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26/42)

중독-26. 

다행이 차는 막히지 않았다. 

아내가 말 했던 파스타 집을 핸드폰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찍힌 도착예정시간보다도 5분이나 일찍 도착한 음식점이 바로 보이는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안을 살피기 시작했는데.. 시야에 보이는 파스타 집의 손님들 중 아내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한 번 더 자세히 음식점 안을 살펴보지만 역시 사각지대 없는 내부 어디에서도 아내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최대한 빨리 온다고 왔는데.. 7시도 안 된 시간을 확인하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차에서 막 내리려던 그 순간 파스타 집을 향해 걸어오는 낯익은 두 사람의 모습에 서둘러 열었던 문을 닫고 몸을 깊숙이 기대 감춘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흰색 긴 거위 털 파카를 입고 있는 성주와 커플처럼 하얀색 긴 코트를 입고 있는 아내가 파스타 집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음식점 문 앞에 멈춰선 성주의 팔뚝을 쳐대며 아내가 웃고 있었다. 

금세 음식점으로 들어갈 줄 알았던 둘은 잠시 문 앞에서 서서 얘기를 나누더니 그대로 파스타 집을 지나쳤고 불법주차 해 놓으 차는 생각도 하지 않고 나도 서둘러 내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둘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연신 웃어대는 아내의 모습에 괜한 질투를 느끼며 뒤를 쫓아가길 약 5분.. 

도로가를 따라 걸어가던 둘은 번화가가 거의 끝나는 위치에 큰 골목을 돌아 멀지 않은 2층의 일식집으로 들어갔다.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일식집의 입구에서 잠시 망설이게 된다. 들어가자마자 아내와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하던 난 결국 우선 부딪히고 보자는 생각을 하며 몇 분의 시간차를 두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게 된다. 

번화가 중심도 아닌데 금요일 저녁의 일식집 안은 거의 만석이었다. 

생각보다 큰 내부에 멈칫거린 난 홀에 있는 이십 개 가까이 되는 테이블을 흘깃거리며 아내부터 찾기 시작했는데.. 

“예약하셨나요? 

“아니요.” 

“그럼 간단한 식사만 되는데 괜찮으세요? 혼자 오셨어요?” 

“..네?...네.” 

풍미라 적힌 검은색 짧은 앞치마를 차고 있는 여직원이 메뉴판을 건네며 자리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입구 쪽 자리는 이미 다 찬 상태에서 난 여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쪽으로 들어가던 중 칸막이가 있는 벽 쪽 자리에 앉아 있는 아내와 성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히 바로 뒷자리가 비어있었다. 

“저기 앉아도 될까요?” 

“저기 구석 자리요? 화장실하고 가까운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괜찮습니다.” 

“네. 그럼 메뉴 고르시고 불러주세요.” 

안내를 끝내고 돌아가는 직원의 눈치를 살피며 일부러 홀을 크게 돌아 손가락으로 가리켰던 자리를 향했다. 

한 때 유행했던 값싼 회전식 초밥집이 아닌 정식 요리점이라는 걸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고서야 알게 된다. 우동이나 메밀 소바 같은 면류조차 만 오천 원이 넘는.. 최소 5만원이 넘는 세트들이 즐비한 메뉴판을 고민하는 척 쳐다보는 시늉을 하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기분이다. 오늘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이 누나가 사줄게.” 

“여기 비싸요.” 

“비싸봐야 초밥집이지.” 

“정말 다 시켜도 돼요?” 

“당연하지! 이번에 네가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이 누나가 초밥 하나 못 사주겠냐!” 

“그래도.. 파스타 좋아하시잖아요. 초밥은 제가 좋아하는 거고.. 여기도 제가 누나 데리고 온 건데..” 

“네가 좋아하는 걸로 먹어야지! 오늘은 내가 쏜다니까! 부담 없이 다 시키라니까!” 

“생각보다 여기 진짜 비싼데..” 

“촌스럽게 왜 이러니.. 이 누나도 돈 많이 벌어요~. 수영선생으로 일하는데 이 정도는 못 사주겠냐!?” 

“우선 메뉴판부터 보시고 얘기해요.” 

“비싸봤자..비...싸네.. 헉! 뭐가 이렇게 비싸?” 

“...” 

“아...” 

“그냥 제가 사드릴게요. 여기 오자고 한 것도 저고..” 

“미쳤니. 학생이 돈이 어디있다고.. 아니야. 뭐 먹고 싶어? 초밥세트 먹을까?” 

“여기 B코스가 맛있어요.” 

“B코..스?....... 이거?” 

“네. 마지막에 나오는 장어덮밥이 진짜 별미에요. 간장하고 장어가 의외로 잘 어울리면서 안에 들어간 생각이 또.. 후쿠오카식 덮밥이라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요. 그리고 참치도 특상 급이라서 입에서 살살 녹고요.” 

“너 여기 많이 와 봤어?” 

“네.” 

메뉴판을 열어 B코스를 찾아본다. 

아내가 왜 선뜻 주문하길 망설였는 질 적혀 있는 가격으로 쉽게 알 수 있었다. 최상급 장어와 18가지 초밥, 초 상급의 참치 회.. 어쩌고저쩌고.. 작게 쓰여 있는 문구들은 적혀 있는 가격 때문에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23만원.. 1인 기준 가격이었다. 

‘미친.. 호텔 일식집을 가도 이 정도는 아니겠다. 뭔 초밥 집 가격이.. 참나. 저 어린것들은 무슨 돈으로 한 끼 식사에 이런 돈을 쓰는..’ 

“그래.. 너한테 받은 은혜가 얼만데.. 시켜! 우리 B코스로 먹자.” 

‘저..저 미친 여편네가...’ 

“정말요?” 

“이 누나가 거짓말 하겠냐! 울 성주가 먹고 싶다는데 가격이 문제야.” 

‘띵동~~’ 

“네. 주문하시겠어요?” 

“여기 B코스로 2인분 주..” 

“아까 전화 드렸었는데. 성주라고 예약됐을 거예요.” 

“아.. 네. A코스 두 분 맞으시죠?” 

“네.” 

“아.. 죄송합니다. 그럼 방으로 자리 옮겨 드릴까요? 예약석 준비 해 놨..” 

“아니에요. 그냥 여기서 먹을게요.” 

“네? 미리 말씀해주셨으면 안내해드렸을 텐데..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그냥 여기로 주세요.” 

“....네.” 

39만원.. 

메뉴판에 적혀 있는 A코스 1인분의 가격이었다. 

“미..미쳤어!? 그리고 예약은 무슨 소리야?” 

“이 동네에서 만나자는 누나 전화 받았을 때 여기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곧바로 전화 했었죠.” 

“참나... 내가 쏜다니까.” 

“그러니까요. 누나가 쏜다고 하니까 이왕 얻어먹는 거 비싼 것 좀 먹자고 생각했죠. 누나가 먹고 싶은 거 다 얘기하라고 했잖아요.” 

“그..그렇지.. 내가 그랬지.. 그래도 예약은.. 너.. 아주 날 발가벗겨 먹을라고 작정했구나! 아! 근데 너 나한테 파스타 먹고 싶다고 했잖아...” 

“크큭큭.. 아저씨가 들으면 오해할 수 있는 얘기네요. 누나를 발가벗기다니..” 

“뭐?..참나..” 

“걱정 마세요. 오늘은 제가 쏠게요.” 

“아냐. 그래도 여아일언중천금이지.. 이런데서.. 이런 거 언제 먹어보냐. 내가 사줄게.” 

“둘이서 78만원인데요.” 

“뭐.. 다 먹고 살라고 돈 버는 건데.. ” 

“아저씨가 뭐라고 하지 않을까요?” 

“오빠도 너 맛있는 거 사주라고 했으니까. 괜찮아.” 

“아저씨가요?” 

“응. 너 챙겨주라고 하더라. 오늘 일 때문에 늦어서 그렇지 아니면 같이 왔을걸..” 

“그럼 117만원이네요.” 

“응?..으~.. 아무리 한 턱 쏜다고 각오해도 셋이서 같이 왔으면 도저히 A코스는 못 시켰겠다.” 

“하하하.. 저 돈 많으니까. 걱정 마세요.” 

“됐거든! 너희 집 부자인 거 나도 봤어. 그래도 학생이 돈이 어디 있니! 다 니 아버지 돈이지.” 

“정말 괜찮아요. 요즘엔 짱구놈한테 돈도 안줘서.. 그리고 제 명의로도 따로 있고요.” 

“...따로 있다니?” 

