛을 다시 보게 된다.
“맛있지?”
“....맛은 있네.”
아내가 또 배시시 웃으며 나처럼 와인을 입에 모아 호로록 거리며 맛을 음미한다.
짜증은 났지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한 성주놈의 행동에 의심을 잠시 접고 본격적으로 파스타를 먹기 시작하는데.. 아내가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곤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살피며 말을 한다.
“오빠..”
“..응?”
“정말.. 괜찮아?”
“....뭐가?”
“나.....”
“괜찮다니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자기가 내 아내인 게 변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달라질게 있냐? 어처구니없는 와이프가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한 것도 당연하고.. 쓰벌.. 그 구의원 생각하니까 또 욕 나오네.. 그 새끼는 진짜 내 손으로 조져놨어야 하는데..”
“.....미안해.”
“아니.. 너 말고.. 그 새끼.”
“오빠가 있는 줄 알았으면.. 그렇게 안 했을 텐데..”
“....”
“정말..미안.”
“아니.. 밥 잘 먹다가 갑자기 왜 심각해지냐. 너한테 안 어울려,..”
“...피~.”
“앞으로가 중요하잖아. 뭐... 가끔.. 찐~하게 놀 때 그때 얘기해주면서 날 더 흥분시켜준다면..”
“.....참나.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만큼 괜찮다는 거지..”
“....참나.”
“솔직히 우리 찐하게 놀기로 합의 봤었잖아. 그냥.. 진짜 리얼한 강간놀이 한 번 했다고 생각하자. 자기한테 이런 말 어처구니없을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게 화가 덜 나더라고..”
“.....”
“초대남까지 부르려고 했던 나다. 솔직히 화가 안 나는 건 아니지만.. 화가 안 나면 그게 사람이냐.....”
“.......”
“그래도.. 어쩔 수 있냐.. 당신이 결정한 일인데. 받아들여야지...”
“....고맙고.. 정말 미안해...”
“고맙다는 말은 계속 해.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더 이상 하지 마. 원래 미안하다는 말 계속 들으면 정말 당신이 미안한 존재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잖아.”
“....치~. 폼 잡기는....”
아내가 파스타를 입에 우겨넣으며 작게 눈물을 훔친다.
이러면 된 거라는 생각을 하며 나도 파스타를 한 입 크게 넣고 씹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내가 입속에 든 파스타를 오물거리며 씹다가 날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왜?”
“오빠...”
“..또 뭐가 남았어? 왜? 복수 상대가 남았어?”
“아니... 나....”
“....뭐?”
“사실.. 성주랑..”
“......”
“성주..딸..”
“알아.”
“......응!? 뭘.. 알아?”
“자기가.. 성주 저 놈 위해주는 거.. 친동생 같아서 더 챙겨주는 거..”
“그게 아니고..”
“그래서.. 몇 번 딸딸이 쳐준 거 안다고.”
“...”
아내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놀란 듯 날 쳐다보며 볼까지 빨개진 아내가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왜? 내가 지 마누라가 바람피는 것도 모를까봐?”
“바..바람 아니야!”
“참나.. 딸딸이가.. 유사성행위 모르냐?”
“그..그냥..... 하지만 진짜 그 이상은 안 해줬어. 너무 못 참으니까....”
“........”
“......미안.”
“또..”
“...”
“괜찮아.”
“....괜찮다고? 화.. 안 내?”
“딸딸이만 쳐준 거잖아. 그것보다 더 한 것도 했는데.. 그리고 저땐..”
성주가 들어간 방문을 한 번 쳐다보는데.. 갑자기 어제의 기억이 머릿속에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이젠 더 이상 숨길 것 없이 다 고백하는 아내의 모습에 그나마 화가 풀리기 시작한 나였지만 그건 아내에 대한.. 오히려 내게 더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는 감정이 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성보다 성욕이 더 지배해나는 시기니까.”
“...언제부터 알았어?”
“저 놈이 우리 집에 있을 때.. 나 몰래 컴퓨터 방으로 자기가 갔을 때.”
“미안해. 처음부터 말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 때문에... 자기가 더 오해할까봐.. 도저히 얘기를 할 수가 없었어.”
“그것도 알아. 자기라면 분명히 나한테 먼저 허락부터 받았을 텐데.”
“.......미안.”
“또 그런다. 됐으니까.. 좋아하는 스파게티나 먹어.”
“화.. 안 나?”
“놀리냐? 화가 안 나겠냐? 성주놈은... 내가 처음부터 뿌린 씨앗이니까 참는 거지.. 구의원 그 새끼만 아니었으면 저 놈은 진즉에 나한테 뒤졌었어. 그래도 뭐.. 좀 짜릿하긴 하더라..”
“짜..짜릿해?”
“응.. 자기가 나 몰래 저 놈 자위까지 시켜줬다는 게.. 물론 끝까지 갔다면..... 못 참았겠지만..”
“진짜 안 했어!”
“.....아니까 참았다고.”
“근데.. 짜릿하다니.. 그건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 짜릿했다고.”
“...와. 진짜 오빠 변태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 눈치를 계속 보며 말을 더듬는 아내의 모습에 밀려왔던 짜증을 조금은 더 누그러트리게 된다.
어제의 일을 아무것도 모른 채 정말 끝까진 안 갔다며 얘기하는 아내의 모습에 이상한 죄책감까지 느끼기 시작한 나였지만.. 이런 감정들을 느끼고 있는 내 자신이 더 어처구니없는 놈인지는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사실.. 엄청난 사건을 끝낸 후 이런 대화가 말이 안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였지만.. 차라리 이렇게라도 한 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내와 나의 신뢰와 믿음에 대해 지금 순간은 고맙게 여기게 된다. 비록 자신의 과거를 숨겼고 내게 거짓말을 했던 아내였지만 이 세상에 지저분하고 음란한 과거가 없는 순백의 깨끗한 처녀가 몇 명이나 세상에 남아 있을까? 배우자가 천 남자가 아니라면 당연히 할 짓 안 할 짓 다 했을 여자들이 과연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배우자에게 다 고백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여자가 몇 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하며, 아내는 남들보다 조금 더 끔찍했고 참혹했던 시간을 괴로워했을 거란 생각을 하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행동을 한다.
