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4. 두 번째 히로인(6)
어둠을 밝히는,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펼쳐진 향락가.
그 곳 어느 한 곳의 모텔에서는 광란의 파티가 펼쳐지고 있었다.
“학, 핫, 하앗, 으응!”
열심히 허리를 놀리며 소진은 자신의 아래에 깔린 미남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쾌감에 못 이겨 잔뜩 느끼고 있는 그를 보고 있자니, 소진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진짜 어떻게 이렇게 야한 남자가 다 있담?
“큭, 누나……!”
“앙! 좋아! 으응, 바로, 응! 싸 줘!”
내 허벅지와 현수의 허벅지가 맞닿으며 방아 찧는 소리가 끈적하게 울려 퍼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기특하게 자신의 허리를 꽉 쥔 채 놓지 않으려는 현수.
그런 현수의 모습에 절로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굳이 내가 신경 쓸 필요도 없네.’
평소 남자들과 잠자리를 할 때는 이렇지 않았다.
항상 자신이 챙겨줘야 했고,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신경써주지 않으면 떡을 치는 것조차 쉽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는 어떤가?
굳이 세워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알아서 세워줄뿐더러,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안정적인 자세로 제대로 찔러주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내가 먼저 다가가기도 전에 먼저 내 몸을 좋다고 핥아주기까지 한다.
돈을 주고 하는 오피에서도 이 정도로 호강을 받은 적은 없었다.
소진의 남자 경력 중에도 이렇게 야한 남자는 현수가 처음이었다.
‘오히려 오피보다 더 좋은걸.’
물론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는 오피와는 완전히 다르다.
오피에 비교하는 게 실례일 정도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남자들은 모를 여성의 세세한 부분을 맞춰주는 매너, 그러면서도 스스로 서슴치 않고 행하는 야한 행동, 더불어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외모와 몸매까지.
‘오늘 무슨 날인가?’
소진이 무심코 그리 생각할 정도로, 현수의 존재 자체가 소진에게는 복덩이가 넝쿨째 굴러온 것만 같았다.
“아흑! 으응! 혀, 현수야……!”
“후……!”
소진의 방아에 현수의 표정이 점차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그에 맞춰 소진도 스퍼트를 올렸다.
탁탁탁!
“큭!”
살이 맞닿는 소리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즈음 확 허리를 들어올리는 현수.
그에 맞춰 소진도 탄탄하고 넓직한 가슴을 꽉 끌어안았다.
“흐아아아앙!”
꿀럭, 꿀럭!
아랫도리에서 세차게 들어오는 끈적한 정액의 감각.
눈을 감은 채 소진이 잠시 쾌락의 여운을 맛보았다.
“하아아…….”
뱃속까지 느껴지는 따뜻하고 기분 좋은 감각에 소진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세상에, 아까도 그렇게 쌌는데이렇게 많은 양이라니.
이렇게까지 오래 싸는 남자도 처음이었다.
소진이 정액 범벅이 된 자신의 아랫도리를 보며 무심코 중얼거렸다.
“진짜 엄청 쌌네…….”
마치 올챙이가 헤엄치는 것 마냥 안쪽이 근질거리는 느낌이다.
임신이라도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피임약 안 먹었으면 큰일날 뻔했어.’
현수에게는 그렇게 말하긴 했다만, 아무리 그래도 애를 밸 수는 없는 노릇.
쾌락은 순간이고, 육아는 평생이다.
물론 피임약을 먹어도 100프로 안 생기는 건 아니다.
100퍼센트에 육박한다는, 사실상 확률에 근거한 이야기일 뿐.
결국 먹어도 임신할 여자는 임신한다는 얘기다.
‘솔직히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설마 자신에게 그럴 일이 생기겠어?
그리 생각하며 넘어가는 소진이었다.
애초에 그게 불안해서 안 했을 거면 이렇게 남자 물고 다니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래도 안쪽에 싸는 게 훨씬 기분이 좋은걸.’
이미 질내 사정의 즐거움을 안 만큼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다.
설령 임신의 위험이 있다고 해도 안에 싸는 게 기분도 좋고, 여자로서 남자를 제대로 보내준 거 같아서 훨씬 만족스러운 게 있단 말이지.
“괜찮아요, 누나?”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묻는 현수의 말이 들린다.
그 말에 소진은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참았다.
‘정말, 누가 누굴 배려하는 건지.’
