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불행의 끝은 행운
* * *
" 피네! 너도 봤어?! 그렇게 가까이서 뵙게된거 처음이야!! "
상당한 넓은 규모의 교실인데도 불구하고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말소리.
쾌활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검은색의 포니테일 소녀가 앞에 있는 책상을 손으로 내리치며 소리쳤다.
얼핏보면 죽어있는게 아닐까싶은 자수정 색의 눈동자.
피네라고 불린 소녀는 그 자수정 눈동자를 손에 쥐고있는 두꺼운 책을 향해 고정되어있었지만, 갑작스런 소란에 상황파악을 하기위해 책에서 눈을 뗐다.
책 위로 보이는 것은 이를 드러내며 웃는 미소와 반짝이는 검은색 눈.
결국 피네는 책을 덮고선 소란을 잠재우기로 결정했다.
무시해도 계속해서 말을 걸며 귀찮게 군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때문이다.
에이미는 피네와 어릴 적부터 함께해온 소꿉친구였지만, 사실 피네와 에이미의 성격은 서로 섞이지않는 물과 기름처럼 정반대였다.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에이미와는 달리 피네는 몸을 움직이는걸 싫어하고 책읽는것을 좋아하는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으니까.
" 그래. 에이미. 나도 봤어 봤다고. 근데 매일같이 뉴스로도 보고 신문에서도 보는 얼굴이잖아. 그렇게 호들갑떨어야겠어? "
" 영상매체로 접하는 거랑 완전 달라! 뭐라고해야 하지... 아! 좀 더 빛나는거같아!! "
에이미가 말하는 그분은 아마 그 수인이다.
이 시대 최강의 마수사냥꾼이 될것이라 온 국민이 믿을정도로 대단한 수인.
나디아 라이오넬.
4대 명가의 수인이라지만 그녀만큼 독보적인 존재가 세상에 나온적은 없었다.
나이도 어린데도 불구하고 파괴한 마수의 둥지만 30개였고, 외모와 누구에게나 베푸는 그 성정은 십여년전에 있었던 여신교의 성녀를 떠오르게했다.
그녀는 마수사냥꾼이 되고싶어하는 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 그래그래. 우리랑은 다른 진짜 마수사냥꾼이시지. 왜 굳이 아카데미에 입학했는지 궁금할정도니깐말야. "
" 그 분도 다 생각이 있으시니까 그런 거겠지! 피네! 아주 특별하신분이란말이야! "
쿵!
갑작스런 큰 소리가 나서 교실내의 학생들이 그 곳을 바라보자 이질적인 존재가 자리잡고있었다.
책상 위에 두발을 꼬아서 올린 채로 의자를 비스듬히 세워 앉은 소녀가 무언가 맘에 들지 않은것인지 인상을 쓴다.
은백색의 실들로 이루어진 머릿결 위에 있는 사자귀가 날카롭게 하늘을 향해 서있었다.
그녀는 수인이었다.
그리고 수인들중에서는 귀를 통해서 감정이 드러나는 미숙한 부류들이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아마 이 수인도 그러한 부류이리라.
그 사자수인녀의 옆 자리에는 작은 키를 가진 인간남성이 앉아서 그녀의 시중을 들고있다.
사자수인에 은백색 머리카락·······
순간 피네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수있었다.
방금전의 에이미와 나눈 대화의 화제였던 ' 나디아 라이오넬 '
그녀의 누이인 카르사 라이오넬이다.
카르사는 피네와 에이미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몇초간 응시하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
그녀앞에선 이 화제로 얘기나누는것은 적절치않다는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피네는 절로 모인 침을 꿀꺽 삼키고는 화두를 돌려야겠다고 맘먹고선 속삭였다.
" 에이미. 나디아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게 좋을거같아···조오오옴·······불편해하시는 분이 여기 계시니깐말이야. "
" 왜??!!! 나디아님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그러는거야????!!!!!!!!!!! "
크게 외치듯 에이미의 말이 온 교실에 울려퍼진다.
원체 에이미의 성량이 무지막지하게 크다는것을 잊은 피네는 머리가 아파져오는 느낌에 눈을 질끈 감고 미간을 부여잡았다.
' 에이미......!!!!!!!!!! '
아니 남탓만 해선 발전도 없겠지····
그래. 이건 그 사실을 잊어먹은 나 피네의 잘못인것이야.
회피했던 현실을 직시하기위해 감았던 눈을 뜨자 예상과는 다르게 카르사는 째려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앉아있었다.