아내는 여전히 내게 죄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 한 채 남은 파스타를 입에 우겨넣었고 고맙다는 듯 내 눈을 한참이나 쳐다보길 반복하며 와인을 홀짝거리며 마셨다. 그리고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었는지 파스타를 다 먹고 나서도 한참동안 평소처럼 조잘거리며 내 기분을 맞추려 애를 썼었다.
우리가 파스타를 다 먹고 와인을 거의 다 비웠을 때 성주가 방에서 나와 시키지도 않았는데 식탁의 빈 접시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맛있었죠?”
“응? 응! 진짜 맛있었어.. 고마워.”
“아니에요. 누나가 고생한 거 생각하면.. 이런 것밖에 못 해드려서 죄송해요.”
“네가 왜? 에휴.. 괜히 너까지 신경 쓰게 해서...내가 미안하네..”
“아니에요. 저도... 다 알아요. 누나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성주야.”
“아!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 사왔는데..”
“뭐? 더 이상 못 먹어. 진짜 많이 먹었어!”
“맛만 보세요.”
“이러면.. 내가 정말 미안해지잖아..”
“지가 좋아서 챙겨주는데 뭐가 미안하냐.”
“말을 해도.. 오빤 성주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뭐가?”
“....참나. 이 사람이 이래요. 성주야 진짜 고마워.”
“아니에요.”
그런데 저 놈은 끝까지 날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내와의 대화를 끝내고 남은 와인을 마신 난 거실에 앉아 TV를 보기 시작했고 아내는 미안함을 몸으로 보여주듯 정리하는 성주를 도와 식탁에 남아 식탁까지 행주로 닦고 나서야 거실로 와 내 앞에 앉았다.
몸도 따뜻하고 배가 부르자 다시 피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노곤해지는 몸을 뒤로하고 리모컨으로 뉴스 채널만을 골라보며 혹시나 경찰간부라는 놈의 이름을 찾아보지만 역시나 사건사고만이 뉴스를 가득 채울 뿐 경찰간부의 과장이라는 단어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내 무릎에 등을 기댄 채 앉은 아내도 나처럼 뉴스를 보다 기지개를 크게 펴고는 샤워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아저씨.”
“..왜?”
“아저씨는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갑자기 뭐가?”
“누나가.. 그런 일을 당했잖아요.”
소파에 앉은 성주가 뜬금없이 이상한 질문을 한다,
“괜찮지 않으면?”
“그냥 괜찮은 척 하는 건 아닌가 해서요.”
“그게 무슨 말이냐?”
“지금은 경황이 없어서 그냥 넘기고 보자는.. 그런 생각으로 누나를 위로하는 건 아닌가요?”
방안에서 우리 대화를 몰래 엿들은 게 분명했다.
“미쳤냐? 내가 그렇게 속 좁은 남자로 보여?”
“.....”
“그리고 그건 우리 문제지. 네가 왈가왈부 할 처지는 아닌 거 같은데.”
“걱정돼서 그래요. 괜히 누나가 더 상처 받지 않을까 해서..”
“참나.. 그러니까 그건 우리 문제라고. 그리고.. 저 사람이 더 이상 상처받을 일은 없을 테니까.. 근데 왜 자꾸 참견이냐? 너 정말 누나 좋아하냐?”
“네,”
즉답을 하는 성주의 뻔뻔함에 점점 삭아지던 짜증이 다시 밀려오기 시작했다.
육체적으로 내가 한 번 허락(?)을 했다고 아내를 자기 여자처럼 행동하려는 성주의 모습에 역시나 아직 철부지 아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이해하려고 해도 날 똑바로 쳐다보는 도전적인 성주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가 않았다.
결정적으로 이 어린놈하게 내가 왜 이런 대화까지 나눠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에휴.. 그래.. 네가 내 와이프한테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는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첫 만남부터 너무 파격적이었고.. 네가 너무 외로워서 이런 감정들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거 다 알아. 하지만 어른들은 어른들의 사정이란 게 있어. 그건 네가 한참 후에나 이해할 수 있는 거고.. 요즘같이 쉽게 만나고 이혼하고.. 그러기엔 내가 너무 우리 은희를 사랑한단다.. 그리고 은희도 그렇고.”
“그럴까요?”
“...뭐?”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른으로서 차라리 성주를 타이르고 어르자는 생각에 최대한 부드럽게 얘기를 하는데 이놈이 발칙하게 날 도발을 한다. 어느새 어린애가 아닌 남자처럼 아내를 상대하고 날 도발하는 성주의 모습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너무나 낯설게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끝까지 평온한 척, 아내의 주인이 나라는 듯 네가 아무리 날 자극해도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얘기를 이어갔다.
“은희도 널 친동생처럼 아끼는 거 알고 있니?”
“......”
“물론.. 우리가 겪은 상황이 정말 비현실적이서.. 네 정신세계도 혼란스럽고 변질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어. 나하고 은희가 부부라는 건 변할 리도 없고. 서로 사랑하는 것도 변함없고.. 차라리 네 또래에 예쁜 애들한테 더 신경을 쓰는 게 현실적이지 않겠니?”
“흥미 없어요.”
“흥미가 없다니?”
“애들한테는 흥미 없다고요. 아저씨 말대로 누나가 아저씨 부인인 거 맞죠.”
“...”
“저도 알아요. 그냥 누나가 불쌍해서 그런 거니까. 걱정 마세요.”
“걱..정을 말라고?”
“..네. 피곤 할 텐데 주무세요. 전 공부 좀 할게요.”
