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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주인공이 용사를 숨김 45화 (45/139)



〈 45화 〉주인공이 용사를 숨김 45화
“온다.”

에리의앞쪽 상공의 하피를 포착했다.
날갯짓하며 후리릭 거리는 소리를 입으로 내던 하피가 날갯짓을 멈췄다. 비행 자세를 변경하려는 것.
두 날개를  펴고 활공해오기 시작했다.

“에리.”
“네, 원하시는 만큼.”

[푸쉬 핑거]
오래간만에 [푸쉬 핑거]로 에리의 등에 신호를 보냈다.
전격적인 컨트롤을 시작했다. 그동안 에리에게 생생한 경험을 얻게 하기 위해서 실수할 때만 끼어들어 컨트롤했다.

‘이득을 크게 한다.’

적과 우리 일행은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하피를 처음 상대하기에 가지는 페널티만큼, 하피도 우리를 처음 본다.
우리 일행은 일반적인 모험가와 궤가 달랐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모험가처럼 상대하려하면 틈이 생긴다.

‘에리를 앞세우는 이유지. 마전사 탱커의 변칙적인 방어는 최소한 한 번은 통한다.’

최소한 한번 통하는 기술은 고블린이나 오크처럼 지속적인 접전으로 전선을 유지하는 몬스터에게는 효과가 작지만, 하피는 일격필살 타입이었다.
중요한 한순간을 흩트리면 하피의 전투력은 격감한다.
추가로 착각을 일으키기도 쉽다. 에리의 특수 기술이 아군 전부 쓸 수 있는 기술이라고 오해시킬 수도 있다.

‘월 마법 준비.’
나는 푸쉬 핑거로 에리의 등에 약속한 기호를 그렸다.

흙으로 벽을 세우는 마법은 어스 계열의 기본이며 정체성이었다. 어스 계열 마법을 보조로 사용하는 에리도 기본만큼은 에드샤에게 충실하게 배웠다.

급강화하는 하피의 기세가 매서웠다. 사람의 몸통을 그대로 찍을 수 있는 두 발의 발톱과 고속에서도 급격한 방향전환을가능하게 하는 날개를 믿고 에리를 노렸다.
하피의 발톱은 튼튼했다. 타격점에서 충돌한다면 사람이 숨은 잔해를 잔해 채로 부수고 사람을 노릴  있다.

‘하지만, 이는 고정된 벽일 때 이야기지.’

하피가 눈으로 보고 이미 파악한 크기와 예상한 강도의 벽만을 뚫어낼  있을 뿐이다.

[월]

에리의 어스 마법은 하피에게 보이지 않았다.
이미 있는 고정된  뒤에 세워졌다.

구멍이 숭숭 뚫려 절반도 남지 않고, 단단함은 1/4 이하로 떨어진 벽.
그 벽을 부수고 그 너머 사람까지 찍어낼 공격도, 타이밍 좋게 그 뒤에 새로운 벽이 생성되어버리면 타격점이 어긋나버린다.
예상했던 강도 이상의 강도와 어긋난 타격점은 공격해오던 발목과 다리에 그대로 충격량을 부여해버린다.

후끼악-
이 반발 충격량은 가볍고 빠른 몬스터일수록 크게 작용한다. 육중하고 근육이 두꺼운 몬스터라면 무시해버릴 정도의 데미지지만, 하피에게는 달랐다.
충격량이 하피에게 속도와 높이를 빼앗았다. 육상 보행이 버거운 몬스터로 만들어버렸다.

“하앗.”

에리가 들고 있던 검에 힘을 실었다. 벽을 제대로 부수지 못하고, 돌파하지 못해 잔해에 엉겨버린 하피를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

하피들은 눈이 좋았다. 멀리서부터 보고 극히 짧은 순간에 적을 제압하는 전투 방식은 눈이 좋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공격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페널티로 작용했다. 에리에게 당하는 것을 본 하피들은 과감하게 벽과격돌하지 않았다.

‘좋아.디버프로 작용한다.’