“사실 아버지 사업도 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해 준거랑 별반 다를 게 없거든요. 외가가 좀 잘 살아서요.” 

“아..” 

“그래서 제 명의로 된 돈도 적지 않고요.” 

“와.. 말로만 듣던 금수저라는 게 여기 있었구나...” 

“금수저까지는 아니고.. 그냥 남들보다 좀 편하게 살 수 있는 정도죠 뭐..” 

“그럼 짱구 애들한테.. 그동안 얼마나 뜯긴 거야? 이정도로 잘 살면...” 

“짱구는 제가 이정도일 줄은 몰랐죠. 한 달에 이백정도.. 아마 그 정도 뜯긴 거 같네요.” 

“헉! 그 정도를 별거 아닌 듯 얘기하는 네가 놀랍다. 그거 다 돌려받았어?” 

“됐어요.” 

“너 미쳤니! 거의 1년 동안 뜯겼다며.. 그럼 천...2천만 원 아니야?” 

“그래서 누나랑 만났잖아요.” 

“..뭐?” 

“누나를 만날 수 있었는데 2천은 안 아깝죠.” 

“으~.. 오글거려.. 야! 어디서 작업질이냐. 그리고 돈 이천? 참.. 너 쉽게 말 한다. 누구는 200만원이 없어서.. 아니 이십만 원이 없..” 

“정말인데.. 쉽게 말하는 거 아닌데요.” 

“...” 

“그동안 맞은 거 생각하면... 누나도 경찰서에서 봤잖아요. 몸에 난 담배 빵하고.. 상처.. 아저씨가 그러더라고요. 이정도로 돈이 있으면 깡패라도 사서 건드리지 못하게 짱구를 혼내줄 생각은 못 했냐고.. 

“참나.. 그랬다가 더 보복을 당하면 어쩌려고.. 울 오빠가 요즘 고딩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몰라서 그래.. 거기다가 그 선생 아들인데. 집에 강도처럼 들어온 거 생각하면.. 말은 안했지만 그때 너 아니었으면 진짜 그 선생새끼랑 그 놈 아들한테...으~~.” 

“이제야 새끼라고 부르시네요.” 

“..응? 아.. 하하하.. 언제까지 담고 살 순 없잖아. 오빠도.. 날 배려해줘서.. 그 날 이후로 최대한 예전처럼 대해주고 있거든.. 정말 미안한데.. 내가 계속 미안하다는 생각만 갖고 날 위해주는 오빠를 대할 수도 없는 거고... 그럼 나부터 변해야지.” 

“보기 좋아요.” 

“뭐가?” 

“누나 모습이요. 아저씨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럼~! 어떻게 그런 사람을 사랑 안 할 수 있겠냐!?” 

“.....” 

“왜?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냐? 쪽팔리게..” 

“예뻐서요.. 역시 누나는 이렇게 괄괄한 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괄괄?..참나~. 야. 어른을 놀리면 못 써! 은혜만 아니었으면 벌써 한 방 날아갔다.” 

“하하...하.. 네.. 그래도 누나 연락받으니까 기분은 좋네요.” 

“좋기는..” 

‘누나 연락을 받았다고? 성주가 아내한테 연락을 한 게 아니고?’ 

“갑자기 연락하실지 몰랐어요. 미리 연락주실 줄 알았으면 학원 빼먹고 곧바로 수영장으로 갔을 텐데..” 

“학생이 학원을 빠지냐.. 아직 방학 중이지?” 

“네.. 그런데 할 말이란 게.. 뭐에요?” 

“응?... 아.. 우선 나 장실 좀.. 수영장부터 참았더니 터지겠다.” 

“크크크큭.. 그렇지 않아도 급하신 거 같던데.. 저기 안쪽이에요.” 

“씨.. 그런 건 모른 척 해주는 거거든! 앞으로 사귈 여자한테 최소한 그런 매너는 지켜라! 아.. 다녀올게.” 

황급히 핸드폰을 들고 통화를 하는 척 고개를 돌린다. 

내 자리를 지나 걸어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는데.. 아내가 즐겨 입는 쫄바지가 아닌 치마를 입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눈치 채게 된다. 

목이 높은 아이보리색 벨벳 목폴라 티셔츠는 몸에 착 달라붙는 스타일로 분명 아내가 때가 잘 탄다며 아껴 입는 목폴라가 확실했고 치마는 무릎 위까지 살짝 내려오는 검은색의 니트 미드 앞트임스커트라는 게 분명했다. 신혼 초 동료 결혼식 때 맞춘 투피스로 어려운 이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아내의 몸이 더 도드라지게 보였던 옷으로, 그래서 직장동료들에게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봤던 옷이 분명했는데.. 살색스타킹에 높지는 않지만 힐까지 신은 아내의 하반신을 이제야 알아챈 난 그 모습에 미행중이라는 것도 잊고 고개를 빼내 화장실로 들어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작년에 분명히 살이 쪄서 못 입는다고 했었는데... 그게 지금 문제가 아니지.. 무슨 생각으로 저 옷을 꺼내 입고 성주놈을 만나러 나온 거야?.. 저러려고 일부러 나보다 늦게 출근한.. 아니지.. 오늘 오전 수업이 없다고 했었지....’ 

온갖 잡생각들로 머리를 채우던 난 화장실 문이 열리자마자 황급히 다시 고개를 살짝 돌려 푹 숙이곤 핸드폰을 쳐다보는 척을 한다. 다른 손님들은 안중에도 없는지 아내는 구둣발의 또각거리는 소리를 작지만 경쾌하게 내며 곧바로 날 지나쳐 자리로 돌아갔고 앉자마자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구의원을 만나고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아내의 몸은 처녀 적만큼 날씬해져 터질 거 같아서 입지 못 하겠다던 앞트임스커트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아니.. 처녀 때보다도 훨씬 더 육감적인 몸매로 스타일의 완성은 몸매라는 말을 증명하고 있었다. 

조금 빠지긴 했지만 워낙 풍만함을 자랑했던 가슴이었기에 몸에 달라붙는 벨벳 목폴라 티셔츠 속으로도 출렁거림을 감출 수 없는 손에 쥐고 싶은 모양 좋은 가슴과 군더더기 없는 허리라인으로 벨벳 특유의 은은한 광택을 더 도드라지게 보여줬으며 스커트의 앞트임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탄탄한 허벅지안쪽은 보는 남자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갈증을 자아내게 만들 정도의 아찔함을 선사하며 자연스럽게 시선을 내리게 만들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항상 봐왔기에 그냥 보기 좋다는 생각만 했을 뿐 이런 시선으로 아내를 색다르게 느낄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던 나였다. 

“와.. 여긴 화장실도 디게 좋더라. 대리석에 칸마다 비데도 있어..” 

“그걸 다 봤어요?” 

“응?.. 그냥 신기해서..” 

“여기 초밥이나 코스는 예약 안하면 먹지도 못 해요.” 

“그래? 하긴 메뉴판 보니까 그럴 만도 하겠네..” 

“그런데.. 누나 오늘 저 만난다고 신경 좀 쓰셨나봐요. 되게 예뻐요.” 

“풋~. 저녁 먹고 울 오빠 만날 거야. 김칫국 마시지 마!” 

“아저씨를요?” 

“그럼! 고삐리 만나는데 이렇게 신경 썼겠냐? 와!.. 근데 이건 뭐야? 예쁘다..” 

“.....아마 성계알러드 일걸요. 메인 빼고는 날마다 나오는 게 달라서..” 

아내의 말에 조금은 퉁명스럽게 성주가 나온 음식을 설명했지만 아내는 계속 질문을 한다. 

“이 검은 알갱이는?” 

“그건 삭스핀 일거예요.” 

“헛.. 일식에 삭스핀이 나와?” 

“설마 삭스핀도 처음 먹어봐요?” 

“아닌데! 참나.. 누굴 촌녀로 아나.. 그냥 샐러드에 삭스핀이 나올 줄 몰라서 그랬지..”  

“냉모밀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둘의 대화에 온 정신을 집중하던 그 때 여직원이 테이블 위에 2만 5천 원짜리 냉모밀을 내려놓으며 친절한 미소를 짓는다. 젓가락으로 면을 육수에 담갔다 입에 넣는데 동네 초밥 집과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이 냉모밀이 2만원이 넘는 다는 것에 놀랐고 차라리 담긴 그릇이 훨씬 더 비싸 보인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혀를 차게 된다. 

“음~. 이거 진짜 맛있다. 이 죽도 괜찮은데.. 양이 좀 작은 게 흠이네..” 

“크큭큭.. 이것도 드세요.” 