“...”
오히려 걱정 말라는 말을 하고 들어가는 성주의 뒷모습에 더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뭔가...
적극적으로 날 자극하고 도발할 줄 알았던 성주가 맥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가는 모습을 뒤로하고 다시 TV에 시선을 옮겨보지만 느껴지는 이질감의 원인을 찾기 위해 TV에 고정된 시선과는 달리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는데..
성주의 마지막 말이 최면처럼 급격히 밀려오는 피곤함에 눈을 깜빡거리게 된다.
아직도 어제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것인지.. 이상하게도 갑자기 밀려오는 졸음에 눈을 비비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아무리 배가 부르고 노곤해진 몸으로 남았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해도 이렇게 갑자기 졸음이 밀려올 리가 없는데...
“휴~.. 시원하다.. 오빠? 피곤하면 들어가서 자.”
“으..응?.. 내가 졸았나?”
“꾸벅꾸벅.. 병든 닭 같았어. 나도 샤워하다가 욕조에서 깜빡 졸았네... 아직도 술이 덜 깼나 봐..”
“휴~.. 지금 몇 시지?”
“응?..헛.. 벌써 10시네... 그런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벌써?”
짧은 반바지에 노브래지어로 끈나시티셔츠 만을 입고는 아직도 젖은 머리엔 수건을 두른 아내가 성주방을 확인하며 날 흔들어 깨웠다.
8시 반 정도에 밥을 먹기 시작했고.. 한 삼십 분정도 얘길 나눴으면.. 9시.. 정리하고 앉아서 성주와 얘기를 나누고..
아무리 계산 해봐도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 너무 집중을 했나?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질적인 시간의 흐름이었다.
“다 씻었어?”
“응.”
아내와 함께 손님방으로 들어간 난 침대에 눕자마자 쏟아지는 잠과 싸우게 된다.
와인이 분명했다.
아무리 어제 과음을 했고 성주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해도 이렇게 맥없이 잠에 빠질 리가 없었고 그건 분명 평범하지 않은 무엇인가가 날 강제로 잠재우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결혼 전 불면증으로 잠시 수면제를 복용한 적이 있던 경험으로 지금 성주가 먹인 게 수면제와는 조금 다른 약일거란 생각에 도달하며 겨우 게슴츠레하게 눈을 뜰 수 있었던 나와 달리 화장대에 엎드린 채 코까지 골고 있는 아내의 모습으로 함께 마신 와인에 성주가 뭔가를 탔을 거란 짐작을 확신으로 바꾸게 된다. 분명 아내가 맛있다며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와인을 마셨으니 그나마 버틸 수 있는 내 몸 상태로도 와인이 확실했다.
‘어제도 그렇게 아내를 괴롭히고 오늘도 또? 설마.. 내일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많은 양의 술을 마신 어제보다도 더 비몽사몽인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 보지만 몸이 쉽게 움직이질 않는다. 흔들리는 시선과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머릿속엔 성주의 의도를 짐작해보려 애를 쓰지만.. 분명 일반적인 수면제와는 다른 작용으로 간단한 생각조차도 힘겹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끼이잉~~ 스윽~.’
문이 열리고 인기척이 들렸다.
“누나.. 침대에 누워서 주무세요.”
“..으음~.”
“웃..차...”
아내를 안은 성주가 침대로 걸어온다.
말 그대로 내 옆에 누우려는 듯 소리 나게 걸어오는 성주의 모습에 내 생각이 착각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데.. 침대 바로 옆까지 걸어와 잠시 동안 날 내려다보던 성주가 그대로 아내를 안고 거실로 나가버렸다.
‘무..뭐야 저..새끼.. 왜 거실로...’
내가 누워있는 방의 불만 끄고는 문도 닫지 않고 아내를 안고 나간 성주의 행동에 떠지지 않는 눈에 억지로 힘을 주며 정신을 집중해 본다. 그러나 천근처럼 무겁게 느껴지는 눈꺼풀의 무게에 호흡만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자꾸 의식이 끊기려 한다. 어떻게든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을 하며 온 몸의 신경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움직일 수 있는 부위를 찾기 시작하는데..
[아으~..아아아..아~..아~~....아~]
거실에서 갑자기 들리기 시작한 여자의 목소리는 분명 아내의 신음소리였다.
아내를 성주가 안고 나간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들리기 시작한 신음소리에 희미해지기 시작했던 정신에 찬물을 끼얹듯 한 충격을 선사하며 다시 안간힘을 쓰게 되는데.. 눈이 떠졌고 손가락도 움직일 수 있었다. 온 몸에 힘을 주며 겨우 상체를 일으켰고 어렵게 몸을 움직여 몸을 90도로 꺾어 열린 문틈으로 거실을 향해 시선을 옮길 수 있었는데..
나시티에 반바지를 여전히 입고 있는 아내가 소파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그럼 이 신음소리는...’
귀에 들리는 신음소리가 아내의 것이 확실했지만 들리는 위치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소리가 들리는 곳은 벽에 걸린 TV였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기에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아내가 고등학교 때 찍힌 동영상의 일부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지금 성주는 TV에 아내의 음란한 영상들을 틀어놓고는 잠시 감상하듯 서서 구경을 했고 벌써부터 커진 자지를 주물럭거리며 천천히 아내에게 걸어가더니 소파에 널브러진 아내를 다시 잠시 동안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리모컨으로 볼륨을 조금 더 키운 성주가 아내의 팬티와 함께 반바지를 벗겨버렸고 이내 아내의 하반신이 적나라하게 노출 된 채 벌려진다. 하반신을 완전히 노출시킨 성주는 아내를 힘으로 일으켜 세우더니 자신이 먼저 소파에 앉았고 자신의 가슴에 아내의 등을 기대도록 백허그하듯 앉혔다.