이것이 환경을 이용하는 마전사 탱커의 까다로움이었다.
하피들은 눈에 보이는 잔해가 더 단단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공격해왔다. 스스로 공격방식을 줄였다.

이는 틈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일행을 틈을 이용할 줄 알게 키웠다.
바리스의 양손검이 하피의 가슴을 가르고 검로 상에 있던 잔해까지 갈랐다. 수희의  하나가 발톱을 쳐내고 비껴낸 발의 허벅지에 다른 검을 쑤셔 넣었다 뺐다.

*

나는 레리아나의 검을 휘둘렀다.
예리함이나 강도 강화보다, 그저 검이 상하지 않게보호하는 방식으로 기운을 넣고 휘둘렀다.

레리아나의 검이 나의 기운을 자상함으로 착각했다. 얼굴을 붉히듯 푸른 빛이 흘렀다가 사라졌다.

하피들은 음란한 외형을 가졌다. 머리만 아니면 매혹적일 정도로.
인간의 눈에 새의 부리, 머리카락 대신 털로 덮인 머리는 인간과 유사해서 아예 인간 아닌 것보다 더한 불쾌감을 불렀다.
털로 덮인 무릎 아래와 발톱, 날개, 등에서 아래로 내려오는꽁지는 새와 같았다.
즉 목부터 몸통, 무릎까지의 하반신은 성숙한 여성의 육체였다.
몸 일부가 인간 여성의 형태라고 해도 남성 모험가에게 인기 없었다. 이형의 불쾌감을 극복하고 탐할 정도로 성욕이 강한 자는 더 약하고 부드럽고 다루기 쉬운 오나홀 몬스터로 일찌감치 성욕을 충족했다.

한 마리의 하피가 터져나가고, 다시 세 마리의 하피가 거칠게 호흡을 들이켰다.
공격전에 들이킨 호흡은 마지막 호흡이 되었다.

굳이 약점을 노려 휘두를 필요 없었다.
레리아나의  특성은 하피에게 치명적이었다.
검과 닿은 하피의 신체는 터져나갔다. 날개든 발톱이든 닿는 곳은 내부에 파이어 볼트가 터진 것처럼 폭발했다.
그나마 하피가 오나홀 몬스터보다 강하기에 몸 전체가 아닌 일부가 터져나갈 뿐이었다.
물론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상처와  부분은 마비가 일어났기에, 몬스터 특유의 몸 일부를 잃어도 전투력을 유지하는 특성도 발휘되지 못했다.

“와아.”

바리스가 압도적인 광경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였다.

“쉽지?”
“네, 그래요.”
“하지만, 미궁이지.”

바리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쉽냐는 말에 호응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오히려 경계를 올렸다.
일행이 대비를 많이 하고 잘 싸우긴 했지만, 그 이상의 결과였다. 헤스티와 페로는 아예 전투에 참가하지 않았다.
우리 일행은 미궁 9층을 공략 완료하지 않았다. 쉽게 느껴진다면 노림수라고 생각해야 했다.

*

후루리~후루리~ 후루루-

비행 몬스터와의 전투가 어려운 점은 전투의 시작과 끝이 온전히 몬스터에게 달려있는 점이었다.
하피가 습격을 멈추고 거리를 띄우고 일행을 주시했다.
하피들이 부서진 건물 위에 앉아 흘리는 기이한 울음이 점점 더 커졌다.  마리가 내는 소리가 커지지 않았다. 소리가 합쳐져서 거대해졌다.

“떼로 몰려올 거야.”

울음의 공명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하피 하나하나의 전투력이 예상보다 떨어지는 이유가 있다.
이 미궁층은 질이 아니라 양이 난이도를 결정하는 곳이다.

“온다.”

나는 에리와 바리스, 수희와 눈을 마주치고 호흡을 골랐다.
헤스티와 페로가 중요한 만큼 전사진의 역할 역시 중요했다.

나는 신호를 보냈다.
전사진은 내가 보낸 신호를 보고 바닥 위에 두 개의 타원을 인지하고, 그 두 타원이 합쳐진 가상의 커다란 타원을 인지했다.
전사진은 커다란 타원 안에서만 버텨내야 한다.