“응?.. 아냐. 너 먹어.” 

“드세요. 아니면 리필 좀 해달라고 할까요?” 

“됐어.. 리필하면 또 돋 받겠다. 맛있긴 한데 넘 비싸다. 양도 적고.. 한 숟가락 뜨니까 다 없어지네..” 

“크크크~.” 

“너 자꾸 웃을래!” 

‘참나.. 그렇게 맛있나? 아주 입이 찢어지네.. 이러다가 허파에 잔뜩 바람만 차는 거 아니야? 에휴~.. 이럴 줄 알았으면 이런 곳도 좀 데리고 다니는 건데.. 저렇게 대놓고 좋아하는 건 또 뭐야. 내가 다 창피하네..’ 

내가 투덜거리며 중얼거리는 동안 아내는 계속해서 나오는 작은 접시들을 신기한 듯 쳐다보며 연신 입맛을 다시길 반복했다. 그리고 나온 초밥에 아내는 ‘오~’라는 감탄사를 입 모아 내뱉기까지 했다. 초밥이 입에서 녹는다느니, 쌀부터 동네 초밥 집하고는 차원이 다른 거 같다느니.. 연신 감탄을 연발하는 아내의 모습에 괜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여기 준마이긴죠 하나 주세요.” 

“네.” 

성주가 누른 벨에 여직원이 오자 뭔가를 주문했고 돌아온 여직원의 가지고 온 항아리 안에 얼음과 함께 술로 보이는 병이 들어 있었다. 

“이건 뭐야?” 

“사케라는 술이요.” 

“술? 야! 학생이 막 술 시켜도 되냐!? 너 그리고 저번에 맥주 처음 먹어 봤..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아내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한 듯 말끝을 흐렸다. 

“전 안 먹을 건데요. 누나 맛보라고 시킨 건데..” 

“누가 술 먹는데..” 

“벌써 땄어요. 환불 안 돼요.” 

“.....참나.” 

“이거 마셔보세요. 부드럽고 달콤하데요. 바나나향이 은근히 난다고 하던데..” 

“넌 어떻게 이런 걸 잘 아냐..” 

“어머니 병 때문에 일본에서 2년 넘게 있었잖아요.” 

“아...”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에서 맛도 제대로 못 본 이 술이 또 드시고 싶다고 했었는데.. 아마 누나도 드시면 좋아하실 거예요.” 

“그랬구나.. 근데 난 그냥 시원한 맥주가 더 좋은데..” 

“드셔보세요. 틀림없이 입에 맞을걸요.” 

“피.. 흠~.. 이거.. 맛있다.” 

“메이커마다 다른데 특히 이 데와자껄 가장 좋아하셨는데. 비싸지만 그나마 가까운 이곳에서만 팔아서 여길 찾았는데.. 정작 전 한 번도 못 먹어봤어요.” 

“...너도 한 잔 해.” 

“학생이 무슨 술이냐면 서요.” 

“원래 술은 어른한테 배우는 거야. 그리고 저번에 맥주도 마셨잖아. 이런 건 같이 먹어야 더 맛있어. 자..” 

아내의 목소리가 맛있는 음식에 잔뜩 들떴던 방금 전과는 달리 많이 차분해졌다.  

성주의 사정에 측은지심이란 단어라도 머리에 떠올려는 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술을 따르더니 성주에게 권하기까지 했다. 

나온 초밥도 초밥이었지만 아내가 연신 맛있다며 마시는 저 일본 술의 맛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곧이어 메인 요리인 장어덮밥이란 게 또 화려하게 나왔고 아내가 한 번 더 감탄을 한다. 분명 기분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너무나 활발한 아내의 성격대로의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는 걸 느낌을 떨쳐버릴수가 없었다. 아니.. 평소보다 더 들 뜬.. 너무 오버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라고 할까? 꼭 일부러 더 그렇게 행동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할 말이 뭐에요?” 

“...응?” 

“전화로 저한테 할 말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건 이거 다 먹고 얘기하자. 근데 성주 네 어머님은 어떤 분이셨어?” 

“....네?” 

“돈도 많고.. 처음 너 만났을 땐 이런 말 좀 그렇지만 많이 찌질 해 보였거든..” 

“찌질 해 보였다고요? 제가요?” 

“풋~..응! 이렇게 말도 잘하고, 공부는 처음부터 잘한다고 했으니까 머리는 좋은 애구나... 생각했는데. 맨 처음에 경찰서에서 보여준 상처들 보고 진짜 깜짝 놀랐는데.. 겪을수록 많이 말랐는데도 몸이 디게 딴딴하다. 라는.. 내가 운동하잖아. 단련을 많이 한 몸하고 그냥 공부만 한 운동하고 모르겠니? 결정적으로 집이 그렇게 잘 사는 줄도 몰랐고...” 

“.....” 

“근데.. 집에 처음 갔을 때 보니까. 어머님 사진이 하나도 없더라고.. 처음엔 상처가 깊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겪을수록 느끼는 거지만 네가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조금은 무서울 정도로 냉정할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 

“아버지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으셨어요.” 

“...응?” 

“어머님이요. 부잣집에서 태어나셨지만 정이 많이 모자라셔서 그리워하셨고.. 보셨으니까 아시겠지만 아버지 성격도 다정하다고는 말 할 수 없었으니 더 외로워하셨겠죠. 그래서...” 

“...” 

“바람도 좀 피우셨나보더라고요.” 

“바.람??” 

“막장 드라마에서 흔한 소재잖아요. 돈 많은 사람들이 외롭다면서 삶에 희열을 육체적 쾌락에서 찾는.. 뭐 흔한 스토리죠. 엄마도 다른 년들하고 다를 게 없었..” 

엄마의 외도를 담담하게 얘기하는 성주의 목소리에 크게 놀라게 된다. 

물론 요 근래에 더 한 일을 겪었던 나였지만, 그래서 뉴스에서 나오는 외도니 불륜이니 하는 단어들에 많이 무뎌졌고 익숙해졌다고 할 수 있었지만 지금 순간은 성주의 담담한 목소리에 하마터면 뒤를 향해 고개를 돌릴 뻔 했다. 바람이라는 단어도 이유였지만 성주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담담하게 얘기하는 톤도 그랬지만 내가 느끼게 된 성주의 감정은 숨은 그리움? 확실하지는 않지만 성주가 말한 바람이라는 단어에 보통 사람이 느끼는 경멸이나 저주가 담겨 있지 않다는 건 분명했다. 

“어머님한테 그게 무슨 말이니?” 

“솔직히 어릴 때라 잘 기억도 안나요. 아버지가 그렇다고 얘기를 하셔서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 

“아버지가 너한테 그런 얘길 했다고?” 

“....네. 제가 기억하는 어머님은.. 술도 좀 좋아하시고... 밥보다 면을.. 특히 찬치국수를 엄청 좋아하셨고 얼굴이 연예인보다 예쁘셨고.. 누나처럼 수영선수가 꿈이셨었죠.” 

“헛.. 울 엄마도 국수 무지 좋아하셨는데.. 특히 잔치국수. 어릴 때 많이 먹었는데.. 그래서 나도 엄마 영향을 받은 거잖아. 면은 무지 좋아하는데 정작 어릴 때 국수를 질릴 정도로 많이 먹어서 지금은 국수는 안 먹는.. 근데 수영선수가 꿈이셨다고?” 

“..네. 외가 반대만 아니셨으면 아마 누나처럼 수영을 계속 하셨을걸요.” 

“울 엄마도 수영 좋아하시긴 했는데.. 돈이 없어서 못하셨는데.. 어떻게 이렇게 닮을 수가 있냐.. 신기하다.” 

“그래서 제가 누나를 좋아하나 봐요.” 

“...응?” 

“수영도 잘하시고..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제가 기억하는 엄마는 그렇게 힘이 드셨다고 얘길 들었어도 항상 웃고 계셨거든요. 아무리 힘들어도 웃으면 좋아진다고.. 누나처럼 활동적이고 활발하고.. 조금은 푼수기에 백치미도 있고..” 

“야! 내가 어디에 푼수 끼가 있냐!” 

“그것도 매력적이라는 거죠.” 

“참나.. 진짜 어른을 놀리고.. 요즘 너 보면 처음 만났을 때 봤던 그 애가 맞나 몇 번이나 생각하게 되는 거 아니?” 

“저 원래 이랬는데요.” 

“원래 그렇긴.. 조금만 만져줘도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끙끙... 하..하하하하...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냐.. 그나저나 이거 디게 맛있다. 역시 특산품이라고 하더니.. 장어전문집하고 차원이 다르네..” 