자세를 잡은 성주가 손을 아내의 사타구니사이로 밀어 넣더니 아내의 엉덩이에 짓눌렸던 자지를 꺼내 사타구니사이로 끼워 넣고는 그 손으로 아내의 보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어.. 무..뭐야... 왜 내 자지가...’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반응을 하는 내 자지에 당황하게 된 나였는데..
“누나.. 들리죠? 이거 누나 목소리에요.”
“....”
“저 선생이라는 새끼한테 당하면서도 창녀처럼 엉덩이를 흔드는.. 저 여자가 누나 맞죠?”
“......아~.”
아내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에 대고 속삭이듯 말을 하는 성주는 부드럽게 문지르기 시작한 손가락을 천천히 보지 속에 밀어 넣고는 작게 움직이길 반복했다. 아내가 성주의 허벅지 양옆으로 벌어진 다리를 움찔거리곤 귀가 간지러운지 고개를 힘겹게 돌리지만.. 성주는 다른 손을 올려 아내의 티셔츠 속으로 집어넣어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다 들리잖아요... 오늘은 느껴지죠? 이 약... 인터넷으로 어렵게 구했어요. 내일되면 누난 기억도 못 하겠지만,, 이 약 먹으면 평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흥분한다고.. 몸이 완전 민감해져서 조금만 자극해 주면 제대로 발정난다고 하던데.. 지금 느끼고 있는 거 맞죠?”
“.....으음.”
“누나..”
“아....”
성주의 손가락이 조금씩 더 깊이 아내의 보지 속을 들락거릴수록 TV에서 계속 들리는 요란한 아내의 신음소리사이에 작게 벌린 아내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신음소리가 뒤섞이기 시작했다.
“아~...아...오..오빠...아..음..”
“크.. 저 성주에요. 누나.”
“아음...아~..”
“아저씨는 완전히 약에 취해서 잠들었고요. 지금 누나 보지를 손가락으로 쑤시고 있는 건 저라고요.”
“흐윽..흑....아......아..”
손가락을 하나 더 세워 보지 속에 밀어 넣자 축 늘어졌던 아내의 다리가 꿈틀거렸다.
“흑...하아~..아~..”
“기분 좋죠.. 저번에 술집에서 누나가 아저씨 위에서 엉덩이 흔드는 거보고... 진짜 저 화났었어요. 누나가.. 그렇게 음란하게.. 나한테 입으로 해줄 때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모습으로 아저씨 위에서 방아를 찧는 모습을 보니까..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고요.”
“흐윽...흑~..그..그만.. 아~ 오..오빠...그..그만..”
“저 성주라고요. 씨... 이 자지가 아저씨하고 똑같아요? 이렇게 큰데?”
“흑..아..”
성주가 손가락을 빼고는 아내의 손을 잡고 내려 자신의 자지를 잡게 만들었다.
두 눈을 감은 채 아내는 자신의 손에 잡힌 자지를 본능적으로 꼭 움켜쥐고는 깊은 탄성을 내쉰다.
“어제도 그렇게 좋아했잖아요. 내 자지에.. 침까지 흘리면서 좋아했으면서..”
“.......”
“이렇게 큰 걸 좋아하면서.. 아저씨하고 비교가 되요?”
아내의 엉덩이를 한 손으로 벌리더니 자신의 손으로 잡은 자지를 천천히 보지구멍에 맞추기 시작한 성주가 곧 허리를 들썩거리며 맞춰진 아내의 보지에 조금씩 자지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흑!..아..아파.. 오..오빠...”
“....”
“학...흑..아아..너..너무 커.. 아..아파..”
“좋죠? 아저씨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보지를 가득 채우죠?”
“하아~..너..너무 커..”
“어제는 정말 좋아했잖아요. 보짓물을 그렇게 질질 흘렸으면서..”
“아.....”
“누나.. 아저씨 자지보다 제 자지가 더 좋죠?”
“흐흑..흑.. 아~~”
천천히 밀려들어가던 자지가 완전히 아내의 보지 속을 채웠을 대 아내가 미간을 찡그리며 작게 눈을 떴다.
확실히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아내가 눈을 뜬 듯 느껴졌고, 작게 벌린 입으로 긴 탄성을 지르며 자신의 몸속을 가득 채운 물건의 주인을 확인하듯 고개를 돌리려 목에 힘을 주는 게 분명했다.
“학...누.누구....아~..”
“저에요. 누나.”
“하윽..하~~..아아..아”
“와.. 물이.. 엄청 나와요.”
“흑~.. 누..아~~..아..오,,빠..”
“아저씨 아니고.. 저라고요.”
“학~.”
술에 취해 섹스돌처럼 움직였던 어제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아내가 몸을 꿈틀거리고 있다. 아니 움찔거리며 자신의 보지 속을 가득 채우고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성주의 자지에 금세 반응을 하고 있었다. 성주도 그런 아내의 반응을 알아챘는지 두 팔을 아내의 가랑이사이에 끼워 넣고는 다리를 더 크게 벌려 삽입이 쉽도록 바꿔선 다시 천천히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아...아흑...아~...아아...아..아파...”
“어제처럼 금방 좋아질 거예요.”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던 성주가 팔에 힘을주며 아내의 엉덩이도 리듬에 맞춰 움직이게 만들었고 성주의 말처럼 연신 아프다며 고개 젓던 아내의 모습이 점점 더 변해갔다. 약의 반응 때문이진 벌써 아내의 몸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보지에서는 애액이 천천히 들락거리는 성주의 자지를 번들거리도록 적시기 시작했다.
“아...흑~..아아.. 아~... 너..너무 커.. 처. 천천히.. 아아~”
“흑..흑.. 이..자세 힘들어요.”
성주도 힘에 겨운지 곧 아내를 소파의 푹신한 팔 바침에 아내의 목과 등을 기대게 눕히곤 두 다리를 어깨위로 올려 엉덩이를 위로 치켜세우더니 다시 손으로 자지를 잡고 천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아..아파....”