아무래도 카르사는 그냥 이 일을 무시하고자 생각한것같다.
가슴을 쓸어내린 피네는 다음으로 할일을 생각해내고 입을 열었다.
" 에이미. 그런 얘기는 당사자 앞에서 하는 게아냐. "
에이미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기울더니
" 그러엄···· 없을때 해도 되는거야? "
" 아니 그것도 하면 안돼. "
바로 그것은 에이미 재교육.
에이미의 때묻지않은 순수함은 때떄로 방금전 상황같은 불운의 폭풍을 몰고왔기때문에 방지하기위해선 그 원인이 되는 에이미를 교육시켜야했다.
무슨 일이 터진다면 뒷수습은 항상 옆에 있던 피네가 해야했으니까말이다.
" 에이미 이제 됐으니깐 앉는게 어때? 선생님도 곧 들어오실지도 모르잖아. "
드르륵
고개를 끄덕인 에이미가 자리에 앉으려던 순간 교싶 앞쪽의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문을 통해 교실로 들어선 인물은 홍옥색의 길다란 장발을 가진 미녀였다.
그녀가 교실 칠판앞쪽에 위치한 낮은 교단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엉덩이 위에 자리잡은 살랑살랑 흔들리는 여우꼬리.
가늘게 뜬 눈과 한쪽 아래에 있는 눈물점.
쳐진듯한 눈매는 온화한 인상의 정점이었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자리에 앉아주시겠어요? "
여우귀를 쫑긋거리며 학생들에게 지시하자, 웅성웅성거리며 소란스럽던 학생들이 그 말에 따라 제자리에 착석했다.
아무리 F 클래스의 학생이라도 에콜 아카데미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자들답게 배움에 있어서 진지한 것이다.
" 그럼 인사부터 할까요? 반갑습니다 여러분들 저는 F클래스를 담당하게된 에페이아··· "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교실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훑어보던 담임선생님이 별안간 말을 멈추고선 째진눈을 한층 더 가늘게 떠보이며 한 곳을 바라본다.
담임선생의 시선끝에는 선생이 교실에 들어와 교단위에 섰음에도 전혀 개의치않는다는 듯 여전히 책상 위에 다리를 꼬아서 책상 위에 올려놓은 카르사가 있었다.
화가 났다는 듯이 여우귀를 쭈뼛세운 담임선생이 카르사를 째려보니 그에 맞서 카르사도 그 시선에 응하자 푸른 마력흔과 새빨간 마력흔이 서로에게서 피어오른다.
계속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속에서 교실안에 있던 학생들은 금방이라도 떨어질듯한 위태로운 줄타기를 타는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학생들이 담임선생이 들어오기전까지 카르사의 눈치를 보고있었던것은 단순히 그녀의 신분때문에 그런것만은 아니었다.
단지 그녀가 자연스럽게 내뿜는 위압감에 짓눌려졌을뿐.
그것을 다르게 말하자면 그녀는 F클래스에 있을 만한 재능이 아니라는 소리다.
끝날줄 모르는 눈싸움에 종지부를 찍고자 담임선생인 에페이아가 미소를 유지한 채로 입을 열었다.
" 거기 책상 위에 다리 올리신 분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
" 카르사 라이오넬. "
가문을 위시하듯이 일부러 성을 말할 때 힘을 주어 말한 카르사는 이를 드러내보이며 에페이아를 봤다.
이제 어떻게 나올거냐고 묻는듯한 의기양양한 표정.
담임선생 에페이아가 성난 여우귀를 잔뜩 세운다.
그와 동시에 카르사 옆에 앉아있던 키가 작은 남자가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해한다.
교실내의 누군가가 침을 꼴깍 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세계의 주축을 맡고있는 4대명가
과연 라이오넬의 여식에 맞서서 담임선생이 무슨 말을 꺼낼것인가?
" 교내에선 불순이성교제는 금지되어있습니다. 당장 떨어서 앉아주시죠!! "
모두가 예상하던 답안을 벗어난 그녀의 말에 다들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제일 앞에 있는 교단을 중심으로 둥글고 기다란 책상들이 계단형식으로 한층한층 배치되어있었다.
그러니 책상에 앉는다면 옆 자리에 다른사람이 앉을수밖에 없는 구조인것이다.
하지만 교단위에 서 있는 담임선생은 무어라 말했는가?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지시였던것이다.
그러나 담임선생의 가늘게 뜬눈 사이로 타오르는듯한 시선은 진심을 내뱉었다는 증거.