“그거야 처음이었으니까. 여자가 자지를 잡아 준 것도 처음이고.. 빨아 준 것도 처음이고..” 

“쉬..쉿!.. 목소리가 너무 커..” 

“짱구한테 삥 뜯기면서 맞는 것도 단련이 돼서 웬만한 놀림거리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게 변했다고 해도.. 그거하고는 완전히 다르던데요.” 

“.....아! 근데... 짱구 소식 들었어? 벌써 한 달 넘게 지난 거 같은데.. 어떻게 경찰에 안 잡힐 수 있지?” 

“글...쎄요..” 

“선생.. 그 구의원도 끝까지 버텼지만 벌써 미국에 송치? 송환?? 잡혀 갔다고 뉴스에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걔는...” 

“짱구 그 새끼 장기가 짱박히는거니까.. 어디서 비굴하게 숨어있겠죠. 폼만 잔뜩 잡고 다녔지 그 새끼 허당이에요. 머리가 나쁘다는 말로도 설명이 안 되는 멍청한 놈이에요.” 

“그래도 그렇지..” 

“누나. 그 새끼 얘기는 그만해요. 밥 맛 떨어져요.” 

“아.. 그..래.” 

순간 성주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기란 감정이 실린 성주의 목소리에 나도 느낄 만큼 위압적인 분위기를 순간 드러냈고 그건 표정에도 드러났는지 아내도 주춤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숨겼던 본능을 실수로 드러낸 사람처럼 성주가 황급히 대화의 주제를 돌린다. 

“겨우 잊고 있었는데.. 그 새끼 얘기 나오면 좀 그래요. 그래도 고맙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고마워? 짱구가?” 

“네.. 짱구 때문에 누날 만났잖아요. 처음이었어요. 누군가 날 아껴주는구나.. 이런 게 보살핌을 받고 사랑을 받는 기분이구나. 라는 감정을 느낀 게요.” 

“성주야. 내가 몇 번이나 말 했지만.. 네가 아직 어려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못 알고 있는..” 

“아니요. 제가 아저씨나 누나보다 어리지만 남들만큼 겪을 건 다 겪었는데요. 누나처럼.. 괴롭힘까지 지겹게 당하기도 했고요. 누나는 제 기분을 이해할 줄 알았는데.. 아니면 일부러 알면서도 모른 체 하는 거예요?” 

“성주야..” 

“괜찮아요. 아무리 모른 체하셔도 언젠가는... 아무리 머리가 아니라고 해도 사람이란 게 본능은 숨길 수 없는 거니까..” 

“후~...” 

성주의 말에 아내가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길게 한숨을 내쉰다. 성주의 모습을 잠시 동안 말없이 빤히 쳐다보는지 침묵이 이어졌다. 둘의 표정의 정말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지만.. 이어지는 침묵만 깨지길 기다리며 성주가 했던 말들을 다기 곱씹어보기 시작했다. 

‘자신의 어머니와 닮은 여자인 아내에게 호감이라는 감정을 느낀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 순 있었지만 단순히 그런 간단한 우연으로 이렇게까지 아내에게 빠졌다고? 그래서 말도 안 되는 행동으로 아내를 범했고.. 아니지.. 그 빌미를 준 건 나하고 아내인 은희일지 모르지.. 내가 변태적성향이란 걸 성주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거기다가 딸딸이까지 아내가 쳐줬으니...’ 

  

“성주야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네? 뭐가요?” 

“이제 더 이상 우리 연락하지 말자.” 

“....”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한테 난 독이면 독이지.. 해가 될 거 같진 않아.” 

“오늘은 누나가 전화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 얘기 하려고 만나자고 한 거야.” 

“싫어요.” 

“뭐?” 

“싫다고요! 누나를 왜 만나면 안 돼요?” 

“성주야.. 오빠도 항상 말했지만.. 사람은 자신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과 인연을 맺어야 한다고 하더라. 성주 너한테 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야. 지금이 네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너도 내가 겪은 일을 알겠지만 그때 제대로 된 사람하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면 지금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까? 물론 고마운 사람 만나서 정말 행복하게 살았고 앞으로도 살겠지만.. 어쩌면 내 경우는 천운일지 몰라. 아마 오빠 아니었으면 난....... 짱구한테 당했던 일들을 나한테 치유 받으려고.. 혹시나 지금 네 집안 형편이 가혹해서 그 정을 나한테 느끼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어린애로 보이세요?” 

“내 말 끝까지 들어 봐. 성주야.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고맙고.. 나도 솔직히 복에 겨운 거 아는데.. 이젠 현실로 돌아가야지.. 넌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서 좋은 여자 만나야 되고.. 난 울 오빠한테 평생 사죄하면서.. 오빠 행복하게.. 오빠가 힘들 때 이번엔 내가 지켜주는 삶을 살고 싶은데.. 성주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면 내가 그럴 수가 없잖아.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 

“미안해. 내가 정말 이기적이고.. 나만 생각하는 여자라는 것도 미안하고.. 근데.. 나만 생각하지 않으면 오빠 옆에서 내가 어떻게 평생 함께 할 수 있겠니.. 오빠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놔줘야 된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십.. 몇 백번씩 드는데..” 

“그럼 놔주세요. 아저씨를 사랑한다면 그냥 놔주시면 되잖아요.” 

“얘기했잖아. 나 이기적이라고... 나중에.. 오빠가 도저히 못 하겠다고.. 헤어져달라고 말 할 때까지.. 나 하고 싶은 대로 오빠 옆에 있을 거야.” 

“...그게 말이 돼요?” 

“..응. 안 되지만.. 돼.” 

“그럼.. 마지막으로.. 진짜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아니.. 우리 더 이상 미련 남기지 말자. 처음.. 사실 널 처음 만졌던 그 일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어. 차라리 받아주지 말 걸.. 괜히 너만 흔들어 놓은 거 같아서.. 우리 정말 좋은 누나 동생으로 기억하자..응?” 

“싫은데요.” 

“성주야..” 

“그럼 한 번만 저랑 섹스해요.” 

“.....뭐?” 

소바 하나 시켜놓고 1시간 넘게 앉아 있는 날 노려보는 듯 한 직원의 눈초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난 두 사람의 대화에 몇 번이나 놀라게 된다. 아내를 대하는 성주의 행동과 말에 짜증 섞인 놀라움을 경험했고 아내의 얘기에도 놀라게 된다. 그런데 성주 이놈이 마지막까지 섹스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아내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이미 아내의 몸에 오르가즘이라는 걸 느꼈다 자부라도 하고 있는 건가? 

그래서 맨 정신에 아내에게 커다랗고 굵은 자신의 자지로 몇 번이나 함락시킬 자신이라도 있다는 듯 함부로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한 번만 해봐요. 그리고 결정해요. 제가 아저씨보다 못 한지.. 아니.. 지금까지 만났던 어떤 남자들보다 제가 더 뛰어나서.. 누나가 결국엔 항복을 외친다면 그 말 취소해요.” 

“성주야.. 그런 말.. 그리고 그게 게임인 줄 알아? 내기처럼 뭘 한 번 해!? 그리고 항복이라니..” 

“그러니까.. 한 번 만 저한테 기회를 달라고요. 누나도 잡아 봤으니까 알잖아요. 제가 얼마나 큰지..” 

“너 ..진짜 안 되겠다.” 

“다 얘기 할 거예요.” 

“....뭐?” 

“누나가 제 자지 빨아줬다고.. 딸딸이 쳐줬다고 아저씨한테..” 

“말 해. 오빠도 다 알고 있으니까 마음대로 해. 진짜 너 안 되겠다. 일어나자.” 

“누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혹시 성주 너...” 

“...” 

“아니다.. 아니야.. 여기요. 계산할게요.” 

성주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는데도 아내는 무시하고 일어나 그대로 카운터로 걸어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는 아내의 모습에 의외의 통쾌함까지 느끼며 역시 내 와이프구나.. 라는 어처구니없는 감동까지 하게 된 나였는데.. 아내가 계산을 끝내고 일식집에서 그대로 나가버리자 성주가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겼다고 생각하죠?” 

“!!” 

바로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정말 놀란 난 숨이 멎을 뻔 했다. 

완벽했다 생각했던 미행을 스스로 칭찬하던 그 순간 아내를 따라 나간 줄 알았던 성주의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렸을 땐 등골에 소름까지 돋는 듯 느껴졌다. 

“착각하지 마세요. 누나가 마음이 없었으면 오늘 절 부르지도 않았어요.” 