“윽.. 누나..”
“아~..아..아..흑.. 흑흑...흑..”
두 다리를 성주의 어깨에 걸친 아내의 몸이 거의 접히다시피 구부러진 상태로 성주아래에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세를 바꾼 성주는 곧바로 속도를 높여 아내의 보지 속을 자지로 쑤셔대며 손으로는 아내의 크게 흔들리는 가슴을 고정시키듯 움켜쥐고 있었다.
“하아..학..하아.아아..아아...아~..서..성주야.. 아~..아~”
아내가 눈을 떴다.
“누나.. 흑...흑헉..헉헉... 아.. 미..미치겠어요. 누나 보지가.. 너무 좋아요.”
“아흑..아아~..아아..아... 하..하지..마.. 그..그만.. 아...아아..”
“헉..헉헉..헉.. 흑.. 아.. 보지가 계속..자지를 씹어 먹고 있어요. 누나도 느껴지죠?”
“하악..학..학.. 아아...아...그....아... 안 돼.. ㄱ..그만..”
말로는 안 된다는 아내였지만 신음소리만은 평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헐떡이며 쾌감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아니.. 어지러운 머릿속의 내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내겐 보였다. 사실.. 지금 이 순간이 꿈인지 사실인지조차 구분이 가질 않았고 현실감조차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상태였는데.. 내 자지만은 손도 대지 않았는데 혼자 꿀렁거리며 벌써부터 사정의 기운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누나.. 기분.. 좋죠? 내 자지가 훨씬 좋죠?”
“하아..아아....아아~..아.. 시..싫어.. 그..그마..아흑~..”
“싫다고 하는데.. 왜 엉덩이를 흔들어요? 자지가 들어갈 때마다 왜 누나 보지는 놓치기 싫다고 더 꽉 물어요?”
“하윽..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흑..”
성주의 허리는 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내의 몸도 더 크게 흔들렸고.. 계속 안 된다고 여전히 얘길 했지만 어느새 성주의 리듬에 맞춰 아내의 엉덩이가 떡을 치기 시작했다. 자지가 들어갈 땐 엉덩이를 밀어댔고, 빠져나갈 땐 같이 빼내며 더 길고 깊게, 빠르게 자극을 본능처럼 아내의 몸이 원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하윽..하~..서..성주야.. 그..흑..시..싫어.. 아..”
“아직도 싫어요? 이렇게 오줌까지 지리면서?”
“하윽..하..학학...아~..아~~...조..좋아.. 아~..미..미치..아아..아!!”
집요하게 허리를 흔들며 아내의 보지를 자지로 쑤셔대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내의 몸이 갑자기 더 작게 오므라지듯 모이며 손을 힘겹게 뻗어 성주를 끌어안으려는 듯 움직였다.
“헉헉..헉.. 누..누나.. 진짜 좋아해요.. 사랑해요 누나.”
“하윽..학학.. 아~..아...”
“헉헉.. 차라리.. 처음부터 이럴 걸.. 너무 어렵게 왔어요. 차라리 노래방에서 직접 할 걸..”
“하윽..학학..아아!! 아!악!! 그..그..만. 그..그만.. 아윽~!”
“헉..헉.. 아..아직 이에요. 조금만 더..”
“아..서..성주야..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엄청난 속도로 성주가 자지를 쑤셔대기 시작하자 아내가 몸을 갑자기 부르르 떨기 시작하며 신음소리를 넘어 괴성과도 같은 악을 지른다. 그러나 성주는 어림없다는 듯 더 빠르고 깊게 자지를 쑤셔대길 반복했고 아내의 다리가 성주의 어깨에서 옆으로 삐져나와 경련을 일으키며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들기까지 하는데..
난생 처음 보는 아내의 모습에 벌리게 된 입을 도저히 다물 수 없었다.
“아..아윽..제.제발.. 그..그만.. 아흑..아아..아아아아..아!! 아.. 너..너무 가..강해.. 자..자극..이.. 아아아..아.. 나.. 쌀..싼다.. 아아.. 서. 성..주야. 아아..아흑~..아아.. 아.. 오..오빠 나.. 나 어떡해.... 아아아아아아..”
아내가 갑자기 울부짖으며 아랫배를 크게 움찔거린다.
그러나 그런 아내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주는 오히려 가랑이를 더 크게 벌리곤 자지의 기둥 끝까지 다 박아버릴 듯 더 깊고 빠르게 펌핑을 해대기 시작했다.
“아아..아악!!악!!”
“아윽..흑흑..흑!! 아윽!!”
갑자기 자지를 빼낸 성주가 그대로 아내의 상체에 올라타더니 벌떡거리는 자지를 잡고는 빠르게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곤 입을 벌린 채 여전히 버겁기만 한 신음을 뱉어내던 아내의 얼굴에 그대로 사정을 해버리기 시작한 성주였다. 어제 두 번이나 사정을 해놓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양을 쏟아내고 있는 성주의 모습에 놀란 것도 잠시.. 얼굴을 다 뒤덮은 정액들 중 입속에 들어온 정액을 아내가 꿀꺽거리며 삼키기 시작했다.
시큼하고 구역질이 난다는 이유로 내 정액만은 삼키기 힘들다고 얘기 했던 아내가.. 입술에 묻은 정액까지 작게 핥아댄다.
그 모습에 엄청난 흥분을 느끼는 지.. 성주가 아내의 입술사이에 귀두를 끼워 넣고는 마지막 한 방울의 정액까지 짜내듯 흔들며 엉덩이를 움찔거리기 시작했고.. 그리고 입속을 채운 정액들을 마저 삼키는지 아내의 작은 목 넘김까지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순간 배신감이란 감정이 어지러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내 자지도 꿀렁이길 반복하다 어처구니없게 반바지 속에 아무 예고 없이 사정을 해버렸다.