여자와 달리 남자는 한 번 이렇게 내뿜는 것만으로도 기력이 상당히 많이 빠진다고 들었다.
지금도 자기 몸 하나 챙기기 급급할 터.
그런 와중에도 날 배려하는 모습이라니.
보면 볼수록 귀엽고 기특한 동생이 아닐 수 없다.
“당연히 괜찮지.”
그 말과 함께 소진이 그제서야 현수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지쳐있을 현수를 보며 귀엽다고 한 마디라도 할 생각으로.
하지만.
“그럼 한 번 더 해야죠.”
“……어?”
눈을 뜨고 내려다본 현수의 모습은 소진의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설마 한 번만 하고 끝낼 건 아닐 거 아니에요. 그죠?”
쾌락 속에서 겨우 눈만 뜨고 있을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현수는 아예 씩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확실히 지금껏 만나온 남자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너……. 진짜 변태구나.”
그런 현수를 보며 소진이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
‘이렇게 섹스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구나.’
물론 섹스 자체를 싫어하는사람이 많은 건 아니다.
결국 본방으로 들어가면 부끄럼 타는 척 하면서 결국 다 대주는 애들이 수두룩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애들도 보통 한 두 번 정도는 튕기기 마련인데.
심지어 얘는 벌써 몇 번이나 사정한상태가 아닌가.
‘넉살이 좋은 건지 뻔뻔한 건지.’
반면 눈앞의 남자는 자신이 섹스를 좋아한다는 사실 자체를 숨길 생각조차 없는 듯했다.
그런 현수를 보며 소진이 한 마디 더 덧붙였다.
“너처럼 대놓고 달려드는 애는 또 처음 봐. 너 진짜 남자 맞아?”
”무슨 소리에요? 선수고 뭐고 할 때는 언제고.”
자신의 말에 오히려 그가 무슨 말이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기까지 왔는데 서로 아닌 척 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잖아요. 안 그래요?”
“아니, 그것도 그렇긴 한데……. 사실 남자가 변태인 것과 여자가 변태인 건 많이 다르다고 해야 되나.”
“어디가 다른데요?”
“뭐, 일단은 남자가 한 번 이상 쌀 수 있다는 것도 특이하고…….”
“……그게 특이한 건가요?”
“보통은 한 번 밖에 못 싸니까. 그리고 또…….”
남자는 그러면 좀 걸레 같아 보이거든.
물론 아무리 소진이라 해도 그런 말을 대놓고 할 정도로 낯짝이 두껍진 않았다.
잠시 망설이던 소진이 적당히 말문을 돌렸다.
“……아무튼 조금 다르다는 거지.”
“흐음.”
적당히 얼버무리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수.
허나 그것도 잠시.
멍하니 있는 자신을 향해 현수의 손이 와락 덮쳐왔다.
“꺅!”
“아무튼 이제 2차전 시작해야죠?”
“어? 벌써?”
“안에서 커진 거 안 느껴져요?”
그 말과 함께 질 내에서 꿈틀거리는 감각.
여전히 질 안에 들어와 있는 현수의 자지는, 한 차례 뿜어낸 것이 무색하게 딱딱하게 세워져 있었다.
“앗, 혀, 현수야. 그만……. 으응!”
바, 방금 간 탓에 아직 민감한데…….
허나 그런 소진의 속을 현수가 알 리 없었다.
“하응!”
제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안쪽에서 꿈틀거리는 육봉이, 다시 한 번 꿰뚫을 듯 내 허리를 휘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엉덩이를 붙잡는 손.
엉덩이를 주물거리는 그 감촉에 소진이 눈을 부릅떴다.
‘으으, 이런 애한테 주도권을 뺏길 수는……!’
내 유흥업소 경력이 얼만데 이런 꼬맹이한테 휘둘릴 순 없지.
그리 생각한 소진이 자세를 바로 잡았다.
”으응……. 하앗.“
소진이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현수는 여유작작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러는 꼴을 보고 있자니 뭔가 얄밉다고 해야 되나, 자존심이 상한다고 해야 되나.
하지만…….
솔직히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하아……. 한 살 많은 누나랑 하는 것도 꽤 흥분 되네요.”
애초에 이렇게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모습에서 어떻게 기분 나빠할 수가 있겠는가.
좋다는 듯 중얼거리며 가슴으로 손을 올리는 현수.
젖꼭지에서 전해주는 짜릿한 감각에 절로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아응!”
