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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화 〉 13. 남자가 인방을 잘함(7) (114/152)

〈 114화 〉 13. 남자가 인방을 잘함(7)

* * *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방송 중인 지금 실제로 덮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

대충 손속을 둘 필요가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쓰러진 지민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야, 한지……!”

일부러 혀를 꼬면서 슬쩍 시선을 내렸다.

그런 내 시야로 티셔츠 너머 희미하게 핑크빛 젖꼭지가 보였다.

아니, 얘 브라도 안 찼네……?

“으히익!”

갑자기 확 줄어든 거리감에 지민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나도 내심 당황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당황스러운 심정을 숨기며 모른 척 지민의 볼을 한 번 쓰다듬었다.

“뭐, 뭐하시는 거예요?!”

내 행동에 지민이 빨개진 얼굴로 이리 저리 고개를 젖혔다.

하…….

맘 같아선 진짜 이대로 덮치고 싶네.

“지금 방송 중이라고요!”

“우리 동새앵……. 이렇게 보니까 꽤 귀엽네에?”

“가, 갑자기 무슨……!”

“쓰읍! 가만히 있어!”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설마 현수 씨 취했어요?”

“하나도 안 취했거드은?”

“취한 거 같은데……. 잠까, 그만 좀 만져요!”

부끄러워서 붉어진 걸까, 아니면 술기운 탓일까.

기왕이면 전자였으면 좋겠는데.

당황한 그녀를 뒤로 한 채 슬쩍 뒤쪽 채팅창을 올려다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전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예 덮쳐버리누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몰카맞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안 보인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목소리만 들으니까 미치겠네ㅋㅋㅋㅋㅋㅋ 둘이 지금 뭐하는데ㅋㅋㅋㅋㅋㅋㅋ

­미친련……. 미친련…….

­아 빨리 우리도 보여달라고ㅋㅋㅋㅋㅋ

­지들만 좋은거 하네ㅡㅡ

­도 넘은 인터넷 방송……. 한지민TV 9시 뉴스입갤 확정…….

‘앞뒤가똑같은지민’님이 만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저기요 밑에서 뭐하시는 거예요;; 우리도 보여달라고 제발]

‘엑스지엑스털’님이 만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

‘wlals0131’님이 만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저기요 여기서 이러시면 너무 좋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미쳐 날뛰는구만.

현재 지민이 바닥에 엎어진 상태이기에 카메라 앵글에 우리 모습은 잡히지 않는 상황.

허나 소리만으로도 흥분이 도는 건지 채팅창은 물론이고 후원 음성까지 아주 난리가 나 있었다.

“아, 님들! 지금 현수 씨 취해서 이래요! 잠깐만요!”

퍼뜩 정신을 차린 지민이 큰 소리로 외치더니 날 향해 귓속말로 속삭였다.

“현수 씨, 왜 이러세요, 진짜…….”

“왜 이러는 거 같아?”

“……잠깐. 현수 씨 설마 취한 척하는 거예요?”

“이제 알았어?”

“아니지. 반말하는 거 보면 취한 거 맞는 거 같기도 하고…….”

“편해지면 한다고 했잖아. 왜, 싫어?”

“싫은 건 아니지만……. 그럼 저도 오빠라고 불러도 되는 거죠?”

“상관없어.”

“그럼 일단 비켜줘요, 좀……. 방송 때문에 이러는 거 알겠으니까.”

“꼭 방송 때문에 그런 건 아닌데.”

“……네?”

내 대답에 지민의 눈이 세차게 흔들렸다.

나는 그런 지민과 눈을 맞추며 몸을 한층 강하게 붙들었다.

“네가 보기엔 어떤 거 같은데?”

거의 가슴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귀에 대고 속삭였다.

“하으읏…….”

그런 내 말에 지민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내 목덜미를 살살 간지럽혔다.

“으, 현수 씨…….”

