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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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백 년 전에는 고개를 들어서 올려다보기만 해도 흐드러지게 핀 꽃들처럼 무수한 별들이 놓인 하늘이 보였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는 눈을 부릅뜨고 찾아봐도 별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말이다.
도시 건물 곳곳에 설치된 나방과 벌레를 끌어들이는 휘황찬란한 조명들.
빛은 어둠을 걷어내는데는 제격이었지만 별들마저 가리고말았다.
그리하여 오로지 창백한 달이 새하얀 구름들 사이에서 그 자태를 뽐내고있었다.
“빌어먹을 새끼들...”
근 20여년간 경찰로서 근무하면서 터득하게된 감이 내게 위기라고 알리듯 경종을 울리고있었다.
“ 경사님? “
어리숙한 목소리, 3개월전에 이곳으로 인사발령받은 놈이다.
” ...전날밤 구치소로 이송된 그 새끼, 기억나냐? 등 한쪽 구석에 불길한 악마문신이 있던놈말이야. 악마숭배자 그놈. “
" 예, 당연히 기억합니다. 저희가 체포한 놈이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악마숭배라니.... 참 겁도 없는거같습니다. 여신교의 이단심문관들이 시퍼렇게 뜬 눈을 못봐서 그러는건지... "
깊게 들이마셨던 숨을 내뱉자 뿌연 담배연기때문에 가려진 창백하게 질린 새하얀 달.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한다는 신고에 나선 출동이었다.
처음에는 별볼일 없는 시정잡배같은놈인줄로만 알았지만,경찰서로 연행되고나서 발견하게된 등의 문신으로 녀석의 죄질은 한순간에 무거워졌다.
이런쪽은 여신교가 나서서 처리해야 할일인지라 그쪽으로 이관하고 신경을 끈게 어젯밤이었거늘.
나는 바싹 메말라가는 입술을 억지로 떼어서 말을 이었다.
" 그새끼 죽었다더라. "
" ....예? "
그 악마숭배자를 싣고 이동하던 호송차량은 난데없이 튀어나온 대형차량에 부딪혀서 몇번이고 뒤집혔다고한다.
겁도 없이 대낮에 호송차량을 노린 테러를 벌인 자는 거기서 그치지않았다.
마나를 다루는 자였는지 튼튼한 호송차량의 철문을 종잇장처럼 찢어버리고 안에 타고있던 악마숭배자도 갈기갈기 찢어버린 다음에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고 전해들은것이 몇분전의 일이었다.
" ...꼬리자르기겠지 "
" 꼬리 자르기요? 대체 어떤 놈들이길래 그런 짓을 한답니까?? 바보 천치도 아니고. 악마숭배자에 엮인다면 여신교의 이단심문관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거리를 헤집으며 찾아다닐텐데말이죠. "
" 그걸 감당 해낼 수 있는 새끼들이라는거겠지... "
마치 장막에 가려진 저 검은 밤하늘처럼 어둡게만 느껴지는 막연한 불길함에 휩싸이는 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담배 한개비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
실종됐다고 여겨진 여신교의 성녀 리타 아트리에의 발견, 그리고 성녀의 복귀소식은 전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 성녀중 성녀라고 불리우던 그녀.
그녀가 압도적인 신성력으로 최전선의 부상자 천명을 단번에 회복시킨 일화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세상은.
아무리 문명이 발달했다지만 세상은 여전히 둥지라는 위험에 처해있었다.
마도공학자들의 진보된 기술로 둥지의 활동을 조금이나마 억제하거나 출현지를 미리 알아낼 수 있게 됐다지만, 마물에 의한 피해가 사라진것은 아니었으니말이다.
그렇기에 마물의 위협이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세상에는 선망의 대상이 필요했다.
여신교의 성녀, 리타 아트리에는 그 조건에 부합되는 존재.
[ 험난하기만 거친 풍파속에서도 우리는 곧은 심지를 가진채로 이겨내야 합니다. ]
[ 며칠 전, 여신님께서는 제게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그건 바로 ' 주시 ' 라는 단어입니다.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그 누구보다도 알고계시다는 말씀이시겠지요. ]
어머니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오고있었다.
도시 시가지의 사람들의 마력통신구로부터,
대중교통의 방송기기들로부터,
심지어 내가 앉아있는곳에서도 말이다.
이곳은 에콜아카데미.
마계의 존재들 마수들을 사냥하는 헌터들을 양성하는 학교.