“보기보다 꽤 가슴도 있네요.”
“너 진짜, 하윽……!”
“역시 가슴은 언제 만져도 좋네요. 뭔가 진정된달까.”
“으읏, 무슨 아줌마 같은 소릴……. 읍!”
소진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몸을 일으킨 현수가 그대로 입술에 키스를 해온 것이다.
곧이어 현수의 혀가 소진의 입 안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하읍, 후아……. 츄읍…….”
끈적하게 녹아내리는 딥키스를 받으며 소진의 정신도 점차 몽롱해져 갔다.
“츄릅, 푸하……. 으응, 하읍……. 츄읍…….”
이건…….
이전까지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온 키스와는 너무도 달랐다.
‘아, 안 돼…….’
멍해지는 기분을 붙잡으려 하지만 부질없는 일일 뿐.
그 정도로 현수에게서 전해지는 혀놀림은 보통이 아니었다.
‘이, 이런 걸 받으면 난…….’
이건 여자가 먼저 나서서 할 수 있는 혀놀림이 아니었다.
하물며 돈을 주고받는 관계도 아니고,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었던가.
수많은 남자들과 경험했지만, 소진으로서도 이런건 정말 처음이었다.
‘다, 달라……. 다른 남자와는 다르다고……!’
눈앞의 사내는 단순히 섹스로 인한 쾌락만을 즐기는 게 아니었다.
남자에게는 별 볼일 없을 여체마저 순수하게 즐기면서 만지고 있다.
대부분의 남자라면 그다지 깊게 여기지도 않는 여자의 가슴마저 좋다고 주물럭거린다.
여자의 엉덩이를 기쁘다는 듯 쓰다듬는다.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야하게 내 타액을 마시며 혀를 음란하게 꼬아댄다.
이 모든 것들이 소진이 주도하지 않았음에도 일어난 일이었다.
‘얘, 얘가 아니면……. 이제 만족 못 할지도…….’
이건 일반적인 남자와는 확연히 달랐다.
얘는 그냥…….
야한 게 다 좋은 거야.
“하아앙!”
곧이어 밀려오는 쾌락 속에서 소진은 깨달았다.
어쩌면 자신이 현수를 붙잡은 게 아니라, 현수라는 사내가 자신을 붙잡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
“하앗, 응, 하읏, 아앙…….”
딱 봐도 쾌감에 정신을 놓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보인다.
내 눈치를 보면서도 여전히 눈에 힘이 들어가 있었으니까.
그런 와중에도 허리를 흔드는 소진을 보며 나는 겨우 겨우 웃음을 참아내고 있었다.
“하앙! 핫, 하악! 어, 어때?”
“엄청 기분 좋아요.”
내 대답에 겉치레가 상당수 섞여있다는 걸 눈치챈 걸까.
별 반응 없이 신음소리를 내며 바라보는 소진의 표정이 묘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움직였다.
“하읏!”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질 내에 남아있던 액들이 푸슛거리는 소리를 내며 쏟아진다.
이미 내 정액을 넘어서는 그녀의 애액이 찔걱거리며 흘러넘치고 있다.
날 붙잡은 채 허리를 흔들고 있는 소진의 눈동자는 반쯤풀린 상황.
이미 움직임에 대한주도권은 내가 가져간 지 오래였다.
“풋.”
“왜, 왜 웃어?”
“아니요, 그냥.”
참지 못하고 작게 웃음을 터뜨리자 살짝 나를 노려보는 소진.
나는 그런 소진을 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저었다.
“하읏…….”
의심스러운 모습으로 보던 소진이 다시 방아를 찧는 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살이 맞닿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나는 슬그머니 상반신을 일으켰다.
‘확실히 기술은 주화연이나 최다슬 두 사람보다 낫긴 한데…….’
중간중간 서비스도 그렇고, 각종 테크닉은 두 사람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허나 정력은 그 두 사람에 못 미치는 모양이다.
이미 허리를 흔드는 소진의 몸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니까.
‘하필이면 처음이 주화연이라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단 말이지.’
하긴 음란도만 해도 70이 넘는 녀석들이니까.
애초에 그 두 사람이 이상한 거겠지.
그러니 이렇게 두 번 정도 하면 지치는 게 보통일 것이다.
……아마도.
아무튼 이후로도 이렇게 지쳐서야 남은 시간을 마음껏 즐길 수는 없는 노릇.