한동안 복잡한 표정으로 날 보던 지민이 내 몸을 슬그머니 밀어냈다.

그래도 아직 그 정도 이성은 남아있나 보네.;

“이러면 안 돼요. 너, 너무 가깝다고요…….”

“싫어?”

“싫은 건 아닌데……. 그, 그보다 오빠 목소리 너무 커요. 방송에 다 들어간다고요……!”

“왜? 들으면 문제될 거 있어?”

“그런 뜻이 아니라…….”

그거야 시청자들 들으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니까.

곤란해 하는 지민을 향해 나는 일부로 목소리를 싹 깔았다.

“지민아.”

“네?”

“방송 끝나면……. 단 둘이 라면이라도 먹을래?”

“그, 그거 무슨 의미에요……?”

“글쎄. 뭘까?”

“…….”

새빨개진 얼굴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길 수 초.

꿀꺽.

날 바라보던 지민이 말없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풋, 푸하하하하!”

아, 진짜 웃겨서 더 못 참겠네.

“어? 어?”

갑작스레 웃는 날 지민이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얼빠진 표정을 짓는 지민을 일으킨 뒤 의자에 앉히게 했다.

한지민 몰카, 대성공.

“뭐, 뭐에요?”

“큭큭……. 뭐긴 뭐겠어요?”

“……설마 이거 몰카에요?”

웃음을 참으며 나는 말없이 모니터를 가리켰다.

멍한 표정으로 지민이 폭주하는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지민 ㅆㅂ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표정 봐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배꼽 빠지겠네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나라 잃어버린 독립군 됐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카 대성공!!!!

­응 사실 다 몰카였쥬? 지민이 두근거렸쥬?

­나라면 알고도 속은 척 했음ㅋㅋㅋ

­사실 한지민도 좋으니까 모른척 한거일듯ㅋㅋㅋㅋ

­ㄹㅇㅋㅋ

­ㄹㅇㅋㅋ

­한지민 방송 최고 흑역사 만들어졌누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역대급 보라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옵빠 연기 뭔데ㅋㅋㅋㅋㅋ 배우인줄ㅋㅋㅋㅋ

“…….”

‘크크루삥뽕’님이 10만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라버님……. 이건 미션 성공 보수입니다. 덕분에 오늘 발 쭉 뻗고 자겠네요……,]

‘크크루삥뽕’ 님이 천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지민아 리액션 안 보여주냐]

“크, 크크루삥뽕 님 10만 원 후원 감사…….”

콰앙!

“아니 씨발, 이걸 내가 고마워해야 돼? 으아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보드워리어로 전직ㅋㅋㅋㅋㅋ

­야 야 부서진다 살살쳐ㅋㅋㅋ

­이미 박살낸거 아님? ㅋㅋㅋ

지민이 책상을 쾅쾅 두들기며 부끄러움에 몸부림쳤다.

그 모습에 다시 한 번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아야 했다.

아, 진짜 인방 너무 재밌네.

“이제 그만 진정하세요.”

“으으…….”

“진짜 웃음 참느라 죽는 줄 알았네. 지금 지민 씨 얼굴 빨개진 거 보여요? 나 혼자 봤으면 억울할 뻔.”

“아오……!”

연신 신음을 내뱉으며 지민이 책상에 푹 엎드렸다.

“진짜 내 인생 최대의 굴욕이다…….”

설마 아까 내가 했던 말들 다 진심으로 받아들였던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좀 미안한데.

뭐, 그래도 방송이니까 이해해 주겠지?

이렇게 흥했는데.

“죄송해요. 하다 보니 저도 너무 재밌어서 그만.”

되도 않는 변명을 해 보지만 지민은 여전히 일어날 기색이 없어 보였다.

나는 그런 지민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를 있었을까.

갑자기 얼굴을 홱 든 지민이 정색하며 날 노려보았다.

“…….”

아니, 그래도 방송인데 표정 관리를 좀.