“흠.”

하피들에게 가려 흐린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수십을 넘고 단위에 달하는 하피들이 상공을 덮었다.
후루루 거리는 울음소리가 울려귀가 먹먹해질 정도였다.

공습이 시작되었다.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는 하피의 공격은 건물의 잔해가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았다. 일행을 놓쳐도 잔해를 부수고 밀어내 평지로 만들었다.

“조금만 더 버텨.”

버거운 전투가 이어졌다. 하피들이 수를 이용해 한 놈이 치고빠지면 다른 놈들이 치고 들어오는 차륜전을 지속했다.
일행의 전투 능력이 하피보다 높다고 해도, 일격에 치명상을 넣을 정도가 아니다 보니 계속 밀렸다.

‘하피 무리가 반원 형태가 되면.’

하늘을 포함한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으면 적 집단의 형태를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몇몇 사물을 [종속]화시켜 놓았기에, 일행을 공격하고 빠진 후에 다시 공격하는 하피 떼 전체의 모양을 파악할 수 있다.

*

‘전부 다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

공격을 한 하피는 뒤로 빠지더라도 아예 멀어지지 않았다. 충격량을더하기 위해 필요한 높이만 확보하고 내리칠 기회를 노렸다.
수많은 하피들이 이를 반복하니 격전지는 하피로 둘러싼 반원이 되었다.

“헤스티, 페로 지금.”

폐허 속에 숨어있던 헤스티와 페로가 몸을 드러냈다.
카이바린 교단의 마법사 계파 수장의 지팡이와 마법 보조용 액세서리를 한 헤스티와, 헤스티보다는 적게 얻었지만 원래 있던 장비보다 좋은 장비를  페로가 동시에 마법을 시전했다.

[그래비테이셔널 필드]
엄연한 의미에서는 중력장 마법이 아니었다. 헤스티가 펼치는 중력 마법과 페로가 펼치는 중력 마법이 합쳐진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피 떼를 상대로는 충분했다.

마법사 계파 수장 게르다르프는 일행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무엇보다 헤스티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경매장에서 구하지 못한 마법 스펠과 장비를 선물해줬다.

바리스가 무거워진 양손검을 들어올렸다. 수희가 느릿해진 움직임이지만 부드럽게 몸의 축을 옮겼다.
아무리 하피가 인간 여성의 몸통을 하고 있다고 해도 인간과는 구조가 달랐다. 뼈와 근육이 하늘을 날기 위한 양력을 위해 발달했다.
나와 일행이 그래비테이셔널 필드 내에서도 몸을 움직이는 데 비해, 하피들이 바닥에 머리를 박은 채  일어나는 이유였다.
물론, 일행이 해낸 과중한 중력 내에서 버티는 훈련이 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애초에 대지에 발을 디디는 자와 비행 몬스터가 중력에 가지는 의미가 달랐다.

학살이 시작되었다.
단지 수가 많을 뿐이었다. 페로와 헤스티가 지쳐 마법을  때까지 나와 바리스와 수희는 수확하듯 거두었다.

“조금만 더 집중해.”

벽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개방형 던전은 몬스터가 서로 링크가 되어 있을 때 끔찍해진다.
울음이든 본능이든 아니면 스킬이든지 간에 몬스터 하나씩 빠르게 끊어내지 못하면 미궁층 전체의 몬스터를 한 번에 상대해야 한다.

이를 상대하기 위해 중력 마법을 준비했다.

‘다른 방법도 있지만, 더 위태로워.’

중력 마법을 구하지 못했다면 시도했을 방법.
하피는 울음소리를 통해서 동료를 불렀다. 그렇기에 울음소리를 멈추게 하면 되었다.
거리를 두고 울음을 퍼트릴 때, 장거리 무기와 마법사의 마법으로 공격하면 피해를 주지 못해도, 도발 효과가 나타나 다시 달려들었다.
하지만, 삐끗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오는 방법이었다.

‘무엇보다도 성장에는 이게 좋지.’

한 미궁층 몬스터 전체를 끌어당겨  번에 상대하는 전투는 위험한 만큼, 과실이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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