“하..하하.. 그래. 그렇게라도 생각해라.” 

겨우 평점 심을 찾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돌렸고 놀란 표정을 어른처럼 숨기고 옅은 미소까지 난 연기하기 시작했다. 

“어쩌냐.. 저 사람이 날 저렇게 사랑한다는데.. 하긴.. 내가 사랑하는 만큼 은희도 날 사랑하겠지. 넌 아직 어려서 그런 감정 모를 거야.” 

“사랑이요? 사랑이 클까요? 쾌감이 클까요?” 

“...뭐?” 

“두고 보세요. 사랑이 중요하겠지만 아저씨 생각만큼 쾌감도 무시 못 할 테니까. 아마.. 아저씨한테는 금방 질릴걸요. 금방 질려서 저한테 연락할 테니까..” 

“하~. 야.. 너무 애쓰지 마.. 안쓰러워 보여. 네가 뭘 안다고 쾌락 운운하냐? 너 그런 말하기엔 십 년은 빠르다. 그리고 야동 좀 그만 봐라. 머릿속에 뭐가 들어서.. 공부만 잘 한다고 인성이 쌓이는 게 아니라던데.. 걱정이네..쯧쯧~” 

“그렇게 웃으세요. 끝까지 웃을 수 있는지.. 아!.. 오늘 누나 미행한 건 비밀로 해 드릴게요. 누나가 아저씨한테 실망하면 안 되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이젠 사랑 하나로만 살아야 되는데.. 사랑의 가장 중요한 게 믿음이라면서요.. 쾌감도 없는데 사랑이라도 지켜야죠.” 

“무..뭐라고? 이 새끼가 그게 무..” 

[따르르릉~~ 따르르르릉~] 

갑자기 울린 핸드폰 벨소리의 주인공은 일식집에서 방금 나간 아내였다. 

핸드폰을 확인하고 당황한 표정을 숨길 수 없는 내 얼굴을 흘깃 쳐다본 성주가 그대로 일식집에서 나가버렸고 난 저 놈이 마지막으로 한 말을 되새기며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응.. 왜? 성주하고 밥은 먹었어?” 

[응.. 오빠 어디야?] 

“응?.. 나.. 회사 앞 기사식..당..” 

[그래? 그럼 회사 앞으로 갈게.] 

“응?? 지금!? 나 다 먹었는데... 지금 집에 가려고..” 

[벌써? 늦게 끝난다더니.. 벌써 밥까지 다 먹었어?]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났어.” 

[그럼 전화라도 하지..] 

“성주 만나서 밥 먹는다고 했잖아. 괜히 신경 쓸 거 같아서 밥 먹고 들어가려고.. 그런데 왜?” 

[오빠..우리 술 마실래?] 

“술? 갑자기 웬 술?” 

[그냥.. 마시고 싶어서. 싫어? 내가 지금 회사 앞으로 갈게.] 

“아..아니야. OO동이라고 했지? 내가 갈게.. 커피숍에 들어가 있어.” 

[...응.] 

걱정했던 일이 벌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계산을 하고 일식집에서 나온 난 우선 담배를 한 대 입에 물고 방금 전 나간 성주를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혹시나 아내에게 들킬까봐 담배를 입에 문 채 음식점 옆 골목 쪽으로 몸을 숨긴 난 아직 다 정리하지 못 한 머릿속을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 

“일찍 왔네.” 

“불금인데 차가 하나도 안 막혔네.. 밥은 먹었지?” 

“응.” 

다행히 차는 견인되지 않았다. 

골목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차로 돌아가 한 바퀴를 빙 돌아 아내가 말 했던 커피숍으로 향한 난 처음과 달리 여유롭게 공용주차장을 찾아 차를 주차한 후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커피숍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커피숍엔 아까 날 위해 꾸몄다는 아내의 모습이 내 시선만이 아닌 다른 남자들의 시선들까지 사로잡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듯 멍한 시선으로 쇼윈도를 마주하고 있는 1인석 테이블에 코트를 벗고 앉아 있는 아내의 모습은 섹시했고 아름다웠다. 턱을 괴고 있는 한 팔에 기댄 도드라진 가슴과 높은 의자로 쭉 뻗은 한 쪽 다리는 스커트의 앞트임 부분으로 늘씬한 허벅지의 상당부분을 노출시키고 있었는데.. 정작 아내는 지나가는 남성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밖에서 자기 팬티 다 보여..” 

“응? 어멋!.. 내 정신 좀 봐..” 

“참나.. 성주 만난다고 그렇게 빼입었냐!? 생전 안 입던 치마도 입고.. 그거 너무 야하다고 안 입던 거 아니야?” 

“왜? 질투나?” 

“그래! 질투난다! 보여줘도 내가 보여줘야지.. 그 새끼가 뭐가 그렇게 예쁘다고..” 

“귀엽잖아.. 어린 게 벌써부터 발랑 까지긴 했지만.. 그게 또 젊은 매력 아니겠어?” 

“퍽이나.. 그래서? 성주랑 무슨 얘기 했어?” 

바로 옆 자리에 앉은 난 아내가 먹다 거의 다 남긴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시며 이미 알고 있는 둘의 대화를 모른 척 묻기 시작했다. 

“성주가 자기 모습 보고 또 달려들거나.. 딸딸이 쳐달라고 애원하지 않았어?” 

“치~. 밥만 먹고.. 얘기만 했다! 왜!? 아깝냐? 섭섭해?” 

“음~.. 조금?” 

“허. 진짜 이 양반이.. 그러고 싶냐.” 

“그래서? 성주가 뭐라고 했어?” 

“그냥.. 아무리 생각해도 더 이상 만나는 건 성주한테도 못 할 짓인 거 같아서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 

“그 놈이 그걸 쉽게 받아들여?” 

“.......응.” 

“응?” 

“알았다고 하더라...” 

“그랬구나.. 성주 그 놈이 뒷심이 생각보다 약하네.. 오기로라도 버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남자처럼 굴어도.. 결국 애잖아.. 애들이 원래 실증도 잘 느끼잖아. 성주도 애니까..” 

“.....” 

마지막으로 봤던 성주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날 비웃는 듯 한 미소를 지으며 끝이 아니라고 얘기 했던 성주의 얼굴이. 

아내에게 다 봤다고, 그 놈이 어딜 봐서 포기 한 놈이냐고 되묻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이미 아내는 결심을 굳힌 듯 한 말과 함께 표정까지 짓고 있었기에 더 이상 성주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한다. 

“우리 술 먹으러 가자. 나도 갑자기 소주가 당기네.” 

“응. 나도..근데 오빠 운전하고 왔잖아.” 

“대리 부르면 되지.. 자긴 벌써 한 잔 한 거 같은데..” 

“아! 사케라는 거 은근히 맛있더라. 이름이 뭐더라.. 근데 내 입맛하고는 좀.. 비싸기만 하지 차라리 맥주가 더 당기더라고..”

“그럼 우리 오랜만에 소맥 말러 가자.” 

“오빠. 근데 정말 괜찮아?” 

“뭐가?” 

청주라는 칸막이식 술집으로 자리를 옮긴 우린 맥주와 소주, 그리고 안주로는 배가 부르다는 아내의 말에 간단하게 노가리쥐포 세트를 시켰다. 아내의 분위기를 살피며 잡담으로 시간을 축내길 얼마 지나지 않아서 조금 더 취한 아내가 거품이 몽글거리며 올라오는 맥주잔을 쳐다보며 엉뚱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 더럽지 않아?” 

“자기가 왜 더러워?” 

“오빠도 봤잖아.. 그 선생님한테.. 그리고 또 다른 남자랑..” 

“야. 과거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 몇 번이나 말해..” 

“그래도.. 그냥 과거가 아니잖아.” 

“참나. 그럼 동영상 유출당한 여자들은 평생 죄인으로 살아야겠네. 그리고 요즘은 원나잇은 아무것도 아니라더라. 클럽 가보면 난리가 아니더래. 부비부비 좀 하다가 마음 맞으면 곧바로 모텔가고. 요즘 애들은 실패할 결혼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동거부터 하는 걸 더 선호한다더라. 요즘 애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자기가 뭐가 더러워. 더군다나 날 만나기 전인데. 다시는 얘기하지 말라니까...” 

“치~.. 멋진 척은.. 혹시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사실 좀 무리하고 있긴 한데.. 뭐.. 쓰리섬에 초대남에 환장했던 나잖아. 비록 성공은 못 했지만..” 

“그럼.... 오늘 할까?” 

“응?” 