“하..하...흐흑.. 아~..”
아내의 입술사이에서 자지를 떼어 낸 성주는 아직도 가슴을 들썩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아내의 모습을 잠시 내려다보더니 다시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믿기지 않게 두 눈을 감고 여전히 뜨거운 숨결을 입으로 내 쉬던 아내가 다시 쾌감에 젖은 신음소리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아~... 또?...하으~..아..”
“누나. 보지가 너무 좋아요. 가슴도 너무 좋고... 얼굴도 너무 사랑스럽고.. 누나는 다 좋아요.”
“하으..윽..아아~~.. 아...”
금세 아내의 신음소리가 방금 전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신음을 연발하기 시작했다.
황홀함에 취한 여체처럼 아내의 몸도 다시 흩날리듯 흔들리기 시작했고 계속 된 성주의 펌핑에 이젠 자신의 가슴을 쥐어짜듯 주무르며 더 한 쾌락을 향해 몸을 내던진 여자처럼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아..아아.. 조..좋아.. 너..너무 좋아.. 아~~.. 계..계속..박아줘.. 아아~~..아~~”
“그래.. 누나 소원대로 계속 박아줄게. 좋지? 더 빨리 해 줄까?”
“아흑..으..응.. 아아~..아~~”
“지금 약에 취해서.. 좋다고 하는 거 아니지? 누나,, 정말 내가 좋아서 몸부림치는 거 맞지!”
“하..아아~..아흑..아.. 더..더 빠..빨리. 아아~.”
“어차피 상관없어.. 누나 몸이 나한테 길들여지기 시작하면.. 더 이상 아저씨 자지는 느끼지도 못 할 테니까.. 저 비디오를 너무 늦게 봤..어..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계획이고 뭐고 처음부터 몸으로 길들이면 됐을 텐데.. 헉..헉헉.”
“아...아아....아~~~..아.. 서..성주야. 아아아..아~~.”
“내일이면.. 정말 기억 못 하나.. 차라리 기억할 수 있었으면....”
“아흑..아아아아~~”
내 정신은 여기까지였다.
아무리 몸을 일으켜보려 안간힘을 쓰고 애를 써 봐도.. 어쩌면 지금까지 버틴 것 만해도 기적적일지 모를 정신력이었을 테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정으로 인해서인지 아니면 성주의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듣고 생각에 집중하게 된 게 화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주가 무심코 내뱉은 처음부터라는 단어와 계획이라는 단어가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든 건 확실했고 짱구라는 놈과의 인연을 다시 생각해 봐도 처음부터 성주의 태도와 행동도 분명 어딘가 이질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난 정신을 놓게 된다.
데자뷰..
내가 눈을 떴을 땐 어제와 똑같은 상황처럼 아내가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어제보다도 머리가 더 깨질 듯 지끈거리며 울렁거리기까지 했지만 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아내의 얼굴부터 살피기 시작했다. 이불을 덮고 곤히 자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 정말 어제의 일이 전부 꿈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괜한 안도의 한숨까지 내쉬게 된다.
“휴.. 내가 미쳤지.. 무슨 상상....”
“으음....음~~.”
아내의 몸이 작게 뒤척거리고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한 난 조심스럽게 이불을 젖히고 아내의 몸을 다시 살피게 되는데..
아내가 반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천천히 보지를 만지며 아주 작은 신음소리를 뱉어내고 있었다.
반바지 겉으로도 훤히 보이는 아내의 손은.. 손가락이 보지 속에 들어가 움찔거리고 있다는 걸 반바지를 벗기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허벅지를 살살 꼬으며 날 향한 얼굴로 작게 벌린 입술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신음소리가 어제의 일이 정말 꿈이었는지 다시 의심하게 만들었다.
확인이 필요했다.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고 소파부터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소파는 건조한 상태 그대로 어제그대로의 진한 가죽냄새만이 남아 있을 뿐 아내의 애액이나 정액의 냄새는 남아있지도 않았다.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며 리모컨을 찾아 TV를 켜보지만 역시나 어제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뉴스가 화면에 나왔다.
‘정말.. 그게 꿈이었다고?.. 아!.. 얼굴! 분명히 어제 성주가 은희 얼굴에 사정을 했었지.. 아무리 닦아도 머리카락엔..’
비틀거리다말고 다시 손님방으로 발걸음을 황급히 옮기는데..
‘삐리링~’
“어.. 일찍 일어나셨네요.”
“...너 어디 갔다 오냐?”
“네? 도서실이요. 어제 누나랑 방에 들어갈 때 얘기하고 나갔잖아요.”
“도서실?.. 언제?”
“누나는 또 도서실 가냐고, 조심히 잘 다녀오라는 얘기까지 했는데..”
“아니.. 집 놔두고 왜 도서실을.... 지금 들어오는 길이야?”
“네. 집에서는 누나 때문에 도저히 공부가 안 돼서..”
“.....”
무심한 듯 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성주를 더 복잡한 시선으로 쳐다보다 황급히 아내가 누워있는 침대로 향하게 된다.
아내의 머릿결에선..
나도 샤워하며 썼던 샴푸의 향긋함만이 남아 있었다.
“으음... 일어..났어?”
내 인기척에 아내가 깼다.
일어나며 황급히 손을 팬티에서 빼는 아내였고 난 모른 척 시간을 얘기 했다.
“벌써 9시야.”
“아.. 어저께 먹은 술이 아직도 안 깼나 봐...”
“나도. 배 안 고파?”
“..응.”
“어제 황태국이 남았나?”
“아니. 다 먹었어. 그런데 오빠...”
“..응?”
“..”
“왜?”
“아..아니야. 오빠도 계속 잔거지?”
“.......응.”
아내가 이상하다는 듯 앉은 채 자신의 아랫배를 손으로 꾹 누른다.
“아! 나 수영장!”
“수영장? 내일부터 나가기로 했잖아.”