그 학교의 최하위 반에서는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학생들의 중심에선 성녀가 연설하는 영상이 마력통신구를 통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어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기에 그러신것일까?
이 머릿속의 기억에서도 여신교의 주교들에 치를 떨떤 어머니였건만,
어머니의 자식인 우리 쌍둥이 남매에게도 말하지않고서는 덜컥 복귀선언을 하셨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속에 가슴이 답답해진 나는 상태창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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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크 아트리에 ]
근력 : F (+)
기민함 : F (+)
마력 : D (+)
지혜 : F (+)
[ 보유스킬 ]
끝없는 성욕 ( Lv.Max )
페로몬 (Lv.1)
유전자조작 (Lv.1)
여신콜센터(???)
[ 목표 ]
4대 명가의 여식을 발 아래에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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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은 이전보다 많은것들이 바뀌어있었다.
이게 왜 이렇게 바뀐것인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젯밤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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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밤.
땀에 젖은 붉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홍조를 띤 빰.
목을 타고 흘러내린 땀을 무저갱의 깊은 가슴골로 쏘옥 들어가 사라진다.
지금껏 느껴보지못했던 뇌를 흔들어버리는듯한 쾌락에 빠져들어 끝없이 탐내고자 했던 여동생은 체력적인 한계를 맞았는지, 헉헉대고 숨을 내쉬고 있었다.
“ 하앗…. 스,승부는 무효야. 알겠지? “
“ …또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
주름진 구멍에서 고기막대를 빼내자 흐응 하는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안에 가득 차있던 질척이는 정액이 꿀렁꿀렁 흘러나와 보지를 타고 이불로 뚝뚝 떨어진다.
” 하아…, 다음에 또 이어서 스,승부할거니깐… “
억지에 불과한 말이었다.
승부라는 명목으로 이 관계를 이어나가자는 말과 다름이 없었으니까.
쌍둥이 남매간에 벌어진 똥구멍섹스.
쾌락속에서 루샤가 어떤 심경변화가 있었는지 내게 따듯한 시선을 보내오고 있었다.
루샤는 그것이 부끄러웠는지 배게에 꾸욱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그리고는 어이없게도 몇초만에 루샤는 눈을 감은채 잠들어버렸다.
나야 성욕 스킬때문에 사정에 의한 피로감을 느끼지 않았지만, 루샤는 여러번 가버린 탓에 피곤할만했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뒷처리는 내가 전부 해야하는건가?
벽까지 치덕치덕하게 묻은 내 정액과 루샤의 암컷즙은 여동생 방에서부터 거실까지 쭈욱 이어져있었기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 이걸 언제 다 치우냐…. “
원망스러운 눈으로 루샤를 한번 째려봐주고.
우선 루샤의 몸부터 닦아주고자 물티슈를 꺼내들었을때.
갑작스레 내 눈앞이 화려하게 반짝이는 창이 떠올랐다.
” 우왓! 깜짝아!! “
작은 폭죽놀이를 터트리는 창.
아마도 여신 벨미아님의 취향인거같았다.
싱글벙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금발의 여신의 얼굴이 절로 떠오른다.
다음에 만나거든 주의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며 창에 적힌 글자들을 확인했다.
[ 축하드려요! 여신교의 성세가 드높여졌기에, 이제 제가 라크님께 내린 권능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
[ 제가 드린 임무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개방되었으니 꼭 확인해주세요! ]
[ 아! 그리고 이제 저랑 얘기할수있는 직통 통신 스킬도 드렸으니, 궁금한게 있으시다면 언제든 여쭤보세요!!! 성실히 답해드릴게요!!! ]
속사포처럼 우다다다 빠르게 말하는것이 눈앞에 선하게 보일정도로 여신의 메세지는 시끄러워보였다.
그것보다 여신님과 언제든 얘기할수있다니…
안그래도 엄마와 관련해서 물어볼게 많았는데 잘된일이었다.
여신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을 알아보는것도 중요했지만.
” 우선 이것부터 치워야겠지. “
나는 손에 쥐고있던 물티슈를 다시 루샤의 엉덩이쪽으로 가져다댔다.
****
어젯밤 갑작스렇게 나타난 창은 여신교의 성세가 불어났다고 그리 말했다.
그 이유는 어머니인 성녀 리타 아트리에가 여신교에 복귀하며 대중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기때문이리라.
첫만남때 여신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여신교의 성세가 높아질때 나에게 주어지는 힘이 더욱 많아질것이라고….