“우리 한 번도 제대로 성공 못 했잖아. 만날 직전에 끝났잖아. 오늘 할까?” 

“......” 

아내의 생각지도 못 한 말에 크게 뜬 두 눈으로 아내를 빤히 쳐다보게 된다. 

분명 술을 좀 마시긴 했지만.. 그렇다고 만취해 인사불성도 아닌 아내가 이 타이밍에 생각지도 못 한 얘길 하는 모습이 믿기지가 않았다. 

“왜? 싫어? 싫으면 말고..” 

“아..아니.. 너무 갑작스러워서...” 

“갑작스럽긴.. 피~ 내가 바본 줄 아나.. 오빠가 노트북하고 핸드폰으로 만날 초대남 고르는 거 모를 줄 알았냐?” 

“어..응?.. 누..누가? 내가?” 

“그래요! 당신이요!” 

“그.냥.. 버릇처럼 둘러봤던 거지.. 고르긴 뭘 골라..” 

“아~. 그런 사람이 수첩에다가 자지크기랑 점수까지 매겨 놨어용?” 

“야! 왜 남의 가방은 뒤지고 난리야.” 

“뒤지긴 누가 뒤졌다고 화를 내시나.. 대놓고 보라고 컴퓨터 앞에 딱 펼쳐놓은 게 누군데?” 

“내가 그랬나?..아!!.. 그때 화장실 갔을 때..” 

“오빠.. 혹시 그쪽으로 관심 있는 거 아니야?” 

“그쪽이라니?” 

“이젠 하다하다.. 그쪽으로..” 

“....응? 아!.. 미쳤냐. 지금까지 하두 지뢰만 밟아대서.. 만외하려고 신경 쓰는 거지..” 

“흠~.. 그렇게.. 날 돌리고 싶어?” 

“그냥 심심해서 봤다.” 

“심심해서 네토리라는 게시판에 들어가서.. 남자 자지들을 기록까지 하면서 봤다고?” 

“.....” 

“정말.. 괜찮아? 내가.. 다른 남자랑 하는 거?” 

“새삼스럽게.. 뭘 또 물어보냐. 이미 시도도 벌써 몇 번 했잖아.. 정작 시도만 했지 결과가 없긴 했지만.. 구의원 새끼 생각하면 차라리 좀 일찍 할 걸..” 

“오빠는 그걸 말이라고 하냐.” 

“아.. 이건 말실수.. 아 몰라! 하여튼.. 말이 그렇다고..” 

“정말.. 내가 막.. 다른 남자한테.. 내 보지에 다른 남자 자지가 들락거려도.. 괜찮다고?” 

“...” 

아내가 취한 게 분명했다. 

아니.. 취한 건 맞는데.. 정신이 완전히 나간 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아무리 엉뚱한 아내이긴 해도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뭔지.. 혹시 날 떠보려고? 아니면 헤어진 성주놈 때문에 기분이 울적해서 막 나가려고?? 그것도 아니면 자신도 무엇인가를 확인이라도 하려고??? 

“왜에~. 막상 생각하니까. 싫지?” 

“싫기는.. 첫 삽입은 핸드폰에 꼭 찍을 생각인데! 자기가 어떻게 좋아하는지.. 꼭 남길 건데..” 

“피~..말만..” 

“진짠데!” 

“정말? 내가 막.. 너무 좋다고 소리를 질러도? 보지가.. 막 자지를 꽉꽉 물면서 안 놔주려고 몸부림쳐도?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면서 막.. 더 거칠게 해달라고 얘기해도 괜찮아?” 

“.....꿀꺽~” 

입술을 살짝 깨물며 얘길 하는 아내의 모습은 주점의 은은히 비춰지는 주홍색 불빛에 더 섹스럽게 보였고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키게 된다. 

“웃..” 

상상만으로도 심한 갈증부터 느끼기 시작했을 때 테이블 밑 내 사타구니에도 다른 의미로 움찔거리게 된다. 

매끄러운 스타킹 감촉이 분명해 보이는 아내의 발이 내 사타구니를 더듬듯 올라와 옷 위로 자지를 지그시 밟기 시작했다. 살색 스타킹이 덮고 있는 아내의 엄지발가락이 옷 위로 내 귀두를 찾듯 더듬거리다 이내 힘을 주며 내 자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꼴렸다.” 

“...꿀꺽~.” 

“진짜.. 보고 싶어?” 

“응?.. 응.” 

“내가 막.. 좋아하면서 오빠는 찾지도 않을지 모르는데?” 

“......그래도.” 

“그러다가.. 내가 다른 남자만 계속 찾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도 보고 싶어? 그러다가 내가 오빠 필요 없다고.. 오빠는 상대도 안 해주면.. 그래도?” 

“...” 

“풋~. 거봐! 대답 못 하지!” 

성주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래서 아내의 마지막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아주 잠깐 망설이는 모습을 아내에게 보여줬다. 그 모습에 아내가 귀엽다는 듯 웃고는 엄지와 중지발가락을 벌려 좁은 그물처럼 늘어진 스타킹사이로 낀 바지 속 귀두를 천천히 짓누르며 쓰다듬듯 움직이다 힘을 빼기 시작했다. 

아내의 발가락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을 때 내가 느낀 안타까움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고 그건 정말 미친 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의 행동을 내게 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독립적인 룸 같은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고는 해도 바로 옆방에서 웃는 소리까지 다 들리는 이곳에서 난 물러나는 아내의 발목을 잡고는 지퍼부터 내려 자지를 꺼냈다. 그리곤 다시 아내의 발을 내 자지위에 올려놨다. 이런 SM적인 페티시는 없었는데... 

“계속..해봐.” 

“....” 

“계속 해.. 응!” 

스타킹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촉은 내가 상상했던 대로 엄청난 자극을 주며 내 자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벌떡거리는 자지를 아내가 벌리지 않은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사이에 놓고는 지그시 힘을 줘 누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아내의 잘록한 발목을 손을 내려 쓰다듬으며 아내의 입술을 쳐다보며 다시 한 번 침을 삼키게 된다. 

“그렇게 좋아? 상상만 해도 이렇게 꼴려?” 

“....응. 더 음란하게 얘기해 봐.” 

“..” 

아내가 스타킹의 매끄러움을 더 선사하듯 발가락사이에 힘을 주더니 귀두부터 기둥까지 천천히 훑기 시작했고 고개를 숙여 내 자지를 짓누르고 있는 아내의 발을 내려다보며 자지를 더 벌떡거리게 된다. 은은한 불빛에 살색스타킹은 아내가 흥분했을 때처럼 홍조 끼를 띤 채 버섯 갓의 끝부분처럼 도드라진 귀두의 굴곡을 뭉개며 더 강하게 짓누르기 시작했다. 

내 요구에도 아내는 대답대신 잠시 동안 자극적인 애무로 내 자지를 희롱하길 반복하더니 엉덩이를 들썩거리기 시작하더니 허리를 숙여 뭔가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내 뻗은 다리로 뭔가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발목에 걸치듯 덜렁거리기 시작한 건 실크처럼 빛을 발하고 있는 검은색 팬티였다. 그리고 그 팬티의 안쪽 중심이 천의 재질과는 다른 모습으로 번들거리며 젖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 내가 다른 놈 자지에 박히는 게 보고 싶어?” 

“....응.” 

“오빠보다 훨씬 크고 굵은 자지가 내 보지에 들어와도 괜찮아? 오빠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막 그 남자를 끌어안고.. 엉덩이를 막 흔들면서.. 소리 질러도? 오빠는 박지도 못 하는데? 다른 남자가 놔주지 않고 막 쑤셔대면서.. 오빠는 지켜만 봐야 하는데도?” 

“자기가 흥분하는 모습 보면서 딸딸이 치면 되지..” 

“그럼... 내가 싫다고 하는 대도 계속 쑤셔대면?” 

“정말로 싫어하면... 당연히 못하게 해야겠지.. 하지만.. 자기가 싫다고 말하면서도 엉덩이를 흔들면... ” 

“그럼?” 

아내가 어깨를 움찔거린다. 

테이블 아래로 내린 손으로 자신의 보지를 만지고 있는지 어깨를 잘게 들썩거리다 이내 움찔거리길 반복했지만 내 표정 하나하나를 관찰하듯 시선만은 내게 계속 고정되어 있었다. 

“지켜봐야지.. 자기가 너무 좋아하면.. 나도 엄청 흥분 될 거 같은데..” 

“.....정말? 내가 막.. 걸레처럼 굴어도? 옛날에 했던 상황극보다 더 음란하고.. 밝히면서.. 더 박아달라고 막 엉덩이를 흔들면서.. 미친년처럼 소리를 질러도 좋아?” 