“안 돼! 어제 전화했더니 말도 없이 안 나갔다고 얼마나 난리쳤는데.”
“그럼 말을 하지..”
“이럴 줄 몰랐지.. 취기가 이렇게 오래 갈 줄은 생각도 못 했지 뭐.. 미안 나 먼저 준비할게.”
아내가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난다. 노브래지어로 출렁거리는 가슴을 가리지동 않고 곧바로 손님방에서 뛰어나가던 아내가 거실에 있는 성주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방으로 돌아와 속옷부터 챙기기 시작했다. 세수만 대충 하고는 집에서 보자는 말만 남겨놓고 서둘러 나가는 아내의 모습을 구경하는 성주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성주는 식빵을 입에 물고 내 시선은 아랑곳하지도 않는다.
컵에 물을 담아 마시며 나도 아무렇지 않은 듯 성주에게 말을 걸어본다.
“넌 학교 안 가냐?”
“방학인데요.”
“아.. 방학.. 좋겠네.”
“아저씨는 회사 안 가세요?”
“내일부터 갈 거야. 그러고 보니 오늘이 마지막이네.. 그동안 고마웠다.”
“고맙긴요.. 다신 안 볼 사람처럼 인사하시니까 어색해요.”
“그런..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랑 우리 부부가 만나는 건 너한테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 거 같아서.. 이제 본격적으로 공부해야 되잖아. 너도 조금 있으면 고3이고..”
“공부는 항상 하는 건데요. 평소에 기초만 다져놓으면 벼락치기 같은 건 필요 없어요.”
“하~.. 너 진짜 재수 없다. 뭐냐.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이거냐?”
“사실인데요.”
내가 튼 TV 뉴스를 무심한 듯 쳐다보며 말을 하는 성주의 모습이 정말 여러 가지로 재수가 없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과연 이 모습이 본 모습인지.. 지금까지 내가 봤던 소심하고 겁 많은 성주의 모습이 전부 연기일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자 작게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아저씨..”
“...응?”
“여자가 섹스에 맛 들이면 가정도 다 버린다고 하던데.. 정말 그럴까요?”
“켁..켁..큭.. 무..뭐?”
남은 물을 마시다 사레가 걸렸다.
TV를 응시하며 한 생각지도 못 한 성주의 질문에 황당한 표정을 숨기지 못 하고 고개를 돌려 성주를 쳐다보는데.. 성주가 그제야 날 똑바로 쳐다보며 하던 질문을 이어갔다.
“뉴스나 인터넷 보면 아줌마들이 바람나서 남편도 버리고 아이도 버린다고 하잖아요.”
“그거야 골빈년들이..니까. 그런 거지..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냐?”
“.....”
“너 설마..”
“누나 과거요.”
“..뭐?”
“저도 봤잖아요. 누나 동영상.. 마이클 아저씨 노트북으로 봤는데.. 그런 일이 있었는데 아저씨같이 평범한 남자하고 누나가 계속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그래서? 네가 어쩐다고?”
“별다른 뜻은 없고.. 마이클 아저씨한테 얘기하던 대로 아저씨 마음이 지금처럼 계속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 그래요.”
“그러니까 그걸 왜 니가 걱정 하냐고.. 그리고 이런 얘기.. 아무리 은희가 널 아낀다고 해도 솔직히 좀 화가 나네. 어린 너하고 이런 얘기 한다는 것 자체가 솔직히 좀 쪽팔리다. 아니.. 네가 너무 주제넘어서 어떻게 훈계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네..”
“꼰대도 아니고..”
“무. 뭐? 꼰대? 이 새끼가...”
“요즘 유행어에요. 욕 아니고요.”
“....”
“근데.. 여자가 한 번 맛 들이면 점점 더 찾는다고 하던데..”
“...뭘 찾아?”
“남자요. 속궁합이 제대로 맞는 남자 만나서 제대로 맛 들이면.. 정신은 멀쩡해도 몸이 반응한다고 하잖아요.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 생각만 나고 남편보다 더 그리워하고.. 누나는 아이도 없으니까 짐도 없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너 마지막에 나랑 원수 되고 싶냐? 참나.. 은희도 없는데.. 한 번 제대로 맞아 볼래?”
“저도 싸움 잘해요.”
“....뭐?”
“귀찮고 복잡해지기 싫어서 짱구 놈한테 맞고 있었지.. 수술하고 나서 아버지가 제일 처음 시킨 게 주지스였어요.”
“하하... 하.. 이 새끼가.”
“물론 누나가 좋아하는 게 아저씨니까 때리면 전 맞기만 하겠지만요. 그게 차라리 누나가 지금까지 절 보던 시선대로니까. 전 그렇게 행동할거고요.”
기가 찼다.
이런 말을 하는 성주의 모습이 정말 낯설어 보였고 이질적인 변질감까지 느끼게 된다. 은희가 날 더 사랑한다는 말대로 그 이유 때문에 단순히 오기를 부리고 도발을 한다는 걸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침착함을 드러내며 성주는 날 똑바로 쳐다봤고 ‘피식~’하고 웃기까지 했다.
“미친놈..”
“....”
“머릿속에 나사가 하나 빠진 게 구의원이나 짱구놈이 아니라 너였구나.. 참나..”
“안 때리세요?”
“누구 좋으라고.. 그 핑계로 또 은희 만나게?”
“들켰네요.. 하하..”
“....”
“별로 오래 살진 않았지만.. 제가 확신하는 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인간이란 경험의 동물이라는 말대로.. 한 번 눈을 뜬 몸은 감아도 잔상처럼 그 기억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고 하더라고요. 혀가 엄청 매운 고추를 먹은 경험을 기억하면 오이고추를 봐도 매움을 먼저 기억하고 망설이는 거랑 같은거죠.”
“누굴 가르치려고...”