아니면 무슨 말이라도 해 주던가.

그렇게 말없이 노려보면 무섭잖아…….

“……현수 씨.”

“넵.”

“아까 편하게 대해도 된다고 한 것도 거짓말이에요?”

“네?”

“오빠라고 불러도 된다면서요. 반말도 잘만 하더니.”

“아니, 그거야 몰카니까…….”

“이미 다 놀려놓고 다시 예의 차린다 이거지?”

말투에서 싸늘한 기색이 묻어나는 게 느껴진다.

심지어 아예 말도 다 깠다.

……이건 진짜 화난 거 같은데.

“아, 나도 억울해서 안 되겠어!”

날 노려보던 지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냥 말 놓을 거니까! 편해지면 말 놔도 된다면서!”

“……편해진 거 맞지?”

“맞아! 무조건 맞으니까! 그러니까 나도 그냥 깐다!”

“그, 그러십쇼.”

“오빠도 말 놔!”

“알겠……. 아, 알았어.”

폭주하는 지민과 폭주하는 시청자 사이.

나는 죄인 마냥 그저 가만히 그런 지민을 바라볼 뿐이었다.

***

이후로도 나는 지민과 함께 남은 시간 동안 방송을 진행했다.

“복분자 세 병 갑니다!”

몰카 이후로 잔뜩 약이 오른 탓일까.

잔뜩 독이 오른 지민의 진행 덕에 방송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흥할 수 있었다.

약 두 시간 여의 방송 동안 총 시청자 수는 자그마치 4천 명 이상.

후원액은 내 몫을 제외해도 6백만 원 가량.

참고로 내 몫도 거의 100만 원을 웃도는 수치였다.

이래서 개나 소나 다 인방 한다고 그러는구나 싶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방 한다고 눈이 돌아갈 만하네.

다만 이번 방송처럼 평소에도 이렇게 벌 수 있다는 건 아니라고 한다.

나와 지민의 케미가 그 어떤 게스트보다 잘 맞았기에 나올 수 있는 수치였다고.

뭐, 그렇게 얘길 들으니 또 뿌듯하긴 하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약 두 시간에 달하는 인터넷 방송도 겨우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 아쉽지만 슬슬 방종해야겠네요.”

슬슬 시간이 되었다고 판단한 지민이 방종각을 잡았다.

지민의 선언에 채팅창이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었다.

­아…….

­안 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가지마ㅜㅜㅜㅜㅜㅜ

­이렇게 가면 안 되지ㅜㅜ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장례식보다 더 비통한 거 같누…….

­아 울옵빠 제발 인방 좀 꼬셔봐ㅜㅜ

­한지민이야 또 보면 되는데 울옵빠는 못보잖아 ㅅㅂ……. 진짜 너무 원통해

­아이고ㅜㅜㅜㅜㅜ

“아, 또 오늘만 기회가 아니니까. 님들 너무 미안하게 그러지 마요. 오빠 부담돼서 괜히 안 나올라.”

“하하…….”

­이제 아예 오빠는 입에 붙었누ㅋㅋㅋ존나 열받네ㅋㅋ

­^^ㅣ발아 니야 오빠랑 또 보면 되겠지

­^^ㅣ발

­^^ㅣ발

­한지민 ^^ㅣ발년아 번호까

­방송 끝나고 진짜 라면 먹기만 해봐라

­뒤져 제발

“아니 님들은 오빠라고 잘도 부르면서. 아무튼 진짜 이제 끌게요. 다들 감사합니다!”

마지막 인사를 마친 지민이 방송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후우…….”

작게 한숨을 쉰 지민이 날 바라보았다.

피곤한 듯하면서도 뿌듯함이 뒤섞인 그런 표정으로.

“수고했어 오빠.”

“지민이 너도. 재밌었어.”

“오빠 방송 감 진짜 쩐다. 진짜 인방 해볼 생각 없어? 너무 아까운데.”