“으윽.... 으..응..” 

“나 지금 입고 있는 스타킹.. 밑에 뚫린 건데..” 

벌써부터 사정의 기운이 불알에서 급격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자지로 전해지는 부드러운 자극도 자극이었지만 아내의 작게 떨리는 목소리와 그 내용이 날 몇 번이나 절정으로 치닫게 만들며 강제적으로 사정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분명 엄청난 자극적인 얘기긴 했지만 예전에 했던 상황극에서도 몇 번 해 봤던 내용이었기에 이렇게 흥분이 될 리 없었는데.. 예전과 오늘은 아내의 분위기부터 달랐다.  

꼭 날 홀리듯.. 아내는 자신의 음란함을 내게 보여주며 날 자신과 마찬가지로 음란한 남자처럼 만들려는 듯 몇 번이나 좋냐는 질문을 해대며 예전엔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선으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도발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아.. 오빠.. 나 보지에서 물이 너무 많이 나와..” 

“....” 

“어떻게 해?” 

“부..부를까?” 

“응?.. 정말? 정말 괜찮겠어?” 

“그럼.. 나도 지금 보고 싶어.” 

“아~.. 몰라..” 

자지를 쓰다듬듯 움직이던 아내의 발은 이내 누르기만 반복했지만 손가락으로 자신의 보지를 쑤시는 반동으로 작게 전해지는 떨림이 오히려 더 자극적인 감촉으로 내 자지를 짓눌렀기에 사정을 참는데 급급하게 된다. 

“아..음.. 어떤.. 남자 부를 거야?” 

“...몇 명 골라 놨는데.” 

“피~.. 또 이상한 남자 부를라고..” 

“아니야. 어린놈이 아니고 40대 초반이야. 자지도 크고.. 개인택시 한다고 했는데.. 부르면 바로 올걸.” 

“택시?” 

“...응. 우리.. 매번 실패한 모텔은 패스하고 카섹으로 하자.” 

“카섹?” 

아내의 발이 멈췄다. 

내 진지한 표정에 한 번 놀란 듯 보였고 이렇게까지 준비했다는 내 말을 듣고 또 한 번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 했다. 그제야 아내가 날 자극하는데 초대남을 이용했을 뿐 설마 진짜로 부를 줄은 몰랐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난 서둘러 라인에 저장해놨던 라인을 찾아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흥분상태에 돌입해 무작정 초대부터 하자는 생각만은 아니었다. 지금 아내의 모습을 보며 초대남의 얼굴로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성주의 얼굴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서두르게 된다. 

키디에서 사용하는 아이디를 적어 카톡을 보내자마자 전화번호부터 찍어 보낸 택시기사였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프로필 보고 톡 보냈습니다. 혹시 지금 시간되시나요? 네.. 여기가.. OO동인데.. 20분이요? 네.. 그럼 도착하시면 전화 주세요. 아뇨. 모텔로 갈게 아니고... 혹시 택시 좀 더럽혀도 되나요? 하하..하.. 네.” 

술이 깰 만큼 놀란 건지 아내는 크게 뜬 눈으로 어느새 발을 거둔 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내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온데?” 

“..응.” 

“왜?” 

“왜라니.. 당연히 자기 먹고 싶어서 당장 달려온다는 거지..” 

“...정말.. 할거야?” 

“그럼 가짜로 하냐?” 

“정말?” 

“왜? 싫어? 싫으면 지금이라도 전화 하고.” 

“오빠가.. 정말 괜찮겠어?” 

“응! 정말 괜찮은데. 솔직히.. 자기가 이름도 모르는 남자한테 걸레같이 막 당하는 거.. 보고 싶은데.” 

“뭐?” 

아내의 두 눈이 더 커졌다. 지금까지 초대남이나 마사지를 부르는 과정에서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면서 이런 말을 써 본적이 없었다. 혹시나 아내의 기분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모든 게 도루아미타불이라는 생각에 비위를 맞추기 위해 사탕발림만을 했던 나였지만 정작 결실을 맺지 못 했던 지난날의 패턴들을 떠올리며 예전과는 다르게 과격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지난 과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런 아내의 과거까지도 이젠 흥분거리로 안주 삼아 즐길 수 있다는 듯 대범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자기만 괜찮다면.. 자기 보지에 택시기사가 사정까지 하는 걸 보고 싶은데..” 

“미쳤니!? 오늘 위험한 날인데 무슨..” 

“그만큼 보고 싶은 게 많다는 거지... 아무리 내가 네토에 미친놈이라고 해도 그 정도는 아니거든! 우리 애는.. 즐길 거 다 즐기고 나서 찬찬히, 그리고 계획을 제대로 세워서 정말 소중이 낳아야지..” 

“소중이.. 태명으로 소중이 좋다.” 

“물론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나서 얘기지만..” 

“....그런 표정으로 이런 얘기하니까. 오빠 좀 무섭다.” 

“크크큭큭~.” 

잔뜩 음흉한 미소를 짓는 내 모습에 아내가 벌써부터 걱정스러운지 몸서리를 친다. 

정작 난 아내와는 다른 의미로 걱정을 숨기고 있었다. 사실 지금 부른 택시기사는 정말 계획에 없던 남자였다. 현직 택시기사라는 직업과 매너를 가장 중시한다는 멘트에 차 안에서 직접 찍은 듯 한 대물을 자랑하는 사진을 보고 이거 상황 극으로 괜찮다는 생각에 저장을 해 놨던 남자였기에 정말 똥 아니면 금이라는 도박이었고 지금까지 생각과는 달리 몇 번이나 똥을 겪었던 나였기에 더 걱정을 하게 되는데.. 

[따르릉~] 

“여..보세요.” 

[저 택돌입니다. 지금 OO동 교차로에 도착했습니다.] 

“아. 네.. 지금 내려갈게요.” 

[네. 예약 켜놓고 있겠습니다.] 

“네?.. 아~.. 하하하.. 네.” 

“기사분이야?” 

“응.. 앞에 사거리에 왔다네..” 

“진짜? 진짜 왔데?” 

“그럼 가짜로 와서 전화까지 하겠냐.” 

“정말.. 오빠 괜찮아? 혹시..” 

“원래 독은 독으로 다스리라는 말이 있잖아. 또 독이라는 말에 오해하지 말고..” 

“무슨 말인지 아는데... 에휴.. 모르겠다.” 

“그냥 나가자.” 

“응? 그..냥?” 

아내가 발목에 팬티를 다시 입으려고 했을 때 난 아내의 팬티를 아예 벗으라 얘길 하고 있다. 

예전에 가장 해보고 싶었던 플레이 중 손에 꼽으라면 아내를 노출시킨 채로 음식배달부를 부르거나 남자가 사장인 한적한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며 노골적인 노출을 시킨다거나.. 그리고 택시기사에게 노출시키는.. 기회가 된다면 쓰리섬이나 초대남 형식으로 제대로 한 번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벌어진 사건과 사고들로 아예 생각을 접었었던 나였는데.. 막상 이렇게 기회를 다시 갖게 되자 엄청난 흥분과 충동보다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그래서 더 대범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래. 어차피 할 거 제대로 해야지.” 

“자꾸 제대로 라고 얘기하는데.. 뭐가 제대로냐? 참나....” 

“크크큭큭.. 어차피 할 거 아니었어? 예전에 우리 이런 상황극도 했었잖아.” 

“우리가 언제!? 그냥 초대남이나.. 마사지만 불렀었지..” 

“아니. 상황극으로 할 때..” 

‘상황극도.. 택시기사는 없었거든!“ 

“...그랬나? 그러니까 더 짜릿하잖아. 빨리 나가자. 기다리겠다.” 

“아!! 진짜 몰라.. 정말 할 거야?” 

“혹시 싫어? 자기가 싫다고 하면 나도 싫고..” 

“아니.. 오빠가 좋으면.. 난 상관없는데..” 

“상관이 없다고?” 

“그냥. 오빠가 좋으면......” 

상관이 없다는 말에 조금 놀라게 된다. 

“에잇! 그래 어차피 벌써 초대남도 불렀었는데.. 가자.”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팬티를 아예 벗어버리곤 말려 올라간 스커트를 끌어내린다. 벌어진 앞트임사이로 살짝 보인 아내의 허벅지 안쪽에 다시 한 번 침을 삼키며 나도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던 개인택시에 올라탄 난 넉살좋게 인사하는 택시기사의 인상에 우선 안심하게 된다. 40대 초반이라 자신을 소개했던 남자는 조금 더 들어 보이긴 했지만 평범하고 편안한 얼굴로 조금은 통통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훈훈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의 남자였다. 