“누나한테 더 잘 해드리라고요. 한 눈 팔지 말고.. 과거 따위로 누나 괴롭히지 말고.. 남한테 돌리려고 이상한 짓 하지 말라는 말이에요. 그러다가 누나가 숨겼던 본능에 제대로 눈을 뜨면.. 아저씨는 감당 못 할지도 모르잖아요.”
“......”
“설마 그런 걸 바라시는 거예요?”
“이게 진짜..”
“그렇죠? 인간은 후회와 반복의 동물이라고도 하지만.. 이런 일까지 당하셨으니 아저씨는 좀 더 조심하실거라 믿습니다. 아~.. 전 이만 자러 들어갈게요. 도서실에서 밤을 셌더니.. 졸려요.”
“...”
마음 같아선 정말 주먹을 수백 번은 날렸을 텐데..
내가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에 뒤늦게 후회하며 아귀만 꽉 다물고 방으로 들어가는 성주를 노려보게 된다. 어제의 일이 정말 꿈이 아니었다는 짐작을 하면서도.. 아무 증거도 없는 이 상황에 답답함만이 더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니.. 증거 따위는 필요도 없을 텐데.. 망설이는 내 자신이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보기 좋게 성주에게 한 방 먹은 내 자신도 어처구니없었지만.. 그것보다 성주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자신감에 가득 찬 성주의 표정과 말은 오히려 구의원 사건보다도 더 날 초조하게 만들며 아직도 멍한 머릿속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 시작했다.
일상으로 돌아오고서도 내 머릿속엔 성주란 이름이 떠나질 않았다.
성주의 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온 우린 우려와 달리 아무런 사건도 없이 평소처럼 지낼 수 있었고 아내는 수영장에 다시 열심히 다니기 시작했다. 나도 회사에 복귀하자마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부재중에 벌어진 일들은 내 예상보다도 더 엉망으로 거의 일주일동안 야근을 하고 나서야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할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 걱정과는 달리 한동안 성주에게 연락이 오질 않았다.
아내와도 통화조차 하지 않는 건지 아내의 핸드폰 통화내역에서도 성주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고, 퇴근시간이 뻔 한 아내의 귀가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아내는 여느 때처럼 육체노동에 힘겨워 밥을 먹고 곯아떨어지듯 잠에 빠져드는 모습만을 보여주며 거의 3주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아직도 마지막에 봤던 성주의 말과 행동이 내 머릿속엔 또렷하게 남아 있었기에 엉뚱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게 된다.
성주의 밑에서 요란하게 허리를 흔들던 아내의 모습도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사실이라면.. 차라리 이 모든 사건이 터지기 전처럼, 원래 계획대로 아이를 낳기 전에 제대로 즐겨보자는 그 계획을 실행하기로 각오(?)를 다지기 시작했다. 내 주도하에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같이 즐기자는.. 그래서 틈틈이 키디사이트를 다시 들어가기 시작했다. 예전과 달리 자랑게시판이 아닌 네토리 소개게시판을 주로 둘러보며 굵고 큰, 테크닉과 체력을 엄청 자화자찬 하는 남자들만을 우선적으로 둘러보며 아내를 진정으로 즐겁게 해 줄 남자를 찾기 시작하는데..
금요일 저녁.. 오늘도 평소보다 또 늦은 퇴근에 시계를 보며 기지개를 크게 펴고는 틈을 타 핸드폰으로 키디사이트를 접속해 네토리게시판을 구경하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들고 있는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응.. 나 오늘도 좀 늦을 거 같은데.”
[그래? 잘 됐다.. 그럼 나 오늘 저녁 먹고 들어갈게..]
“그래.. 괜히 나 기다리지 말고..”
[근데 오빠.. 나 오늘 성주랑 밥 먹을건데.]
“.....성주랑?”
[응. 하도 연락을 안 했더니 오늘 성주한테 전화 왔네.. 신경 좀 쓸걸 그랬어.. 괜히 신세만 지고 모른 체 한 꼴이 됐잖아.]
“.....”
[안 돼?]
“밥만 먹을거지?”
[응.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했어. 왜!? 또 이상한 생각 하는구나!]
“참나..이상한 생각은.....”
[으음~~..크큭큭~.. 혹시 모르지.. 또 딸딸이 쳐달라고 애원하면..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서 딸딸이는 쳐 줄지..]
“이 여편네가 미쳤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고 순간 사무실에 남은 몇 명의 직원들이 깜짝 놀라 날 쳐다봤다.
황급히 복도로 나가서 전화를 받는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왜에~~ 오빠 좋아하잖아~. 이 또래엔 원래 식욕보다 성욕이 더 활발하다며..]
“그거야.. 하여튼 밥만 먹어! 알았지!”
[알았어요! 그렇지 않아도 밥만 먹을 거야.]
“그런데..어디서 만난다고?”
[번화가에 있는 OO파스타. 어.. 생각해보니까 또 파스타네. 안되겠다.. 차라리 영화를 보자고 해야겠다.]
“영화는 무슨.. 밥이나 먹어! 밥만 먹고 들어와! 알았지! 나도 최대한 빨리 들어갈게.”
[에고~ 알았어용~! 혹시 질투해?]
“질투는... 내가 고삐리 상대로 질투하겠냐!?”
[호응~.. 울 오빠 구엽네~~]
“씁!!”
[크큭큭~. 알았다고. 수고혀~]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의 밝은 목소리가 갑자기 고구마를 한 번에 삼킨 듯 답답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성주가 당신 강간했다고 말을 할 것을.. 아니.. 만약 말을 했다면 난 그걸 지켜만 봤냐고 물어볼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기에 아직도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내 스스로를 원망하듯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전화를 끊는다.
그러나 사무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아서도 일이 손에 잡힐 리가 없었다.
책상위에 벌려놓은 설계도와 서류들을 대충 추슬러선 놔둔 채 서둘러 양복 상의를 입기 시작했다.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