말도 안 되는 지시에 헛웃음을 터트린 카르사는 얌전히 선생의 말을 따라서 책상 위에 얹은 두 다리를 내리더니, 옆에 앉은 키가 작은 인간남성과 떨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달라붙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차가운 한기가 교실을 맴돌자, 학생들은 제 옷들을 주섬주섬 끌어모으며 덜덜 떨기시작했다.
찌는듯한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교실안은 얼어버릴것만같은 추위가 감돌고있었기때문이다.
그러더니 한순간에 한기가 사라지고 교실의 온도를 되찾는다.
콩벌레처럼 옷을 감싸 안은 모습의 학생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고선 앞을 바라보자, 미소를 유지하고있는 담임선생 에페이아가 보였다.
" 제가 너무 신경이 예민해서 그랬네요. 여러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요? "
***
정말이지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행운이 온다면 불행도 뒤따르기 마련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는데, 딱 그말대로였다.
스킬을 실험해볼 수있는 이사장과 사명의 목표인 4대 명문가의 여식들을 3명이나 만날수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 그 3명중에 한 명이 자신을 여신곁으로 보내버린 그 미친사자년일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그 때문에 나는 졸지에 노예신세로 전락하고말았다.
앞으로 보내게될 아카데미 생활이 벌써 막막해져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당장 집에 오기전만해도 기숙사가 아닌 통학으로 다닌다고 카르사에게 말하니 그녀가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었지.
" 흐윽...! "
맘에 안든단말이지.
카르사 라이오넬
그 도도한 년을 내 것을 만들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수밖에 없게되었다.
그러나 천천히 나아갈수밖에 없는 길에서 갑자기 방해꾼이 나타났다.
" 응아앗! 아! "
방해꾼은 벌을 받아야만 마땅하다.
손끝에 잡힌 분홍색 젖꼭지를 살짝 비틀어댔다.
" 앙! 앗앗앗! "
그러자 열락에 휩싸인 여인의 목소리가 반응하듯 뒤따라온다.
여인의 사타구니는 물기로 가득젖어 하얀면팬티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속을 여실히 드러낸다.
새빨간 음모의 숲으로 숨긴 보지는 앙 다문채로 (I) 같은 모습을 하고있었다.
나중에 한 번 시원하게 엄마의 보지털을 밀어줘야겠다.
그리고 아무리 엄마라지만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나한테 말도 안 하고 교사로 들어갔다는것도 괘씸했고, 아들에게 젖꼭지를 비틀려 보짓물을 뿜어대고있는것도 괘씸했다.
그래서 활성화시키지 않았던 페로몬 스킬까지 키고선 이 못난 엄마를 괴롭히기로 맘먹었다.
" 엄마 왜 나한테 말안했어?! "
풀려있던 눈이 빛을 조금이나마 되찾고는 나를 바라본다.
" 미.. 미안해! 용서..용서해줘옥오!! 오옷!! 앗!! 이상해져엇!! 안돼엣!! "
바로 사과하는 엄마의 모습이 맘에 안들어 보지 윗부분에 달린 콩알을 빠르게 문질러대자 엄마는 바로 자지러졌다.
" 라크으.... 안돼... 안된단말이야.. "
낮에 박아도 흥분하기만 했던 엘프 이사장과는 다르게 라크의 어머니 리타는 아들의 손길에 여러 번가면서도 안된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내뱉고있었다.
대체 뭐가 안된단 말인가?
" 엄마 도대체 뭐가 안된다는거야? "
" 아... 흑.. 라크.. 엄마는 여신교의 성녀여야만해. 비록 교를 떠났을지라도... 성녀는 성녀인거야... "
" 그래서 그게 지금 무슨상관인데? "
" 그게... 넣으면 성녀가 아니게돼... 그래도 다른 건 다 해줄수있어! "
단지 마사지라고 속이고 커다란 젖탱이만 만져댈 생각이었는데 엄마는 나보다 몇수앞이나 내다보고있던것이다.
사실 엄마가 나한테 속아주는척을 한게 아닐까?
뭐든 다 받아주고싶은 맘에 모른 척을 하고선 자신의 몸을 내어준 것이겠지.
성지식이 없는 척을 해가면서까지 아들과 가까워지고싶은 여자
그것이 리타 아트리에 나의 어머니.
오늘은 원래 벌을 주고말생각이었으나 계획을 바꿔야겠다.
엄마입보지오나홀작전 실행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