여기서는 내가 힘을 쓰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그리 생각한 나는 허리놀림을 유지한 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갑자기 내게 안겨 붙은 자세가 된 소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읏?! 가, 갑자기 왜 일어나?”
“누나가 힘들어 보여서요. 이젠 제가 움직일게요.”
“돼, 됐어. 아, 아무렇지도, 으응! 않거든!”
“아니에요. 처음에는 뭔가 제가 당하는 입장이라서 꽤 흥분됐었는데, 이대로는 누나만 더 힘들 거 같아요.”
“그, 그야, 핫, 다, 당연히, 흣, 내가 널, 으응, 따먹는, 하응! 건데!”
“그렇게 말하셔도 여유가 없어 보이는데요?”
“아앙!”
“뭐, 너무 고집 부리지 마시고.”
그 말과 함께 나는 그녀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몸을 침대에 살짝 눕혔다.
“하으응?!”
갑자기 체위가 바뀐 탓인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소진.
그러는 와중에도 내 등을 꽉 붙잡고, 다리를 내 허리를 감싼 채다.
“하으윽……,”
당황한 건지, 아니면 단순히 느끼고 있어서였던 건지 시선을 피하는 소진.
한참을 그러던 소진이 빨개진 얼굴로 다시 나와 시선을 맞추었다.
“도, 도대체 뭐야 너?”
내게 깔린 채 소진이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가, 갑자기 움직이면 어떡해?깜짝 놀랐잖아!”
“음, 기승위만 하면 좀 지루하잖아요. 기왕이면 나도 즐길 겸 몸이나 움직일까 했죠.”
“세상에, 아직도 그럴 기운이 남았어?”
“뭐, 저야 아직 팔팔하죠.”
“……살면서 이렇게 섹스 잘하는 남자는 처음 봐.”
내 몸에 붙들린 채 소진이 기가 막힌 듯 중얼거렸다.
나는 그런 소진을 보며 피식 웃었다.
“누나는 본방에는 좀 약한 모양이네요.”
“네, 네가 이상한 거야. 이래봬도 웬만한 남자는 내가 먼저 가게 했거든?”
“진짜요?”
집담을 하는 사이 내 허리를 감싸던 소진의 허리가 슬그머니 풀렸다.
이제야 좀 진정이 된 모양이다.
허나 나도 여기서 놓아줄 생각은 없단 말이지.
“잠깐만요.”
뽕.
“하윽?!”
공기 빠지는 소리와 함께 자지를 빼내자 몸을 부르르 떠는 소진.
곧이어 내가 벽 쪽으로 자세를 유도하자 소진이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다.
“뭐, 뭐야?”
“자, 손 짚어요.”
“으, 응?”
“빨리요.”
“뭐, 뭘 하려고…….”
내 손가락질에 툴툴거리면서도 시키는 대로 따르는 소진.
이미 이전의 강압적이었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결국은 이렇게 되는구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내심 아쉬운 기분을 속으로 삼켰다.
‘애초에 이렇게 될 꺼 같긴 했지만.’
그래도 지쳤는데 어쩌겠는가.
여기서는 내가 움직이는 수밖에.
“거기 서 봐요.”
“?”
어리둥절한 채 벽을 짚은 소진을 보며 나는 그대로 다가갔다.
아마 소진의 성격이라면 이런 후배위는 처음이겠지?
나는 그대로 질척한 그녀의 질 속으로 내 것을 꽂아넣었다.
푸욱!
“흐아아아아앙!”
갑작스런 이물감에 비명을 지르는 소진.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짓궂게 웃었다.
“아, 벌써 가면 안 되는데?”
벽에 손을 짚은 소진이 고개만 돌린 채 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게 보였다.
그 모습에 내 속의 가학심이 다시 한 번 활활 피어올랐다.
“웬만한 남자는 먼저보낸다면서요?”
“너, 너어……!”
“어디 이번에는 누가 먼저 가는지 보자고요.”
“자, 잠깐만! 이미 한 번 갔……!”
강렬했던 첫 인상과는 반대로, 이제는 간절하게 나를 바라보는 소진.
하지만 이미 나도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단 말이지.
그녀의 말이 이어지기 전에 나는 강렬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곧이어 모텔 방이 그녀의 신음소리로 가득 차올랐다.
“흐아아앙!”
역전이고 나발이고 기분 좋으면 그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