“이쪽에는 별 뜻이 없거든. 적어도 지금은.”

“그래…….”

내 대답에 지민이 아쉽다는 듯 씁쓸하게 웃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자! 그럼 이제 약속 시간 다 됐지?”

짐짓 쾌활한 어조로 지민이 말을 이었다.

“슬슬 데려댜 줘야겠네.”

“그런데 술까지 마시고 괜찮나 모르겠네. 너 운전은 못할 거 아냐.”

“어쩔 수 없지. 택시비 줄게. 아, 참. 중요한 걸 말 안 했네.”

“뭐 말이야?”

“정산액 말이야. 오빠 앞으로 들어온 금액들은 나중에 정리해서 보내줄게.”

“알았어. 아, 그리고.”

주섬주섬 품에서 핸드폰을 꺼낸 지민이 내게 내밀었다.

“오빠 연락처 좀 알려줄래?”

“아, 그래.”

그러고 니 연락처 교환도 안 했네.

하긴 돈 받으려면 서로 연락은 할 수 있어야지.

“후후.”

내가 핸드폰 번호를 찍어 건네주자 지민이 작게 웃었다.

뭔가 음흉해 보이네.

“왜 갑자기 웃어?”

“……안 웃었는데?”

“웃었거든?”

“아닌데?”

“맞는데?”

“…….”

대놓고 웃었으면서 오리발은.

“저기, 그리고…….”

쾌활하던 지민의 어투가 갑자기 조심스러워졌다.

머뭇거리는 지민을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왜?”

“그……. 심심하면 가끔씩 놀러 오고 그래.”

“놀러 오라고? 여기에?”

“응. 아까 그랬잖아. 라면이라도 같이 먹자고.”

그거 방송한답시고 대충 한 말이었는데.

아니면 얘도 방송 하면 오라는 얘기인가?

뭐, 내가 말하긴 그렇지만 내 덕에 방송에 이렇게 흥하긴 했지.

“알았어. 방송하면 또 게스트로 오란 얘기지? 그 정도야 상관없지.”

“아니, 방송 얘기가 아니라…….”

“그럼 다음엔 라면 먹방인가? 찜닭도 맛있던데.”

“……에휴.”

어이없다는 듯 날 보던 지민이 돌연 한숨을 푹 쉬었다.

“이상한 데서 모른 척 하네.”

“크흠.”

……여기서는 찔리니까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자.

벙어리가 된 나를 어이없다는 듯 보던 지민이 피식 웃었다.

“나 참. 그래도 방송 할 때 한 번 놀러와. 농담 아니니까.”

“알았어.”

“그럼 가자. 택시 불렀으니까.”

“너도 나오게?”

“그럼 손님 가는데 집에 있을 순 없잖아.”

“그래, 그럼 같이 가자.”

“응.”

대화를 마친 나는 지민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바깥을 나오니 커다란 적란운이 오렌지색으로 밝게 빛나는 게 보였다.

이제 막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 5시를 넘은 한여름의 바깥은 아직도 끈적한 공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민은 한껏 개운한 표정이었다.

그건 아마 나도 마찬가지겠지.

“…….”

나와 지민은 택시가 오기로 한 곳까지 별 말 없이 걸었다.

어쩐지 서로 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될까.

오늘 만났는데도 왠지 오랫동안 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랄까?

인방을 할 생각은 없지만, 지민과 함께 하는 거라면 그래도 가끔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아, 벌써 와 있네.”

목적지에 도착하자 이미 기다리고 있던 택시가 보였다.

발걸음을 멈춘 지민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그럼 잘 가, 오빠. 오늘 고마웠어.”

“나야말로 재밌었어.”

“또 놀러와.”

“그럴게.”

“응.”

빙긋 웃는 지민의 등 뒤로 석양이 붉게 타오르는 게 보였다.

택시를 타는 순간에도 활짝 웃은 채 지민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연락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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