그러나 아내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작게 고개 숙이며 머뭇거리며 인사를 한다. 

“하하.. 제가 분위기 좋은 모텔 아는데.. 그 근처 카페로 모실까요?” 

“카페요?” 

“네. 미사리 쪽인데. 많이 가보셨죠?” 

“연예 땐 몇 번 가봤는데.. 결혼 후론..” 

“하하하하~. 보통 그렇죠. 결혼하시곤 바쁘니까. 그런데 아이는 있으세요?” 

“네? 아..직이요.” 

“아~. 결혼하신지 얼마 안 되셨구나.. 부럽습니다. 이게 참.. 젊었을 때 제대로 놀았어야 되는데.. 40만 넘어도 노땅취급 당하고 초대 한 번 받아보려고 노력해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네..” 

자신을 택돌이라 소개한 남자는 생각보다 말이 많았지만 중저음의 톤에서 느껴지는 차분함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그러나 차분하게 말하는 톤과는 달리 이미 세팅해놓은 룸미러로 뒷좌석의 아내를 연신 훔쳐보며 ‘이게 웬 떡이냐!’라는 표정만은 숨길 수 없어 보였다. 

매너를 운전으로도 보여주려는 듯 택시기사는 빠르면서도 안정적으로 차를 운전해 미사리 쪽으로 밟기 시작했다. 

“사진 찾아 봤는데.. 진짜 실물이 나타날 줄은 반신반의 했습니다.” 

“사진이요? 아.... 하하..하.” 

“벌써 한 잔들 하셨나봐요. 하하하..” 

“네?” 

“노..팬티시네..” 

“...” 

언제 본건지.. 아내가 차에 탈 때부터 이미 눈치를 챈 건지 택시기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얘길 했지만 아내는 화들짝 놀라 스커트를 잡고는 무릎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앞트임의 갈라진 틈사이로 보이는 아내의 허벅지는 좀처럼 가려지질 않았다. 

“진짜.. 섹시하시네요. 저도 몇 번 초대 받아서 가긴 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만나 본 여성분 중에서 가장 예쁘시고 섹시하십니다.” 

“고..마워요.” 

“와~. 목소리로 좋으시다. 하하하하~ 와~ 이게 진짜 꿈인지 생신지... 오늘 로또라도 사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하하하.” 

“너무 띠우지 마세요.. 이 사람 진짠 줄 압니다.” 

“거짓말 아닙니다. 제 마누라가 이 분 같았으면 기사노릇 못 하죠. 일이고 뭐고.. 집에서 안 안 나올 거 같은데요. 하하하.. 와~ 진짜 각선미 끝내주시네..” 

“...” 

“저기.. 운전하면서 눈요기 좀 하게 손 좀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손이요?” 

고개를 돌려 아내의 스커트를 향해 시선을 옮겼을 때 아내가 스커트의 앞트임 양 깃을 잡아당기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난 손을 내려 아내의 스커트가 아닌 허벅지 안으로 집어넣고는 슬그머니 벌리기 시작했다. 

“미쳤어! 우.. 운전에 방해되잖아. 사고 나면 어떻게 하려고...” 

“사고 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하지..마...” 

속삭이듯 반항하는 아내였지만 내 힘에 결국에 가랑이를 작게 벌리게 된 아내였다. 

택시기사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손을 올려 다시 룸미러를 고쳐 잡기 시작했다. 아내의 하반신을 노골적으로 훔쳐보며 운전을 하는 택시기사의 눈빛에 묘한 갈증과 함께 흥분하기 시작한 가슴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내의 허벅지 안쪽에 집어넣은 손에 힘을 줘 더 크게 허벅지를 벌리자 아내가 주먹으로 내 팔뚝을 쳐대기 시작했지만.. 벌어지기 시작한 허벅지의 넓이로 인 해 스커트는 점점 더 말려 올라가 어느새 스커트의 갈라진 틈 사이로 보지의 입구까지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미쳤어..” 

“뭐 어때? 시작하기 전에 눈요기 제대로 시켜드려야지.” 

“하지 말라고..” 

“싫어? 난 좋은데...” 

“.....” 

“헐.. 너 벌써 젖었냐?” 

“아..아니야. 이건 아까 술집에서...” 

“벌써 한 판 뛰셨나 보네요. 하하.. 진짜.. 부럽네..” 

“아..아니에요. 그냥...” 

“빨아줘.” 

“뭐?” 

변명을 하려던 아내가 빨아달라는 내 말에 휘둥그레진 눈으로 빤히 쳐다봤다. 그런 아내의 시선은 무시하고 난 대범하고 더 적극적으로 바지의 허리띠를 풀기 시작해 언제 사정해도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크게 벌떡거리고 있는 자지를 꺼내며 먼저 택시기사한테 허락을 받는다. 

“괜찮죠?” 

“네? 아.. 그럼요.. 꼴깍~” 

“괜찮으시다잖아. 빨아줘. 자기야.” 

“하~. 나도 모르겠다.” 

“아잉~. 처음도 아닌데 뭘 그러냐.” 

“어디서 앙탈이냐.. 그리고 뭐가 처음이 아니야. 이런 경우는 처음이지.. 차 안에서... 그것도 처음 보는 아저씨 앞에서..” 

“크큭큭~. 빨리..” 

아내가 몇 번이나 택시기사의 눈치를 살피길 반복하자 결국 난 반강제로 아내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런 내 힘에 아내도 결국 마지못해 엉덩이를 반대편으로 빼더니 허리를 숙이기 시작했고 입을 삐쭉거리더니 내 덜렁거리는 자지를 손에 쥐고는 작게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아따.. 남편 분 자지 빠는 모습도 진짜 섹시하시네.. 으~~.. 벌써 꼴리면 안 되는데...” 

“나 빨아주고.. 차 안에서 택돌이님 것도 빨아드릴까?” 

“....흐읍~..꽉!” 

“윽!.” 

내 말에 멈칫거린 아내가 내 자지를 이빨로 꽉 깨물었다. 

“이왕 즐기시는 거.. 이것도...” 

“으음~..네? 그게 뭐에요?” 

“우머나이절이라고 효과 직빵인 섹스토이에요. 한 번 써보세요.” 

“이건.. 어떻게 쓰는 건데요? 딜도..치고는 너무 굵은데..” 

“클리에 구멍대고 작동시키면 알아서 빨아주는 기계예요. 여자들 자지러지고 난리도 아닙니다.” 

“그..래요?” 

‘이런 걸 택시에 평소에도 두고 다니나...?’ 

택시기사가 운전을 하며 다시방에서 꺼내 준 우머어쩌고 하는 걸 받아든 난 조금 당황하게 된다. 

타원형의 주먹만 한 크기에 귀에 꽂는 기계식 체온계처럼 생긴 주둥이가 있는 물건을 받아든 난 등판에 있는 작은 스위치를 한 번 눌러봤고 작은 작동음과 함께 손이 떨리는 진동을 느끼게 되는데.. 자지를 입에 문 채 아내가 고개를 살짝 돌려 내 손에 든 섹스토이를 미간을 찡그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걸로 클리토리스 한 번 자극시켜 봐요. 진짜 여자 입에서 곡소리 납니다.” 

“....” 

“와~. 그나저나.. 아내 분 엉덩이가 아주.. 예술입니다. 하하..하.. 가슴 볼륨도 끝내 줄 거 같은데.. 제가 큰 엉덩이하고 젖탱이에 아주 환장하는데.. 크기도 적당하고 모양이 너무 좋으시네. 하하하하하하~” 

룸미러로 아내의 엎드린 자태를 음흉하게 훔쳐보고 있는 택시기사의 시선을 느끼며 천천히 손을 뻗어 아내의 스커트와 함께 엉덩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아내가 내 손길에 작게 움찔거렸고 입을 멈춘다. 

침을 삼키는 택시기사의 작은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아내의 스커트를 엉덩이위로 끌어올리기 시작하자 부드러운 스타킹의 감촉을 발하며 아내의 부드러운 허벅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내는 지금 팬티를 입지 않고 있었기에 조금만 더 스커트를 위로 끌어올리면 스타킹의 밑으임 사이로 아내의 보지가 드러날 거란 생각에 택시기사처럼 나도 모르게 갈증을 소리 내게 된다. 

그때.. 가슴 밑으로 예고도 없이 불쑥 들어온 낯선 손에 아내가 깜짝 놀라 몸을 들썩거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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